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9.14 09:05
연재수 :
962 회
조회수 :
4,125,995
추천수 :
127,002
글자수 :
10,687,409

작성
24.08.31 09:05
조회
1,072
추천
69
글자
23쪽

Tri-Stellar의 경쟁자는 또 다른 Tri-Stellar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 가족이 한국을 떠나기 전.

온 가족이 함께 부산항 제2부두에 왔다.

그곳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비싼 메가요트가 정박해 있었다.

이탈리아 요트디자인 회사 나우타가 디자인하고, 독일의 메가요트 명가 너센 요트사가 건조한 길이 180m로 세계에서 가장 길고 거대한 요트다.

요트 선미에 새겨져 있는 선박명이 한글이다.

멋들어진 붓글씨 디자인으로...


으뜸.


이라 새겨져 있다.

그 밑으로 영어명도 작게 새겨져 있는데, Best나 First가 아니라 ‘eutteum’이라 표기되어 있다.

석 달 간의 시험 항해를 마치고 부산항에 입항한 이 메가요트의 주인은 다름 아닌 세계 최고의 부자 류지호다.

여동생 류아라가 초호화 요트에 붙여진 이름에 불만을 표했다.


“으뜸이 뭐야? 으뜸이! 으이구! 작명 센스하고는.”


다들 어마어마한 크기의 요트에 질린 기색인데.

의외로 부모님은 그 부분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다.


“사돈은 어떻게 하신다니?”

“저녁에 합류하시기로 했어요.”

“네 친구들은 안 와?”

“알아서 찾아올 거예요."

"섭섭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좀 더 초대할 걸 그랬나 봐. 배를 보니까 천명도 들어갈 것 같은데.“

“승무원 포함해서 최대 승선 인원이 115명이에요.”


메가요트는 바다 위에 떠있는 호화 별장이라고도 불린다.

많은 사람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주인을 위한 편의시설 위주로 설계된다.


“으뜸호의 승무원이 42명이니까, 많이 태워봐야 73명밖에 못 태워요.”


선체 길이 100m가 넘는 배를 운항하는데 10명 이상의 선원이 필요하다.

그 외에 20여 명의 스태프가 함께 승선한다.


“와우! 이게 크루즈야 요트야!”


외가식구들이 으뜸호에 승선했다.

이어서 부모님의 친구분들이 속속 찾아왔다.

손님들이 류지호의 지인이 아니라 부모님 지인들인 것은 특별한 이벤트를 으뜸호에서 열기 때문이다.

바로 어머니 심영숙의 칠순잔치다.

본래는 일가친지만 여주로 초대해 조촐하게 치르려고 했지만.

류지호가 어머니의 칠순잔치를 조금은 특별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주문한 메가요트 인도시기를 앞당겼다.

석 달간의 최종 항해시험까지 통과해서 어머니 칠순잔치에 일정에 맞출 수 있었다.


“이걸 타고 태평양을 건너간다고?”

“중간에 우리 회장이 소유한 하와이 섬에도 들른대.”


사인방 친구들도 속속 도착했다.

고우찬이 인사도 생략하고 다짜고짜 물었다.


“이 요트가 첼시 구단주 거보다 더 크다며?”


당장은 세계에서 가장 길고 큰 요트가 맞았다.

대략 3년 후에는 그 타이틀을 UAE 왕족이 인도받게 되는 메가요트에게 내주게 되겠지만.


“이 위대하고 거룩한 자식같으니라구! 으하하하!”


고우찬이 통쾌하다는 듯 대소를 터트렸다.

세계적으로도 메가요트를 소유하고 있는 초부자는 몇 명 되지 않는다.

선체길이 100m가 넘는 메가요트도 세계적으로 희귀한 판에.

어지간한 유람선(Cruise ship)에 비견되는 크기와 톤수를 자랑하는 개인 요트라니.


“귀찮게 하지 말고. 궁금한 건 선장한테 가서 물어봐.”

“선장? 어디 있는데? 저기 저 사람이냐?”


근사한 제복을 입고 있는 미국인 선장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고우찬이 그에게 득달같이 달려갔다.


“만에 하나 우찬이가 요트 사자고 하면 무시해.”


김민아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애 아빠도 제 분수는 알아.”

“그래도 10억 대 요트는 살 수 있을 걸?”

“애들 대학 보내야지.”


본인은 한국 최대 연예기획사 대표이사, 남편은 연봉 11억 원을 받는 외국계 기업 고위임원.

