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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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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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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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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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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잘 됐으면 좋겠다. 다들!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무슨 이야기를 하던가요?”

“올 연말에 주 당 5,500원 배당금을 분배하고, 추후 1만원까지 올릴 계획이랍니다.”

“작년에 5,500원에 1.59% 아니었어요?”


배당금은 똑같고 배당률은 떨어졌다.


“작년부터 이번 달까지 총 세 차례 자사주 매입과정에서 주가가 올랐으니, 하반기에도 한 번 더 자사 주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부분은 마음에 드네요.”

“올해 보통주의 경우 310만 주를 소각하고, 내년도 그 정도 수준을 소각할 거라고 하더군요. 우선주의 경우도 올해 47만 주 내년에 60만 주 정도 소각할 계획이랍니다.”


오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다.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면서 주식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기업 가치를 그대로 두면서 사실상 주주들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셈이다.


“좋아해야 하는 거... 겠죠?”

“오성전자 말고도 올해 보스께서는 십여 개 종목에서 배당을 받으실 겁니다.”

“내년에 종합소득세 무지막지하게 내겠네요.”

“하하.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계시죠.”


류지호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보유 주식량이 워낙에 규모가 컸다.

당연히 배당금 규모가 커서 배당소득 감면대상에 들지 못한다.

매년 최고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거기에 더해, 작년 연출한 <복수의 꽃>과 <민중의 적>의 수익 분배도 받게 된다.

각각 최소 10억 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잠정 수입만 100억 원이 넘는다.

숨만 쉬고 있어도 계좌에 돈이 쌓인다는 말이 맞았다.

한 달 이자소득만 해도 남들 1년 연봉이 들어올 때가 있을 정도다.


“투자처는 생각해 두신 곳이 있으십니까?”

“종합소득세 내고 나서 생각해보려고요.”


이미 비서들이 투자처 관련해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긴 했다.


“여주 쪽 WaW 종합촬영소 타운에 개인적으로 땅을 사서 전원주택이라도 지어볼까 고민 중이에요.”

“비서실에 지시를 내려두셨습니까?”

“래리는 신경 쓰지 마세요. 부모님 사실 곳이라서, 가족들과 상의 해봐야 돼요.”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요즘 시민단체에서 가온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야 한다는 요구 강도가 세졌다면서요?”

“대규모 기업집단이 비상장으로 운영되면 비자금 조성이나 탈세 같은 비리를 저지를 수 있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목소리가 큰 단체가 참여연맹이에요?”

“예.”


참여연맹은 1997년부터 소액주주운동의 일환으로 대기업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재계 10위 권 대기업인 가온그룹의 경우 그들이 견제할 방법이 없었다.


“시민단체와 너무 얼굴 붉히지 말자구요.”

“그런 요구와 주장을 하는 게 그들의 일이죠.”


래리 킴은 미국식 마인드라서 시끄럽게 떠들기 전에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 사후에 법정소송이나 타협(회유 및 협박)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참고로 참여연맹은 오성전자 주총에 1998년 처음 참석하기 시작해 사외이사 선임건과 그룹계열사에 대한 출자문제 등을 놓고 국내 상장기업 주총사상 최장시간인 13시간30분간의 마라톤 주총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99년부터 선경텔레콤, 경일중공업, 오성전자, 금성전자, 대유 등 5개 기업을 집중 활동 대상기업으로 정하고 주총 참가를 선언하기도 했다.


“오성전자 경영 승계 관련해서는 NCND를 유지하는 걸로 하자구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경영승계를 하더라도 지분율 좀 올리고, 가능한 합법적인 방법을 찾아보라고 두루뭉술하게 권고하는 정도로 하겠습니다.”

“당장은 법률 개정 없이 합법적으로 안 될 걸요?”

“미국의 대기업 중에서도 순환출자구조의 기업이 없진 않지만, 한국의 재벌들의 지배구조는 쓸데없이 복잡하고 취약합니다.”

“사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을 논하기 전에 순환출자구조부터 어떻게 해야 할 텐데요.”


