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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871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1.16 20:00
조회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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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0쪽

38화

DUMMY

"이, 이게 무슨...왜 빛이 사라지질 않는거죠?"

"뭐, 뭔가 잘못됐나요?"

"당연히 잘못됐죠! 안젤라 양도 눈이 있으니 봤을 거 아닙니까!"


당황한 겔피온 선생이 어이없게도 안젤라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다른 학생들의 경우처럼 빛이 바로 사라져야 정상이란 말입니다! 제길, 왜 하필이면 저한테 이런 일이...!"


겔피온 선생이 안젤라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지만, 안젤라라고 뭔가 아는 것이 있을 리가 없었고, 겔피온 선생의 분위기가 험악해지기 시작했을때, 교실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가, 갈루에 선생님!"

"갈루에 선생!"


안젤라와 겔피온 선생이 거의 동시에 외쳤고, 갈루에 선생은 갑자기 받게 된 열렬한 관심이 부담스러운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분위기가 영 험악한데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당연히 무슨 일이 있으니까 이러죠! 당신 반의 학생이 해놓은 짓을 좀 보라구요!"


겔피온 선생은 갈루에 선생에게 아직도 빛나고 있는 해골을 갈루에 선생에게 들이밀었지만 갈루에 선생은 여전히 졸린 듯한 표정으로 겔피온 선생이 들이미는 해골을 슥 밀어내고는 안젤라의 앞에 섰다.


"그건 그렇고, 몸은 좀 괜찮나요 안젤라양. 도저히 눈을 뜨지를 않는다고 들어서 걱정했습니다."


면전에서 대놓고 무시를 당한 겔피온 선생은 얼굴이 벌게지기 시작했고, 갈루에 선생은 그런 겔피온 선생은 그야말로 안중에도 없이 안젤라의 안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네, 네. 아픈 곳은 없는 거 같아요."

"그거 다행이군요. 흠. 겔피온 선생?"


시뻘게진 얼굴로 뭐라고 한마디 하려고 말을 준비하던 겔피온 선생은 노리기라도 한 것 같은 타이밍에 지명을 당하자 하려던 말이 쏙 들어가 버렸다.


"뭐, 뭡니까."

"그거.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겔피온 선생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갈루에 선생에게 해골을 내밀었고, 갈루에 선생은 표정 변화 없이 손에 든 해골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원리조차 모르는 물건을 그렇게 돌려본다고 뭐라도 알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었지만 말이다.


"보기만 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역시, 그렇습니까."


참담한 표정의 겔피온 선생이 중얼거렸고, 갈루에 선생은 이어 말했다.


"우선 교단 본부 쪽에 조사를 맡겨야겠군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다고 알 수 있는 것도 없는 거 같으니."

"알겠습니다. 교단 쪽에는 제가 얘기를 하도록 하죠."


겔피온 선생은 그렇게 말하며 갈루에 선생에게서 다시 해골을 받아들고 안젤라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안젤라는 그 눈빛에 어깨를 움츠리며 위축되었고,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던 갈루에 선생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겔피온 선생. 왜 아까부터 안젤라양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겁니까?"

"그거야 요 문제아가 무려 성물을 망가뜨려놨으니까 그런 거죠! 이걸로 제가 듣게 될 비난이 얼마나 될지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흠, 글쎄요. 아티팩트란 것은 쉽게 망가지는 싸구려 마도구도 아니고 무려 성물이라고 이름 붙은 마도구가 학생이 좀 건드렸다고 망가질 리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미 성 바오로의 신념이라는 아티팩트가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겔피온 선생이었지만 갈루에 선생의 생각은 달라보였다.


"그, 그 말인 즉슨?"

"이 현상 자체가 안젤라양의 신성력 특화 수치와 관련된 하나의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저는 더 그럴듯하다고 생각되네요."

"그러면 좋겠지만 말이죠."

"그리고."


갈루에 선생은 졸린 듯한 표정에서 순식간에 안색을 바꾸며 말했다.


"학생에게 트러블이 발생했는데 학생의 안위보다는 아티팩트를 먼저 챙기는 모습은 교사로서 보기가 좋지 않군요."

"윽! 그, 그건!"


늘상 멍청한 표정만 짓고 다니는 갈루에 선생에게서 갑자기 느껴지는 압박감에 자신도 모르게 한걸음 물러선 겔피온 선생은 뭐라고 반박을 하려고 했지만 두 말할 것도 없는 정론에 쉽사리 변명이 나오지 않았다.


"뭐, 됐습니다. 겔피온 선생도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교사이시니 급한 마음에 실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그런...거죠."


어느새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갈루에 선생은 안경을 쓱 밀어올리며 말했고, 겔피온 선생은 안도하며 말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안젤라양도 함께 말이죠."

"그러십시오. 저는 교단 본부로 가보겠습니다."


오늘 하루 더 이상 수업 예정이 없는 겔피온 선생은 바로 짐을 싸서 성 바오로의 신념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단으로 향할 생각인 듯 했다.


"그럼 안젤라양. 가볼까요?"


갈루에 선생과 겔피온 선생의 대화를 멍하니 지켜만 보고 있던 안젤라는 갈루에 선생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앞서나가는 갈루에 선생의 뒤를 따라 걸었다.


-----


"그런 일이 있었어요."

"헤에, 그 갈루에 선생님이요?"


점심을 먹으며 안젤라의 이야기를 들은 엘레나의 첫 감상은 갈루에 선생에 관한 것이었다. 그만큼 평소의 그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언동이었기에 그 의외성이 컸던 것이다.