자녀의 대학등록금 걱정을 하는 것이 웃기지만.

최근에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며 5년 안에 10억을 기부하기로 약정을 했기에 그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1억 만 약정하라니까.....”

“애아빠 성격 몰라서 그래?”


약정서를 체결하러 가서는 대뜸.


“내가 지호처럼 몇 백 몇 천 억은 못해도, 꼴랑 1억은 아니지. 가오가 있는데.”


라고 지껄이고는 10배를 약속해 버린 고우찬이었다.

사실은 류지호의 조언을 듣고 사두었던 주식종목이 꽤 된다.

그것들 중 일부만 처분해도 10억쯤은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고우찬이다.

참고로 칠순을 맞이해서 심영숙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었다.

지난 2009년 류민상에 이어 부부가 모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었고.

순호·아라 남매 역시 약속했던 금액을 모두 납입했다.

어머니까지 가입을 완료함으로써 온 가족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는 진기한 기록을 갖게 되었다.


“어른들은 안에 계셔?”

“응.”

“이따 봐.”


류지호와 헤어진 김민아가 아이들과 남편에게 향했다.

선장을 붙잡고 수다를 떨고 있는 남편을 끌고 요트 안으로 사라졌다.


“몇 년 만 더 사시지.....”


황재정과 김준우의 부친은 함께 하지 못했다.

몇 해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대신 친구들 어머니들은 정정하셔서 이번 잔치에 참석할 수 있었다.

잔치에 초대된 손님 중에서 노인들이 많았다.

때문에 의료진도 준비했다.

태평양을 건널 때는 괌, 하와이 등지에서 언제든지 의료헬기가 출동할 수 있도록 조치도 취해두었다.


찰칵찰칵!


부산항 주변으로 기자들부터 일반인까지 많은 이들이 모여들어 사진을 찍어댔다.

나래안전 시스템은 으뜸호 주변을 철통같이 통제했다.

취재진의 접근도 불허했다.

선박건조비만 1조 원에 육박하는 초호화 요트다.

부산항 개항 후 처음으로 초호화 개인 요트가 입항한 것이라서 항만 최고책임자가 퇴근도 못하고 만전을 기했다.

부산시장까지 버선발로 달려올 정도였다.

밤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칠순잔치 하객들이 모두 으뜸호에 승선했다.

으뜸호에는 총 21개의 호화스러운 객실이 마련되어 있다.

그 외에 50여 명이 수면을 취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나 베드가 곳곳에 준비되어 있다.

류지호 가족만 승선할 경우 탑승하는 승무원과 스태프는 최대 75명.

이번 칠순잔치에는 더 많은 하객을 승선시키기 위해서 40여 명으로 줄였다.

요트에는 대형 수영장과 실내 수영장이 각각 하나씩 설치되어 있다.

영화관, 헤어살롱, 사우나 및 마사지실 등 갖가지 오락 및 생활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으뜸호 전면과 후면 두 곳에 헬기 이착륙장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 선상파티에서 댄스플로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3대의 고속정을 실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개인 요트지만 군함에 필적하는, 외부의 군사적 도발로부터의 방어할 수 있는 수단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미사일 방어체제와 레이더를 구비해 두었다.

류지호와 가족들이 묵게 되는 마스터 층은 무장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장갑판과 방탄유리가 적용되었고, 선상 하이재킹을 대비해서 패닉룸도 마련되어 있다.

그 전에 미니 잠수함에 탑승해서 수심 488m로 탈출하겠지만.

도널드 제이콥 JHO Security 사장은 류지호가 반대한 장치까지 장착했다.


“누구도 미래는 보장해주지 않는 법입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보스의 위치. 안전을 위한 조치는 아무리 지나쳐도 과하지 않습니다.”


1조 가까이 비용이 들어간 것에는 군함 못지않은 생존수단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우우웅.


뱃고동소리와 함께 으뜸호가 부산항을 떠났다.

보름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길이 180m, 총 1만3000t라는 요트로서는 전례 없는 크기의 으뜸호.

4개의 디젤엔진으로 평균 시속 22노트, 최대 25노트로 항해할 수 있다.

으뜸호에 들어간 총비용은 1조 원에 육박한다.

지난 2007~2008년 한국 해군이 건조한 이지스함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이 7700t에 선체 길이 166m에 폭 21m이었다.

건조비는 1조원.

개인 요트로 으뜸호가 얼마나 비싼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하루 운항비는 1억 2천만 원.