상속·증여세만 부각되어서 그렇지 재벌 집안의 경영 승계는 법대로만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불법과 온갖 편법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 로비를 해서 법을 바꿔야 하고, 사법과 언론계에 재갈을 물려 공론화 되는 걸 막아야 했다.

류지호는 오성전자나 오성생명 주식을 사 모으면서 딱히 오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끼어들 생각을 하진 않았다.

우량주였기에 꾸준히 모았을 뿐이다.

그런데 오성그룹 총수 일가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류지호와 가온 측에서는 경영참여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그어왔다.

단순투자임을 강조해왔다.


“또 하나의 당근책이 사외이사 자리 양보입니다.”

“저희 쪽 사람이 오성전자 사외이사에 들어가도록 열어주겠다고요?”

“올 하반기 사외이사 개편 때 등기이사 한 자리를 저희 쪽 사람으로 추천받겠다고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사외이사가 아니라 사내이사까지도 류지호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마치 큰 인심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이라 류지호의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이 나라 현실에서 오성과 같은 재벌이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자가 누구겠습니까?”

“막무가내로 막 나가는 사람....?”

“아닙니다. 약점이 없는 자입니다.”


세상에 약점이 없는 자는 사실상 없으니, 상대할 자가 없다는 뜻일까.


“또 미국을 배경으로 두고 있는 자이죠.”


류지호가 미국 상류사회와 교류하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

미국 내에서는 크게 존재감이 없는 상하원의원조차 대한민국을 향해 헛기침을 하면, 다음 날 한국의 온 보수언론이 대서특필한다는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이 처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오기가 생기는 현실이다.


“막대한 재산을 모은 이들 중에서 완전히 깨끗한 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우연히 자산가가 될 수 있겠지만, 돈의 욕망에 휩쓸리게 되면 위법이라는 달콤한 함정에 빠지기 마련이다.

류지호 본인을 공략하지 못하면 다음 타깃은 가족이 될 수 있다.

세상에 흠집 없는 사람 없고, 약점이 없을 수가 없기 때문에 가족들은 아주 좋은 먹잇감이다.

그런데 류지호 일가는 굉장히 특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돈이 넘칠 만큼 많은데도 가족 간 불화를 찾기 어렵다.

친척이라고는 피난민 출신의 외가밖에 없다.

외가 사람들도 류지호가 배려해주는 것에 충분히 만족하고 살고 있다.

세금이면 세금, 행실이면 행실, 평판이면 평판.

뭐 하나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한때 류지호의 외가 쪽에 함정을 파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들은 JHO Security Service와 나래안전시스템의 방어벽을 뚫지 못했다.

한편으로 선행 중독에 걸린 사람들 같았다.

무슨 성자 가문도 아니고....

그 모습들이 전부 위선이라면, 그조차 온 가족들이 대단한 메소드 연기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재벌들이 친 재벌 성향의 언론들을 동원해 가온과 류지호에 대한 부정적 기사들 쏟아낸 적이 있었다.

마치 무언가 거대한 부정이 도사리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기에 언론만큼 좋은 수단도 없으니까.

류지호와 가족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너희는 짖어라 우린 갈 길을 간다.

그런 태도였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매년 수백억 원을 출원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이 가온그룹만 칭찬한다.

사회공헌을 하고도 욕을 먹을 때는 재벌 입장에서 울화통이 터질 정도다.

최근 류지호 소유의 업체 하나에서 흠을 찾아냈다.

헌데 귀신 같이 계열사를 분리시켜 관계를 끊어버렸다.

바로 나래안전시스템에서 떨어져 나가서 대부업을 시작한 (주)서평특수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약점을 공략했지만, 류지호까지 도달하기도 전에 전부 흐지부지 됐다.

노골적으로 건드릴 순 없다.

류지호와 가온그룹은 대한민국 500대 기업 중에서 알짜 기업 주요 주주였기에.

닷컴버블 붕괴 시기 전후로 일시적으로 지분율이 요동쳤지만, 여전히 막강한 지분율을 보유 중이다.

그것도 5%룰을 적용받지 않는 정도만.


