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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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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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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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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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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ntum Jump!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주)가온은 대유그룹 채권단에 빅딜을 제안한 바 있다.

대규모 기업집단 즉 상호출자제한기업을 전환되기 전이었다.

그 후로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특별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않았다.

류지호 역시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알아서 잘 진행되겠거니.

사실은 회장으로 취임한 래리 킴의 지휘로 물밑에서 인수 협상이 매우 순조롭게 흘러갔다.

막대한 인수금액을 제시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미국 발 닷컴버블 붕괴로 인해 채권단에도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류지호가 나스닥 주식 처분으로 조성한 막대한 자금을 또 다시 주식투자에 투입한다고 알려지면서 대유 채권단 내부에서 조급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온그룹 협상팀과 다온로펌은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채권단을 상대했다.

채권단의 중심인 제일은행, 시민은행과는 일찍부터 큰 틀에서 합의를 본 상태였다.

시민은행은 가온그룹의 주거래 은행이라 처음부터 협조적이었다.

주채권은행 제일은행은 대유 계열사 인수자금의 일정부분을 가온그룹에 대출해주기로 이면합의가 있었다.

가온그룹은 자력으로 인수자금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두 은행으로부터 인수금 일부를 조달하기로 약속했다.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는 법이니까.

대유그룹 처리를 두고 법안통과가 지연된 것만 빼면 실제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작년에 (주)대유가 대유인터내셔널, 대유건설, 잔존회사 등으로 나뉘었어야 했다.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관련 법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아 연기가 불가피해지면서 가온그룹의 인수합병도 덩달아 늦춰졌다.

게다가 자동차 사업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팔아버린다는 구상의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주)가온을 제외하고 부채덩어리 대유 계열사들을 사려고 하는 곳이 없었다.

결국 (주)가온이 원하는 계열사를 빼고 대부분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되었고, 작년 연말 대유 사장단이 사퇴를 하면서 그룹이 공중분해 됐다.


“보스의 영화가 크랭크인 하기 전에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


래리 킴의 한 마디가 임원회의에서 나온 이후로 인수협상은 더욱 속도가 붙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던 터라 채권단과의 협상은 크게 어려울 것이 없었다.

다만 노조와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IMF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던 여타 대기업의 경우, 극심한 갈등이 있었다.

이번 대유 계열사 인수협상 과정에서도 노조 측과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한편 노조 측에서는 특정 본부의 분리 및 해체 등 조직개편 가능성과 처우·복리후생 악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인수합병과 관련 가계약을 체결했을 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단체행동을 결의하기도 했었다.

가온그룹은 그 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 대유건설 및 증권 노조와 채권단 등 삼자가 포함된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노조와의 협의를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가온은 인수한 기업에 대해 부채비율을 적극 개선해왔습니다. 회사가 어려움에 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약속합니다.”

“독자경영에 대해서도 약속해주실 수 있습니까?”

“모회사의 간섭은 없을 겁니다. 특정 본부 분리나 해체 같은 조직개편을 하지 않겠습니다. 특히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습니다.”

“독자경영을 하더라고 가온그룹의 직원복지정책은 그대로 적용되는 것입니까?”

“물론입니다. 계약직원을 포함한 전직원 처우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대유건설만 놓고 보면 임직원이 대략 3,700명이다.

그룹 해체로 인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곤 있지만, 대유건설은 오성물산과 업계 1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대유그룹의 수많은 계열사 중 유일하게 해외로 매각이 금지된 회사다.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주요 토건, 플랜트 시공 경험을 온전하게 갖춘 건설회사는 대유건설뿐이었기 때문이다.

해외의 토목, 플랜트·발전 분야에서 오성, 경일자동차와 더불어 매우 높은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

대유그룹의 모토였던 세계경영의 영향으로 1970년대부터 아프리카, 동구권 등 한국 정부와 수교를 맺지 않은 나라의 사업에도 뛰어들었기에 해외에서 인지도가 꽤나 높다.

