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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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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최근연재일 :
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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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0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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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투(魔鬪)

DUMMY

전투가 끝나고 그란달 남작은 힐끔 칸을 봤을 뿐 말을 건네지는 않았다. 그녀는 두따라오는 노예들에게 전리품을 수거하라고 명령하고 시종마를 끌고 아필라 영지로 향했다. 외벽이 무너진 아필라 영지가 그녀의 다음 목표였다.


슈리와 살아남은 몇 안돼는 성직자들은 죽은자의 이름을 불렀다. 슈리의 뒤에는 촛점 없는 눈으로 켈리가 따랐다. 가끔, 아필라 몸이 거부 하면서 켈리 머리가 꺽기거나 뒤틀리거나 한바뀌씩 회전하지만 떨어지는 않았다.


전에 아필라의 몸이었던 켈리는 나체였다. 그녀가 원래가진 옷과 장식품과 도구들은 모두 남작이 가졌다. 머리가 잘리며 흘렀던 핏자국만이 나신을 가리는 전부였다.


성직자들이 부르는 이름에 흐응해 영혼석이 빛을 냈다.


'영혼은 이름이다.'


오랜 격언이며 마법은 성직자들을 통해서 나타났다. 이름이 불려진 영혼석은 자신의 존재를 잃지 않았고 성직자들에 의해서 조심스럽게 수거되었다.


가끔은 그란달 노예들이 수거한 전리품 사이에서 영혼석이 빛을 내기도 했지만 다툼 없이 성직자들은 영혼석을 찾았다. 끈질기게 단 한 개의 영혼석도 잃지 않기 위해 성직자들은 최선을 다했고 가이아는 그녀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부리는 적병의 시체에서 갈비뼈와 살점을 잘라내어 자신의 가슴에 맞췄다. 고통을 참으며 치료수를 부었다. 이 곳 저 곳에서 잃어버린 신체를 맞추는 병사들이 있었다. 그리고 무너진 바위에서 앉아 있는 그를 보았다. 고독하다고도 무심하다고도 느껴졌지만,


부리는 그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




필리는 4개의 고리를 가진 철지팡이를 가지고 있었다. 어리고 알을 낳지 않은 여성으로 4 개의 고리도 대단하지만 사실 필리는 4개 이상의 고리를 가질 능력이 있었다. 다만, 그녀의 가모 그란달이 5 개의 고리를 가지고 있기에 고리를 늘리지 않은 것뿐이다.


그녀는 그란달 가모를 치고 그란달의 이름을 쟁취할 힘은 있었지만, 지지하는 가족이 적었다. 그란달이 필리를 죽이지 않은 이유이다. 알을 낳지 않고, 지지 세력을 만들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만 갇혀 사는 여성이 필리였다.


그런 필리가 넋을 잃고 자신 외에 사람에게 정신이 팔려있다.


'태상왕…….'


그녀가 보는 것은 환상이었다. 대부분 소녀들이 꿈꾸는 존재가 있기 마련이고 한 때 빠져서 헤어 나오지는 못한다. 하지만 또한 대부분 나이가 들면 현실을 직시하고 환상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필리는 그러지 못했다. 그녀의 작은 방이 전설 왕의 그림과 조각, 이야기 집으로 가득하고 지금도 늘고 있음으로 알듯이 그녀는 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가 황홀하게 바라보는 존재가 그녀의 꿈이었다.


"대단하지요?"


이키니는 슬쩍 필리의 의중을 떠봤다. 그녀에게는 이모뻘 되며, 또한 경의 칭호를 가진 귀족이기에 필리가 그녀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말을 놓치는 못했다.


"아! 아 그래"


이키니는 이 어리고 능력만 대단한 이모를 처음 봤다. 하지만 아틸렌에게 자세히 그녀에 대해 들었기 때문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필리를 바라봤다. 평소의 필리라면 그런 미소를 자신 앞에 띠는 것조차 용서하지 않았겠지만, 그녀는 지금 황홀한 세계에 빠져 인지하지 못했다.


