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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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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5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2.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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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8화

DUMMY

"으...대체 뭐가 뭔지."


당연히 사전에 합의된 일은 아니었고, 안젤라는 영문도 모른 채 사르미드 가의 지하 연무장에서 팔짱을 낀 루시퍼와 대치하고 있었다.


루시퍼가 사람을 물려달라고 부탁했기에 넓찍한 연무장에는 안젤라와 루시퍼, 그리고 엘레나만이 서 있을 뿐이었다.


"흠. 좋아. 안젤라. 이 연무장 내에 보호막을 칠 수 있겠나?"

"보, 보호막이요? 습격이라도 있는 건가요?"


당황해서 말하는 안젤라에게 루시퍼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해주었다.


"내부에서의 충격이 바깥에 영향을 미치기 않기 위한 보호막이다. 여기 지하잖냐. 무너지면 곤란하다고."

"그, 그것도 그렇네요."

"무, 무너질 정도의 일이 생기는 건가요?"


안젤라는 별 생각 없이 대답했지만 엘레나는 깜짝 놀라며 새삼스럽다는 표정으로 안젤라를 쳐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엘레나에게 있어서는 안젤라라는 소녀는 그저 시골 출신의 상식이 약간 부족한 우등생이라고 하기는 힘든 모범생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글쎄다. 그건 이놈이 얼마나 진심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으...대체 뭘 하려는 건지 설명부터 해 주세요."

"연무장에서 대련말고 할 게 뭐가 있나. 빨리 보호막이나 쳐."

"대, 대련이요!? 어쨌든 아, 알겠어요."


안젤라는 그렇게 말하며 신성력을 끌어올렸고, 그러자 안젤라의 머리카락이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어? 안젤라 머리카락이?"


안젤라가 신성력을 사용하는 광경은 처음 보는 엘레나는 머리카락이 빛난다는 신기한 현상에 눈을 휘둥그레하게 뜨고는 입만 뻥긋거렸다.


"보호막, 보호막."


주변을 감싸는 돔 같은 형상을 상상하며 안젤라는 보호막을 생성시켰고, 루시퍼는 재차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막는 것은 충격으로 충분해. 보아하니 아무것도 못 지나가게 막아놓은 것 같은데. 우리 숨은 어떻게 쉬라는 거냐? 엘레나는 어떻게 이쪽을 보고?"


마치 동굴 안에서 말하는 것처럼 루시퍼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안젤라가 만든 보호막은 황금빛으로 온 사방이 감싸여져 있어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앗. 죄, 죄송해요."

"빛과 공기 정도는 순환이 되게 상상을 해 봐."


루시퍼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했지만 속으로는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라고 말해도, 실은 저게 그렇게 쉽지가 않단 말이지.'


마법으로 충격은 방어할 수 있지만 빛과 공기는 통하게 하는 보호막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복잡한 과정을 통해야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을 뒤트는 힘이라 불리우는 마법이지만, 마법이라는 것에는 생각보다 제약이 많다. 마력이 없으면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야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니 넘어가고, 마법의 불편한 점은 마법으로 일으킨 현상이 현실의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 예를 들어보자면 얼음 속에 불을 만들 수 없고, 공기가 없는 곳에서는 불이 타오를 수 없는 것이란 말이었다.


그런 점을 이용해 공학도시 마키나에서는 마법에 대항하는 수단이 이것저것 만들어지고 있었고, 마법사들은 필연적으로 자연과학에 정통해야만 높은 수준의 마법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신성력이라면 얘기가 다르지.'


마법이 현실을 뒤트는 힘이라면 신성력으로 일으키는 현상은 이름 그대로 기적. 현실을 개변하는 힘이었다.


신성력의 본질인 신의 힘의 속성은 전지전능. 충분한 양의 신성력이 모이기만 한다면 타오르는 얼음을 만들 수도 있고, 완전히 진공 상태인 공간에서도 끝없이 타오르는 화염을 생성시킬 수도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만한 양의 신성력을 가진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언해도 무방할 정도였고, 그렇기에 신성력으로 행하는 기적은 그 용도가 극히 제한되어 오히려 마법보다 활용처가 적은 보조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안젤라가 무시무시한 거고.'


