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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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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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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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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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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Brood War.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는 지구의 신화와 무척 닮았다.

태초에 어떻게 생명체(프로토스와 저그)가 만들어졌는지, 또 그것들이 어떻게 나뉘었는지에 대한 거대한 설정 하에서 낙원 추방(네라짐)이 있었으며, 빛(오로스)과 어둠(아몬)이 생겨났고, 결국 두 진영이 충돌한 후 정의롭다 여겨지는 진영이 승리하는 구조.

그 과정에서 여러 영웅이 탄생한다.

<스타크래프트>의 거대한 이야기는 고대의 종족 젤 나가(Xel’naga)에서 시작된다.

이 종족은 고도의 유전 기술과 완전한 존재를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한 집착을 가지고 있었는데, 은하계의 변방에 있는 행성 아이어(Aiur)에 사는 한 종족에 주목한다.

복잡한 방식의 텔레파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종족이다.

젤 나가는 그 종족의 진화를 앞당기는 실험을 성공하게 되고, 첫 번째 탄생이라는 의미의 ‘프로토스(Protoss)’라는 이름을 내린다.

그렇게 탄생한 종족과 그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영웅신화가 만들어진다.

모든 영웅신화는 주인공이 사는 안락한 세상의 질서가 붕괴되면서 시작된다.

그와 동시에 영웅은 세계의 균형과 질서를 회복시키기 위한 소명을 받게 된다.

처음에는 예비 된 영웅이 소명을 거부한다.

하지만 거부권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무조건 소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프로토스의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인 태사다르(Tassadar)는 정기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은하계 외곽에서 기묘한 소형 생물체를 발견하게 된다.

저그(Zerg)라 불리는 종족이다.

200년 전.

이 종족은 프로토스의 은하계에 정착한 테란인을 말살하고 흡수했다.

테란들이 정착한 여러 행성들(코프룰루 은하계)을 오염시켰다.

궁극적 목표는 고등종족인 프로토스의 말살과 흡수.

이를 간파한 태사다르가 아이어로 복귀해 종족에 경고를 보낸다.

그렇게 세 개의 종족 간 갈등의 무대가 만들어졌다.

그 무대 위에서 영웅과 반영웅, 반신과 악당 사이에서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신념이나 사상, 원초적인 욕망이나 본능들의 충돌이 발생하고, 우주에서도 가장 보잘 것 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인간영웅(짐 레이너)이 초자연적인 세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프로토스 영웅 조력자(피닉스, 제라툴)의 도움으로 초자연적인 세계를 탐험하며, 그 심연으로 접근해 마침내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게 된 후에 상처받은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종족을 초월해 함께 영웅적인 행보를 보이게 된다.

메인 플롯은 문제의 근원을 알아내고 이를 해결할 열쇠를 얻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더한 시련 혹은 생사가 걸린 위기가 여러 개 준비되어 있다.

모든 영웅서사에서는 일반인이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엄청난 공포와 직면한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도전에 직면한다.

영웅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문제해결에 나선다.

때에 따라서는 죽음일보 직전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화려하게 부활한다.

고난을 극복한 영웅은 보상을 얻게 된다.

그 보상을 가지고 세계의 위기를 해결한다.

마침내 일상의 세계로 돌아간다.

전형적인 영웅서사의 구조다.

영웅의 일대기에는 로맨스가 빠지지 않는다.

반드시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중요하게 자리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도 영웅서사만큼이나 러브스토리가 중요하다.

비극적인 로맨스는 제법 복잡하고 미묘하다.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악당이며, 개인적으로 가혹한 운명을 짊어진 사라 캐리건은 짐 레이너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게 된다.

그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게임원작 오리지널 시리즈부터 최종편인 공허의 유산까지 구구절절하게 펼쳐진다.

개발사는 열린 결말이라고 우기고.

유저는 다소 무책임한 결말이라고 읽은 게임 스토리의 에필로그에서.


