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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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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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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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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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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다스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다스림.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의 전용기가 네바다주의 리노-타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곧바로 공항을 벗어난 류지호의 일행이 도시의 동쪽으로 24Km 떨어진 사막으로 향했다.

얕은 구릉으로 둘러싸인 황량한 대지.

임시로 뚫어놓은 도로와 중장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기가팩토리 공사를 위한 자재들도 산처럼 높이 쌓여 있었다.

착공식을 위해 마련된 행사장에는 세계 곳곳에서 모인 취재진이 운집해 있다.

총공사비 50억 달러.

공사기간 6년.

완공 시 4층 높이에 미식축구경기장 174개를 합친(약 28만 평) 규모.

단일 건물로는 워싱턴주 Pacific Aero Company의 에버렛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게 된다.

가동 예정은 대략 2020년 즈음.

이 야심찬 프로젝트에 TESLAS와 가온그룹(14억 달러), JHO Company(16억 달러)의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있다.

류지호의 소유 기업에서는 전액 현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가온그룹은 무역부문 자회사를 통해 리튬 광산을 비롯해 2차 전지에 필요한 자원을 대부분 확보했거나 관련 광산기업과 공급 계약을 체결해 놓았다.

이전 삶의 나쇼날전자처럼 TESLAS에게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 않도록 대비가 되어 있다.

심지어 류지호가 TESLAS의 대주주이기도 해서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론 저 녀석의 오락가락하는 의사결정에 따라 사업이 표류하는 걸 방지할 수 있게 됐지.’


이전 삶에서 일본의 나쇼날전자는 스타트업 방식의 경영을 고집하던 일론 리브스와 번번이 갈등을 빚었다.

두 회사의 합작은 우여곡절이 상당히 많았다.

SANYO는 나쇼날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웠다.

류지호 덕분이다.

언제든지 둘 사이에서 중재자로 나설 수가 있다.

때론 어느 한쪽에 일방적인 명령을 함으로써 갈등을 조기에 종식시킬 수도 있다.

일론 리브스가 되었든, SANYO의 최고경영자가 되었든.

합작에서 불협화음을 지속적으로 낸다면 교체까지도 불사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류지호다.

일론 리브스는 바보가 아니다.

류지호의 그 같은 내심을 진즉에 파악하고 있었다.

불편하지만, 어쩌랴.

경영에 참여하지도 않는 류지호가 주주는 물론이고 TESLAS 경영진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것을.

위기감을 느끼는 일론 리브스에게 류지호가 당근책을 제시했다.

그 중에 하나가 프리몬트의 공장 옆 부지에 조성 중인 가온모터스 북미생산거점에서 일론 리브스가 꿈꾸는 완전자동화 전기차 공장 플랫폼을 실험하기로 한 것이다.


“전통적인 자동차 공장은 10시간의 노동력과 5% 자동화 설비로 최종 조립 단계를 진행하지만, TESLAS는 자동화율을 50%로 높이고 노동력은 5시간만 투입하는 식으로 차량 1대당 150달러를 절약할 것입니다.”


얼핏 듣기로는 솔깃한 비전이다.

실현되기만 하면 이보다 좋을 수 없는 계획.

그런데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할 줄 몰라서 또는 고용창출이란 대의를 위해서 로봇자동생산화 비율을 끌어올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아직은 그가 바라는 대로 로봇 분야의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자동화 로봇의 개발유지비용과 관리비용이 높다.

AI 같은 기술의 성숙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당장 비용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로봇자동화비율을 높이지 않는 것이다.

일론 리브스는 꿈 꾸는 사람이다.

미래를 예견하는 점쟁이가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TESLAS 전기차의 주문이 폭주할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그에 따라서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게 되고, 실적압박을 받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그러니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처럼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실험이라는 폼 나는 일을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있는 것이지.’


그렇게 실리콘밸리 스타일로 폼 나는 경영을 하면서 품질, 인도날짜 같은 부분에서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고.

