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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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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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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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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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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지금이라도 손을 떼시면 됩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휴머니스트입니다.”


류지호의 즉각적인 대답에 감독들이 웃었다.


하하하.


박진우 감독은 페미니스트다.

<JSA> 전까지는 특별히 내색을 하진 않았다.

그가 페미니스트임을 밝히기 시작하는 것은 <올드보이> 이후다.

<JSA> 원작에서 조사관은 남자였지만, 박진우 감독의 고집으로 여성 캐릭터로 바뀔 정도로 페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유학파 감독들까지 가세해서 한동안 여성영화와 페미니즘에 관련한 영화들이 토론주제가 됐다.

그러다 ‘도의적 공정성‘이란 용어가 튀어나왔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Political correctness(PC)를 한국에서는 ‘도의적 공정성‘ 혹은 ‘정치적 정의‘라고 번역이 되어 소개되었다고 한다.

류지호로서는 지긋지긋한 용어다.

적어도 영화 분야에서는 부작용이 상당했으니까.

영화계에서 정치적 올바름의 추구는 등장인물 설정과 대사 등에서 차별적 묘사를 없애고 등장인물들의 다양성을 높이거나,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방식으로 행해진다.

처음에는 할리우드의 꼰대백인남성 중심적인 성향을 개선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벡델 테스트 알죠?”

“레즈비언 영화 아니 페미니즘 영화 판독하는 지표 아냐?”


이 당시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의 성평등 평가 방식 중에 하나다.

미국 유학파 감독들은 대학 수업에서 관련 언급이 있어서 모를 수가 없다.

페미니즘 영화 관련해서 영화과 과목도 있고.


“간단하게 말해서 내러티브에 드러나는 여성 인물의 비중, 능동성, 독립성을 측정하려고 만든 지표에요. 할리우드에서 그 같은 지표를 적극 받아들여 배우의 인종과 성별의 비율을 실제 인구 구성을 고려해 설정한다던가,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기존 원작 캐릭터의 인종을 바꾸는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하려고 하죠.”

“원작의 인종까지 바꿔? 그거 역 화이트워싱 아닌가?”

“지금은 아니지만 곧 그런 날이 올 것 같네요.”


10년 이상 지나야 할리우드에서 정치적 올바름이 대세가 된다.

이전 삶에서는 공교롭게도 Timely와 SkyWalker가 LOG Company에 인수합병 된 후에 정치적 올바름으로 점철된 영화들이 대량으로 쏟아졌다.

개빈 파이기가 여전히 TCU를 지배하고 있었고 해체되었다곤 하지만 창작위원회도 그 역할을 일정부분 하고 있음에도 TCU는 정치적 올바름과 원작 코믹스 사이에서 방황했다.

SkyWalker 또한 장대한 우주대서사극 <스타워즈>를 정치적 올바름의 선전영화로 변질시키기까지 했다.

두 영화사의 뒤에는 LOG Company가 있었다.


“빌어먹을 아이커 덕분이지....”

“뭐라고?”

“아닙니다.”


인어공주에 나오는 마녀를 어두운 색상으로 표현한 것이 인종 차별 소지가 있을 수 있고, 피터팬의 후크 선장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

LOG 내부의 생각이었다.

LOG 콘텐츠를 정치적 올바름 선전영화로 변질시킨 원흉으로 지목할 수 있는 인물이 LOG 제 8대 최고경영자 로버트 아이커다.

아직은 LOG의 최고경영자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5년 후 회장에 취임한 후 주주들을 위해서는 많은 일들을 하지만, 영화팬에게는 LOG 계열 영화에 과도하게 PC주의를 묻히면서 치를 떨게 만든 원흉이었다.

심지어 정치적 야심 때문에 LOG를 이용해 PC주의 캠페인을 벌였다고 생각할 정도로 로버트 아이커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류지호다.

류지호가 죽기 직전의 미국 IT업계는 잡스병 환자들이 넘쳐났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PC주의병 환자들이 득세했었다.

류지호는 ‘정치적 올바름‘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다만 아무렇게나 또 아무데나 가져다 붙이는 것에는 반대했다.

특히 영화분야에서는.

내러티브는 영화의 대중화를 이끌며 영화산업의 중심이 되었다.

