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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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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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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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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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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타이밍.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한국에 머물고 있는 류지호는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한편으로 캐나다로부터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만 바라고 있었다.

Loews Cineplex 입수합병과 관련한 소식이다.

헌데 감감무소식이다.

Hamels Capital과의 원활한 합작을 위해 GOM Cinemas를 WaW 엔터테인먼트로부터 분리시켜 독립회사로 만들었다.

가온그룹 지주사의 지배를 받긴 하지만, WaW 엔터테인먼트에서 완전히 계열분리 시켰다.

Loews Cineplex 인수합병과 관련해 5부 능선은 넘었다고 보고를 받긴 했다.

한국, 일본, 캐나다 등 M&A 심사를 받아야 할 나라들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승인이 내려질 것이란 이야기도 들었다.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미국, EU의 판단에 Loews Cineplex와의 합병 운명이 달려 있다.

기대하던 Loews Cineplex 인수합병 소식을 들려오지 않고 뜬금없이 JHO 회장 모리스 메타보이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것도 크리스마스 다음 날에.


“오랜만입니다. 미스터 류.”


류민상 부부가 콩글리시 발음으로 류지호가 알려준 인사말을 건넸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메타보이씨.”

“어서 오세요, 메타보이 회장님.”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 비서의 통역으로 부모님과 잠시 환담을 나눴다.

한남동 주택 2층 서재로 자리로 옮기자마자 류지호가 거두절미하고 물었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어쩐 일이에요?

“차 한 잔 더 주게. 이왕이면 좀 전에 마셨던 것으로 부탁하지.”

“잠시만 기다리세요.”


류지호가 서재를 빠져나가 가사도우미에게 매실차를 부탁하고 돌아왔다.


“수행원들은 어쩌고 혼자에요?”

“통역 해줄 비서를 데리고 왔잖아.”


류지호가 황당하다는 듯 모리스 메타보이를 쳐다봤다.

세계적인 복합미디어그룹 회장이 달랑 통역비서 한 명 데리고 외유에 나서는 일은 없다.

밀월여행이라면 몰라도.


“내가 어린 앤가? 보호자와 함께 여행을 다니게.”

“재미없어요. 얼른 한국방문 목적이나 말해줘요.”

“진짜야.”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보냈어야지, 왜 한국까지 왔냐니까요!”


류지호가 살짝 짜증을 부리자 때마침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가사도우미가 매실차를 두 사람 앞에 공손히 놓아주었다.


“감사합니다.”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이 우리말로 고마움을 표하고 매실차를 입에 가져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류지호도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잠시 서재에 호로록 차 마시는 소리만 들려왔다.


탁.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이 찻잔을 테이블에 내려놨다.


“Jay!"


왠지 모르게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혹시 JHO Company에 문제라도 생긴 것일까.


“예. 말씀하세요.”

“....음.”


류지호는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이 어떤 폭탄발언을 한다고 해도 감정의 동요가 없도록 단단히 마음먹었다.


“자네.... 유니벌스 인수합병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가?”


류지호는 맥이 탁 풀려버렸다.


“......”


뭔가 심각한 이슈라도 발행한 줄 알았다.

겨우 유니벌스 엔터테인먼트 문제라니.

유니벌스 스튜디오의 모회사인 프랑스의 Compagnie ViVo는 최고경영자인 쟝 메시에가 물러나면서 영화사업 부문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Compagnie ViVo 그룹은 영화·음악·게임·케이블방송 등을 포괄하는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 변모시키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그것도 단 2년 만에.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약 200억 달러의 부채를 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 하는 미국의 MSM Studios와 현금 자산이 남아돈다고 알려진 JHO Company Group이 인수의사를 밝혔다.

류지호는 꽤나 회의적이다.

부채 탕감을 목적으로 Compagnie ViVo가 유니벌스 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하는 것을 프랑스 정부가 눈감아준다고 해도 미국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승인해 줄 가능성이 낮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워너-타임과 LOG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해할 것이라 확신했다.

JHO Company Group의 영화사업은 작년과 올해 연속으로 북미 시장점유율 30%를 넘기는 무시무시한 저력을 보여주었다.

과거 무성영화시대를 제외하고 단일 스튜디오가 그 정도 점유율을 차지한 적이 없었기에 경쟁사들이 받은 충격은 꽤나 심각했다.

유니벌스 엔터테인먼트까지 합병하게 되면 40%를 넘어서 절반의 시장을 잠식하게 될 수도 있다.