“재계 모임에 다니다보면 재밌는 이야기가 꽤 들립니다.”

“나와 관련된 이야기에요?”

“보스의 사람들이 한국에 자리매김하는데 20년 정도 걸릴 텐데 그 사이 한두 번 고비를 겪게 될 수밖에 없고 한 번은 걸려 넘어질 수 있다. 뭐 그런 이야기들이더군요.”


칼은 칼집에 들어있을 때 위협이 되는 것이다.

치명적인 칼은 안 보이는 데서 날아오는 것이고.

류지호에게는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안 보이는 것이 더 많았다.

보안회사나 자선재단은 겉으로 드러난 조직일 뿐이다.

JHO Company Holdings 사외이사인 에드윈 터너의 미국언론 인맥, 골드만대거스 출신의 글렌 S 에반스가 가진 금융계 인맥, 미국 유수 대학 싱크탱크 인맥 등은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류지호의 든든한 지원세력이다.

게다가 90년대 초반부터 미국 서부와 한국에 뿌려진 장학금의 수혜를 입은 장학생들이 이미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한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머리가 더 커지면 자신에게 더 이익이 되는 편에 서겠지만, 한동안은 류지호와 가온그룹의 울타리 속에서 봉사할 것이다.

쿠데타 정권이나 군부독재 시기였다면 정치격랑에 휘말려 가온그룹을 쓰러뜨릴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정치권력이 재계를 좌지우지 하던 시대가 아니다.

재벌 총수를 감옥에 보낼 순 있다.

그러나 70~80년대처럼 기업을 공중분해 시킬 순 없다.


“아저씨....”

“예. 보스.”

“최강이란 싸우지 않기 때문에 최강이랍니다.”

“절대적인 강자는 누군가와 싸우는 것 자체가 손해니까요.”


상대하는 수단과 세력이 드러나는 것 자체가 경쟁자에게 힌트를 주게 되는 셈이다.


“미국 쪽 CEO 자리 이동이 있었던 건 보고받았죠?”

“보스답지 않게 꽤 합리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류지호로서는 의외의 평가였다.

정에 이끌렸다는 잔소리를 들을 걸 각오하고 있었기에.


“연달아서 영화를 찍어야 해서.... 한 동안 가온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할 것 같아요.”

“언제 신경을 썼다고 생색을 내십니까?”

“오호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죠?”

“......”

“이참에 완전히 손을 뗄까요? 극장사업도 안정화되었고. 새로운 정부까지 출범해서 5년 간 재계에 큰 이슈는 없을 것 같은데.”


래리 킴도 류지호를 경영에서 놓아주고 싶었다.

아직은 그의 명성과 미국에서 가진 배경이 필요했다.

가온웨딩 시절부터 느낀 것이지만,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는 게임을 치루는 것과 같았다.

기존 재벌들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해서 신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즉시 견제가 들어왔다.


“남은 대화나 마무리 하도록 하죠.”


래리 킴은 체념한 듯 보고를 이어가려고 했다.

금융사업 부문의 실적과 사업 방향에 대해 입을 열려는데.


“차 잘 마셨어요. 수고하시고요.”


류지호가 도망치듯 회장실을 떠나갔다.

영화 연출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지경인 류지호다.

숫자들의 향연은 심력 소모가 상당했다.

류지호는 주차장을 빠져나오며 G-Tower를 올려봤다.

이전 삶에서는 참 우여곡절이 많았던 빌딩이다.

주인이 바뀌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올 상반기 대부분의 사무실 입주가 마무리됐다.

평당 임대단가가 주변 오피스 빌딩보다 2.5배 더 비싼 데다 관리비까지 포함하면 5배 이상 비용이 늘지만, 입주기업 직원들은 물론 찾아오는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오피스 임대를 시작한지 3년째에 접어들었지만, G-Tower에 입주하는 것만으로 성공가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가 됐다.

박스뮤직, 새롬기술 등 수많은 IT기업들이 입주를 희망했다. 빌딩을 관리하는 나래안전 측에서는 IT벤처 기업의 비율은 20% 미만으로 상정하고 주로 외국계 기업과 금융기업 위주로 입주를 받았다.