연간 운영유지비로 대략 100억 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그걸 다 어떻게 감당하려고?”

“지호가 버는 돈이 얼마인데, 그걸 감당 못할까.”

“내 사비는 크게 안 들어갈 거라던데? 올해와 내년 예약이 다 찼다고 하더라.”


선상결혼이나 프라이빗 파티 목적으로 미국 부자들의 임대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너댓번 렌트만으로 일 년 유지비 절반은 빠진다나봐.”

“하여간 초부자들은 그들만의 리그가 따로 있다니깐.”


방송통신대를 겨우 졸업한 김재욱은 WaW 엔터테인먼트 차기 사장 후보이고 개인적으로도 상당한 재력가다.

친구들 중에서 사회적 지위와 인맥이 가장 부족한 김준우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예술가이자 인천과 신도시에 빌딩 여러 채를 보유한 건물주다.

그런 김준우조차도 한국에서 최상위 5% 안에는 능히 들고도 남았다.

굳이 류지호와 비교하면서 풀이 죽을 이유가 없다.


부우웅~


태평양을 횡단하던 으뜸호가 하와이 사유지 라이나 섬으로 들어왔다.

섬의 부둣가는 수심이 낮아 메가요트가 들어갈 수 없었다.

먼 바다에 닻을 내린 후에 중소형 요트로 갈아타고 라나이 섬으로 들어갔다.

라나이 섬 사설 비행장으로 류지호의 미국 지인들이 합류했다.

매튜 그레이엄과 배런 렌프로 같은 의형제와 윌리 워커 부녀도 심영숙의 칠순을 축하하기 위해 섬으로 찾아왔다.

요트에서 한국식으로 칠순잔치를 했다면, 라나이 섬 별장에서는 미국식 파티를 즐겼다.

라나이 섬에서 2박3일을 머물며 하와이 관광을 즐긴 후, 반환점인 캘리포니아의 샌피드로 항구를 향해 다시 항해를 시작했다.

다행히 큰 풍랑이나 폭풍우를 만나지 않았다.

의료진과 스태프들의 살뜰한 보살핌으로 어르신들의 건강에도 문제가 없었다.

나이가 있는 이들은 주로 요트 안에만 머물렀다.

영화를 보거나 요리사가 해주는 별미를 즐기거나 사우나를 하고 마사지를 받기도 했다.

일부는 사교댄스를 배우기는 등 소소한 일상의 시간을 보냈다.

류지호는 외사촌, 친구들 그리고 조카들과 함께 보트를 타고 으뜸호에서 떨어져나가 바다낚시를 즐겼다.

돌고래 떼를 발견했을 때는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환호성을 질렀다.

으뜸호가 샌클레멘테 섬 해상에 잠시 정박했다.

헬리콥터 한 대가 날아와 착륙했고.

마이키 잭슨이 등장했다.

그 날 밤 파티에서 친구 류지호의 어머니를 위해 축가를 두 곡 불러주었다.

그리고는 올때와 마찬가지로 헬기를 타고 떠나갔다.

세상에서 마이키 잭슨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행운의 주인공이 몇 명이나 될까.

심영숙은 그 몇 안 되는 사람에 포함되는 호사를 누렸다.

많은 어르신들이 마이키 잭슨보다는 트로트 가수를 더 선호했지만.


❉ ❉ ❉


솨아아아~ 철썩.


고즈넉한 파도소리가 귓가를 간질이는 저녁시간.

갑판 한편에서 류민상과 고성재 단둘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그때 류지호가 커다란 주전자를 들고 나타났다.


“뭐야?”

“막걸리요.”

“어디서 났어? 막걸리는 오래 보관할 수가 없는데.....”

“조금 전에 의전비서가 구해왔어요. 드셔보세요.”


고성재가 언더락스 잔에 남아 있는 얼음을 바닥에 버렸다.


“그래? 미국 막걸리는 어떤가 맛 좀 보자.”


고성재가 잔의 물기를 탈탈 털어내는데, 스태프가 다가와 사발 세 개를 건네주고 사라졌다.


“지호야~”

“예. 아저씨.”

“여전해서 다행이다.”

“뭐가요?”

“초심을 잃지 않는 것 말이다.”


류민상이 타박을 줬다.


“막걸리 마시는 것 가지고 이 사람이. 우리 지호가 진주 안주에 황금술만 마시는 줄 알아?”

