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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 님의 서재입니다.

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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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최근연재일 :
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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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08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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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마녀(魔女)

DUMMY

그란달이 구원 요청이 칸에게 전달된 지 7일 만에 칸은 기동대를 이끌고 밝은돌이 열은 숲길을 뚫었다. 마적들에게서 빼앗은 도끼새와 무기로 무장한 기동대 500여명은 도끼새를 갈아타며,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모두 지친 얼굴이었지만 한 명도 낙오된 자는 없었다.


"바꿔 탄다."


도끼새는 한 명당 2마리를 기본으로 했다. 제홉크의 명령과 함께 기동대는 옆에서 달리던 도끼새로 신속하게 바꿔 탔다.


"곧 숲 밖으로 나갑니다."


칸 옆에서 달리고 있던 밝은돌이 말했다. 칸은 수신호를 보내, 첨병을 앞으로 보냈다. 칸의 시종마는 콧바람으로 연기를 뿜으며 앞장서고 있었다. 단순한 식귀에서 벗어난 시종마는 영혼석을 빛내며 사나운 이빨을 내보였다. 시종마는 한시도 쉬지 않고 달렸지만 도끼새들보다 더 기운차 있었다. 흙을 파헤치며 달리는 시종마 뒤로 먼지구름이 일었다.


숲이 끝나고 있었다. 숲 그늘이 사라지고 넓은 평야가 보였다. 콩두밭이었다. 넓은 평야에 가득히 심어진 콩두가 노란 잎을 바람에 흔들었다.


"2번 대형으로!"


제홉크의 명령에 따라 기동대는 ㅡ자형으로 대형을 바꾸었다. 그란달 성은 콩두 밭 중심에 보였다. 거리는 700에서 800미터 사이, 제홉크는 경험을 통해 거리를 측정하고 500미터가 될 때까지 서행했다.


"전속력으로 정문을 공격한다. 돌격!"


내성이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란달 성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기동대로 공성을 시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지금처럼 외성 문이 열려있을 때, 문을 장악해 뛰어들어야 했다.


"돌격하라 돌격!"


각 중대의 대장들은 고함을 지르며 기동대를 몰았다. 반란군이 기동대를 발견한 것은 기동대가 콩두밭을 밟고 달리는 중이었다. 성문은 빠르게 닫혔다. 내문은 닫혔고 내문을 방어하는 철망문도 내려왔다. 그리고 도개교가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의 힘만으로 도르래를 움직였지만 가이아 병사들의 힘은 기계의 힘을 능가했다.


칸은 기다렸다. 자꾸만 앞서려는 시종마를 다스리며, 자신의 기동대가 움직이기를 바랐다. 돌격하고 싸우고 이겨라! 칸은 기동대가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싸우기를 원했다.


"1중대 빠르핀!"


도개 문이 반쯤 올라갔을 때, 기동대가 넘기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제홉크는 돌격을 멈추게 하지 않고 다시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1중대는 변신을 시도했다.


품속에서 빠르핀을 복용한 1중대는 달리면서 변해갔다. 몸은 도끼새 안으로 녹아들었다. 도끼새의 다리는 4개가 되었고 짧던 날개는 맹금의 날개처럼 활짝 펴졌다. 도끼처럼 생긴 부리는 이빨을 드러내고 작은 머리 위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뿔처럼 나왔다. 등에 남아있는 사람의 머리는 흔적만 남기고 도끼새는 야수가 되어 하늘을 날았다.


야수들이 도개 문을 넘은 것은 순식간이고, 심지어 10미터에 달하는 성벽을 박차 올라가기도 했다. 외성 안에서는 소란이 일었다. 빠르핀은 남작의 사병들에게는 보급되지 않는 물품이라 그란달에서는 막을 수단이 없었다. 과거 그란달이 살아있을 때에는 빠르핀도, 전투거족도 있었지만 나놈과의 전투에서 모두 소진했다.


"2중대 넘어라!"


