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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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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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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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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쪽

박수칠 때 떠난다!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대통령이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누는 지는 모두의 관심사다.

대화 내용을 떠나서 만남 그 자체로 메시지이자, 대통령의 향후 국정 구상과 비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만난 글로벌 기업 CEO 역시도 언제나 화제가 된다.

역대 대통령들은 경제 분야 글로벌 리더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미래 산업과 기업 정책 구상을 가다듬었다.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김태평 대통령을 만난 헨리 게이츠와 손 마사요시 사장이 입을 모아 "초고속 인터넷만이 살 길이니 그것으로 세계 1등이 되라"고 제안한 것을 받아들인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당시 대통령은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고유현 대통령은 김태평 대통령보다 빨리 글로벌기업 CEO들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하고 노동 유연화를 약속했다.

그 때문에 임기 내내 노동계와 불편하게 지내야 했다.

정의국 대통령은 앞 선 두 대통령보다 더 빨리 글로벌기업 CEO들을 접견했다.

취임 두 달이 채 안 된 시점에서 헨리 게이츠와 Googol의 최고경영자를 만났다.

두 달 후에는 페이스노트의 창업자를 만났다.

주로 창업 생태계와 혁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일본의 정책을 베낀 ‘창조경제’ 같은 엉뚱한 네이밍의 정책을 내놓진 않았지만, 정의국 대통령 나름의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정책과 혁신기업 육성책을 전개했다.

김태풍 대통령부터 현 김영태 대통령까지 글로벌 CEO 접견 시점이 갈수록 빨라졌다.

매번 중요하게 모시는 인물은 다름 아닌 류지호.

취임 후 몇 달 안에 류지호를 만났다.

그러나 김영태 대통령만 임기 중반을 돌며 접견했다.

청와대에서 의도적으로 류지호와 거리를 두려는 듯한 인상이다.


“늦고 빠르고가 어디 있겠습니까. 만나서 무엇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지.”


류지호와 김영태 대통령은 주로 대중문화 분야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예정된 접견 시간을 훌쩍 넘겨 경제와 외교 문제까지 폭넓게 대화를 나눴다.


“워싱턴DC의 친 공화당계 싱크탱크에서 아시아판 나토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검토 차원이 아닙니다. 공화당이 집권하게 되었을 때 당장 추진할 수 있도록 매우 구체적으로 준비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지요.”

“한국이 일본과 군사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한일 군사동맹은 미국의 민주당도 원하는 그림이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 중국과 척을 져야 한다.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외교 혹은 외줄타기 외교를 전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한국으로써는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정치외교 분야는 물론이고, 경제 분야에서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일본과 동맹은 말도 안 됩니다. 절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단언을 했지만.

미국이 압박하면 과연 한국이 거부할 수 있을까.

진보정부는 얼렁뚱땅 전법으로 시간이라도 끌 수 있겠지만.

보수정부는 ‘매국‘ 비판을 무릅쓰고라도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할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내선일체화 된 신흥우파들이 날뛸 것이고.


“THAAD 포대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과 관련해 협의 중이시죠?”

“.......”

“미국은 무조건 밀어붙일 겁니다. 한국정부의 현명한 처신... 외교적 스킬을 발휘해야 할 겁니다.”


제아무리 글로벌 복합미디어그룹 오너라고 하더라도, 조언치고는 건방진 언사다.

그럼에도 류지호로서는 대통령에게 경고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중대한 분기점이 되는 사건이기 때문에.


“곧 북한에서 4차 핵실험을 할 겁니다.”


이전 삶에서는 최초로 수소폭탄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북측에서 대대적으로 선전했었다.


“일본에서도 압박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면 중국을 잘 다독여야 할 겁니다. 최소한 한국의 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덜 피해를 받을 수 있게 준비할 시간이라도 벌어주셔야 할 겁니다.”


이전 삶에서는 너무 급작스럽게 사드배치가 추진되었다.

때문에 기업들이 미처 대비할 시간이 없었다.

리더가 아마추어면 프로를 데리고 일해도 결과 역시도 아마추어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대통령님, 2020년대는 더는 중국시장을 통해 한국 경제가 성장하던 시대가 아닐 것입니다. 한국이 일본과 똑같은 방향으로 발전했던 것처럼 중국의 산업구조가 한국과 겹치니까요.”