모든 메이저 스튜디오가 반대할 것이 불 보듯 뻔했기에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다.

헌데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이 예고도 없이 한국까지 찾아와서 유니벌스 엔터테인먼트 인수 건을 다시 꺼내자 류지호는 황당할 따름이다.


“CEO 장 메시에르가 퇴진한 건 알고 있지?”

“지난여름에 완전히 물러났다면서요?”

“그런데 말이야. JHO Security 프랑스지부에서 건너 온 보고가 꽤나 흥미롭단 말이지.”


장 메시에르는 프랑스 정관계와 재계를 이끌어 가는 엘리트들과 매우 밀접한 관계다.

Lazard Frères & Co 투자은행의 최연소 파트너 임원을 거쳐 39살의 나이에 Compagnie ViVo 전신인 150년 역사의 General des Eaux의 CEO에 자리에 오를 정도로 탄탄대로를 걸었던 인물이다.

장 메르시에가 CEO에 오른 것은 그의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시 사회당 내각의 총리의 후원이 있었다는 후문도 있다.

Compagnie ViVo 회장이 된 장 메르시에는 1998년 45억 유로에 달하는 프랑스 하바스 미디어그룹과 Le Studio channel+까지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범 유럽 미디어그룹으로 탈바꿈시키기 시작했다.

1999년에는 세계적인 언론 재벌 로버트 폭스의 BSkyB의 23%의 주식을 사들이며 그와 미디어 사업의 자존심 대결도 벌였다.

2000년에는 유니벌스 스튜디오를 소유하고 있던 캐나다의 음료 기업 Seagram그룹을 약 950억 유로에 인수하고 보다텔(VODATEL)과 함께 유무선 포털사이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4억 유로에 온라인 음악 서비스 회사인 mp3.com을 합병시켰으며 전문가들이 인수 배경을 의문시하던 교육 출판 기업인 휴톤 미프린을 20억 유로에 사들이기도 했다.

나스닥 상장 기업인 USA CableNet에 110억 유로에 해당되는 주식과 현금을 투자하기도 하고, Sci-Fi 케이블 채널, 유니벌스 스튜디오와 TV 프로그램 제작 사업까지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장 메르시에의 집념은 남달랐다.

결국 그의 공격적 경영으로 인해 2001년 프랑스 기업 역사상 최대인 120억 유로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투자자들의 장 메르시에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가운데 연초 대비 Compagnie ViVo의 주식가치가 60% 이상으로 추락했고, 각 신용 평가 회사는 Compagnie ViVo의 주식을 정크 본드로 하향 조정하고 최하위의 신용 등급을 매기기에 이르렀다.


“프랑스 정부의 절대적 후원을 입은 장 메르시에가 이사회를 통해 유임이 결정 되었다가 최근에 또 다시 사퇴한 배경에 여러 이유들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네.”

“프랑스 정계와 연관되어 있어요?”

“조스팽 전 총리의 퇴각과 지난 6월 총선에서 극우파 국민전선의 돌풍을 잠재우며 강력한 대통령이 된 시라크 대통령이 장 메르시에에게 물러나라고 종용한 모양이야.”

“확인된 사실이에요?”

“물론. 다양한 채널로 확인한 사항이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폭주하더니 결국 그 지경이 되어버렸네요.”


Compagnie ViVo는 지난 2년 여 기간 동안 공격적 경영을 통해 세계 2위 미디어그룹으로 부상했다.

200억 유로(약 22조 원)의 부채와 회사 자산 가치 폭락으로 계열사 매각이 서서히 표면화되면서 구조 조정의 첫 단계로 지난 7월 23일 자회사 중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유료 텔레비전 회사 Le channel+ 글로벌 사업 지분의 49%을 처분할 것이라고 발표한 상황이다.


“그런데 구조 조정안에 필름 라이브러리와 TV 제작 업체의 핵심 사업은 제외되었기에 이번 매각안은 당초 전문가들이 예측한 30억 유로의 자금 조달에는 한참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어.”


범 유럽 미디어그룹을 표방하던 Compagnie ViVo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


“MSM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대요?”

“Compagnie ViVo의 음반사업부문을 뺀 자산가치를 대략 110억 달러로 보고 80% 지분을 대략 90억 달러에 사겠다는 의향을 제시했다고 알고 있어.”