그러나 영화는 내러티브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정치적 올바름‘ 같은 지나친 내러티브 편향은 창작자의 자율성과 관객의 관람권을 해칠 수 있다.

‘올바름‘이 ’혐오‘를 낳는 것은 한 순간이다.

아무리 옳은 소리라고 해도 설득이 아니라 강요나 세뇌가 되면 반감을 불러오게 되니까.

영화를 이루는 모든 요소들이 적극 활용될 때, 영화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주장과 강요하는 주제의식은 올바른 메시지 전달방식이 아니다.

설득과 공감을 불러오는 메시지 전달방식이 좋은 작품을 낳는다.

박진택 감독이 낄낄 대며 말했다.


“이제 페미니즘도 건드릴 수 있고 한국영화판도 많이 발전한 거야.”

“형님.”

“응?”

“한국영화가 왜 만날 그 모양 그 꼴이었는지 알아요?”

“한두 가지여야지.”

“제 생각에는 약속을 안 지켜서 그래요.”


감독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들도 마찬가지에요. 감독은 무조건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감독이 영화현장의 왕은 아니에요. 진리도 아니고. 지금까지 충무로에서 약속을 제일 많이 어긴 사람들이 감독이었습니다.”


류지호의 지적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박진택은 혹시나 류지호가 취했는지 얼굴색을 살폈다.

취기가 오른 것처럼 보이기는 했다.

그렇다고 술주정을 할 정도는 아닌 것처럼 보였다.


“미국에서 많은 감독들을 만나봤어요. 세상에 게으른 천재는 없더라구요. 우리 충무로 감독님들은 그런 면에서 절대 천재가 아니죠. 왜냐하면 게으르니까. 하루에 3커트 찍고 떳떳한 감독님들 보면서 내 얼굴이 다 달아오르더라구요.”


스태프들은 아침 6시에 집합해 8시 전에 첫 커트를 촬영할 수 있게 준비한다.

그런데 감독이 9시에 촬영현장에 나타난다.

어떤 감독은 10시에 나타나 리허설 몇 번 하고 점심을 먹는다.

아무도 뭐라고 못한다.

감독이 영화현장에서 왕이니까.


“마르틴 스콜체제 감독도 그렇게 안 해요.”


<복수의 꽃> 크랭크업 파티에 온 감독들 중에는 없다.

그럼에도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때마침 김재욱이 테이블로 찾아와 너스레를 떨었다.


“우리 감독님들 또 사랑방 여셨네.”

“......”

“이런 날은 다 내려놓고 즐기세요. 온 세상 고민은 감독님들이 다 짊어지실 겁니까?”


넉살 좋은 김재욱이 감독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술을 따라줬다.

처음 보는 감독에게는 명함까지 주며 친분 쌓기에 열을 올렸다.

류지호로 인해 서먹했던 분위기가 다시 왁자지껄해졌다.

6시부터 시작한 쫑파티는 자정이 가까워질 때까지 끝날 줄 몰랐다.

1차가 끝났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다.

2차는 단란주점으로, 3차는 생맥주집으로, 4차는....

<복수의 꽃> 제작진은 촬영 때만큼이나 쫑파티에서도 열심히 달렸다.

덩달아 류지호도 새벽까지 휩쓸렸다.

사람들이 출근할 시간이 되어서야 해장국으로 속을 달랠 정도로 최선을 다해 놀았다.


✻ ✻ ✻


전 세계 톱3 경비회사는 일본의 시큐리콤, 스웨덴의 시큐리택 AB, 미국의 ADTyco를 꼽을 수 있다.

용병사업을 벌이고 있는 경비회사로 넓히면 미국의 얼라이언스 버튼, 캐나다의 카르다 월드, 영국의 제이 리스쿠스까지 확장할 수 있다.

꾸준히 몸집을 불려온 JHO Security Services는 북미 경비경호업계에서 나름 선도적인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 경비업체로 넓히면 손색이 있었다.

사실 톱3 경비회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다 합쳐도 15%가 되지 못한다.

전 세계 경비산업계는 여전히 조각조각 분열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메이저 경비업체들은 수많은 기업들을 인수합병해 몸집을 불리긴 하지만, 그 모든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지 않고 느슨한 연합체처럼 운영하고 있다.

JHO Security Services 역시 합병한 Pinkerton Corp과 Burns International을 별도 계열사로 운영하고 있다.