스타트업 혹은 IT기업을 하던 창업자들은 제조업에 대해 이해도 부족하고 그걸 배울 생각을 안 한다.

기존의 생산 시스템을 거부해야 혁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10만 대 이상 판매하는 메이커는 실리콘밸리 IT기업처럼 가볍게 움직여선 안 된다.

비용들이 적자로 이어지고 자칫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 삶에서 일론 리브스는 연구실에서 행해져야 하는 실험까지 공장에서 직접 시도했었다.

그로 인해 발생한 어마어마한 비용은 모두 회사가 떠안았다.


‘말한다고 들을 녀석도 아니고....’


일명‘ 잡스병’이 만성이다.

누구의 조언이나 충고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가정사를 제외하고 비즈니스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어깨에 뽕이 차오를 만도 하지만....’


암튼 류지호는 일론 리브스가 바보 같은 실험들로 소중한 시간들을 허공에 날려버리지 않도록 대비를 해두었다.

가온모터스가 선보일 전기차 모델이 처음부터 북미에서 잘 팔려나갈 것이란 기대가 없었다.

따라서 프리몬트에 조성될 생산시설의 플랫폼 하나를 로봇완전자동화 실험에 사용하도록 할 생각이다.

이전 삶처럼 TESLAS가 모델A와 X 플랫폼에 무리하게 적용을 했다가 엉망진창이 되었던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즉 프리몬트에 조성되는 가온모터스의 전기차 플랫폼은 일론 리브스가 꿈꾸는 스마트팩토리의 테스트베드가 되는 셈이다.

그곳에서 일론 리브스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노하우가 쌓이면 그것을 TESLAS의 플랫폼에 적용하는 것이고.

가온모터스 스마트팩토리 연구팀에서는 2018년까지 실험과 테스트를 마치고, TESLAS의 모델S 생산라인에 이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회사에 편입한 독일의 로봇회사 KUGA까지 합류하는 대형 연구프로젝트다.

일론 리브스가 혼자서 해보겠다고 까불지 못하도록.

처음부터 프로젝트의 규모를 키워버렸다.


“혹시나 로봇 자동화율을 서둘러 끌어올리려는 이유가 노조설립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아니겠지요? 그도 아니라면 자동차 생산능력과 품질관리의 부족함을 회피해줄 핑계로 삼으려는 얄팍한 수작이라던가.”


TESLAS 이사회에게 류지호가 던진 질문이었다.

경영진은 이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런 생각이 아예 없다곤 못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당근책은 TESLAS의 슈퍼차저 충전소와 관련해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충전소 인프라 구축에는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

TESLAS 단독으로 감당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JHO Security Service, 가온인터내셔널, 아네모네 & 컴퍼니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Diner and Drive-In Movie Supercharger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소와 레스토랑, 엔터테인먼트 시설의 결합을 통해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꾀했다.

JHO Security Service가 부지를 제공하고, TESLAS는 충전설비를 설치하며, 아네모네 & 컴퍼니가 충전시 생기는 공백시간 동안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식음료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제공해 부가수익을 창출하자는 사업이다.

이전 삶보다 10년이나 앞 서 진화된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JHO와 가온그룹이 소유한 복합쇼핑몰, 호텔, 멀티플렉스 등 사업장에 TESLAS 슈퍼차저를 우선적으로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북미 지역부터 설치가 시작될 예정이다.

일론 리브스가 엔지니어로서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같은 문제에만 집착할 때, 류지호는 안정적인 부품공급 네트워크, 충전 인프라와 수요 확대 아이디어, 고객가치 창출 같은 것들을 고민했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TESLAS가 당장 극복하지 못하는 문제를 류지호가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착공식에서 일론 리브스는 기가팩토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자화자찬을 줄줄이 늘어놨다.


‘...확실히 연설에 약해.’


일론 리브스는 연설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

대담 같은 곳에 나가서 관심 있는 분야에서는 청중을 놀라게 할 핵심을 찌르곤 하지만, 대중연설 스킬은 다소 약했다.


