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844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1.17 20:00
조회
47
추천
2
글자
10쪽

39화

DUMMY

"그래서 정확히 뭐가 궁금한 거냐?"

"저, 전부요! 기적의 아이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전부 말해 주세요!"

"음, 알겠다."


루시퍼는 마뜩찮은 표정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기적의 아이에 대한 정보를 말해주기 시작했고, 루시퍼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마르크 주교에게 들었던 이야기의 내용과 거의 동일했지만, 세세한 디테일 부분에서 차이가 조금 있었다.


"나는 대침공에 가담하지 않아서 그 기적의 아이란 놈의 신성력을 맞아본 적은 없지만, 직접 맞아본 놈의 소감으로는 한 백년간은 지상에 강림할 생각이 싹 사라지게 만드는 일격이었다고 하더군."


루시퍼의 나이가 정확하게 얼마나 되는지는 안젤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천 년 전이라고 하면 그에게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고 할수도 있었기에 책에서 읽은 내용이 아는 것의 전부인 마르크 주교와는 정보의 질이 다른 듯 했다.


"아무튼 내가 아는 건 대충 이 정돈데. 더 궁금한 게 남았나?"


아직 가장 중요한 것을 듣지 못한 안젤라였기에 물론 궁금한 게 남은 안젤라였다.


"그럼, 이 시대의 기적의 아이가 누군지도 알고 계시죠?"

"음. 그건..."


루시퍼는 아까부터 말하기 싫은 것만 골라서 물어대는 안젤라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한 상태였다. 멍청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니지만 애가 좀 맹한 구석이 있어서 속여먹기 쉬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딴사람처럼 변해서는 핵심만 콕콕 집어댔기에 얼버무리기도 곤란했던 것이다.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변할 리도 없으니 뭔가 아는 게 있어서 이러는 것일 테고, 내키는 대로 아무말이나 했다가는 간파당할 위험이 컸기에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는 것은 아직 신뢰도가 부족한 그의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


"후, 어쩔 수가 없구만. 그래. 난 이 시대의 기적의 아이가 너라고 생각한다."

"저, 라구요?"

"그래. 그게 아니라면 이몸의 마력이 제멋대로 신성력으로 변환되는 것이 설명이 안 돼."

"만에 하나라도 천사 시절의 신성력이 제게로 왔다...는 걸로는 설명이 안 될까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내가 타락한지가 대체 언젠데 아직까지 신성력이 남아있겠냐?"


하긴 평소의 그의 말을 믿는다면 그의 타락은 못해도 몇만년은 전의 일이었을 것이다.


"그, 그리고 제가 듣기로는 이미 이 시대의 기적의 아이가 나왔다고 들었어요."

"뭐? 그게 사실이냐?"


그 사실은 루시퍼로서도 예상 외의 사실이었는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반문하는 루시퍼였다.


"네. 헬리오스 공작가라는 곳에서 기적의 아이가 있다...고 주장했대요."

"그 말인 즉슨 교단 측에서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란 거지?"


눈치빠른 루시퍼는 바로 그 사실을 눈치챘고, 안젤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재밌군. 헬리오스 가문이라...내가 알기로는 검성의 가문이라고 들었는데."

"마, 맞아요."

"검성의 가문이 기적의 아이를 배출했다고 주장한다라...이건, 어쩌면."


루시퍼는 안젤라를 내버려두고 뭔가 곰곰히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대충 원하는 답을 들은 안젤라는 만족하고 얌전히 그런 루시퍼의 곁에서 걸을 뿐이었다.


결국 알게 된 것은 헬리오스 가문의 기적의 아이를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누가 진짜 기적의 아이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었지만, 최소한 루시퍼의 입으로 안젤라의 신성력이 그의 것은 아니라고 증명되었으니 안젤라 자신이 기적의 아이일 확률은 비약적으로 올라간 셈이었다.


"그래도 기적의 아이...라고 해봤자 저는 아이도 아닌데 말이죠."