[나갈 준비는 됐어, 카우보이?]

[드디어, 올 것이 왔군!]


그 후로, 짐 레이너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

그의 보안관 배지는 마 사라의 조이레이 주점에서 발견되었다.

코프룰루 구역 곳곳의 항무지 행성에서 신기하게도 생명체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보고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

그 같은 변화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것이 게임원작의 엔딩이었다.

새드엔딩인 듯, 해피엔딩인 듯.

딴에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게임 설정과 플롯만 놓고 봤을 때, <스타크래프트>는 명백히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신화적이면서 영웅숭배의 대서사극이다.

그런데 드라마 측면에서 놓고 보면 눈물 짜는 로맨스 신파다.

류지호는 게임 스토리를 영화로 옮기면서 이야기를 단순화 시켰다.

메인 스토리를 신화적인 우주적 대서사극이 아니라, 인간의 영웅과 저그의 신(이 될 운명의)의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타령으로 잡았다.

<아바타>와 비슷한 전략이다.

거창하고 거대한 세계관을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오리지널 시리즈와 확장팩에 등장하는 오만가지 캐릭터들을 모두 3부작에 담을 수도 없을뿐더러, 세 종족 모두 어마어마한 양의 배경설정과 세계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제한된 분량 안에 녹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주인공의 엇갈릴 수밖에 없는 비극적 운명이란 큰 뼈대에 아크튜러스 맹스크라는 인간악당(풍자 메타포)과 그보다 더 강하고 거대한 악당 초월체(신화적 무용담)에 대항하는 영웅들의 활약상을 스펙터클하게 전개시키기로 방향을 잡았다.

<스타크래프트> 실사화가 <자유의 날개> 이후 삼부작까지 혹은 프리퀄도 제작된다면 세계관의 진정한 악당 아몬까지 뻗어나가겠지만, 현재로서는 에피소드1편의 흥행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너무 많은 복선과 암시는 피해야할 첫 번째 고려사항이었다.


‘2억 5천만 달러가 애들 장난도 아니고....!’


샘 리버먼 신임 회장은 총제작비 3억 달러까지도 생각했다.

트라이-스텔라 단독으로 감당할 수 없는 리스크다.

때문에 합작 파트너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변변한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없는 소닉-콜럼비아스가 적당했지요.”

“JHO Pictures가 감당할 수 있다니까, 그러네들.”

“흥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협력이 아닙니다. 배급 때문이죠.”

“....음.”


류지호로서는 소닉-콜럼비아스와 공동투자·배급을 하게 됨으로써 판권과 이익을 나누는 점이 못마땅했다.


“<스타크래프트>가 개봉 될 때 소닉-콜럼비아스의 텐트폴 영화나 경쟁력 있는 영화를 제외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들도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스타크래프트>를 전방위적으로 밀어줘야 하니까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 간에 합작을 할 경우에 공동투자한 블록버스터가 개봉될 때에는 자사 영화중에서 빨리 치고 빠지거나 제한상영 영화들을 주로 배급하게 된다.

메이저들끼리의 합작은 개봉시기에 강력한 경쟁 작품 하나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소닉이 강점이 있는 일본과 동남아시아지역 배급력을 트라이-스텔라가 활용할 수가 있게 되는 이점도 있습니다.”


그것도 옛말이다.

지금의 트라이-스텔라의 배급력은 빅7 중에서 최고다.

샘 리버먼의 설득에도 좀처럼 류지호의 마음이 기울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이 일본에서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한 점 또한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본래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을 기획할 때만 해도 일본시장을 타깃으로 했다.

게임 내적으로도 배틀크루저의 레이저빔은 <우주전함 야마토>의 파동포에서 모티브를 가져왔고, 프로토스의 리버 유닛은 대놓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오무를 형상화 했다.

일본판 더빙에도 나름 공을 들였다.

그렇게 했음에도 흥행에서 대참패했다.

게임이 재미가 없거나 나빠서가 아니다.