“MSM이 유니벌스의 영화 사업을 인수할 능력이 되긴 해요?”

“그래서 말이야.... 유니벌스 뮤직에 대해 별도의 매입의사를 솔솔 흘리고 있다네.”

“세계 최대 음반사인 유니벌스 뮤직까지 탐을 낸다고요?”


류지호로서는 믿기 어려웠다.

MSM Studios는 수차례의 파산 위기를 겪으며 온갖 자산을 다 팔아먹었다.

<007>을 비롯해 천여 편의 알짜 저작권만으로 겨우 스튜디오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유니벌스 엔터테인먼트 인수는 언감생심일 텐데.....


“제가 한국에 머물고 있는 사이 미디어 업계에서 뭔가 벌어지고 있었군요?”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지.”

“하긴.... UOL-워너타임 쪽 상황도 복잡하니까.”

“거기는 내부적으로 엉망진창인가 봐.”

“터너씨는 요즘 어쩌고 있대요?”

“밀려나는 분위기야. 꼴사납게 물러나느냐, 최소한의 품위를 지킬 것이냐. 그것이 문제일걸?”

“권불십년이라고 하더니....”


CNN 신화를 이룬 천하의 에드윈 터너도 잘못된 만남으로 탄생한 UOL과 워너-타임의 불명예스런 경영성과의 책임을 질 처지에 놓였다.


“암튼, 유니벌스 엔터테인먼트 M&A는 물밑에서 여러 회사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어.”

“관심을 표명한 회사가 또 있어요?”

“유니벌스 엔터테인먼트의 3대 주주가 어딘지 알지?”

“Tele-Liberty Media였죠, 아마?”


류지호와 친분이 두터운 에드윈 터너와 막역한 사이인 칼 말론이 소유한 미국 3대 케이블 네트워크 회사다.


“V&ACOM, GTE 외에도 두서너 곳이 더 있다고 하지.”

“아무리 좋은 인수금액을 제시해도 법무부가 승인해주겠어요?”


모리스 메타보이가 되물었다.


“내가 왜 유니벌스에 욕심을 내는 줄 아나?”

“필름 라이브러리 때문.... 아니에요?”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Playa Vista에 조성되고 있는 스튜디오로 이주할 계획이다.

북미 영화 점유율뿐만 아니라, 외형적으로도 명실상부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위용을 뽐낼 날도 머지않았다.

굳이 유니벌스 스튜디오가 보유하고 있는 제작배급 시스템과 스튜디오 시설이 필요하지 않았다.


“1순위는 필름 라이브러리, 2순위는 유니벌스가 보유한 프랜차이즈, 3순위가 유니벌스의 테마파크였다네.”


과거형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는 생각이 바뀌었다는 의미.


“테마파크는 텍사스 주에 건설하기로 했잖아요.”

“공식발표를 하진 않았지.”


재선을 노리는 현 텍사스 주지사의 선거캠페인에 맞춰 발표할 예정이다.


“Moe... 혹시 말이에요. 혹시.....”


류지호와 눈을 맞춘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이 눈을 반달로 만들었다.

영화 연출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었다.

기업가로서의 촉이 여전한 것에 흐뭇함이 밀려왔다.


“맞아.”

“유니벌스 뮤직을 노리고 있다고요?”

“정확하네!”


왜냐고 묻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소닉, 워너-타임과 함께 세계 3대 음반회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유니벌스 뮤직(Universe Music Group).

Decca, MCA, Polyder, 인터스코프 등 15개의 레이블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대표 힙합 가수 다수와 전설적인 록밴드 스타들이 다수 소속되어 있는 최고의 음반 레이블이다.

2000년 총매출은 66억 유로, 순이익 11.57억 유로를 기록했다.

세계 두 번째 미디어그룹인 Compagnie ViVo그룹 전체 매출액의 12.6%를 차지했던 우량한 기업이다.

또한 유니벌스 뮤직 그룹은 전 세계 63개국에 진출, 클래식에서 팝과 재즈까지 총 80만 개의 음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북미, 남미, 유럽 등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글로벌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 22.5%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 시점 영화 시장 점유율 1위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와 음반 시장 점유율 1위의 유니벌스 뮤직 그룹이 결합하게 된다면.....


“....인수합병이 가능하긴 해요?”

“유럽 연합에서는 유니벌스 뮤직의 매각이 음악 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서 세계 5대 음반회사들에게 M&A 참여를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지.”

