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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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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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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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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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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노예 12년>도, <그래비티>도 트라이-스텔라 작품 아닌가. <Tsogang>은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오너이긴 하지만, 두 영화에 직접 관여하진 않았어요.”

“<그래비티>는 유니벌스 스튜디오에서 몇 년째 개발지옥에 빠져 있던 걸 자네가 사온 거 아니었나?”

“조언을 하긴 했죠.”


지난해 JHO Company 계열 영화사들이 7편을 톱10에 올리면서 박스오피스 줄세우기를 했다.

2년 연속 북미 박스오피스 점유율 40% 넘겼다.

비록 박스오피스 1위는 LOG Company의 <겨울왕국>에 내줬지만, TCU 영화부터 Pixart의 <몬스터 대학>까지 JHO Company표 텐트폴 영화의 위력을 자랑했다.

게다가 할리우드의 결산이라 할 수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JHO Company 잔치로 마무리되었다.

트라이-스텔라가 투자·배급한 <그래비티>가 7관왕에 올랐기 때문이다.

또한 오스카 역사상 최초로 흑인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기록을 남겼다.

<Tsogang>은 작품, 감독, 각본, 촬영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그러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오랜만에 류지호가 주목을 받지 못한 오스카 시상식이었다.

그런데.


[트라이-스텔라 관계자 여러분들! 정말 현명한 투자를 한 겁니다! 특히 미스터 류, 당신이 내 영화에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준 걸 알고 있습니다. 난 늘 당신이 내 친구란 걸 잊은 적이 없습니다. 이 영광을 당신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쿠아론 감독이 한 말이었다.

객석의 시선과 방송 카메라가 류지호에게 모여들었다.

류지호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을 뿐.

<그래비티>에 딱히 기여한 것이 없다고 여겼기에 감동할 이유가 없었다. 그저 Eye-MAX Corp.에 신경 써주라고 전화 한 통 해준 것 뿐 인데.

MARS-X의 주주로써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해 준 것 정도.

류지호로서는 생색낼 일이 아니었다.

2013년 한 해도 JHO Company 계열 영화사들의 잔치가 된 것보다 류지호의 오스카 수상 실패에 주목할 때.

프로스포츠팀 구단주 류지호는 최고의 한해를 맞이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는 20번 째 우승팀 기록을 썼다.

이어서 10월 말에는 LA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월 초 NFL 수퍼볼에서 샌프란시스코 49ers가 통산 6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오스카 트로피를 단 하나도 들어 올리지 못한 미스터 할리우드는 다른 부분에서 세 개의 트로피를 수집했다. 바로 EPL, MLB, NFL이다.

- 영화감독으로써는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지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구단주. 2013 시즌만큼은 미스터 할리우드가 아니라 미스터 프론트 오피서라고 불러야 할지도.

- 전세계 프로스포츠 역사상 그 누구도 한 해에 세 개의 구단을 우승시키지 못했다.


솔직히 류지호는 구단을 소유하고도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전적으로 프런트가 잘 한 것이다.

열일 마다하고 관심을 기울인 매튜 그레이엄의 공도 무시할 수 없고.

류지호 개인적으로 영화를 통해 상을 받은 것이나 소유한 구단들이 우승한 것보다 더 만족하고 있는 것은 친구 윌리 워커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이전 삶에서 윌리 워커는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죽음을 맞이했기에 아카데미 시즌에 추모의 대상이었다.

이번에는.


“도대체 올웨이즈 이볼빙은 언제 문을 여는 거야?”


남들이 류지호의 수상 실패를 위로할 때, 윌리 워커는 딴소리만 늘어놨다.

그 투덜거림이 류지호는 싫지 않았다.

살아있기에 할 수 있는 잔소리였으니까.

윌리 워커는 자신이 수집한 슈퍼카들을 관리해주는 올웨이즈 이볼빙 문제에 예민하게 굴었다.

류지호의 만행 때문이다.

기어코 류지호는 카레이싱·튜닝 전문 업체 올웨이즈 이볼빙을 통째로 사버렸다.