"그건 그렇고 성물급의 아티팩트라, 역시 그 수업은 안 간게 다행이군."


점심 식사로 나온 고기를 포크로 뒤적거리며 루시퍼가 말했고, 안젤라는 문득 바울과 루시퍼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졌다.


"음..."


지금까지 대략의 경위를 이야기해 주었지만, 바울과의 대화는 아직 얘기해 주지 않은 안젤라였다. 바울이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얘기하라고 한 만큼 일단은 비밀로 한 것이다.


"왜 그래? 안젤라?"

"밥 먹다 말고 뭐하는 거냐?"


땡그란 눈으로 바라보는 엘레나와 자꾸만 애꿎은 고기조각을 괴롭히는 루시퍼를 잠깐 바라보던 안젤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엘레나에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해주는 것은 그녀에게나 자신에게나 너무 위험할 것 같았다. 그리고 루시퍼에게는 하교 후에 둘이서 대화를 한번 나눠볼 생각이었다. 바울에게 들은 조언도 있고 말이다.


점심 이후의 시간에는 특별한 딱히 특별한 것이 없었다. 안젤라는 적성에 안맞는 과목에 고통받고, 루시퍼는 지루한 표정으로 수업을 듣는지 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였고, 엘레나는 성실히 수업에 임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하교 시간이 다가왔고, 안젤라는 엘레나를 배웅해주고는 루시퍼와 함께 갈루에 선생이 기다리는 특별 교습으로 향했다.


"왔군요. 안젤라양. 루시퍼군."

"안뇽하세요. 갈루에 선생님. 낮에는 감사했습니다."


안젤라는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고, 갈루에 선생도 가볍게 목례로 안젤라의 인사에 답해주었다.


"특별 교습이라고는 들었지만, 수업 내용을 보아하니 딱히 받을 필요도 없을 것 같더군. 이놈이나 저놈이나 시시한 것들 투성이었어."

"그런가요. 루시퍼군은 굉장히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아온 모양이군요. 그럼 특별 교습은 취소할까요?"


아니나다를까 갈루에 선생은 루시퍼의 도발에는 별 관심도 없어 보였고, 루시퍼는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턱을 괴고는 말했다.


"아니, 됐어. 심심하면 이녀석이나 놀려먹지 뭐."


안젤라를 바라보며 루시퍼는 사악한 미소를 띄웠고, 안젤라는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것을 느끼며 불길하기 짝이없는 특별 교습을 시작했다.


놀려먹는다고 말은 했지만, 루시퍼는 그냥 안젤라의 옆에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을 부연설명 해주거나, 갈루에 선생이 놓친 기초 상식 같은것들을 옆에서 설명해주는 보조 교사와도 같은 역할을 했고, 이에 감명을 받은 갈루에 선생에게 이런 소리까지 들을 정도였다.


"의외로 루시퍼군은 가르치는데 소질이 있는걸요?"

"이정도야 보통이지."


정작 본인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천재 두명의 집중 지도를 받는 안젤라는 학생으로서는 최고의 행운을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안젤라도 뭐든 잘하는 루시퍼에 가려져서 빛이 나질 않는다 뿐이지 모자란 기초 상식만 공급해주면 머리는 제법 좋은 편이었기에 고작 이틀째임에도 불구하고 슬슬 알아간다는 것의 즐거움을 깨닫고 있는 중이었다.


안젤라와 루시퍼 둘의 특별 교습은 결국 안젤라 한명의 집중 교습으로 끝났고, 안젤라는 오늘도 과열된 머리를 부여잡고 교문을 나섰다.


"으으...머리가 뱅뱅 도는 기분이에요."

"고작 그정도로 우는 소리를 하면 곤란한데. 아직 가르칠 게 산더미야."

"으에에..."


고통스러워하던 안젤라는 문득 바울의 조언을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루시퍼. 기적의 아이라고 알아요?"


안젤라의 말을 들은 루시퍼의 표정이 순간 경직되었다가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


"응? 무슨 아이? 잘 모르겠는걸."

"루시퍼...나이 많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럼 모를 리가 없을 텐데요."


안젤라가 눈을 흘기며 말하자 루시퍼는 딴청을 피우며 거리에 펼쳐진 노점을 보며 말했다.


"야야. 저거봐라. 메추리 고기 꼬치라는데 맛있어보이지 않냐?"

'어쩜 이렇게 바울씨가 말한 그대로 행동하는걸까요.'

"뭐냐? 그 눈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나저나 말 돌리지 말고 제대로 대답해 주세요. 기적의 아이에 대해서 알고 있죠?"


루시퍼는 똑바로 자신을 쳐다보는 안젤라를 찌푸린 표정으로 보기도 하고 느물거리는 시선으로 보기도 하며 어떻게든 관심을 딴 데로 돌리려고 했지만 그래도 안젤라가 흔들림없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누가 또 꼬꼬마한테 이상한 바람을 불어넣은 거야?"

"얘~기~해~줘~요~"

"알았다 알았어. 매달리지 마라. 옷 늘어난다."


루시퍼는 드물게 고집을 부리는 안젤라의 모습에 질렸는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대답했다.


작가의말

야호. 오늘은 즐거운 월급날입니다.

그 기념으로 오늘 백만년만에 핏짜를 먹을 생각입니다.

여러분들도 끼니 거르지 마시고 식사 잘 챙겨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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