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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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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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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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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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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Brood War. (7)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는 현대 영화기술 역사에 있어서 최선두에 매번 서 있었다.


“필름 모델인 Solido를 개량한 것도, 수평 리그(Rig)를 새롭게 개발한 것도 빅보스였지. 100kg이 넘는 장비를 올릴 수 있는 그립장비를 새롭게 개발했고, 그 기술 일부가 다양한 장비에 이식되었지. <REMO> 최종편을 위해 마련된 파이프라인과 3D 전용 소프트웨어가 <아바타>에도 대부분 사용되었고.”


모션캡처 기술도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던 모션캡처 기술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Hues & Rhythm Studios가 그걸 또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고 있다.


“당시에 2D를 3D로 전환하기 위한 워크플로우와 소프트웨어에만 2,000만 달러 가까운 비용이 따로 들어갔지.”


돈을 쓸 때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

당시에 과한 투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에 <REMO> 최종편으로 한화로 1조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후의 기술적 파급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Jay가 세계전쟁사와 전투문헌을 연구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니까.”


류지호는 1,2차 세계대전의 유명한 전투는 다 들여다봤다.

<Christmas Cargo>를 준비하면서 한국전쟁의 수많은 전투를 공부했고.

임진왜란 배경의 영화를 기획하면서 관련 전투기록도 틈틈이 들춰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다른 SF영화와 달리 우주에서 벌어지는 전투보다 행성 안에서 싸우는 경우가 많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걸 창조해내지 못한다면 이미 있었던 것들에 상상력을 가미하는 방식으로 가야 개연성이 생길 거라고 하더라.”


우주를 개척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을 테라포밍까지 하는 기술력을 가진 시대에 소총전투를 벌이고 기갑전력을 운용하는 것이 엉터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게임에서 그 같은 설정이 용인될 수도 있겠지만, 영화에서는 세계관 안에서 납득 가능한 개연성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배경과 설정이 충분해야 프로토스 전사들이 사이오닉 검을 사용한 우아한 격투장면도 납득이 될 것이고.

벌처 한 대, 가우스 소총과 리볼버 각각 한 자루, 스파이더 마인 4개만으로 수천 마리 저그떼 사이를 종횡무진하는 짐 레이너의 모습도 설명이 될 것이고.

심지어 류지호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뉴멕시코의 J&L Bell Ranch 등이 수백 마리의 소몰이를 하는 광경을 관찰하고 세계 곳곳의 양치기 개들의 움직임, 아프리카에서 들소를 사냥하는 사자의 모습을 주의 깊게 연구하기도 했다.

할리우드의 일부 제작자는 유난을 떤다며 비아냥거렸다.

그럼에도 류지호는 뭐든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다.

만드는 사람은 어렵게.

반면에 보는 사람은 쉬운.

그것이 영화를 연출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바타>에서 이크란 비행장면이 압권이었다면,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최근에 찍은 짐 레이너의 벌처 체이스 시퀀스가 최고일 것 같아.”


<스타크래프트> 소설판에서 시체매 관련 에피소드가 종종 등장하긴 한다.

게임개발자들조차 류지호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시체매를 활용할 것이라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에피소드가 이어지게 된다면 천재테란이라고 불렸던 한국의 게이머가 벌쳐 두 대로 상대를 신나게 흔들어 정신 못 차리게 만든 뒤, 기갑(탱크) 전력으로 상대를 휩쓸어 버렸던 일명 토네이도 테란의 전술도 선보일 예정이고.


[시한폭탄을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타는지 원.]

[내가 벌쳐 덕분에 죽을 고비를 넘긴 게 몇 번인데. 연합 놈들이 잘 한 거라고는 벌쳐를 만들어낸 것뿐이라구.]

[말도 안 돼. 유압 밸브가 얼었다 하면 폭발하기 일쑤고 연료 전지에서 방사능 폐기물이 줄줄 새는 그런 기계를 무슨.... 이제는 연합에서도 벌쳐를 폐기처분해서 삼류 용병놈들이나 타고 다닌다고.]

