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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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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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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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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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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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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자넨... 정말 미스터 할리우드가 맞는 것 같아.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가 <스타크래프트> 프리프로덕션에 한창 매진하고 있던.


12월 초순.


급하게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다녀와야 했다.

전 남아공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공식 추모식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FNB 경기장에서 열렸다.

역대 최다인 약 100개국 수반과 정상들이 참석했고, 수만 명의 남아공 국민들도 함께했다.

류지호 부부도 추모식에 참석해 인종차별, 제국주의 종말 등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고인의 죽음을 기렸다.

만델라 대통령 재임기에 집무를 봤던 수도 프리토리아의 정부청사 유니언빌딩에서 사흘 동안 시신이 일반에 공개되었다.

모두 10만 명의 인파가 조문을 다녀갔다.

사망 닷새 후 거행된 장례식에서는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 영국 왕세자, 류지호 부부를 비롯한 세계적인 명사들이 남아공 국민 5,000여 명과 함께 했다.

스물한발의 예포가 울려 퍼지고, 남아공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장례식이 시작이 시작되었다.

류지호 부부는 만델라의 관이 가족 묘지로 옮겨지기 전까지 자리를 지켰다.

애도기간은 모두 열흘 간 진행되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첫 흑인 대통령으로서 백인과 흑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새 남아공을 건설한 만델라의 시대가 마감됐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았다.

극악한 인종 차별(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을 내몰고 집권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앞으로 20년은 더 집권하게 된다.

그러나 만델라 사후 리더십의 부재로 인해 남아공은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곪아터지기 시작한다.

극심한 빈부 격차에다가 물·전기 부족 같은 사회인프리까지 말썽을 일으키고, 나날이 악화되는 실업률로 인해 민심이 요동친다.

이전 삶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수에즈운하가 봉쇄되었을 때.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오랜 만에 경제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전쟁특수를 하나도 누리지 못했다.


“남 걱정할 때냐?”


류지호는 남아공을 떠나기 전에 중국의 빅테크 OICQ의 주주인 Nasionale Pers의 의장을 만났다.

사하라 이남 지역의 산업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특히 Nasionale Pers의 유료TV 서비스 M-Net의 채널들을 JHO/DirecTV에서도 송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제안을 전달했다.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류지호는 아내와 함께 에티오피아로 날아갔다.


❉ ❉ ❉


못 사는 나라로 인식이 박혀 있는 에티오피아에 아프리카에 몇 안 되는 자동차 회사가 있다.

서구권 사람들은 모르는 사실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냐와 더불어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는 국가가 에티오피아다.

그 자동차 브랜드는 바로 ‘홀란드 메키나’다.


“땡전 한 푼 안 들이고 회사를 M&A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상당한 수준의 부채를 떠안아야 했지만. 사실 GAON Mobility Corp의 덩치에 비하면 아이들 사탕값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아디스아바바 남쪽에 위치한 모조시의 세워진 홀라드 메카시 본공장을 둘러보는 류지호의 곁에서 Etio-Holland PLC의 M&A를 총지휘한 GAON Mobility Corp의 강진구 상무가 그간의 경과를 보고했다.


“에티오피아가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개발할 능력이 있을 턱이 없고. 부품을 전량 외국에서 가져다가 조립해서 브랜드만 달고 판매하는 겁니까?”

“배지 엔지니어링이라고 해서 기존의 모델을 마크만 바꿔서 여러 브랜드로 만들어 파는 것인데, 합작 초기에는 피아트의 차량을 배지 엔지니어링 했습니다. 2007년부터 중국의 자동차 브랜드를 라이선스 받아 조립생산하고 있습니다.”

“좀 팔려요?”

“제법 인기를 끌었던 모양입니다.”


그래봐야 일본차와 유럽차 심지어 한국차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픽업트럭도 생산한다고요?”

“2008년에 아디스아바바에서 서쪽으로 11Km 떨어져 있는 타렉이란 곳에 연간 1,500대 정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습니다. 2009년에는 중형리무진도 첫 선을 보였습니다.”


나름 에티오피아 제조업의 자랑이던 Etio-Holland PLC였다.

올해 파산신청을 하고 말았다.

아프리카 진출 기회만 호시탐탐 엿보고 있던 GAON Mobility Corp이 회사를 인수하게 됐고.


“총지배인은 달아났고, 100여 명의 예약자는 차를 인도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는데... 정부와 함께 고객들을 보호할 방안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북아프리카나 나이지리아도 아니고, 하다못해 케냐도 아닌 하필 에티오피아의 자동차 회사를 인수한 것에 대해 서구권 언론에서는 류지호에게 비웃음을 담아 논평했다.


