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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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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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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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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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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Brood War. (8)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영화음악가 로이 호너가 파인우드 스튜디오에 출근하면서 류지호와 충분히 논의를 진행 한 후 열흘 만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본래 역사에서 로이 호너는 자기 복제가 매우 심한 작곡가였다.

매번 표절논란에 휩싸이면서 논쟁의 중심에 서곤 했다.

혹자는 “창작자가 아니라 기술자라고 봐야한다”며 폄훼하기까지 하고.

류지호의 사단이 되어서도 자기복제는 여전했다.

표절논란이 불거지긴 하지만, 이전 삶만큼 뜨겁지는 않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랄까.

지독한 계획주의자이자 완벽주의자인 류지호와 작업을 하면서 이전 삶처럼 무분별하게 자기복제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류지호는 잡식성 오타쿠다.

얕지만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성향으로 인해서 로이 호너도 영감을 많이 받았다.

적어도 한국을 비롯해 동양의 토속적 음악이 가미된 오리지널 스코어에서만큼은 그를 비판하지 못해 안달이 난 The New Yorker의 음악비평가 알렉산더 루스도 인정할 정도다.

본래라면 내년 즈음 경비행기 추락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야 할 운명이다.

알 수 없다.

류지호의 오지랖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K-Bas에서 점검을 받도록 하세요. JHO Security에서 비행시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요령도 철저하게 교육 받고.”


류지호는 로이 호너뿐만 아니라, 실제 항공기를 조종하는 죠 트래볼타 같은 지인들을 위해서 JHO Security Service의 자회사 K-Bas에 항공교육팀을 따로 만들었다.

그들은 류지호의 전용기 파일럿들과 함께 지인들도 함께 챙기고 있다.

윌리 워커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그가 투자한 튜닝업체를 사들여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막은 것처럼 지인들이 항공기 사고로 불행한 일을 겪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놓았다.

그로써 로이 호너 역시 이전 삶과 다른 운명을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 ❉ ❉


시간이 쏜살 같이 흘러갔다.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는 촬영은 마무리가 됐다.

모션캡처 배우들만 런던에 남아 촬영에 임했다.

모션 캡처 기술은 <배트맨>(1989년), <터미네이터2>(1991년), <토이스토리>(1995년), <반지의 제왕>(2001년), <아바타>(2009년) 그 외에도 류지호의 영화들에서 사용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데 모션 캡처 기술이 사실은 영화가 아니라 생체역학 연구분야에서 사진측량 분석 도구로서 1970년 처음 사용되었다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사진측량 분석(Photogrammetric Analysis) 도구로서 모션 캡처는 이후로 스포츠 선수들의 자세 교정, 병원 환자들의 재활치료 및 재활 훈련까지 폭넓게 활용됐다.

그러다가 컴퓨터 게임과 영화의 디지털 캐릭터 동작 생성에까지 이르게 됐다.

활용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세계적인 VFX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모션캡처 기술을 개선시켜 온 결과 류지호도 그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3주에 걸쳐서 프로토스와 저그의 모션캡처를 진행했다.

지루하며 인내심이 매우 필요한 과정이었다.

틈틈이 미니어처 촬영도 했다.

특히 일벌레가 변태해서 만들어지는 저그의 구조물 미니어처들은 CG가 입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상당한 디테일을 자랑했다.

뼈와 살로 되어 있는 살아있는 생물체로 표현하기 위해 구조물 표면에서 핏물이 흘러내리는 효과까지 극한으로 표현했다.

앨런 포스터는 류지호의 완벽주의가 더 심해진 것에 치를 떨었다.


‘돈지랄에 극치야..... CG로 하면 될 것을!’


굳이 미니어처를 만들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할 때 시너지가 폭발한다나.

최근에 와서 CG가 매우 실감나는 현실성을 보여주고 있다지만, 실물에 조명을 치고 촬영한 물체의 질감 혹은 특유의 느낌을 완벽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현실감이 난다는 것이지, 현실 그대로는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처리, 히드라리스크굴, 둥지탑 등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줄 것을 미술팀에 주문했다.

압권은 울트라리스크 부화장이다.

애벌레나 하위 유닛이 일정 숫자 이상 모이지 못하면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지 못한다.

게임에서는 일벌레 한 마리가 구조물로 바뀌지만, 영화에서는 수없이 많은 일벌레들이 희생해서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설정했다.

그 모습이 다소 징그럽다.