‘과연 저 친구는 현재의 삶을 기대했고, 현재의 삶을 충분히 만족하며 살고 있을까?’


자신의 삶은 자신이 걸어간 발자취이고 기록이니까.

한 세상 멋지게 살았다는 만족이, 잃은 것을 후회하는 것보다 크다면, 그것으로 족할지도.

지루하기만 한 행사에서 류지호의 머릿속은 잡념으로 가득찼다.

여담으로 기가팩토리를 위해 네바다주 정부는 20년간 13억 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감면해주고, 공장 인근에 고속도로를 개통해주기로 했다.


❉ ❉ ❉


기가팩토리가 들어설 부지 근처에는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설 계획이다.

공장지붕과 발전소 태양광패널에는 솔라시티의 제품이 들어갈 예정인데.

일부는 SANYO 제품으로 채우기로 했다.

근처 사막지역에 풍력 및 지열 발전설비도 구축된다.

그를 위해 류지호가 에드워드 버펫과 담판을 지어야 할 부분이 있었다.

며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스베이거스 3대 카지노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류지호의 집무실로 찾아왔다.


“NV Energy의 독과점이 해도 해도 너무 합니다.”


네바다주 전력회사의 횡포가 너무 심하니 그에 반기를 들겠다며, 류지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NV Energy라는 곳에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 전기를 공급하는가 보군요?”

“네바다주 240만 가구에도 독점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카지노가 차지하는 비중은요?”

“매출의 7% 정도를 저희 3곳의 카지노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날로 전기료 비용이 부담이 되는 상황인지라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려고 주정부에 재생에너지 공급 상한 인상을 요구한 상황입니다.”

“뉴욕과 텍사스 등 11개 주에서는 개인과 사업체가 직접 전기를 사올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네바다주를 비롯한 일부 주는 한 업체에게 독점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즉 네바다주는 개인과 사업체에게 전기를 사올 수 없고, 오로지 NV Energy에게만 독점권을 부여하고 있다.


“MSM-Mirage가 한해 지불하는 전기요금 규모는요?”

“최소 1억 달러입니다. 저희 리조트가 MSM Entertainment에 편입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주요 카지노호텔 지붕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를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오늘 함께 온 두 곳의 메이저 카지노 호텔들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뜻을 모았지요.”


그로 인해 NV Energy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부랴부랴 ‘퍼스트 솔라’ ‘솔라시티’ 등의 업체로부터 킬로와트(kWh)당 적게는 3.9센트에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사기로 계약을 맺었다.


“자기들은 킬로와트당 4센트로 사들이면서 저희 같은 대형 고객사들에겐 킬로와트당 9~10센트라는 과도한 프리미엄을 붙여버리겠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까!”


라스베이거스 ‘빅3’ 카지노기업들이 태양광 에너지 업체로부터 직접 전기를 사오게 되면, 연간 최대 700만 달러의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주정부 차원에서 독점권을 가진 NV Energy 외에 다른 업체와의 거래를 승인하지 않았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냐고 할 수 있지만.

110년 전통의 NV Energy는 네바다 주 정부로부터 수십 년 독점사업을 인정받고 있다.

240여 만 가구의 네바다주 시민들도 이에 대한 불만이 딱히 없었고.

NV Energy는 지속적인 로비를 통해 네바다 주정부가 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양을 3%로 제한하도록 했다.

아직은 의혹 수준이다.

그럼에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재생에너지 구매량이 전혀 올라가지 않고, 관련 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을 보면 의혹에만 머물 수준은 아니다.

그 같은 로비를 통해 사실상 에너지 공급권을 독점한 NV Energy는 그간 다른 곳에서 구입한 태양광 에너지를 대형 고객사들에게 되팔면서 엄청난 프리미엄을 챙겨왔다.


“만달레이 베이에 솔라시티가 제공한 큰 태양 전지판을 설치했다지요, 아마?”

