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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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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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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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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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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쪽

모두에게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윌리엄 파커를 추모하는 기간이 모두 끝나고, 류지호 가족이 LA로 복귀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조부 죽음으로 인해 활력이 떨어지고 슬럼프가 찾아오고 그래야.

삶에서 극적인 부분일 텐데.

류지호의 일상에서 별 다른 특이점이 없었다.

사실 슬퍼할 겨를이 없다는 것이 맞다.

많은 업무가 밀려들어왔으니까.

보름 이상 <스타크래프트> 실사화 프리프로덕션에서 손을 놓았다.

사업적으로 밀려 있는 결재도 수북이 쌓여 있고.

솔직히 류지호가 없어도 사업은 잘 만 돌아갔다.

영화와 사업 모두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래도 오너의 자리는 가볍지 않은 법이다.

JHO Venture Capitals의 로널드 윌리엄스가 류지호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영국에는 잘 다녀왔어요?”

“덕분에 건강하게 다녀왔습니다.”

“BoTafone 이사회에서 다른 변동사항이 새롭게 나온 게 있던가요?”

“전화로 다 보고 드리지 못한 사항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2000년에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VERITAS Communications와 영국의 BoTafone이 각각 55:45로 투자해 VERITAS 와이어리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가 현재 미국 이동통신업계 1위 업체다.

VERITAS Communications는 올해 초부터 물밑에서 BoTafone이 보유하고 있는 45%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 거래의 규모는 무려 1,300억 달러(한화로 대략 144조)로 예상된다.

성사만 된다면 M&A 역사상 세 번째 규모다.

참고로 M&A 역사상 최대 규모는 BoTafone이 1999년에 독일 만네스만을 2,030억 달러에 인수한 사례다.

역대 2번째는 인터넷 기업 UOL이 2000년에 워너-타임을 1,820억 달러에 매입한 것이고.


“별다른 잡음 없이 이사회에서 M&A가 승인되었습니다.”

“....음.”

“BoTafone 회장이 840억 달러 규모의 배당을 약속했습니다.”

“내년에 당장?”

“해마다 배당률을 대폭 인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지불 방식은 어떻게 하고요?”

“약 602억 달러 상당의 VERITAS 주식을 받는 안이 유력합니다.”

“현금은?”

“대략 589억 달러 상당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걸 전부 주주들에게 내놓을 건 아니겠고....”

“현금 중 239억 달러를 주주들에게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VERITAS에 현금이 있어요?”

“주요 거래 은행들을 통해 대략 600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R&GP에도?”

“논의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VERITAS Communications의 우리 지분은 얼마 상승해요?”

“이사회가 승인한 가격으로 계약이 이루어진다면, 모두 합해서 대략 13% 지분율을 확보하게 됩니다.”

“나쁠 것이 없는 거래이긴 한데....”


M&A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준다면 BoTafone은 어떻게 사업을 영위할 생각인지 우려하는 마음이 있었다.

현재 BoTafone의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부문 매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고, 무선 서비스 사업이 영 신통치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에서 채권을 잇달아 발행했다.

자금난 해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VERITAS 와이리스 지분을 매각하며 자금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인데.

류지호의 마음이 들지 않는 구석이 많았다.


“내년 상반기 안에 M&A 거래를 성사시킬 계획이랍니다. 그를 통해 단기부채 86억 달러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장기부채 규모는요?”

“269억 달러 내외입니다. 현금은 대략 76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인도와 아프리카 사업 확장을 도모하겠죠?”

“예.”

“배당은 어느 정도 선에서 인상할 것으로 봅니까?”

“주당 2.3달러~2.5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M&A로 발생하게 될 현금 이익은 모두 영국에 투자하는 걸로 해요.”

“테크 시티에 집중할까요?”

“스타트업은 AI쪽에 집중 투자하고, 멀티플렉스 체인 지분도 좀 더 확보하고.”

“멀티플렉스 사업은 전망이 그리 밝지 않습니다.”

“알아요.”

“.....?”

“전 세계 멀티플렉스 사업자들 간 전략적 인수합병이 활발해지겠죠. 영국과 유럽의 멀티플렉스 체인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가 M&A가 활발해 질 때 이익을 챙겨도 되고, 가온그룹 영화관 사업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고.”

