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798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1.23 15:46
조회
47
추천
4
글자
10쪽

45화

DUMMY

"앗. 안젤라. 좋은 아침."


오늘도 아침 일찍 등교한 안젤라를 반갑게 맞아주는 엘레나였다. 그런데 뭔가 죄라도 지은 사람마냥 쭈뼛거리는 안젤라의 태도가 이상했던지 엘레나가 고개를 갸웃하며 질문했다.


"그런데 왜 그래 안젤라? 어디 아파?"

"그, 그게...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나요?"

"어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말하는 엘레나의 태도에 안젤라가 충격을 먹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으...역시 엘레나 같은 모범생은 전학 삼일째부터 결석하는 저같은 학생과는 상종하기 싫은 거로군요."


눈물을 글썽거리는 안젤라를 보며 엘레나가 허둥대며 말했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안젤라? 어제는 개교 기념일이었잖아?"

"...네?"

"모, 몰랐어? 개교 기념일은 학교에 안 와도 되는 날이야."


엘레나의 말에 글썽거리던 안젤라의 안색이 순식간에 환해졌다. 개교 기념일이라는 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원래 학교가 쉬는 날이었다니 안젤라의 걱정의 원천이 사라진 것이었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지, 진짜로 무슨 일 있었어?"


-----


그렇게 등교할 때와는 달리 편안한 안색으로 안젤라는 교실 청소를 마치고 자기 자리에 앉아 아침 조회를 기다렸고, 다른 학생들도 등교하기 시작했다.


"루, 루시퍼군!"

"꺄악! 여기를 보셨어!"

"네가 아니라 날 보신거야!"


이 와중에 조회가 시작되기 정확히 1분 전에 등교한 루시퍼는 여학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교실에 들어섰다. 조회가 시작하기 직전에 등교하는 것이 불성실한 것인지 아니면 어쨌든 지각은 아니니 성실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에...오늘 하루도 좋은 아침입니다."


그리고 루시퍼의 뒤를 따라오기라도 한 것 마냥 루시퍼의 뒤를 이어 갈루에 선생이 교실로 들어왔다. 그러자 루시퍼의 주변에 벌떼처럼 몰려있던 여학생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여학생들을 피해 잠깐 피신해있던 안젤라와 엘레나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갈루에 선생은 평소와 같은 언사로 조회를 시작했고, 오늘도 별다른 일은 없이 늘 하는 마무리 인사로 끝맺음을 하려는 순간, 교실의 문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시죠?"


갈루에 선생이 말을 걸었지만 교실 문을 두드리고 있는 존재는 말이 없었고, 갈루에 선생은 별 수 없이 한숨을 내쉬며 직접 교실 문을 열었다.


"누구...응?"


그러나 희안하게도 문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갈루에 선생이 문을 열기 바로 직전까지도 쿵쿵거리는 소리가 울렸었는데 말이다.


잠시 머리를 긁적이던 갈루에 선생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고, 갈루에 선생은 뜻밖의 물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이건..."


갈루에 선생은 발치에 있던 물체를 집어들었고, 안젤라와 루시퍼는 거의 동시에 책상을 내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

"...무슨 일인가요? 안젤라양? 루시퍼군?"

"그, 그, 그, 그거..."

"안젤라. 일단은 말을 아껴라. 나중에 따로 선생에게 찾아가자고."


패닉에 빠져 어버버거리기만 하던 안젤라와는 달리, 꽤나 놀라기는 했지만 금새 침착함을 되찾은 루시퍼가 안젤라의 귓가에 속삭이듯이 말했고, 이에 안젤라는 다시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음. 알겠습니다. 조회는 여기까지 하죠. 그럼 전 이만."


어째선지 평소에 늘 하던 그 마무리 인사가 아니라 왠지 모르게 급한 마무리를 짓고 갈루에 선생은 조회를 올때 가지고 왔던 교과서조차 챙기지 않고 발치에 있던 물체를 들고서는 어딘가로 가버렸다.


"저, 저거...그거 맞죠?"

"아무리 봐도 그거군."


