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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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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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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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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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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쪽

시작은 미약하지만...!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현재 Eye-MAX 연구진은 DMR과 MPX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개발비를 쏟아 붓는다고 해도, 가까운 미래에 Eye-MAX 필름에 대응할만한 디지털 카메라를 내놓을 수 없을 터.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았다.

그래도 언젠가 가능해진다.

뛰어난 실력의 연구진이 보강되었고, 지원도 확실했으니까.

물론 디지털 기술이 제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필름이 갖는 고유의 질감을 대체할 순 없다.


“로비에 전시된 최초의 Eye-MAX 모델 말고 모두 몇 개가 제작됐습니까?”

“지금까지 50대 정도 제작됐습니다. 몇 대는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되어 폐기되었고, 현재는 16대가 운용 중입니다.”

“Eye-MAX 전용관 현황은요?”

“전 세계 25개국 180개 스크린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보스의 고향인 한국의 서울에도 Eye-MAX관이 있죠.”

“할리우드에서 영업 중인 렌탈숍에서 Eye-MAX 대여료가 대략 주당 1만 2천~2만 달러던데....?”


일주일 빌리는데 한화로 대략 2,000만 원이다.


“아마 보험료가 미포함 가격이었을 겁니다.”


Eye-MAX 장비는 판매는 없고, 오로지 임대만 할 수 있다.

임대할 수 있는 곳도 캐나다, 할리우드와 유럽 지사 단 세 곳뿐이다.

류지호가 빌리기로 한 Eye-MAX 최신 기종을 판매한다면 대략 35만 달러 선, Eye-MAX 3D 카메라의 경우는 100만 달러 선에서 가격을 책성할 수 있다.

Eye-MAX Corp.에서 판매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필름 가격도 비싸, 카메라 렌탈비용도 비싸.

Eye-MAX가 한 국가 한 개 극장 브랜드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사정이 그 이유다.

촬영도 힘들고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기 때문에 콘텐츠가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가 없다.

따라서 Eye-MAX 전용상영관을 늘려봐야 소용없다.


“현재 일 년에 단편영화가 두 편 정도 제작되고 있던가요?”

“회사가 지원해서 30~4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두 편 정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상업영화는 꿈도 못 꿨는데, 마침 빅보스와 리드 스콧이 상업영화에서 Eye-MAX 시스템을 쓰겠다고 제안한 겁니다.”


여러모로 Eye-MAX 장편영화를 매년 1편 제작하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DMR의 테스트 영상을 보고 눈치 챘는지 모르지만, 리마스터링이 완벽하게 Eye-MAX 포맷을 지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 4:3 비율의 직사각형의 Eye-MAX 원본 화면과 달리 DMR로 변환된 화면은 화면에 꽉 차지 않고 아래위로 레터박스가 생긴다.

기존 35mm보다 세로로 길어지긴 했지만, 오리지널보다 좁은 1.9:1의 화면비다.


“감수해야죠. 내가 한국에서 촬영할 영화의 35mm로 촬영 분은 모두 풀 프레임으로 촬영해야겠죠?”

“현지 촬영팀과 함께 테스트 촬영을 진행하게 될 겁니다.”

“그래야죠. 현상은 LA에서 하는 것이 안전하겠죠?”

“한국의 현상수준과 필름 스캔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4K로 스캔도 가능해요?”

“Thomson, I-MAGICA 두 곳에서 35mm 필름에 담긴 영상을 4K 해상도의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고속 스캐닝 장비를 출시했습니다.”

“Eye-MAX가 그걸 구입했어요?”

“GMG Lab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상한 다음에 어바인으로 보내야 하겠군요?”

“그렇습니다.”


<복수의 꽃>의 포스트 프로덕션은 미국에서 할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제작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Eletrichome과 기술제휴는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작년 Eye-MAX Corp.은 캐나다 가전업체 Eletrichome의 프로젝터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그로인해 자체적인 시네마 프로젝터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시네마 프로젝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은 벨기에의 Baraco, 미국의 Cristie, 일본의 JEC과 소닉 정도다.

DALLSA의 CCD, Eletrichome의 프로젝터, GMG Lab의 소프트웨어가 결합하게 되면, 그들 시네마 프로젝터 시스템에 뒤지지 않는 Eye-MAX MPX 전용 프로젝터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을 터.