큰 비용을 지출하지도 않았다.

류지호 입장에서는 두 달 치 수입을 쓴 정도다.

회사를 사들인 후에 정밀실사 명목으로 몇 달 째 올웨이즈 이볼빙의 차량 반출을 금지시키고 있다.


“반은 휴업상태라며!”

“기다려 봐.”

“언제까지!”

“회사와 차량 점검이 완벽하게 끝날 때까지.”

“순정에서 너무 많이 바뀌면 차량 가격이 떨어지는 거 몰라?”


새롭게 오너가 된 류지호는 모든 차량에 대한 정밀검사 및 정비를 지시했다.

사고위험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개조한 부분을 원상복귀 시키고, 특히나 이전 삶에서 윌리 워커를 죽음으로 이끌었던 카레라GT의 각종 전자장비를 점검하고 8년 동안 사용한 타이어도 한국산 타이어로 교체했다.


“좋아하는 모델은 <분노의 질주> 촬영하면서 실컷 몰아보잖아. 왜 안달이야?”

“내 차고만이라도 열어 줘.”

“아직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니까 그러네.... 그만 쫑알거리고 서핑이나 하러 가자.”

“.....!”

“서핑 하러 가자니까.”

“폭군 같은 놈!”


카 레이스가 좋은지 서핑이 좋은지 묻는다면.

윌리 워커의 대답은 무조건 서핑이다.

수퍼카 문제를 회피하기에 서핑만한 것도 없다.

아카데미 시즌이 마무리되자마자, 류지호는 워커, 렌프로, 서핑 부족원들과 함께 캘리포니아의 주요 서핑 포인트를 순회했다.

그 무리에는 전처와 살다가 워커에게 온 딸도 함께 따라다녔다.

류지호의 딸 시아도

서핑 포인트 순회는 일주일이나 계속되었다.

그 아빠의 그 딸 아니랄까봐.

류지호의 딸 시아도 벌써부터 서핑을 즐기기 시작했다.


“누굴 닮아서 그런지 자알~ 탄다. 봐봐 윌리. 시아 타는 거.”

“누군 딸 없는 줄 알아! 저리 가. 귀찮게 굴지 말고.”


류지호는 작은 파도 위에서 중심을 잡는 딸 시아를 보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하하하.


레오나는 그 모습을 보며 잔뜩 인상을 찌푸렸고.


“그런데 Jay!"

"응?“

“최근에 맥과 통화해 본 적 없어?”

“윌리엄스씨?”

“아카데미 시즌의 파티에서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올해는 못 본 것 같아서.”

“그랬나....?‘


류지호가 시침을 뚝 때고 얼버무렸다.

맥클로닌 윌리엄스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했다.

파킨슨병이 의심되고 있다.

맥클로닌 윌리엄스는 작년 연말 노인성 치매 초기 단계를 인지했다.

아내 외에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이를 극복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실 파킨슨병이 난치병으로 여겨졌던 것도 옛말.

의학이 발전하며 꾸준히 신약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치료법도 개발되어서 점차 만성질환에 가까워지고 있다.

문제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

류지호는 맥클로닌 윌리엄스의 가족이 아니다.

기도를 해주는 것 외에 딱히 해줄 일이 없었다.


‘신의 가호든, 불굴의 의지든... 부디 잘 이겨내길.....’


생각에 잠긴 류지호를 가만히 지켜보던 윌리 워커가 재차 물었다.


“너도 근황은 모른다는 거지?”

“윌리... 사는 게 바로 큰 모험이야. 나와 너 그리고 맥은 아직 떠났던 모험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아니야. 힘내자.”


영화 <후크>에서 어른이 된 배닝(맥클로닌 윌리엄스역)이 한 말이었다.


“무슨 말이야 그게?”


윌리 워커의 추궁을 모른 척 하고 류지호가 아들 준혁에게 달려갔다.


“준혁아, 아빠가 서핑 알려줄게!”


레오나가 단박에 반대하고 나섰다.