한편으로는 제법 그럴 듯하게 보인다.

예를 들어 유전 정보량이 많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울트라리스크 동굴은 수만 마리의 일벌레, 수천 마리 저글링, 수백 마리 히드라리스크가 융합되고 녹아들어서 마침내 하나의 굴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따라서 동굴의 외형 자체가 울트라리스크를 닮았다.

얼핏 보면 거대한 괴물이 웅크리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외형적인 괴기스러움으로 인해 극중 레이너 특공대에게도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일벌레들은 점막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

때문에 저그가 패배한 행성이나 구역의 점막이 사라진 지역에선 영양분을 얻지 못해 죽은 일벌레 사체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가 있다.

살점이 부식되어 뼈만 남은 거대한 울트라리스크 사체는 마치 맘모스의 뼈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딱히 어떤 은유를 담진 않았지만.

그 때문에 미술에서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됐다.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의 중요한 질문인 ‘Evolution’이 은연중에 드러나게 됐다.

게다가 저그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 곳은 멀리서도 식별할 수가 있는 수증기가 품어져 나오는 베스핀 가스지역이다.

프로토스나 테란 진영의 도시와는 다른 환경을 보여준다.


“결국 3억 달러를 다 쓸 작정이구나?”


앨런 포스터의 말투에는 체념이 담겨있었다.

류지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음악 저작권 때문에 100~200만 달러 더 필요할 수도 있고.”


앨런 포스터가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절레절레.


한때는 블록버스터 제작비를 약간 부풀려서 공개하던 시절이 있었다.

돈을 많이 썼으니 당연히 볼거리도 풍부할 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주려는 의도에서.

얄팍한 수작이었지만, 당시에는 먹혔다.

최근에는 너무 많은 제작비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는 추세다.

그로 인해 애매한 예산의 블록버스터는 순제작비를 두루뭉술하게 공개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스타크래프트> 실사화는 공식적으로는 2.7억 달러 순제작비다.

<아바타>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크랭크업을 앞둔 시점에서 3,000만 달러가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크랭크업 파티는 어디서 할 거야? 런던? LA?"

“런던에서 하자. 내 전용기 보낼 테니까, LA에 살고 있는 배우들 타고 오라고 해.”

“파티는 어디서....?”

“어디가 좋을까? 가장 영국적인 호텔이라고 할 수 있는 만다린 오리엔탈이 좋을까?”


앨런 포스터가 이걸 확 칠까 하는 표정으로 째려보았다.

너무 럭셔리한 호텔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세계 최고 부자이지 JHO Pictures까지 세계 최고 부자 회사는 아니다.


“걱정 마. 파티비용 일체는 내 사비로 처리할 테니까.”

“흠! 그렇다면야....”


런던 하이드파크 남쪽의 나이츠브리지에 위치한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어린 시절 동생인 마가렛 공주와 호텔 무도회장에서 댄스 교습을 받았을 정도로 유서 깊은 호텔이다.

그곳에 투숙하는 이들은 중동 왕족이나 슈퍼리치들이 대부분이다.

이왕 런던에서 파티를 하는 김에 나름 유서 깊은 영국식 호텔에서 개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홍보마케팅 차원에서다.

지나치게 영국적인 호텔이지만, 정작 고객은 중동 왕족이나 슈퍼리치들.

직원의 80% 이상이 외국인 노동자들이고.

아이러니라고 해야 할지.

결국 호텔의 정체성은 고객과 노동자가 아니라, 전통과 콘셉트를 얼마나 잘 유지하는 문제일 터.


“오스카 시즌에는?”

“글쎄. 최종 편집본이 나올 때까지 런던에서 머물려고.”


고개를 끄덕여 보인 앨런 포스터가 갑자기 떠올랐다는 듯 물었다.


“아참, 버트 아이거가 워너-타임 M&A를 노리고 있나 본데. 뭐 들은 것 없어?”


본래 역사에서 이맘때 LOG Company의 회장 버트 아이거가 워너-타임 회장에게 M&A를 제의했다.

워너-타임 측에서 내심 통신사 BT&T의 인수 제안 쪽에 마음이 쏠리던 시기라서 사안이 진척되지 않았다.


“글쎄.....”

“버트 아이거가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후보라면서?”

“그럴 리가....”