일본 국내적으로 흥행할 수 없는 여건이었다.

PC게임보다 콘솔게임이 대세였다.

PC 보급에서도 도저히 선진국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보급된 PC 대부분이 일본내수특화 업무용 모델이었다.

미국산 PC게임을 돌릴 수가 없었다.

류지호가 개입함으로써 많은 부분에서 다른 영업전략을 전개하긴 했지만.

일본의 내수용 PC의 저사양 문제와 낮은 보급률만큼은 극복해 내지 못했다.

다만 <스타크래프트Ⅱ>는 일본에서 나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이전 삶에서는 일본정발을 제외했었다.

류지호가 오너인 이번에는 아니었다.

영어판을 기본으로 이전 삶에서 실패했던 일본어 더빙판을 옵션으로 돌렸다.

배급에서도 소프트인프라의 유통망을 활용했다.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했다.

그 결과 유의미한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소닉의 회장을 만나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내가요?”

“이메일 해킹 사건으로 분위기도 좋지 못한데다가 공동대표 파스칼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시끄럽지 않습니까?”

“아참! JHO Company는 해킹에서 안전해요?”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최고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닉 픽처스는 영화 <더 인터뷰> 개봉을 앞두고 공동대표인 아만다 파스칼이 한 뒷담화가 폭로되어서 구설에 휘말린 상황이다.


“오밤 대통령에게 후원받으려면 <장고>나 <노예 12년>, <Tsogang> 같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문제의 뒷담화 내용이었다.

흑인 대통령에 대한 조롱이자 인종차별적 발언이란 주장 vs 농담 삼아 한 말을 매도하는 것.

두 의견으로 갈리며 갑론을박 중이다.

물론 그 폭로의 발단이 된 소닉 픽처스의 해킹사건도 문제고.


“솔직히 말해 나는 아만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골수 친이스라엘 성향의 유대인이 아만다 파스칼이다.

류지호와는 UCLA 동문이다.

친분이 두텁다고는 할 수 없다.

그저 알고 지내는 정도.

미국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무한정 보장하는 나라다.

이스라엘을 위해 유대인들끼리 유대해도 된다.

류지호 본인도 한인사회에 도움을 주고, 모국인 한국에 기부도 많이 하는데, 남보고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니까.

문제는 선민의식이다.

성공한 유대인들 중에 은연중에 선민의식을 드러내는 이들이 제법 많다.

꼴 보기 싫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신의 선택을 받은 이스라엘 민족의 목숨은 소중하고, 주변의 민족들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태도가 드러날 때는 역겨울 정도다.

병적인 중화사상에 사로잡힌 중국인과 비교해서 절대 밀리지 않는 유대계 우월주의자들이 제법 많다.

공개적으로 그런 태를 내진 않는다.

미국 상류층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런 것들을 일일이 따지면 미국 상류층에서 상종할 인물이 몇 명 남지 않기에 가만 있을 뿐.


“굳이 아만다를 만나실 필요는 없습니다. 히라이 가츠키씨를 만나시죠.”

“소닉 회장을요?”

“친하시지 않습니까?”


과거 소닉 컴퓨터엔터테인먼트 미국지사장을 지낼 때 콜롬비아스 스튜디오 주차장에서 우연히 명함을 주고받은 후로 지금까지 류지호는 히라이 가츠키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2년에 소닉 회장에 취임했는데, 당시 류지호는 소닉이 컴퓨터 사업과 스마트폰을 포기하고 전자와 금융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충고를 하기도 했다.

컴퓨터 사업 매각은 진행 중에 있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은 정리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사실 소닉 그룹은 JHO Company의 이미지센서 사업 분야의 최대 경쟁기업이다.

반면에 음악사업, 게임관련 사업, 엔터테인먼트 부분에서는 협력이 활발한 편이다.

글로벌 기업들 간에는 경쟁이 치열한 것 같지만, 합작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서로 부족하거나 필요한 것을 채워주기도 한다.

