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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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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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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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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0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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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마계(魔計)

DUMMY

...........................................................


영지에 많은 상단이 들르면서 조금씩 활기를 되찾았다. 비야마 영지는 사냥터로서 고마 원산지로서 좋은 상업지역이라 상단은 많았지만 비야마 남작의 횡포에 가까운 교역방법 때문에 시장은 초라했었다. 하지만 아틸렌이 발 벗고 나서자 상단은 다시 몰려들었고 거래는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칸 군은 조직 개편을 해야 됐다. 새로운 병사들이 들어 온 것도 있지만, 참모장으로 은연중에 여성들과 가모들의 대표이었던 로히나가 가문으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병사들 사이에서 칸에게 실망하고 자존심이 상한 로히나가 떠났다는 소문이 한동안 있었다. 그것이 로히나가 원하던 바였지만 참모들과 칼 사이에 찬바람이 불기도 했다.


칸 군의 조직은 1조에 10명으로 10조를 한부대로 15개 부대가 만들어졌다. 쟈론, 부커, 부리, 모햐카의 기존 4개 부대는 외에 제홉크, 토바리어스, 필캬스, 룽카 등의 가문의 상전사들이 이끄는 4개 부대와 앤쟈루라는 칼이 조장에서 부대장으로 승진했고 나탈레, 카트니, 신슈아, 그라틴 4명의 소가모들이 부대장이 되어 칼들을 지원하거나 견제했고 레힐리나의 정찰대도 수가 늘어 능력자들만으로 100명을 채웠으며 에드워드가 이끄는 우르스 전사들이 칸을 따랐다. 참모들의 수는 줄어 슈리가 참모장 켈리와 리피타만이 있었고 칸은 더 이상 늘리지 않았다.


군의 조직 개편은 부대장 내에서 처리되어 칸에게 승인을 받는 절차를 택했다. 칸은 몇 명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군의 자율을 인정해 주었다. 실수 한다면 가차 없이 자를 것을 말해 부대장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기는 했다.


칸 군 1500명은 영지 규모로는 많은 편이었다. 용병들조차 병사로 끌어들였기 때문이 이들을 먹이고 재우고 입히고 돈까지 줘야 했다. 다행이 먹고 자는 것은 해결되었다. 고마를 주식으로 나오는 음식이지만 배불리 먹었고 병영은 부커 부대가 튼튼하게 증축했기 때문이었다. 가장 중요한 돈도 지난번 전투에서 상당한 돈을 벌었기 때문에 당장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비야마는 여러 문제들이 있었고 우기가 되면서 문제들이 하나둘 터지기 시작했다.


"돌로 쌓은 것이 가장 좋지만 비야마 영지 내에 좋은 채석장이 없습니다. 강가의 돌만으로 요새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나무와 진흙으로 쌓을 수밖에 없습니다."


건축 종사자은 열심히 칸에게 설명했다. 관문을 보수 증축할 때부터 칸을 알아왔던 건축 종사자는 다시 칸 앞에 불려가자 공손한 자세로 열심히 비야마 요새에 대해 말했다.


"꼭 석조 건물이 강한 것은 아닙니다. 충격에는 토성이 더 좋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우기가 되면 무너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충분히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돌로 토대를 만들면 석조 요새에 비해 떨어지지 않습니다."


건축 종사자는 우기 때문에 떠내려간 관문 장벽을 보며 말했다. 칸의 지시로 만들었던 관문 장벽은 튼튼하고 강했지만 지난 전투 후에 틈이 많이 갈라졌고 보수도 충격을 막는 것에 집중되어 빗물이 스며들고 나가는 길을 만들지 않아 허무하게 무너져 버렸다.


관문 장벽만이 아니라 현재 비야마 영지는 저택을 제외하고는 비에 젖어 무너지지 일보 직전이었다. 석조 건물인 저택 외에는 급조한 흙집들이거나 토굴이라 빗물이 스며들기 쉬웠다. 마을회관처럼 신성력으로 방어되지 않는 흙집들은 쉽게 무너졌다.