경비산업에선 그만큼 조직 구성원들끼리의 신뢰와 성격적 융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무작정 통합하고 통제하기 어려웠다.

한국의 나래안전은 글로벌 경비경호업계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 위치다.

그럼에도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세계보안연합 회의에서 정식 회원사로 참여하게 됐다.

전 세계 50여 개국 경비업체들이 태국 방콕에 모여 회의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서 연합회 발족을 결의했다.

보안경비업계는 어떤 산업과 비교해서도 M&A가 활발하게 벌어지는 편이다.

그런 가운데 각자 따로 놀고 분열되어 있는 업계가 자체적으로 단합할 필요성을 느꼈다.

주요 50여 개국 경비업체들은 지금과 같은 초고속 성장세를 계속 향유하자면 글로벌 스탠다드를 수립해서 모두가 이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회의에 참석한 나래안전시스템의 박성규 상무는 한국의 대표적인 무인경비시스템 회사 (주)CAPS와 인수합병에 관해 전격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88올림픽 경비업무에 참여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던 (주)CAPS는 외환위기로 어려움에 처하던 중 미국계 ADTyco로부터 인수제안을 받기도 했다.

뒤늦게 (주)CAPS 인수에 뛰어든 나래안전으로서는 외국계 회사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느니 못 먹는 감 찔러본다는 심정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나래안전시스템의 최대주주가 가온그룹 오너인 류지호란 것을 업계에서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주)CAPS 내부적으로 대기업으로 발돋움한 가온그룹에 팔리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판단 하에 전격적으로 인수합병이 타결됐다.

참고로 국내 최대 무인경비회사 (주)CAPS는 이전 삶에서 미국계 ADTyco에 팔리면서 한국법인이 되었다가 2014년 먹튀 사모펀드에 팔려나갔다가 또 다시 2018년 선경텔레콤에 매각되는 신세였다.

비록 나래안전시스템이 가온그룹 자회사나 계열사는 아니지만, 최연소 억만장자가 사실상 오너나 마찬가지인 회사다.

세계적인 부자가 소유한 회사가 인수를 하게 됨으로써 암울했던 (주)CAPS의 미래에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온그룹의 대유 계열사 빅딜 계약에 묻힌 감이 있지만, 나래안전시스템은 비슷한 시기 대주주들과 지분(발행주식수의 71.45%)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며 소액주주 지분까지 확보하기 위해 공개매수신고서를 접수시켰다.

총인수대금은 대략 600억 원.

공개매수는 대유증권에서 신청하도록 했고, 주식 거래가보다 7,800원이 높은 5만원에 잔여 주식 13만 7천 주를 매수해 최종적으로 상장폐지할 예정이다.

이로써 나래안전시스템은 국내 업계 2위 경호경비 및 출동서비스에 이어 무인경비시스템에서 1위 업체를 합병함으로써 경비산업계 1위 업체로 올라서게 되었다.

17세기 초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인도와의 무역 독점으로 번성했던 영국 동인도 회사가 자신의 사병, 30만 대군을 거느리고도 오히려 그것 때문에 몰락했다.

당시 동인도 회사의 사설경비대의 도덕적 타락 때문이었다.

현대의 경비업체들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나래안전은 종종 류지호의 개인적인 부탁(?)을 들어주곤 했다.

그럴 때마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일이 처리되곤 했다.

선의가 반드시 정의는 아니다.

선의를 가장한 위선도 많다.

류지호 본인도 잘 알고 있다.

나래안전은 류지호의 숨겨진 칼이자 갑옷일 뿐.

그런데 그를 통해 이루는 것들이 모두 정의롭지만은 않았다.


✻ ✻ ✻


군부독재의 시대가 저물고 재벌이 가장 중점을 두고 관리한 권력이 언론과 사법이다.

한때 재벌을 단속하고 관리하던 두 권력이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하나의 독자적인 카르텔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재벌들의 하수인 혹은 관리를 받는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이권 카르텔에 불과했던 사법권력이 정치와 사회 그리고 경제까지 거머쥐게 된다.

가온그룹은 카르텔의 한 축인 사법 카르텔에서 썩 괜찮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바로 다온로펌이란 조직이다.