“어느 정도 규모를 원하십니까?”

“MovieWorld를 손대면 주목을 끌 테니까, 유럽의 3~4위 업체 정도를 노려보는 걸로 해봅시다.”

“알겠습니다.”

“BoTafone을 통해 생긴 이익은 미국으로 가져오지 말고 모두 영국 안에서 쓰도록 하세요. BoTafone은 영국에서 가장 다양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니까.”

“영국의 국민주라고 불리죠.”

“맞아요. 1,300억 달러라는 역대 세 번째 M&A가 실제 이루어진다면 그로 인해 영국은 대규모 양적완화 같은 효과를 누릴지도 몰라요. 영국경제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겁니다.”

“보스께서 영국 투자에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게 되면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는 효과도 얻게 됩니다.”

“이왕에 생색내는 김에 좀 더 내보도록 하죠. 덤으로 BoTafone이 자금난을 해소하고 기업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는 총알도 좀 마련하도록 돕고.”

“예, 보스!”


BoTafone이 지금보다 더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된다면, 케냐의 합작법인 Safarifone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도 좋다.

Safarifone의 모바일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 M-Pesa의 야망은 케냐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가나·탄자니아·이집트 같은 아프리카 국가는 물론 인도와 동유럽 국가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다.

Safarifone으로써는 당장은 유럽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BoTafone과 협력을 하는 것이 좋다.

합작에 한 발 걸치고 있는 GMG Technologies는 굿이나 보면서 떡을 챙기면 되고.

과실이 어느 정도 익어갈 즈음에 M&A에 나서도 된다.


“아, 참. 보스.”

“또 뭐가 남았어요?”

“제이크 멜란씨가 암호화폐에 보스께서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암호화폐 뭐요?”

“제이크 멜란이 채굴 없는 암호화폐 및 실시간 송금 프로토콜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코인 거래소인가?“

“Rapple이라고 들었습니다.”


모르는 회사다.

사실 류지호는 코인에 대해서는 백지나 마찬가지다.

딱히 코인에 투자해서 돈을 벌 목적의식도 없다.

암호화폐 관련 기술에는 관심이 많지만, 코인에 투자해서 돈을 벌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있다.

그것이 아니어도 류지호의 돈들이 잘만 굴러가고 있기에.

그렇다고 굴러온 복을 차버릴 정도는 아니다.


“제이크는 얼마나 투자했다고 하던가요?”

“200만 달러 투자했답니다. 해당 스타트업의 고문으로 참여할 모양입니다.”

“론이 직접 창업자들과 만나보세요. 투자결정과 규모는 론의 판단에 맡길 게요.”

“맡겨주십시오.”


류지호의 금융집사는 데이브 보우먼이다.

그와 로널드 윌리엄스 두 사람에게는 5억 달러 내에서는 투자성과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독립해서 투자회사를 운영해도 되지만, 10년 넘게 류지호의 자산을 굴려주고 있는 두 사람이다.

물론 월가의 투자은행 회장 수준의 고액연봉을 챙겨주고 있고, 각종 보너스를 수백만 달러씩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긴 하지만.

고마운 것은 고마운 것이다.

암튼 Rapple에 대한 투자는 류지호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어련히 알아서 잘 할 것이기에.


“곧바로 멘로파크로 넘어가야 되요? 같이 점심 먹읍시다.”

“그러시죠.”


오전 업무를 정리한 류지호는 로널드 윌리엄스와 함께 베벌리힐스의 몽타주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원조 베벌리힐스 럭셔리 호텔의 대명사격인 이 호텔의 레스토랑에는 문이 달린 별실이 마련되어 있다.

할리우드 톱스타와의 미팅이나 비즈니스 식사 접대를 하기에 좋았다.


“어서 오십시오.”


JHO Company Group의 부회장 스탠 크레이그가 반갑게 맞이했다.

이어 오너 비시설 수석참모 데이빗 브레이텐바크와도 인사하고.

한국에서 출장 온 의장 비서실장 김우영, 커뮤니케이션팀장 전용남과도 차례로 인사했다.


“LA Times?”


스탠 크레이그 부회장이 뜬금없이 LA Times 인수건에 대해 건의했다.