"100년을 만들 생각으로 설계해 와라."

"네?"

"비야마 영지의 모든 건축물의 설계를 만들어 와라."


칸은 내심 1000년을 원했지만 줄였다. 아직은 불가능한 주문이기에 10분에 1로 줄인 것이지만 건축 종사자의 멍청한 얼굴은 1000년이나 100년이나 같았을 것이다.


"리피타."

"네 남작님."

"이들과 함께 만들어 와라 그전까지 더 이상의 공사는 없다. 완벽해질 때까지 몇 번이고 고쳐라."

"네 알겠습니다."


리피타는 달랐다. 그는 칸에게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칸이 원하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칸의 명령에 따라 무너진 흙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병사들은 물러났다. 칸은 그들에게 휴식을 명령하고 리피타가 설계도를 가지고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임시방편을 쓸모가 없다. 100년을 위해서 10일은 참을 수 있었다.


"남작님, 또 에드워드 부대원들이 쟈론 부대원들과 싸웠습니다."


슈리가 보고 했다.


"사상자는?"

"사망자는 없고 3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싸운 놈들은 모두 끌고 가 매질하고 고마밭에서 10일간 노동을 시켜라."

"네 알겠습니다."


병영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남성과 여성이 대립하고, 가이아와 테헤라, 우르스 전사들이 티격태격하고 소가모와 칼들이 서로를 피했으며, 신구 병사들이 기득권을 가지고 싸웠다.


"그리고 지난 번 리피타 참모 사건 때문에 소가모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리피타의 가모에게 태질은 너무한 처사였습니다."

"그들은 내 병사를 내 명령도 없이 가뒀다. 그리고 그들은 하극상을 벌였다."

"하지만 리피타의 가모에게는 그를 처벌할 권한이 있습니다. 리피타가 자신의 가모에게 불경하다면 가모는 언제든 리피타를 벌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내 병사들일 뿐이다."


슈리는 이 문제에서 칸이 답답하기만 했다. 조금만 칸이 양보한다면 쉽게 해결될 문제가 커지고 있었다.


"군대는 군대의 규칙이 있다 그 규칙이 무너지면 군대는 군대가 아니게 된다."


칸도 유연함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기본은 변함이 없어야 했다. 군대에서 명령의 상하전달과 계급은 가장 중요한 기본이었다. 아무리 그로 인한 반발이 거세다고 물러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알았습니다. 남작님."


슈리는 또다시 칸의 고집에 물러났다. 슈리가 물러난 것은 이 번 만이 아니었다. 에드워드를 부대장으로 만든다든가, 부리의 테헤라 전사들이라든가, 레힐리나의 정찰대를 만들기 위해 강제적으로 새로운 병사들을 가족들에게서 분리한다든가 하는 정책으로 원성을 샀지만 칸은 물러나지 않았다.


칸이 물러나지 않기 때문에 슈리가 물러난 것은 아니었다. 현재 군 내부에서 슈리의 위치는 실질적인 2인자의 자리였다. 그녀가 원한다면 소가모들은 모두 따를 것이고 남성들도 싫지만 소가모의 뜻에 따를 것이다. 몇 명의 칼과 모햐카 부대를 제외하고는 슈리의 영향력은 군 내부에 깊숙이 뻗어 있었다.


그녀가 물러 선 것은 칸의 결정이 자신들이 원했던 결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최초 부대장들이 선출되고 참모들과 모두 모인 수뇌회의에서 모두는 최강의 군을 만들 것을 결의 했고 그 지침을 정했다.


'칸은 대장이다.'


우습게도 그 지침을 지키는 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기만 했던 칸뿐이었다. 다른 부대장들과 참모들이 시류에 흔들릴 때도 칸은 지켰다. 그래서 그는 대장이었다.


'진정한 칼이다.'


슈리의 가슴에서 피어나는 존경의 마음은 오래전에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때문에 슈리는 절대 칸을 배신 할 수 없었다.