“안 돼!”

“준혁이도 4살이야.”

“그러니까. 아직은 일러.”

“이 동네 애들은 세 살부터 서핑 배운다고. 봐봐, 준혁이보다 아기들도 서핑을 하잖아.”


몇몇 꼬맹이들이 서핑 보드를 타고 놀고 있다.


“저게 어디 서핑이야, 물놀이지!”

“알았어. 물놀이 같은 서핑. 됐지?”

“안 된다니까!”


옥신각신하는 부부를 보며 부족민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킥킥.


부부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일치 하는 면이 많았다.

애지중지하며 키우진 않고 있다.

다만, 레오나에게는 나름 철칙이 있었다.

아이들이 언제 잠자리에 들지, 무엇을 입을지,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행동할지를 세세하게 엄마가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류시아의 경우는 3살이 되었을 땐 입을 옷을 스스로 고를 수 있도록 가르쳤고, 5살이 되면서 엄마에게 늦게 자도 되냐고 반드시 묻고 허락을 받은 후에야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잠자리에 들도록 하는 식이었다.

레오나는 대학을 갈 때까지는 아이들 스스로 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믿었다.

모든 선택에 따른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는 것도 알려주고.

류지호는 다른 미국 부모들도 그렇게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레오나의 교육관을 일정 부분 동의했다.

열여덟 살이 되어 스스로의 삶과 생활의 전 부분을 결정할 수 있도록.

또 성인이 되어서 부모로부터 독립해 완벽한 자율성을 가지도록 교육하는 것.

그것은 레오나가 받은 양육방식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규제와 규율로 시작하다가 하나씩 없어지는 것이 레오나의 방식이라면 류지호의 방식은 규제와 규율이 없다가 차츰 하나씩 생기는 식이다.

한국과 같은 동북아시아의 교육방식과 비슷하다.

류지호는 자유방임 즉 방목에 가까운 자녀양육식으로 키워졌다.

부모님이 아이들을 돌볼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처럼 류지호는 규율과 규칙이 철저하게 적용되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이들이 최대한 자유로운 생활을 영위하길 바랐다.

그렇기에 여행에 아이들을 자주 데리고 다니고 있다.

다양한 이들과 또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환경에 자주 노출시키려는 이유다.

또한 여러 분야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누구의 양육방식이 맞고 틀리고 문제는 아니다.

한국과 미국식 자녀교육 방식의 차이도 아니고.

그저 두 사람의 성장과정에서 오는 성향 차이이다.

다만 부부는 아이들에게 예의범절만큼은 철저하게 인지시키고 있다.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에서 예절은 기본이자 필수라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나 상류층에서는 교양인의 기본소양이기에.


“.....”


류준혁이 갈망하는 눈동자로 아빠를 쳐다보았다.

서핑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눈망울에 가득 담겼다.


“아들. 1년만 참자. 알았지?”


류준혁은 촉촉한 눈망울로 엄마에게 고개를 돌렸다.

엄마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엄마의 완고함이 하도 야속해 괜히 모래사장을 발뒤꿈치로 푹푹 찌를 수밖에.


“아들! 아빠랑 제트스키 타러 갈래?”


류준혁이 엄마를 돌아봤다.


끄덕.


엄마의 허락이 떨어지자 류준혁이 방방 뛰며 좋아했다.

무조건 안 되는 것은 없다.

특히 아빠와 함께 하는 레저스포츠는 나이에 맞지 않은 것만 아니라면 웬만하면 들어주는 편이다.


“예에에에~”


레오나가 팔짱을 끼고 노려보며 압박을 주기 전까지 류지호는 아들을 제트스키에 태우고 바다를 누볐다.

하루가 지날수록 서핑 부족민들이 하나둘 일상으로 돌아갔다.

류지호와 윌리 워커 가족만이 정확히 일주일을 채우고 서핑을 멈췄다.


✻ ✻ ✻


지난 1월이었다.

바룩 오밤 대통령은 일본정부의 위안부 결의안 준수를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2014년 포괄적 세출법안’에 공식 서명했다.