[뉴 게티스버그에서 내 애마가 완파되어서 기분이 안 좋아. 계속 나불대면 홀딱 벗겨서 저글링 먹이로 던져줄 거야. 닥치고 있어.]

[넵!]


영웅서사에서는 조용히 임무를 수행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주인공을 기어코 역사의 중심무대로 불러낸다.

짐 레이너 역시 마찬가지다.

맹스크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낀 짐 레이너는 코랄의 후예를 떠나기로 한다.

마침내 맹스크가 본색을 드러낸다.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어. 난 이 구역을 지배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모조리 불태워 재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많은 코랄의 후예 소속 병사와 부사관 그리고 장교까지 짐 레이너 편에 합류하게 된다.

처음부터 짐 레이너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던 에드먼드 듀크는 이탈하려는 일명 ‘레이너 특공대’를 막아선다.

결전병기에 가까운 이온 캐논까지 움직여서.

결국 역공을 당해 코랄의 후예는 이온 캐논까지 잃고 말지만.

게임 속에서 묘사되는 에드먼드 듀크는 전형적인 비열하고 무능한 악당이다.

주인공에게 매번 당하기만 하는 행동대장급 포지션이랄까.

그 배역에 게임 캐릭터와의 싱크로율도 무시하고 <왕좌의 게임>의 다보스경으로 친숙한 아일랜드계 배우 리암 커닝햄을 캐스팅했다.

주인공과 직접적으로 자주 갈등하는 인물이 너무 멍청하게 그려지지 않도록 화면 속에서 무게감과 아우라를 풍기는 배우를 넣은 것이다.

에드먼드 듀크가 매번 짐 레이너에게 당하기에 무능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오만하고 비열한 면이 부각되어서 그렇지 게임 세계관 상에서는 무능한 지휘관이 아니다.

그 부분은 짐 레이너와 사라 캐리건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주인공과 갈등하는 적대자들이 멍청하고 모자랄수록 주인공의 매력도 반감되는 것이다.

코미디 장르가 아닌 한은.

따라서 류지호는 <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짐 레이너의 적들을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캐릭터를 구축했다.

에드먼드 듀크 역시 정통 엘리트 장교코스를 밟은 이력답게 지휘관으로써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묘사했다.

우리의 주인공이 그보다 한 수 위의 기지를 발휘하지만.

때론 행운으로 인해 뜻한 바를 간발의 차이로 이루지 못하고.

첫 번째 에피소드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테란진영의 최종병기 배틀크루저 탈취 에피소드다.

마 사라에서부터 자신을 따라온 부하들 정도만 함께 하려고 했으나.

코랄의 후예를 떠나려는 짐 레이너에게 많은 이들이 함께 하겠다고 나선다.

맹스크의 병사들도 따라나서고, 에드먼트 듀크 휘하의 정예병인 알파 출신 병사들까지 짐 레이너를 따른다.

그 숫자가 300명에 이르게 된다.

그 인원이 함께 타고 탈출한 함선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떠올린 먹잇감이 맹스크의 기함인 ‘히페리온’(Hyperion)‘이다.

다일라이언 조선소에 정박 중이던 히페리온을 탈취한 레이너 특공대는 마지막까지도 에드먼드 듀크에게 엿을 먹이고는 코랄의 후예에서 완전히 떠난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히페리온이 레이너 특공대의 기함이 된다.

메카닉이자 기관장 로리 스완이 마개조를 통해 프로토스와 함께 여러 모험을 수행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의 마무리를 히페리온 탈취 임무로 정한 것으로 다음 에피소드의 주된 스토리가 행성 내부가 아니라 주로 우주에서 사건이 벌어질 것이란 암시다.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 방식이랄까.

300여 명으로 구성된 레이너 특공대를 다양한 인종과 성별로 구성되어 있다.

일당백을 자랑하는 특공대원에 한국계는 물론이고 무슬림을 연상시키는 히잡을 쓴 여성 병사 캐릭터까지 심어 두었다.

백인·카톨릭 중심의 테란연합과 다인종으로 구성된 코랄의 후예보다 더한 다양성을 가진 집단이 레이너 특공대라는 설정이다.