류지호가 버트 아이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정치적 야심 때문에 LOG Company의 콘텐츠에 과도하게 ‘정치적 올바름’을 주입하고 있다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즉 LOG Company의 ‘정치적 올바름‘의 계몽이 들어있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TV시리즈의 성과를 내세워 버트 아이거가 민주당의 진보적 지지자들의 환심을 사려고 한다고 보고 있다.

이 시기,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실리콘밸리 슈퍼스타 몇 명과 버트 아이거가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 후보로 꼽히기도 한다.

이전 삶에서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캠프를 위해 뛰었다.

어떤 일인지 민주당 대선 패배 후에 당을 탈당하더니 도람프 인수위 전략·정책 포럼에 참여했다.

그리고는 도람프가 추진한 파리협정 탈퇴를 이유로 자문위를 사임했었다.

정치적 야심이 있는 것은 알겠는데.

종잡을 수 없는 행보였다.


“상원이나 주지사에 출마할 뜻이라도 있대?”

“아니, 대통령 후보라면 모를까, 의회 진출은 생각도 안 하고 있을 거야.”


류지호는 LOG Company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에드워드 버펫을 비롯한 이사회 멤버들과도 친분이 있고.

다만 버트 아이거와는 비즈니스적인 관계 이상은 아니다.


“너하고는 상극인 면이 없지 않지.”

“뭐가 상극인데?”

“LOG Company가 대표적인 할리우드 친중 스탠스 기업이잖아. 너는 중국에 대해 다소 거리를 두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고.”

“내가 중국에 얼마나 많이 투자하고 있는데. 그런 소리를.”


사실 LOG Company의 친중 스탠스는 전임자부터 시작되었다.

버트 아이거가 회장이 된 시대에 들어서며 상하이 미키마우스랜드 건설을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삼게 되고, 그를 통해 중국정부와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LOG Company는 상하이 테마파크 건설을 위해 중국 공산당을 향해 꾸준히 구애를 해 왔고, 상하이점 개장 후에 300명의 공산당원을 상근 직원으로 고용했다.

알게 모르게 수입영화쿼터에 LOG 영화들이 더 많이 할당되는 느낌도 있고.


“하다하다가 LOG 내부적으로 다양성 가이드라인 같은 걸 만들어 놓은 모양이야. 여성 히어로는 무결해야 한다던가? 뭐 그런. 그게 무슨 말이야 방귀야?”


이전 삶에서의 만행이 떠올라 류지호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류지호가 보기에 언젠가부터 TCU에서서 여성 히어로에게 ‘약점’을 주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인상을 받곤 했다.

자신의 약점으로 말미암아 캐릭터가 밑바닥까지 가라앉고 추한 모습까지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가 결국 그걸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며 관객들이 감동했는데.

LOG Company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가게 된 후로 TCU는 그렇지 않았다.

서사적으로 모든 캐릭터에게는 약점이 있게 마련이다.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는 중요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TCU에서 유독 ‘여성’만 나오면 약점을 부여하는 것을 꺼리고, 약점이 드러난 것처럼 보여도 그것을 모두 사회의 책임처럼 ‘탓’하는 인상을 받곤 했다.

그 때문에 서사는 얄팍해지고, 캐릭터는 한 없이 가벼워졌으며, 이야기는 맥아리가 없어졌다.

물론 류지호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저 ‘여성’ 히어로란 이유만으로 무지성으로 배척하는 이들도 많았다.


“LOG의 수뇌부 중에는 성별로 ‘여성‘인 히어로가 흥행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는 서사는 보편적인 클리셰잖아. 여성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히어로라는 존재의 서사가 부각이 되는 거지. 그들이 쓰고 싶은 서사는 여성 승리지, 인간 승리가 아닐 걸? 은근히 품위 있게 계몽하는 것도 아니고 노골적으로 드러내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앨런 포스터 역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버트 아이거가 여성과 유색인종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LOG를 이용하는 것 같아. 지금 내부적으로 대다수 구성원들이 LGBTQ를 지지하고 있고, 좌파적 정치색이 강한 집단으로 굳어져 간다고 해. 퇴사자들 말 들어보면 반PC적 스탠스의 임원을 알게 모르게 경질하거나 쫓아낸다고 하더라고.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공자께서 말씀하셨지. "오직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만이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고. 니체도 그랬지. 강한 신념이야말로 거짓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라고. 그래서 신념은 나를 가두는 감옥이라고.“


이 시대에는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라는 빅 원이 존재함으로써 나름 균형을 잡아주고 있지만, 이전 삶에서는 LOG Company라는 빅 원의 ‘PC주의’ 계몽운동으로 인해 다른 스튜디오의 콘텐츠까지 함께 휩쓸렸다.