"무엇보다 램프가 문제입니다. 현재로서는 Dallas Instruments와 우시우 램프 중에서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ye-MAX는 대형 화면에 빛을 쏴야 한다.

때문에 프로젝터 램프의 밝기가 일반적인 프로젝터보다 훨씬 강력해야 한다.

밝은 램프 덕분에 필름의 색상 재현력도 일반 35mm에 비해 월등하며, 특히 암부 표현력에 있어서는 디지털을 포함하여 타의 추종을 불허할 수 있다.


“훌륭합니다. 그 짧은 시간에 많은 부분에서 발전이 있었네요.”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없습니다.”

“하루아침에 결과가 나오겠어요? 성과 내겠다고 무리하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세요.”


Eye-MAX 엔지니어의 노고를 치하한 류지호는 토론토로 이동해 <복수의 꽃>에서 Eye-MAX 시스템을 운영해 줄 타큐멘터리팀을 만났다.

촬영 오퍼레이터는 Eye-MAX 영화 <아마존>, <에베레스트>를 작업한 바 있다.


“반가워요. 데이비드, 루크.”

“만나서 영광입니다. Mr. prodigy"


언론에서 ‘신동‘을 언급할 때는 비아냥거림이 담기기도 한다.

현장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찬사로 주로 쓰이고 있다.

아카데미 작품상 이력은 물론이고 디지털 영화 선구자이기도 하니까.


“데이비드, 400피트 매거진으로 얼마나 촬영할 수 있어요?”

“1분 11초 정도. 35mm가 대략 3분 가까이 찍을 수 있으니 엄청 비쌉니다.”


촬영 오퍼레이터 데이비드의 말에 루크가 말을 보탰다.


“35mm가 초당 2달러, Eye-MAX 전용 필름은 대충 8달러가 필요하다고 보면 됩니다.”

“확실히 비싸긴 하네요.”


필름도 비싸고, 카메라 임대료도 비싸고, 크기도 모텔 냉장고 사이즈 정도로 크고, 소음도 심하고...

그러니 영화를 전체를 Eye-MAX로 작업하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업영화에서 사용하지 못하고 최대 4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제작 등으로 한정될 수밖에.


“Eye-MAX 카메라를 보조로 사용한다면서 메인 카메라는 뭡니까?”

“파나플렉스 슈퍼 35mm가 될 것 같아요.”

“전체 영화에서 25분 정도 차지한다고 했지요?”

“오프닝 시퀀스는 파나플렉스와 함께 촬영하고, 데이비드는 세컨 유닛과 함께 따로 움직이면서 촬영을 해줘야 합니다.”


이미 스토리보드는 넘겨주었다.

촬영 한 달 전 한국에 입국해 김영복 촬영팀과 함께 테스트 촬영을 진행하며 손발을 맞출 예정이다.


“촬영 장비를 한국으로 가져가는데 문제는 없겠죠?”

“루크가 장비와 함께 한국으로 들어가게 될 겁니다.”


루크가 자신감에 차서 말했다.


“걱정 말아요.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고. 별 문제 없이 계획된 대로 될 겁니다.”


이들은 Eye-MAX 다큐멘터리 촬영을 주로 한 베테랑들이다.

게다가 에베레스트, 아프리카 초원, 동굴, 스카이다이빙 등 고난도 촬영을 주로 했다.

해외 촬영은 물론 오지 경험도 많아서, 촬영장비와 필름 반출에 대해서는 도가 텄다.


“한국에 도착하면 직원들이 나와 있을 테니, 그들과 함께 움직이면 될 겁니다.”


이미 장비들은 전용 하드케이스에 포장되어 공항에 보관 중이다.

통관을 마치는 즉시 예약한 항공편에 실려 촬영팀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가게 된다.


‘슬슬 디지털 표준에 대해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말이지....’


이전 삶의 역사보다 몇 년 앞당겨 류지호가 D-Cinema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당연히 관련 움직임도 빨라질 터.

D-Cinema의 기술 표준화는 전송할 때의 파일 규격, 파일을 담는 서버의 규격, 영사기의 규격을 정하는 것으로 호환성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D-Cinema의 규격을 정하지 않는 경우 미국 영화를 한국에서 상영할 수 없다거나 특정 영사기로만 상영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D-Cinema가 확산되기 전에 JHO Company가 가진 특허와 기술이 표준이 된다는 것은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돈을 버는 문제가 아니다.

