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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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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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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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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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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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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 3장 86화

DUMMY

한 마디.


단 한 마디가 울려 퍼지자. 회의실은 완전히 침묵했다. 단순한 적막, 침묵이 아닌. 불안과 의문을 잔뜩 머금은 불편한 침묵.

이야기를 확실하게 들은 세븐즈는 자신이 잘 못 들은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자신뿐만 아니라. 거성들 전원이 로겐의 이야기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로겐이 전한 말. 그 말은 실로 간단하며, 오늘날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이야기였다. 누구나 입을 열기 힘들어하는 가운데.


“로겐 아저씨. 그거, 확실한 이야기야?”


의외로 가장 먼저 충격에서 회복된 것은 플라렌이었다.

다른 거성들은 전원 전쟁이라는 이야기에 손익을 계산하고 있을 무렵, 플라렌 만큼은 로겐에게서 자세한 경위를 들어보려 한 것이다.

로겐의 정보 파악 능력은 거성 중에서도 최고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칠성회의에서의 대표는 언제나 로겐이다. 로겐의 이야기라면 거성들 또한 신뢰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일은 그리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더욱이 10년 전. 인류에게 있어서 종의 위협을 받은 전쟁이 있었던 이후로 각 국가는 당시의 피해를 복구하기에 바쁜 상황이었다.

만일을 위해 플라렌은 로겐에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두고자 했다. 로겐은 플라렌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모두가 들리게끔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국에서는 이미 무언가 사건이 일어난 뒤. 꼬마가 가져온 이야기대로라면 도시 내에 마수가 나타난 일이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겠지.”


로겐은 제국에서 한 이야기를 우선하며 설명했다. 제국의 일은 마수가 도시 내부에 나타났다는 사건으로, 그 일로 인해서 백성들이 마왕의 해를 떠올린 것이라고.

불과 10년 전 일이기에, 마수와 마물의 무서움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한 기간이었다.


“평원에서도 이상 현상이 관측되었다. 대략적으로나마 수천. 그 정도의 마수가 갑작스럽게 생겼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다. 무언가 원인이 있을 테지만, 정보가 부족하다. 다만 대수를 노리려 했다는 인물이 신경 쓰이는군.”


세븐즈의 정보로부터 평원에서 마수의 습격. 대수를 노리는 인물, 미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세븐스타에 들어온 정보로는 묘하게도 평원의 이야기가 적었다.

아무리 켈트란 평원에 사는 바르토스 족이 배타적인 민족이라 한들, 이미 그곳을 지나온 존재가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정보가 나돌지 않는 것은 오히려 이상함을 증명하는 꼴이었다.

더욱이, 평원에서 쓰러진 마수는 대략적으로나마 수천. 그중에는 마물마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것과 관련된 소재는 힐튼 방향으로 들어온 적이 없다.


“평원에서의 소재가 완전히 사라지는 일 따위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제국은 지금. 마수와 마물의 모습에 겁을 먹었지.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답은 하나다.”


제국. 이어서 평원의 이야기까지 들은 거성들은 필연적으로 남은 하나의 국가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같은 대륙의 마지막 국가.


“바이엘른 왕국으로 들어간 소재, 정보의 통제. 마지막으로 들어온 정보에서는 계승권 문제가 상당하다고 하더군. 아마, 그쪽의 이야기일 거다.”


바이엘른 왕국으로 소재의 대부분이 흘러갔다는 예상이었다.

로겐의 설명을 들은 거성들은 당연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계승권 문제와 이전 전쟁으로 예상 이상으로 피폐해진 왕국이 고도의 공작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그와 동시에.


“조직이 있나 보네.”

“그렇네요. 그것도, 국가적인 크기의 세력일 수도 있겠네요.”

“아직도 그런 게 있는 건가? 최근 10년 동안 해체당했다고 들었는데.”


바이엘른 왕국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세븐즈가 가져온 정보와 세븐스타 경유로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힐튼 내부에서도 상당한 수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파악되었다.

힐튼으로 들어선 불법 세력. 바이엘른 왕국에서 암약하는 세력과 비교하면 초라한 정도지만, 거성들은 이번 사태를 왕국에서 시선을 돌리게 하려는 움직임으로 예상하기 시작했다.