12개 법안이 총 1,582페이지에 담겼다.

방대한 분량의 포괄적 세출법안을 넘겨가며 모두 6개의 펜을 이용해 일일이 서명을 마무리했는데, 이 법안에는.


[2007년 7월에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H.RES.121) 통과를 주목하고, 국무장관은 일본정부가 이 결의안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독려할 것을 촉구한다.]


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즉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포함된 법안이 미 상·하원을 거쳐 미국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인권문제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서명이었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저 미국 국무부가 일본정부에 의견을 전하는 수준이다.


“일본정부가 쌩 까면 아무 일 없던 게 되어버리지....”


오랜만에 미국으로 출장 온 황재정의 말이었다.

류지호와 단 둘만 있었기에 말투에 거침이 없었다.


“빌어먹을 친일 언론에서는 입 싹 닫고 있고.”

“그래도 케리가 방일을 하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 압박을 가하긴 할 거야. 사과까지는 몰라도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는 모습을 연출할 걸.”

“그래봐야, 얼마나 실효성이 있다고.”


류지호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한미일 외교부가 밀실야합이나 안 하면 다행이지.”

“미국이 뭐가 아쉬워서?”


미국이 외교장관을 불러서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네세요’ 하면 넙죽 ‘예 그러겠습니다’ 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이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던 시대도 아니고 미일이 밀실야합 따위를 할 이유가 없다.

황재정이 성을 냈다.


“한국이 미국 식민지는 아니잖아!”

“왜 나한테 성질을 부려? 오랜만에 만나서 말투가 참 까칠하다, 너?”

“지금은 친구로서 대화하는 거야. 직위로 찍어 누르지 마.”

“마, 그래도 10년 넘게 미국 정치권에 돈을 뿌린 보람 있지 않냐?”


황재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밤 대통령이 서명한 게 네 로비 때문이었어?”

“로비, 한인 사회와 일본계 하원의원들의 노력, 대화가 통하는 유대계 의원들의 협조, 양심적인 일본계 미국인들, 소수 아시아계 기타 등등.... 똘똘 뭉쳤지.”

“일본계들은 평소에는 미국 말 잘 듣고 미국 시민인척 엄청 하다가 위안부 문제만 나오면 기를 쓰고 광분하더라.”


스탠퍼드에 다닐 때 샌프란시스코 한인들이 위안부 운동을 할 때마다 일본계 이민자들이 조직적으로 방해를 한 것을 목격한 황재정이다.

삐딱하게 볼 수밖에 없다.


“유럽계 이민자 빼곤 대부분 그럴 걸?”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다.”


유럽에서 온 이민자들은 모국 개념이 희미한 편이다.

미국의 뿌리가 유럽에 있다고 여기니까.

반면에 아시아, 중동, 남미계 이민자들은 민족적 뿌리에 다소 민감한 편이다.

그런 것도 최근에 와서는 많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얼마 전에 조지아주 상원에서 한반도 동쪽 바다 ‘동해’ 표기법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거든. 버지니아 주지사와 아이오와 주지사가 ‘동해’ 병기 법안에 최종 서명하기도 했고. 아마 7월 1일부터 발효될 거다.”

“동해만 쓰는 게 아니고 병기야?”

“아이오와주 빼고 그곳들이 일본계 미국인들이 제법 많이 사는 동네야. 병기표기 법안 통과가 쉬웠는지 알아?”

“제기랄! Googol 같은 IT기업이 몰려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법안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글렌데일에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두고 일본쪽과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으니까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 외교를 잘 결집시켜야겠지.”


미국에서 한국계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주에는 일본계 이민자도 많이 살고 있다.

단지 한국계는 몇 개 주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면 일본계는 비교적 고르게 미국 전역에 분포되어 있을 뿐.

미국 중부지역에서는 한인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따라서 지도상의 ‘동해’ 병기 표기법안과 소녀상 및 기림비 건립은 한인들이 많이 사는 주에서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먼저 터를 잡고 있는 일본계가 많이 사는 주나 도시일 수밖에 없다.