파인 소프트사가 윈도우를 통해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기술 표준화를 쥐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비디오나 휴대폰 등에서 기술 표준화를 놓고 각국 혹은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처럼 몇 년 사이에 D-Cinema의 기술 표준을 놓고 다양한 조직이 만들어지고 논의가 진행된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D-Cinema와 유럽의 E-Cinema 양 축으로 표준화의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류지호가 한국에서 영화를 촬영하고 미국으로 복귀할 즈음을 전후로 해서 할리우드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 같다는 보고가 있었다.

JHO Company는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을 중심으로 D-Cinema 논의의 중심에 설 계획이다.

20세기는 전통의 메이저 스튜디오가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

21세기는 디지털 분야를 선도하는 메이저 스튜디오가 주도권을 쥘 수 있다.

JHO Company가 가장 앞 서 있고 잘 준비되어 있다.

지금처럼만 준비한다면 21세기 영화산업의 메이저 중에 메이저라는 칭호는 JHO Company의 차지가 될 수도 있다.


❉ ❉ ❉


한국으로 떠나기 전 류지호는 토론토에 하루를 더 머물렀다.

가온 아이스하키팀이 토론토로 전지훈련을 왔기 때문이다.

오너로서 선수단을 격려할 필요가 있었다.

팀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코칭스태프를 대폭 물갈이 하고 젊은 피를 대대적으로 수혈했다.

국가대표가 포함된 대학 아이스하키 강팀 졸업생 13명의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세우고 팀의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운동선수 세계는 군대 못지않은 규율과 불합리를 자랑한다.

실업 스포츠계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게다가 빙상종목은 축구와 버금갈 정도로 엉망인 것으로 악명이 높기도 하고.


"올해를 실질적인 창단 원년으로 삼고 강인한 개척자의 정신으로 국내 최고의 실업팀으로 발돋움하겠습니다. 의장님!“


가온 아이스하키팀 단장 오정복이 각오를 밝혔다.

뻔한 말을 듣고자 한 것이 아니다.


“해외전지훈련이 처음은 아니겠죠?”

“캐나다는 처음입니다. 제가 알기로 창단 후 주로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팀에 국가대표도 있지 않아요?”

“그 친구들도 캐나다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국가대표팀은 주로 동유럽에서 전지훈련을 했기 때문에....”


오정복 단장이 슬쩍 말끝을 흐렸다.

류지호가 그런 단장에게 의아한 시선을 던졌다.


“사실 우리 국가대표가 이곳으로 전지훈련을 와도 무시를 당할 겁니다. 그 만큼 세계적으로 국내 아이스하키의 실력 차이가 큽니다.”

“캐나다에서 고용한 인스트럭터는 어때요? 도움이 되던가요?”

“우리 선수들 대부분이 세계적인 레벨과 비해 기본기가 조금 부족한 편입니다.”

“고참 선수들도 그래요?”


최고령인 선수 나이는 서른여덟 살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실업팀으로 온 새내기가 열아홉 살이다.


“죽기 살기로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기회니까요.”

“선수단 잘 챙겨주세요. 단장만 믿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각오와 실력은 다른 법이다.

가온 아이스하키팀은 전지훈련지인 토론토의 아이스하키팀에게 1-8 대패를 당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승리한 팀의 멤버들은 피자 배달원, 집배원, 소방관, 회사원들이 만든 동호인팀이었다.

캐나다의 프로팀 산하 마이너리그 팀조차 한국 아이스하키 수준을 월등히 상회하기 때문에 연습경기 상대조차 해주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찾은 팀들이 지역의 동호인팀이었는데, 동호인 수준이 어릴 때부터 한국에서 죽어라 아이스하키만 한 가온 선수들보다 높았다.

아이스하키의 나라 캐나다답다고 해야 할까.

흑역사라고 놀릴 수만은 없다.

캐나다는 5살이 되면 동네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해, 8살이 되는 남자아이 대부분이 아이스하키 스틱을 잡는다.

온타리오 주에만 250개에 달하는 실내·야외 아이스링크가 있다.

류지호가 한국에서 아이스하키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캐나다 계열사 직원들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할 정도다.