특히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리비아 등지에서 20년 이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담으로 이전 삶에서 2007년 1월 현지 근로자들이 납치당했다가 몸값을 지불하고 되찾아오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공사를 계속 수행하는 근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증권의 경우에는 가온GP와의 합병은 반대합니다.”


대유증권이 가온GP신탁투자보다 훨씬 큰 회사다.

메기가 고래를 집어삼킬 수는 없는 노릇.


“전직원 고용승계에 5년을 약속했듯이 두 회사 간 합병도 그 기간에는 없을 거란 걸 약속합니다. 또한 차입금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압니다. 최소화 할 것을 약속합니다.”


노조의 반발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가온그룹에 매각되는 것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업계 10위 권 건설사조차 손으로 어음전표를 끊던 시기다.

그런데 대유건설의 회계 프로그램과 분양 시스템이 매우 선진적이었다.

심지어 건설 현장에서의 현금 입·출금과 외주업체 지급대금 결제 등을 모두 은행을 통할 수 있도록 전산화가 완성된 상황이었다.

대유건설 임직원들은 어중간한 업계 중견 건설사에 매각되느니 아예 건설사업 부문이 없는 가온그룹에 편입되는 것이 차라리 났다고 여겼다.

암튼 정부(산업은행, 금감위), 대유그룹 채권단, 노조까지 가온그룹의 인수에 대해 입장은 명확했다.

해외 매각 하느니 자본력 튼튼하고 경영 철학까지 건전한데다가 대기업이 된 가온에 넘기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마침내 6월 말.


밀레니엄 힐턴 호텔에 대유 계열사 인수합병 당사자들이 자리했다.

주요 매체 경제부 기자들도 초청되어 참석했다.

호텔 리셉션장에서 가온그룹과 대유그룹 채권단 대표가 대유 계열사에 대한 일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하나의 기업에 한정된 주식매매계약이 아니다.

빅딜이라고 불릴 정도의 M&A 계약이다.

대유건설 하나 인수합병해도 빅딜 소리 들을 수 있다.

자산총액 4조 원대, 매출은 3조원을 기록하는 건실한 건설사다.

자산과 매출 모두 가온그룹 전체와 맞먹는 규모다.

인수가 완료되면 가온그룹은 단숨에 상호출자제한기업 순위에서 두진그룹에 이은 13위를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건설사 하나 인수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증권사와 그 외에 금융 계열사, 무역 및 서비스 부문, 기타 계열사 서너 곳까지 패키지로 묶어서 인수하기로 했다.

외환위기 시기부터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M&A다.

지난 해 해체된 대유그룹은 출자 전환을 통해 채권단이 최대주주가 되었다.

대유 모회사는 대유(주), 대유인터내셔널(주), 대우건설(주) 3개 기업으로 분할되었다.

존속법인인 대유(주)는 사업 영역을 대유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에 모두 넘기고 청산을 전제로 하여 형식적으로 남게 되었다.

가온그룹은 대유의 무역 부문 사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유통사업본부(백화점&통신판매)와 영상사업본부(극장&홈비디오)를 분리해서 가져오려고 했다.

채권단에서 응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무역 및 서비스 사업 부문인 구 대유실업을 통째로 가져오기로 했다.

구 대유실업에는 무역회사를 중심으로 종업원지주사로 분리될 뻔한 대유로지틱스, 대유개발, 경주 힐턴, 하노이호텔, 연변대유호텔, 힐턴외식사업부, 현재미술관, 동영공영, 유화개발이 포함되어 있었다.

대유개발은 대유그룹 총수 부인의 몫으로 남겨졌기에 건드리지 않았다.

추후 대유인터내셔널이 가온그룹에 완전히 넘어오게 된다면, 힐튼외식사업부는 아네모네 프랜차이즈에 대유 계열사 소유 빌딩 관리업체 동우공영과 재개발 전문 임대업체 유화개발은 나래안전시스템에 재매각하기로 했다.

