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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857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1.20 20:00
조회
42
추천
4
글자
10쪽

42화

DUMMY

마기로 뒤덮인 데스 나이트들의 검이 루시퍼의 사방위를 점하며 날아들었지만 물론 루시퍼는 얌전히 서서 맞아줄 생각은 없었다.


"흡!"


루시퍼는 양 손에 하나씩 바람의 칼날을 생성시켜 데스 나이트들에게 날렸고, 정확히 목을 향해 날아오는 바람의 칼날에 듀라한이 되기는 싫었던 데스 나이트 둘은 어쩔 수 없이 날아오는 칼날을 막아야만 했고, 두 방향에서 날아오는 검격 정도는 가볍게 피해낼 자신이 있었던 루시퍼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검격을 회피했다.


생전의 정교한 검격 대신에 난폭하기 그지없는 동작으로 파괴 본능에 것을 내맡기는 검술을 펼치는 데스 나이트들이었기에, 궤적을 쉽게 읽을 수 없는 대신에 특정 방향으로 공격을 유도하기는 쉬웠다.


"맞으면 위험하겠지만, 안 맞으면 그만이지."


난폭하게 휘두르는 검들을 마력의 건틀릿으로 슬쩍슬쩍 비껴내는 루시퍼는 재주도 좋게 데스 나이트들의 검이 서로를 향하게 만들었고, 서로의 검이 몸을 찌르는 것에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데스 나이트들은 화가 난 듯이 네 방향에서 루시퍼를 난자하기 위해 검을 휘둘렀다.


"좋아좋아, 아주 제대로 예상대로 움직여주는군."


검격을 흘리면서도 쉴새없이 주문을 읊으며 뭔가 준비하고 있었던 루시퍼는 데스 나이트들을 보고 씨익 웃었다.


"그래비티 바인드."


어지간한 주문들은 대부분 무영창으로 발동시킬 수 있는 루시퍼가 정성껏 캐스팅까지 해가며 준비한 마법은 그래비티 바인드. 시전자의 주위에 초고도의 중력을 발생시켜 적들을 짓누르는 고위의 마법이었다. 적용되는 범위가 좁기에 본디 원거리전의 전문가인 마법사에게 근접 전투를 강요하는 비상식적인 주문이었지만 루시퍼가 일부러 데스 나이트들이 루시퍼의 주변에 다가오게 유도했기에 지금은 아주 효율 좋은 마법으로 작용했다.


"하하하하. 꼴 좋군. 다구리는 즐거웠냐?"


자기가 한꺼번에 덤비라고 도발을 해 놓고서는 일제히 공격한 것에 트집을 잡는 루시퍼는 강한 중력에 의해 간신히 서있는 것이 고작인 데스 나이트들에게 슬그머니 접근했다.


"벌 받을 시간이야."


루시퍼는 양 주먹을 깍지를 끼고 루시퍼가 지척까지 접근을 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데스 나이트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고, 중력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마력을 강화된 강렬한 딱밤을 맞게 된 데스 나이트는 더 이상 중력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작은 크레이터를 만들며 고꾸라졌다.


투구와 함께 정수리 부분의 해골이 완전히 박살난 데스 나이트는 검은 연기가 되어 소멸했고, 분명 공포를 모를 터인 데스 나이트들은 왠지 모르게 겁먹은 듯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못박힌 듯 서있을 뿐이었다.


"속이 다 시원~하네. 자, 그럼 이제 네놈들은 어떻게 가지고 놀아줄까?"


분명 지금은 인간일진대 그야말로 악마같은 미소를 지으며 데스 나이트들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루시퍼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때,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진 의외의 인물이 행동을 개시했다.


"에, 엣?"


그것은 처음에 나섰다가 루시퍼에게 일방적으로 얻어터진 데스 나이트. 어느 샌가 기력을 회복하고는 죽은 척 하며 기회를 엿보던 그 데스 나이트가 루시퍼의 시선이 딴 데 팔린 사이에 안젤라에게 달려든 것이다.