“Me Too Movement, Political Correctness.... 매우 중요한 문제고 화두야. 그러나 중심을 잘 잡아야 해.”

“그러니까.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정당이나 정치집단이 아니잖아.”

“이왕에 계몽을 하고 신념을 전파하려면 재밌게 만들든지.”


이전 삶에서 흑인 인어공주가 큰 논란이 됐다.

사실 원작자 안데르센은 인어공주의 인종을 특정하지 않았다.

빨간 머리의 백인 여성은 LOG Animation Studios가 재해석해서 만들어낸 이미지다.

그러니 인어공주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들어낸 LOG Animation Studios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인어공주를 재설정해도 딱히 문제될 것은 없다.

영화와 음악,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는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동화 원작과 LOG Animation, 실사 영화까지.

그 시대마다 대중 가치관, 인식, 취향이 같을 순 없다.

잘 만든 콘텐츠는 시대를 넘어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지만.

암튼 '흑인‘ 인어공주는 그 시도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인종적인 경계와 벽이 사회 곳곳에서 충돌을 야기하고 있고 혐오의 시대에, 영화로나마 다양성의 문을 열어젖히겠다는 의도는 나름 의미가 있다.

다만 원작을 파괴하고 그를 극복하려면 작품의 진보성을 이야기와 완성도로 입증해야만 한다.

그러나 2023년 판 <인어공주>는 파격적인 캐스팅을 감행하고 일부 스토리를 각색했지만, 1989년 서사에서 크게 나아가지도 못했고 구태에 머물고 말았다.

그저 인어공주를 흑인으로 바꿨다는 파격만 있을 뿐.

진보성도 심지어 완성도조차 평범했다.


- 캐스팅 된 배우가 미인이 아니라서 몰입이 되지 않았다.


그 같은 의견에 대해 인종차별 프레임을 씌우기도 했다.

전 세계 모든 상업영화의 여주인공에 가능한 아름다운 여성 배우를 기용한다.

컬트나 코미디가 부각되는 일부 예외적인 영화를 빼고는 제작사와 관객이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다.

그것은 여성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남자배우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것은 인종차별도 외모지상주의도 아니다.

관객들이 여배우의 미모에 불만족했다면, 대리만족을 목적으로 극장을 찾은 소비자의 당연한 기대를 저버린 것이다.

LOG Company와 제작진은 소비자의 불만을 넘어설 매력을 영화로 구현할 책임이 있는 것이고.

그걸 못해냈기 때문에 주인공을 두고 여러 불만이 나왔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흑인’ 인어공주 영화는 원작파괴도 블랙워싱도 PC주의 논쟁도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다 떠나서 영화가 구태의연해서 감동은커녕 재미가 없었다는 것이지.”


스토리의 구태성, 각색의 게으름, 시대에 걸맞은 캐릭터성의 미비, 주인공의 미숙한 연기까지 그 모든 책임은 제작진에게 있다.

그래서 <인어공주> 실사영화는 시장에서 벌을 받았다.

즉 망했다.

내년에 개봉하게 될 LOG Animation의 <모아나>는 폴리네시안 여성 캐릭터 ‘모아나’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폴리네시아의 문화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일부 받지만, 성공한 다양성 시도로 평가받게 된다.

할리우드에서 거세게 불기 시작하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 열풍(아직까지는)에 대해 류지호가 점잖은 고언을 했다.


[백인 기준으로 완벽한 미녀로 만들면 외모지상주의라고 욕하고, 정석 미녀가 아닌 독특한 외형으로 캐릭터를 묘사하면 인종차별이라고 욕을 먹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최악은 어중간 한 것이다. 좋은 취지가 결국에는 부정적인 결과를 내는 경우를 종종 본다. ‘정치적 올바름’이 본래 가진 의미와 달리 창작의 족쇄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강의를 들으러 극장에 가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간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세상에는 훌륭한 여성영화도 있고 블랙필름도 있으며 아시아와 제3세계 영화들이 있다. 원작을 파괴함으로써 ‘PC 계몽’을 이루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것에서 약간의 관심만 그것들 가령 오리지널로 돌린다면, 좀 더 ‘올바름’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는 않을까?]


