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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804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1.19 20:00
조회
47
추천
3
글자
10쪽

41화

DUMMY

"자. 열렸다. 들어가지."

"네, 네에..."


루시퍼가 강제로 벌린 구멍으로 루시퍼와 안젤라가 들어갔고, 구멍의 안은 안젤라와 루시퍼 둘 다 일어서도 천장에 머리가 닿지 않을만큼 넓었다.


"흠."


바깥에서 들어오는 빛만으로는 조금만 걸어도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것 같았기에 루시퍼는 빛나는 구체를 띄워 머리 주변에서 둥둥 떠다니게 만들었다. 루시퍼가 띄운 빛의 구체로 인해 드러난 벽 안쪽의 통로는 트롤은 무리고 오우거 정도라면 어떻게든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게 만들어진 통로였다.


"제법 긴 통로군. 경사가 아래로 향하고 있는 것이 지하로 통하는 것 같은데."


루시퍼가 부순 벽의 뒤쪽에는 원래 원만한 경사의 언덕밖에 없었기에 지하로 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기는 했다.


"뭐, 뭔가 떨리네요.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새로운 모험의 예감에 안젤라는 두근거림을 느꼈지만 루시퍼는 별 관심 없다는 태도로 성큼성큼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앗. 같이 가요."


안젤라는 그런 루시퍼를 종종걸음으로 따라갔고, 아래쪽으로 한참을 내려간 끝에 거대한 공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음. 이상하군. 이 정도로 넓은 공동이 아래에 떡하니 있는데 지반이 안정되어 있다는 것은 이상한데...누군가 마법적인 처리를 해 뒀나보군."

"정말 넓네요."


루시퍼가 띄운 빛의 구체로도 다 밝히지 못할 만큼 넓은 공동의 저편에서는 시커먼 암흑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애초에 우리가 지나온 통로 자체가 자연적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는 위치에, 지나치게 넓은 크기로 만들어져 있었던 이상 이 공동도 누군가가 파둔 것이라고 보면 되겠지. 그건 그렇고, 확실히 안쪽으로 들어오니 기분나쁜 신성력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데...신수가 근처에 있기는 한가보군."

"뭔가 신수님은 좀 더 그, 뭐라고 해야 하나. 성역 같은 곳에 살 것만 같은 이미지인데 말이죠."


안젤라가 중얼거린 말에 루시퍼가 대답했다.


"확실히 그 말대로다. 신수는 그 거처를 고르는 데도 까다롭기 짝이 없어서 자연적인 마나가 가득한 곳이나, 신성력이 충만한 곳을 선호하는데 여긴 그 둘 중 어디에도 해당이 되지 않는군."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고, 안젤라도 그 뒤를 따랐다.


잠시 둘이 걷고 있자, 무언가 밟은 것 같은 기분이 든 안젤라가 아래를 쳐다보며 말했다.


"어? 뭐, 뭔가 밟은 것 같은데..."

"뭐라고?"


그 때, 사방에서 보랏빛의 광채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뭐, 뭐죠!?"

"함정이군. 왜 없나 했다."


보랏빛으로 빛나는 것은 복잡한 문양의 마법진이었고, 빛나는 마법진에서 무언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흠, 데스 나이트인가. 이 공동을 만든 놈들 중에는 제법 실력 좋은 네크로맨서가 있는 모양이야."


안젤라는 루시퍼에게 찰싹 달라붙어 떨기 시작했고, 루시퍼는 사방을 경계하며 마력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에 마법진의 빛은 사라졌고, 안젤라와 루시퍼의 주위에는 검은 마기를 피워올리는 갑주를 걸친 다섯 기의 데스 나이트가 살벌한 기세로 서 있었다.


"함정 따위에 데스 나이트라. 어지간히도 보여주기 싫은 걸 숨겨놓은 모양이군. 아니면 데스 나이트 따위는 전력으로 보지도 않을 정도로 큰 세력의 짓이거나."


데스 나이트 따위라는 말에 열을 받은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데스 나이트 중의 한 기가 허리춤에 찬 장검을 뽑아들며 앞으로 나섰고, 다른 네 기의 데스 나이트들은 마찬가지로 검을 뽑아들기는 했지만 검을 바닥에 박아넣고는 그 위에 양손을 올리고 관전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하. 송장 새끼들 주제에 꼴에 기사라고 명예로운 1대 1이냐?"


루시퍼가 달라붙는 안젤라를 밀어내며 앞으로 나섰다.


"안그래도 요즘 열받는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는데 잘 됐군."


루시퍼가 오른주먹을 왼쪽 손바닥에 부딪히며 말했다.


"덤벼. 해골 새끼야."


루시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데스 나이트가 바닥을 박차고 루시퍼에게로 쇄도하며 검을 내찔렀다.


"초장부터 찌르기라니, 아무리 죽지 않는 몸이 됐다고는 하지만 빈틈이 너무 많은 거 아니냐!"


루시퍼는 데스 나이트의 검끝을 주시하다가 몸을 옆으로 틀며 검을 피한 후에 마력을 담은 주먹으로 훤히 드러난 데스 나이트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데스 나이트는 옆으로 날아가 요란한 쇳소리를 내며 바닥을 뒹굴다 자세를 도로 잡고, 다시 루시퍼에게로 쇄도했다.


"육탄전은 본래 내 스타일이 아니다만, 내 화풀이용 샌드백이 되어 줘야겠다."


