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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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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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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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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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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냉철해질 필요성을 느낀다!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시도로 미국 사회는 다시 한 번 공포에 빠졌다.

언제 어디서 테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퍼졌다.

더불어 이슬람포비아도 극성을 부렸다.

세상이 뒤숭숭한 가운데, TCU 영화 한편이 전 세계에 개봉됐다.

바로 <아이언맨Ⅲ>다.

일주일 늦게 중국에서도 개봉되었는데, 영화 내용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아이언맨> 솔로 무비를 마무리하는 이번 영화는 전 세계판과 중국판의 편집이 달랐다.

중국의 투자를 받으면서 ‘중국판’ 편집을 따로 제작했던 것.

오로지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아이언맨Ⅲ> 중국판에는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판밍밍의 장면이 나오고, 중국 제품 PPL이 삽입되어 있다.

류지호는 그 부분이 문제가 될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놔두었다.

백날 이야기 하는 것보다 한 번 당하는 것이 JHO Company 영화사업 부문 관계자들에게 큰 교훈을 줄 수 있기에.

최초의 논란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터졌다.

중국에서는 판밍밍이 마치 중요한 역할을 출연하는 것처럼 예고편을 내보냈다.

홍보도 판밍밍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그런데 그녀의 출연장면은 3분에 불과했다.

심지어 글로벌 편집판에는 통편집되었다.

그러니 중국 영화팬으로서는 영화 홍보마케팅이 사기라고 느낄 수밖에.

닥터 우 배역에는 중국의 인기 스타가 출연했는데, 조연도 아니고 단역 수준에 그쳐서 중국영화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더욱 Timely와 트라이-스텔라를 당황케 한 것은 중국 외의 팬들도 화가 났다는 점이다.

만다린 캐릭터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다.


- 중국 눈치를 보느라 중국인 캐릭터인 만다린을 백인으로 바꿔 희화한 것이냐!

- 중국 눈치 보는 미스터 할리우드. 당신마저 그럴 줄은 몰랐다!


TCU와 코믹스 팬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중국버전 실체까지 까발려졌다.

지금까지 중국물이 묻은 할리우드 영화가 이렇게까지 논란이 크게 된 바가 없었다.

할리우드에서도 중국이니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가 있기도 했고.

중국은 자국을 비하하는 장면이나 선정적·폭력적인 장면을 자체적으로 삭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최근에는 <장고 : 분노의 추적자>가 중국 개봉 첫 날 상영을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상영이 중단된 사건이 있었다.

부랴부랴 중국 당국의 검열에 의해 가위질 당한 프린트로 교체해 상영했다.

<007 스카이폴> 또한 상하이에서의 살인, 중국 정보요원의 고문, 마카오에서의 매춘 등 장면이 통째로 삭제된 채 상영됐다.

<트랜스포머Ⅳ> 같은 영화는 아예 중국자본의 입김에 휘둘려 눈 뜨고 못 봐줄 정도의 영화가 나와버리게 되지만.

암튼 <아이언맨Ⅲ> 중국판도 가관이었다.

맥락이 없이 토니 스타크가 중국산 우유를 마시는 장면이 있는데, 그 우유 브랜드의 CF처럼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그 장면만 보면 중국의 우유가 마치 아이언맨의 에너지원처럼 보일 정도로 유치하기 짝이 없다.

해당 사안이 점입가경인 것이 해당 우유를 만드는 기업이 지난해 분유제품에서 수은 성분이 검출되는 등 큰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 중국 정부는 자국산 유제품의 안전성을 믿지 못해 많은 중국인들이 홍콩 등에서 유제품을 반입하는 상황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세계적인 흥행작품에 무리하게 PPL을 넣은 것이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Timely팬들이 류지호를 성토했다.

TCU를 기획한 장본인이 중국흥행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세계관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웃긴 것은 중국버전 논란으로 인해 노이즈마케팅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의도치 않게 논란이 흥행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이언맨Ⅲ>는 중국에서 역대 개봉일 최고 흥행수익을 경신했다.