"칸이라고 해요, 보는 바와 같이 여울 도시 출생이라고 하더군요. 강하죠. 저 탄탄한 가슴과 단단한 복부는 정말 매력적이지 않아요? 품에 안겨 불사르고 싶다니까요."


"이름이 칸이구나……."


이키니는 강하지만 순진한 필리가 완전히 칸에게 빠졌음을 알았다. 아틸렌의 예상이 점점 맞아 들어가고 있었다. 아틸렌이 말한 야망이 점점 더 다가옴을 느끼며 이키니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칸의 군대는 200명이 죽고 살아남은 100명도 중상자였지만, 아틸렌과 그란달 남작의 약속에 따라 전투를 위해 아필라로 이동해야 했다. 그란달을 잘 아는 아틸렌은 그녀의 아필라에 대한 증오를 이용해 협상을 맺었다. 유인작전은 아틸렌의 머릿속에서 나온 전략이었다.


그란달은 실익과 복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유리한 협상을 거부하지 않았다. 나놈의 침입 때, 아필라는 돕기는커녕 도리어 약탈을 자행해 그란달의 작은 마을들을 폐허로 만들었었다.


"최소한 10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락의 전사들은 치유가 빨랐다. 하지만 적을 죽이기 위한 기술도 그만큼 높았기에 사고로 당한 상처와 다르게 치료수만으로 치유하기는 어려웠다. 상급 치료수라면 다르지만 대부분 하급이기에 시간은 더 필요했다.


"영혼석은?"


칸은 무심히 말했다.


"모두 회수 했습니다."


슈리는 성직자들을 대표해 말했다. 켈리가 당한 상태고 로히나와 카르닌이 비야마에서 남아 있기에 그녀가 성직자를 대표했다.


"문제는, 모두 부활시키기에는 시간도 돈도 없습니다. 비야마는 신전이 큰 것도 아니고 피라미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병사들은 가족의 영혼석이 팔려가 영혼로에서 녹을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칸 군대가 이겼다면, 전리품(시체와 영혼석등)을 얻었다면, 충분히 부활할 돈과 여건이 되었다. 하지만 전리품은 모두 그란달에게 돌아갔다. 병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돈은 구한다."


칸이 말하자 묘하게 슈리는 안심이 되었다. 말 한마디의 무게가 슈리를 믿게 했다.


"그란달의 군대를 따른다."


하루가 지나서 칸은 그란달 남작의 군대를 따라갔다. 필리와 그녀가 이끄는 소수의 병사가 칸과 같이 이동했다.



칸 군은 느리지만 꾸준히 그란달 군의 뒤를 쫓았다. 그동안 대부분의 병사들은 치료가 되었고 켈리도 정신을 차렸다. 새로운 몸에 적응하지 못해 음식을 엎거나, 넘어지거나, 쓰러져 발광을 하기는 했지만 말도 또렷했고 신성력도 돌아와 있었다.


켈리는 신성력을 시험하고 슈리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 그녀는 철지팡이에 하나의 고리를 걸어도 될 정도로 신성력이 늘었다.


9일 후에 칸 군은 아필라 요새가 보이는 곳에서 그란달 군과 합류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곳에는 로히나와 카르닌이 있었다. 아틸렌의 계획이 성공하자 아틸렌은 그란달의 힘을 등에 업고 남아 있는 병력 중에 150명을 더 보냈다. 남아 있는 50명은 대부분 소가족의 가모들이나 후계자들이기 때문에 오지 않았다.


"비야마는 안정되기고 있습니다. 아필라가 졌다는 소문이 퍼지자 많은 전사들이 모여들고 있으며, 그란달과의 동맹 소식으로 주민들도 늘고 있습니다. 그란달이 아필라를 점령하고도 우리와의 동맹을 깨지 않을 거라는 예측 때문입니다. 그란달 역시 아필라를 점령하고도 우리와의 동맹을 필요로 할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경비대, 칸의 군대는 소모되고 가모들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군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처음부터 경비대를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가모들의 생각이었다. 비야마에 남아있는 소가족들의 가모들과 후계자들도 새로운 가모들의 군대에 흡수된 것이다.