“아프리카 밖에서는 잘 모르는데, 의외로 한국차들의 인기가 상당한 편입니다.”

“한류 드라마 때문에?”

“예. 한국에 대한 인상도 좋은 편이고, 메하리 재단의 한국전 참전용사 지원활동과 각종 자선활동이 에티오피아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많이 끌어올렸습니다. 한국차들을 일본차와 비슷한 장점으로 보고 있는데, 유럽 차와 비교해 싸고 튼튼하고 부품수급도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부잣집 자녀의 생일 선물로 다마스가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였던 시절도 있었고, 지금도 수십 년 된 저희 무쏘와 이스타나 브랜드 중고차를 여기저기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에티오피아만 놓고 보면 도로 위의 차량의 75%가 일제다.

나머지 20%가 한국차들이고, 5%가 최고급 유럽 명차들이다.


“앞으로도 그 배지 엔지니어링에 따라서 중국차를 라이선스 하는 겁니까?”

“재규어-로버스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수요를 고려해서 부활시킨 승합차 모델 이스타나와 재작년에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공개한 소형 SUV 프로젝트의 모델을 라이선스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류지호가 얼핏 기억하기로 티볼리의 한국판매가격이 1,700만 원 안팎이었다.

아프리카 진출 모델로 나쁘지 않은 선택 같았다.


“옛 신지지프의 중고차들은 많이 풀리고 있대요?”

“10년 넘게 에티오피아 중고차 시장 점유율 1위가 DOYODA입니다. 그 아성을 깨기란 쉽지 않습니다.”


DOYODA는 대략 중고차 시장에서 78%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저희는 경일자동차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7% 점유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온그룹이 중고차 사업을 벌이고 있진 않다.

하지만 아네모네 & 컴퍼니의 관계사 중에서 인천지역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사업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이전 삶에서 허위매물 등 온갖 중고차 매매로 악명이 높았던 인천의 중고차매매단지의 이미지를 생각해 보면, 아네모네 & 컴퍼니가 중고차에까지 발을 걸치고 있는 것이 류지호로서는 탐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따로 간섭은 하지 않고 있다.

저개발국가로 구 신진지프의 중고차들이 많이 나가게 되고, 그에 따라서 부품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협력업체에게도 좋은 것이니까.

추후 가온모터스가 현지생산거점을 조성할 때 함께 갈 협력업체의 생존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연간 500대 조립·생산할 수 있는 작은 회사라지요? 욕심 부리지 맙시다.”

“예. 의장님.”


가온그룹이 Etio-Holland PLC를 인수한 것은 진심으로 에티오피아에 자동차 생산거점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에티오피아는 겉으로는 정치적 안정된 것처럼 보여도 정쟁이 끊이지 않는 나라다.

테러도 자주 발생하고 있고.

가온그룹은 현지에 사업체를 여럿 진출시킨 후 에티오피아 여러 부족의 유력자 자녀들을 취업시키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쿠데타 같은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가온그룹의 사업체만큼을 건드릴 수 없도록 기득권의 자녀들을 가온그룹과 JHO Company 현지사업과 끈끈하게 묶어놓고 있다.

Etio-Holland PLC 역시 에티오피아 기득권의 자녀를 취업시켜 한국이나 영국의 본사로 파견근무를 보낼 계획이다.

회사가 워낙에 작아서 언제든 청산하기도 쉽고.

Etio-Holland PLC의 주요 시설을 시찰한 류지호가 아디스아바바로 돌아왔다.

케냐에 이어 부산 센텀시티 모델의 복합쇼핑문화단지 계획이 에티오피아 정부와 논의 중이다.


“3.5성급 호텔로 건설 중입니다. 투숙객은 3개의 레스토랑, 야외 수영장, 나이트클럽을 이용할 수 있고. 무료 뷔페 조식은 물론 공용 장소에서의 무료 WiFi, 무료 셀프 주차, 무료 공항 셔틀 등이 제공됩니다. 기타 편의 시설로는 2개 바와 라운지, 헬스클럽 및 풀사이드 바도 있습니다. 총 195개의 객실에는 무료 WiFi, 발코니 및 위성 채널 시청이 가능한 금성전자의 최신 TV가 배치됩니다. 24시간 룸서비스 및 무료 세면용품 등의 편의 시설·서비스도 있습니다.”


가온그룹의 복합쇼핑문화단지는 중국이 아프리카연합(AU)에 기증한 신청사의 코앞에 조성될 예정이다.

AU복합청사는 중국이 건축비를 대고 시공까지 해준 건물이다.