“류 의장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봅니까?”

“하루아침에 한국에서 Googol이나 NeTube 같은 인터넷기업이 탄생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결국 제조강국인 독일과 일본의 길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이엔드 제조업 강국이 되어야 하겠죠.”

“.....음.”

“가온이 스페인의 대형 건설사를 인수한 것을 아실 겁니다. 스페인 건설사들이 중남미 건설시장을 꽉 잡고 있죠. 그처럼 한국은 지금까지 홀대했던 아세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아세안에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외교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미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시간이라도 벌려면 아시아에서 일본만큼 한국도 쓸모가 많다는 걸 미국에 증명해야 합니다.”


제아무리 미국에게 아부를 하고 영혼까지 바쳐도 소용없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잠재적 적국과의 완충지대일 뿐.

미국의 기득권들은 태평양을 자신의 영토 일부라고 생각한다.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한 후로 그 같은 생각이 바뀐 적이 없다.

따라서 일본 열도를 전략적 서부 국경선으로 상정하고 있다.

당연히 한국보다 우선순위일수밖에 없다.


“대중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삼고 계시죠. 사드포대가 한국 땅에 배치되는 순간 중국시장은 포기해야 할 겁니다. 글로벌화 되어가는 한류에 찬물을 끼얹게 되겠죠.”


이전 삶에서 행해졌던 중국정부의 한한령의 대략적인 시나리오를 대통령에게 들려주었다.

좋은 의견을 듣고, 헤어질 때 적당히 덕담을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헌데 이번 접견에서 제법 심각한 사안들이 많이 오갔다.

배석한 일부 참모가 기분 나쁜 태를 노골적으로 냈다.

류지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할 말을 다 했다.


“재벌들의 경영권 승계 문제도 결단을 내려주시길 건의합니다.”


설마 류지호까지 그런 말을 꺼낼 줄 몰랐다는 듯 김영태 대통령이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30위권의 재벌들과 대타협을 보시죠. 3~4세 후계자에 대해서만 일시적으로 상속세 연부연납을 기존 5년에서 10~15년으로 연장해주고 분납시 이자율도 현행 2.5%에서 1.5% 이내로 파격적으로 낮춰주시고.”


소위 좌파 대통령으로써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었다.


“대신 상법개정에서 양보를 받으시죠. 대통령님도 아시지만 재벌상속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빨리 해결할수록 주식시장에도 좋고. 기업 경영이 안정되면 미래를 대비해 투자와 고용을 늘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경영 승계가 끝이 나면 재벌들이 그 동안 암암리에 낮게 유지하던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노력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주주중심주의 강화라던가, 소액주주 보호 그리고 공매도 시스템의 대수술 등에 관해서 재계와 타협을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대신 연부연납 기간 동안 투자와 고용 확대에 대한 유의미한 약속을 보장 받으시고.”


정치든 외교든, 일방적인 것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때론 비난을 감수하고 결단을 내려야할 때도 있는 법이다.

재벌 경영권 승계를 도와줬다는 진보지지층의 비난은 피할 수 없겠지만.

15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고 또 얼마나 더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재벌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일단락 지을 수만 있다면, 그를 통해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도 있지 않을까.

편의주의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도 그와 관련해 미적거리기만 하고 매번 다음 정부에 공을 떠넘겨왔기에 해보는 제안이었다.


“대중문화산업과 관련해 조언을 들어볼까 했는데... 너무 무거운 이야기를 던져주시는 군요?.”

“세기말부터 10년 주기로 한국에 위기가 찾아왔으니까요.”


IMF,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곧 10년 주기가 돌아온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지지도가 말해줍니다. 국민들이 대통령님이 잘하고 계시다고 평가하고 있죠.”


김영태 대통령의 지지율는 45~52%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3년차 지지율 치고는 나쁘지 않다.

오찬 없이 차담만으로 2시간 40분 동안 접견을 했다.


“나중에 게이츠씨와 함께 다시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청와대를 벗어난 류지호가 김우영 비서실장에게 물었다.