류지호가 태권도와 서핑에 더 관심이 많다는 사실에 올라간 호감도의 절반을 다시 까먹게 되었지만.


“나중에 한국으로 초대해서 한국의 아이스하키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해줄게요.”


무주리조트에서 스키와 스노우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말까지 보태자, 떨어졌던 호감도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었다.

가온 아이스하키팀이 캐나다 동호회와의 연습경기에서 패배행진을 막 벌이기 시작할 때 류지호가 한국으로 향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다... 라고 하지만 잘될까 모르겠네....’


류지호가 손대는 것마다 잘됐다.

오죽하면 ‘미다스의 손‘이란 별명까지 얻었을까.

하지만 아이스하키팀의 출발은 왠지 불안하기만 했다.

유일한 실패 사례가 될 것이라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 ❉ ❉


오랜만에 김포공항에 대한민국 모든 언론사가 총출동했다.

할리우드 톱스타 톰 메이포더가 영화 홍보차 내한했기 때문이다.

톰 메이포더는 류지호에게 자신의 비즈니스 제트기를 타고 함께 한국으로 들어와 공항에서 팬들과 만나자고 제안했었다. 류지호는 캐나다에서 Eye-MAX 촬영팀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오기로 일정이 잡혀있었다.

개인 전용기가 일찍 준비되었다면 Eye-MAX 장비 일체를 싣고 왔으련만.

막상 항공사에 비즈니스 제트기 주문을 넣고 나니 2년 후에 인도 받는 것이 더 멀게만 느껴졌다.

일주일 사이에 LA에서 뉴욕 그리고 캐나다, 최종적으로 한국으로 이동하는 고된 일정을 소화했다.

개인 전용기가 있었다면 탑승과정도 단축하고 장거리 이동에서 좀 더 쾌적한 휴식을 취하면 이동했을 터.

암튼 류지호가 조용히 입국한데 반해 톰 메이포더와 응위쌈 감독은 떠들썩하게 입국했다.

6월 중순 개봉하는 <미션 임파서블Ⅱ>를 홍보하기 위한 방한이라서 온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김포공항을 나섰다.

지난 1994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홍보 방한 이후로 두 번째다.

<미션 임파서블Ⅱ>는 북미에서 한 달 전 개봉해 첫 주말 6,00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거둬 정상을 차지했다.

올 상반기 개봉 첫 주말 흥행 수입이 3,000만 달러를 넘은 할리우드 영화는 <글래디에이터>와 <스크림Ⅲ>, 애니메이션 <다이노소어> 등 단 세 편이다.

비평 쪽에서는 호평보다 혹평이 더 많았다.

그로인해 첫 주 1위를 차지한 걸 두고 ‘불가능한 임무를 완수했다’는 표현을 써가며 영화를 폄하했다.

시리즈 가운데 가장 안 좋은 평가를 받긴 하지만, 흥행에서는 성공한다.

1.3억 달러 제작비가 투입된 2편은 6월 현재 북미 스크린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개봉 두 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었다.

김포공항에서 팬과 취재진을 만난 톰 메이포더는 수행원들과 곧장 밀레니엄 힐턴으로 향했다.

Duplex Suite에서 기다리고 있던 류지호가 톰 메이포더를 반갑게 맞이했다.


“헤이. Jay.”

“어서 와요.”


두 사람이 가볍게 포옹으로 인사를 나눴다.


“장거리 비행으로 피곤하죠?”


응위쌈 감독이 푸근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톰의 근사한 제트기를 타고 와서 힘든 건 잘 모르겠어.”


밀레니엄 힐튼은 복층으로 된 스위트가 116평, 65평, 55평 세 종류가 있다.

23층 최고층에 위치한 스위트는 대유그룹 총수의 집무실이다.

총수가 해외 도피 중임에도 대유 측에서 꼬박꼬박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어 고객에게 객실을 내줄 수 없었다.

톰 메이포더는 116평에서 묵고 응위쌈 감독은 65평 스위트에서 묵을 예정이다.

두 객실 모두 남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했다.


“스케줄 소화하기 전까지 편히 쉬세요.”


이번 홍보 이벤트 주인공은 두 사람이다.

류지호 역시 홍보를 도울 예정이긴 하지만, 공식 행사에서는 빠지기로 했다.