IT버블붕괴를 예상한 류지호의 지침 때문이다.

시세는 평당 보증금 80만원, 임대료 8만원이다.

주변 오피스빌딩에 비해 40% 가까이 비싼 가격이다.

때문에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외국계 회사들이 주로 입주하기 시작했다.

현재 입주기업은 50여 개, 공실률은 25%다.

IT기업의 입주를 받지 않은 탓과 IT버블 붕괴로 비싼 임대료를 내고 입주할 만한 벤처기업이 없는 영향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공실률이 높았다.

그럼에도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3년 안에 공실률을 15%대로 낮출 계획이다.

입주 기업 가운데는 가온그룹이 투자한 IT기업도 상당수 있다.

그들 기업이 성장해 본사를 지어 이전한다면 환영할 일이다.

고스란히 가온그룹의 이익으로 돌아올 테니까.

임대 수익은 작은 부분일 뿐이다.


‘잘 됐으면 좋겠다, 다들....!’


❉ ❉ ❉


유선방송사업자(SO)는 프로그램 공급자(PP)에게 프로그램을 받아 방송하는 것이 케이블TV다.

최근 대형유선방송사업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앞에 'M'(Multi)을 붙이기 시작했다.

다솜방송은 모그룹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관련 업체가 매물로 나오는 족족 사들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덩치가 커지면서 법인명까지 다솜미디어로 변경했다.

현재 다솜미디어는 시청률 기준 PP 업계 1위, 유선방송 가입자 수(125만 명)는 2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케이블TV 업계를 뒤흔들 대형 인수합병이 뉴스가 터졌다.

음악채널 KMTV를 다솜미디어가 사들였다는 뉴스다.

다솜미디어에 속하게 된 KMTV는 ‘KM’으로 채널 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BI(Brand Identity)를 발표했다.

그와 함께 생방송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쇼오락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 방영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 개편에 들어갔다.


“가을 개편에서 타깃 연령층을 13~18세 청소년에서 19~24세 여대생까지 확대하고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KM 신임사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첫 일성이었다.


“대중가요와 더불어 대중문화 전반의 소식을 다루는 연예정보 프로그램 3개를 신설하며, 음악 중심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비밀 프로젝트로 <아메리칸 아이돌> 포맷의 오디션 프로그램 준비에도 착수했다.

음악방송 KM은 개편 기념으로 하루 날을 잡아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12시간 동안 생방송 ‘All New KM’을 편성했다.

KM 스튜디오와 강변 테크노마트 상설무대, 동대문운동장 두산타워 상설무대에서 동시 진행하기로 했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소유제한을 완화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방송채널사업자(PP) 사이의 매수합병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중구 지역 SO와 서대문구 SO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다솜미디어에 인수됐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최근 다솜미디어는 송출대행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전송망 사업자(NO)인 위드콤과 방송전문 SI(시스템통합) 업체인 나래시스템즈와 합작으로 송출 대행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다솜파워캐스트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송출대행사업은 PP사가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을 각 사의 요구에 따라 편성·송출하는 서비스다. 다솜미디어의 케이블 사업 확장의 화룡점정은 KMTV 인수합병이다. 음악채널인 KMTV는 지난 1일 다솜미디어가 KMTV의 지분 76%를 인수하면서 매각이 마무리됐다. 이로써 가온그룹은 지주회사 우산 아래 케이블TV 5개 채널, 다솜쇼핑 등 미디어부문과 WaW 엔터테인먼트, G.O.M Cinemas 등 엔터테인먼트부문을 두루 갖춘 공룡 종합엔터테인먼트가 되었다.]

- 동양일보 김지윤 기자.