어째선지 안젤라의 교실 문을 두드린 물체는 바로 신수의 알이었다. 분명히 안젤라가 숙소에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담요 위에 고이 모셔져 있던 알이 대체 어떻게, 왜 이곳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괘, 괘, 괜찮을까요?"

"...모르겠군. 저 선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읽을 수가 없으니 저걸 어떻게 처리할지 예측조차 안되는군."


늘상 졸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으로 의도치 않은 포커 페이스를 항상 유지하고 있는 갈루에 선생의 감정이나 생각을 읽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일단 바로 따라가자. 조회는 끝났으니 바로 이동하면 되겠지."

"네, 네!"

"저, 저기...아까부터 무슨 얘기 하는거야?"


갈루에 선생이 무슨 공 같은 것을 집어든 뒤부터 심각한 표정으로 속닥거리던 둘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엘레나가 물었다.


"그...아, 아무것도 아니야! 오늘 1교시는 화학공학이지? 나랑 루시퍼는 조금 있다가 따라갈테니 엘레나는 먼저 가 있어!"


안젤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벌떡 일어나 진작에 교실 밖으로 뛰쳐나간 루시퍼를 따라 헐레벌떡 뛰어갔고,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엘레나는 버려진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짓고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루, 루시퍼? 어디에요?"

"이쪽이다! 빨리 와!"


루시퍼는 마침 코너를 돌고 있는 갈루에 선생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교실에서 나온 안젤라에게 손짓을 했고, 안젤라가 허겁지겁 달려오자 아예 안젤라의 손목을 붙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루, 루시퍼!?"

"이 편이 빨라. 제길. 사람은 더럽게 많아가지고!"


조회가 끝나고, 각자의 수업을 향해 이동하는 학생들이 슬슬 교실 밖으로 나오는 시간이었으므로, 쏟아지는 인파에 잠깐이라도 시선을 뗐다가는 갈루에 선생을 놓칠 판이었다.


"넘어지지 말고 잘 따라오라고."

"네, 네...!"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고는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고, 루시퍼보다 보폭이 좁은데다 평소보다 빨리 걷는 루시퍼를 안젤라는 거의 뛰다시피해서 간신히 따라가기 시작했다.


갈루에 선생은 어찌된 영문인지 교무실로 가지 않고 한참을 걸어 인적이 거의 없는 복도까지 이동했고, 잘 사용하지 않는 창고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창고 쪽이군. 따라가자."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갈루에 선생이 닫은 문을 발로 차서 열고 들어갔고, 신수의 알을 들고 서있는 갈루에 선생과 마주할 수 있었다.


"안젤라양과 루시피군이로군요. 수업은 어떻게 하고 이곳까지 온겁니까?"

"하아, 하아...그, 그게 말이죠."


제법 되는 거리를 루시퍼에게 붙들린 채로 뛰다시피 하며 이동한 안젤라는 거친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을 꺼내려 했지만 루시퍼가 선수를 쳤다.


"손에 들고 있는 그거. 얘 건데 말이야."


루시퍼가 엄지손가락으로 옆에서 헥헥대는 안젤라를 가리키며 말했고, 갈루에 선생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안젤라 양이 말입니까? 이거 의외군요."

"의외? 뭐가 말이지?"

"그도 그럴 것이, 이거. 신수의 알이 아닙니까? 대체 이걸 어디서, 어떻게 손에 넣은 겁니까? 안젤라양은."


갈루에 선생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한 말에, 루시퍼는 경계하는 표정으로 마력을 돌리기 시작했고, 안젤라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뒤물었다.


"어, 어떻게 알았어요? 그게 신수님의 알이라는 걸요?"


부정 한마디 없이 바로 물어보는 안젤라의 모습에 루시퍼는 미간을 잡고 고개를 저었고, 갈루에 선생은 여전히 표정의 변화 없이 말했다.


"음, 뭐라고 해야 하나. 전에 본 기억이 있어서 말이죠."

"그, 그런가요?"


누가 봐도 대충 둘러대는 듯한 말에 안젤라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갈루에 선생에게는 유감스럽게도 루시퍼는 안젤라처럼 만만하지 않았다.