그런데 루시퍼 본체의 어마어마한 마력을 빌려쓰는 안젤라는 그 무진장의 마력을 신성력으로, 그것도 놀라울 정도로 순수한 신성력으로 변환시키는 기가 막히는 재주를 가진 것이다. 본인이 워낙에 욕심이 없고, 또 아직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에 망정이지 자신의 능력을 백 퍼센트 활용하는 안젤라의 모습을 상상한 루시퍼는 순간 이마를 타고 흐르는 식은땀을 훔쳐낼 수밖에 없었다.


"왜 그래요 루시퍼? 갑자기 멍하니 있고. 어디 아프세요?"

"근데 본인이 저 모양이니 의미가 있어야 말아지..."

"에? 왠지 갑자기 억울하게 욕을 먹은 기분이 드는데요...혹시 속으로 제 험담했어요?"

"안 했어. 그건 그렇고 성공했나보군."

"네! 최근에 수업을 열심히 들은 덕인지 조금은 능숙해진 것 같아요."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황금빛 보호막은 어느새 사라지기라도 한 것 처럼 완전히 투명해져 밖에서 놀란 표정으로 서 있는 엘레나가 보였지만, 실제로 돔 안에 갇힌 것처럼 목소리는 울리는 것을 보니 보호막이 사라진 것 같지는 않았다.


"딱히 숨이 가빠지는 것 같지도 않으니 공기도 통하는 모양이군."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엄청난 일을 해치우는 안젤라의 모습에 혀를 차며 루시퍼는 추가적으로 보호막을 만들었다.


"자꾸 이렇게 소리가 울리는 것도 거슬리니 소리를 흡수하는 방벽을 쳤다."

"대, 대단하네요 루시퍼. 소리를 흡수하다니...어떻게 하는 건지 상상도 안 가요."

'난 니가 친 보호막이 더 이해가 안 간다.'


소리의 속성에 대해 조금만 연구를 한다면 소리를 흡수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야 간단하다. 하지만 안젤라가 행한 기적은 지금 인류의 과학력으로는 아직 해답을 찾기 힘든 영역에 속해 있었기에 속으로만 감탄을 한 루시퍼는 구두의 앞축으로 바닥을 툭툭 차며 몸을 풀었다.


"그럼 준비는 됐나?"

"주, 준비라니요? 저보고 루시퍼를 공격하라구요? 왜 그래야 하는 건데요?"

"니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 줘야 엘레나가 너를 조금은 신뢰할 거 아니냐. 기왕이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그 빌리언이란 놈에게 겁먹을 일도 없을 거 아니야?"

"이, 일리가 있는 말이기는 한데요..."


아직도 뭐가 불만인지 머뭇거리는 안젤라.


"그, 그래도 루시퍼를 공격하라니...못해요."

"하아...내가 악마를 상대로 주저하는 일은 없게 하라고 그렇게 말을 했건만. 알아먹지를 않는군."


루시퍼가 한 손으로 눈을 가리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안젤라에게 말했다.


"뭐, 좋아. 사실 니가 전력으로 이몸을 공격하는 건 기대도 안했어. 그렇다면 말이야."


루시퍼가 가리고 있던 눈을 드러내자 소름끼치는 살기와 함께 루시퍼의 몸에서 시커먼 마력의 파도가 뿜어져나왔다.


"하다못해 열심히 방어하는 모습은 보여 달라고. 까딱 잘못하다간 죽을지도 모른다."


전신의 모공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날카로운 살기에 안젤라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고, 다음 순간 루시퍼가 안젤라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헉!"


다음 순간, 손 전체를 시커먼 칼날 형상의 마기로 감싼 루시퍼의 수도가 안젤라의 뒷목을 향해 날아왔고, 안젤라는 깜짝 놀라며 황금빛 보호막을 생성해 루시퍼의 공격을 막아냈다. 굉음을 내며 황금빛 보호막을 두드린 부분의 마기가 빠른 속도로 증발하기 시작했다.