“매각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지 않았던 가..... 거기?”


데이빗 브레이텐바크가 말을 보탰다.


“디지털 신문 문제를 두고 사내에서 큰 마찰을 빗고 있다고 합니다.”


류지호가 스탠 크레이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제프리 자이스가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것 때문에?”


Amazonia도 하는데, JHO가 못할 것은 뭐냐.

혹시 그런 생각 때문이냐는 의미였다.


“GMG가 가진 여러 기술이 아까워서 그렇습니다.”


스탠 크레이그가 언론과 크게 관련이 없는 회사와 연결을 짓자, 스테이크를 썰던 류지호가 멈칫하고는 고개를 들었다.


“The Wall Street Journal의 디지털 구독자가 The New York Times에 이어 2위인 것은 알고 계시죠?”


알다마다.

올해 The Wall Street Journal의 디지털 구독자 수가 100만 명을 넘겼다.

250만 명에 달하는 The New York Times에 이어 2위이자 CNN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구독자 수를 늘리는데 기사의 질만 높인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JHO Company Group의 계열로 들어온 이후로 The Wall Street Journal은 모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많은 기술지원을 받아 왔다.

그에 따라서 디지털 유료뉴스플랫폼으로써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이 시기 디지털 신문 쪽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두 곳.

바로 The Wall Street Journal과 워싱턴 포스트다.


“미국 성인의 21%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3~4년 안에 4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앞으로는 그들을 위한 맞춤형 뉴스플랫폼으로 변신해야 신문사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 워싱턴 포스트의 경쟁상대는 전통적인 신문의 최강자 뉴욕타임즈가 아니다. 미스터 할리우드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경쟁 상대다.


워싱턴 포스트의 디지털 뉴스 유료서비스에 관해서 제프리 자이스가 내놓은 대답이었다.

The Wall Street Journal의 디지털 뉴스서비스는 텍스트와 동영상을 융합한 멀티미디어 뉴스, 빅데이터 기반 기사, 페이크뉴스 검증, 간편 통계 검색 등 여러 혁신적인 시도들을 선보이며 구독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판과 아시아판까지 디지털 유료서비스를 확대할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JHO Company는 전통적인 텍스트 기반 뉴스를 뛰어넘어 심층취재 다큐멘터리 뉴스, AI뉴스, 빅데이터에 근거한 맞춤형 통계 제공, 구독자 요구에 부응하는 알고리즘형 기사 배열, 심지어 VR서비스도 전개할 수가 있습니다.”


VR 관련 서비스를 제외하고 모두가 당장 구현 가능한 것들이다.


“인터넷 쇼핑몰이 뉴스서비스를 해봐야 얼마나 잘 할 수 있겠습니까?”


모르고 하는 소리다.

Amazonia.com은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쏟아 부어 IT기술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곧 워싱턴 포스트의 디지털 신문에서 나름 성과를 거두게 된다.


“지난 JHO 컨퍼런스에서 보스가 그러지 않았습니까? 신문사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다른 신문사가 아니라고. 페이스노트 혹은 계열사 NeTube 같은 뉴미디어 매체와 경쟁해야 한다고.”


당장은 SNS와 인터넷 동영상 공유플랫폼이 언론사의 역할을 대체할 순 없다.

그것도 몇 년 만 지나면 달라진다.

뉴스의 유통에 있어서 레거시 미디어가 따라올 수가 없게 된다.


“LA타임즈를 통해 서부지역에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 동안 축적한 디지털 기술과 아이디어를 통해 다른 플랫폼이나 미디어에 묻어가는 것이 아니라 신문 스스로가 고객을 끌어 모으는 종합뉴스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거창하게 무슨 종합뉴스플랫폼씩이나.....”


외부에서는 잘 모르는데 류지호가 메이저 언론사를 소유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

터너 브로드캐스팅을 필두로 회사를 팔라는 제안은 90년대부터 꾸준히 있어 왔다.

로버트 폭스에게 엿 먹이기 위해 The Wall Street Journal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영국의 위성방송 bSKYb를 인수함으로써 뉴스채널 SKY News가 딸려오게 됐다.

SKY News는 분사하게 되겠지만, bSKYb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터.

