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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814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2.05 20:00
조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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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59화

DUMMY

"그, 그렇긴 하지만..."

"하지만은 뭐가 하지만이야. 그리고 저길 봐라."


루시퍼가 가리킨 곳에는 엘레나가 입을 벌린 채 경악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효,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글쎄. 내가 보기엔 아직 멀었다. 흡!"


루시퍼는 기습적으로 양손에서 마기로 이루어진 칠흑의 물결을 안젤라에게 날려보냈고, 안젤라는 깜짝 놀라서 다시 보호막을 치고는 고슴도치처럼 웅크렸다.


"보아하니 마기는 제대로 안 통하는군. 그럼 이건 어떠냐!"


루시퍼는 마치 줄다리기를 연상시키는 기세로 마기를 확 잡아당겼고, 그러자 검은 마기에 휩싸인 안젤라는 보호막째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우와앗!"


엄청난 속도로 상승한 안젤라는 허공에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멈췄다. 아마 보이지 않는 안젤라가 친 돔 형태의 보호막에 부딫힌 듯 했다.


루시퍼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사방팔방으로 난폭하게 팔을 휘둘렀고, 그러자 안젤라는 엄청난 속도로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튕기는 고무 공마냥 여기저기 충돌하며 바닥에 패인 자국을 만들었다.


"큭, 제법 지치는군."


루시퍼는 잠깐 숨을 고르며 안젤라에게 날려보냈던 마기와의 연결을 끊었다. 어느새 안젤라를 감싸고 있던 마기는 거의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우웁. 속이 안 좋아요..."

"이 난리를 쳤는데도 고작 멀미인가. 돌겠군 진짜."


보호막 째로 날려버리는 공격을 했는데도 내부에서 보호받는 안젤라에게는 아무런 타격도 들어가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자, 잠깐 쉬고 하는 건 어때요?"


안젤라가 보호막을 거두지 않은 채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핫!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전장에서 휴식이 어디있냐!"


그렇게 외치고는 바로 자신이 한 말을 실천하는 루시퍼는 이번에는 마기를 갈무리하고는 인간 모습일 때 사용하는 마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흥."


간단한 영창조차 없이 허공에서 불타는 구체를 수십개나 생성시킨 루시퍼가 그 구체들을 일제히 안젤라에게 쏘아보냈다.


"으아아앗!"


안젤라는 눈을 질끈 감으며 양팔을 앞으로 내밀 뿐이었고, 피하지 않는 안젤라에게 수십개의 화구들이 일제히 틀어박히며 대 폭발을 일으키면서 자욱한 연기를 피워올렸다.


"해치웠을 리가 없지. 쉴 틈은 없다고."


루시퍼가 화염 구체를 쏘아보내는 사이에 영창하던 주문을 발동했다.


"블리자드 스톰!"


광범위로 눈폭풍을 발생시키는 블리자드 스톰이라는 마법은 좁은 연무장 내에서 발동시키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마법이었지만 루시퍼가 사용한 블리자드 스톰은 루시퍼가 독자적으로 개량한 마법이었다.


루시퍼가 마법을 발동시키자 자욱한 연기 속에서 안젤라의 위치로 추정되는 곳에 푸른빛의 마법진이 생성되더니 그곳에서 냉기를 뿌리며 폭풍이 아닌 얼음의 토네이도가 용솟음치며 사방으로 얼음가루를 뿌리기 시작했다.


감히 가늠하기도 힘들 만큼의 냉기가 발생하고 있는 토네이도의 진원지를 중심으로 연무장의 바닥이 쩍쩍 소리를 내며 얼어붙기 시작했고, 한동안 살벌한 바람 소리를 내며 몰아치던 토네이도가 사라지자 그 속에는 거대한 얼음 기둥이 서 있었다.


"이거에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은 안 해줬으면 좋겠는데."


얼음 기둥 속에는 안젤라가 웅크린 자세 그대로 갇혀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루시퍼가 말했다.


"어~이.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그 말을 들은 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안젤라는 웅크린 자세에서 고개를 들어 주변을 확인했고, 자신을 둘러싼 얼음 기둥을 보고는 당황한 듯이 팔을 휘적거리기 시작했다.


"빨리 탈출하지 않으면 산소 결핍으로 죽을 거다."


보아하니 극한의 냉기에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으니 얼음의 토네이도는 안젤라의 보호막을 뚫지는 못한 듯 했고, 루시퍼는 이어서 다음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흠. 실내에서 이 마법이 잘 될지는 잘 모르겠군."


또 큰 마법을 준비하려는 것인지 눈을 감고 중얼중얼 주문을 읊는 루시퍼. 그리고 그 사이에 얼음 기둥 안에서 고민하던 안젤라도 뭔가 수를 쓰려는 것인지 머리카락이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안젤라가 뭔가를 한 듯 얼음 기둥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찌직 찌직 소리를 내던 두꺼운 얼음 기둥에 한순간 금이 가더니, 다음 순간 얼음 기둥이 산산조각나며 그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미친! 깜짝이야!"

"앗. 루, 루시퍼? 괜찮아요?"


난데없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온 얼음 파편에 루시퍼는 집중을 끊을 수밖에 없었고, 그 모습에 안젤라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질문했다.