심지어 사무실 집기 일체까지 제공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해킹 설비까지 몰래 설치하고 지속적으로 정보를 빼내고 있다는 사실.

이전 삶에서는 도청과 해킹 등 중국의 정보수집 사실을 알고도 AU는 중국에 공개적으로 항의도 못했다.

2015년에 남아공에서 '중국·아프리카 회의'가 열렸는데, 중국 주석이 600억 달러(약 64조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 후로 아프리카 45개국 정상이 찾아와 서로 시밍핑 주석에게 눈도장을 받으려는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니 AU본부에서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진 중국의 도청과 해킹에 대해 입을 다물 수밖에.


“중요하고 보안등급이 높은 논의는 가능한 AU본사나 앞으로 조성될 복합쇼핑문화센터에서 하지 말도록 해요.”

“....예?”

“중국정부가 직접 관여한 사업에서 어떤 정보수집활동이 벌어지고 있을지 알 수 없어요.”

“아, 알겠습니다.”


서방에서 중국정부의 금전적 원조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류지호가 우려하는 것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전개되고 있는 중국의 신재생에너지나 대체에너지 투자다.

이 시기 중국 기업이 콩코민주공화국에서 700만 에이커, 잠비아에서는 500만 에이커 규모의 농장에서 바이오연료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업고 아프리카 30여 개국에 중국인 소유의 대규모 농장이 조성되어 있다.

그에 반해 서방의 기업들은 수십만 에이커 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가온그룹은 에티오피아에서 대규모 농장을 조성해 기업형 농업을 전개하고 있다.

화훼나 옥수수 같은 작물보다는 밀이나 테프를 많이 심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식량안전을 위해서다.

테프는 아직까지 법적으로 수출이 금지되어 있다.

생산량 전부를 에티오피아 국내에서 소비하고 있다.

매해 380만 톤을 생산하지만,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가온그룹은 에티오피아 기후와 토양에 알맞은 쌀 품종을 개량 중이다.

파커 필드와 함께 밀과 옥수수, 보리, 수수 등의 작물 개량에도 애쓰고 있고.


“올해 곡물생산에서 2,500만 톤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희망적인 보고에도 류지호의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에티오피아 주식인 렌틸콩은 해마다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병충해로 인해 옥수수 농가가 큰 피해를 입어 식량위기는 한층 더 악화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농장 경영의 가장 큰 문제는 약탈입니다.”


도둑은 사설 경호원으로 막거나 처치하면 된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약탈은 도리가 없다.

중앙정부에 줄이 닿아 있는 가온그룹이라고 해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맙시다. 아프리카 대륙의 65%가 농경지에요. 그럼에도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어요. 농업을 좀 더 생산적이고 경쟁력 있는 분야로 만드는데 한국의 유관단체들과 가온이 일조하길 바랍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프리카를 지원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면서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개인의 선행으로 대륙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회의론자들이 류지호의 주변에 수두룩하다.

무분별한 선행이 도리어 해악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수많은 한국인들이 아프리카에 교재와 수업교구를 보내온다.

한때 류지호와 레오나도 많이 기부했다.

미래 세대에 대한 교육의 일환이다.

그런데 그것보다 훨씬 아프리카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기부가 있다.

바로 기생충약 지원이다.

실제 JHO Company와 가온그룹 산하 연구소에서 아프리카 학교의 출석률을 높이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보았더니, 교재와 수업교구를 보내는 것보다 기생충 치료가 훨씬 효과가 있음이 드러났다.

아프리카의 기생충 구제는 보건은 물론이고 경제 등 교육 외적인 부분에서도 연쇄효과를 가져오는 것도 증명되었고.

류지호 부부가 다라프림 같은 말라리아 치료제 권리를 사들여 원가에 제공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류지호의 자선재단이 지난 10년 간 아프리카에서 시행한 감염치료로 혜택을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주당 3.4시간을 더 일할 수 있었고, 소득도 22%가 더 높았다.

구충제 복용을 비롯해 각종 감염병 치료가 세수 확대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반인들이 기부에 대해 류지호에게 물을 때마다 하는 대답이 있다.

“내구성 좋은 국산 모기장을 10장씩 사서 아프리카로 보내보세요.”


중국이나 현지에서 생산된 질 나쁜 살충모기장은 때론 민폐가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식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펌프를 보급하는 것이 유행인 적이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단체는 사업을 접기도 했다.

예전처럼 선의만 가지고 남을 도우는 시대가 아니다.

세상이 복잡하고 다변화하는 만큼 기부자도 똑똑해져야 한다.