류지호는 The Hollywood Reporter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서 원작을 굳이 파괴하면서까지 올드팬들을 자극하지 말고, <모아나> 같이 오리지널을 개발해서 ‘정치적 올바름’을 설파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고언했다.

그러자 미국여성평론가협회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싸움을 걸어왔다.

모두 80명의 회원을 가진 미국여성평론가협회는 류지호의 영화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편이었다.

그런데 페미니즘 이슈와 관련해서는 눈이 돌아버리는 집단 중에 하나다.

류지호는 그들의 도발에 영국 파파라치를 이용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당신들의 주장을 모두 동의할 순 없다. 그럼에도 당신들 주장이 옳다고 믿고 싶다. 한잔해~”


’12-13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서 FC 바이에른 뮌헨에게 7:0 스코어로 참패한 FC 바르셀로나의 사비어 에르난데스 선수의 인터뷰를 보고 한국의 축구갤러리에서 정신승리라고 놀리게 되면서 생겨난 밈이 ‘한잔해~‘다.

SNS를 하지 않는 류지호는 NeTube 채널을 통해 레오날드 그레이프가 출연한 <위대한 개츠비>에서 샴페인 잔을 내미는 장면을 캡처한 영상과 함께 패배하거나 아쉬운 일을 당했을 때 위로 혹은 조롱으로 활용되는 ‘한잔해’ 밈으로 미국여성평론가협회의 도발에 응수했다.

처음에는 그 의미를 알지 못했던 여성평론가들이다.

일단 싸움을 붙이고 보는 미국의 타이블로이들로 인해 의미를 알게 되면서 더욱 사납게 류지호를 물고 늘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결과적으로 그들의 도발과 공격은 헛발질이 되고 말았다.

류지호가 영국 런던에 머물며 <스타크래프트> 작업에 열중하고 있어서 외부와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간에 구설도 있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어쨌든 영화는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덕션 기간 동안 영국의 파인우드와 리브스텐 스튜디오에서는 수십 개의 세트가 지어졌다가 헐리고 새로 지어지고를 반복했다.

백랏에는 불타버린 저그 군락도 있고, 황무지에 처박힌 배틀크루저 잔해 더미도 있었으며, 함정 조선소, 연합 사령부 건물, 마 사라 보안관 사무실, 히페리온 내부 등 다양한 배경과 공간이 총망라되었다.


“없애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데?”


세트 하나하나 공들여 제작한 데니 개스너 프로덕션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텍사스에 짓고 있는 테마파크로 그대로 뜯어가서 설치하면 어때?”

“이미 관련해서 어트랙션이 준비되고 있어요. 굳이 세트를 뜯어다가 재활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다만 스튜디오의 투어프로그램을 위해 남겨둘 계획은 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만 한다면 <해리포터> 테마와 함께 투어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할 수도 있을 테니까.


❉ ❉ ❉


StarCraft.

직역하면 행성(별)유닛제작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를 알려주는 직관적인 게임타이틀이다.

유저가 자원을 활용해 유닛을 생산하고 업그레이드하고 그를 통해 임무를 완수하는 게임.

이 게임은 기획부터 인기게임 <WarCraft>의 우주판으로 시작됐다.

‘WarCraft‘는 전쟁을 위해 필요한 것을 만드는 것 정도로 직역할 수 있는데, 그것을 따라 개발한 StarCraft라고 해서 뜻이 갑자기 달라질 이유는 없다.

그저 게임 타이틀 <워크래프트>가 많이 팔려서 우주버전을 개발하면서 붙였을 뿐.

딱히 고민이 들어있는 타이틀은 아니었다.

따라서 StarCraft 타이틀의 해석을 두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본래 뜻은 크게 상관이 없으니까.

일례로 <스타워즈>를 ‘별들의 전쟁’이라고 일부러 해석해서 말하는 이는 없다.

스타워즈는 그저 스타워즈다.

제다이 영웅신화와 수십 개의 행성과 은하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로서 고유명사처럼 되어버린 면도 있고.

StarCraft도 다르지 않다.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대명사로서 고유명사처럼 불리고 있다.

본래의 의미는 사실 크게 의미가 없다고 봐야 했다.


- Jay. 꼭 확장팩 부제인 'Brood War'를 영화 타이틀로 써야겠어?


Snowstorm Entertainment의 최고 수뇌부들이 번갈아 가며 런던에 머물고 있는 류지호에게 전화를 걸어 따졌다.

실사화 영화의 제목이 최종 결정되었는데, 종족전쟁이란 의미에서 'Brood War'로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잖아. <워크래프트> 실사화도 있었고.”