“예. 관련해서 다른 호텔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월튼마트와 Big-Daddy의 데이터센터의 사례를 롤모델로 삼아 태양광 에너지 투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그것만 가지고 카지노 호텔 전체를 커버할 수 없지 않나.....”

“사실은 그렇습니다.”


기술이 발전해서 태양광 패널 겸용 유리창이 나오지 않는 한은 옥상이나 지붕의 패널만 가지고는 거대한 카지노 호텔의 전기를 전부 책임질 순 없다.


“혹시 라스베이거스 근처에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건립할 마땅한 부지가 있겠어요?”

“직접 에너지 사업에....?”

“그런 것은 아니고.”

“저희 리조트들 자체적으로 완벽하게 전기를 조달할 순 없습니다. 어차피 부족한 부분은 NV Energy가 보유하고 있는 전력공급시설에서 계속 빌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타협안조차 NV Energy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버펫이 NV Energy를 인수합병한 후 협상테이블의 판이 완전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류지호는 에드워드 버펫의 이름이 이 대목에서 나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라스베이거스 빅3 카지노호텔 사장들은 56억 달러에 NV Energy를 인수한 Berk-Hath의 에드워드 버펫의 농간이로 침을 튀겨가며 성토했다.

한참 동안 NV Energy의 부당한 처사와 주정부의 안일한 에너지 정책에 대해 많은 말들을 쏟아낸 빅3 카지노호텔 사장들이 떠나가고, 류지호는 비서실을 통해 저간의 사정을 알아보았다.


“NV Energy가 Berk-Hath의 에너지 자회사로 넘어간 후로 빅3 카지노호텔이 자신들과 거래를 끊을 경우 막대한 과징금이 발생하도록 규제당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에드워드 버펫이 연관된 일이라서 도널드 제이콥이 직접 이 사안을 조사해 직접 류지호에게 보고했다.


“이 사안이 네바다 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솔라시티에게까지 여파가 미칠 판입니다.”


네바다주의 재생에너지 기업들과 시민단체에서 재생에너지 의무적 구매량을 3%에서 5%까지 늘리도록 법안 개정을 주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NV Energy는 3% 제한을 바꾸지 못하도록 로비를 하고 있다.


“솔라시티 같은 신재생에너지 업체들과 함께 태양광 대여사업에 참여하는 일반 가정의 지붕형 태양광발전 시설이 경제성을 잃도록 로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또한 NV Energy는 연방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다른 곳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사서 고객사에 전기로 되파는데, 이때 붙이는 프리미엄이 너무 비싸다는 문제도 있다.


“가치투자니... 신재생에너지 어쩌구저쩌구 말은 이쁘게 한 주제에 뒷구멍으로 그런 짓을 벌이고 있었다구요?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분께서?”


황당해 하는 보스의 물음에 도널드 제이콥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네바다주의 태양광 업체들을 말려 죽인 후, NV Energy가 직접 그 사업에 전사적으로 진출할 모양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전형적인 비즈니스네요.”

“솔라시티도 네바다주 사업을 접어야 할지 모릅니다. 솔라시티의 태양광 대여사업이 제공하는 가격이 너무 싸기 때문에 NV Energy로서는 단기간에 그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습니다. 이를 버펫씨가 나서서 해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것이다.

에드워드 버펫은 살아있는 전설 같은 투자가이지, 정의의 사도는 아니다.

비록 탄소저감이라는 대의에 동참해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지만, 신사적이고 착한 방식으로 이익을 실현할 리가 없다.

성인군자도 아니고.

당장 NV Energy 발전소의 경제성이 떨어지면 Berk-Hath의 투자가 손해를 보게 되니, 로비든 뭐든 다 동원해서 경쟁업체를 고사시켜버리는 것이다.

결국 류지호는 카지노호텔 자회사, 솔라시티, 기가팩토리, Big-Daddy의 데이터센터 등이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얻기 위해,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NV Energy로부터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 에드워드 버펫과 담판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네바다주에서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내가 투자한 모든 에너지 회사를 움직여 미드아메리칸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일리노이, 사우스다코다, 네브라스카주를 압박할지도 몰라요. 거기에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의 태양광과 풍력발전소 사업도 나로 인해 도전을 받게 될 수도 있고.”