그래서 기업 간에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는 법이다.

게다가 JHO Company Group은 소닉의 지분 3.08%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2012년에 소닉 주가가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때 지분율을 상당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


“통화 한 번 해보죠.”

“아만다는 제가 만나보겠습니다.”

“그런데 소닉이 제작비 1억 달러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내년 여름 시즌 블록버스터를 확정하기 전에 협의에 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요 그럼.”


류지호가 세계 최고의 부자라고 해서 3억 달러 예산의 영화를 무작정 찍을 순 없다.

흥행에 대한 부담이 없지도 않고.

류지호의 영화로 인해 JHO계열의 다른 영화가 흥행할 기회를 빼앗을 수도 있다.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의 재정에 부담을 줄 수도 있고.

류지호로서는 최소한 본전을 맞춰줘야 할 책임이 있다.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이다.

제아무리 홍보마케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영화흥행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기에.


“박스오피스 폭탄은 보스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평소 하던 대로만 하십시오.”


아부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었다.

트라이-스텔라 고위 임원들은 <스타크래프트> 실사화를 낙관하고 있다.

류지호의 재능을 믿는 것도 있지만, 배급과 마케팅으로 흥행을 만들어낼 자신이 있었다.

북미 개봉 첫 주 6,000개 이상 스크린 확보, 감독의 이름값, 스타급 배우 출연, Eye-MAX 3D 포맷 영화의 비싼 티켓요금, 전 세계적으로 최소 600만 명 이상의 원작게임 팬덤 등.

임원들로서는 성공할 전망을 하는 것이 실패할 요인을 찾는 것보다 쉬웠다.

원작 게임을 고스란히 시각적으로만 옮겨놔도 된다고 보고 있다.

비평적으로 욕은 조금 먹겠지만.

임원들은 그런 것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비평가들의 박한 평가는 반대로 대중적인 영화라는 이야기가 되니까.

다른 누구도 아닌 미스터 할리우드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긴말을 붙일 필요도 없다.

망할 리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최소 본전치기.

최상의 결과는 10억 달러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트라이-스텔라 임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스타크래프트>를 밀고 있으니, 감독으로써 류지호의 기분이 나쁘지 않지만.

부담감도 없지 않았다.

반드시 성공한다고 굳게 믿었던 영화들이 의외의 박스오피스 폭탄을 터트리기도 하니까.

가장 최근 사례가 LOG Company의 <론 레인저>다.

누구도 망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각하지 못했다.

흥행의 마술사 스티븐 아들러도 찍는 영화마다 대박을 터트리진 못한다.

그렇듯 망할 영화는 망하게 되어 있다.

흥행을 낙관했던 영화도 망하기 일쑤인 판이 영화계다.

할리우드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며.

할리우드에서의 실패는 더욱 뼈가 아프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영화의 흥행 실패는 어지간한 중견기업이 파산하는 것에 맞먹는 데미지를 선하니까.


✻ ✻ ✻


결과적으로 <스타크래프트> 실사화에서 소닉-콜럼비아스와 협력은 불발되었다.

히라이 카츠카 회장 취임 후 소닉 그룹은 대대적인 쇄신작업을 추진 중이다.

해킹사건으로 어수선한 영화사업부문 역시 대상이다.

사정이 복잡해서 도저히 트라이-스텔라와 협력을 도모할 상황이 되질 못했다.

게다가 1억 달러 규모의 제작비를 합작영화에 투자할 만큼 넉넉한 상황도 아니었고.


“패러마운틴이?”


소닉-콜롬비아스와의 합작이 무산되면서 적극적으로 협력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스튜디오가 몇 있었다.


“기대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거기도 사정이 그리 좋지 못하거든.”


앨런 포스터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빅7 중에서 패러마운틴은 20세기 PARKs와 함께 북미 점유율에서 처참한 상황이다.

3.2% 점유율.

메이저 스튜디오가 맞을까 싶을 정도다.