“어둠을 씻어내는 것은 힘든 법입니다. 더욱이, 완전히 씻어내는 건 더욱 큰일이겠지요.”

“우물우물···. 더러운 건 싫어.”


힐튼 내부에 들어온 조직과 새로이 생겨난 세력에 관해서는 이전 회의를 통해 대부분 조사할 수 있었다.

다만, 지금의 힐튼으로서는 바이엘른 왕국의 전쟁과 국내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정도의 힘이 없는 상태였다.

10년 전, 힐튼 또한 전쟁에서 상당한 피해를 보았다. 지금까지 힐튼과 세븐스타의 활약으로 국력을 상당수 회복하기는 했으나, 국내외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은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곤란하군요. 국내를 내버려 두면, 불씨가 될 겁니다.”

“그래도 전쟁 쪽을 무시할 수는 없는데?”


거성들 또한 같은 생각에 도달한 듯, 곤란한 모습을 보였다.

전쟁을 우선해 국외의 방어를 우선한다면, 국내의 반동이 문제가 된다. 반대로 국내의 반동을 우선해서 제압하면, 국외의 공격을 막아낼 준비가 늦어질 수 있다.

현재 힐튼의 왕가는 국가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고작. 제대로 된 대응은 세븐스타의 덕이 큰 상황이다. 어느 의미로 왕가와 세븐스타의 분할 운영이 힐튼의 실정이었다.

거성들의 이야기를 들은 로겐은 짧은 숨으로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국내와 국외. 두 문제 모두 쉽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면한 문제를 우선하고자 한다. 다른 거성은 어떻지?”


자신의 의견을 먼저 밝힌 로겐은 모두의 의견을 듣고자 했다. 대표는 로겐이지만, 세븐스타는 일곱 거성이 이끄는 조직인 것이다.

로겐의 의견을 들은 거성 중 일부는 고개를 끄덕이고, 일부는 고민하고, 일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로겐 씨. 저는 찬성이에요.”

“아리스인가. 고맙군.”

“으음, 나도 찬성. 일단 당면한 문제인 국내를 우선하는 게 좋지 않을까?”


다들 서로의 모습을 살피던 와중, 아리스가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국내의 문제와 국외의 문제 중 우선 되는 것은 국내다. 세븐즈가 브리드의 문제를 해결한 것과 더불어, 힐튼 전체적으로 퍼진 세력이 이미 국가를 좀먹고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가 찬성하는 의견을 내놓자 갈렌도 마찬가지라며 찬성하는 의견을 밝혔다.


“남은 거성은 어떻지? 자유롭게 이야기하면 된다.”


로겐은 아직 의견을 말하지 않은 아이렌, 미르, 프루디, 테스, 플라렌을 보았다.

다들 서로의 모습을 살피며 말하기를 머뭇거리는 중. 다음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프루디였다.


“저는 반대입니다. 전쟁 정도의 일이라면, 국내의 일을 늦추더라도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가. 그것도 그렇군. 의견 감사하지.”


프루디는 국내의 통합보다, 국내를 지킬 수 있도록 전쟁의 대비를 우선하자는 주장을 내세웠다. 로겐은 프루디의 의견도 감사히 받으며 남은 거성을 기다렸다. 로겐이 남은 거성의 모습을 살피기를 잠시. 한참이나 무언가를 씹던 미르가 한 차례 삼킨 뒤 입을 열었다.


“···꿀꺽. 나도 마찬가지. 전쟁이 시작되면, 먹을 게 줄어들어. 미리 준비하는 편이 좋아.”


미르의 의견 또한 프루디와 마찬가지로 로겐의 의견을 반대했다.

식품을 도맡은 미르는 전쟁이 시작될 경우, 식량을 구하는 것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전쟁이 시작된다면 힐튼 내부에서 생산되는 식량만으로는 한참 부족해진다.

로겐은 미르의 의견 또한 감사히 받으며 남은 세 사람을 기다렸다.