경주에 소재한 현재미술관은 류지호가 구입해 부모님의 자선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현재미술관을 구입하는 것에 대해서 도널드 제이콥을 비롯해 JHO Company 의장비서실 재무 비서들이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류지호의 투자포트폴리오에 미술품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찝찝하네요. 마치 범죄 은닉재산을 묻어두는 것 같아서.”

“고가의 미술품을 소장하기만 하는 재테크는 구식입니다. 요즘 슈퍼리치들은 소장한 미술품을 전시관에 대여해서 많은 이들이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요. 사실 미술관은 가장 안전한 금고와도 같으니까요.”


고가 미술품의 보험과도 연관되어 있다.

사실 뉴욕의 문화적 상징이자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관인 뉴욕현대미술관(MoMA·The Museum of Modern Art)은 부호의 부인들이 남편 몰래 수집한 미술품에서 태어난 미술관이다.

때론 성공한 기업인들이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통해서 기업의 공적인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미술관 사업을 하기도 한다.

재테크 때문도 어머니가 재벌 사모님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아닌 순수하게 공익적 목적으로 미술관을 인수한 류지호다.

따라서 미술관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생각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설립·운영하는 미술관은 한국의 경제규모나 기업의 힘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미술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과 목적은 ‘미술품의 수집과 보존’이다.

따라서 류지호는 다울재단을 통해 연간 적정량의 작품을 꾸준히 수집할 계획이다.

미술관의 연구와 조사기능을 수행할 전문인력인 큐레이터와 작품을 관리하는 레지스트라, 그리고 작품을 수복하고 보존하는 콘서베이터 등 전문 인력 또한 제대로 확보할 생각이다.

대중문화계에서 종사하고 있지만 류지호 또한 명색이 예술가다.

예술가의 집안에서 소유한 미술관이 ‘빛 좋은 개살구‘여선 창피한 노릇.

따라서 꾸준히 투자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슥슥.


가온그룹 회장 래리 킴과 주채권단 대표 제일은행장이 각각 본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리고 취재진을 향해 계약서를 활짝 펴서 계약 성사를 만천하게 공개했다.

지난 2년 간 많은 M&A가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빅딜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거래가 완전히 성사된다면 한국의 대기업 지형도가 완전히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 재계 순위가 어떻게 되는 거야?”

“경제부에 물어봐야지 연예부에 물어보면 아나?”

"류지호 의장도 안 왔는데 연예부에서 왜 왔어?“

“혹시나 싶어서.”

“암튼 10위 진입은 힘들어도 20위 안에는 무조건 들겠어.”

“상호출자제한기업에 들어가고 곧바로 30대 기업이구만.”

“JHO로 합병시키지 않은 것은 나중에 가온을 키워서 한 번에 잡아먹으려는 생각인가?”

“아니래. 두 나라의 기업은 각각 독립적으로 놔둘 거래.”

“두 기업을 합쳐서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 초대박을 칠 것 같은데.”

“상장은커녕 건설과 증권 모두 공개매수로 상장폐지하려고 했대.”

“근데?”

“노조와 한국은행하고 기관들 반대했나봐.”

“기관들은 알겠는데 노조는 왜? 상장폐지하겠다는 것은 재매각은 없다는 거잖아. 노조 입장에서 환영해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지 나도.”


암튼 대유건설의 경우, 가온그룹의 인수제안 발표가 나가고 주가가 한때 31만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그룹이 해체되고 M&A까지 지연되면서 1만 원대까지 다시 추락했다.

작년 말 올 초 기간 주가가 2,575원까지 추락했을 때 가온그룹은 5%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모아온 14%를 포함해 19%를 보유하면서 채권단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마침내 주가 8,972원으로 계산해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51% 지분을 일괄 인수하기로 본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대유건설 인수금액만 2조 6,285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그 외에 경남기업(27% 지분)과 플랜트 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대유엔지니어링, 대유스틸을 도합 5,000억 원에 함께 인수하기로 했다.