"살아남아야 합니다. 이대로 가모들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면 결국에 경비대는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전력을 보존해야 가모들도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로히나에게도 경비대가 있어야 했다. 이번 전투로 가모들 간의 세력은 아틸렌에게 기울었고 파흐냐와 하린가가 연합해도 균형을 맞출 수 없었다. 그곳에 로티나 가가 합세한다고 아틸렌에게 기울은 저울이 돌아올 수는 없었다.


기울은 저울을 다시 맞출 수 있는 것은 경비대뿐이었다. 아틸렌의 수족으로 알려졌지만, 아틸렌을 유일하게 견제할 수 있는 자가 칸이라고 로히나는 파악했다.


"뭐가 돈이 되지?"


"네?"


칸의 엉뚱한 말에 로히나는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했다. 칸을 더 설득해야 하나 대답해야 하나 생각했다.


"사냥은 돈이 됩니다. 괴수의 영혼석이나, 고기는 쓸모가 많습니다. 특히 마수는 비쌉니다. 하지만 사냥 중에서도 인간 사냥이 가장 돈이 됩니다. 전쟁의 최고 전리품은 인간의 영혼석과 시체입니다. 물론 마수 가 더 비싸지만 흔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돈이 되는 것은 인간 사냥입니다."


영혼석과 시체의 쓰임은 신역을 유지하는 근본이다. 영혼로를 돌리기 위해서, 식귀나 종마를 만들기 위해서, 군대와 노예를 만들기 위해서, 부활을 위해서, 치료를 위해서, 알을 낳아 기르기 위해서, 영지와 피라미드와 신전을 움직이기 위해서 필요했다.


"많은 시체가 필요하겠군."


무심하기에 더욱 섬뜩한 말이었다. 로히나는 뒷머리가 한올 한올 서는 기분이었다.




아필라가 죽고, 영지내에서는 한차례 피바람이 불었다. 새롭게 아필라의 이름을 받은 여성은 아필라에게 죽음을 당했던 전대 아필라였다. 그녀는 다시 부활해 약해진 힘을 얻기 위해 자중했고 기회를 노렸다. 아필라가 죽고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녀는 철지팡이에 4개의 고리를 끼고 기도당에서 나왔다.


신전이 없던 아필라 가문은 큰 기도당을 가지고 있었고, 다시 이름을 찾은 아필라는 기도를 통해 고리를 되찾아 아필라 가문을 장악했다.


"3일, 3일만을 버티면 된다."


아필라는 4개의 고리를 흔들어 주위를 집중시켰다. 요새 내의 연병장에는 500명의 병사와 가족들이 무기를 움켜잡고 새로운 아필라를 바라봤다. 그 외에 주민들과 노예 종사자들까지 무기를 들고 있었지만 초라해보였다.


"3일 후에는 샤우린 백작령에서 용병들이 도착한다."


전투에서 패하자, 영지에는 500명이 안 돼는 전사들이 남았다. 죽은 아필라가 대부분의 용병들과 병사들을 이끌고 갔기 때문에 남아 있는 전사들은 대부분 어리고 경험이 없는 전사들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아필라는 영지를 장악한 후에 샤우린 백작령에 머무는 용병들을 고용했다.


"너희들도 우르스 용병에 대해 들었을 것이다. 그들이 도착한다면 우리는 적들을 물리치고 복수를 할 수 있다. 그란달과 비야마의 영지에서 적들의 피를 마시고, 살을 먹을 것이다."


"와아아"


병사들과 주민들은 환호했다. 남신 우르스의 전사들, 그들은 약해 빠진 남신의 권속이지만 강했다. 전투만이라면, 그들만큼 강한 자들도 없었다. 아필라는 경험과 노련함으로 그들을 찾았다. 싸움밖에 모르기에 전투에는 이겨도 전쟁에는 지는 군대지만, 아필라 영지를 지키는 데는 충분했다. 그들은 충분한 역할을 해줘야 했다. 그들을 고용하는 데는 많은 돈이 필요해서 영지의 일정 부분을 다른 영지에 파는 것을 감수했다.