네바다주의 독점 전력회사 NV Energy를 인수합병한 회사가 Berk-Hath의 에너지부문 자회사 미드아메리칸이다.

본사가 아이오와주에 있다.

아이오와주는 파커 가문의 안마당이기도 하지만, 류지호와 JHO의 영향력도 무시하지 못하는 지역이다.

현재 미드아메리칸은 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광발전소를 세인트루이스의 오비스포 카운티에 건설 중이며, 살톤해 근처에는 지열발전소도 건설 중이다.


“네바다주 공공시설위원회와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에 정식으로 이 안건을 상정할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네바다 주정부의 에너지 관련 법안 개정을 위한 주민투표까지도 붙일 용의가 있구요. 이를 위해 로비 자금과 주민투표 비용 일체에 5억 달러를 책정할 겁니다.”


만약에 네바다주의 문제로 류지호와 로비전을 벌이게 되면 회사 자금을 써야 한다.

미스터 할리우드와 네바다주 태양광 사업을 놓고 로비전을 벌이는 것에 주주들이 과연 동의해 줄 것인가.

사실 에드워드 버펫은 네바다주의 NV Energy가 무슨 로비를 하는지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관심도 없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미래 유망한 업종인데다가 네바다주 독점업체였기 때문에 현금을 주고 인수·합병한 것 뿐.

좋은 거래였다고 자평하며, NV Energy에 대해 잊고 있었다.

그럼에도 감히 에드워드 버펫에게 선전포고를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실 누구보다 에드워드 버펫의 성향을 잘 아는 이가 류지호다.

무르게 상대했다가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 걸 알기에 협박조로 밀어붙였던 것.


- 솔라시티 같은 애들 장난은 집어치우고, 차라리 미드아메리칸에 투자하는 것이 어떠냐? 너라면 30%까지 지분을 양보할 수 있다.

“관심 없습니다.”


류지호는 강하게 나갔다.

적당히 예의를 갖춰 부탁조로 말하면, 꿈쩍도 안할 테니까.


“제가 일찍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에너지 기업 투자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는 걸 잘 아실 겁니다. 그 동안 투자 포트폴리오에 만족해 왔는데, 이렇게 나오신다면 JHO도 본격적으로 전력회사를 사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 딴 녀석이 협박해 오면 까불지 말라고 혼내기라도 하련만.....

“양보해 주시죠.”


수화기 너머에서 짜증 가득한 에드워드 버펫의 가래 끓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뭘 얼마나!

“네바다주 재생에너지 의무 구매율을 7%로 올리는데 동의해 주시고, JHO 계열 카지노 호텔이 재생에너지로 자체 전략을 생산하고 모자란 전력을 구입하는데 프리미엄 가격을 일반 시장가격에 맞춰주고....”

- 안 돼! 망할 놈에 자식이....


수화기 너머에서 에드워드 버펫의 씩씩거리는 콧소리가 들려왔다.


- 내년 이맘때가 되면 미드아메리칸이 660억 달러의 가치의 기업이 될 텐데, 네 말대로 했다간 회사 성장에 문제가 생길 거 아니냐! 네 제안은 못들은 것으로 하겠다.

“미드아메리칸이 주당 23.75달러에 NV Energy 인수했을 겁니다. 25달러 드리겠습니다. JHO에 다시 파세요.”

- 그런 비즈니스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 윌리엄이 그렇게 가르쳤어!

“제 말 들어보세요.”

- .....

“NV Energy를 인수하면서 2025년까지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아요. 만약 내게 NV Energy를 판다면 그 계획을 5년 앞당길 것이며 올해 안에 모든 석탄화력 발전소의 문을 닫을 겁니다. 당장 내년에 석탄화력 발전소를 대체할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을 시작할 것이며 네바다주 사막을 활용해 10년 내 미국에서 가장 큰 지열발전과 태양광 에너지 생산 업체로 키울 겁니다.”