[영화 업계에 따르면 가온그룹 벤처 캐피털의 영화펀드가 충무로에서 제작되고 있는 한국 영화의 절반 정도에 들어간다고 한다. 업계에서 알려진 가온그룹이 조성한 영화투자펀드는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정부가 조성한 영화펀드 1,670억보다 많다. 투자 규모에서 볼 때 매년 충무로에서 제작되고 있는 절반 정도 영화에 가온그룹 벤처 캐피털의 영화펀드가 들어간다는 의미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온그룹 미디어부문은 케이블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가온그룹이 무엇을 제작하고, 어떻게 배포하고, 언제 시장에 노출시킬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력을 갖추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질문. 한국 대중문화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가온 그룹은 누가 통제하는가?]

- 백원일보 석진규 기자.


❉ ❉ ❉


여주군 일대는 수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상수원보호를 위한 행위제한구역의 일종으로 팔당호와 남한강의 경우 충주 조정지댐까지 하천의 양쪽 500미터~ 1킬로미터 이내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수변구역 내에서는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공장, 축사, 음식점, 숙박시설 및 목욕탕의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수변구역 밖의 지역은 오폐수정화기준을 충족하면 입지가 가능했다.

WaW 종합촬영소 부지는 수변구역 밖에 위치했다.

그럼에도 가온그룹은 종합촬영소를 착공할 때부터 일일 처리 500톤 규모의 하수처리시설을 자체적으로 건설했다.

또한 여주군이 도비를 지원받아 북부지역의 생활오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1,000톤 처리 규모의 하수처리시설을 신설할 때 건설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쓸데없는 비용이란 없습니다. 환경문제는 뒷말 나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옳아요.”


류지호의 말에 50대지만 반백의 머리가 인상적인 안경잡이 남자가 대답했다.


“예. 의장님!”


WaW 종합촬영소장 정인국이다.

두 사람은 가온타운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상가 건물 옥상에 올라와 있다.


“비서실에서 올라온 보고서 보니까 하수처리장 운영관리 실태 평가결과에서 여주군이 보통으로 평가되었다고 하더군요.”

“바로 직전 년도에 아주미흡 평가를 받았던 것에서 많이 개선된 겁니다.”

“그룹 차원에서 2010년까지 경기도와 여주군이 추진하는 하수처리시설 증설 및 신규 건설에 모두 169억 원을 지원하기로 MOU를 체결했다고 들었어요.”


현재 여주군에는 공공하수처리 시설 두 곳과 가온 종합촬영소 민간 하수처리장 포함 모두 네 곳이 존재했는데, 2010년까지 4개를 더 건설할 계획이다.

수자원보호를 위한 법안이 강화되기 전에 종합촬영소 인근 지역에 하수처리시설을 완벽하게 갖춰 놓음으로써 타운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휑하지요?”

“시골이 다 그렇죠 뭐.”


WaW 종합촬영소 입구에서 조금만 나가면 타운이다.

12층 규모의 직원용 아파트 3동, 오피스텔 1동, 대형할인점, 근린편의시설 다수가 조성되어 있다.

또한 축구장, 농구장 등 체육시설도 만들어져 있다.

여담으로 남한강 건너편에는 모 종교단체의 본도장이 소재하고 있다.

여주 읍내와 종교단체 인근 대부분의 건물은 그들 영향 아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 후에는 WaW 종합촬영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서게 되고, 여주유통단지도 들어온다.

타운의 개발 호재가 여럿 대기 중이란 소리다.


“최소한의 생활 인프라는 갖춰진 상태입니다만, 자녀들의 통학이 조금 문제입니다.”

“어떻게 하고 있기에?”

“종합촬영소 안에 어린이 집을 운영 중이고, 초등학교는 분교가 하나 들어와 있습니다. 중·고등학교는 여주대학 인근에 각각 한 곳이 있고, 강 건너에 고등학교가 한 곳이 더 있습니다.”

“고등학교는 인문계에요?”

“두 곳 모두 상업계 고등학교입니다.”

“인문계로 가려면 읍내로 나가야 하겠네요?”

“네.”

“혹시 여주에 사립학교도 있어요?”

“있긴 있는데, 자가용으로 40분 거리에 있는지라.....”


십여 년 후 경강선이 들어서긴 할 테지만.

여주 북부로 이어지기에 남쪽에 있는 종합촬영소 타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깡촌에서 근무하는 걸 다들 싫어하지요?”