가온과 대유 계열사 빅딜의 처음부터 끝까지 컨설팅과 법률적 서류작성까지 전 과정에 관여한 것을 통해 국내 최고 M&A 전문 법률회사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물론 가온그룹 내에 법무팀이 있다.

다온로펌은 그들이 하지 못하거나 역부족인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대관업무다.

즉 로비를 담당한다.

그리고 브로커 역할도 한다.

비법률적인 부분도 많이 하는 것이 법률가들이다.

때론 심부름 센터 역할까지도 수행하는 것이 법률사무소다.

가온 법무팀이 소송 당사자나 그 주변인과 접촉하는 것이 부적절한 경우도 많다.

그럴 때 브로커처럼 중간에서 조율을 하는 것이 다온로펌이다.

대형법무법인은 모두 그런 업무를 한다.

가장 광범위하게 또 지저분하게 무차별적으로 하는 곳은 업계 1위 그곳(?)이다.

암튼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다온로펌의 대표변호사 부부가 참석해야 할 자리가 꽤나 많았다.

오늘은 야당 소장파 의원의 리더이자 대학 선배 부부의 저녁식사에 초대받았다.


“형님... 혹시 서울 시장에 출마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다온로펌 대표변호사이자 대학 후배 박문표의 말에 정의국 의원이 의아한 시선을 던졌다.


“형님은 행정부 경험도 있고 재선 의원이시잖아요.”

“나더러 대통령이라도 도전해 보라고?”


여의도에서는 서울시장 재직은 대권으로 가는 직행코스라고 인식되고 있다.


“못 하란 법 있어요?”

“이 친구가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정의국 의원이 누가 엿듣기라도 하나 싶어 곁눈질로 룸 안을 훑었다.


“여기선 편하게 말씀하셔 됩니다. 모회사가 어딘지 아시잖습니까?”


이들이 식사 중인 곳은 밀레니엄 힐턴의 중식당 룸이다.

호텔의 보안 관리는 나래안전 시스템이 책임지고 있다.

도청방지는 물론이고 CCTV 녹화까지 모든 걸 통제하고 있다.

VIP들의 동선은 따로 관리되고 있다.

물론 아무나에게 제공하는 보안서비스가 아니다.


“미국 조야에 네트워크가 있고 전경련이 후원하고 있는 경남출신의 재선의원. 딱 하나 부족한 것이 대중적인 인지도인데, 서울시장 타이틀이면 그것까지 채우게 되죠.”


정의국은 상도동계라고 불리는 파벌의 적자다.

김용삼에게 발탁된 이후로 지금까지 꽃길만 걷고 있다.

국민들에게 보수정당 소장파 그룹 리더 정도로 인식되고 있지만,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최연소 요직 기록도 다수 가지고 있다.

심지어 김용삼이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참가할 수 있는 IVLP까지 보낼 정도로 총애했다.


“아는 사람은 다 알잖아요. IVLP가 미국에서 각국에 차세대 지도자로 키우려고 엄선해서 초청해 인맥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걸. 지금까지 거기 초청된 인사가 전직 대통령 두 분과 국회의원 포함해서 엶 여덟 명도 채 되지 않죠. 미국에서 인정한 차세대 정치지도자에 형님이 들어가 있다는 겁니다.”


사실이다.

IVLP(International Visitors Leader Program)는 미국 국무부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IVLP가 배출한 세계 각국의 국가원수급 숫자는 150명에 달하고, 국회의원의 수는 5,000명을 상회한다.

가장 최근 한국의 초청자에는 보수진영의 정의국, 진보진영의 김영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뭔가를 배우고 익히는 교육과정이 아니다.

참가자들이 국제적 인맥을 쌓도록 하고 미국 정계와의 네트워크 구축이 주된 목적이다.

직설적으로 말해서 친미국정치인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나는 너무 젊지 않나? 아직 40대인데....”

“내일모레 오십입니다. 인생의 소명, 목적을 알게 된다는 그 지천명이요. 당장은 상도동계 뒷방 늙은이들 몇 명 빼고 세력이 없으시지만, 서울 시장하면서 소장파 외에 당내 중진들을 끌어들여야겠죠.”


정치인치고 대통령 꿈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정의국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삼선 국회의원에만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혹시.... 거기 의장의 생각....?”


다온로펌이 가온그룹과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사실을 여의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박문표가 가만히 식사에 집중하고 있는 아내인 신효정을 일별하고 입을 열었다.


