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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829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1.29 20:00
조회
37
추천
3
글자
10쪽

52화

DUMMY

루시퍼의 난입으로 인해 당장의 시비는 흐지부지되며 끝나버렸고, 그렇게 점심시간은 무사히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으...깜짝 놀랐어."

"엘레나. 정말로 괜찮겠어요? 지금 이대로 상황을 방치하면 빌리언군은 앞으로도 계속 엘레나를 괴롭힐 거에요."


안젤라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엘레나에게 말했지만 엘레나는 미안하다는 듯이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하, 하지만...빌리언은 왕족이고, 또 괜히 빌리언을 건드렸다가 사태가 더 심해지면 어떡해?"

"그럴 수도 있지만...그런 방식으로는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잖아요."

"더 나빠지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혹시라도 가문에 피해가 가는 상황이 된다면 나는..."


엘레나는 말을 채 끝맺지도 못하고 다시 울먹거리기 시작했고, 안젤라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엘레나의 생각은 잘 알겠어요. 그런데 엘레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뭐, 뭐를?"

"만약에, 정말 만약에 빌리언군과 완전히 똑같은 조건으로 마법 결투를 한다면 어떨 것 같아요?"


마법 결투. 본래 마법사들끼리의 갈등은 거대한 재앙을 불러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에, 국가에서 지정한 마법사들 간의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수단이다. 마법 결투란, 마법사 간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국가의 공인을 받은 정식 마법사의 참관 하에 아티팩트나 마도구의 보조 없이 오로지 자신의 마법으로만 결투를 하여 승부를 가리는 것을 말했는데, 실질적으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 제도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싸움이라는 것은 언제 어느 때 갑자기 일어날지 알 수가 없는 것인데, 감정이 격앙될 대로 격앙된 순간에 냉정하게 여기서는 시간을 들여 국가 공인의 마법사를 불러서 자리를 피한 다음에 승부를 내자!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에, 에에? 빌리언과? 하, 하지만 나는 마력량도 적고..."

"완전히 똑같은 조건이에요. 가정이지만, 마력량이 완전히 똑같아지는 조건에서 싸운다던가?"

"그,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빌리언은 왕족인걸. 나랑은 태생부터 마력량이 월등히 차이가 난다구."


엘레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잠시 머릿속으로 그런 광경을 상상해보고는 입을 열었다.


"그, 그래도 그런 상황이 정말로 있으면 속은 시원하겠네."

"...이길 자신이 있다는 거에요?"

"응? 그거야 막상 닥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그래도 마력량이 좀 더 많다면 할 수 있는 일이 엄청나게 많거든. 솔직히 빌리언군의 마법 결투를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빌리언군의 방식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방식 일변도라 대응하기가 쉬워 보였어."

"음...알겠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보는 거야?"

"후훗. 비밀이에요."


안젤라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


"젠장!"


따르던 추종자들을 모조리 떨궈내고 혼자 남은 빌리언은 분통을 터뜨리며 학교 뒤편의 정원 벽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아까 그건 뭐였지? 그 검은머리 자식은 대체 정체가 뭐야?"


분개하는 빌리언의 심정에 반응하여 그의 마력이 끓어오르기 시작했고, 빌리언의 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며 그의 주먹이 닿아있는 벽은 시뻘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 내가, 형님도 아닌 다른 사람에게, 그것도 학생 따위한테 쫄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빌리언은 어지간히도 루시퍼의 앞에서 물러난 것이 분한지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저, 저기...빌리언 왕자님?"


간신히 분을 삭이고 있던 빌리언에게 그를 따라다니는 추종자 중 한명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다가왔고, 빌리언은 고개를 홱 돌리며 말했다.


"뭐야? 내가 분명히 혼자 있겠다고 했을 텐데? 귀가 먹기라도 한 건가? 아니면 너도 날 무시하는 거냐?"


그렇게 말하는 그의 적발의 붉은빛은 실제로 타오르기라도 하듯이 아지랑이를 피워올리며 선명해졌다.


"아, 아닙니다! 누가 감히 빌리언 왕자님을 무시하겠습니까! 그, 찾는 사람이 있어서..."

"날 찾는다고? 누가?"

"같은 반의 안젤라양입니다."

"안젤라? 우리 반에 그런 이름을 가진 놈이 있었나?"


안젤라의 이름은 물어볼 생각도 없이 내내 시종이라고 부른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그...금발 긴 생머리에 메이드복을 입은 여학생입니다."

"아. 그 당돌한 시종? 그런데 말이야."


빌리언이 갑자기 겁먹은 표정으로 서있던 추종자의 목을 틀어잡고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크, 커헉...!"

"시종 따위가 날 찾는다고 이몸이 직접 움직여야되나? 그런 당연한 사실도 몰라?"

"요, 용서를..."

"흥!"


빌리언은 성질을 내며 추종자의 목을 틀어쥐고 있던 손을 놓아버렸고, 간신히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된 추종자는 목을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진 채 켁켁거렸다.


"그년에게 전해. 용건이 있으면 내가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오라고."


처음에는 굳이 만나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 그였지만, 그런 일이 있었던 직후에 찾아온 용건이 뭔지 궁금해진 빌리언이었기에 일단은 안젤라를 만나볼 생각이었다.


"네, 넵!"