"응? 그게 뭔 소리냐. 너 정도면 충분히 아이지. 아직 성인도 못된 꼬꼬마가 뭔 소리를 하는거냐."

"애, 애 아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냐? 흠, 뭐 그런 사실이야 아무래도 좋다만, 헬리오스 공작가 쪽은 신경이 쓰이는군. 조만간에 확인을 해 봐야겠어."

"가보시게요? 학교는 어쩌시려구요?"

"당장은 안 갈거야. 계약자를 버려두고 가버렸다가 객사라도 하면 이쪽이 곤란하지."


학교 내에서 객사라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는 둘째치고 말이다.


"듣자하니 지금 다니는 이 학교에도 방학이라는 아주 바람직한 제도가 존재한다더군."

"방학이요?"

"한두달 정도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기간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더군. 그런 게 일년에 두번은 있다던데."

"그런 걸 일년에 두번이나 하게 된다면 학생들이 화내지 않을까요?"


다른 학생들이 들으면 기가 막혀할 이야기였지만 학비가 비싸다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안젤라로서는 비싼 돈을 내고 다니는 학교를 억지로 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렸던 것이다.


"보통 꼬마들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인지 모르는 편이다. 귀족가의 애송이들은 그 경향이 더 심한 편이고."

"그런가요?"

"그래. 뭐 좌우지간, 그 방학이라는 제도를 활용하면 제한된 기간 동안이지만 헬리오스 공작가에 방문할 수 있겠지. 제국의 중심부까지 이동하는 것이니 이동에만 일주일 가까운 시간을 잡아먹겠지만 말이다."

"저, 저같은게 검성이시고, 또 공작님이신 사람의 집에 방문할 수 있을까요?"


루시퍼의 말에 겁먹은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안젤라였고, 루시퍼는 그런 안젤라를 멀뚱히 쳐다보다가 말했다.


"너 바로 어제 도미니크 가에도 방문하지 않았냐? 거기도 일단은 백작간데."

"에, 에에에? 지, 진짜요?"


공작이 백작에 비해 상위의 귀족인 것은 맞았지만 안젤라에게 있어서는 둘 다 까마득히 높은 위치에 있는 별세계 사람들이라는 인식이었기에 자신이 백작가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쉬이 믿기 힘들었다.


"세, 세상에는 모르는 게 약인 일도 있군요."


새삼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니 백작가의 여식인 미리엘에게 제법 당돌하게 굴었었다는 생각이 드는 안젤라였다. 아마 도미니크 가가 백작가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약간 위축이 될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 다른 이야기 하죠!"


안젤라는 급하게 화제를 돌렸다.


"그, 그러고 보니 루시퍼. 신수라는 게 뭔지 알아요?"


신수라는 말이 나오자 루시퍼의 표정이 팍 일그러졌다.


"...갑자기 그건 왜?"

"아니, 그...저희 학교에서 신수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누구한테 들어서요."

"뭐? 그게 무슨 말도 안...되나?"


얼토당토않은 소리라고 반박하려는 루시퍼는 말하다 말고 뭔가 짚이는 것이 있었는지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흠, 이 학교에서는 신성력이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어서 말이지. 일부러 감각을 둔하게 만들고 또 인간의 모습이라 감지가 힘들긴 하지만...유독 기분나쁜 신성력이 몇 번 느껴진 적이 있기는 하군. 다시 악마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확실하게 알 것 같기는 한데..."


루시퍼는 중얼거리다 말고 안젤라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너, 이거 누구한테 들었냐. 기적의 아이 건도 그렇고 누구한테 들은 게 아니라면 설명이 안 되는 일들 투성이군."

"그, 그게...말이죠."


더 이상 비밀로 했다가는 이야기가 쉽게 진행되지 않을 것 같았고, 또 어차피 루시퍼에게는 기회를 봐서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었기에 안젤라는 바울과의 대화와 그의 조언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바울...이라고? 설마 바오로 놈을 말하는거냐?"

"본인은 바울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지만 말이죠."


하지만 성 바오로의 유해를 매개로 만들어진 아티팩트를 통해 만났기에, 바울이 바오로인 것은 거의 확실했다.