일본 극우세력들이 결사적으로 로비와 압력을 전개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미국 내 일본계 단체들이 방해하는 것은 류지호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세계 어떤 나라보다 표현의 자유와 인권에 민감한 것이 미국이다.

미국 시민권자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일본계 이민자들이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대단한 모순이다.

그로 인해 한인 단체와 일부 양심적인 미국 정치인만의 힘으로 맞서는 것이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고.


“네가 전면에 나서면, 일본 사업에 영향이 있을 것이 뻔한데....”

“일본에서 불매운동이라도 벌어질까봐?”

“걔들 습성이 그렇잖아."

"별 영향 없을 걸?“

“.....?”

“혐한 애들이 넷상에서 JHO 욕하는 거 들어봤어?”


도리도리.


“프랑스계 자동차 회사를 얼굴색 하나 안 바꾸고 빼앗을 순 있어도 미국 기업에 대해서는 함부로 수작 못 부려.”

“가온이 문제잖아.”

“일본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소비제가 뭐가 있지?

“멀티플렉스가 있잖아.”

“한국기업이란 이미지보다 다국적기업 이미지가 클 걸? JHO, 소프트인프라, 소닉, 워너-타임 재팬까지 섞어놨잖아.”

“다국적 기업이 소유한 글로벌 기업이긴 하지.”

“혐한 애들이나 우익이 까불어도 오래 못 가.”


중국이라면 긴장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청룡언월도 수준의 칼을 휘두르니까.

어쨌든 일본은 겉으로는 개방되어 있는 민주국가다.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나서서 가온그룹을 핍박하기는 쉽지 않다.

이전 삶에서는 NAVE와 소프트인프라의 합작 기업에 정부차원에서 직접 손을 쓰긴 했다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자 결국 흐지부지 되고 말았지만.


“일본도 개인주의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하니까.”

“그 부분은 네가 신경 쓸 건 없고. 한국의 테마파크 정식 명칭이 정해졌다며?”

“두 개의 안이 있어.”


새만금간척지에 들어서는 테마파크는 지금까지 ‘JHO Worlds'라고 불렸다.

사업명을 토대로 임시로 붙인 명칭이다.

개장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정식 명칭이 확정되었다.


“하나는 Tri-Stellar World Resort Ariul, 다른 하나가 Tri-Stellar Adventure Land Korea야.”

“첫 번째는 올랜도의 미키마우스월드 리조트 냄새가 난다?”

“텍사스에 조성 중인 테마파크가 'Tri-Stellar Land'라고 불린다며? 기업영향력에서는 JHO가 글로벌 순위는 높지만 브랜드 가치는 트라이-스텔라가 더 높으니까.”


JHO Company보다 Tri-Stellar 브랜드가 좀 더 대중 친화적이란 소리다.


“이왕이면 네 이름이 들어가면 좋았을 텐데.”

“류 월드? 지호 랜드? 이상하지 않냐?”

“영어 사대주의야. 그거.”

“곧 JHO 안에서 대규모 구조개편이 있을 거야.”

“합치게? 드디어 뉴욕거래소 상장의 때가 온 것인가.....”

“아니야. 경쟁 기업들이 시가총액이 무지막지 해. JHO Company가 그들에 비해 너무 시시해 보인다나봐. 대대적인 중간지주사 개편을 통해 Forbes 같은 경제지에서 한 눈에 JHO의 사이즈를 알아볼 수 있게 하려나 봐.”

“글로벌 복합미디어 그룹이 더는 먹어치울 미디어기업이 남아 있지 않잖아?”

“아직 몇 개 남아있지.”


할리우드 빅7을 빼고도 미국에만 거대 케이블 네트워크, 3~4위 위성방송, 준 메이저 영화배급사까지 무려 서른 개의 M&A 대상 기업이 존재하고 있다.

무려 6,000개가 넘는 지역 방송국과 케이블 네트워크가 영업 중인 나라가 미국이다.