공책과 연필을 사서 아프리카로 보내는 것보다, 구충제와 질 좋은 모기장을 보내는 것이 효과와 보람 모두에서 이익일 수가 있다.

60억 인류의 0.1%의 초부자인 류지호는 보건의 기초인 잘 먹고 잘 씻고 잘 쉴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주는 것만큼 돌려받는 것이 세상사 이치듯이.

그 같은 노력은 언젠가 류지호의 사업에서 이익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 ❉ ❉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하는 김에 에티오피아를 경유했던 류지호는 미국으로 복귀한 후로 차기작 준비보다 행사에 불려 다니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아카데미 전초전들인 각종 영화비평가협회 주최 행사들이다.

칸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Tsogang>은 북미의 각종 연말 영화상 시상식에서 많은 부문에서 노미네이트되었다.

결과적으로 수상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노예12년>, <그래비티> 두 작품이 각종 상을 쓸어 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초에 거행된 대부분의 영화 관련 시상식에는 불참했다.

어쩐 일인지 앨런 포스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해 쿨 한 태도를 보였다.


“칸에서 감독상 받았잖아. 그럼 됐지 뭐.”


대신 <스타크래프트> 프리프로덕션에 집중하도록 채근했다.


“자, 놀지 말고 일해.”


모든 시상식에 불참하더라도 3개의 시상식만은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만 한다.

자신은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JHO Company 계열 영화들은 수상이 유력했기에.

또한 영화제 뒤풀이 파티에도 참석해야 하고.

비즈니스의 장이기 때문에 수상여부와 상관없이 참석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제 71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감독상은.... 류지호.”


류지호 입장에서는 이변이 벌어졌다.

별 기대 없이 참석한 제71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수상하게 된 것이다.

본래라면 <그래비티>의 쿠아론 감독이 받아야 했는데.

류지호가 수상하는 이변을 연출한 것.

Eye-MAX 영화로 우주공간을 리얼하게 묘사했고, SF 영화로 오랜만에 7억 달러 박스오피스를 돌파한 <그래비티>는 미국의 역사와 관련하여 인종문제를 다룬 <노예12년>과 함께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을 다투는 중요한 영화다.

두 영화가 주요 상을 사이좋게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의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류지호에게 감독상을 안겨준 것.

사실 올해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의 주요 영화들이 트라이-스텔라와 관련이 있다.

<노예 12년>은 트라이-스텔라의 자회사 리전시와 플랜B가 공동 제작한 영화다.

<그래비티>는 유니벌스 스튜디오에서 준비하다가 개발지옥에 빠진 것을 마이크 메다보이 회장이 판권을 구매해서 투자·배급한 프로젝트였고.

어떤 영화가 수상해도 트라이-스텔라의 경사다.

유력했던 감독상을 류지호에게 빼앗긴 <그래비티>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단 한 개의 트로피도 차지하지 못하는 비운을 맛 보아야 했다.


[<Tsogang>은 좋은 영화다. 류지호 역시 뛰어난 감독이다. 그럼에도 쿠아론 대신에 류지호에게 감독상이 돌아간 것은 어딘지 개운치가 않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끝나고 류지호의 수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래비티>는 작년 한해 최고 화제작 중에 하나다.

<노예12년>과 함께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트 될 자격이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그런데 쿠아론 감독의 영화적 성취는 Eye-MAX 시스템을 가지고 우주로 나간 것 말고, 눈에 띠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류지호가 지금까지 Eye-MAX로 이룬 성취를 월등히 뛰어넘는 뭔가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미스터 할리우드가 지금까지의 Eye-MAX로 시도한 모든 것들을 월등히 뛰어넘겠다는 쿠아론의 야망은 70mm 복원이라는 <Tsogang>의 떠들썩한 이벤트로 인해 다소 퇴색한 감이 없지 않다. 월드와이드박스오피스에서 무려 6배의 차이가 남에도 미스터 할리우드의 로드쇼만한 주목을 이끌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이번 골든글로브 수상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


골든글로브 시상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쿠아론 감독이 라틴아메리카 기자들의 몰표를 가져갔지만, 류지호는 일부 이탈 표를 제외하고 아시아와 유럽, 호주 및 캐나다 같은 영어권 외신기자들의 표를 쓸어 담았다.

그리고 당초 최다 수상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노예12년>보다 더 주목 받은 작품이 있었다.

바로 <아메리칸 허슬>이었다.

3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오스카를 기대케 했다.

영국 아카데미에도 참석하고 영국의 사업들도 점검도 할 겸.

2월에는 <Tsogang> 관계자들과 함께 류지호가 영국으로 출국했다.

골든글로브 감독상 수상은 외신기자들의 인기투표로 얻어 걸린 것이라 여기는 류지호다.