5일 만에 4억 위안(한화 약 729억 원)을 벌어들이며 화려하게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타이타닉 3D>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트랜스포머Ⅲ>의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이전 삶과 달리 TCU는 일본에서 나름 선전하고 있다.

일본팬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세심한 홍보마케팅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암튼 중국 관련 이슈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영화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 중국팬들은 해외버전과 중국버전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정식 캐스팅을 했어야 한다고 성토한다. 이에 대해 어떤 대답을 내놓을 것인가?

“....”

-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팬들은 영화에 투자하면서 중국 배우를 끼워팔기 하려던 계획 자체가 애초에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

“....”

- 대체로 중국팬들 사이에선 수치스럽고 굴욕적이란 말이 많다. 이에 대해 뭐라 해명할 텐가?


기자들의 날선 질문을 묵묵히 듣고만 있던 류지호가 입을 열었다.


“나는 토니 스타크도 아이언맨이 아니다. 일개 미스터 할리우드일 뿐.....”


미국 기자 몇 명이 웃음을 터트렸다.

중국 기자들은 절대 웃지 않았다.


“Timely가 바보 같은 계약을 체결했다는 걸 인정한다. Timely는 이번 일로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또한 합작한 중국의 기업도 많은 걸 배웠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팬들이 중국버전에 대해 비난한다. 그런데 <장고>와 <스카이폴>이 당한 가위질에 대해서는 왜 아무 말도 없는 것일까. 나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 부분의 해결책이 도무지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우리 모두는 상처를 받았다. 심심한 위로를 표하면서 앞으로 좀 더 냉철해질 필요성을 느낀다.”

- 중국 자본을 받아들이면서 할리우드 영화 스토리가 허술해진다는 지적이 있다.

“누군가의 탓을 하려면 한도 끝도 없다. 할리우드 영화는 때때로 스튜디오 임원들 때문에 스토리가 배가 산으로 가곤 한다. 흥행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 냉철해야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여기까지 합시다."

- 혹시 중국시장을 포기하겠다는 말로 받아들여도 되나? 차갑게... 혹은 냉철하게?

“......”

- 중국 검열당국에게 따로 할 말은 없나?


롱아일랜드 저택 주변에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을 뿌리치고 류지호가 수행원들과 함께 공항으로 향했다.


✻ ✻ ✻


Timely Studios와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는 <아이언맨Ⅲ>의 중국에서의 논란이 금방 수그러들 줄로만 알았다.

오산이었다.

생각보다 오래갔다.

결과적으로 중국 내 여론을 수습하는데 실패했다.

중국 배급사는 한 술 더 떠 사태를 악화시키는 발표를 했다.


- 중국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왕쉐치와 판밍밍 주연의 <아이언맨 : 못 다한 이야기>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 영화에는 밥 일리아스 주니어가 조연을 맡게 된다.


개소리다.

허위과장 광고를 덮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 <아이언맨Ⅲ>는 할리우드 영화다. Timely는 중국배우 출연분량을 늘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심지어 중국팬을 위한 버전에서조차 배우분량을 더 늘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비록 중국 배우들의 출연비중이 적고 다른 해외판에서는 삭제됐지만, 해외 영화팬들이 <아이언맨Ⅲ> 중국버전을 보기 위해 중국으로 올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형적인 아전인수(我田引水)식 발언이었다.

자신들 멋대로 배급사인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와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내용을 언론을 통해 내보냈다.

JHO Company는 중국 측 파트너사의 엉터리 같은 마케팅과 대응에 치를 떨었다.


“돈만 벌면 되지, 뭘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입니까?”

“맞아. 중국에서 1억 2천만 달러 박스오피스를 거뒀다면서....”


메이저 스튜디오 CEO 한명이 샘 리버먼 신임회장에게 한 말이었다.


“돈을 더 잘 벌기 위해서 우리는 할 일을 해야만 합니다. 단순히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신뢰문제와 연결됩니다. 재발방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샘 리버먼 신임회장의 태도는 단호했다.

전 세계적으로 영화 홍보마케팅에서 과장 광고가 일상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아이언맨Ⅲ>의 중국 측 파트너의 행태는 도가 지나쳤다.

이번에만 문제가 된 것이 아니다.