"칫...!"


보호막에 흡수되다시피 하는 속도로 사라지는 마기를 마치 손에 묻은 물을 털어버리듯 털어낸 루시퍼는 다시금 양 팔에 검은 마기를 두르고 안젤라를 감싼 작은 보호막을 엄청난 속도로 난타하기 시작했다.


마치 반투명한 천처럼 얇아 보이는 안젤라의 보호막이었지만 루시퍼의 난폭하기 그지없는 마기는 수십갈래의 번개가 지상에 내리꽂히는 소리를 내면서도 안젤라의 보호막에 약간의 흠집조차 내지 못했고, 오히려 보호막을 강타한 부분의 마기가 점점 깎여나가는 부분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돌겠군 정말."


루시퍼는 양팔에 두르고 있던 마기를 거대한 두 자루의 대검의 형상으로 변환시켜 양손에 쥐고서는 쉴 틈도 없이 안젤라를 향해 휘두르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소리는 요란하게 나는데 안젤라는 아무런 충격도 받지 않는 것처럼 겁먹은 자세 그대로 바닥에 멀쩡히 발을 붙이고 있는 상태였고, 짜증이 난 루시퍼는 더더욱 흉포한 기세로 손에 들린 거대한 대검의 크기가 무색하게 마치 깃털처럼 가벼운 것을 휘두르기라도 하는 것 같은 속도로 난무를 펼쳤다.


하지만 정말 얄미울 정도로 튼튼한 안젤라의 보호막은 루시퍼를 약올리듯이 멀쩡한 모습이었고, 오히려 한번 휘두를 때마다 오히려 대검이 조금씩 부서지며 검은 파편을 사방으로 날렸다.


"아 진짜! 더럽게 튼튼하네!"

"죄, 죄송해요오...!"

"사과하지 마!"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을 씹어뱉듯이 외친 루시퍼는 이제 손잡이밖에 남지 않은 마기를 안젤라를 향해 집어던지고는 뒤로 크게 물러났다.


"이건 어떠려나?"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오른손을 하늘로 들어올려 허공을 긁으며 아래쪽으로 휘둘렀고, 그러자 허공에 떠있던 마기의 파편들이 일제히 쐐기 모양으로 변하며 사방팔방에서 안젤라를 향해 날아들었다.


"으앗!"


그러자 루시퍼를 향한 방향으로만 보호막을 전개하고 있던 안젤라가 보호막을 달걀 형태로 변형시키며 몸을 웅크렸고, 마기의 쐐기들은 안젤라를 고슴도치로 만들어버릴 듯한 기세로 안젤라에게 쇄도했다.


화살은 커녕 발리스타를 연상케 하는 기세로 날아간 쐐기가 비처럼 안제라를 향해 쏟아졌고, 안젤라는 어느새 검은 마기에 완전히 둘러싸여 있었다.


"...실패인가."


루시퍼에게는 유감스럽게도 보호막에 꽂힌 쐐기는 하나도 없고 하나같이 벽에다가 전력을 다해 집어던진 찰흙처럼 납작해진 채로 안젤라의 신성력에 녹아 황금빛 가루가 되어 사라져버렸고, 검은 마기에 둘러쌓여있던 안젤라의 보호막은 순식간에 본래의 색을 되찾았다.


"위, 위험하잖아요!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요!"

"하나도 안 위험해 보이는데. 그게 어딜 봐서 위험한 상황이냐?"


오히려 순식간에 대량의 마기를 뽑아낸 루시퍼 쪽이 위험한 상황으로 보일 정도로 안젤라는 털끝하나 다치지 않은 모습이었다. 좀 놀라기는 했지만.


작가의말

엌ㅋㅋㅋㅋ 안젤라노 보호막와 튼튼데스넼ㅋㅋㅋㅋㅋㅋ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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