칸은 병사들을 데리고 병사 본연의 임무를 했다. 길을 넓히고 괴수들을 물리쳤으며 사냥터를 확장했다. 그리고 정찰대를 움직여 위험한 지역을 표시하고 좋은 사냥터를 공개했다.


병사들은 요새내의 병영이 작기 때문에 경비대를 제외하고는 병영에 머물렀고 칸도 부대장들과 참모들과 관문 병영에서 주로 일을 했다. 병영의 회의실은 단출했지만 그동안의 증축으로 더 넓어졌고 나무로 된 탁자와 의자까지 갖춰 구색을 맞췄다.


"북서쪽 7번째 늪지를 중심으로 송곳질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곳으로 사냥을 가는 사냥꾼들에게는 소마초잎을 소지하라고 말해놔서 송곳질에 당한 사람은 없지만 계속 송곳질이 증가하면 늪에 사는 크러크가 줄어들어 사냥에 손실이 클 것 같습니다."


슈리가 칸에게 보고했다. 회의실에는 새롭게 참모장이 된 슈리와 참모들, 부대장들과 새로운 부대장이 된 상전사들 그리고 부활한 레힐리나가 칸 앞에 있었다.


"송곳질은 알다시피 위험한 괴수입니다. 수백만 마리가 한 곳에 서식하기 때문에 마수들조차 피하는 괴수입니다. 다행이 소마초잎을 싫어해 소마초잎을 가지고 다니면 위험은 없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송곳질의 위험은 칸도 그란달 영지의 호수에서 아필라 전사들이 죽는 것을 봐 잘 알았다. 송곳질은 호수나 늪에서 사는 기생괴수로 수천 수만 마리가 하나의 영혼석을 가진 모체의 일부분이었다. 과거 송곳질이 살았던 곳은 죽음의 늪이라 불렸고 수많은 악령들의 서식처였었다. 하지만 우연히 발견된 약초들 때문에 때죽음을 당하자 송곳질은 사라지고 있는 괴수였다.

전멸되다시피 한 송곳질이 다시 퍼진 것도 지난 전쟁의 후유증이었다. 그란달의 호수에서 뿌려진 송곳질이 물길을 따라 비야마까지 퍼진 것이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한 송곳질의 확장 속도는 빨라 많은 늪지의 괴수들이 죽음을 당했다.


"파커뿌리 가루로 전멸시킬 수 있지만 넓은 늪지에 모두 뿌리기에는 보유한 양도 많지 않고 파커 뿌리 가루 자체도 독성이 커 함부로 뿌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방법은 무엇인가?"


칸 군의 보고 방식은 문제와 해결을 동시에 보고 한다. 문제가 까다롭거나 해결이 어려울 경우에는 모두 같이 상의하지만 일반적으로 문제를 아는 자가 해결방법도 알기 때문이다.


"송곳질을 상대해본 병사들 말로는 송곳질의 모체를 찾아 잡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모체의 경우 7-800개의 영혼석이 모여 있기 때문에 귀견으로 찾기 쉽다고 합니다."

"안됩니다. 송곳질은 파커 가루로 전멸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파커의 독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제홉크가 반대를 했다.


"작은 송곳질의 경우에는 모체를 잡는 것도 좋지만 늪 전체를 지배하는 송곳질은 불가능합니다. 도리어 사냥꾼이 당합니다. 과거 송곳질이 있던 곳을 죽음의 늪이라고 부르는 것이 헛말이 아닙니다."

"물론 송곳질을 잡는 것이 위험 부담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파커로 늪을 완전히 덮는 다면 괴수들이 문제가 아니라 인면어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 괴수들은 모두 떠날 것이고 식수나 목욕수도 위험합니다."

"그 정도는 정화술로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그 것 뿐이 아닙니다. 송곳질은 점점 파커 독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요즘의 송곳질은 파커 독에 즉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더 많은 파커 독을 써야 합니다. 파커독이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독해질수록 늪이 오염됩니다."