중국의 영화 홍보마케팅은 자국영화든 수입영화든 가리지 않고 대부분 사기에 가까운 광고를 해댄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트라이-스텔라와 Timely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중국과 합작을 통해 <트랜스포머Ⅳ>처럼 대놓고 중국 비위를 맞추든가.

아니면 중국의 검열당국의 재제를 피하는 선에서 기존 노선을 대체로 유지하든지.


‘그나저나 일본은 생각보다 쉽지 않네.’


이전 삶에서 <어벤져스> 일본판 포스터의 카피였던 ‘일본이여, 이것이 영화다!’를 쓰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 두었다.

철저하게 로컬룰에 맞추되 일본영화를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자제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TCU 흥행성적이 일본의 영화시장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영화 포스터의 스포일러는 악명이 높았다.

참고로 <아이언맨Ⅲ> 포스터 카피는 ‘잘 있거라, 아이언맨’이다.

카피만 보면 영화의 내용을 알고도 남는다.

그것이 로컬 룰이란다.

따를 수밖에 없는데, 앞으로는 달라질 가능성이 생겼다.

일본 배급사를 기존 도쿄다카라 계열에서 WaW 엔터테인먼트의 일본법인 씨네콰논으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도쿄다카라와 거래하는 홍보사가 아니라 씨네콰논 독자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다.

G.O.M Cinemas의 일본 극장체인이 나름 자리를 잡았다.

씨네콰논도 독자적으로 히트작을 다수 제작·배급함으로써 도쿄다카라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가 가능해졌다.

완전히 도쿄다카라 그늘에서 벗어날 순 없다.

일본 안에서만큼은 그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으니까.

암튼 <어벤져스>는 일본에서 39억 엔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일본이여, 이것이 영화다!‘ 홍보 문구를 뺐음에도 겨우 4억 엔 더 벌었을 뿐.

전 세계적인 흥행에 비해, 또 세계 세 번째 영화 시장 규모에 비하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흥행기록이다.

암튼 류지호는 씨네콰논에게 일본 만화 및 애니메이션 원작 실사화를 제외하고 오리지널이나 할리우드 영화를 배급할 때 일본의 전통적인 홍보카피나 마케팅 관행을 따르지 말 것을 지시했다.

씨네콰논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홍보마케팅이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서 일본 내에서 성토하는 목소리가 포털 댓글에서 자주 눈에 띠기 시작했다.


- 스포일러성 홍보 좀 그만해!


“마스터, 손님 오셨습니다.”


켄싱턴 주택의 경호팀장이 매튜 그레이엄의 방문을 알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트의 사장 데이브 A 길, 부사장 테드 우드워드가 함께 찾아왔다.

거두절미하고 류지호가 물었다.


“UEFA 집행위원회 선거는 어떻게 됐습니까?”


데이브 길 사장이 대답했다.


“아직 결과는 알 수 없습니다. 다음 주에 치러집니다.”

“나와 매튜가 도울 일은 없습니까?”

“두 분이 돕지 않더라도 무난히 이사진에 합류할 것입니다.”

“미리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초일류 팀으로 만드는데 혁혁한 공이 있는 데이브 길 사장이 10년 만에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작년 10월에 잉글랜드축구협회 부회장직을 맡기 시작했는데, 얼마 후 진행되는 UEFA 집행위원회 위원 선거에 출마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새로운 분기점을 맞이했다.

종신 감독일 줄 알았던 퍼거슨 감독이 은퇴하고, 그와 함께 맨유의 최고 전성기를 이끈 사장까지 동반으로 퇴잔하게 된 것.

데이브 길 사장은 1997년에 재무담당 이사로 맨유에 합류한 뒤로 2003년부터 맨유 최고경영자를 맡아왔다.

지난 10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마케팅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냈는데, Forbes가 추산한 맨유의 가치는 약 33억 달러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 구단 가운데 가장 비싼 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프로스포츠 구단 가치에서 30억 달러를 넘은 것은 맨유가 세계 최초다.

데이브 길 사장은 경기력과 재정 면에서 초일류 구단으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팬들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다.