영국기업이라고 해서 사주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상 JHO Company의 입김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류지호의 왼팔로 알려진 스탠 크레이그는 내친 김에 LA타임즈까지 영향력 하에 두는 방안을 생각했다.

창간 130여년 전통의 미국 6대 일간지 LA타임즈를 인수해 뉴스미디어 분야에 앞 선 IT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고심했다.

JHO Company가 거대해지면 거대해질수록 외부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그에 대한 대비도 크고 강할 필요가 있다.

스탠 크레이그는 적들의 공세에서 그룹을 지키려면 언론을 더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

류지호가 미심쩍은 시선을 스탠 크레이그에게 던졌다.


“설마.... Tronx Publishing 전체를 인수하자는 것은 아니겠죠?”


출판미디어 그룹 Tronx Publishing은 LA타임즈 외에도 시카고 트리뷴, 볼티모어 선, 뉴욕데일리뉴스 등 지역일간지들과 다수의 잡지 6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Tronx Publishing이 미디어와 출판 모두 매각할 의향이 있다면... 기꺼이 그럴 의향이 없진 않습니다. 보스.”

“적대적 인수합병이 가능해요?”

데이빗 브레이텐바크가 끼어들었다.


“최근 신문업계의 루머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매각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류지호가 계속해보라는 듯 시선을 맞췄다.


“작년 Tronx의 순부채가 대략 1억 2천만 달러라고 합니다. 저희 계열의 DJ&M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본래도 재정이 탄탄한 편이던 Dow Jones & Milford는 JHO Company 산하로 편입된 후로 공격적인 투자의 날개를 달았다.

각종 경제 데이터베이스의 검색기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월가 구독자들의 유료서비스 비중이 크게 늘었다.


“SKY News에 이어 LA타임즈까지 갖게 되면, 만만치 않은 견제가 들어올 텐데.... 감당할 수 있겠어요?”


스탠 크레이그 부회장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되물었다.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 귀찮고 성가신 일을 일부러 자초할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스탠.”

“그렇다면 이것은 어떻습니까?”

“뭐요?”

“LA타임즈의 본사 사옥과 인쇄공장 부지 대략 26에이커의 미래 가치에 투자한다.”

“.....?”

“올림픽가와 알라메다가에 주상복합과 쇼핑센터, 호텔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상업용 지구로 재개발한다면 어떻습니까?”


재개발이 돈이 되는 사업이긴 했다.

그것도 3만 평 규모의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라면.

수익성은 두말하면 입 아픈 것이다.


“거기 웨스트센트럴과 가깝지 않나?”


류지호는 솔깃했다.

3만 평 부지가 LA 최대 빈민가 중에 하나인 웨스트센트럴 지역과 인접해서 있어서 개발을 하게 되면 LA로서는 도시재생으로 좋고, 저소득층에게는 일자리가 생기고.

좋은 일이다.

게다가 LA한인타운과도 멀지 않아서 지역 일대가 범죄로부터 조금 더 안전해지는 효과도 있다.


“기존의 편집국장이나 베테랑 기자들이 JHO를 반기겠어요?”


데이빗 브레이텐바크가 동감한다는 듯 말을 받았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 부장급 간부를 모두 끌어내려야 한다는 말까지 돌긴 합니다.”


스탠 크레이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내부적인 갈등이야 일정 부분 타협의 여지가 있을 것 같고... 전통적 가치를 고수하던 기자들은 그들대로 자신의 할 일을 하도록 하고, 디지털 뉴스 분야만 따로 떼서 투자를 확대하면 무리 없이 봉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닐 텐데....”


기자사회는 일반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폐쇄적이면서 보수적이다.

문자와 텍스트에 대한 맹목적인 선민의식도 대단하고.

읽고 듣는 뉴스(레거시 미디어)에서 보는 뉴스(뉴미디어)로 시대가 변화하는 걸 알고 있음에도 인정을 하지 않으려는 고집을 부리고 있다.

그것은 IT기술력의 최선봉에 있는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LA타임즈와 관련해 나를 설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보고서를 작성해서 가져 오세요. 부회장이 직접 나를 설득해야 할 겁니다.”

“물론입니다. 보스!”