따라서 영국 아카데미 수상에 기대감이 전혀 없었다.

시상식 닷새 전에 런던에 도착한 류지호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유니벌스뮤직그룹(UMG) 런던 본사를 방문해 디지털 스트리밍 현황을 확인하고, 인수합병이 마무리 된 BSkyB의 향후 유럽 대륙 진출에 대한 계획을 보고받았다.

올드 트레퍼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13-2014시즌 제 27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락커룸을 방문해 선수 한 명 한 명을 격려하는데.


“구단주, 이번 시즌 우승하면 특별한 선물 없습니까?”


루니 선수가 주장 자격으로 구단주에게 물었다.


“바라는 거라도 있어?”

“TESLAS 한 대씩 돌리시죠. 곧 SUV가 나온다던데.”

“모델X는 2015년 가을에나 출시가 될 걸. 팀을 떠나면 선물을 못 받을 수도 있어.”

“구단주로부터 자동차를 선물 받기 위해 누군가 1년 더 맨유에 남아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우승 트로피를 다시 한 번 팀에 안겨준다면 그깟 TESLAS 모델X가 문제겠어?”

“약속 한 겁니다.”

“난 항상 약속을 지켜왔어.”


그러니 너희도 약속을 지켜라.

류지호는 선수단이 원정을 떠날 때 이용하는 구단 전용기를 바꿔주었다.

원정경기에서 주로 묵는 숙소도 가온호텔 계열로 바꿔줬다.

선수단 안전과 컨디션 조절에 만전을 기했다.

훈련시설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리모델링 해줬다.

가장 중요한 연봉계약도 섭섭지 않게 해주고 있고.

주급으로 TESLAS 모델X 가격 이상을 받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그런 이들이 겨우 자동차 한 대 선물 받겠다고 열심히 뛰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주장으로써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은 공동구단주에게 투정을 부려본 것이다.

구단에 좀 더 관심을 가져 달라는.


“나중에 내 전용 요트가 생기면 모두 초대할 테니, 기대해.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해 줄 테니까.”


올드 트래퍼드를 다녀온 류지호는 하루를 꼬박 켄싱턴 주택에서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 <Tsogang> 관계자들과 함께 런던의 로얄 오페라하우스에 열린 제 6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했다.

<Tsogang>은 작품, 감독, 각본, 촬영, 편집, 음악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관계자들은 혹시나 감독상이 류지호에게 주어지지 않나 기대했다.

미국의 골든글로브와 달리 영국 아카데미에서는 쿠아론 감독에게 감독상이 돌아갔다.

게다가 <그래비티>가 최다 부문 수상 작품의 영예를 차지했다.

감독상, 음악상, 촬영상, 음향상, 시각효과상 등 총 5개 부문을 쓸어 담았다.

추이텔 에지오포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작품은 <노예 12년>으로 받았다.


“역시 영국 아카데미와 미국 시상식은 칸 수상작을 홀대하는 경향이 있다니까.”


게리 캠프가 불만을 토로했다.


“겨우 체면치레는 한 셈인가?”


류지호는 빈손으로 영국을 떠나지 않았다.

영국작품에게 수여하는 베스트 필름상을 <Tsogang>이 차지했던 것.

비록 최우수 작품상은 아니라지만, 그 해 최고의 영국작품에게 수여하는 상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수상자로는 류지호와 게리 캠프가 함께 무대에 올라갔다.

게리 캠프의 눈가가 촉촉했다.

당장 눈물을 떨어뜨릴 정도로 감격에 겨워했다.

수십 년을 영화계에 투신해도 한 번 받을까말까 한 것이 작품상이다.

그것이 비록 오스카가 아닌 영국 아카데미라고 할지라도.


“디렉터. 오스카도 노려볼만 하지 않나?”

“모르죠.”

“자넨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인기가 많잖아.”

“멀리 있는 아프리카 국가의 인종차별보다 100년도 안 된 미국의 인종차별 실화가 좀 더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겠어요?”

“...쩝.”


게리 캠프가 입맛을 다셨다.

미국의 흑인 감독이 연출한 미국의 인종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실화 영화가 더 임팩트가 강한 것이 사실이니까.


“자넨... 정말 미스터 할리우드가 맞는 것 같아.”


갑자기 대화의 방향이 튀었다.


“감독상을 연이어 수상해서....?”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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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7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3 24.08.16 1,179 78 27쪽
» 자넨... 정말 미스터 할리우드가 맞는 것 같아. +6 24.08.15 1,180 76 23쪽
935 모두에게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 +5 24.08.14 1,161 72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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