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845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1.18 15:47
조회
46
추천
3
글자
9쪽

40화

DUMMY

"저야 모르죠."


신성력을 내뿜을 수는 있지만 감지할 줄은 전혀 모르는 안젤라였다.


"내일 찬찬히 학교를 돌아다녀 봐야겠군. 확실히 하려면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겠지만, 아직은 이르지."


루시퍼는 이 자리에서 즉시 내일 하루의 일정을 정해버렸다. 애초에 수업을 제대로 들을 생각이 없었기에 즉흥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여, 열심히 해 주세요."

"무슨 딴사람 얘길 하듯이 말하는거냐? 신수가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곳에 나 혼자 가라고? 당연히 너도 같이 하는거지."


신성한 동물인 신수를 마치 사나운 맹수인 것마냥 이야기하는 루시퍼였다.


"에, 에에에...전 수업을 들어야."

"수업이 중요하냐? 니들이 성인이라고 부르는 바오로 놈이 시킨 일이잖아. 넌 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그건."

"알아들었으면 너도 마음의 준비를 해 둬."

"으...네."


전학 3일차에 수업을 땡땡이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어지러운 기분이 드는 안젤라였다.


-----


다음 날 아침, 오늘도 쾌활한 분위기의 루시퍼와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마냥 시무룩해진 안젤라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교내 정원 구석의 벽을 보고 서 있었다. 안젤라가 이렇게 시무룩해진 이유는 이미 아침에 루시퍼에게 끌려다니며 학교 탐색을 하느라 수업 두개를 날려버렸기 때문이었고, 성실한 안젤라에게 그런 일탈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넌 뭔가 느껴지냐?"

"으...나는 불량. 불량 학생이에요오...신생 불량 안젤라에요..."

"...저건 글렀군."


멘탈에 지대한 데미지를 입은 듯한 모습의 안젤라를 본 루시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다시 눈앞의 벽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흠. 나도 딱 이거다! 싶은 건 느껴지지 않긴 한데...그래도 영 끈적~하게 기분나쁜 신성력이 유독 여길 지나갈 때만 느껴진단 말이지."


루시퍼가 찌푸린 표정으로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분명 뭔가 있어. 있는데...여긴 아무리 봐도 벽이고, 이 뒤에 뭔가 있지도 않을 것 같단 말이지."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주먹으로 벽을 툭툭 쳐봤지만 안이 비었을 때 나는 소리 대신에 둔탁한 소리만이 날 뿐이었다.


"여기 말고는 수상한 곳이 없는데. 흠."


루시퍼는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하기 시작했고, 옆의 안젤라를 슬쩍 돌아보았다.


"왜, 왜 그러세요?"


이제 어느정도는 충격에서 벗어난 듯한 안젤라는 휘청거리면서도 루시퍼를 올려다보았다.


"넌 어떻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냐."

"뭐, 뭘요?"

"자. 눈앞에는 수상하기 그지없는 벽이 있어. 하지만 단서라고는 전혀 없는 상황이지. 이럴 때, 너라면 어떻게 행동할거지?"

"..."


잠깐 고민하던 안젤라는 이내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활짝 펴진 표정으로 루시퍼에게 말했다.


"일단 교내의 공사 기록 같은 걸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벽이 수상하다면 벽에 대해서 알아보는 게 우선일 것 같아요! 물론 저는 글이 서투니 악마님 혼자서요!"


루시퍼에게는 유감스럽게도 안젤라는 아직 루시퍼를 떨쳐내고 수업을 들으러 간다는 소박한 꿈을 포기하지 못한 듯 했다.


"그렇게 생각하냐? 음, 좋아. 결정했어."

"자, 잘 생각하셨어요! 그럼 빨리..."

"얍."


안젤라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루시퍼는 마력을 집중시킨 주먹으로 눈앞의 벽을 후려쳤고, 별로 단단한 재료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던 듯한 벽은 흙먼지를 피워올리며 허망하게 무너져내렸다.


"무무무무무...!"

"무?"

"무, 무슨 짓이에요! 기, 기물 파손이에요오! 벌점이라구요!"


안젤라가 펄쩍 뛰며 비명을 질렀고, 루시퍼는 그런 안젤라의 모습을 보며 귀를 후비면서 말했다.


"아~하지만 더 이상 생각하는 것도 귀찮고, 누구씨가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그만."

"아, 악마에요오! 사악해요!"

"오. 칭찬 고맙다."


안젤라의 비난을 가볍게 흘려버린 루시퍼는 손가락을 딱하고 튕겼고, 그러자 루시퍼의 몸 주변으로 강한 바람이 발생해 자욱한 흙먼지를 사방으로 날려버렸다.


"콜록콜록! 뭐하는 거에요? 아, 앗!"


방방 뛰던 안젤라는 사방으로 날아간 흙먼지를 마시고 기침을 했고, 루시퍼에게 한마디 하려던 안젤라는 사라진 흙먼지 속에 감춰져 있던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이, 이건..."


벽 속에 있던것은 또 하나의 벽이었다. 하지만 그 벽은 평범한 벽과는 달리 검은빛이 도는 매끈한 재질로 이루어져 있었고, 뭔가 문자가 새겨져 있었으며 새겨진 문자들이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이중의 벽이라. 누군지는 몰라도 아주 귀찮게 만들어주는군."


루시퍼는 정체 모를 벽의 설치자를 욕하며 어깨를 풀기 시작했고, 안젤라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벽에 손을 가져다대려 했다.


"이, 이게 뭐죠?"

"글쎄. 잘은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마법이 많이도 걸려있군. 혹시 모르니까 손은 대지 마라."