“국내의 문제를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외의 문제를 우선시하느라, 배후가 취약해진다면 그 위험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테스는 로겐의 의견에 찬성했다.

전쟁을 우선하느라 국내의 불법 조직을 놓치게 된다면, 전쟁 도중에 배후의 반란. 혹은 내통 문제로 위험이 급속도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남은 의견은 둘. 먼저 입을 연 것은 플라렌이었다.


“나는 전쟁이 먼저라고 생각해. 국내의 문제는 억누르면 한동안 해결될 테고, 전쟁은 잘못 판단할 경우 국가 존속의 문제가 되니까.”


플라렌은 반대.

전쟁을 우선하지 않으면, 국내의 단결을 무시한 채 국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험을 말했다.

지금까지의 의견은 찬성이 셋. 반대가 넷. 남은 의견은 아이렌, 단 한 명뿐이었다.


“아하하, 이거. 제가 마지막인가요.”

“자유로이 말하면 된다.”

“알겠습니다.”


마지막이 되어버린 아이렌은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전 찬성입니다. 실제로, 인간과 인간의 전쟁이 된다면 내부의 적이 가장 위험한 법이니까요. 반대로, 내부의 결속만 확고하다면 쉽게 밀리지는 않을겁니다.”


아이렌은 인간과 인간의 전쟁이라는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안건에 대해서는 투표율이 찬성 넷과 반대 넷으로 동점. 상황을 지켜보던 세븐즈는 동점인 경우, 어떻게 의견을 해결하는지 의문을 품었다.


“음, 동점인가.”

“다들 좋은 의견이니까요. 결국, 어떤 선택도 최선이라 할 수 있겠네요.”


로겐이 동점이라는 상황에 조금 곤란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에 아리스도 곤란한 듯 웃으며 어느 쪽이든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거성들이 서로의 모습을 보며, 로겐이 최종 선택을 고민할 때. 테스가 입을 열었다.


“로이드 씨가 남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당연하다는 듯 세븐즈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는 테스의 발언에 로겐은 시선을 세븐즈에게 향했다.

로겐이 시선을 세븐즈에게 향하자. 다른 거성들 또한 세븐즈의 대답이 궁금한 듯 시선을 돌렸다.

자신에게 거성들의 시선이 모인 상황에 세븐즈는 어떤 반응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테스의 말대로 의견을 말해야 하는가, 로겐의 말을 기다려야 하는지.

세븐즈가 한참을 방황하자 로겐이 입을 열었다.


“꼬마도 회의에 참여한 것이니,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

“그, 그렇군요.”


로겐 마저 자신이 말하는 것을 인정한 탓에 세븐즈는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찬성하는 것은 국내의 일을 우선하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하는 것은 국외의 일을 우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븐즈가 생각하기에 국내의 일은 대부분 정리된 것으로, 남은 것이라면 각 도시의 어둠. 즉, 고의로 남겨둔 불법 구역을 의미한다.

대외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불법 구역은 치안을 위해 상당히 엄중한 경계로 존재하고는 있다. 도시마다 크기와 관계없이 존재하는 구역이며, 대부분은 빈민가나 숨겨진 장소에 존재하고 있다.


“자유롭게 이야기해도 괜찮으니까. 꼬마에게 의견을 들을 뿐이고, 어떤 선택도 최고의 선택이라 할 수 있어.”


세븐즈가 상당히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아리스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말을 걸었다.

하지만, 세븐즈가 반대하는 것으로 전쟁의 대비를 우선하게 된다면. 물건과 사람이 흐르는 틈에 국내의 문제가 재발할 수도 있다.

오랜 고민을 한 세븐즈는 한 가지 떠오른 생각을 확인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


세븐즈의 이야기를 들은 거성 중 일부는 이외라는 모습을 보이고, 일부는 이해한다는 모습을 보였다.

최종 결정권을 지닌 로겐은 세븐즈의 이야기에 그것 또한 좋은 방법이라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다만, 기한은 일주일이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세븐즈의 감사를 들은 로겐은 한 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칠성회의를 마무리하기 시작했다.


“이번 회의는 여기까지. 각자, 이번 회의의 내용을 생각해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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