마야문명을 암시하는 문양을 강화복에 새긴 남미 인디오도 있고, 아프리카 최장신 딩카족을 상징하는 캐릭터도 있다.

그만큼 대의와 정의(정치적 올바름)가 짐 레이너가 이끄는 레이너 특공대에 있다는 의미다.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진 채 카메오들의 촬영도 했다.

<군계>에 출연했던 일본배우 사토시와 히로시는 물론이고 한국의 송라원과 박중환, 홍콩의 사정풍과 류시시, 펑위옌 같은 아시아 인기스타들, 그리고 <Tsogang>에 출연했던 아프리카 현지 배우들도 레이너 특공대원으로 얼굴을 비췄다.

물론 카메오 출연이기에 장렬하게 전사하는 모습으로 잠깐 등장할 예정이다.

후속편에서 레이너 특공대는 사라 캐리건을 구하기 위해 차 행성의 저그떼를 뚫고 군락 중심부까지 도달하기도 하고, 피닉스와 함께 프로토스 대의회 심장부까지 진격해 태사다르를 감옥에서 꺼내오기도 하며, 프로토스의 영웅들과 함께 오리지널 최종보스인 초월체를 무찌르는데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캐릭터 한 명 한 명 모두를 디테일에게 다룰 순 없지만, 인간 중심의 대서사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모습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나중에 OTT를 통해 TV시리즈가 제작된다면 스핀오프가 나올 가능성도 있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뭐든지 확장할 수가 있다.

그 중에서 짐 레이너와 사라 캐리건의 단독 프리퀄 시리즈가 이미 기획되고 있기도 하고.

암튼 히페리온을 타고 우주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첫 번째 에피소드가 마무리가 된다.

엔드 크레디트가 어느 정도 올라가고 난 후 짧은 쿠키영상이 등장할 예정이다.

바로 초월체의 의지를 잇는 새로운 여왕의 탄생이다.

차 행성의 군락 깊은 곳으로 납치당한 사라 캐리건은 초월체가 직접 창조한 진화군주에 의해서 연약한 인간의 육체를 벗어던진다.

새로운 종으로 탄생하기 위한 과정인 변태를 위해 번데기 속에 잠들게 된다.

테란연합이 키워낸 초능력 암살자 고스트도 아니고, 짐 레이너의 연인도 아닌, 인간의 종족을 벗어난 새로운 종족이 된다.

저그로 부활한 캐리건은 초월체에게 칼날여왕(Queen of Blades)이라는 이름을 부여받게 된다.


✻ ✻ ✻


시간이 쏜살 같이 지나갔다.

어느덧 2015년이 코앞이다.

미국과 영국을 바쁘게 오가며 업무를 보고 있던 앨런 포스터가 막바지 촬영에 몰두하고 있는 류지호를 찾아왔다.

그리고 다짜고짜 축하를 전했다.


“축하해, 보스!”

“.....?”


멀뚱히 자신을 쳐다보는 류지호를 향해 앨런 포스터가 잡지 하나를 건넸다.

스미스소니언 매거진(SMITHSONIAN MAGAZINE)이었다.

TIMES지를 비롯해 주요 세계 언론들은 연말이 다가오면, 그 해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인 인물을 선정해 발표한다.

각종 세계적인 잡지가 선정한 100인 혹은 50인 명단의 단골이 류지호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런데 조금 특이한 리스트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역사상 가장 중요한 100인의 미국인.....?”


스미스소니언 협회는 미국의 다수의 국립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들이 내는 잡지에서 특별판을 만들었다.

에이브러햄 링컨 같은 미국의 위대한 지도자와 윈프리 같은 유명인, 팝스타 마이키 잭슨은 물론이고, 알카포네 같은 범죄자까지 포함된 특이한 명단을 발표한 것.

미국 시민권자이니 류지호도 명단에 포함될 수는 있겠지만.

게다가 예술가 분야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각지도 못한 카테고리인 제국-건설자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함께 이름을 올린 인물에 LOG Company의 창업자가 들어있으니 이례적인 일은 아닌 듯 싶지만.