“퍼거슨 경이 물러나는 것도 아쉬운 판에 길 사장까지 퇴진하니 많이 섭섭합니다.”


매튜 그레이엄이 아쉬움을 피력했다.


“부사장 테드가 저 이상으로 잘해낼 겁니다.”

“혹시나 말입니다. UEFA 집행위에 합류하지 못하게 되면.....”

“미안하지만 다시 맨유로 돌아오는 일은 없습니다.”


프로구단에서 이룰 것을 다 이룬 데이브 길이다.

그의 야망은 축구행정가의 길로 향하고 있다.


“......”


류지호가 올해 마흔 살이 된 테드 우드워드 부사장을 쳐다봤다.

구단 내에서는 기회주의자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류지호와 매튜가 맨유를 인수하는데 적극 협조한 이력이 있었기에.

테드 우드워드에게서 시선을 거둔 류지호가 데이브 길 사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


“CEO에서는 물러났지만, 맨유 이사진에는 남아 있어줘요.”


사실 데이브 길 사장도 바라던 바다.


“고맙습니다.”

“테드.”

“예. 보스.”

“젊은 팀, 젊은 에너지... 그 같은 워딩은 가급적 인터뷰에 사용하지 말아줘.”

“.....?”

“퍼거슨경 재임기가 늙은 팀은 아니었잖아?”


세계 어떤 프로스포츠팀을 막론하고 새로운 최고경영자가 젊다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구단 공식 보도자료 문구가 있다.


- ‘젊은 에너지’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무려 4회 우승을 차지한 맨유는 젊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통을 계승해서 계속해서 강팀을 유지하는 것이다.

실패한 팀처럼 충격요법으로 젊은 에너지나 급격한 혁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맨유의 전통과 긍지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임감독 인선에 동요하는 선수는 없고?”

“특별히 불만을 내비친 선수는 없습니다.”

“루니는 뭐래?”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는 듯 테드 우드워드가 되물었다.


“마크 말씀이십니까?”

“됐어. 별일 없다니 다행이야.”


류지호가 기억하기로 이전 삶에서 마크 루니는 맨유의 새로운 사령탑이 내정되자 다른 팀으로 이적을 요청했었다.

아직까지는 별 다른 동요가 없는 모양이다.


‘아마 모예스가 아니라 과르디올라를 내정해서 그런 거 겠지.’


마크 루니와 모예스 감독 사이에는 해묵은 갈등이 있었다.

반면에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과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류지호와 매튜 그레이엄은 라리가에서 분데스리가로 옮겨가려던 주제프 과르디올라를 낚아채 맨유 사령탑으로 데리고 왔다.

그에 맨유 팬들의 큰 반대에 부딪쳤다.

팬들은 지금까지 FC바로셀로나에서 보여준 경기스타일이 맨유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새로운 스태프들과 선수단 사이에 별 문제는 없지?”

“예.”

“어차피 맨유에 어떤 감독을 앉혀놔도 언론과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판을 받게 되어 있어. 프론트는 그와 관련해서 일희일비 하지 않도록 해.”

“물론입니다!”


지금 시기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같은 빅 이벤트에서 힘을 못 쓰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워낙에 리그 승률이 좋기에 퍼거슨 이후 맨유의 몰락을 막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맨유팬들은 주제프 특유의 점유율 축구가 재미가 없단다.

류지호와 매튜 그레이엄이 재밌게 만들어 줄 생각이다.

어떻게?

주제프 감독이 원하는 포지션 별 최고 선수를 온 세상을 뒤져서 사오면 된다.

드림팀 못 만들어줄 것도 없다.

유일하게 적자가 없는 프로구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공동 구단주인 류지호와 매튜 그레이엄은 세계적인 부자다.


‘막말로 세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로날두급 선수들로 베스트 일레븐을 세팅해 줄 수 있지.’


✻ ✻ ✻


2012/2013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 13라운드 QPR전에서 3-1로 승리한 이후로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이후 31라운드 맨체스터 시티를 만날 때까지 1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릴 정도로 흐름이 매우 좋았다.