야수들이 문을 열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도끼새의 도약력을 믿고 2중대는 성 앞의 도랑을 건너고 성벽을 올랐다. 본래라면 10미터의 높이를 사람을 태우고 넘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반쯤 올라간 도개교가 도리어 발판이 되어 2중대를 성벽위로 나르게 만들었다.


"으악"


성벽을 넘지 못하고 떨어지는 2중대도 많았지만 도끼새들은 스스로 균형을 맞춰 바닥에 떨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아무리 뛰어난 승마술을 익혔다고 해도 공중에서 균형을 맞추지 못한 기동대원들이 도끼새에서 떨어져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공격하라!"


1,2 중대가 성문을 장악하고 문이 열리기 전에 3중대는 철창살문을 망치로 부시고 내문에 도끼를 박아 넣었다. 도개교를 끌어올리는 체인은 끊어져 있었고, 위에서 공격해야할 반란군은 1,2 중대를 막기 바빴고, 수비탑의 마화포는 야수들에게 가장 먼저 박살이 났다.


칸은 기동대를 이끌고 반쯤은 부서진 성문을 열고 들어갔다. 성문 앞에는 수가 반으로 줄은 2중대가 성문을 지키고 있었고, 야수로 변한 1중대는 반란군을 사냥하고 있었다.


"내성이 함락 직전입니다. 반란군들이 내성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란달에게는 불행이지만 기동대에게는 다행이었다. 내성을 공격하기 위해 반란군의 대부분이 빠져나가 성문을 지키던 반란군은 얼마 되지 않았다.


"친다."


칸은 짧게 명령했다.


"1중대, 2 중대 대오를 갖춰라 4중대 돌격대형으로 5중대 뒤를 받친다. 돌격!"


보통 가시창보다 30센티는 더 긴 마상 가시창을 앞으로 세운 4중대가 돌격하고 방패를 앞세운 5중대가 따른다. 1, 3중대는 뒤를 따르고 수가 줄은 2중대는 성문을 장악하고 지켰다.


낮은 흙집들은 타넘고 골목과 대로를 일렬로 달렸다. 앞을 막는 것은 사람이든 소우든 장애물이든 박살내거나 넘어버렸다. 4중대가 쓰러뜨리지 못하면 5중대가 5중대가 못하면 1.3중대가 가로막는 적들을 쓸어버려 기동대의 속도는 줄지 않았다.


"앞을 막으면 박살 내버려라!"


2300명의 반란군이었다. 그들은 부랑자들과 용병들과 반란을 꾸민 가신의 사병들이었고 내성 함락이 가까워지자 사기가 높았다. 하지만 기동대가 쳐들어오자, 금방 파탄이 드러났다.


오합지졸, 체계도 없고 통일도 안 된 싸움꾼들이었다. 수는 많았지만, 통일된 체계가 없는 전사들은 여기저기서 고함을 지르고 명령을 내리고 비명을 질렀다.


장비도 차이가 심해 더 많은 피해를 입었다. 기동대는 최소한의 경갑옷을 입고 튼튼하고 통일된 무기를 들고 있는 것에 비해 반란군은 대부분 가슴을 들어내고, 무기도 통일되지 않았고 전투가 아닌 사냥용이 대부분이었다. 사냥용과 전투용 무기의 차이는 분명했다. 중병기를 제외하고 한두 번의 부딪침으로 사냥용 무기는 부러져 나가버렸다.


"5중대 앞으로 일렬로 전진하라 1중대 난입하라! 4중대 좌측으로 3중대 5중대를 지원하라."


제홉크의 명령에 따라 기동대는 적을 나누고 혼란시키고 막고 죽였다. 겨우 500명의 병사들이 2300명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10일을 7일로 단축한 기동대는 7일간의 질주로 지쳐있었지만 아무도 피곤한 얼굴을 하지 않았다. 단련되고 단련된 칸 군의 기동대는 정예 중에 정예였다. 그들은 정규병들보다 장비도 나았고, 훈련도 더 많이 받았으며, 군기도 강했다. 제홉크의 명령 한마디에 기동대는 바람처럼 움직여 반란군의 목을 베었다.