아필라는 외벽이 무너지자 모든 주민을 소거해 내성 안으로 모아 수성을 결정했다. 아필라 요새는 튼튼했다. 100여년의 세월을 가진 요새이기에 계속된 증축으로 적들의 침입을 함부로 들이지 않았다.


"방패병은 앞으로 저격수는 수비탑을 공격하라!"


그란달의 남편 칼 무츠는 병사들을 이끌고 공격했다. 깃발과 칼 무츠의 흉갑에는 이빨을 드러낸 표범이 적을 노려봤다. 남작가 그란달의 문장이었다. 그리고 그란달 문장처럼 병사들을 날렵하고 사나웠다.


"마화포가 발동된다. 피해라!"


그러나 아필라 요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요새 수비탑에 설치된 마화포가 한번 불을 뿜을 때마다, 병사들은 한줌의 액체가 돼버렸다. 사정거리도 짧고 연사력도 형편없지만 긴 불줄기는 병사를 살라 먹어 병사들의 접근을 막았다.


"으악"


마화포도 전능은 아니었다. 수비탑이 튼튼히 막혀 있다고 하지만 마화포가 움직일 때마다 틈이 보였고 작은 틈을 저격자들은 놓치지 않았다. 긴 사정거리와 빠른 독폭시는 저격자들의 길게나온 눈동자에 의해 적을 정확히 맞췄다.


칼 무츠는 요새의 단단함에 고민에 빠졌다. 마화포가 느리기 때문에 죽은 병사는 적었지만 접근하지 못한다면 요새를 점령하기 힘들었다. 또한 아필라 요새에는 500의 전사와 피신을 가지 않은 3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있었다. 요새에 도움을 받는 3500명의 병력은 그대로 전사들과 같은 병력이 된다.


아필라 요새 안에서는 500명의 전사들을 제외하고 3000명의 주민들은 아필라와 성직자들의 인도에 따라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저희를 구원하소서. 적들을 물리치게 하소서, 요새를 단단하게 하소서, 힘과 용기를 주소서, 간절한 주민들의 기도는 성직자들이 부르는 성가에 따라 형체를 보이며 오색의 구름을 만들어 요새를 감쌌다.


기도와 노래는 그란달에서도 있었다. 요새를 무너뜨리는 기도는 땅을 타고 붉은 먼지가 되어 요새에 부딪친다. 그럴 때 마다, 충격을 받은 아필라의 성직자와 주민들은 땀을 흘렸다. 아필라의 간절함은 더 깊었지만, 믿음은 그란달이 더 깊었다.


고리가 흔들리며 딸랑거리는 소리가 은은하게 그란달 진지에서 퍼졌다. 고리를 가지고 있는 성직자가 무려 5명이나 되기 때문에 기도의 파동은 땅을 흔들 정도 이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5-29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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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마녀(魔女) +8 06.09.08 7,629 46 18쪽
93 마녀(魔女) +9 06.09.08 7,700 5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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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마계(魔計) +8 06.09.08 7,599 53 19쪽
88 마계(魔計) +15 06.09.08 7,618 59 21쪽
87 마계(魔計) +12 06.09.08 7,631 46 18쪽
86 마계(魔計) +10 06.09.08 7,692 48 15쪽
85 마계(魔計) +8 06.09.08 8,114 4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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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마투(魔鬪) +7 06.09.03 7,858 51 16쪽
81 마투(魔鬪) +10 06.09.03 7,725 51 15쪽
80 마투(魔鬪) +8 06.09.03 7,588 49 15쪽
79 마투(魔鬪) +8 06.09.03 7,645 54 15쪽
78 마투(魔鬪) +9 06.09.03 7,851 50 15쪽
» 마투(魔鬪) +8 06.09.03 7,956 50 13쪽
76 마투(魔鬪) +9 06.09.03 8,011 49 16쪽
75 마투(魔鬪) +12 06.09.03 8,274 4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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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마병(魔兵) +12 06.09.02 8,002 5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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