그 시기를 전후로 해서 리그의 대세는 완전히 기울었고, 34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를 3-0으로 꺾으며 남은 네 경기에 상관없이 시즌 우승을 결정지었다.

2006/2007시즌부터 2008/2009년까지 3연속 리그 우승에 이어 2010년대에 들어서서 두 번째 리그 우승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최고의 시즌이 될 거라 기대했건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소 이른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탈락했고, 리그컵 32강, FA컵 8강 탈락 등 컵대회에서는 영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리그 통산 최다 우승 20회를 달성했다.

맨유 역사상 최고의 시즌 중 하나이자 은퇴하는 퍼거슨경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지켰다고 볼 수 있다.


5월 12일.


퍼거슨 감독과 홈 고별 리그 경기가 열렸다.

공동 구단주인 류지호와 매튜 그레이엄, 바비 찰튼 경 등 맨유의 역사를 함께 하는 VIP들과 7만여 명의 팬들이 퍼거슨 경의 홈 은퇴경기를 찾았다.

오로지 퍼거슨 감독을 위한 무대였다.

경기 내내 퍼거슨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을 담은 각종 플래카드를 팬들이 들어보였고.

올드 트래포드 전광판에는 퍼거슨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각종 영상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오랜만에 류지호 부부가 올드 트레포드를 찾아서 인지 중계방송 카메라가 자주 부부를 화면에 담았다.

지금까지 우승 세리머니는 주로 공동 구단주 매튜 그레이엄이 참석했다.

류지호의 올드 트래포드 고별전 관람은 나름 퍼거슨 경을 예우하는 것으로 인식됐다.

퍼거슨의 은퇴가 맨유와의 관계 단절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는 이사회 멤버이자 홍보대사의 직책으로 맨유와 함께 할 예정이다.

한동안 퍼거슨의 그림자가 맨유에 짙게 남아 있을 터.

프리미어리그 우승 13회, FA컵 우승 5회, 리그컵 4회, 챔피언스리그 2회.

맨유의 영광이 곧 퍼거슨 감독의 영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임 감독들은 그와 비교되며 영원히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홈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었다.

퍼거슨 감독은 베스트 일레븐을 내세워 자신이 지휘봉을 잡은 마지막 홈경기에서 필승의지를 내비쳤다.

올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멋게 된 중앙 미드필더 파울 스콜스도 실로 오랜 만에 선발 출전했다.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는 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작년 여름 퀸즈파크레인저스로 전격 이적했기 때문이다.

또한 본래보다 3년을 더 맨유에서 보낸 로날두는 어릴 때부터 소원이었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류지호 개인적으로 맨유와 계속 함께했으면 좋았겠지만.

팀 스쿼드를 짜는 것은 선수단의 몫이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와아아아!


홈 마지막 경기에서 맨유는 초반부터 스완지 시티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스완지 시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영국 축구계에서 존경을 받는 퍼거슨 감독의 홈 고별 경기라고 하지만, 스완지시티 선수들은 그냥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최선을 다해 뛰어주는 것이 예의이기도 했고.

후반전 들어서도 스완지의 거센 반격은 멈출 줄 몰랐다.

후반 시작부터 중반까지 스완지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스완지의 공세에 수비수들이 몸을 던져 슈팅을 막기 급급했던 맨유는 후반전 중반에 들어서야 간신히 흐름을 되찾았다.

후반 30분에는 노장 긱스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스완지의 공세가 매서웠지만, 경기는 2:1 맨유의 승리로 끝났다.

맨유 팬들은 기립박수로 퍼거슨과 스콜스를 필드에서 떠나보냈다.

이미 우승은 확정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은퇴하는 퍼거슨 감독의 홈 고별전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프로스포츠에서 보기 드문 명예로운 퇴진의 모습이다.

2012/2013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퍼거슨 감독의 13번째 리그 우승이자 맨유의 20번째 리그 우승이다.

라이벌 리버풀(18회)을 뛰어 넘었다.


“맨유는 20회 리그 우승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순간에 도달했다. 이 상징적인 영광을 영원히 기억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가장 빛나는 순간 떠나기로 했다.”


퍼거슨 입장에서도 팀의 리빌딩을 어느 정도 마친 상황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다.

