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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833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1.28 20:00
조회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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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51화

DUMMY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파리라도 내쫓듯 손을 휘휘 내저었고, 그런 모습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빌리언은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루시퍼에게 다가가면서 말했다.


"네놈은 또 뭐냐? 뭐가 그렇게 웃기지?"

"엥? 뭐야. 이번엔 내 차례? 이거 전학생들은 다 받는 신고식 같은 거냐? 나한테 그런 거 해 봤자 재미는 못 볼 텐데."


사정을 다 알면서도 너스레를 떠는 루시퍼의 모습에 열을 제대로 받은 듯 빌리언이 외쳤다.


"웃기는 소리는 집어치워! 대답 여하에 따라선 가만두지 않겠다!"

"오? 가만 안 두면 뭐 어쩌시게. 두들겨 패기라도 하려고?"

"뭘 상상하든 간에 그 이상의 꼴을 보여주마."

"...뭘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겠다고?"


빌리언의 말에 루시퍼가 고개를 숙이고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이제 사태를 제대로 이해했나 보...?"

"푸핳하하하하! 아이고 내 배! 너 이 새끼 나를 웃겨서 죽일 생각이로구나! 으핳하하하하!"


그러나 루시퍼가 고개를 숙인 이유는 폭소를 참기 위함이었고, 유감스럽게도 루시퍼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빌리언의 후속타에 의해 루시퍼가 또다시 대폭소를 터뜨렸다. 이번에는 눈물까지 맺어가며 큰 소리로 웃어제끼는 루시퍼의 모습에 빌리언의 표정이 엉망으로 일그러졌고, 안젤라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루시퍼에게 물었다.


"루, 루시퍼? 갑자기 왜 그래요?"

"응? 그도 그럴 게 웃기잖냐. 넌 안 웃기냐?"

"딱히 웃을 만한 구석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웃기다고 웃어버리는 점도 보통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굳이 말로 하지는 않는 안젤라였다.


"딴 사람도 아니고 니 앞에서 약해빠진 쓰레기라니. 푸흡. 생각하니까 또 웃음나오네."


루시퍼의 사람의 능력을 보는 안목은 제법 정확했고, 그런 그가 보기에 이 학교의 학생들을 모조리 한 데 모아도 안젤라가 가진 능력이라면 3초 이내로 처치가 가능한 수준이었기에 자신감에 차서 외치는 빌리언의 말은 웃기게 들릴 법도 했다.


"게다가 내 앞에서 뭘 상상하든 그 이상의 꼴이라니...푸흡!"

"그, 그건 확실히 조금..."


루시퍼가 누구인가? 마계의 대군주이자 지옥을 제 집 드나들듯이 하는 마의 지배자 앞에서 고통을 논하는 모습은 어이가 없을 정도를 떠나 가여울 정도였다. 이번에는 폭소를 참지 못한 루시퍼는 또다시 폭소를 터뜨렸고, 빌리언의 얼굴은 흉신악살을 연상케 할 정도로 일그러졌다.


"이 미친년놈들이 쌍으로 지랄을 하는군."

"그래그래. 우리 친구가 쎄 보이고픈 심정은 잘 알겠는데, 난 빼주라. 요즘 좀 바쁘거든."


시비 거는 놈들에게는 무자비한 응징으로 되갚는다는 신조를 가진 루시퍼였지만 정말로 간만에 폭소를 터뜨린 루시퍼는 기분이 좋았고, 빌리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의외로 빌리언이 마음에 든 모양인 루시퍼는 당장의 모욕은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 듯 했다.


"그럼 난 이만, 내가 좀 바빠서~"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식사를 받으러 가려고 했지만 표정을 찌푸린 빌리언의 손짓에 학생 몇 명이 겁먹은 표정으로 루시퍼의 앞을 막아섰다.


"자기 할 말만 하고 내빼는건 용납 못한다."

"어라? 날 막으려고? 안 막는게 좋을텐데."


모처럼 기분이 좋아진 루시퍼는 빠르게도 불쾌함이 슬슬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길을 막은 학생들에게 미소를 지었고, 빌리언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놈들은 우리 왕궁에 연이 닿아있는 놈들이라서 말이야. 내 말 한마디면 가문의 사업이 휘청일 수도 있는 애들이거든? 그런 애들이 네놈의 말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나?"

"아하. 그렇단 말이지?"


눈앞의 상황에 짜증이 나기는 했지만 루시퍼는 드물게도 폭력에 의한 사태의 해결을 선택하지 않고 고민에 잠겼다. 저 빌리언이라는 애송이 마음에 드는 것도 있었고, 안젤라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가능하면 평화적으로 가고 싶은데. 영 익숙지가 않은 방식이라 좀 서툴더라도 봐주라?"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한순간, 아주 잠깐 찰나의 순간 동안 본신의 마기를 끌어와 사방으로 뿜어냈다.


그 순간, 학생들은 루시퍼를 중심으로 강풍이 뿜어져나오는 듯한 환시를 보았다.


"으, 으으..."


그 바람은, 아주 차가웠다. 실제로는 아무 감각도 느끼지 못했을 몸의 신경들은 알몸으로 눈보라가 몰아닥치는 한파에라도 노출된 것마냥 비명을 지르며 온 몸에 소름을 돋게 만들었고, 그 기분나쁜 감각에 학생들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루시퍼와 가까이 있었던 학생들은 더 심하게 그 감각을 느꼈고, 이유 모를 공포심과 함께 식은땀이 온 몸에서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


루시퍼가 일부러 기운을 집중시킨 루시퍼의 길을 막고 있던 학생들은 한순간 죽음의 공포를 느꼈고, 온 몸에 힘이 풀리며 바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뭐, 뭐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마찬가지로 등골을 관통하는 듯한 한기를 느낀 빌리언은 습관적으로 마력을 끌어올리며 사방을 경계했지만, 루시퍼를 제외한 별다른 위협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다.