“대통령 안색이 안 좋아 보이던데.....”

“최근 건강 이상설이 돌고 있습니다.”


민주화운동 당시 받은 고문으로 인해 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었다.

본래의 운명대로라면 진즉 뇌정맥혈전증으로 죽어야했지만.

과거로 돌아온 류지호가 하도 많은 이들의 운명을 뒤바뀌어 놓아서 인지.

김영태의 운명도 많이 변했다.


“정보관리가 잘되는 모양이네요.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는 걸 보니.”

“한국신문 출입기자가 눈치를 채고 파다가 관뒀다고 합니다.”

“3년차에 내각을 급진적인 개혁주의자들로 교체를 했다지요?”

“예.”

“그걸 보수언론과 야권에서 지켜만 봤다고요?”

“장관급 인사들은 적당히 중도적 인사들로 비율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실무책임자들을 진보개혁주의자들로 싹 교체를 했습니다. 공무원 사회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태가 잘 나지 않습니다.”

“임명직들을 의전용 인사로 채우고 개혁은 실무자 중심으로 하겠다?”

“그런 의도로 읽힙니다.”


국정운영은 각 부처 장관들이 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 유능하고 부지런한 장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의전 뺑뺑이만 돌다 임기를 마친다.

정책을 구현하는 것은 실무책임자들 즉 공무원 사회의 고인물들이 주로 한다.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정도까지 심각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총선이 있죠. 아마?”

“예.”


국내정치는 여전히 시끄럽기만 하다.

그마나 다행인 것은 정치는 구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사회·경제·문화적으로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안타까운 것은 보수정치권에서 차세대 리더를 키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의 대권도전에서 실패한 박은애를 여전히 대권후보로 밀고 있다.

경쟁자가 부상할라치면 보수언론이 먼저 나서서 싹을 밟아버린다.

김용삼이나 정의국 대통령의 사례가 다시는 재현되지 않도록.

나름 뚝심이 있는 리더가 부상하는 것을 막고 있다.

한국의 기득권은 현명하고 이타적인 성향의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

허수아비가 필요로 할 뿐.

보수를 참칭하는 한국의 기득권들은 꾸준히 국민에게 수치심을 주고 있다.

그래야 국민들이 정치에 혐오를 하게 되니까.

진보는 시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려고 하고.

한국의 가짜 보수는 국민이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그래야 통치가 쉬워지기 때문에.


“레임덕이 오기 전에 시원하게 칼춤을 출 수 있게 힘을 실어줘 보라고 하죠.”


예전처럼 그룹의 정보팀이 움직일 필요는 없다.

YNTV와 한국신문이 나서면 된다.

필요하다면 The Wall Street Journal 아시아판이 도울 수도 있고.


❉ ❉ ❉


먼 우주 어딘가의 행성.

생명체가 살았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가뭄이 극심한 듯 대지가 쩍쩍 갈라져 있다.

얼핏 보이는 말라비틀어진 점막(Creep)의 흔적들.

지구인이 아닌 외계종족의 길고 두툼한 손가락이 점막의 흔적을 훑는다.

손가락의 주인공은 프로토스 고위 집정관 태사다르다.

첫등장에서는 태사다르의 모습을 정확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다만 방금까지 저그와 사투라도 벌인 모양인지, 사이오닉 검이 튀어나와 있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태사다르의 모습을 명확하게 묘사하지 않는 가운데 그 너머로 펼쳐지는 계곡.

저그 사체들로 가득하다.


와아~


탄성과 환호가 뒤섞인 함성이 샌디에고 코믹콘 행사장에서 터져 나왔다.

영화 <Brood War>의 첫 번째 티저 예고편이다.

티저 예고편의 마무리는 저그의 사체를 채집해 아이어로 철수하는 태사다르의 '초우주모함(Super Carrier)‘이 우주로 나아가는 장면이다.


7월 9일.


샌디에고 코믹콘에서 최초로 27초 분량의 <Brood War>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게임 마니아들의 축제이기도 한 코믹콘에서 티저가 공개된 것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

<스타크래프트> 팬을 위한 맞춤형 공략이기도 했고.

게임팬들은 이 티저가 무엇을 담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불분명하게 묘사된 프로토스 집정관의 정체를 맞추고.