“그 양반은 형님 이름도 모를 걸요? 딱히 알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다만 래리 킴 회장은 다음 대권의 향방에 대해 고심이 많아요.”

“새만금 때문에?”

“모난 놈이 정 맞는다고 대유 계열사 흡수하면서 단번에 20대 그룹이 됐잖아요. 그룹의 주력업종이 5대 재벌과 겹치는 부분도 많고. 새만금사업이 수십 년간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보수당 협조가 절실하죠. 정권에 따라 사업이 흔들리면 안 되니까.”

“서울시장 후보군에는 강력한 인사들이 원체 많아서.....”

“형님만 출마 결심하시면 제가 동문선배님들 찾아뵙고 후원회 결성해 보죠. 아마 미국 쪽에서도 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미국....?”

“형님이 미국에서 사귄 친구들하고 우리 의장하고 접점이 없겠어요?


류지호가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그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없던 야심까지 생길 정도로.

그들의 행동들이 호가호위(狐假虎威)가 될지, 충정(忠情)이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었다.


✻ ✻ ✻


제작자로서 류지호는 화끈한 스타일이다.

프로듀서가 예산을 긴축해서 짜오면 최대 10%까지 예산을 올려버리기 일쑤다.

심지어 예비비도 넉넉하게 책정한다.

그럴 때마다 JHO Pictures 프로덕션 헤드 앨런 포스터는 한숨을 쉬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순제작비가 올라가면 그에 따라 기타비용들도 함께 상승하게 된다.

결국 순익분기점이 올라간다.

류지호가 직접 권리를 행사하는 영화에 한정해서 그렇다.

JHO Company 계열 모든 작품에 류지호가 관여할 순 없다.

프로듀서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는 영화에서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과는 류지호가 올려놓은 제작비에 적게는 두 배, 많게는 열 배까지 돈을 벌어들였다.

수화기 너머에서 윌튼 마샬의 고함치는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제작비를 4,000만 달러까지 올려 잡으라고?


류지호의 그 같은 스타일이 내년 하반기 제작 예정인 <본 아이덴티티>에서도 이어졌다.

공동 프로듀서인 윌튼 마샬이 깜짝 놀라는 것도 모자라 화를 낼 정도로.


- 진심 아니겠지?


류지호의 목소리에 핀잔이 묻어나왔다.


“이 좋은 프로젝트를 독립영화나 B무비 스타일로 찍을 생각이었던 겁니까?”


윌튼 마샬이 <본 아이덴티티>에 예산서를 보내왔는데, 1,200만 달러가 잡혀 있었다.

류지호가 보기에 말도 안 되는 예산이었다.

당장 전화를 걸어서 제작비를 4,000만 달러로 맞추라고 요구했다.


- 지난 1983년에 유니벌스 스튜디오에서 추진하다가 안 되었어. TV시리즈도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고. 난 1,200만 달러도 많다고 생각해.


1983년 유니벌스 스튜디오가 <본 아이덴티티>의 판권을 구입해 영화를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1988년에는 TV시리즈가 제작되었는데, 시청률은 그저 그랬다.

참고로 한국에선 <잃어버린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TV에서 방영되었고, <저격자>라는 제목으로 비디오가 출시되었다.

어쨌든 90년대 초 류지호는 유니벌스 스튜디오로부터 영화 판권을 구입했다.

그 누구도 <본 아이덴티티>가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고 나아가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각본가와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윌튼 마샬은 감독으로 낙점한 더글라스 라이먼이 연출했던 코미디 영화 예산 규모로 <본 아이덴티티>를 제작하려고 했다.


“난 이 프로젝트를 독립영화로 만들고 싶지 않아요.”

- <미션 임파서블>처럼 만들어지길 원하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하지만 토니의 스크립트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 캐나다나 미국에서 촬영할 생각이죠?”

- 내 예산으로 로케이션은 무리야.

“나는 실제 유럽에서 로케이션이 이루어지길 원합니다.”

- ...음!

“내 기획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금이라도 손을 떼셔도 됩니다.”

- 확신해?

“윌튼은 기획·제작하면서 자신의 영화를 의심하세요?”

- ....!