"파커 독은 아무리 심해도 2년 안에 씻겨나갑니다. 2년만 참으면 됩니다."

"제홉크 부대장님 우리는 2년 동안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슈리의 마지막말은 제홉크의 입을 막았다. 평소라면 2년 동안 사냥터를 막아놓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영지가 발전하기 시작했고, 외부의 적이 커지고 있을 때 영지의 반을 차지하는 사냥터 수익을 버릴 수는 없었다.


"경험이 있는 병사들을 중심으로 2개조가 함께 사냥을 한다. 나도 함께 갈 것이니 내일 아침까지 준비해라."


칸은 결정 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부하들은 따랐다. 제홉크의 얼굴에 걱정의 빛이 떠올랐지만 칸을 말리지 못했다. 그를 말릴 수도 없고 말린 근거도 부족했다. 다만 오랜 사냥꾼의 본능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송곳질에 대한 보고가 끝나고 다음에 참모들과 부대장들의 보고가 있었지만 슈리의 보고이외는 자잘한 일이었다. 주로 병사들 간의 싸움이나, 길을 넓히는데 어려움, 식량의 수급문제, 가모들과 부대장들의 갈등, 사냥터에서 자리다툼, 멀리 나갔다가 화를 당한 사냥꾼들 등으로 살이 터지고 뼈가 부러지는 내용이었지만,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 칸도 점차 무신경해 졌다.


.................................................................


다음날 칸은 아리엘의 도움으로 받아 무장을 했다. 창과 도끼를 주작 검과 같이 장착하고 갑옷을 입었다. 갑옷은 아란트 성에서 치전사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몇 달 동안이나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데니아들이 손질을 해놔 새 것 같았다. 칸은 흉갑(가슴받이)뿐이지만 갑갑해 갑옷을 입지 않았었다. 그러나 남작이 된 후에 입어야 했다. 갑옷을 입었다는 것만으로 귀족으로 대접받을 정도로 갑옷은 비쌌고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아리엘은 칸을 꼼꼼히 돌봐주고 돌보는 것을 즐겼다. 하지만 다른 여성들은 그런 아리엘을 이해하지 못했고 심지어 아틸렌은 경멸하기도 했다. 하지만 칸 앞에서 감출 수밖에 없었다.


칸이 시종마 위로 올라타자 뒤따라온 아리가 창을 비껴들고 도끼새를 타고 따랐다. 아리엘은 부러운 듯 바라봤지만 따르지 못했다. 아리의 긴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며 아리엘에게 손짓을 보내는 것 같았다.


"안 돼! 한사람 앞에 고마떡 3장이야 그 이상은 없어!"


병영에 시종마를 타고 도착하자 병영은 식사 중이었다. 그리고 취사를 담당하는 중심에는 떡주걱을 든 레키가 당당하게 병사들과 맞섰다. 병사들은 큰 덩치로 으르렁 거렸지만 레키가 주걱을 한번 휘두르면 꼬리말은 강아지처럼 물러났다.


"칸 남작님 오셨습니까?"


레키와 병사들의 실랑이를 바라보던 칸을 발견한 레키는 재빨리 일을 다른 여성에게 맡기고 달려왔다. 음식은 나락에서 가장 중요했고, 남성들은 손댈 수 없는 여성의 영역 중에 하나였다.


"수고한다."


칸을 따뜻한 눈으로 레키를 바라봤다. 칸은 자청해 식모(食母)를 하는 레키를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칸의 생각과는 달랐다. 병사들은 물론 소가모들이나 부대장들, 참모들도 레키를 어려워했다. 식모는 높은 위치였다.


여신치하에서 대부분의 가모들은 음식을 담당하는 식모를 겸한다. 그러나 대가문이나 귀족 가에서 가모들은 음식을 전담한 식모를 따로 뽑아야 했다. 1000명이 넘는 음식을 관리하는 것은 힘들 일이기 때문이었다.


