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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830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2.11 20:00
조회
30
추천
2
글자
10쪽

66화

DUMMY

"그러냐. 뭐, 열심히 해라."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이 말하는 루시퍼의 태도에 빌리언은 속에서 천불이 끓는 기분이었지만 어떻게든 참아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돌려버렸다.


"어이쿠. 오늘은 두 분 다 일찍 오셨군요."


그리고 잠시 후, 갈루에 선생과 겔피온 선생이 동시에 마법 실습실로 들어왔다.


"다들 결투의 준비는 끝나셨나요?"

"물론이다."

"준비야 끝났다만. 잠시만 기다려라."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느닷없이 안젤라 쪽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안젤라. 지금부터 결투가 시작된다만,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끼어들지 않겠다고 약속해둬라."

"네, 네?"


갑작스러운 루시퍼의 말에 안젤라가 당황하며 되물었다.


"무, 무슨 의미에요? 애초에 공정한 결투에 제가 끼어들 수는 없잖아요?"

"어쨌든 약속해라."


뜬구름 잡는 것 같은 루시퍼의 말에 안젤라가 의구심을 느끼면서도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네...약속, 할게요."

"좋아. 그럼 이쪽도 준비 완료다."


안젤라가 고개를 끄덕이자 루시퍼가 씨익 웃으며 말했고, 그러자 빌리언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럼 긴말 할 것 없이 바로 시작하지."

"뭐 그러죠. 이 시간부로, 빌리언 카이너스와, 루시퍼의 마법 결투를 시작합니다. 이 결투는 저 갈루에와, 겔피온 리드비온의 참관 아래에 편파적 요소가 없는 공정한 결투가 될 것임을 선언합니다."


빌리언은 결투의 선언이 떨어지자마자 바로 폭발적으로 마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어제는 안젤라의 버프를 기다렸지만 오늘은 그럴 필요가 없었기에 미리 선언한 대로 시작부터 전력으로 갈 생각이었다.


"여기서 네놈을 쓰러뜨리고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겠다!"

"뭐라는거야. 지가 약해서 진 주제에 명예고 뭐고 말할 게 있나?"

"닥쳐라! 더 이상 나를 모욕하는 건 용서치 않겠다! 플레임 서번트!"


빌리언은 결투의 초장부터 바로 필살기를 꺼냈고, 화염의 거인이 초고온의 열기를 뿜어내며 빌리언의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그건가. 뭐 새로운 건 없고?"

"네놈을 불살라버리는 데에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빌리언은 그렇게 외치며 화염의 거인의 팔을 휘둘렀다.


"루, 루시퍼!"


루시퍼의 실력이야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의 루시퍼는 정말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있었기에 루시퍼가 위험하다가 느낀 안젤라는 루시퍼를 향해 외쳤다.


"흠."


루시퍼가 가볍게 팔을 한번 휘두르자 복잡한 문양이 그려진 반투명의 거대한 보호막이 루시퍼의 앞에 생성되었고, 화염의 거인이 휘두른 팔은 빠지직 소리를 내며 보호막에 차단당했다.


"이까짓 것...!"


빌리언은 이를 악물며 루시퍼가 만든 거대한 보호막을 난타했지만 루시퍼의 보호막은 미동조차 없이 굳건히 루시퍼를 지키고 서 있었다.


"줄창 강자, 강자 거리며 노래를 부르던 것 치고는 실력이 형편 없군 그래."

"이...놈!"

"너에겐 안된 일이다만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논하기에는 힘이 부족하군. 적염의 폭군이라고 떠들어대는 것 치고는 화염의 열기 자체도 형편없고."

"닥쳐라!"


다른 마법이 조금 서툴다는 자각은 있었지만 최소한 화염 마법이라는 분야에서는 이 학교에서 최강이라고 자부하던 빌리언이었기에 루시퍼의 말에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날뛰기 시작했지만 철벽의 보호막은 마치 태산과도 같은 기세로 빌리언의 공격을 모조리 차단하고 있었다.


"초열지옥의 열기까지는 닿지 못할지라도, 이 정도는 되어야 화염이라고 할 수 있지."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눈을 감고 주문을 읊기 시작했고, 그러자 루시퍼의 발밑에 주홍빛의 마법진이 생성되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뭐, 뭔가 심상치 않은데요..."


엘레나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추운 듯이 팔을 쓸었고, 갈루에 선생도 드물게 찌푸린 표정으로 루시퍼의 행동을 유심히 살폈다.


"헬파이어 드래곤."


영창을 끝낸 루시퍼가 마법의 이름을 입에 담았고, 다음 순간 루시퍼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열기가 터져나와 빌리언을 날려버렸다.


"크윽...! 뭐냐! 이 열기는!?"


화염에 대해 매우 강한 내성을 지닌 빌리언이건만, 터져나오는 열기를 무심코 막아낸 양 팔은 발갛게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대, 대체 무슨 일이...?"