대유건설은 토목, 건축, 석유화학시설, 발전소, 포장, 전기, 기계, 조경, 주택건설, 철강재설치, 항만, 준설, 수도 및 궤도설치, 소방설비공사업, 선박대여업 등 60가지의 목적사업을 수행하는 국내 시공능력 1~2위를 다투는 대표적인 건설사다.

주요 제품과 구성비율은 주택 29%, 건축 27%, 토목 5% 등이다.

그룹에서 새만금간척지개발사업을 따내게 되면 건축과 토목 비율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대유증권은 류지호 의장님이 처음으로 구입한 주식이었지요?”

“대유증권 주식을 팔아 그 돈을 종잣돈으로 빅보스가 첫 사업을 시작하신 것으로 압니다.”

“그 당시에 류지호 의장님이 대유증권을 인수할 것이라 생각이나 하셨을까요?”

“당시에는 결혼 비디오를 찍기 바빴습니다.”


본계약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했다.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이 아닐까 할 정도로.

사실 대유증권 인수합병은 다른 대유 계열사보다 인수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큰 걸림돌이 서울투신의 연계콜 문제였다.

콜연계 수익증권 계약이란 것이 있다.

투신사가 증권사에 콜자금을 빌려주고 증권사는 이 돈으로 투신사의 수익증권을 매입하는 거래방식이다.

투신사는 증권사에 수익증권을 현물로 지급하고 증권사는 이를 증권금융에 담보로 맡긴 뒤 현금을 빌려 자금을 융통한다.

투신사는 수수료 수입을 챙기고 증권사는 급전을 구할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로 통한다.

서울투신은 대유 계열사에 연계콜 1조 2,000억 원을 제공한 상태였다.

손실규모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인수합병이 진행되면서 사안이 복잡해졌다.

결국 대유증권과 서울투신이 대유캐피탈과 다이너스클럽코리아를 통해 대유계열사에 제공한 콜자금 1조 2,000억 원을 회수율을 근거로 최소 손실분담을 한 결과 3,200억 원은 대유증권이 나머지는 다른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왔다.

즉 증권사 자산건전성의 최소기준인 영업용순자본비율 150%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 손실분담금을 인수 당사자인 가온GP신탁투자가 모두 떠안아야 했다.

따라서 대유증권을 인수하는데 실권주 1,549억 원(액면가 5000원에), 대유계열사에 제공한 콜자금 손실분담금 3,200억 원, 영업용순자본비율 150%를 맞추기 위한 일부 증자 등을 포함해 대략 5,000억 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미 보유하고 있던 2,980만 주와 이번에 유상증자로 발생하게 될 실권주 3,000만 주, 3자 배정 주식 모두를 합하면 대략 48.67% 지분율의 대주주가 된다.

당초 대유증권의 영업권을 7,000억~1조 원 선으로 추산했다.

5,000억 원에 인수하게 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자금을 아낄 수가 있게 됐다.

물론 대유증권만 인수할 때에 그렇다.

할부금융·투자자문·선물투자·창업투자사들까지 묶어서 인수합병하면서 결과적으로 2,500억 원이 더 투입돼 7,5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뿐만 아니다.

신용카드사 다이너스클럽과 보험사 올스테이트생명까지 인수하기로 했다.

심지어 대유증권이 지분 60%를 소유하고 있던 국내 최초의 민간 경제연구소인 대유경제연구소까지 딸려왔다.

연계콜, 노조와의 협상 등이 해결되면서 채권은행들과의 협상은 원활하게 마무리됐다.

그로써 유동성 지원금 3,500억 원 상환 기한 역시 무난하게 연장됐다.


“보험까지 가져갈 줄은 몰랐습니다.”

“빅보스의 의중이 반영됐지요.”

“카드회사는 가온이 전개하는 서비스 전 업종과 시너지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올스테이트생명은 창립 이래 업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대유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인지도를 높여 오다가 1997~1998년까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사명을 대유생명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대유그룹 해체로 작년 회계 기준 58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위원회에 의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뻔했지만, 가온GP투자신탁에 인수되면서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됐다.