“백인도 아니고 유대계도 아닌데 이름이 올라갔다는 것이 꽤 신선하긴 하네. 내가 알기로 상당히 보수적인 단체로 알고 있는데.”

“아니지. 봐봐. 카네기, 포드, 락커펠러, 모건, 에디슨, 허스트, 휴즈, 파커, 그레이엄 같은 미국 재계의 거물들이 총망라되어 있잖아. 너의 JHO가 그들이 이룬 기업보다 못하지 않아. 넌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제국을 만들었어. 미국인들이 납득할 거라고 봐, 나는.”


비교적 현대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헨리 게이츠나 스테픈 잡스도 제국-건설자 명단에 들어있었다.

다만 류지호가 겨우 40대 초반 나이의 애송이란 사실.

인터넷과 언론, SNS 등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된 횟수, 위키피디아 작성에 참여한 인원과 내용 및 변경된 횟수 등 다양한 통계가 적용된 결과였다.


- 이 리스트는 완벽하지 않다. 우리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리스트로 인해서 대중들 사이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진다면 좀 더 유의미한 리스트가 새롭게 작성될 것이라 믿는다.


그저 수많은 잡지들이 매기는 순위 중에 하나일 뿐.

스미스소니언 협회의 리스트는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어쨌든 당대를 대표하는 투자의 귀재이며 최고의 글로벌 복합그룹의 오너로써 에드워드 버펫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명단에 들어갔다는 것은 그것대로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그것도 정통(?) 미국인도 아니고 아시아계 이민자가.


“이런 리스트가 나와 봐야 미국의 백인하층민 화만 부추길 걸....?”


로버트 폭스가 소유한 극우언론과 보수신문에서는 류지호가 미국의 부를 다 차지하고 있다면서 선동을 일삼고 있다.

배움이 짧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데 취약하거나 암울한 삶으로 인해 울분에 차 있는 수많은 미국의 백인하층민들은 그런 언론의 말을 믿었다.

류지호가 공산주의와 싸운 미군 참전용사, 해외 파병 미군병사들을 위해 막대한 기부와 돌봄을 제공하고 있음을 제아무리 홍보해도 그런 이들은 도대체가 듣질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기름을 붓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해 9월 말이었다.

류지호가 한창 영화를 찍고 있던 사이 Aliba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그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 단숨에 420억 달러 가치의 지분가치 평가를 받았다.

수많은 경제지에서 류지호의 재산가치가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워낙 많은 뉴스가 쏟아져서 소식을 접한 미국의 백인하층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 류지호가 미국 역사의 가장 중요한 100인에 포함된 조사까지 발표됐다.

일개 아시아 이민자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일부 극렬보수신문이 대대적인 선동을 벌였다.


- 지호 류가 미국의 부를 모두 차지할 태세다.


그러거나 말거나.

Aliba그룹이 화려하게 미국증시에 데뷔했다.

공모가 68달러로 시작해서 92.70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한 후 첫날 정오 즈음에는 100 달러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93.89달러로 공모가 대비 38.07%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공모에 내놓은 주식 3억2,010만주는 전체 주식의 13%였다.

공모가 기준 총액이 뉴욕증시 역대 기록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미국 IPO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되었다.

주간사들이 옵션으로 배정받은 주식을 합하면 Aliba그룹의 자금 조달 규모는 250억 달러까지 늘어나게 된다.

기존 미국 증시기록인 비자카드(197억 달러)를 넘어선 것에 이어 2010년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된 중국농업은행이 갖고 있던 세계 기록(221억 달러)까지 넘어섰다.

14년 전에 1,000만 달러와 이후 2,000만 달러를 더 투자해서 지분 21%를 보유하고 있던 류지호는 440억 달러가 넘는 지분가치를 손에 쥐게 됐다.


- 미스터 할리우드가 00에 투자해 돈을 벌었다.


뉴스가 되지 않는다.


- 미스터 할리우드가 00에 투자해 손해를 봤다.


대서특필 된다.

그런 만큼 Aliba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류지호가 돈을 번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차라리 제이크 마와 소프트인프라의 손 회장이 얼마를 벌었는지가 더 큰 뉴스다.