“포스트프로덕션 업체는 모르겠습니다. 스튜디오 직원들은 채용공고를 낼 때부터 알고 입사했기 때문에 크게 불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독신 직원에게 기숙사가 아니라 17~24평의 사택을 제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기혼자의 경우는 기본 40평부터 사택을 내주고 있다.

비록 시골이긴 하지만 임원도 아닌 일반 직원에게 최대 50평대 아파트를 내어주는 기업은 한국에서 흔치 않았다.


“여주읍에 직원 아파트를 지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어차피 서울 살던 직원들은 이곳이나 읍내나 별반 다를 것도 없습니다.”

“역지사지로 보면, 유배지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것도 같네요.”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절이 떠날 수 없느니 그렇기는 한데....”

“직원들은 업계 최고 연봉과 복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종합촬영소처럼 정년퇴임을 보장할 순 없다고 해도 가온그룹 정직원인 것은 큰 메리트입니다.”


양수리 종합촬영소 직원 전부가 공무원인 것은 아니다.

계약직도 많다.

WaW 종합촬영소 직원들은 전부 정직원이고 가온그룹의 각종 복지정책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같은 그룹 이름, 같은 지붕 아래 있다고 해도 그 속내는 저마다 다르고 받는 대접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 걱정 되는 것은, 기껏 업무를 숙달시켜놨더니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죠.”


당장 직원들이 이직할 만한 곳은 마땅치 않았다.

10여 년 후 BS그룹이 스튜디오를 건립하면 몰라도.


“그것보다..... 혹시 말이에요.”

“예. 의장님.”

“여주, 이천, 충주에 매물로 나온 사립학교가 있는지 알아봐 주세요.”

“학교도 사고 팔 수 있는 겁니까?”

“운영권은 암암리에 거래가 될 겁니다.”


사립학교법에는 기본재산을 매도할 때 반드시 관할 교육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

부동산과 정관상에 기재된 재산이 이에 속한다.

헌데 정작 중요한 학교법인 운영권은 기본재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학교 운영권을 기본재산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개정하면 이사장 마음대로 학교 운영권을 사고 팔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밀실거래로 학교법인 운영권이 버젓이 거래된다.

심지어 대법원은 사립학교 설립자가 거액을 받고 학교법인의 운영권을 넘겼어도 그 계약이 학교 존립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지 않는 이상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하기도 한다.

사립학교법은 사학비리의 온상이다.

온갖 문제가 범벅이 되어 있다.

사학법인에 대한 정부지원은 국공립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 인사권과 징계권은 사학법인에 있기 때문에 정부가 견제와 관리를 못한다.

설립자와 이사장 족벌 경영으로 회계, 인사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직원들을 위해 학교라도 만드시려고 하십니까?”

“꼭 직원 때문만은 아닙니다.”

“......?”

“나중에 내가 결혼해서 이곳으로 이주하면, 우리 애들도 다닐 학교가 필요하지 않겠어요?”

“아. 그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매입가는 신경 쓰지 마시고. 한 번 알아봐 주세요. 기숙형 학교로 바꾸는 것도 함께 알아봐 주세요.”


이로써 올 해 수익의 용처가 정해졌다.

대형 학교법인이 아닌 이상 지방 학교법인의 운영권 매입가격은 대략 16억~40억 선.

가온그룹 직원 자녀라면 누구나 입학해 공부할 수 있는 사립 중·고등학교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공짜로 교육하고, 입혀주고, 먹여주고, 재워 주고.

류지호는 교육과 의료 문제가 말끔히 해결 된다면, 직원들이 가온 종합촬영소 깡촌에서 사는 것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대기업이 하는 일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전 삶에서 오성, 포항체철, 경일그룹의 자율형사립고 건이 헌법재판소까지 가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류지호가 선의를 가지고 사립학교를 설립한다고 해도 평등권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에 부딪칠 수가 있다.

그래서 새만금간척 프로젝트가 절실했다.

도시 인프라를 처음부터 다 만들어야 하기에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가 있으니까.


작가의말

한 주 마무리 잘 하십시오.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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