경계하는 표정으로 루시퍼 쪽을 살피던 빌리언은 시야를 가리고 있던 증기가 사라지고 모습을 드러낸 그것에 얼빠진 표정으로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타버릴 것 같은 한 마리의 용. 마치 태양과도 같은 기세로 이글거리는 신체를 지닌 그 용은 분명 마법으로 만들어진 것일진대 마치 실제로 생명을 가지기라도 한 것처럼 꿈틀거리며 그 대가리를 빌리언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화염의 용의 열기로 인해 발생하는 아지랑이로 루시퍼 뒤의 세상은 마치 이계가 되기라도 한 듯이 일그러졌고, 화염의 용과 근접한 마법 실습실의 천장은 분명히 마법에 대한 저항을 가지고 있을 텐데도 초월적인 열기에 의해 시뻘건 쇳물이 되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이, 이게...대체 뭐야."


빌리언이 만든 화염의 거인도 분명 거인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크기를 가졌지만, 루시퍼가 만들어낸 화염의 용 앞에 선 플레임 서번트는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만 같았다.

그야말로 존재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인 기세를 뿜어내는 화염의 용은, 마치 갑갑하기라도 한 것처럼 루시퍼의 머리 위에서 머리를 흔들기 시작했고, 루시퍼는 악마 같이 웃으며 빌리언을 향해 손짓했다.


"먹어 치워라."


루시퍼의 손짓과 동시에 화염의 용은 찢어지는 듯한 괴성을 내지르며 아가리를 벌린 채 대기를 불태우면서 빌리언을 향해 날아들었다.


"마, 막아라! 플레임 서번트!"


빌리언의 외침에 화염의 거인이 빌리언의 몸을 떠나 화염의 용을 막아내고자 양 팔을 내밀었지만, 화염의 용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화염의 거인에 대해서는 일말의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그를 무시한 채 돌진했다.

그리고 화염의 용이 화염의 거인의 손에 닿자, 화염이 화염을 녹이는 진기한 풍경이 펼쳐졌다. 가뜩이나 상반신밖에 존재하지 않았던 화염의 거인은 허리밖에 남지 않은 모습으로 마력의 조각이 되어 소멸했고, 화염의 거인의 방어에도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은 거대한 용은 그대로 빌리언에게 돌진했다.


"이, 이런! 안젤라양과 엘레나양! 당장 밖으로 나가세요! 루, 루시퍼군. 스톱! 스톱! 이미 결판은 났어요!"


학생의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는 갈루에 선생과 겔피온 선생이 안젤라와 엘레나를 대피시키며 급하게 앞으로 나섰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그 둘조차 저 압도적인 마법에 의해 불타버릴 확률이 높았기에 선듯 행동을 취하기 어려웠다.


"칫...!"


갈루에 선생이 혀를 차며 손가락으로 허공에 진을 그렸고, 겔피온 선생도 노란빛의 보호막을 생성해 빌리언의 앞을 막았다.

그리고 정작 빌리언은 마치 태양이 낙하하는 것만 같은 눈앞의 광경에 넋을 놓고 지켜만 보고 있었고, 마침내 화염의 용이 겔피온 선생이 만든 보호막과 충돌했다.

겔피온 선생의 보호막은 안젤라의 것과는 다르게 화염의 용에게 닿자마자 보호막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는 유리창이 박살나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났고, 화염의 용이 루시퍼가 명령한 대로 빌리언을 집어삼킬듯이 아가리를 크게 벌리며 빌리언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런...!"


엘레나와 함께 밖으로 나가면서도 빌리언 쪽을 바라보던 안젤라는 영혼이 빠져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무방비 상태로 화염의 용을 쳐다보기만 하는 빌리언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자신도 모르게 신성력을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그 순간에 결투가 있기 전 루시퍼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대체 무슨 생각인 거에요 루시퍼...!"


고민은 짧은 순간이었고, 루시퍼와 약속을 하긴 했지만 인명이 최우선이니 안젤라가 신성력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안젤라가 머뭇거린 시간은 아주 찰나에 불과했지만, 이미 화염의 용은 빌리언이 서있던 곳에 그 머리를 박고는 대 폭발을 일으켰던 것이다.


"비, 빌리언군!"

"크으으윽!"


갈루에 선생과 겔피온 선생은 거세게 몰아치는 화염의 폭풍에 휩쓸려 뒤로 날아가버렸고, 루시퍼는 엉망진창이 된 현장 속에서 홀로 자신의 마법이 일으킨 현상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서 있을 뿐이었다.


"이런 망할! 갈루에 선생님! 빌리언군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결투 중에 사고로 상대가 사망하는 일이야 빈번하게 벌어지는 일이다만 빌리언은 일단은 왕족이었다. 거기다가 교사가 둘씩이나 참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간의 결투에서 벌어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것은 겔피온 선생 개인의 안위를 떠나서 학교 자체의 존폐 여부가 위험해지는 대형 사건이었기에 겔피온 선생이 몸이 익어버릴 것 같은 열기 속에서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외쳤다.


"으허어억! 쿨럭쿨럭!"


그리고 외치는 와중에 뜨거운 열기를 있는 대로 들이켜버린 겔피온 선생은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스스로에게 치유의 기도를 시전했다.


작가의말

황금연휴의 시작이군요. 다들 즐거운 명절이 되시기를 작가가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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