한때 LA타임즈는 미국 전역에서 인쇄 발행부수 2위까지 차지했던 유력지였다.

창간 이후로 132년 동안 44개의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서부 지역이 성장하던 2000년대 초반엔 동부의 강호 뉴욕타임스를 발행부수로 누르기도 했다.

지금은 상황이 매우 좋지 못했다.

모그룹인 Tronx Publishing가 작년에 가까스로 파산 위기에서 벗어났을 정도로.

업계에서 시카고 트리뷴 같은 신문사를 매각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금은 수면 아래 가라앉은 모양새다.


“저.. 의장님.”


김우영 비서실장을 따라 미국에 출장 온 의장비서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전용남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할 말 있어요?”

“올해 안에 한국신문의 경영권을 확보할 것 같습니다.”

“파산보호 시작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서울중앙지법 파산2부가 한국신문사에 대한 재산보전처분과 보전관리인 선임을 명령한지 몇 달 되지도 않았다.

한국신문 전·현직 직원 201명이 채권자 자격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따라서 사실상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보통 재산보전처분 신청이 있으면 기존 경영진을 기업회생절차의 법정 관리인으로 선임하지만, 경영진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고 광고주가 빠르게 이탈하고 있어서 재판부로써는 회생절차 개시에 앞서 보전관리인을 먼저 선임했습니다. 그 인사가 저희 그룹의 주거래 은행 출신입니다.”


본래 역사에서는 한국신문사 워크아웃 당시에 주채권은행에서 파견되어 온 인사가 보전관리인으로 임명되었으나, 이번에는 친 가온그룹 인사가 발탁되었다.


“주식 310만 주를 300억 안팎의 금액으로 취득할 예정입니다.”

“방식은요?”

“기존 발행 주식 소각 후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인수방식으로 진행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고. 대략 60%의 지분율을 획득해 경영권을 행사하게 됩니다.”

“그룹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아닐 테고....”

“가온인터내셔널과 대유가온건설 계열의 손자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을 인수할 예정입니다.”


가온그룹 계열에서 한국신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61년 만에 족벌언론의 체제를 깨게 된다.


“사주가 복역 중이던가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기자들 반응은요?”

“매각 될 것이라면 가온 계열에 되는 것이 좋다는 반응이 압도적입니다. 다울재단이 대주주로 있는 YNTV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자들이 모를 수가 없으니까요.”


한국에서 기자 개인이 소송을 당하면 법률비용을 기자 본인이 주로 부담한다.

그런데 YNTV만은 회사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때문에 기자들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있다.

물론 회사의 논조나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 기사와 취재활동에 대해서만 보호한다.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에 노조가 반발하곤 있지만, 임금 삭감 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기에 노조도 일정 부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양보를 받아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편집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생각이죠?”

“한국신문의 논조를 존중할 생각입니다.”

“되도 않는 중도 포지션?”

“....예?”

“언론지형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쪽을 까는 만큼 저쪽도 똑같은 분량만큼 까는 게 한국신문이 말하는 중립성이고 균형감 아닙니까? 기울어진 운동장 자체를 바로 잡을 생각은커녕 그런 현실은 외면하면서.”

“......”

“정의국 대통령 시절에 모 인사의 언론외압성 발언 녹취록을 까지 않고 얼렁뚱땅 넘겼다가 나중에서야 사과문을 냈다지요. 중도라는 것이 백원일보로 대표되는 보수와 겨레신문으로 대표되는 진보지 그 중간에 자리하는 게 아니잖아요. 나쁜 놈과 덜 나쁜 놈을 저울에 무게를 재듯이 똑같은 만큼씩 비판하는 것이 공정이고 중립입니까?”


보수신문 언론인 출신의 전용남은 차마 반박할 수 없었다.

서구권에서는 중도를 표방하는 언론사들조차 사안마다 입장을 분명히 한다.

한쪽의 편을 들었다고 해서 공평하게 반대쪽의 편도 똑같이 드는 것 따위는 있을 수 없다.

정파적으로 한 편의 잘못을 비판했으니, 그 반대편도 똑같이 비판하는 것도 없다.

진보와 보수 양쪽의 중간에서 다 비판하는 것이 중도가 아니다.