“테레비 보니까 지호가 몇 천만 원짜리 와인도 마시고 그런답디다. 막걸리가 눈에 들어오겠수?”

“그러는 자넨 왜 아직도 막걸리를 마시는데?”

“나야 천상 노가다꾼 아니요.”

“자, 건배 한 번 하시죠.‘


류지호가 막걸리 사발을 들어올렸다.


짠.


세 사람의 사발이 경쾌하게 부딪쳤다 떨어졌다.


“요샌 미국에서 막걸리가 귀하고 그러진 않지?”

“2010년인가, 국순막걸리가 완전 밀폐 캡을 특허내면서 유통기한이 한 달 이상으로 늘었거든요. 그때부터 미국에 국산 막걸리가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교민들 중에서 수제 막걸리 제조업체를 설립한 경우도 많아서 한인교포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막걸리 구하기가 비교적 수월해졌다.


“건강해 보이셔서 다행이에요.”

“아직은 살만하다. 손주 장가가는 것까지 보고 가야지 않겠나.”

“오래오래 사세요.”

“그나저나.... 귀동냥으로 들으니까, 경영에서 손 떼기로 했다고?”

“본래도 경영에 참여 안 했어요. 저 아니어도 원래 잘 돌아갔고.”

“그러고는.....?”


복잡한 의미가 담긴 질문이었다.


“영화를 찍겠죠?”

“그게 다야?”

“자선활동도 더 많이 하고요.”


사람들은 류지호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면, 여유가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과거로 돌아온 이후로 류지호는 시간을 쓰는 것에 강박 같은 것이 생겼다.

허투루 시간을 낭비하는 걸 극도로 꺼렸다.

이사회의장직을 내려놓는다고 해서 그 같은 강박이 크게 바뀔 것 같진 않았다.


“앞으로는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려고요.”


류민상이 끼어들었다.


“하고 싶은 일이 아직도 남아 있어?‘

“영화 일이죠 뭐...”

“하고 있는 일이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이냐?”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고성재가 막걸리 사발을 단숨에 비우고 다시 입을 열었다.


“예전에 어떤 재벌 회장인가가 세계경영 어쩌구 하면서 세상을 가슴에 품고 싶다 뭐 그러던 기억이 난다. 그이가 말했던 세계경영이니 뭐니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창창한 나이에 뒷방으로 물러난다고?”

“세계경영 해서 어따 쓴다고요. 그냥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금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잘하는 일, 좀 더 잘하고 싶은 일에 힘을 쏟는 것이 행복일 것 같네요.”

“허, 참.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하는 게 남다르더니... 제 아빠를 꼭 닮았구나.”

“이 사람아~ 지호가 어딜 봐서 날 닮았어?”

“도덕군자 같지 않수.”


갑자기 두 노인네가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


킥킥.


류지호가 웃음소리만 남겨두고 조용히 자리를 벗어났다.


“왜 한창 나이에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려고 하냐?”


사람들이 의아해 한다.

한창 나이기에 내려놓는 것이다.

사실 기업을 경영을 성과를 내고 성장시키는 것은 류지호가 잘할 수 있는 분야도 아니다.

영화 분야도 한 번 살아본 세월의 정보와 경험으로 어찌어째 해나간 것이고.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행복하게 하면 사는 것.

어쩌면 그것이 인생 3회차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류지호다.

고등학교로 돌아오기 전이 인생 1회자.

돌아와서 지금까지가 2회차라면.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다가올 시간들이 3회차.

비참했기에 아등바등 댔던 1회차와 2회차와 달리 3회차만큼은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것이 류지호의 솔직함 마음이었다.


❉ ❉ ❉


반환점인 샌피드로 항구에 으뜸호가 정박했다.

미국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요트가 화제인 모양인지 많은 시민들이 구경을 왔다.

항구에 정박한 날 모두가 하선했다.

한국에서 온 손님들은 미추홀 파크를 관광하고 자유시간을 가졌다.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류지호가 내준 전용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휴가날짜를 모두 썼기 때문이다.

장인·장모도 뉴욕으로 돌아가고, 아내와 아이들도 벨에어 집으로 돌아갔다.

반 백수나 다름없는 류지호는 남아 있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관광을 다녔다.


“아들, 돌아가는 것은 네 비행기 타고 가면 안 될까?”


노인들이 요트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해서 전용기편으로 어르신들을 한국으로 보내드렸다.

모두에게 진한 추억을 선사한 칠순기념 태평양횡단 요트 여행이 끝났다.