“적은 돈을 들여 영화를 만들고 요행을 바라는 것보다 현실적인 투자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뽑아내고 싶은 것뿐입니다. 나머지는 트라이-스텔라의 배급과 홍보마케팅에 달려있겠죠.”

- 제작비를 넉넉하게 준다면 고맙게 쓰도록 하지.


류지호가 예산을 올린다는 것은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본인이 지겠다는 뜻이다.

윌튼 마샬은 돈 문제의 부담을 털어냈다.


- 원작에서 너무나 많이 각색이 되어서 우려하는 의견도 많아.

“스토리 고문으로 참여한 원작자가 이번 각색을 용인했어요. 영화가 만들어진 후에도 원작팬들이 심하게 비판하지는 않을 겁니다.”

- 원작팬은 소수니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21세기에 맞는 스파이 영화가 나올 겁니다. 토니의 스크립트를 믿어 보자구요.”

-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네.

“더글라스를 잘 부탁해요. 지금까지는 아기자기한 영화만 만들었기 때문에 호쾌하고 선이 굵은 연출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어요. 주제넘은 말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영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윌튼이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 걱정 말게. 그의 마인드를 뜯어고칠 순 없어도, 적어도 이번 영화에서 만큼은 합리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일치할 수 있을 거야.

“최근 보내준 스크립트에 대한 리뷰는 이메일로 방금 보냈으니까 더글라스에게도 전달해 주세요.”

- 알겠네. LA로 언제 돌아올 예정인가?

“해를 넘겨야 할 것 같네요.”

- 촬영 잘 마무리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래.

“또 통화해요.”


판권을 구입한 후 묵혀두었던 <본> 시리즈의 제작이 궤도에 올랐다.

지난 1996년 <스윙어즈>를 끝낸 더글라스 라이먼 감독은 <본 아이덴티티>의 원작자를 찾아가 영화화를 위한 각색을 허락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유니벌스에 있던 판권이 원작자에게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원작자는 영화 판권을 소유한 사람에 대해 함구했다.

유니벌스 측에서 알려준 인물이 Pinkerton Corp LA 지부장 데본 테럴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류지호를 만나면서 연출기회를 얻기 위해 피칭을 했다.

원래 감독이 제 발로 찾아오면서 류지호는 또 하나의 조각인 각색 작가에 <데블스 에드버킷>의 조셉 길로이를 불러들였다.

지난해부터 수 개월에 걸쳐 각색이 진행된 후 최근에 최종고에 가까운 스크립트가 나왔다.

기억을 잃은 남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기본적인 콘셉트는 유지하면서, 중년의 제이슨 본을 젊은 청년으로 바꿨다.

빌런은 악명 높은 킬러 카를로스에서 CIA로 바꾸었다.

트레드스톤 작전의 성격도 변화를 줬다.

원작과 비교해서 대담한 생략과 각색이 이뤄졌다.

본래는 JHO Pictures 단독 제작으로 기획했다.

작년부터 영화사가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류지호의 영화를 주로 제작하려던 당초 계획과 다르게 <REMO> 프랜차이즈와 Timely 킹핀 유니버스, 또 다른 류지호의 영화까지 프로젝트를 모두를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트라이-스텔라나 ParaMax에 넘기긴 싫었고.

때마침 트라이-스텔라 제휴영화사의 프로듀서 윌튼 마샬이 <본 아이덴티티>에 관심을 보였다.

두 영화사 간에 판권이 걸리지 않은 순수한 공동제작 지분 계약이 체결됐다.

영화의 수익만 나눠 갖는 계약이다.

현재 윌튼 마샬은 브래들리 피츠와 데이비드 매커너헤이 등을 캐스팅 물망에 올렸다.

A-List 배우들에게서 모조리 거절당했다.

LA로 복귀하자마자 류지호는 매튜 데이먼을 집으로 식사초대를 할 계획이다.

류지호는 제이슨 본에 매튜 데이먼이 아닌 다른 배우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꼭 그를 출연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생각이다.


❉ ❉ ❉


<복수의 꽃> 크랭크업 파티 이후로 류지호는 한남동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의장 비서실, 휴대폰 문자, 이메일까지 온사방에서 송년회 초대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아라야, 스키장 갈래?”

“바빠.”

“뭐가 바쁜데?”

“데이트.”

“어떤 놈인데?”

“여동생 남자친구한테 놈이 뭐냐?”