500명은 하나의 칼이 되어2300명의 목을 베고 있었다. 그들은 반란군을 베고 베었다. 치사가 부르는 전사의 노래도 없고, 성직자의 용기를 부르는 기도도 없었지만, 칸 군의 기세는 적들의 저주를 퉁겨내고 적들의 보호막을 찢어 심장을 뚫었다.


"아아 가이아시여."


반란군의 성직자들은 무릎 꿇고 가이아를 찾았지만 기동대의 칼날은 피하지 못했다. 성직자의 목이 땅바닥으로 굴러가고, 그란달 반란은 20일 만에 끝나버렸다.



칸이 남작이 된지 2년이 지나면서 영지는 안정되었다. 비야마 요새는 상단과 사냥꾼들로 부적이었고 영지의 각 마을도 사람들이 늘었다. 그리고 영지의 마을은 27개로 두 배가 늘어나 있었다. 칸의 노력에 의한 결실로 마을에서 받치는 세금이 비야마 성의 생산을 넘어 병사들을 충분히 먹이고도 더 늘릴 수 있을 돈이 나왔다.


하지만 칸은 병사들이 2000명 이상 늘리지 않고 기존 병사들을 철저하게 훈련시켜 질을 높여갔다. 한 명 한 명이 최강의 병사가 될 때까지 칸은 고삐를 늦추지 않을 생각이었다.


칸의 생각으로 2000명의 병사도 많았다. 주민수에 비하여 1푼(1/100) 이상의 병사는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병법의 기본이었다. 그러나 나락에서는 달랐다. 1푼이 아니라 1할(1/10) 심지어 8할까지 병사를 동원할 수 있었다.


주민의 10할(100%)은 전사였다. 싸우지 못하는 자는 죽는다. 노예든 주민이든 종사자든 부랑자든 갓 알에서 태어난 아이도 싸울 줄 알았다. 먹을 것만 있다면 몽둥이만으로 맨손만으로 적을 죽였다. 먹을 것도 가리지 않았고, 훈련된 병사는 먹지 않고도 한 달은 버텼다.


식량의 생산도 풍족했다. 일 년에 4번 수확하는 콩두 고마 등은 1명의 노예가 4명의 병사를 유지할 식량을 생산했다. 초인의 병사들이 나락의 전사들이었다. 그러나 칸에게는 초인의 전사들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정병들이었고, 칸의 뜻은 이루어졌다. 칸 군은 정병이 되어갔다.


그리고 칸 군 이외에도 경비대가 존재했다. 초기에 합쳐졌던 군과 경비대를 분리하므로 군은 기존의 임무를 수행하고, 경비대는 한 마을에 30명씩 비야마 성에 300명이 거주하며 마을과 성을 지켰다. 이들은 평소에는 아틸렌과 촌장들의 명령을 받지만, 칸의 명령에 따라 소집되는 예비 병력이다.


경비대를 제외한 칸 군의 편제는 기동대, 정찰대, 타격대, 공병대였다. 기동대는 도끼새를 타고 싸우는 기마병의 성격이라면, 정찰대는 숲과 늪이 많은 비야마의 지형을 활용한 특수부대였고, 타격대는 가죽에 철편을 입힌 갑옷을 입어 중갑보병에 해당됐다. 철편 갑옷이 중갑이라고 불릴 만큼 갑옷은 귀했다. 철편 갑옷은 도끼새 2마리 보다 비쌌고 마법적 처리에 의해 견고함을 더해 중갑 보병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강했다. 마지막으로 공병대는 요새와 성 그리고 특수한 지형이 많은 현실을 감안한 부대였다. 공성과 수성, 마화포에서 요새건설, 길을 닦고 넓히고, 진지를 만들고 적의 진지를 부수기 위해 만들어진 부대였다.


2000명의 정예 병력을 가지게 된 칸 가는 더 이상 외부의 침입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도리어 다른 영지에서 칸 가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약속 마을은 칸이 건설한 신(新) 마을 중에 하나였다. 비야마로 들어오는 큰 길에 세워져 사냥터보다는 중간 휴식처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마을은 비야마를 거치거나 지나치거나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시설이 마련되었다.