이 이벤트는 전 세계 주요언론이 두고두고 우려먹는 일화가 된다.


- 미스터 할리우드, 어머니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1조원짜리 초호화 요트 건조!

- 세상에서 가장 비싼 70번째 생일 세리머니!

- 세계 최고 부자의 부모님을 위한 생일여행. 메가요트 태평양 횡단!

- 백여 명 안팎만 초대된 초호화 생일파티, 하루 파티 비용은 최소 2억 5천만 원!

- 세계 최고 부자 아들이 부모님에게 선사한 블록버스터 효도여행!


의도치 않게 세상의 수많은 자식들을 불효자로 만들어버린 류지호다.


✻ ✻ ✻


매해 포브스, 브랜드파이낸스, 인터브랜드,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의 잡지가 전 세계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한 순위를 내놓는다.

잡지사마다 순위가 제법 차이를 보이는 편이다.

브랜드 가치 조사에서 선정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포스브 선정기준이 다르고, 영국의 브랜드 파이낸스가 다르며, 인터브랜드도 통계 기준이 다르다.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기준도 등장했다.

바로 ‘사회공헌’ 기준이다.

소비자들의 사회적인 의식이 높아지면서 ‘사회공헌’이 소비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그에 따라서 ‘윤리적인 소비‘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기업 브랜드 가치에도 그 같은 것들이 반영되고 있다.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처음으로 JHO가 등장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다.

2003년에 Tri-Stellar가 처음으로 100위 안에 진입하기도 했다.

최근 3년 연속 미국의 극장점유율 40%를 넘기면서 브랜드 가치 평가를 하는 거의 모든 잡지에서 Tri-Stellar가 10위 안에 들어갔다.

30위권에 있는 JHO와 100위권에 겨우 턱걸이하고 있는 가온보다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는 상대가 안 된다.

한때 5~6위를 유지하던 LOG Company를 10위 밖으로 밀어냈고, 글로벌 100위 안에 들어간 한국의 기업은 오성과 경일 브랜드와 가온뿐이다.


[Tri-Stellar는 세상의 재밌는 이야기를 다 사들이겠다는 기세로 영화사를 사들여 왔다. 보유하고 있는 IP가 7천 편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 모든 프랜차이즈는 Tri-Stellar에서 개발되고 투자된다.]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새로운 변화에도 가장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 Tri-Stellar다.]

[Tri-Stellar의 경쟁자는 또 다른 Tri-Stellar다!]


브랜드 평가 순위, 기업영향력 순위들이 발표되자.

미국의 언론들이 일제히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특히 Tri-Stellar에 대한 기사가 많았다.

가장 먼저 미국 경제전문지 Forbes가 2015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The World’s Most Valuable Brands of 2015)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미국의 빅테크기업 MacIntosh가 차지했다.

브랜드 가치를 대략 1,541억 달러(약 183조원)로 봤다.

이어 Googol(825억 달러), PineSoft(752억 달러), The Coke Company(585억 달러), FaceNote(526억 달러) 등이 뒤를 따랐다.

오성이 512억 달러로 6위.

그 뒤를 496억 달러 평가로 Tri-Stellar가 자리했다.

영국의 브랜드 파이낸스에서는 오성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JHO보다 Tri-Stellar가 브랜드 가치에서 월등하게 앞서는 것은 별 다른 이유가 아니다.

Tri-Stellar는 이 시기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튜디오라는 인식이 있다.

반면에 JHO는 미스터 할리우드가 소유한 대규모 기업집단의 상호명 정도로 인식되고 있고.

JHO Company가 비상장기업이고, 직접 일반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브랜드가 아니란 점도 있다.

그럼에도 잡지마다 매긴 순위에서 높게 나오는 것은 전적으로 오너인 류지호의 이름값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가 높을수록 기업의 수익도 높다.

최근 몇 년 동안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는 MacIntosh의 브랜드 가치는 무려 180조원으로 평가된다.

매출은 2,30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신생 브랜드임에도 기존의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도 많다.

최근 들어 듣도 보도 못한 중국기업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유럽의 낯선 기업이 갑자기 튀어나오기도 한다.

브랜드 가치라는 것이 단순 홍보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고 해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JHO와 가온이란 브랜드가 글로벌 100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류지호의 역할이 지대하다.

류지호의 구두가 바뀐 것만으로 뉴스가 된다.

별 것도 아닌 것만으로 뉴스가 되고, 그만큼 언론노출도가 높다.