데스 나이트의 눈구멍은 비었지만 네크로맨서들만이 알 모종의 이유로 데스 나이트에게는 시각이 존재했고, 그 좋은 시력으로 네 기의 데스 나이트가 한꺼번에 덤벼도 루시퍼를 당해내지 못하는 것을 지켜본 데스 나이트가 비교적 만만해 보이는 안젤라에게 달려든 것은 나름대로 현명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말이다.


"시, 싫어욧!"


안젤라는 급하게 신성력을 끌어올려 둥근 방벽을 만들어 달려드는 데스 나이트에게 날려보냈고, 둥근 방벽은 달려드는 데스 나이트에게 그대로 적중했다.


신성력의 방벽은 데스 나이트를 빠른 속도로 밀어내며 동시에 불태웠고, 데스 나이트는 끔찍한 괴성을 지르며 방벽에 달라붙은 채로 빠르게 벽을 향해 날아갔고, 방벽이 벽에 부딪히는 순간 데스 나이트는 검은 연기조차 남기지 못하고 완전히 불타 사라져버렸다.


"까, 깜짝 놀랐네요."


안젤라는 이마를 훔치며 말했고, 그 모습 루시퍼와 데스 나이트들은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니네 저거에 맞고 죽을래 아님 그냥 나한테 죽을래?"


왠지 모르게 힘이 빠진 루시퍼의 말에 데스 나이트들은 루시퍼와 안젤라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루시퍼를 바라보며 힘겹게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음, 그게...뭐시냐. 왠지 미안하다?"


무려 대악마가 사과를 하게 만드는 놀라운 위업을 달성한 안젤라였지만 유감스럽게도 본인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어쨌든 남은 세 기의 데스 나이트들을 모조리 소멸시킨 루시퍼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야, 오랜만의 운동은 상쾌하군."

"약해졌다면서 엄청 강하시네요? 악마님."

"응? 뭐, 뭐...그렇지."


아까랑 비슷한 질문을 받았음에도 방금 불쌍한 데스 나이트가 날아간 곳을 보며 어정쩡한 대답을 하는 루시퍼였다. 아무리 뻔뻔한 그로서도 방금의 광경을 보면서 자뻑을 하기는 힘든 모양이었다.


"크흠. 아무튼, 앞을 막는 장애물들은 해치웠으니 이제 보물상자를 확인할 시간이야. 뭐가 있는지 한 번 가 보자고."


말 그대로 썩어도 최상급 소환수인 데스 나이트를 다섯 기씩이나 배치해가며 감춰놓은 뭔가를 확인할 생각에 루시퍼는 들떠서 발걸음을 옮겼고, 안젤라도 그런 루시퍼의 뒤를 종종걸음으로 따라갔다.


본래대로라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어둠 속을 루시퍼가 띄워놓은 빛의 구체에만 의지하며 한참을 걸어가던 루시퍼가 불현듯 발걸음을 멈췄다.


"뭔가 보이나요 악마님?"

"바닥에 이거. 뭐라고 생각하냐?"


루시퍼가 그렇게 말하며 빛의 구체를 바닥 쪽으로 이동시켰고, 안젤라는 거무죽죽한 얼룩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글쎄요? 이게 대체 뭘까요?"

"내가 볼땐 핏자국이 말라붙은 거 같은데."

"피, 핏자국이요?"


약간 무서워진 안젤라는 루시퍼의 옷자락을 붙잡고 그에게 달라붙었다.


"제법 오래전에 흘린 피가 말라붙은거 같은데. 이거, 엄청나게 많은 피가 흘렀나보군."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빛의 구체를 앞으로 보냈고, 그야말로 피의 강이라는 말이 어울릴 수준의 혈흔이 바닥에 퍼져 있었다.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루시퍼는 중얼거리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고, 안젤라도 겁먹은 표정으로 루시퍼의 뒤를 따랐다.


"잠깐만, 뭐가 들리는데."