퍼거슨과 구단은 향후 10년을 버틸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공동 구단주는 구단이 거둬들이는 수익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언제든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고.

차기 감독 선임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떠나는 노감독의 발걸음은 무척 가벼웠다.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그들의 사랑과 지원이 지금까지 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퍼거슨은 자신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온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에게 감사를 보냈다.

바비 찰튼 경을 비롯해 공동 구단주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선수들, 스태프들에게도 고맙다. 그들이 기여가 없었다면 맨유는 위대한 클럽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영국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갔다.

공식 은퇴 발표와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후에도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장으로 향했다.

리그 2경기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리그 우승 퍼레이드도 남아 있고.


- 미스터 류! 퍼거슨 경의 OT 마지막 경기를 본 소감 한 마디 해주십시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장 강력한 모습을 갖춘 시점이라는 게 중요하다. 퍼거슨 경은 최고가 됐기에 떠날 수 있었다. 그가 장기적 안목에서 팀의 미래를 위해 대비해 둔 것들에 감사한다. 그의 유산으로 인해 맨유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빛날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될지 류지호의 장담대로 계속해서 영광을 이어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구단주로서 해달라는 건 모두 해줄 생각이다.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그때 가서 또 다른 대안을 찾으면 되고.

세상에는 축구 잘하는 선수는 많다.

뛰어난 감독도 많고.

돈이 없어서 맨유로 불러들이지 못하는 일은 절대 없다.


“올해 우리 구단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약물 스캔들이라도 터질 것 같아?”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기세가 좋단 말이야. 다저스도 그렇고. 올해 대대적으로 팀 체질을 개선한 49ers도 그렇고.”

“설레발치다가 망하는 수가 있어. 입조심 하도록 해.”

“아냐아냐. 올해 우리가 소유한 팀들이 사고를 칠거야. 기대해도 좋아.”

“그것보다... 작년부터 토트넘과 불화를 겪고 있는 모드리치를 데리고 와.”

“레알로 가고 싶다고 하던데?”

“걔들보다 더 주겠다고 하면 되잖아.”

“우리 미드필더도 나쁘지 않은데.....”

“레알 마드리드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모드리치가 당장 뚫어내긴 쉽지 않을 거야. 퍼거슨경이 일본에서 데려온 선수를 이적시키고 천재성만 믿고 깝죽대는 포엘에게도 모드리치가 자극이 될 거야. 주제프 감독하고 의논해서 반드시 맨유로 데려오도록 해 봐.”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그 코리안은?”

“서영민?”

“응.”

“레버쿠젠에서 뛰는 거 모니터링 해보고 적당한 시기에 데려오라고 하지 뭐.”


이후로 류지호는 구단주로 해야 할 남은 일정을 모두 매튜 그레이엄에게 일임했다.

시즌 최종전, 각종 뒤풀이 행사들이 공교롭게 칸영화제와 겹쳤기 때문이다.

류지호로서는 맨유의 시즌 마무리보다 칸영화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영화배우나 스태프 중에서 유난히 감독과 잘 맞는 이들이 있다.

프로 선수도 소위 팀 궁합이나 감독과 잘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

류지호가 기억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반드시 맨유와 궁합이 좋을 것이라 단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될 놈 될‘은 불변의 법칙 같은 것이다.

이전 삶에서 모드리치가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를 썼듯이 이번에 맨유에서 역사를 쓰지 말란 법도 없다.

어차피 류지호가 개입함으로써 팀의 지휘봉이 이전 삶과 달라졌고, 팀 스쿼드도 대대적으로 변할 예정이며, 구단 재정 역시 풍족하다 못해 넘칠 지경이다.

본래 역사에서 일본계 선수가 잠깐 뛰다가 이적한 후로 맨유에서 아시아계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번에는 차붐 이후 한국이 배출한 최고의 축구선수였던 서영민을 맨유에서 뛰도록 해볼 생각이다.

만약 이전 삶처럼 서영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을 하게 된다면.

맨유는 가장 위대한 아시아출신 축구선수 두 명을 배출한 구단이 된다.


작가의말

평온한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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