"싸우는 도중에 상대를 걱정하지 마라. 기분 나쁘니까."

"죄, 죄송해요."

"사과하지 말라니까."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안젤라가 무슨 수단으로 얼음 기둥을 탈출했는지 확인했다. 안젤라가 택한 수단은 간단했다. 보호막을 중심으로 생성된 얼음 기둥이니 보호막의 크기를 늘려버리자 그 팽창을 버티지 못한 얼음 기둥은 박살이 나버린 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빨리 탈출할 거라곤 예측 못했는데."


이래 뵈도 방금 루시퍼가 만든 얼음 기둥은 그의 마기와 강화 마법으로 한계까지 경도가 강화된 특제 얼음이었기에 그 단단함은 금강석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두꺼운 얼음벽을 마치 유리창 박살내듯이 순식간에 깨놨으니 조금은 허탈한 기분이 드는 루시퍼였다.


"이, 이제 그만하죠? 엘레나도 충분히 루시퍼가 얼마나 강한지 깨달았을 것 같은데."

"정작 중요한 니가 아무것도 안했잖나. 빨리 끝내고 싶으면 뭐라도 하라고."

"으...꼭 그래야 하나요?"

"안 그러면 누구 한 명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계속 할거다. 뭐, 이대로 가면 내가 마력 고갈로 먼저 쓰러질 것 같지만."


자조적인 어조로 그렇게 말하는 루시퍼.


"그렇다면, 최대한 안 아프게 끝내드릴게요."

"필요 없어. 고통 따위에 영향받지 않게 된지는 꽤 오래됐으니까."

"그, 그래도 아픈 건 싫으니까요."


안젤라는 그렇게 말하며 결연한 표정으로 머리카락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손바닥을 편채 양 팔을 루시퍼에게로 양했다.


"지, 지금은 인간 맞죠? 막 신성력에 상처입거나 하는 건 아니죠?"


조금 전까지 신나게 마기를 쏴제끼던 루시퍼의 모습에 의구심을 품은 안젤라가 물었다.


"그래. 잠깐 본신의 힘을 끌어오긴 했지만 지금은 인간이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 널 상대하는데 악마인 상태로 있겠냐?"

"다, 다행이네요. 그럼, 각오해 주세요!"

"오냐. 와라."


루시퍼가 도발하듯이 손가락을 까닥였고, 딱히 도발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안젤라가 황금빛의 사람 머리통만한 크기의 구체를 여러개 발사해 루시퍼에게 날렸다.


제법 빠른 속도로 날아간 구체였지만 루시퍼는 가볍게 몸을 틀어 구체를 피해내며 말했다.


"내가 그냥 맞아줄 거라고 생각했냐?"

"우...가만히 계시면 안 아프게 끝내드릴 수 있는데..."


그 말에 루시퍼의 관자놀이에 실핏줄이 서며 싱긋 웃으며 말했다.


"호오...? 여유가 아주 대단한데. 도발하는 실력이 제법이야?"

"도, 도발할 생각은 없었는데요."


딱히 안젤라에게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안젤라의 말은 절대자의 여유로도 해석될 수 있었기에 무시당한 기분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안젤라의 말에 오기가 생긴 루시퍼는 신체 곳곳에 마력을 돌려 육체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가능한 데까지 도망쳐주지. 어차피 난 니가 신성력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이득이니까."

"너, 너무해요...가능하면 신성력은 쓰고 싶지 않다구요."


안젤라는 단 한순간도 자신이 사용하는 힘에는 죄업의 증가라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학교에서도 겔피온 선생에게 열등생 취급을 받으면서도 함부로 신성력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고 말이다. 비록 지금은 친구인 엘레나를 설득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힘을 사용하고 있기는 했지만 가능하면 빨리 이 상황을 끝내고 싶다는 것이 안젤라의 본심이었다.


"그렇다면 강렬한 걸로 한 방 제대로 날려라. 적당히 하는 걸로는 절대 이몸을 잡을 수 없다고?"

"강렬한...강렬한 거..."


루시퍼의 말에 안젤라가 잠깐 고민을 했고, 사방에 흩어져있는 얼음 조각을 보던 안젤라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 말에 루시퍼는 경계하며 안젤라의 공격에 대처할 태세를 갖췄고, 안젤라는 머리카락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말했다.


"후후후. 이거면 루시퍼도 크게 다치지 않고 확실히 제압할 수 있는 데다가 신성력도 많이 소모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제가 왜 진작 이 생각을 못했을까요?"

"...자신감이 아주 넘치는군 그래. 이몸을 다치게 하지 않고 제압하는 건 쉽지 않을 거..."


어차피 다시 붙일 수 있으니 여차하면 신체 결손도 각오하고 있던 루시퍼는 안젤라가 다음에 한 행동을 보고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어...너, 설마?"

"후후. 각오하세요. 루시퍼."

"야. 너 이건...아니지 임마. 반칙이라고 이건."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방금까지의 기세는 사라지고, 허탈한 표정으로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치는 루시퍼. 그의 떨리는 눈동자에서는 끝을 모르게 점점 크기를 키워가는 안젤라의 보호막이 비치고 있었다.


작가의말

설이 다가오고 있군요. 설을 대비한 비축분을 쌓아야 되지만 눈앞이 캄캄한 펭귄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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