자연스럽게 JHO와 가온 브랜드가 함께 언급된다.

이사회의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으니까.

브랜드에 대해 딱히 관심도 없던 사람들조차 길거리를 다니다가 JHO나 가온 광고를 보게 되면 “저게 미스터 할리우드 회사지” 라며 아는 척을 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글로벌 브랜드 가치 평가 순위에 이름을 올린 LOG Company나 The Coke Company 같은 기업들은 수십 년에 걸쳐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반면에 Tri-Stellar는 20여년 만에 톱10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스터 할리우드 = Tri-Stellar라는 인식이 심어져 있다.

따지고 보면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Tri-Stellar Entertainment는 류지호가 소유한 JHO Company Holdings의 자회사이기에.

암튼 JHO Company와 자회사 브랜드들이 류지호의 이름과 계속해서 연동되는 한 오너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언론의 악의적인 프레임에 놀아나지 말라는 법도 없고.

그 때문에 스탠 크레이그 부회장이 미국의 유력 언론매체를 사들이고 의장 비서실에서 SNS 대응팀을 따로 운용하곤 있지만, 자칫 속빈 강정이 될 수도 있다.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을 피할 순 없다.

언제든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는 스캔들에 엮일 수도 있다.

류지호가 미국과 한국의 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떼려는 이유에는 그 같은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매사 좋은 사람 이미지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이만저만 스트레스가 아니다.

대중들 앞에서 웃는 얼굴, 점잖은 태도만 노출시켜야 한다는 것은 그 이미지 메이킹으로 밥벌이를 하는 직업이 아니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류지호가 이사회의장에서 물러나는 것은 알 사람은 다 알게 됐다.

공식적인 발표시점만을 남겨두고 있다.

잠정적으로 조율된 날짜는 8월이다.

그룹의 하계 컨벤션에서 발표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작가의말

평온한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출작품 & 소유 기업 정리(2011년 기준) +4 24.06.20 677 0 -
공지 소유 기업 & 연출작품 정리(2000년 기준) +8 23.02.16 3,820 0 -
공지 인사말 & 연재시간 +35 21.12.21 65,587 0 -
962 나를 따라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 +8 24.09.14 776 63 23쪽
961 회귀해서 가장 잘 한 일! +11 24.09.13 880 71 25쪽
960 돌연변이. +4 24.09.12 887 72 26쪽
959 아리울... 가온그룹의 영지! +5 24.09.11 916 64 26쪽
958 좋은 기업이란. (3) +4 24.09.10 928 54 25쪽
957 좋은 기업이란. (2) +4 24.09.09 959 62 25쪽
956 좋은 기업이란. (1) +3 24.09.07 1,008 65 24쪽
955 요즘, 유독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9 24.09.06 1,032 73 26쪽
954 Mr. Hollywood! +20 24.09.05 1,045 85 27쪽
953 En Taro Kubrick! +9 24.09.04 1,026 74 24쪽
952 박수칠 때 떠난다! (2) +8 24.09.03 1,027 75 26쪽
951 박수칠 때 떠난다! (1) +9 24.09.02 1,057 66 26쪽
» Tri-Stellar의 경쟁자는 또 다른 Tri-Stellar다! +9 24.08.31 1,073 69 23쪽
949 믿어 좀! 의심하지 말고. (3) +10 24.08.30 1,067 70 27쪽
948 믿어 좀! 의심하지 말고. (2) +8 24.08.29 1,048 72 26쪽
947 믿어 좀! 의심하지 말고. (1) +3 24.08.28 1,082 72 21쪽
946 Brood War. (8) +3 24.08.27 1,024 62 24쪽
945 Brood War. (7) +7 24.08.26 1,020 64 27쪽
944 Brood War. (6) +5 24.08.24 1,049 67 25쪽
943 Brood War. (5) +4 24.08.23 1,077 64 23쪽
942 Brood War. (4) +6 24.08.22 1,047 65 24쪽
941 Brood War. (3) +2 24.08.21 1,094 70 24쪽
940 Brood War. (2) +4 24.08.20 1,114 66 27쪽
939 Brood War. (1) +6 24.08.19 1,181 70 26쪽
938 다스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다스림. +2 24.08.17 1,173 73 25쪽
937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3 24.08.16 1,201 79 27쪽
936 자넨... 정말 미스터 할리우드가 맞는 것 같아. +6 24.08.15 1,201 76 2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