그 말대로 본래는 마력을 이용한 원거리 전투를 즐겨 하는 루시퍼였지만 지금은 인간의 몸인지라 마력을 아껴야 하기도 했고, 그의 말처럼 짜증나는 일도 많았기에 마력은 주먹을 강화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순수한 몸놀림으로만 데스 나이트를 상대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저녀석도 있고 말이지.'


설마 자신이 실수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뒤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안젤라지만 상황이 안좋다 싶으면 그녀의 무지막지한 신성력으로 가세를 할 것이었기 때문에 위험요소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인간의 몸이니, 기분 나쁘지만 신성력에 의한 치유도 가능하고. 한방에 머리가 날아가지만 않는다면 고칠 수 있겠지.'


그런 잡생각을 하면서도 날렵하게 스탭을 밟으며 데스 나이트가 휘두르는 검을 피하는 루시퍼, 데스 나이트는 휘두르는 검이 적중하지를 않자 화가 난 것인지 뭐라 형언하기 힘든 괴성을 내지르며 마기를 흩뿌리는 검으로 바닥을 내려찍었다.


균열을 일으키며 사방으로 돌조각이 비산했고, 루시퍼는 인상을 찌푸리며 뒤로 물러나 퍼져나오는 마기를 피했다.


숙련된 기사의 육체를 바탕으로 네크로맨서가 만들어낸 역작인 데스 나이트는 검기 대신에 그 육신에서 흘러넘치는 마기를 검에 두르고 있었고, 살아있는 생명체가 그들이 뿌리는 마기를 뒤집어쓰게 된다면 산 채로 살이 썩어들어가는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


악마의 육체였다면 역으로 그 마기를 흡수해 데스 나이트를 미라 꼴로 만들어버리는 짓도 가능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루시퍼는 인간. 딱히 고통에 약하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지만 산채로 몸이 썩는 체험은 필시 유쾌한 체험은 되지 못할 듯 했다.


"거, 더럽게시리."


루시퍼는 마기가 더러운 것이라도 되는 것마냥 표정을 찌푸리고 물러섰고, 그 도발적인 행위에 제대로 낚인 데스 나이트는 상단세를 취하고 재차 루시퍼에게 달려들었다.


"네놈의 돌진 패턴은 이제 질린다."


루시퍼는 혹시라도 마기가 몸에 닿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력을 건틀릿의 형태로 주먹에 두르고, 돌진하는 데스 나이트에게 역으로 파고들었다.


데스 나이트는 순식간에 파고드는 루시퍼의 속도에 반응하지 못했고, 한발짝 늦게 검을 내려쳤지만 루시퍼의 주먹이 데스나이트의 턱에 작렬하는 것이 한발 빨랐다.


턱을 맞은 데스 나이트는 날아가던 관성에 의해 대각선 위로 빙글빙글 돌며 날아갔고, 루시퍼는 비어있던 다른 한 손으로 날아가는 데스 나이트의 다리를 잡아채 그대로 바닥에 내려찍었다.


돌로 된 바닥이 움푹 패일 정도로 강하게 추락한 데스 나이트는 죽음을 모르는 육체라지만 데미지가 심각하게 누적된 것인지 꿈틀거리기만 할 뿐 일어나지 못했고, 루시퍼는 어깨를 돌리며 말했다.


"자, 다음. 원한다면 한꺼번에 덤벼도 좋아."


가끔은 이렇게 몸을 움직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하며 루시퍼는 꼼짝 않고 서있는 나머지 네 기의 데스 나이트에게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대, 대단하네요 루시퍼. 그 무섭다는 데스 나이트를 이렇게."

"난 원래 대단했어. 그리고 너도 상성상 이놈들 정도는 가볍게 해치울 것 같은데."


고위급의 악마들도 꼼짝할 수 없게 만드는 안젤라의 신성력이라면 데스 나이트들은 접근도 못하고 가루가 될 것이 자명했다. 아무리 그래도 일반 마물들 보다는 조금 더 버티겠지만 말이다.


"그런데...가엾네요. 이분들은."

"가여워? 이놈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냐."

"그게, 잘은 모르겠지만요. 분명 이전에는 자신의 지키고 싶은 것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분들이 지금은 목숨조차 없지만 의지도 없이 그저 싸우기만 하는 모습은...보기가 힘드네요."


데스 나이트는 일반적인 마물과는 달리 인간의 육을 매개로 만들어진다. 보통은 싸우다 죽은 기사들의 육체를 네크로맨서가 모종의 방법으로 빼돌려 데스 나이트로 변화시키는 일이 많았기에 안젤라의 말은 크게 틀린 것은 아니었다.


"네크로맨서 놈들이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다룰 수 있는 건 혼이 아닌 육신 뿐이다. 저들의 혼은 이미 천국이나 지옥 둘 중 하나에 갔으니 쓸데없는 동정심을 가질 필요는 없어."


루시퍼는 다가오는 나머지 네 기의 데스 나이트들을 경계하며 말했다. 데스 나이트들은 한 기의 동료가 제대로 손도 못쓰고 형편없이 당한 것에 경계심을 가졌는지 한꺼번에 덤빌 생각인 듯 했다.


"덤비란다고 진짜 한꺼번에 오는군. 저거 봐라 안젤라. 저놈들한테 아직도 긍지 따위가 남아 있는 걸로 보이냐?"

"고, 곤란한 질문은 하지 말아주세요..."


이래 뵈도 듣는 귀가 있는 데스 나이트들은 아까부터 자꾸 신경을 긁어대는 루시퍼의 도발을 참지 못했고, 일제히 괴성을 질러대며 루시퍼에게 달려들었다.


작가의말

간만의 전투씬.

데스 나이트라는 존재도 제법 강합니다만, 상대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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