“Gantri-thor!”


티저 마지막에 등장한 초거대 캐리어의 명칭까지 연호했다.

누군가는 함께 온 친구에게 게임 스토리를 침을 튀겨가며 설명하기도 했다.


“태사다르가 단신으로 저 기함을 몰고 오리지널의 최종 보스인 초월체에게 돌진하지. 칼라의 힘과 공허의 힘을 동원해서 초월체의 최후를 선사하거든. 위대한 희생이야.”


코믹콘에서 티저가 공개 된 후에 NeTube에도 곧바로 올라왔다.

이 티저 예고편은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이 조회한 예고편으로 기록된다.

참고로 이 전까지는 <아바타>였다.

첫 번째 티저 예고편이 공개된 후 이 주일에 걸쳐서 두 개의 티저가 더 공개됐다.

그 중에 하나에는 주인공의 아버지 트레이스 레이너의 유언이 영상의 내레이션으로 깔렸다.


[사랑한다, 짐. 누가 뭐래도 넌 내 아들이고, 난 널 항상 사랑할 거란다. 예전 같았으면 난 널 항상 자랑스러워 할 거라는 말도 했겠지만, 솔직히 이제는 그런 말은 하지 못할 것 같구나. 짐, 넌 지금 어두운 길을 걷고 있어. 네가 그렇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고, 그런 삶을 이 아빠는 존중해 줄 수가 없단다. 네가 보내 준 피로 얼룩진 돈은 받을 수 없구나. 아들아, 나와 네 엄마는 널 그렇게 키우지 않았어. 네게 들려주곤 했던 말을 기억해보렴. 태생이 어떻든지 환경이 어떻든지 사람을 만드는 것은 그 자신의 선택이라고 했던 말. 비록 지금은 네가 우리 가족이 용납할 수 없는 어두운 길을 걷고 있지만, 사람은 단 하나의 생각, 단 하나의 결정만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법이란다. 넌 항상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단다. 잊지 말거라. 부디....]


내레이션에서 아들이라는 표현이 들어갔지만, 사실 이 말은 사라 캐리건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충고이기도 했다.

그 의도를 눈치 챈 수많은 팬들이 관련 댓글을 예고편 댓글창에 달기도 했다.


한 달 후.


1분 30초짜리 1차 공식 예고편이 TV를 포함한 모든 매체에서 공개됐다.

공식 예고편은 삼부작의 메인 주인공인 짐 레이너와 사라 캐리건 위주로 소개됐다.

메인 스토리와 갈등이 암시되었다.

일반 관객 눈높이에 맞춰서 제작되었다.

2차와 3차 공식예고편에서는 게임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의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연상시키는 장면 위주로 공개했다.

익숙한 화면들이라서 새로운 실사화 영상을 원했던 <스타크래프트>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4차 예고편부터 영화 <Brood War>의 오리지널 영상이 맛보기로 공개되기 시작했다.

의도적인지 몰라도 예고편이 하나씩 공개될수록 어딘지 CG 품질이 눈에 띠게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REMO : The Destroyer> 최종 에피소드는 상업영화에서 3D영화 전성기 시대를 복원했다.

21세기 3D 상업영화 제2의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영화로 기록되어 있다.

최초의 블록버스터 3D 영화로도 남았다.

가장 큰 성공을 거둔 3D영화는 <아바타>이지만, <REMO> 최종편은 세계 영화기술사적으로 꽤나 의미가 있는 영화로 남았다.

2000년 이후 많은 영화가 3D로 제작되거나 컨버팅되고 있다.

그런 영화들은 좋든 싫든 <REMO> 최종편, 그리고 <아바타>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두 작품이 3D 영화의 방향성을 가장 확실하게 제시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3D 영화로서 <Brood War>는 <아바타>보다는 <REMO> 최종편에 가깝다.

사실 <아바타>는 류지호가 추구했던 최대한 현실적인 3D묘사에서 벗어나 있는 영화다.

판타지적인 비주얼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영상미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었다는 것에 의의겠지만.