톰 메이포더에게 가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분산시킬 필요가 없었다.

두 시간 후, 호텔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톰 메이포더 방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톰 메이포더가 회견장에 운집한 기자들을 향해 한국말로 인사했다.

회견장에는 국내외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톰 메이포더와 응위쌈은 베테랑답게 웃음을 잃지 않고 친절하게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성의를 보였다.


- 이번 후속편은 첩보물이었던 전작과 달리 응위쌈식 액션영화로 새롭게 태어났다.

“나는 속편에 관심이 없던 존을 찾아가 ‘1편에 신경 쓰지 말고 원하는 대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1편이 브라이언의 영화였다면 2편은 존의 영화다.”

- 영화에서 격렬한 액션 장면의 95% 이상을 대역 없이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도입부에 벼랑에 매달리는 장면이 가장 위험한 촬영이었는데 감독은 스턴트맨을 쓰겠다고 했다. 나는 직접 하겠다고 우겼고 절벽을 뛰어내리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어떻게 해야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지 잘 알고 있었고 만족할 만한 그림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응위쌈이 마이크를 끌어와 입을 열었다.


“톰의 헌신적인 연기 덕분에 내가 구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시퀀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톰은 내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완벽한 배우다.”


한국을 두 번째 방문한 톰 메이포더는 질문자에게 손 인사를 하고 농담을 건네기도 하고, 기자회견장내에 설치된 얼음조각으로 다가가더니 대뜸.


“이게 나란 말입니까? 누가 더 잘 생겼습니까?"


너스레를 떠는 등 기자회견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친절한 톰 아저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이날의 분위기가 꼭 즐겁기만 한 건 아니었다.

기자회견 마지막에 유명한 공중파 연예 정보 프로그램 리포터가 문제를 일으켰다.

- 당신은 타 배우들에 비해 키가 작은 편이에요. 콤플렉스 같은 건 없나요?


이에 대해 톰 메이포더는 농담처럼 받아 넘겼다.


"키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다. 아직도 출연제의가 들어오는 거 보면 별문제 없는 것 같다.“


농담으로 응수했지만, 표정이 살짝 굳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실제로 톰 메이포더의 키는 170cm 중반쯤이다.

류지호와 나란히 서면 작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키가 큰 아내와 나란히 서면 더 작아 보일 정도다.

사실, 톰 메이포더의 키 콤플렉스에 대한 이야기는 하루 이틀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서양에서 그 같은 질문은 대단한 실례에 해당했다.

키가 작다고 콤플렉스 없냐고 묻는 건 한국에서도 조심해야 할 말이다.

리포터의 무개념 질문으로 행사 주최와 진행을 맡은 WaW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이 당황했다.

키에 관련된 질문이 한 번으로 그쳤다면,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리포터는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관련 질문을 했다.

질문을 받은 당사자보다 참석한 기자들이 더 당황할 정도였다.

그녀의 집요한 질문 공세에 기자회견장의 분위기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톰 메이포더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회견장을 떠나 이후 스케줄을 차질 없이 수행했다.

수입배급사 WaW 엔터테인먼트는 해당 방송국에 강력히 항의했다.

가온그룹 차원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송국에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방송국 고위 임원이 사과 전화를 하고 해당 부분을 통편집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단순 해프닝으로 넘어가는가 했다.

하이에나 같은 연예부 기자들이 가만있을 리가 없었다.

매너 없는 질문을 한 리포터는 물론이고 해당 프로그램까지 싸잡아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신문기사를 보고 나서야 류지호도 알게 됐다.

사실 류지호가 사과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톰 메이포더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 성대하게 파티를 열어 기분을 달래주었다.


“내가 실무를 담당하고 있었으면 속 터져 죽었을 거야.”


하루도 바람 잘 난 없는 연예계다.

암튼 ‘친절한 톰 아저씨’는 영화홍보차 방한할 때마다 밀레니엄 힐턴 Duplex Suite에서 묵게 된다.

또한 WaW 엔터테인먼트가 초청하는 해외 무비스타들의 단골 숙소로 자리 잡는다.

그에 따라 파파라치의 아지트가 되면서 골치를 썩기도 한다.

매출증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해외스타들의 방한 때마다 호텔명이 언론에 자주 노출된다는 점.