대상 기업이 없어서 M&A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명분이 없어서 못 할 뿐.


“빅 7끼리는 합종연횡이 안 되지? 이제는...”

“돼.”

“FCC가 가만 놔두나? 혹시 JHO가 2년 연속 시장점유율 40%를 넘겨서? 차라리 반독점을 걸어서 JHO의 영화와 미디어 사업을 쪼개는 걸 선택하는 게 빠를 것 같은데?”

“복잡해. 워싱턴DC가 중국에 무척 예민해. 중국자본이 건방지게 할리우드에 발을 걸치기 시작했고. 한국과 유럽의 콘텐츠도 많이 올라왔고. 전 세계 콘텐츠 시장 지배력을 놓치지 않으려면 당분간 JHO Company의 존재가 매우, 아주 많이... 중요해졌어.”

“그럼 Cast&Com 같은 복합미디어 그룹이 워너-타임을 먹고, LOG Company가 20세기 PARKs 먹고 그러는 거야? 그에 대비해서 JHO는 MSM과 ParaMax를 중간지주 자회사로 개편하는 거고?”

“지분이 백퍼센트 깔끔하게 떨어지면 좋잖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전 삶처럼 LOG Company가 20세기 PARKs를 M&A 하게 되면, 그때 가서 그룹 개편을 단행하려고 했다.

LOG Company가 규모를 크게 늘리는 것에 대항해서 StreamFlicks를 완전히 자회사로 편입시켜서 세계 최대·최고 복합미디어그룹을 탄생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의 미디어산업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JHO의 StreamFlicks vs LOG의 Hoiho vs Amazonia의 Prime vs 워너-타임의 TBO.

그렇게 4강이 경쟁하면서 전 세계 OTT 산업을 지배하는 것이다.

할리우드 빅7이 전 세계 영화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겉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실제로는 암묵적 카르텔을 형성한 채로.

하나만 살아남아서 독점력을 행사하는 그림보다는.

서 너 개의 미국 기업이 황금분할을 이루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 무조건 이상적이다.


“혹시.... 그렇게 탄생한 할리우드 빅 원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거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황재정이 욕설이 섞인 탄성을 터트렸다.


“씨바.... 미쳤다!”


황재정은 재빨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IPO를 떠올려보았다.

2010년 중국농업은행이 홍콩증시에 상장하면서 기록한 220억 달러가 지금까지 사상 최대 IPO였다.

그렇다면 JHO Company Holdings는 어느 정도 규모일까.


“뭘 놀라? 몇 달 후에 제이크 마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주당 68달러 공모가로 Aliba 주식 3억 2천만 주를 내놓을 텐데.”

“잠깐! 생각 좀 정리하게 말 시키지 말아봐.”


황재정은 자신이 알고 있는 JHO Company Holdings의 총발행 주식수를 떠올렸다.

그것에 Aliba의 공모가를 대입해 봤다.

최소 2,200억 달러.

경쟁 기업인 LOG Company의 올 상반기 주가 최고점을 대입하면 1,800억 달러 안팎이다.

이 시기의 LOG Company의 시가총액은 1,530억 달러 선.

JHO Company의 시가총액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은 총발행 주식수가 다른 복합미디어 그룹보다 적기 때문이다.

LOG Company의 매출은 몇 년째 300~400억 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반면에 JHO Company Group은 매출 86억 달러짜리 bSkyb를 인수·합병함으로써 2014년 회계연도에서 매출 700억 달러를 가볍게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과 후년에 차례로 한국과 미국에서 테마파크와 리조트를 개장하면, 800억 달러 매출도 기대해 볼 수가 있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LOG Company 매출의 두 배다.

매년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과 IT 및 게임 사업, 전자 및 반도체, 리튬전지 사업, 금융 부문 등의 매출신장을 놓고 전망해보면 3~4배가 될 수도 있다.


“와, 씨.... 뉴욕증시에 상장하면 곧바로 MacIntosh와 시가총액 1위를 다투는 거 아냐?”


신주를 많이 발행해야 하겠지만.