류지호는 자신이 활짝 열어젖힌 두 번째 3D 영화 전성시대에서 <Brood War>를 통해 <아바타>보다 몇 배나 진일보한 성취를 선보여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적당히 해서는 관객을 만족시킬 수 없기에.

3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가 소요된 <Brood War>는 마케팅에서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고.

2009년 알링턴의 카우보이 스타디움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예고편 상영을 한 <아바타>에 이어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라이브 영화 예고편 상영을 MLB 월드시리즈 동안 다저스타움에서 선보였다.

20개가 넘는 PPL 계약을 맺었는데, 다양한 버전의 협찬광고들이 지상파 TV 광고를 물들였다.

SNS와 NeTube를 통한 바이럴 광고도 전방위적으로 전개했다.


✻ ✻ ✻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3년 연속 북미 점유율 40%을 넘기고, SkyWalker Films를 자회사로 들이고, 특수관계사 StreamFlicks가 글로벌 서비스를 강화하자, 미국의 복합미디어 그룹들의 행보가 분주해졌다.

특히나 OTT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전통적인 미디어유통 산업에 큰 위기감을 불러왔다.


“2013년부터 전통적인 방송시장이 해마다 10억 달러씩 시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데이빗 브레이텐바크 수석참모가 미국 미디어업계 동향을 전했다.


“작년부터 소위 ‘코드 커팅’이 시작이 되면서 케이블 가입을 해지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기는 고객들이 증가하기 시작했지요.”


시대가 바뀌고 있다.

변하지 않는 기업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터.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트라이-스텔라는 미디어업계를 주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한때 20세기 PARKs, 패러마운틴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시장을 주도한 회사였다.

현재에 와서는 생존을 걱정할 처지가 되었다.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 어디에요?”


영화담당 보좌관 사라 켄슬러가 대답했다.


“Cast&Com이에요. NBC유니벌스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흡수했어요. 한 발 더 나아가서 워너-타임 그룹에서 분사한 케이블 회사를 M&A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고요. 그러는 사이 BT&T가 워너-타임 미디어를 매입하겠다면서 비공식적으로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만약 성사만 된다면 워너-타임 미디어를 인수한 BT&T는 JHO Company와 LOG-ABC와 함께 세계 3대 복합미디어 그룹으로 우뚝 서게 된다.


- 자체 제작 콘텐츠와 유통망을 모두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LOG Company 아이거 회장이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었다.

아직까지는 LOG Company와 PARKs의 합병이 수면으로 올라오진 않았다.


“LOG가 캐나다계의 Tigers Gate를 노리고 있다면서요?”

“예. Alliance Atlantis도 M&A 선상에 놓고 적극적으로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어요.”

“워너-타임 케이블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업체지요, 아마?”

“LOG도 군침을 흘리고 있지만, 반독점 문제 때문에 섣불리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어요.”


거대 복합미디어 기업들이 움직이자, JHO Company Group의 미디어 부문도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동안 애매한 포지션에 있던 특수관계사들을 모두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 안으로 들여서 회계와 감사 기능을 통합하고 있다.

가장 먼저 진행한 개편이 Hues & Rhythm Studios를 완전한 자회사로 만든 것이다.

또한 류지호가 보유하고 있던 StreamFlicks 지분을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에 넘겨 사실상의 자회사로 만들었다.


“만약 LOG와 PARKs가 합병한다면, MSM을 트라이-스텔라로 흡수하도록 합시다.”

“ParaMax는 그대로 두고요?”

“잡스씨와 약속도 있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영화와 기업문화가 트라이-스텔라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스페셜 디비전 개념으로 남겨두실 생각이시군요?”

“굳이 분류를 하자면 미니 메이저 독립영화배급사겠죠.”


LOG Company와 20세기 PARKs는 합병될 수밖에 없다.

이전 삶의 흐름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의 기업문화와 로비를 허용하는 법체계 때문이다.

LOG Company 주주명부를 확인해 보면 미국 정재계를 축소해 놓은 것 같다.

막강한 인물과 기업들이 발을 걸치고 있다.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소송과 연방통신위원회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것, 백악관의 우려 따위는 무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이 수두룩하다.

21세기 PARKs 주부명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버트 아이거와 로버트 폭스가 합의만 보게 되면.