"젠장. 꼰대 놈의 무식하게 커다란 도끼도 그렇고, 자꾸 거슬리는 놈들의 유산이 눈에 밟히는군."


성물을 말하는 것일진대 굉장히 불경한 표현을 사용하는 루시퍼였다. 악마이니 당연한 것이었지만.


"음...짜증나는 놈의 전언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거짓말을 하는 놈은 아니었으니 그놈의 말은 전부 사실일거다."


마지못해 인정하는 루시퍼였다.


"그렇다면 신수가 이 학교에 있긴 하다는 건데...어째서 학교 따위에 신수가? 게다가 최근에 남겨진 기운이라고? 기묘한 일 투성이군."

"저, 저기..."


안젤라가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루시퍼를 불렀다.


"그, 그러니까 그 신수라는 게 뭐죠?"

"뭐야, 신수도 모르는 거냐? 동화책 같은 것에 자주 나올 텐데."

"그, 면목 없습니다..."


애초에 동화책 같은 것을 읽을 형편이 되지도 못한 그녀였고, 우연히 읽게 된 몇 권의 책에서도 신수에 관한 내용은 보지 못했던 안젤라였다.


"뭐 좋지. 가르쳐주마. 신수란, 혼을 가진 짐승이다. 언령으로 창조한 여타 짐승들과는 달리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직접 빚어서 창조해낸 피조물이지."

"헤, 헤에..."

"또 신수만의 특징으로 죽게 되면 그 재 속에서 새로운 육신을 가지고 다시 태어나게 되는 특성을 가졌기에, 일정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매 시대마다 다른 모습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래도 짐승의 형태를 벗어나지는 않지."

"그렇군요."

"한 시대에 단 한 마리만이 존재할 수 있는 신성한 짐승인 신수는 그 성격은 까다롭기 그지 없지만 한번 주인을 고르면 놀라운 충성심으로 그 주인을 온갖 악으로부터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원체 기준이 까다로운 놈인지라 주인으로 인정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이긴 하지만, 그놈의 주인으로 인정받은 인간들은 대개 역사책에 이름을 남긴 거물이 되었지."

"대단하네요."

"보통 신성력이 충만한 장소에 쳐박혀서 움직이질 않는 놈인데...이 학교에 그렇게 신성력이 집중된 곳이 있었나? 신수가 출현할 정도의 장소는 없었던 것 같은데."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8 68화 21.02.13 33 1 9쪽
67 67화 21.02.12 37 2 10쪽
66 66화 21.02.11 31 2 10쪽
65 65화 21.02.10 36 2 10쪽
64 64화 +2 21.02.09 38 2 10쪽
63 63화 21.02.09 30 2 10쪽
62 62화 +1 21.02.08 34 2 10쪽
61 61화 21.02.07 29 1 10쪽
60 60화 21.02.06 36 2 11쪽
59 59화 +2 21.02.05 35 2 10쪽
58 58화 +1 21.02.04 38 2 11쪽
57 57화 21.02.03 37 3 10쪽
56 56화 21.02.02 39 2 10쪽
55 55화 +2 21.02.01 45 2 10쪽
54 54화 +1 21.01.31 43 3 10쪽
53 53화 +1 21.01.30 45 3 10쪽
52 52화 21.01.29 38 3 10쪽
51 51화 21.01.28 40 3 11쪽
50 50화 21.01.28 37 3 10쪽
49 49화 +1 21.01.27 38 3 10쪽
48 48화 21.01.26 43 2 10쪽
47 47화 21.01.25 42 4 10쪽
46 46화 21.01.24 48 4 10쪽
45 45화 21.01.23 48 4 10쪽
44 44화 21.01.22 41 3 10쪽
43 43화 +1 21.01.21 44 4 10쪽
42 42화 +1 21.01.20 42 4 10쪽
41 41화 21.01.19 48 3 10쪽
40 40화 21.01.18 46 3 9쪽
» 39화 21.01.17 48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