- .....!

“The Giving Pledge 서약을 안 한다고 섭섭하다고 하셨죠? 언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지 기약도 없는 그깟 서명보다 살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사회에 저의 재산을 돌려주려고 합니다. 60억 달러로 환경파괴와 독점횡포 주범이었던 기업을 사들여 탄소배출을 단 0.0001%라도 줄일 수 있고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면. 법적 구속력도 없는 종이쪼가리에 서명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있는 일 아닐까요?”

- 50!

“....예?”

- 지분 50%를 팔겠다고. 10년 후 네 녀석이 1,000억 달러 가치평가의 기업으로 키워줄지도 모르는데 미쳤다고 NV Energy를 홀랑 넘겨주겠냐?

“.....”

- 대신 25% 지분에 대해 주당 25달러 현금으로 매입할 것. 나머지는 현재 시점 가치대로 신주를 발행해서 50% 지분율을 맞추고 그렇게 증자된 자본금으로 석탄발전소를 없애든지 태양광 에너지 사업을 지원하던지 알아서 해.

“오늘 합의 본 사항 실무진에게 전달합니다?”

- 그래라.


이 거래는 에드워드 버펫에게 절대적으로 이득이었다.

미드아메리칸 에너지는 인수당시 19.28달러에 23%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에 NV Energy를 인수했다.

당시보다 주당 1달러 정도의 프리미엄 가격에 25% 지분을 JHO에게 팔아넘김으로 해서 투자금을 상당 부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오마하의 현인과 미스터 할리우드가 처음으로 합작하는 사업이란 상징성도 있고.


[나와 미스터 할리우드는 미국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보탬이 되고자 협력하기로 했다.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며 탄소배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철회할 것이다.]


류지호로서도 나쁠 것이 없는 발표였다.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에너지 기업 투자 확대의 명분까지 좋다.

MSM 계열 카지노 리조트가 매년 감당해야 하는 1억 1천만 달러의 전기요금을 대폭 낮출 수가 있게 되고, 네바다주에서 철수해야 했던 솔라시티가 계속해서 영업을 영위할 수가 있게 되었다.

또한 네바다주의 광활한 사막에 대규모 풍력, 지열, 태양광 발전시설이 건설되면 캘리포니아, 유타, 오리건, 아리조나, 아이다호까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공급할 수가 있게 된다.

비록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지만.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들 에드워드 버펫, 미스터 할리우드, 소프트인프라 손 회장이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투자 거물들이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앞으로 수익 창출원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Googol, MacIntosh가 지구를 걱정해 재생에너지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보지 않는다. 연료비 상승으로 인한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고 운영비용 절감효과가 있어 전망이 밝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다. 미국 환경전략 컨설턴트 톰 윈스턴의 말이다. 석유 등 화석연료의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데 반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는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는 몇 년 전만 해도 높은 발전 단가 때문에 수지가 맞지 않았지만 그동안 기술이 꾸준히 발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 LA TIMES.


JHO Company는 NV Energy와 MSM-Mirage의 갈등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Berk-Hath와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류지호는 에드워드 버펫으로부터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았다.


“다스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다스림.”

“오너처럼 행동하게 하려면 오너로 대접하라.”


에드워드 버펫이 평소 입버릇처럼 하는 경영 마인드다.

에드워드 버펫은 최고경영자의 선정과 보상 그리고 자본 배치 문제에는 관여하되 그 밖의 인사 결정과 경영 전략은 해당 경영자에게 믿고 맡긴다.

Berk-Hath 산하의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그래서 소유권을 갖지 않고서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다.


“미스터 할리우드는 회사에 거의 간섭을 하지 않는 편이다. 그 때문에 오너를 위해 일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JHO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생각하게 된다.”


JHO Company Group의 CEO들이 평소에 하는 생각이었다.

즉 그들은 오너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회사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의미다.


작가의말

평온한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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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스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다스림. +2 24.08.17 1,152 7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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