막강한 힘을 가진 주주들이 나서서 FCC, 법무부, 백악관 등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펼칠 것이다.

이전 삶에서는 2017년에 첫 논의가 시작되어 2019년에 두 메이저의 합병이 완료되었다.


“아마 두 메이저가 합치더라도 언론 부문은 폭스가 내놓지 않을 것입니다. 폭스 가문의 밥줄이자 생명줄이니까.”


늙어도 맹수는 맹수인 모양인지, 로버트 폭스의 감은 무서웠다.

그는 bSKYb 합병실패에 낙담하지 않았다.

다만 영화사업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진 사실을 실감했다.

20세기 PARKs가 경쟁 메이저를 집어삼킬 수는 없다.

그것이 안 되니 방법은 하나다.

가장 거대한 복합미디어그룹과 합쳐서 그 회사에서 최대 주주가 되는 것.

LOG Company의 최대 주주가 되는 것은 자손들을 위한 결단이기도 하다.

자신의 사후 자손들이 언론을 넘어 미디어 업계에서 힘을 유지하려면 거물들과 연합전선을 펴야 한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LOG Company 이사회 멤버가 되는 것이다.


“복합미디어그룹들이 덩치가 큰 M&A에 매달리고 있을 때, JHO와 트라이-스텔라가 해야 할 것은 하나뿐이에요.”

“......?”

“PARKs의 스포츠 채널!”


탁.


데이빗 브레이텐바크가 테이블을 가볍게 내려쳤다.

LOG-ABC는 스포츠채널 ESPN을 소유하고 있다.

유니벌스NBC를 완전히 흡수한 Cast&Com이 워너-타임 케이블을 합병하게 되면 전국적인 스포츠채널이 딸려온다.

그들은 반독점 문제 때문에 PARKs Sports Networks가 거느린 지역 스포츠 채널을 인수하지 못한다.

이전 삶에서도 20세기 PARKs를 인수한 LOG Company는 법무부의 명령으로 인해 PARKs Sports Networks을 재매각해야 했다.

싱클레어 브로드캐스팅이라는 곳에 96억 달러에 매각했었다.

싱클레어는 미국 내에서 190여 개의 지역 방송국을 거느린 방송공룡 중에 하나고.


“내가 알기로 PARKs Sports Networks는 21개 주에 걸쳐 방송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죠.”

“보스, 한 두 해만에 결판이 날 사안이 아닌 것 같습니다.”

“최대 100억 달러까지 쓴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해 보라고 하세요.”

“예. 보스!”


결과적으로 Cast & Com은 워너-타임 케이블 네트워크를 인수하지 못한다.

대신 차터 케이블이 인수한다.

차터 케이블이 Cast & Com과 함께 미국의 케이블 시장을 양분하게 된다.

BT&T는 워너-타임 미디어를 인수하는데 성공한다.

JHO, LOG와 함께 세계 3대 복합미디어그룹으로 부상하게 된다.

막강한 힘을 가진 주주들의 전방위적인 로비를 통해 LOG Company는 로버트 폭스의 PARKs와 합병한다.

그렇게 복합미디어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지만.

방송 분야를 제외하고 JHO Company Group의 아성을 넘보지 못한다.


[일본 니케이 신문은 도쿄시바우라가 스마트폰카메라용 이미지센서사업을 JHO Company Group 산하 반도체기업 DALLSA Corp에 205억 엔에 매각키로 최종적으로 합의를 봤다고 보도했다. 미스터 할리우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금까지 영화 촬영이 끝난 후 대형 M&A나 빅딜이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영화까지의 공백기 동안 얼마나 많은 M&A가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The Washington Post.


이미 월가에서는 소문이 파다했다.

류지호가 이사회의장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것이.

언론에서도 다 파악하고 있다.

다만 그룹에서 확인을 해주지 않기에 공식화하고 있지 못할 뿐.

류지호는 본인이 직접 공식선언 하기 전까지 관련 사안을 신중하게 접근해 달라고 주문했다.

혹시나 주식시장에 조금이라도 영향이라도 줄까봐서다.


작가의말

새로운 달이 시작되었습니다.

뜻하는 바 모두 이루는 한 달이 되길 기원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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