2000년대까지는 5~7%대를 유지했다.

헌데 JHO Company의 비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 삼부작이 마무리됐지, 아마?”

“당장 내년과 내후년 블록버스터 텐트폴이 없어. <워크래프트> 협력이 무산되자, TCU에 적극적인 합작을 제안했다고 하더라.”

“<잭 리처>와 <트리플엑스>는?”

“<잭 리처>는 개발지옥에 빠져있는 것 같고, <트리플엑스>는 빈 싱클레어가 합류하기로 했지만, 투자가 여의치 않은 모양이야. 그래서 중국 쪽 파트너를 찾고 있는 가봐.”


류지호로서는 패러마운틴의 합작제안이 시큰둥하기만 했다.


“CBS와 한 몸이던 시절이면 모를까....”


2006년에 V&ACOM 그룹은 CBS와 V&A com으로 분사를 단행했다.

패러마운틴 중심으로 영화 콘텐츠 생산과 배급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Famous Music의 저작권을 UMG와 SEMG에 넘기는가 하면, 그 동안 캐시카우 노릇을 톡톡히 하던 DreamFactory Studios까지 떨어져나가면서 그룹의 사정이 악화되었다.

북미지역에서 영화 점유율 반등을 좀처럼 이루지 못하고 있는 20세기 PARKs와 함께 매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건 그렇고. <인디아나 존스>의 패러마운틴 배급권은 어떻게 되는 거야? 보고 받을 거 없어?”

“트라이-스텔라가 모두 양도 받았어. 대신 지금까지 제작된 4편과 향후 제작될 영화에서 패러마운틴이 소정의 배당을 받게 될 거야.”


수익에서 얼마를 배당 받는지는 아무리 앨런 포스터라고 해도 알려 줄 수 없다.

이런 사안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비밀이 유지될 테니까.

물론 비밀 유지조항에도 위배되고.


“쯧. 당분간 패러마운틴에게는 악몽 같은 시간이 되겠어.”


류지호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패러마운틴이 <스타크래프트> 실사화에 참여할 수만 있다면, 적어도 6년(2년에 한 편씩 개봉) 간 여름 시즌 텐트폴 걱정을 덜 수가 있다.

즉 <트랜스포머>를 대체할 프랜차이즈를 발굴할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다.


“20세기 PARKs는?”

“됐어. 죽어가는 PARKs에 우리가 심폐소생술을 펼쳐 줄 이유는 없어.”


수긍한다는 듯 앨런 포스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트라이-스텔라가 다른 메이저와 협력을 모색하는 것은 배급과 홍보마케팅 때문이다.

ABC의 LOG, NBC의 유니벌스, CBS(한때 패러마운틴), 20세기 PARKs의 PARKsTV 등 지상파를 가진 메이저 스튜디오와 합작하면 전국방송을 통해 광고·홍보전을 무차별 전개할 수가 있다.

엄청난 메리트다.

따라서 CBS와 한 몸이 아닌 패러마운틴과의 합작은 투자리스크 분산 외에 트라이-스텔라에게 별다른 실익이 없다.


“<아바타>도 단독으로 27억 달러를 만들어냈는데, <스타크래프트>라고 못 만들어내겠어? 그냥 트라이-스텔라에서 하는 걸로 하지?”


류지호로서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따라서 두 팔을 벌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JHO Company는 지상파와 케이블 네트워크가 없을 뿐이지, 온라인 플랫폼의 강자다.

그룹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지원한다면 제2의 <아바타>가 탄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것도 영화가 충분히 흥행성을 담보할 만큼 만들어졌다는 전제하에서.


“샘이 신경을 써준다고 했으니까, 자주 의견을 교환하도록 해.”

“알겠어.”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 시절에는 류지호 영화에 대해 신경을 덜 썼다.

JHO Company 전체를 돌봐야 하고, 업계 사안에도 나서야 하고, 아카데미 작품상을 탈만한 영화를 직접 관여해야 하고, 심지어 민주당 선거도 도와줘야 했을 정도로 바빴으니까.