하지만 마을 자체는 나락의 다른 마을처럼 요새의 역할을 하도록 건설되었다. 언제 어디서 괴수와 마적과 나놈이 쳐들어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단지 단단한 외성에 비하여 내성은 수비보다는 편리를 위해 만들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높이도 낮았고 문도 크고 화려한 장식들이 보였다.


그리고 내성 안에는 귀빈을 모시는 화려한 방도 여러 개가 있었고 큰 회의실도 장식을 달고, 화려한 의자와 탁자가 있어 평범한 회의실과 달랐다. 회의실을 사용하는 자들이 주로 귀족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칼 디오의 군대가 서서히 남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칸과 필리 그란달은 레이미 자작이 보낸, 사신의 말을 경청했다. 동맹을 맺은 후에 약속 마을은 그란달과 칸의 중간 역할을 수행했고, 다른 동맹가와의 교섭 장소로 이용되었다.


"지난달부터 서서히 움직이던 디오 군은 얄른 자작을 중심으로 하는 5가 동맹과 마찰을 벌였고 얄른 5가 동맹의 선진, 칼 크란의 영지를 5일전 전격적으로 공격해 점령했습니다. 보고에 의하면 칼 크란은 철저한 수성전을 펼치고 준비도 완벽했지만 디오군의 총공격에 2시간을 넘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현재 얄른 5가 동맹은 다음 전투지로 예상되는 바르란 성에 총군을 동원하고 있다고 하지만 디오군을 막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신의 보고는 칸은 2일전에, 그란달은 어젯밤에 들었기 때문에 놀라지는 않았다. 칸은 오래전부터 칼 디오의 움직임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예견된 위험을 방치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고 정보를 얻어 충분한 대비를 했다. 그리고 그란달은 칸과 정보를 공유했다. 아니 그란달은 칸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레이미 자작님은 우리 동맹군을 북쪽 큰돌 성으로 집결시킬 것을 제안했습니다. 우리 동맹 영지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큰돌 성을 지나야하고 큰돌 성 또한 튼튼한 성이라 디오 군을 맞기에 좋다고 판단하신 것입니다."

"큰돌 성이 막힌다면 우회로에 있는 그란달 마을들은 어떻게 지킬 생각인가?"


회의실에 비치된 지도를 가리키며 칸은 물었다. 큰돌 성은 레이미 가의 방어를 위한 성이기에 다른 가문들, 특히 동쪽에 치우친 그란달이 위험했다.


"필요하다면 그란달 마을들은 소거해야 합니다. 다행이 숲과 늪이 막고 있어 그란달 성까지는 직진 할 수 없으니 큰돌 성을 우회해 그란달을 공격한다면, 뒤를 쫓아 공격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안개 성이 낫지 않겠소? 같은 진군로에 있고 큰돌 성보다 크고 튼튼하며 동맹으로 들어오는 큰 길을 막고 있으니 우회로도 숲길뿐이라 대군이 움직이기 싶지 않으니 가장 좋아 보이오 만?"


필레몬 남작가의 사신이 안개 성을 가리켰다. 큰돌 성과 가깝지만 거족로(거족이 지날 수 있는 큰 길)의 중앙에 위치해 영지의 대부분을 방어할 수 있었다.


"흠흠 물론 안개 성도 괜찮지만 안개 성은 이름처럼 아침이면 썩은숲 독안개가 퍼져 대군이 머물기에는 안 좋습니다."

"독안개야 적들에게도 마찬가지며, 썩은숲 독안개정도야 성직자들의 정화술이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레이미 가의 사신과 필레몬 가의 사신은 안개 성과 큰돌 성의 장단점을 늘어놓으며 설전을 벌였다. 사실 두 성 모두 좋은 위치는 아니었다. 단지 두 성은 각기 레이미 가와 필레몬 가로 들어오는 길을 막고 있기 때문에 두 가문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성을 택하고 싶은 것뿐이다.


"레이미 자작이 주도한 다른 가문과의 동맹은 어떻게 되가는가?"


칸은 쓸데없는 논쟁을 더 듣기 싫었다. 어디서 집결할 지는 디오군의 진군에 따라 바뀌게 될 것이다.