음식은 가장 중요한 재물이며, 가장 큰 힘이다. 따라서 음식을 전담하는 식모는 가모의 바로 아래 위치며 대부분 가모의 후계자를 의미한다. 그런데 레키가 식모가 된 것은 미묘한 정치적 이유 때문이었다. 아틸렌은 자신의 후계자인 슈리나 이키니를 식모로 만들 수가 없었다. 그들은 칸 가의 직계가족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식모라는 이인자의 자리를 다른 부인에게 줄 수가 없어 선택한 여성이 칸에게 종속된 레키였다.


레키로서는 뜻밖의 지위였지만, 부리의 도움을 받으며 확고한 식모의 위치를 찾을 수가 있었다. 레키가 식모가 되므로 테헤라 전사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에 레키에 대한 테헤라 전사들의 지원은 절대적이었다.


"수고는요 모두들 도와줘서 겨우 하는 걸요."


레키는 수줍은 듯 말했다. 여성으로는 드문 모습이지만 레키는 아직도 칸의 품안에서 부끄러워했다. 그만큼 칸에게 기대는 여성이라는 뜻이었고 칸이 책임지는 여성이라는 뜻이었다.


칸과 레키가 부드러운 이야기를 나누자, 병사들이나 다른 이들은 함부로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아리는 달랐다. 붉은 창을 비껴 찬 아리는 도끼새에서 내려 둘 앞으로 걸어왔다.


"남작님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칸은 레키에게 짧게 인사하고 아리를 따랐다. 아리는 깨어난 후에 칸의 곁에서 사냥을 전담하게 되었다. 그녀의 붉은 창은 수많은 마수의 피를 흡수해 붉어진 창이었다. 붉은 피의 마력을 머금은 창은 요사롭게 반질거려 사람들의 마음을 꺼리게 만들었지만, 어떤 무기보다 더 강한 힘을 간직하고 있었다.


"가자."


칸은 준비를 묻지 않고 시종마를 돌렸고 정찰대의 길잡이는 재빨리 앞으로 나섰다. 칸의 시종마를 한 발자국 뒤로 하는 곳에 아리가 도끼새를 타고 따랐고 뒤에는 몇 명의 가이아와 테헤라 병사들이 우르스 전사들과 함께 도끼새를 타고 따랐다. 모두 44명의 병사들이 칸과 함께 송곳질을 잡으러 떠나는 것이다.


칸이 떠나는 모습을 보며 슈리는 불안했다. 어제 제홉크와 논쟁한 후 불안감에 예지자에게 사냥의 결과를 물었고 예지자는 '악마는 사라지고 황금 까마귀가 돌아온다.'라는 이상한 예언을 했다. 슈리의 얼굴은 제홉크의 얼굴만큼 굳어 있었다.



칸의 뒤를 따르는 30명의 병사들은 칸의 친위대 성격이 강했다. 20명은 우르스 전사들 중에 뽑은 최강의 병사들이고 10명은 가이아와 테헤라 전사들 중에 뽑은 자들이었다. 이들은 칸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병사들로 경험과 능력 모두 최고였다. 나머지 10여명은 정찰병과 노련한 사냥꾼들이었다.


친위대에 우르스 전사들이 많은 이유는 우르스 전사들이 모두 칸의 직속 병력으로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칸만이 이 사납고 흉포한 우르스 전사들을 다스릴 카르스마를 가지고 있었다. 우르스 전사들은 칸에 대해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였다. 그리고 우르스 전사들 사이에 어울릴 것 갔지 않은 미모의 여성도 칸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받쳤다.


아리는 뒤따라오는 루나의 미모에 가끔 냉소를 보냈다. 나락의 권속들은 아름다웠다. 신에게 직접 형체를 받기 때문에 미모는 아름다움에 극치에 있었다. 하지만 루나의 아름다움은 또 달랐다. 완벽한 아름다움. 남성의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남성을 위한 완결한 아름다움은 당당한 아름다움을 가진 아리에게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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