온전히 JHO Company Group과 트라이-스텔라만 챙기면 되는 샘 리버먼이 회장이 되면서 류지호에 대한 모그룹의 지원이 더욱 꼼꼼해졌다.


✻ ✻ ✻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영화·TV 산업에 대한 세금공제 폭을 대폭 늘리는 내용을 담은 'AB1839'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는 향후 5년간 영화·TV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연간 3억3천만 달러 규모까지 '콘텐츠 예산'을 책정해 지원키로 했다. 캘리포니아가 재정난에도 이처럼 영화·TV산업에 대한 재정 지원에 나선 것은 최근 몇 년간 이 지역에서 촬영되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이 감소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앞서 캘리포니아 영화위원회는 최근 4년간 주 내에서 촬영할 계획이었던 영화·TV 프로그램 93개가 주정부의 촬영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해 다른 주로 촬영지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 LA TIMES.


이 법안은 류지호가 준비하는 <스타크래프트>와는 관계가 없었다.

7,500만 달러 이하 극장용 영화와 1,000만 달러 이하 독립영화에 제공하는 세금혜택이기 때문이다.

100만~1,000만 달러 규모의 독립영화들에게는 총 1,000만 달러의 예산이 편성되었고, 7,500만 달러 미만 규모의 영화에는 영화 규모의 20%를 지원하고, TV영화도 25%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그 때문에 블록버스터들은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타 주나 해외로 프로덕션을 옮기거나 옮길 예정이다.

Timely Studios의 <어벤져스>는 제작 도중 프로덕션을 캘리포니아에서 뉴멕시코주로 옮겼다.

그에 따라서 2,200만 달러의 세금혜택을 받았다.

무려 8,800만 달러의 제작비용이 뉴멕시코에서 사용되어 지역 경제에 기여했다.

세계적인 흥행으로 뉴멕시코주의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되었고.


“지금까지 <스타크래프트>는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독일 같은 해외뿐만 아니라, 미국 내 12개 주에서 프로덕션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혜택을 제시하고 있어.”


공식발표는 없었지만, 총 제작비가 2억 5천만 달러로 알려졌다.

만약 <스타크래프트>의 프로덕션을 유치할 경우 최소 1억 달러 상당의 제작비가 지역경제에 풀리게 된다.

비록 단기적이라고 하지만 제작보조, 엑스트라, 미용사, 세트 팀, 포스트 프로덕션, 관광객유치까지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 경제유발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 어디지?”

“영국과 밴쿠버.”


영국의 런던시장과 BC주의 주지사까지 발 벗고 나선 상황이다.

세금혜택은 기본이고, 다양한 당근책을 제시하며 <스타크래프트> 프로덕션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영국은 최대 25%였지?”

“응.”

“밴쿠버가 제시하는 조건은 뭐야?”

“상당히 파격적이야.”

“얼마나 파격적이기에?”

“일단 뉴욕과 똑같이 프로덕션 건물에 투자할 경우 최대 5%까지 세금혜택을 주겠대. 현재 소닉 픽처스가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 밴쿠버에서 제작비를 얼마나 쓰는가에 따라 최대 40%까지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고, 영화의 75% 이상 캐나다에서 촬영되면 투자자와 극장 흥행수익에 대한 세금혜택도 고려할 수 있대.”

“소닉의 제2 스튜디오가 밴쿠버에 있던가?”

“첫 작품이 <스머프>였어. 얼마 전에 컬버시티 스튜디오와 데이터센터가 연결되어서 효율성을 높였다고 하더라.”

“영국에서 제작하면 25% 세금혜택에 리브스덴 스튜디오의 매출에 보탬이 될 수가 있고, 뉴질랜드에서 제작을 하게 되면 <호빗>에 이어 뉴질랜드 정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물심양면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가 있겠고.”