신용카드 회사 다이너스클럽코리아 역시 몰락 위기를 맞았다가 이번에 함께 가온GP에 편입되면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는 한 두 달 내 이뤄질 겁니다.”

“대금 납부는 최대한 서두르려고 하는데 가능하겠습니까?”

“올 연말까지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계열사들이 하루 속히 그룹으로 편입되어야 부채조정부터 안정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인수자금 대출은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저희 은행이 드려야지요. 그나저나 내년 초에 발표되는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자산총액 기준에서 가온이 대략 13~15위권에 들겠더군요?”

“공기업과 민영화된 공기업까지 포함하면 20위로 쭉 밀려나지요.”

“이제 막 대규모 기업집단이 된 가온그룹이 단숨에 15위권이라니.... 하하. 류지호 의장님의 능력이 참 출중하십니다.”


경제학에서는 기업이 단기간에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을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 및 발전하는 경우를 퀀텀 점프(Quantum Jump)라는 용어를 사용해 표현한다.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는 에너지가 낮은 상태에서는 뛰어오르지 않지만, 충분한 에너지가 주어지는 순간 한 번에 도약한다.

가온그룹은 외환위기라는 국내적 위기와 닷컴버블이라는 세계적인 호황이라는 에너지를 원료로 건실한 중견기업에서 한국의 20대 그룹으로 단숨에 도약했다.

류지호가 맨 손으로 미국에서 JHO라는 기업집단을 이룬 것만큼이나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는 뉴스다.

또한 대유 계열사 빅딜에 관여한 다온로펌 역시 국내 법률회사 톱3에 올라서게 된다.

류지호의 방패까지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본계약 체결식을 마친 래리 킴 회장이 취재진과 만났다.


“본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기업인수합병 후 통합관리(PMI) 절차에 돌입할 것입니다. 공정위원회에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겠지만 큰 변수가 없으면 60일 이내에 끝날 것으로 보고 사실상 인수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건설업을 해본 적 없는 가온그룹이 대유건설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모회사는 대유건설 경영에 간섭할 생각이 없습니다. 건설사업 부문 임직원들이 스스로 혁신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뿐입니다. 오너인 류지호 의장이 미국과 한국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전개할 예정이기도 해서 향후 대유건설은 주택 사업의 비중보다 해외 토목과 플랜트, 신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오너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류 의장은 미국에서 인수합병한 기업에 대해 초기에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재무건전성과 함께 시장 지위 강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이번 빅딜에서도 같은 기조가 유지됩니까?

“물론입니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가온그룹은 곧바로 공정거래위윈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보통 짧게는 두 달 길게는 석 달에 걸쳐 기업결함 심사가 이루어지는데, 이번 대유 계열사 심사는 한 달 보름 만에 최종 승인을 내리게 된다.

가온그룹의 주거래 은행 시민과 제일은 인수자금의 3,800억 원 규모 대출을 제공하며 쏠쏠한 이익을 챙긴다.

본계약 체결 소식이 속보로 전해지고 두 회사 주가가 미친 듯이 폭등했다.

다만 거래소에 풀린 주식이 없어서 실제 거래는 며칠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이전 삶에서 대유그룹은 해체 이후 계열사들에게 총 29조 8,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외환위기 때문에 다년간 투입된 정부의 공적자금이 총 180조 원 가량이었는데, 그중 6분의 1이나 대유에 들어갔다.

대유그룹을 온전히 살리기엔 도저히 부실의 정도가 그 범위를 한참이나 벗어나 있었다.

때문에 그룹을 조각내서 회생 가능성이 있는 우량 계열사들만이라도 겨우 살려내어 다른 기업집단에 파는 방법으로 공적자금 회수를 기대했다.

그렇게라도 대한민국 경제의 역량을 보존하는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일수 밖에 없었다.