- <워크래프트> 삼부작이 마무리 되어서 헛갈릴 것 같지 않은데?

“게임팬들은 구분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일반 관객들은 그렇지 않을 걸?”

- 오리지널이 출시 된지 16년이 지났어. 요즘 게임팬들은 모를 수도 있다고.

“강화슈트를 입은 테란의 마린이 영화 포스터에 등장하면 단번에 알아볼 걸?”


뜻을 접을 것 같지 않은 류지호에게 마이클 모하임이 타협안을 제시했다.


- <SC : Brood War>는 어때?


류지호로서는 이들이 영화 타이틀에 왜 이리도 집착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 나중에 삼부작이 더 제작된다면 <SC II : Legacy of the Void>. 이런 식으로.


게임팬만을 타깃으로 해서는 3억 달러 제작비 회수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게임팬보다 훨씬 많은 일반 영화팬을 공략해야 한다.

그렇기에 홍보·마케팅이 중요하다.

영화의 타이틀은 마케팅의 첫 번째 단계이고.


“<워크래프트>가 성공했어. 일반 관객들에게 그걸 SF장르로 변주한 영화일 뿐이라는 선입견이 심어질 수도 있지. 마이클이라면 기대감이 들까, 아니면 흥미가 떨어질까?”

- <스타워즈> 같은 SF라서 흥미를 더 끌 수도 있잖아. <스타쉽트루퍼스>에 실망한 SF영화팬들의 주목을 끌 수도 있고.“

“3억 달러짜리 영화로 불확실성에 도박을 하라는 거야?”

- <아바타>에서는 잘만 했으면서.....


<아바타>의 타이틀을 두고도 내부적이 말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직관적인 제목이 관객에게 세계관을 설명하기 쉬울 것 같아 밀어붙인 바 있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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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할리우드!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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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출작품 & 소유 기업 정리(2011년 기준) +4 24.06.20 664 0 -
공지 소유 기업 & 연출작품 정리(2000년 기준) +8 23.02.16 3,814 0 -
공지 인사말 & 연재시간 +35 21.12.21 65,513 0 -
961 회귀해서 가장 잘 한 일! NEW +9 23시간 전 596 63 25쪽
960 돌연변이. +3 24.09.12 764 69 26쪽
959 아리울... 가온그룹의 영지! +3 24.09.11 833 61 26쪽
958 좋은 기업이란. (3) +3 24.09.10 859 52 25쪽
957 좋은 기업이란. (2) +4 24.09.09 897 61 25쪽
956 좋은 기업이란. (1) +3 24.09.07 965 64 24쪽
955 요즘, 유독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9 24.09.06 995 71 26쪽
954 Mr. Hollywood! +20 24.09.05 1,014 84 27쪽
953 En Taro Kubrick! +9 24.09.04 991 73 24쪽
952 박수칠 때 떠난다! (2) +8 24.09.03 998 75 26쪽
951 박수칠 때 떠난다! (1) +9 24.09.02 1,026 66 26쪽
950 Tri-Stellar의 경쟁자는 또 다른 Tri-Stellar다! +9 24.08.31 1,047 68 23쪽
949 믿어 좀! 의심하지 말고. (3) +10 24.08.30 1,045 70 27쪽
948 믿어 좀! 의심하지 말고. (2) +8 24.08.29 1,026 72 26쪽
947 믿어 좀! 의심하지 말고. (1) +3 24.08.28 1,057 72 21쪽
» Brood War. (8) +3 24.08.27 1,006 62 24쪽
945 Brood War. (7) +7 24.08.26 997 64 27쪽
944 Brood War. (6) +5 24.08.24 1,026 67 25쪽
943 Brood War. (5) +4 24.08.23 1,055 64 23쪽
942 Brood War. (4) +6 24.08.22 1,027 65 24쪽
941 Brood War. (3) +2 24.08.21 1,073 70 24쪽
940 Brood War. (2) +4 24.08.20 1,089 66 27쪽
939 Brood War. (1) +6 24.08.19 1,155 70 26쪽
938 다스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다스림. +2 24.08.17 1,151 72 25쪽
937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3 24.08.16 1,179 78 27쪽
936 자넨... 정말 미스터 할리우드가 맞는 것 같아. +6 24.08.15 1,179 76 23쪽
935 모두에게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 +5 24.08.14 1,161 72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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