그럼에도 화제가 된 것은.

과거 모건이나 락커펠러도 이루지 못한 어마어마한 부의 규모 때문이다.

류지호는 금융집사라고 할 수 있는 데이브 보우먼에게 10년의 시간을 두고 Aliba 지분을 최종적으로 10% 이하로 줄여놓으라고 지시했다.

그 정도만 보유하고 있어도 대주주 지위를 충분히 행사할 수 있기에.


“그거 들었지?”

“뭐?”

“트라이-스텔라가 할리우드 스튜디오 최초로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60억 달러를 돌파한 거.”


JHO Company Group을 통틀어서가 아니다.

ParaMax, MSM의 실적을 뺀, 순수하게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만의 매출이다.


“12월에 개봉한 영화는 빼고 60억 달러라면서?”

“응.”

“잘하면 70억 달러도 가능하겠는데?”


기존 최고 기록은 2000년대 중반 트라이-스텔라가 세웠던 57억 3천만 달러였다.

이 시기 전 세계 박스오피스 규모는 대략 380억 달러 수준.

북미도 아니고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점유율 약 15%를 단일 스튜디오가 차지한 것은 대사건이다.


“빅6가 배 아파서 난리를 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가봐. 한숨 돌리는 분위기래.”

“트라이-스텔라의 대형 프랜차이즈 두 개가 마무리 되어서?”

“네게 여전히 5개의 프랜차이즈가 남아있다는 걸 잊은 모양이야. 하하.”


작년 연말에 <호빗 : 다섯 군대 전투>를 마지막으로 위대한 여정의 마침표를 하나 찍었다.

6부작의 잠정 총매출은 60억 달러를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사무엘 레이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워크래프트> 실사화도 마무리 되었다.

삼부작 총매출 26억 달러.

그 자체로 훌륭한 상업 영화의 모범이자 게임원작 영화의 훌륭한 모범사례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작 게임 팬들에게는 상상의 실현을 만끽하게 해줬고, 게임을 즐기지 않는 일반 관객들에게는 판타지 영화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각종 영화팬 커뮤니티에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처럼 프리퀄을 제작해주길 바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대.”

“진즉에 호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트릴로지 개발에 들어갔어.”


비평가와 영화를 진지하게 대하는 씨네필은 못마땅하겠지만.

스튜디오는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프랜차이즈 시리즈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스티븐 아들러가 영국에 왔었다며?”

“켄싱턴 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어.”

“널 만나기 위해 일부러 런던을 방문한 거야? 혹시 <인디아나 존스> 때문에?”

“겸사겸사.”

“또 뭔가 다른 이슈도 있었어?”

“E.T 엔터를 메이저로 키우고 싶은 가봐.”


야심차게 출범했던 DreamFactory가 수년 째 부침을 겪고 있다.

결국 믿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온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E.T Entertainment일 수밖에.


“그래서?”

“나보고 참여하래.”

“패러마운틴에서 DreamFactory를 분리시키더니, 텔레비전 사업까지 포함해서 스튜디오 체제로 개편하려나?”

“가칭 E.T 파트너스라나... 뭐 그렇대.”

“끼지 않기로 했구나?”

“응.


일반 대중들은 JHO Pictures를 미니 메이저 스튜디오로 인식하기도 한다.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와 블록버스터에 많이 관여했기에.

실상은 메이저가 될 수 없다.

철저하게 프로덕션만 수행하는 기능만 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라 불리려면, 기획·투자·제작·배급을 수직계열화해야 한다.

류지호는 JHO Pictures를 메이저로 키울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만 IP를 확보한 영화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코믹스, 게임, 소설, TV시리즈 제작 등 2차 시장 사업은 전개할 수 있다.


“관심 있어?”

“....나?”

“이번 기회에 독립해서 프로덕션 하나 차려서 합류하든가. 내가 투자해 줄게.”

“누구와 접촉하고 있대?”