추종자는 헐레벌떡 빌리언의 말을 전달하기 위해 달려갔고, 잠시 후에 엘레나도, 루시퍼도 대동하지 않은 안젤라가 비장한 표정으로 빌리언이 있는 정원으로 걸어들어왔다.


그리고 정원의 벤치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던 빌리언이 과장된 태도로 팔을 쫙하고 벌리며 입꼬리를 비틀며 말했다.


"모시는 주인은 어디로 가고 혼자서 쫄래쫄래 돌아다니고 있나? 혹시 이몸의 수발이라도 들러 온 건가?"

"유감이지만 당신을 섬기거나 할 생각은 없네요. 한 가지 제안할 게 있어서 왔어요?"

"제안? 하! 건방지기 짝이 없군. 하찮은 시종 따위가 일국의 왕자에게 제안이라? 좀 심하게 주제넘은 행위라고는 생각하지 않나?"

"생각하지 않습니다."


안젤라의 말에 빌리언이 꼬았던 다리로 바닥에 진각을 밟았고, 그러자 작은 화염의 파도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건방 떨지마라 천한년이. 지금껏 다들 오냐오냐해주니 왕족이 우스워보이나?"

"..."

"내가 여기서 당장 네년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린다고 해도 나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아. 학교? 이까짓 곳 언제든지 관둬도 상관없어. 너 따위와 이몸은 목숨의 가치가 달라. 그야말로 하늘과 땅 사이의 간격만큼이나 차이가 크단 말이지."

"...여기서 신분에 대한 입씨름을 할 생각은 없어요. 우선 제가 할 제안을 들어보시고 생각을 해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안젤라는 노골적인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빌리언은 그 태도가 심히 거슬렸지만 무슨 말을 할 것인지 궁금한 것도 사실이었기에 다시 벤치에 털퍼덕 주저앉아 턱을 치켜세웠다.


"지껄여봐."

"저와, 한 가지 내기를 하지 않겠어요?"

"내기? 그게 무슨 개소리지?"

"그 내기에서 제가 이기면, 엘레나를 향한 모욕을 그만두고, 정식으로 사과를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흥. 꿈도 가상하군. 그래. 그딴 어처구니없는 조건을 내걸 정도면 네놈이 짊어질 리스크 또한 그에 상응한 것이겠지? 말해봐라. 내가 그 내기에서 이기면 네놈은 어떻게 할 거지?"

"...당신이 이긴다면, 당신의 말대로 저를 시종으로 마음대로 부려도 좋습니다."

"후, 후후후...후하하하하핫!"


안젤라의 말에 빌리언이 눈을 가리고는 미친듯이 웃어제끼기 시작했다.


"후하하하핫! 이거 가관이군! 섬기던 주인에게 질리기라도 했나? 나라면 그런 복잡한 과정 없이 바로 주인이 되어줄수도 있는데 말이야?"

"그런 생각 없습니다. 저는, 내기에 최선을 다할 거에요."


비장한 표정으로 말하는 안젤라의 모습에 빌리언이 웃음을 뚝 그치고는 말했다.


"내기, 내기라? 대체 이몸과 어떤 걸로 내기를 할 생각이지? 주사위라도 굴릴 생각인가?"

"그런 게 아닙니다. 저는, 마법 결투를 제안할 생각이에요."

"마법, 결투? 네놈이? 나랑?"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 튀어나오자 빌리언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고, 안젤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이어이, 너무 허황된 농담은 농담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지껄여야 조금이라도 그럴 듯 할 거 아니냐."

"..."

"진심으로 이몸과 마법 결투를 해서 이길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네년 따위가?"

"...겨루는 건 제가 아니에요. 저는 마력이 없는걸요."

"네가, 아니다? 그럼 설마."


조금 전까지도 루시퍼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던 빌리언은 자연스럽게 안젤라와 함께 다니는 모습을 보여준 루시퍼를 떠올리고는, 자기도 모르게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마법 결투에 임하는 것은, 엘레나양입니다."

"뭐, 뭐라고?"


안젤라의 입에서 나온 어처구니가 없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얼빠진 듯한 목소리를 내고 만 빌리언이었다.


"너 머리가 돌아버리기라도 한거냐? 누구랑 누굴 싸움붙인다고?"

"싸움이 아니라 마법 결투입니다."

"그게 그거지. 그런데 진심이냐? 진심으로 그 고블린이랑 나 사이에 결투가 성립이라도 할 거라고 생각하는거냐?"

"...물론, 아무 대책도 세워두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지껄여봐라. 허황된 이야기도 이쯤 되니까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하는군."

"제게 마력은 없지만, 신성력은 조금 다룰 줄 압니다. 저는 엘레나가 결투에 임하기 전에, 단 하나의 축복을 걸어줄 생각입니다. 그것으로 엘레나는, 당신과 동등하게 겨룰 수 있겠지요."

"소위 말하는 버프라는건가. 마법 결투의 규정에는 위배되지만..."


솔직히 말해서, 교단에 있는 사제들을 전부 끌고 와서 있는 버프를 전부 엘레나에게 때려박아도 그가 엘레나에게 패배하는 모습은 도저히 상상이 되지를 않았다. 그만큼 엘레나와 그 사이에 있는 마력량의 격차는 압도적인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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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이 10개씩 쌓일 때마다 연참을 하기로 한 생각은 제법 좋은 생각같으니 그대로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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