“Compagnie ViVo가 알짜 계열사를 매각하겠어요?”

“분명하게 매각방침은 밝히지 않은 상태야.”

“내부적으로는.....?”

“주요 주주들 간 어느 정도 의견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

“추정하는 인수금액은요?”

“음악사업까지 포함한 유니벌스 엔터테인먼트 그룹 전체 인수가를 150억 유로 선에서 제시한 곳이 있다고 하더군.”

“음악 사업 부문만 놓고 보면 30억~40억 달러 사이가 되겠네요?”

“40억 달러는 넘지 않을 거네.”

“그냥 인수의향만 타진하는 수준이에요, 아니면....?”

“가능할 것 같으니까, 내가 이렇게 자네를 설득하기 위해 한국까지 급하게 날아왔겠지.”

“맷은 뭐래요? 의논해봤어요?”

“내가 맷과 이 건을 논의했어야 했나?”


류지호가 의아한 시선을 던졌다.

트라이-스텔라 자체적으로 인수합병에 소요되는 자금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네.”

“40억 달러를요? 무슨 수로요?”

“3분기 실적보고서 안 봤나?”

“봤죠.”


그저 놀라운 성장세에 흡족한 기분을 만끽했을 뿐.

대충 훑어보기만 했다.


“영화사업 부문의 매출이야 따로 보고서를 확인하지 않아도 잘 알 테니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고, 트라이-스텔라TV, IVE엔터테인먼트, JHO/DirecTV 세 회사의 총매출이 영화사업 부문을 앞지른 지 오래야.”


3억 인구, 가구수는 1억이 넘고, TV 시청 고객 8,900만 가구.

이것이 현재 미국의 지상파, 위성 및 케이블TV 내수 시장이다.

12월 기준 JHO/DirecTV 가입자 수가 1,200만 명을 돌파해 경쟁 위성방송사를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2002년 6월까지의 자료를 대상으로 비교해 보았을 때 미국의 케이블TV 가입자는 약 6,780만 가구로 집계되고 있다.

2001년 6월에 비해서 약 30만 가구 정도가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안 위성방송 가입자는 210만 가구나 증가했다.

위성방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초로 30% 대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위성방송에 이어 음반사업이라....’


90년대 중반, 기획실 차원에서 음악사업 진출을 검토하기도 했다.

4대 메이저 음반회사들의 시장 장악력이 워낙 막강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80년대 말이었다면 몇 개의 레이블을 인수합병해서 뜰만 한 가수들을 기억을 쥐어짜내서 모아봤겠지만.

그 타이밍을 한참 전에 놓쳤다.

때문에 음악 분야로는 뜻을 접은 바 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기회가 찾아왔다.

무려 세계 최고의 음반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Moe!"

"말해보게."

"음악 사업까지 감당할 수 있어요?”

“유니벌스 뮤직은 1위 기업이라네, 점유율, 판매량, 해외 영업력 모두에서.”


음악산업에서 3대니 5대니 구분해도, 이 당시 유니벌스 뮤직이 독보적인 업계 1위였다.

다만 음반시장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도 사실.

어마어마한 저작권으로 인해 유니벌스 뮤직이 망할 리 없겠지만.

게다가 음악사업은 류지호의 기억을 써먹을 수 없는 분야다.


“다른 빅7 경쟁자에 빼앗기는 것보다 우리가 갖는 것이 좋지 않겠나?”


백번 옳은 말이다.


“LOG나 PARKs에게 빼앗기는 것보다야 좋겠죠.”


이 안건을 단 둘이 결정하고 싶지 않았다.

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그룹의 브레인들과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


“미국으로 함께 가요!”

“지금 돌아가자는 말은 아니겠지?”


류지호는 대꾸 없이 전화기로 걸어갔다.

곧장 비서실로 전화를 걸었다.


“비즈니스석 이상이면 아무 항공편이나 상관없어요.”

- 1월까지 한국에 체류하시기로 하셔서 대한상의 주최 신년회, 오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의 비공식적인 골프회동, 가온그룹 신년회....

“모두 취소하세요.”

- 대한상의 주최 경제인 신년회와 오성 구조본부장과의 미팅을 캔슬하는 것은 좀....


오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은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룹을 움직이는 핵심 중에 핵심 인사다.

현재 오성그룹 30개 주요 계열사를 이끄는 45명의 회장·사장단 가운데 21명(47%)이 그룹 회장 비서실을 거쳤는데, 오성을 움직이는 핵심 CEO 절반이 비서실에서 역할과 기능이 계승된 구조본 출신이다.