“A-Web의 공동설립자 제프리, 릴라이언스 엔터테인먼트의 암바니, 엔터테인먼트 원의 트루프, 파티시펀트 미디어 또 유니벌스 스튜디오 등등. 중국의 Aliba pictures도 참여시킬 거라나....?”

“휘유~ 굉장하네.”


한마디로 미국, 중국, 인도를 아우르는 대형 물주들과 기업, 할리우드 업계 파워맨,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 모여서 큰일을 도모해보겠다는 것.


“내가 낄 판이 아니네.”

“왜 아니야? 앨런도 할리우드 파워맨이야. 당당하게 A-List에 이름을 올린 프로듀서라고. 그 판에 못 낄 이유가 없어.”

“그런 판에서 머릿수나 채우는 짓 하고 싶지 않아.”


류지호는 더는 권유하지 않았다.

용꼬리보다 닭의 머리로 사는 게 현명할 수도 있으니까.


“그나저나.... Jay. 괜찮아?“

“안 괜찮을 이유가 없는데?”

“여유가 없어 보여서.”

“....?”

“다시 <Frank Castle> 찍을 때로 돌아간 것 같아. 마치 이번 영화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 같다...랄까.”

“큭. 지금까지 너무 날로 먹은 것 같더라.”

“무슨 말이야. 난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해.”

“나 자신의 재능보다 크루들에게 너무 많이 의존했던 것 같아서.”


앨런 포스터가 미친놈 보듯 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듯.


“게으르진 않았는데.... 편하게 영화를 했다고 할까.”

“지금까지 네가 쉽게 영화를 찍었다면 다른 감독들은 사표를 써야지.”

“그 사람들과 내 기준은 달라.”

“쯧. 지독한 Jay로 돌아온 걸 환영해야 할지, 애석하다고 해야 할지.”

“앨런에게는 불행일지도.”


앨런 포스터가 죽는 시늉을 했다.


“내 말이....”


상관이 지독해 질수록 고달픈 것은 수하니까.

다만 류지호는 험하게 굴리면, 추후에 넉넉하게 보상을 챙겨주는 상관이다.

그걸 증명하듯.

연말과 연초에 JHO와 가온그룹뿐만 아니라, 류지호 개인 소유 기업들의 직원들까지 두둑한 보너스를 챙겼다.

2000억 달러 자산가 소리 듣는 판에 쩨쩨하게 굴 수도 없고.

지난해 프로구단들이 우승을 하면서 통 크게 보너스를 푼 것 이상으로 풀었다.


❉ ❉ ❉


소유한 기업들이 엄청난 실적을 만들어냈든.

류지호의 명성이 만방에 떨쳐 울리든.

그로 인해 극렬보수매체가 흑색선동을 하든.

알카에다와 IS가 공모해 파리에서 총기난사 테러를 벌이든.

서구 세계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간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었든.

<버드맨>이 연말과 연초 온갖 시상식을 휩쓸고 있든.

류지호는 런던의 파인우드 스튜디오에 틀어박혀서 <스타크래프트> 촬영에만 몰두했다.

비서들도 긴급 결재사안이 아니면 빅보스를 방해하지 않았다.


[Shall we dance?]


코랄의 후예의 발키리 편대장이 부하들에게 농담하듯 출격 명령을 내린다.

CG가 들어간 화면에서는 기함 히페리온에서 수십 대의 발키리와 수송선 드랍쉽이 빠져나가는 장관이 연출될 예정이다.

류지호의 영화에 복귀한 로이 호너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The Ride of Valkyrie>를 사용하겠다는 거지?”

“예.”


발키리 출격 장면의 BGM으로 그 유명한 바그너의 오페라 ‘니겔룽겐의 반지’ 중 <발퀴레의 비행>을 삽입할 계획이다.


“별다른 편곡 없이?”

“예.”


<발퀴레의 비행>은 영화 <플래툰>과 <지옥의 묵시록>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 음악이다.

특히나 <지옥의 묵시록>에서 베트콩 마을에 대한 헬리콥터 공습장면이 유명하다.