“지호... 너... 이 자식! 진짜 대단한 놈이구나!”

“뭐래....? 새삼스럽게스리.....!”


참고로 이 시기 글로벌그룹 오성의 16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2,500억 달러가 넘는다.

2013년 말 기준 오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892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 세계 6~7위권이다.


“시끄럽고! 새만금개발사업 전반을 부단장에게 인수인계하도록 해.”

“.....?”

“리조트 개장행사 마치고, 그룹 본사로 올라와.”

“전략기획실로 가라는 거야?”

“아니.”

“....?”

“그룹 부회장 역할을 수행해.”

“문 사장님은?”

“회장.”

“래리 아저씨는?”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을 맡을 거야.”


황재정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완전히 가온에서 손 떼려고?”

“이사회에는 남아있겠지.”


류지호가 이사회 의장이 아니라고 해서 오너가 아닌 것도 아니고.

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하는 것도 아니다.


“한창 나이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는 게.....”

“한창 때니까 경영에서 손을 떼는 거지. 내가 영화를 하려고 돈을 벌었지 돈을 벌려고 영화를 한 건 아니잖아.”

“영화로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루지 않았어?”

“예술에 끝이 어디 있냐? 계속 예술 초입에서 깔짝깔짝만 대고 있는 같아. 예술을 하던 딴따라 짓을 하던, 앞으로 영화에만 올인하려고.”

“혹시 JHO에서도?”

“응.”

“그룹 개편이 꽤나 복잡하고 시일도 많이 걸리겠는데?”

“의장 비서실에서 준비는 하고 있었어.”


사실 류지호는 JHO와 가온의 지분을 제외하고도 세계 최고 부자다.

두 그룹과 상관없는 개인회사와 저작권 수입만으로 매해 2억 달러 넘게 벌어들이고 있고.


“하나만 물어봐도 돼?”

“하나만 물어 두 개 묻지 말고.”

“네가 바라던 대로 판이 다 만들어진 거야?”

“무슨 판?”

“마음껏 영화를 할 수 있는 판.”

“여건이야 10년 전에 다 만들어졌지.”

“그런데 왜 하필 이 시점에?”

“그때는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면 크게 다쳤을 거야.”

“......?”

“아마 회사도 사고가 났을 지 모르고.”

“이젠 아니다?”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을 것 같거든. 나와 회사 모두가.”

“근데 괜찮겠냐?”

“또 뭐가?”

“내가 부회장이 되는 거.”

“가온그룹 초대 오너 비서실장, 전략기획실장, 37조 규모의 사업을 7년 이상 무리 없이 수행한 실적, 더 무슨 커리어가 필요해?”

“한국은 나이나 짬밥을 따지잖아.”

“난 20대에 이미 회장 노릇 해먹었고, 한국의 재벌 후계자들은 30대에 부회장 달아. 40대 중반에 부회장 못 할 건 뭐냐? 네가 학벌이 모자라 경력이 모자라 인맥이 모자라 능력이 모자라.”

“네 가족이 아니니까 문제지.”

“내 친구잖아. 그럼 됐지.”

“알겠어. 빅보스가 시키면 따라야지. 대신 문 사장임이 회장이 되셔도 새만금 프로젝트는 내가 꼭 마무리하고 싶어.”

“앞으로도 15년은 더 걸릴 텐데?”

“적어도 그룹 계열사들이 완전히 아리울로 이주하는 것까지는 내가 직접 정리하고 싶어.”

“부회장되면 맘대로 하든가.”


류지호는 장기적으로 지주회사인 가온 컴퍼니 홀딩스에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키는 방안을 강구중에 있다.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기에 전문경영인의 전문성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즉 오너의 책임과 역할을 최소화 하고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을 강화할 생각이다.

지인들은 자동차와 반도체 같이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산업의 특성상 오너의 이사직 유지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하고 있지만.

류지호는 하루라도 빨리 두 그룹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빠지고 싶었다.

왜냐하면.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작가의말

한 주 마무리 잘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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