"설마...저놈의 짓인가?"


타이밍 적으로 봤을 때 루시퍼가 말을 한 직후에 한기가 불어닥쳤으니 루시퍼가 이 사태를 일으킨 것은 분명해보였다. 하지만 빌리언으로서는 루시퍼가 대체 무슨 짓을, 어떻게 일으킨 것인지조차 도무지 짐작이 가지를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저놈...대체 정체가 뭐지?"


위험을 느끼는 빌리언의 감각이 미친 듯이 적신호를 보내고 있었기에, 섣불리 행동하기 어려운 빌리언이었다.


"...?"


하지만 어째서인지 안젤라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눈치였고, 일순간 완전한 침묵에 빠진 식당 내부를 두리번거리다가 루시퍼에게 말을 걸었다.


"루, 루시퍼? 뭔가 했나요? 이게 대체...?"

"뭐야. 넌 아무것도 못 느꼈냐?"


루시퍼는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딱히 안젤라에게만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마기를 뿜은 게 아니기에 안젤라도 마기를 느꼈어야 정상이건만 어째선지 안젤라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것 같은 모습은 예상 외였던 것이다.


"음. 흥미로운걸. 그러고보니 요즘은 제법 신성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되었지 아마. 본인이 눈치채지 못해도 스스로 신성력을 움직여 마기에서 몸을 보호할 정도인가. 제법인데?"


다른 학생들에게는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루시퍼는 앞을 막고 있던 학생들이 엉덩방아를 찧고 넘어진 틈을 타서 잽싸게 현장에서 몸을 뺐다.


"그럼 난 이만. 배가 좀 고파서."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은근슬쩍 새치기를 하며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멍하니 입을 벌리고 선 교단 봉사자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이제 슬슬 정신 좀 차리지? 모처럼의 식사가 식고 있잖아."

"으, 응? 아! 그, 그래야지."


교단의 봉사자는 아직 전선에서 마기를 직접 느껴본 적이 없었고, 또한 루시퍼와의 거리도 멀었기에 이 현상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감을 잡지 못했기에 그냥 기분 탓으로 넘기고 멈춰있던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비가 걸린 당사자인 루시퍼가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갔음에도 빌리언은 묵묵히 서있을 뿐이었고, 안젤라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주변을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어색한 침묵을 깬 것은 의외로 제삼자였다.


"흐어...흐억...무, 무슨 일인가요!"

"가, 갈루에 선생님?"


식당에 헐레벌떡 뛰어온 것은 의외로 갈루에 선생이었다.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평소의 졸린 듯한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긴장한 표정으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주변을 황급히 두리번거리는 그의 모습은 꽤나 낯설었다.


"우, 우웩...누, 누가 물 좀."


제법 긴 거리를 전력 질주라도 한 것인지 숨조차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갈루에 선생은 힘겹게 말했고, 마침 급수대 옆에 있던 학생이 컵에 물을 따라 갈루에 선생에게 가져다주었다.


"고, 고마워요. 크흡! 콜록! 콜록!"


학생이 가져다준 물을 급하게 삼키던 갈루에 선생은 사레가 들려 켁켁거렸고, 물을 가져다준 학생이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갈루에 선생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으어...고, 고마워요. 그, 그건 그렇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무, 무슨 일이라니요?"


루시퍼와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아주 잠시 오싹한 기분만을 느꼈던 학생이 갈루에 선생의 다급한 모습을 의아한 듯이 쳐다보며 되물었고, 그 모습을 본 갈루에 선생이 삐뚤어진 안경을 바로잡으며 중얼거렸다.


"자, 잘못 느낀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아, 아무튼 위험한 일이 벌어진 건 아니죠?"

"네. 저기 금방이라도 싸움이 날 것 같은 분위기기는 했지만 아직은 아무것도요."

"싸, 싸움이요? 어디에서요?"

"저기요."


학생은 그렇게 말하며 안젤라가 있는 쪽을 가리켰고, 갈루에 선생도 안젤라와 빌리언을 둘러싼 학생의 무리를 눈치챌 수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위험한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니죠?"


평소의 그 졸린 표정이 아닌, 진짜로 뭔가 위험한 것이 바로 근처에 있는 듯한 긴장된 표정에 안젤라가 역으로 긴장하며 대답했다.


"네, 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뭔가 수상한 것을 발견하면 바로 저에게 말해주세요."


뭔가 신경 쓰이는 것이 있는지 여전히 사방을 두리번거리던 선생이 빌리언에게도 똑같은 것을 물었지만, 빌리언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 없이 자신을 따르는 무리와 함께 식당 밖으로 나가버렸다.


"여전히 까칠하네요 빌리언 군은."


이제 어느 정도 평정심을 되찾은 갈루에 선생이 안경을 쓱하고 밀어올리며 사방을 둘러봤고, 시비를 걸던 빌리언도 사라지고, 교사도 도착했으니 흥미를 잃은 학생들은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뭐, 별 일 없으면 됐습니다. 그래도 혹시라도, 만에 하나 뭔가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말해 줘야 됩니다?"


평소의 그에게서는 절대로 기대할 수 없는 철저한 당부에 안젤라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고, 그 모습에 갈루에 선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으로 미심쩍은 표정으로 식당을 한 번 둘러보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


그리고 그 모습을 학생들의 틈바구니에 섞여 있던 루시퍼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야호. 연참은 처음이네요.

여러분들이 선작 추천 댓글을 많이많이 달아주시면 앞으로도 힘내서 연참할지도 모릅니다. 하하. 

아예 선작 수가 10명씩 늘어날 때마다 연참 이벤트를 여는 것도 괜찮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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