그들의 우두머리 격 인물이 현 구조본부장이다.

비록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오성그룹에서 류지호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오성 회장도 아니고 전 비서실장과 한가하게 골프 칠 때가 아닙니다. 가장 빠른 항공편이 없으면 비즈니스 제트기 중에서 운행하고 있지 않은 걸 빌려보세요.”

- 알겠습니다!


다음 날 오전, 류지호와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이 급히 출국했다.

JHO Company Group이 세계 최고 미디어그룹으로 향하는 계단 하나를 더 올라설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한가하게 친목질 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 ❉ ❉


웨스트우드 헤드쿼터로 날아온 이틀 후.

뉴욕과 유럽에서 JHO 주요 임원들이 LA로 모여들었다.

오너, JHO 그룹 회장, 금융부문 회장, 해외총괄 사장, JHO Security Service 사장과 프랑스 지부장, 기업분석팀장과 M&A 팀장, 엔터테인먼트 부문 기획팀장과 법률팀장 등.

유니벌스 뮤직 그룹 인수합병과 관련한 토론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은 가장 먼저 프랑스 현지 소식부터 점검했다.

JHO Security Service 프랑스 지부장 장 피에르 부베(Jean-Pierre Bouvet)가 보고했다.


“파인소프트와 McIntosh도 물밑에서 인수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수금액으로 얼마를 제시하려고 하는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이 다소 놀란 표정들을 지어보였다.

류지호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다.

특히 아이튠즈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McIntosh는 유니벌스 뮤직 인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파인소프트 역시 인터넷 음원 플랫폼 사업 진출을 위해 욕심을 내기에 충분했다.


“Compagnie ViVo에서 새롭게 나온 사안이 있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스탠 크레이그가 입을 열었다.


“올해 230억 유로에 달하는 사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서 프랑스 내에서도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위해 주요 자회사들을 매각할 수밖에 없고. 뼈아픈 구조조정 과정을 겪어야 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류지호가 매튜 그레이엄에게 물었다.


“월가에서 음반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지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지. 현재는 아날로그 음반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MP3 파일과 IT분야의 발전에 따라 전통적인 유통구조와 소비형태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각종 지표로 나오고 있잖아. 향후 음반업계의 수익구조나 분배시스템이 어떻게 개편될지 예측이 쉽지 않아.”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 막 시작될 즈음까지 음반사들은 황금기를 맞았다.

LP를 거쳐 카세트테이프, CD에 이르기까지 음반사들은 큰돈을 벌어들였다.

헌데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유통구조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디지털 음악 포맷인 MP3가 등장하면서 전통의 음반사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LP와 테이프, CD를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될 때까지만 해도 음반시장의 주도권은 음반사가 가지고 있었다.

기존 매체는 복제가 어려웠다.

음질의 차이를 만드는 아날로그기술 역시 음반사들이 쥐고 있었다.

디지털 음원 기술의 등장은 그 같은 음반사의 독점적 지위를 근본부터 흔들었다.

인터넷을 만나면서 기존 음반 유통구조를 급격하게 무너뜨리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음반을 구입하지 않게 됐다.

MP3 플레이어를 구입해 공짜음악을 즐기기 시작했다.

음반사들이라고 해서 가만 있지 않았다.

시장 상황에 적극 개입했다.

무료 MP3 음악을 뿌리던 P2P 업체들을 재판정에 세우고, 불법 다운로드받은 소비자들을 찾아내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했다.

디지털 시대로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음반사들은 디지털 음원에 대한 반대를 이끌어 낼 수 없었다.

결국 합법적인 디지털 음원 판매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아이튠즈같은 인터넷 플랫폼이 가까운 미래에 타워레코드를 대신하게 될 겁니다. 또한 Amazonia.com 같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 역시 음원을 자사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하게 될 겁니다.”


류지호 특유의 낮고 묵직한 음성이 회의실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전국에 깔려있는 음반 유통망이나 소매점을 가진 음반사들은 곧 인터넷 음악 파일 서비스 업체의 고객으로 전락하게 될 겁니다. 기존 유통이 생략되면서 물류비용이 감소하겠지만, 음반사에 들어오는 이익은 낮아질 겁니다. 앨범 전체를 판매하는 방식에서 한 곡 한 곡 개별 노래 판매 방식이 주류를 이루게 될 테고. 아이튠즈 같은 인터넷 플랫폼이 막대한 수수료를 떼어 갈 겁니다.”