공짜 홍보와 다름없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3.02.14 10:45
    No. 1

    인기 없는 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기업에
    지장이 없으면 하는게 옳습니다.
    국가도 세금 감면등으로 지원하고 해야죠.
    캐나다만해도 학생들의 체육 문화 활동등에
    백프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민 정서상 건강상 강한 나라가 되려면
    체육 문화활동 에 대한 기업 국가의
    지원없이는 불가능 합니다.

    찬성: 2 | 반대: 1

  • 작성자
    Lv.99 yd*****
    작성일
    23.02.14 11:56
    No. 2

    연예 기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2.14 15:40
    No. 3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키트릿지
    작성일
    23.02.14 17:01
    No. 4

    밀레니엄 힐튼 23층 903제곱미터 273평 집무실 헐값 장기임대 해결안된채로 인수된건가요? 그거 대우 99년 망하기직전에 꼼수/사기로 계약한건데. 년12만원이 말이되나요. 서울최중심가 호텔 펜트하우스가 연12만원이라니

    찬성: 3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3 트뤼포
    작성일
    23.02.14 21:16
    No. 5

    추후 호텔사업과 연관해서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k7******..
    작성일
    23.02.15 05:52
    No. 6

    뚝심 외 아직도 연재를..
    정말 존경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소월루
    작성일
    23.02.24 09:51
    No. 7

    엄청 비씨죠 = 엄청 비싸죠(비싼편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3 트뤼포
    작성일
    23.02.25 12:53
    No. 8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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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영화가 영원히 머무는 곳. (1) +4 23.03.22 3,422 115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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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곧.... 필름은 죽습니다. (1) +6 23.03.20 3,417 109 25쪽
449 내가 잘되자고 하는 겁니다! (2) +4 23.03.18 3,511 120 25쪽
448 내가 잘되자고 하는 겁니다! (1) +5 23.03.17 3,502 120 27쪽
447 혼자 늙어 죽는 수가 있거든! +6 23.03.16 3,460 124 25쪽
446 계륵이거나 삥을 뜯거나.... (3) +3 23.03.15 3,410 110 23쪽
445 계륵이거나 삥을 뜯거나.... (2) +4 23.03.14 3,472 108 21쪽
444 계륵이거나 삥을 뜯거나.... (1) +9 23.03.13 3,616 118 20쪽
443 언젠가 만나야 했을 인연들. (3) +6 23.03.11 3,674 128 26쪽
442 언젠가 만나야 했을 인연들. (2) +5 23.03.10 3,623 121 26쪽
441 언젠가 만나야 했을 인연들. (1) +7 23.03.09 3,647 118 23쪽
440 다 해먹는다는 말 나오진 않겠죠? (3) +4 23.03.08 3,578 123 24쪽
439 다 해먹는다는 말 나오진 않겠죠? (2) +14 23.03.07 3,579 128 21쪽
438 다 해먹는다는 말 나오진 않겠죠? (1) +3 23.03.06 3,586 117 21쪽
437 지금이라도 손을 떼시면 됩니다. +6 23.03.04 3,704 128 27쪽
436 복수의 꽃. (10) +8 23.03.03 3,397 127 21쪽
435 복수의 꽃. (9) +6 23.03.02 3,267 127 21쪽
434 복수의 꽃. (8) +4 23.03.01 3,262 120 21쪽
433 복수의 꽃. (7) +3 23.02.28 3,331 119 22쪽
432 복수의 꽃. (6) +4 23.02.27 3,376 115 21쪽
431 복수의 꽃. (5) +4 23.02.25 3,456 128 24쪽
430 복수의 꽃. (4) +5 23.02.24 3,383 128 25쪽
429 복수의 꽃. (3) +11 23.02.23 3,468 115 26쪽
428 복수의 꽃. (2) +2 23.02.22 3,558 128 24쪽
427 복수의 꽃. (1) +5 23.02.21 3,676 123 20쪽
426 내가 먹을 걸 남에게 맡기면 위험이 따른다. (4) +6 23.02.20 3,647 126 25쪽
425 내가 먹을 걸 남에게 맡기면 위험이 따른다. (3) +5 23.02.18 3,702 135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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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 내가 먹을 걸 남에게 맡기면 위험이 따른다. (1) +7 23.02.16 3,745 139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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