류지호의 개입으로 대유그룹 워크아웃에 투입되어야 할 공적자금 몇 조 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이전 삶과 달리 공적자금을 아꼈다고 해서 국민 개개인의 삶이 아나진 것도 아니다.

다만 폐업과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을 뻔한 이들 상당수를 구제할 수 있었다는 것 정도.

비록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일이었지만.


작가의말

1. 습작에서는 한국 사업이 한 스텝 한 스텝 발전하는 방향으로 잡았지만 의도와 다르게 많은 분들이 별다른 흥미를 느끼시지 못했습니다. 리메이크하면서 자산규모 4조짜리 대기업과 자잘한 기업들을 합병하면서 단숨에 재계순위 13위 권으로 진입을 시켰습니다. 앞으로 전개할 신사업 그리고 새롭게 추가될 사업까지 해서 금방 10대 그룹에 편입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공기업 포함 10대 그룹입니다.

2. 지금까지 류지호의 사업과 연출 행적은 공지에 따로 정리해서 올려놓겠습니다. 기업명 위주라서 이 정도로 많은 자회사와 계열사를 거느린 대규모 기업집단을 소유하고 있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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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곧.... 필름은 죽습니다. (1) +6 23.03.20 3,417 109 25쪽
449 내가 잘되자고 하는 겁니다! (2) +4 23.03.18 3,511 120 25쪽
448 내가 잘되자고 하는 겁니다! (1) +5 23.03.17 3,502 120 27쪽
447 혼자 늙어 죽는 수가 있거든! +6 23.03.16 3,460 124 25쪽
446 계륵이거나 삥을 뜯거나.... (3) +3 23.03.15 3,411 110 23쪽
445 계륵이거나 삥을 뜯거나.... (2) +4 23.03.14 3,472 108 21쪽
444 계륵이거나 삥을 뜯거나.... (1) +9 23.03.13 3,616 118 20쪽
443 언젠가 만나야 했을 인연들. (3) +6 23.03.11 3,674 128 26쪽
442 언젠가 만나야 했을 인연들. (2) +5 23.03.10 3,623 121 26쪽
441 언젠가 만나야 했을 인연들. (1) +7 23.03.09 3,647 118 23쪽
440 다 해먹는다는 말 나오진 않겠죠? (3) +4 23.03.08 3,578 123 24쪽
439 다 해먹는다는 말 나오진 않겠죠? (2) +14 23.03.07 3,579 128 21쪽
438 다 해먹는다는 말 나오진 않겠죠? (1) +3 23.03.06 3,586 117 21쪽
437 지금이라도 손을 떼시면 됩니다. +6 23.03.04 3,705 128 27쪽
436 복수의 꽃. (10) +8 23.03.03 3,397 127 21쪽
435 복수의 꽃. (9) +6 23.03.02 3,267 127 21쪽
434 복수의 꽃. (8) +4 23.03.01 3,262 120 21쪽
433 복수의 꽃. (7) +3 23.02.28 3,331 119 22쪽
432 복수의 꽃. (6) +4 23.02.27 3,376 115 21쪽
431 복수의 꽃. (5) +4 23.02.25 3,456 128 24쪽
430 복수의 꽃. (4) +5 23.02.24 3,383 128 25쪽
429 복수의 꽃. (3) +11 23.02.23 3,468 115 26쪽
428 복수의 꽃. (2) +2 23.02.22 3,558 128 24쪽
427 복수의 꽃. (1) +5 23.02.21 3,676 123 20쪽
426 내가 먹을 걸 남에게 맡기면 위험이 따른다. (4) +6 23.02.20 3,647 126 25쪽
425 내가 먹을 걸 남에게 맡기면 위험이 따른다. (3) +5 23.02.18 3,702 135 25쪽
424 내가 먹을 걸 남에게 맡기면 위험이 따른다. (2) +6 23.02.17 3,654 134 25쪽
423 내가 먹을 걸 남에게 맡기면 위험이 따른다. (1) +7 23.02.16 3,745 139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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