"네 칸 남작님, 레이미 자작님이 추진한 동맹은 샤우드 백작님과 일라드 백작님을 만나시며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레이미 가의 사신은 겨우 논쟁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빠르게 말을 했고, 필레몬 가의 사신은 논쟁을 막은 칸이 못맞당한지 슬쩍 칸을 흘겨보았다. 사신 따위가 귀족에게 보낼 수 있는 눈초리는 아니지만 칸이 남작이라도 남성이라 무시하고 있었다.


"얄른 5가 동맹과의 합작은?"

"말은 있었지만 얄른 자작가가 거만하여 이루어지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루어진다고 해도 얄른 자작령까지 군대를 움직이기도 힘듭니다. 거리도 멀고……."

"얄른 자작이 거만한 것이 아니라 레이미 자작님이……."


필레몬 남작가의 사신이 말을 던졌다.


"뭐라고 했습니까?"

"레이미 자작님이 너무 신중하다고 말하려 했습니다.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요."


필레몬 가의 사신은 레이미 가의 사신을 놀렸다. 아필라를 나눈 후에 두 가문은 계속 신경전을 벌이고 사이가 안 좋았다. 두 가문이 나눈 아필라 영지가 문제였다. 비야마의 대표로 이키니가 추진한 아필라의 분할은 아필라 강을 중심으로 나누게 되었는데, 강은 비가 내리면 물길이 변하는 낮은 강이라 영지분쟁이 끝이지 않았다.


"레이미 자작님이 신중해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얄른과 동맹을 맺는다면 우리는 얄른의 소모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얄른 자작은 믿음이 가는 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온 가이아인들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지난 나놈 약탈들을 돌아본다면 얄른은 다른 가문을 희생양 삼아 빠져 나온 것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얄른 동맹과 함께 디오군을 막는 것이 좋아 보이지만 신뢰하지 못하는 동맹은 하지 않는 것보다 못했다. 얄른 자작가는 이익을 위해서 다른 가문의 신용을 잃었다.


"그것이 뭐 특별한 일이라고……."


하지만 얄른 자작가의 행위가 나락에서 손가락질 받을 일은 아니었다. 어느 가문이나 할 수만 있다면 할 것이며 레이미 가나 필레몬 가도 과거를 돌아본다면 얄른 가보다 못하다고 할 수 없었다. 그들도 배신과 음모로 가문을 지켜왔었다.


레이미와 필레몬이 사신만을 보낸 이번 회의는 서로의 입장차이만 다시 확인하고 끝났다. 직접 가모가 오지 않을 정도로 서로 신뢰하지 않고 무시하며 반복 하는 가문들끼리, 동맹은 무의미해 보였다.


칸은 그날 밤 그란달과 잠자리를 같이하며, 자력으로 디오 군을 막을 생각을 하였다. 그란달은 칸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그의 품에서 지쳐서 편안히 잠들어 있었다. 필리 그란달은 귀족가의 가모로 어울리지 않지만 그란달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가문을 이끌었다. 칸에게 의지하므로 그란달 가를 유지했다.


그란달은 많이 약해 있었다. 본래 성격도 내성적이었는데 가모라는 중압감과 반란을 거치면서 연약한 여성이 되어있었다. 땀에 젖어 촉촉한 그란달의 몸을 쓸던 칸은 욕정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느끼고 그란달을 조심스럽게 애무했다.


하지만 그란달은 더 이상 칸을 받아들일 기력이 없었다. 칸의 욕정은 꺼지지 않았고 침대는 넓었다. 시종을 위해 같이 온 루나나 친위대의 대장이 같이 한다고 좁지는 않았다. 아리는 불같은 칸의 힘 아래 겨우 견뎌냈고 루나는 그란달과 같이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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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마녀(魔女) +8 06.09.08 7,630 46 18쪽
93 마녀(魔女) +9 06.09.08 7,700 5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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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마계(魔計) +12 06.09.08 7,631 46 18쪽
86 마계(魔計) +10 06.09.08 7,692 4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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