아날로그 음반시장과 달리 디지털 음원 시장은 한 곡을 판매해도 이윤의 상당 부분을 서비스 기업이 가져간다.

예전에 비해 낮아진 곡당 단가, 음원 자체에 대한 판매주도권 행사가 어려워짐에 따라 기존의 음악 산업 기득권들은 예전보다 더 많은 음악을 팔면서도 이익이 떨어지는 기형적인 현상을 맞이하게 된다.

디지털 음원 판매자(플랫폼)들의 힘은 더욱 강해지고, 음반사들은 점점 입지가 줄어들게 된다.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유통 단계에서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듯 유통에서 힘을 잃은 음반사들은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수입이 줄게 됨으로써 음반사뿐만 아니라, 제작사와 가수들 역시 예전 같은 수입을 올리기 힘들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유니벌스 뮤직 그룹 같은 기업들은 끄떡없다.

음반 수입이 줄더라도 공연수입은 여전히 건재하고 굿즈라는 새로운 마케팅 영역이 파이를 키우기 때문이다.

그룹의 주요 인사들이 유니벌스뮤직그룹 인수합병에 관해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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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 잘 됐으면 좋겠다. 다들! (2) +10 23.06.29 2,894 106 22쪽
539 잘 됐으면 좋겠다. 다들! (1) +2 23.06.28 2,877 108 26쪽
538 죽더라도, 그거 꼭 이루고 죽어. (3) +4 23.06.27 2,838 105 22쪽
537 죽더라도, 그거 꼭 이루고 죽어. (2) +4 23.06.26 2,879 111 26쪽
536 죽더라도, 그거 꼭 이루고 죽어. (1) +5 23.06.24 3,010 115 24쪽
535 전성기가 꽤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다. (3) +9 23.06.23 3,025 116 27쪽
534 전성기가 꽤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다. (2) +9 23.06.22 2,946 115 26쪽
533 전성기가 꽤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다. (1) +5 23.06.21 2,966 124 24쪽
532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타이밍. (6) +8 23.06.20 2,990 108 24쪽
531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타이밍. (5) +3 23.06.19 2,985 118 25쪽
530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타이밍. (4) +3 23.06.17 2,997 117 25쪽
529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타이밍. (3) +4 23.06.16 2,957 123 26쪽
»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타이밍. (2) +5 23.06.15 2,961 115 24쪽
527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타이밍. (1) +2 23.06.14 2,941 113 23쪽
526 자기 사람은 진짜 잘 챙기는 것 같아. +5 23.06.13 2,978 116 26쪽
525 대중이 원하는 게 뭔지 솔직히 잘 몰라요. (2) +3 23.06.12 2,920 119 24쪽
524 대중이 원하는 게 뭔지 솔직히 잘 몰라요. (1) +8 23.06.10 3,051 115 26쪽
523 자기 밥그릇은 스스로 챙겨야 하는 법. (2) +3 23.06.09 2,969 112 24쪽
522 자기 밥그릇은 스스로 챙겨야 하는 법. (1) +2 23.06.08 2,966 109 23쪽
521 Zombie Apocalypse. (2) +4 23.06.07 2,903 110 23쪽
520 Zombie Apocalypse. (1) +6 23.06.06 2,960 108 23쪽
519 가진 것은 없어도 가치 있게 살아라. +10 23.06.05 2,976 107 24쪽
518 뭉치면 서고, 흩어지면 넘어진다. (2) +5 23.06.03 3,010 113 24쪽
517 뭉치면 서고, 흩어지면 넘어진다. (1) +4 23.06.02 3,040 105 24쪽
516 동해 바다에 빠져 죽을 각오로... (3) +6 23.06.01 3,041 109 26쪽
515 동해 바다에 빠져 죽을 각오로... (2) +4 23.05.31 3,126 110 25쪽
514 동해 바다에 빠져 죽을 각오로... (1) +5 23.05.30 3,173 109 23쪽
513 잘 참으셨습니다. +6 23.05.29 3,171 123 25쪽
512 맹수가 얌전하도록 가만 놔둬라. (2) +5 23.05.27 3,249 119 24쪽
511 맹수가 얌전하도록 가만 놔둬라. (1) +7 23.05.26 3,186 116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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