안젤라는 슬그머니 벽을 향해 가져가던 손을 내렸고, 루시퍼는 벽을 후려친 오른손을 바라보며 말했다.


"충격 반사 마법이라. 귀찮군."


루시퍼의 오른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루시퍼는 그런 오른손에는 신경을 끄고 캐스팅도 없이 허공에 바람의 창을 생성시켰다.


"흠."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바람의 창이 정통으로 검은 벽에 명중했지만, 검은 벽에 새겨져 있던 문자의 빛이 더 짙어지며 바람의 창이 허공으로 흩어져버렸다.


"충격 반사에 마력 흡수라.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뚫지 못하게 해놨군. 이걸 뚫으려면 압도적인 마력량으로 밀어붙이거나, 반사를 무시할 수 있을만큼 뛰어난 내구성이 있어야하는데..."


루시퍼는 떨리는 오른손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뚫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인간의 모습으로는 무리겠군."

"그, 그럼 일단 돌아가는 게 어때요?"

"하지만 어림도 없지. 안젤라 니 차례다."

"설마 신성력까지 흡수를 하는 재주 좋은 짓은 못하겠지. 한방 거하게 갈겨주라고."

"가, 갈기라니...이 안에 신수가 있는 건 확실해요?"


가능하면 신성력은 사용하지 않도록 자제하고 있는 안젤라가 소심하게 반항을 해보았지만 루시퍼는 코웃음을 치며 안젤라의 의문에 대답했다.


"넌 아무것도 없는 곳에 이런 고급진 문을 설치해놓냐? 뭔가가 들어 있으니까 이렇게 꽁꽁 막아놓은 게 아니냐. 날 믿고 시원하게 한 방 쏘는거야."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안젤라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인간의 몸이라 신성력에 데미지를 입거나 하지는 않지만 생리적인 거부감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어쩔 수가 없네요."


안젤라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검은 벽을 응시하며 신성력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배웠던 대로...해보죠."


다행히도 안젤라는 어제의 수업에서 조금이지만 신성력을 운용하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고, 어제 배웠던 대로 천천히 몸에서 빠져나오는 신성력을 모아 공 모양으로 압축하기 시작했다.


맬리스 마을에서 눈알 괴물을 해치웠던 것만큼의 신성력은 모이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압축이 된 신성력은 짙은 황금빛의 구체가 되었고, 안젤라는 신성력의 구체를 진짜 공을 던지는 것마냥 검은 벽을 향해 투척했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신성력의 구체가 검은 벽과 충돌하자, 루시퍼가 만든 바람의 창에도 끄떡 없었던 벽이 우지직 소리를 내며 우그러들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신성력의 구체가 더 이상 앞으로 날아가는 것을 막아내기는 했지만 신성력의 구체는 자꾸만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고, 검은 벽에 새겨진 균열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거의 신성력의 구체가 벽에 파묻히다시피 할 만큼 일그러진 검은 벽을 신성력의 구체가 결국 관통하며 지나갔고, 신성력의 구체가 검은 벽을 관통하는 순간 마지막으로 푸른 빛이 점멸하더니 벽에 새겨진 문자들이 빛을 잃었다.


"휘유~정말 어마무시하구만."


어느새 안젤라의 곁으로 다시 다가온 루시퍼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구멍이 뚫리긴 했는데...너무 좁은걸요?"


벽이 움푹 패이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뚫린 구멍은 겨우 사람 머리만한 크기였으니 그 구멍으로 안젤라와 루시퍼가 지나가기는 무리였다.


"구멍이 뚫리는 순간 걸려 있던 마법은 다 사라졌을거다. 저만큼 파손되고도 작동하는 마도구는 본 적이 없거든."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마력을 양손에 집중시키고는 벽에 난 구멍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말 그대로 벽을 잡아 찢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단은 석재로 만들어진 벽일진대 검은 벽은 루시퍼의 손에 마치 종잇장처럼 찢어지며 틈새를 벌렸고, 우드득거리는 소리만이 그 벽이 사실은 종이가 아니라 돌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신나는 보물찾기 시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8 68화 21.02.13 33 1 9쪽
67 67화 21.02.12 37 2 10쪽
66 66화 21.02.11 31 2 10쪽
65 65화 21.02.10 36 2 10쪽
64 64화 +2 21.02.09 38 2 10쪽
63 63화 21.02.09 30 2 10쪽
62 62화 +1 21.02.08 34 2 10쪽
61 61화 21.02.07 29 1 10쪽
60 60화 21.02.06 36 2 11쪽
59 59화 +2 21.02.05 35 2 10쪽
58 58화 +1 21.02.04 38 2 11쪽
57 57화 21.02.03 37 3 10쪽
56 56화 21.02.02 39 2 10쪽
55 55화 +2 21.02.01 45 2 10쪽
54 54화 +1 21.01.31 43 3 10쪽
53 53화 +1 21.01.30 45 3 10쪽
52 52화 21.01.29 38 3 10쪽
51 51화 21.01.28 40 3 11쪽
50 50화 21.01.28 37 3 10쪽
49 49화 +1 21.01.27 38 3 10쪽
48 48화 21.01.26 43 2 10쪽
47 47화 21.01.25 42 4 10쪽
46 46화 21.01.24 48 4 10쪽
45 45화 21.01.23 48 4 10쪽
44 44화 21.01.22 41 3 10쪽
43 43화 +1 21.01.21 44 4 10쪽
42 42화 +1 21.01.20 42 4 10쪽
41 41화 21.01.19 48 3 10쪽
» 40화 21.01.18 47 3 9쪽
39 39화 21.01.17 48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