"전대 신수는 햇수로만 백년이 넘게 생존했다. 그리고 전대 신수는 사자였지. 그런데 신수의 알을 본 적이 있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루시퍼의 말에 갈루에 선생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책에서 봤었다는 말입니다."

"신수에 관해 기록된 서적 중에 알 모습이 기록된 건 없어. 최소 천 년 안에는 한번도 관측된 적이 없으니까."


갈루에 선생의 변명을 하나하나 논파해낸 루시퍼가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다시 한발짝 나서며 말했다.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너 이 새끼. 대체 정체가 뭐냐? 어떻게 알만 보고 신수의 알이라는 걸 눈치챈거지?"

"...선생님께 보통 입이 험한게 아니군요. 루시퍼군."

"그럼 수상한 짓거리를 하지 말았어야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안젤라가 우선 둘의 사이를 막아서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자, 잠깐만요. 우선 진정해주세요. 가능하면 대화로 해결하죠."

"동감입니다. 폭력은 좋지 않아요."


루시퍼는 능청스러운 태도로 말하는 갈루에 선생을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노려보는 루시퍼였지만 신수의 알을 갈루에 선생이 들고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공격하기도 힘든 상황이었기에 우선 다시 한걸음 물러나며 거리를 뒀다.


"개수작부릴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조금이라도 수상한 짓거리를 했다간..."


루시퍼는 오른손 위에 바람의 칼날을 날아다니게 하는 것으로 그 다음에 이어질 말을 대신했고, 안젤라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우...그런데 정말 어떻게 된 거에요 갈루에 선생님?"

"이야~루시퍼군은 마법에 소질이 있네요. 그렇게나 능숙한 무언 마법이라니."

"말 돌리지 마라."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손 위에서 회전하고있던 바람의 칼날 중 하나를 갈루에 선생의 얼굴을 향해 날렸고,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날아간 바람의 칼날은 갈루에 선생의 볼을 살짝 베며 스쳐지나갔다.


"루, 루시퍼!"

"어이쿠 살벌해라."


정작 당한 본인인 갈루에 선생은 여전히 침착했지만 오히려 안젤라가 더 놀라서 펄쩍 뛰며 루시퍼의 앞을 막아섰다.


"비켜. 안 보인다. 그리고 수상쩍은 놈한테 등을 보이지 말라고."

"아, 아직 적이라고 단정된 것도 아니잖아요."

"일단 제압해 놓고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그, 그렇지만!"


작가의말

수-상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8 68화 21.02.13 31 1 9쪽
67 67화 21.02.12 36 2 10쪽
66 66화 21.02.11 30 2 10쪽
65 65화 21.02.10 35 2 10쪽
64 64화 +2 21.02.09 37 2 10쪽
63 63화 21.02.09 29 2 10쪽
62 62화 +1 21.02.08 33 2 10쪽
61 61화 21.02.07 29 1 10쪽
60 60화 21.02.06 35 2 11쪽
59 59화 +2 21.02.05 34 2 10쪽
58 58화 +1 21.02.04 37 2 11쪽
57 57화 21.02.03 36 3 10쪽
56 56화 21.02.02 38 2 10쪽
55 55화 +2 21.02.01 44 2 10쪽
54 54화 +1 21.01.31 42 3 10쪽
53 53화 +1 21.01.30 44 3 10쪽
52 52화 21.01.29 37 3 10쪽
51 51화 21.01.28 39 3 11쪽
50 50화 21.01.28 36 3 10쪽
49 49화 +1 21.01.27 38 3 10쪽
48 48화 21.01.26 43 2 10쪽
47 47화 21.01.25 41 4 10쪽
46 46화 21.01.24 47 4 10쪽
» 45화 21.01.23 48 4 10쪽
44 44화 21.01.22 40 3 10쪽
43 43화 +1 21.01.21 44 4 10쪽
42 42화 +1 21.01.20 42 4 10쪽
41 41화 21.01.19 47 3 10쪽
40 40화 21.01.18 46 3 9쪽
39 39화 21.01.17 47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