루시퍼의 말에 안젤라고 청각에 귀를 기울였다. 안젤라가 귀를 기울이자, 뭔가 바람 소리 같은 것과 함께 그르릉거리는 소리가 함께 들리기 시작했다.


"이건...동물이 숨쉬는 소리 아닌가요?"

"내 귀에도 그렇게 들리는군."


둘은 잠시 시선을 교환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앞을 향해 이동했고, 드디어 숨소리의 정체를 찾아낼 수 있었다.


"너, 너무하네요...이건."

"음, 저 상태로 살아 있다는 게 용한데."


그들이 발견한 것은 거대한 사자의 형상을 하고 있는 짐승이었다. 사자의 갈기는 피에 완전히 젖어 딱딱해진 상태였으며 본디 백색이었을 아름다운 털은 피와 먼지로 더럽혀져 있었고, 그럼에도 은은한 백색의 광채가 아주 희미하게나마 주변을 밝히며 신성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다리에 박혀있는 거대한 네 개의 대못과, 사자의 온 몸을 속박하고 있는 쇠사슬이었다.


-누가...온건가.


사자는 입을 움직이지도 않았거만, 머리속에서 울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그러는 네놈은 신수가 맞나?"

-대답하지 않겠다.

"뭐, 뭐?"


루시퍼는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반문했고, 고통 때문인지 괴로워보이는 목소리가 대답했다.


-눈을 파괴당하고, 대부분의 감각을 봉인당했기에 내 앞에 서있는 네놈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후각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코가 떨어져나갈 듯한 죄업의 악취가 느껴지는구나. 더 이상 네놈과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니 썩 사라져라.

"허...그 꼬라지로 아주 잘나셨군 그래?"


대놓고 면박을 당한 루시퍼가 떨리는 목소리로 팔을 걷어붙히고 앞으로 나서려 했지만 안젤라의 만류에 의해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 그만두세요 악마님. 아프신 분이잖아요."

-이 목소리는...누구지? 방금 말한 자는 누구인가?

"저, 저요?"

-이 목소리는 역시...셀린? 셀린인가? 당신이 어떻게?


신수로 추정되는 목소리는 안젤라의 목소리를 셀린이라는 사람과 오해한 듯이 당황한 어조로 말했다.


"저, 저는 안젤라라고 해요. 찾으시는 분이 아니어서 죄송해요."

-그런, 가. 하긴, 셀린은 이미 천 년 전에 신의 곁으로 돌아갔지. 이런 상황에 처해 있으니 이성은 녹이 슬고, 허황된 생각만이 가득해지는구나.

"치, 치료해 드릴게요!"

-치료? 나를 말인가?

"네, 네! 이래 뵈도 신성력...을 다룰 줄 알아요. 지금 바로...!"


안젤라는 그렇게 말하며 신성력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목소리가 그녀를 말렸다.


-의미 없는 일이다. 이몸의 생명은 한참 전에 모두 사그라들었다. 지금은 그저 비열한 술수에 의해 영이 죽지도 못하는 육신에 붙들려있는 것일 뿐.

"그, 그런...!"

-이 나의 목숨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다. 나의 육을 속박하는 이 저주받은 쇠사슬들을 제거하면, 육신은 바스라지고, 그 재 속에서 나는 다시 태어날 것이니.


듣자하니 역시 묶여있는 사자는 신수가 맞는 듯 했다. 신수는 죽게 되면 다시 태어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눈앞의 사자도 모종의 이유로 죽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죽게 된다면 환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모양이었다.


"그, 그럼 지금 바로..."

-후후후후, 너는 신기하구나. 방금 전의 죄 많은 자와는 달리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나를 해방시키려는 건가?

"죄 많은 자라 미안하게 됐네."


초면에 욕을 먹은 일에 꽁해있던 루시퍼가 한마디 했지만 신수는 그 말을 무시하고 안젤라의 대답을 기다렸다.


작가의말

그아아앗. 다들 건강하세요. 아프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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