<발퀴레의 비행>은 전쟁의 여신인 발키리들이 전사한 영웅들의 영혼을 신의 전당 발할라로 인도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코랄의 후예 발키리 편대가 출격해 마 사라의 피란민 머리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저그의 무탈리스크와 공중전투를 벌이면서 드랍쉽이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제공권을 장악하는 시퀀스에서 활용될 계획이다.

영화 <플래툰>에서는 <발퀴레의 비행>이 전투 분위기를 강조하는데 사용됐다.

반면에 <지옥의 묵시록>에서는 다른 해석이 적용됐다.

리하르트 바그너는 히틀러가 존경했던 위대한 작곡가다.

영화에서 미치광이 전쟁광 킬고어 중령의 광기를 강조하기 위해 히틀러가 존경했던 바그너의 음악을 틀어놓고 비인도적으로 민간인까지 학살하는 것으로 의미심장하게 쓰였다.

그를 통해 감독은 베트남 전쟁의 광기에 젖어버린 미군 역시 나치와 다를 바 없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광기에 대한 탄식이 내포된 명장면이다.

류지호는 <지옥의 묵시록>의 은유는 배제했다.

오케스트라 연주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통해 스펙터클한 전투를 강조하고 영웅주의를 부각하기 위해 사용할 뿐.


“디렉터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어.”

“팬들은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걸요?”


게임에서는 발키리 조종사가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다.

독일어 혹은 독일식 악센트가 들어간 영어를 구사한다.


[Achtung! Don't keep me veitin.]


시즈탱크 조종사가 흥얼거리는 노래 역시 <발퀴레의 비행>이기도 하다.

게임에서 발키리 유닛은 지구집정연합(UED) 원정함대 호위선으로 확장팩에서 첫 등장하지만, 영화에서는 일찍 등장시키기로 했다.

그렇다고 특별한 활약을 펼칠 일은 없다.

전투 시퀀스에서 추락하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할 것 같았다.

암튼 류지호는 영화 곳곳에 SF나 Space opera 장르의 여러 영화를 오마주했다.

표절과 오마주는 때에 따라서 한끗으로 갈릴 수도 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 대신에 대놓고 오마주를 하기로 했다.

심지어 리플리와 제노모프(Xenomorph)가 서로의 얼굴을 바짝 맞대고 있는 <에일리언>의 유명한 장면도 오마주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블레이드 러너>를 비롯해 온갖 명작 SF의 오마주를 찾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가 제작된다면, <에일리언>의 한 시퀀스를 노골적으로 오마주한 장면이 등장할 수도 있다.

가령 다음 같은 방식이다.

칼날여왕으로 새롭게 태어난 사라 캐리건은 고스트 시절부터 걸려있던 제약을 풀기 위해 폐기된 고스트 프로젝트 연구소에 접근하려고 한다.

칼날여왕은 대군주를 타고 우주궤도에 떠 있는 자치령의 사이언스 배슬로 침투한다.

그곳에서 실험체로 남아있던 히드라리스크를 한 마리 풀어주게 된다.

영화 <에일리언>처럼 히드라리스크(제노모프) 한 마리가 온 사이언스 배슬을 돌아다니면서 폭파임무를 받고 파견 나와 있는 자치령 부대를 하나씩 말살시키는데 그 시퀀스에 오마주를 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아키라>, <마크로스>, <건담>, 하야오의 작품 등 재팬 애니메이션이 연상될 수 있는 것들을 여기 저기 심어놓을 생각이다.

심지어 <커맨드 앤 컨커>, <워해머> 같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RTS 게임에 대한 향수도 느낄 수도 있도록 안배할 예정이다.

숨은그림찾기에 가까울 터.

매우 꼼꼼하게 찾아야 할 정도로 잘 숨겨져 있고, 나머지 에피소드에서는 더욱 잘 숨겨놓을 계획이다.

프레임 단위로 살피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사실 제작진도 얼마나 많은 명작들이 오마주 되는지 알지 못했다.

류지호도 알려주지 않았고.

소위 시네필과 SF마니아들과 류지호의 소소한 유희라고 할까.


작가의말

도대체 폭염은 언제나 끝이 날 것인지.

코로나도 다시 극성이라고 하던데.

모든 분들,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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