뉴질랜드 정부는 트라이-스텔라가 투자·배급하는 <호빗> 프로덕션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보조금과 최저임금 인상 등의 법률까지 수정해가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대신 영화의 모든 과정을 뉴질랜드에서 소화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고, 향후 촬영에 사용한 세트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뉴질랜드 정부에 제작사가 무상으로 양도한다는 등의 계약이 포함되었다.

트라이-스텔라는 뉴질랜드 정부가 제시한 조건에 동의했고, 정부의 전폭지원에 힘입어 <호빗> 프랜차이즈를 제작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협력을 하게 된다면 VFX는 Weta와 계약해야 할지도 몰라.”

“IVE의 TV프로덕션이 밴쿠버에 있지 않나? 그걸 활용 못해? 스튜디오 스케줄이 모두 차있나?”

“TV 프로덕션용이라 우리 영화를 소화할 만한 사운드스테이지 사이즈가 없어.”

“결국에 또 영국에서 작업해야 하나?”

“네 사유지가 있는 뉴멕시코도 괜찮아. 세금혜택 조건은 영국하고 똑같으니까. <어벤저스> 촬영했던 스튜디오도 나쁘지 않았다고 하고.”

“해외 로케이션 분량이 얼마나 되지?”

“전체 프로덕션에서 7% 정도.”


이 분량은 오로지 VFX 배경 소스 촬영과 인서트 촬영만 해당된다.

러시아, 알레스카, 남미 밀림 지대 등.

세컨 유닛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 세계 곳곳에서 각종 영상 소스를 촬영해 오게 된다.


“할 수 없지.”

“메인 촬영은 리브스덴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포스트프로덕션은 파인우드에서?”

“그래야겠지.”

“편집과 사운드 디자인팀 역시 영국에서?”

“<Tsogang>에 참여했던 포스트 팀과 계약할 수 있으면 그들과 하고 싶어. 나쁘지 않았거든.”

“JHO/WorkingTitle과 협력하지 않아도 돼지?”

“응.”


<Tsogang>의 경우는 투자·배급사 ParaMax의 영국 자회사 JHO/WorkingTitle과 공동제작을 하면서 영국영화 크레디트가 추가되었다.

<스타크래프트>는 트라이-스텔라 영국지사의 지원만으로 충분했다.


“프로덕션 기간이 6개월 총 24주로 잡혀있지?”

“소스 촬영과 재촬영은 빼고.”

“그 중에서 배우가 실제 촬영할 기간은 대략 16주이고?”

“응. 나머지 8주간 VFX 관련 특수촬영을 진행할 거야.”

“좋았어. 그렇게 알고 준비할 게.”


데니 개스너의 미술팀이 가장 먼저 영국으로 넘어갔다.

현지에서 인력을 고용해 대규모 야외 세트 건설에 착수했다.

초대형 사운드스테이지에도 사이언스배슬 및 배틀크루저 내부, 저그 초월체 둥지, 프로토스 건물 내부 등 수십 개의 세트가 차례로 지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미국에서 제작에 들어갔던 드롭쉽, 벌처, 탱크, 히드라, 울트라리스크 등 실측 크기 머신들이 분해되어 DHL 특별화물기 편으로 영국으로 옮겨졌다.

특수소품 배달에는 JHO Security가 동원되어 비밀작전을 방불케 하는 연막작전을 피우기도 했다.

사전에 파파라치들에게 운송 정보가 흘러나갔기 때문이다.

트라이-스텔라 측에서는 영화홍보를 시작하기도 전에 티끌만한 정보도 외부에 흘러나가는 걸 피해야 했다.

해당 뉴스가 보도되더라도 철저하게 트라이-스텔라의 통제 하에서 진행되어야 했다.

통제되지 않는 언론플레이는 자칫 억측을 낳을 수가 있다.

홍보·마케팅에 혼선을 빗을 수가 있다.

비밀작전을 수행하듯 처리할 수밖에.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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