“어떤 남자분이세요?”

“학교 선배.”

“CC야?”

“심심하면 회사에라도 나가든가!”

“휴가야.”

“회사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휴가는 꼬박꼬박 찾아먹기는.....”

“오빠도 같이 나갈까?”

“오빠가 왜?”

“내 동생이 사귀는 남자가 어떤 분인지 봐야지.”

“됐그든!”


류아라가 꽥 소리치고 집을 나가버렸다.

류지호가 소파에서 뒹굴며 중얼거렸다.


“송년회 가긴 싫고, 집에 있자니 심심하고....”


그때 심영숙이 과일을 내놨다.


“어머니는 송년 모임 없어요?”

“오랜 만에 아들이 집에서 쉬고 있는데 어떻게 밖으로 싸돌아다니겠니.”

“본의 아니게 제가 어머니의 생활을 망쳐놓고 있었네요.”

“아니야.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모임들이야. 신경 쓸 거 없어.”


류지호가 어머니가 건네주는 과일을 한입 베어 물고 물었다.


“아버지는요?”

“아무래도 연말이니까 행사가 많으시지.”

“술은 적당히 드시면 좋으련만.”

“그나저나 이렇게 집에 있어도 돼?”

“오라는 곳은 많은데.... 영화 끝낸 걸 핑계로 쉬고 있는 거죠 뭐.”

“그래도 되는 거야?”

“안 되는데....”


벌떡.


류지호가 일어서서 한쪽에 놓여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단축번호를 눌렀다.


“김 실장, 가온의 사장단 송년회는 어떻게 하기로 했대요?”

- 밀레니엄 힐턴을 빌려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이었던가요?”

- 예.

“혹시 그날 아이스하키팀 경기 없어요?”

-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수화기 너머에서 김우영과 여직원의 대화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뭐래요?”

- 이번 주 토요일 목동링크에서 가온과 한라의 원정경기가 있습니다.

“송년회에 참석하는 사장들 오후 일정 확인해 보고, 함께 아이스하키 경기 관람할 수 있는가 확인해 봐요. 그리고 가족 표 좀 예매해 놓고.”

- 알겠습니다.


기왕에 송년회를 하는 김에 가온 아이스하키팀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실업팀은 소속 기업의 대표나 마찬가지다.

팀에서 뛰는 동안에는 회사 소속의 직원이기도 하고.

비서실과 통화후로도 이곳저곳에 전화를 돌렸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잠시라도 만나야 할 사람들을 모두 목동아이스링크로 불렀다.

번거롭게 따로 만나는 것보다 한 방에 해결하는 것이 편할 것 같았다.

덤으로 비인기스포츠 아이스하키도 홍보하고.


작가의말

평온한 주말 보내십시오.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3.04 13:17
    No. 1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3.03.04 14:44
    No. 2

    본 시리즈 드디어 제작하는 군요.
    그전에 나왔던 스파이 영화와 다른
    독특함이 최고 잎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범패
    작성일
    23.03.04 22:29
    No. 3

    캬 본 시리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cooooool
    작성일
    23.07.07 01:51
    No. 4

    벡덜 테스트
    같은게 독재정부의
    사전검열과 다를바가없죠

    실제로 pc문화권력이 더 강한 헐리우드 창작자에게 일종의 검열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cooooool
    작성일
    23.07.07 01:56
    No. 5

    PC란 용어자체가 이미 파시즘적이죠
    즉 내 생각이 올바름이면, 나와 다른 생각은 틀림incorrectness일까요

    이런 권위주의적이고. 파시즘적인 이름만봐도
    오히려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이지못하는것잉을 알수있죠
    ㅡㅡㅡ

    잘 모르겠으면
    채식주의자로 본인을 정의하는거랑
    올 바른 음식주의자로 소개하는것의 차이생각해보면됨

    ㅡㅡㅡ
    프랑스에서 정육점 들어와
    살인자라는식으로 시위하던 분들이
    있죠

    우리와 다른 식습관은 악인거죠
    우리의 식문화만이 옮음이고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47 cooooool
    작성일
    23.07.07 02:04
    No. 6

    본 아이덴티티의 창의적인 액션스타일을
    대작으로 예산 늘리면
    다잉사드나 007아류로 변할지도 모르는데 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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