잘 한 것과 잘 못한 것을 공정하게 다루는 것이 중도다.

보수가 잘 못한 것을 비판하고 그 만큼의 진보의 잘못을 찾아내 똑같이 비판하는 것이 중도가 아니라.

어떤 정파든 잘못한 것에 대해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또 잘한 것은 그것대로 대중들에게 잘 알리는 것도 중도다.

왜냐하면 정파적 이해가 갈리는 언론사들은 똑같은 사안에 대해 상황에 따라서 목소리를 바꿀 때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의 중도를 표방한 언론사는 기회주의자에 가깝다.

이편도 저편도 아니라는 말은, 언제든 이편이든 저편이든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기에.


“편집권 독립 어쩌구저쩌구 기자들이 주장하기 전에 중도 스탠스라는 것에 대해 논조를 분명히 하라고 하세요. 제발 기계적인 중립으로 반반 까기나 모두까지 같은 기회주의자 같은 스탠스 취하지 말고.”

“....예. 의장님.”


구독자(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소식지에 불과할 뿐.

또한 질문하지 않은 언론은 광고지일 뿐이고.

한국의 중도를 표방하는 언론들이 공정과 객관성을 주장하기 전에 자신들의 목소리부터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류지호는 생각하고 있다.


“미주 한국신문은 그대로 둬요?”

“29%의 한국신문 지분을 미주 신문 오너가 가지고 있는데, 순순히 내놓을 것 같지 않습니다.”

“YNTV처럼 우리사주조합 형태로 직원들이 주식을 매입해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은요?”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황이라 실현성이 낮습니다.”

“구조조정 계획도 마련되어 있겠지요?”

“예. 광고 및 판매국를 제외한 비편집국 통폐합 안을 마련해서 비대화되고 비효율적이었던 부서를 개편할 계획입니다.”


대유가온건설은 국내 아파트 개발에 크게 발을 담그지 않고 있다.

대기업 산하 건설사들이 고급 브랜드 마케팅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을 마구 건설할 때도 아파트 건설보다는 상업오피스 랜드마크 건설이나 해외 사업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새만금간척지개발사업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도 있고.

국내 부동산 개발 PF에 물려 있는 것이 제한적이어서 부동산 경기침체가 와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스페인의 대형 건설사 M&A까지 추진 중일 정도로 해외 사업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기도 하고.

류지호가 이번에는 데이빗 브레이텐바크에게 물었다.


“LA다저스 중계권은 잘 마무리 됐대요?”

“JHO/DirecTV가 20년 간 70억 달러에 중계권을 땄습니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그 방법이 맞는 것 같네요.”


2012 연말에 PARKsTV가 25년 간 70억 달러를 배팅했다.

나쁘지 않은 금액이었다.

문제는 LA다저스와 MLB사무국 사이에 중계권 수익 배분을 놓고 첨예하게 맞선 부분이다.

두 공룡이 대립하면서 얼렁뚱땅 독점 협상 기간이 만료되고 말았다.

PARKsTV는 LA지역에서 클리퍼스, 캘럭시, 스팍스 게임을 독점중계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워너-타임케이블 네트워크는 LA지역의 스포츠 시청률 1위인 레이커스와 재작년에 20년 30억 달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PARKsTV로부터 알짜 중계권 하나를 빼앗은 것이다.

만약 LA다저스 중계권마저 빼앗긴 다면 서부지역 넘버 원 스포츠 채널은 워너-타임 케이블 네트워크에게 내주게 될 상황이다.

아니나 다를까.

워너-타임 케이블 네트워크가 통 크게 배팅했다.

다저스 중계권료에 무려 25년 83억 달러 카드를 들고 나왔다.

반면에 시청률이 가장 높은 일요일 NFL 경기 중계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JHO/DirecTV는 조심스럽게 20년 70억 달러를 제시했다.

그렇게 중계권을 놓고 삼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되었지만, 정작 다저스 팬들은 PARKsTV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유료 서비스인 워너-타임 케이블과 JHO/DirecTV가 반가운 것도 아니었고.

그러던 차에 LA다저스가 자체 방송사인 SportsNetLA를 설립했다.

올해부터 홈경기는 SportsNetLA에서 제작하고 있다.

방송송출은 새롭게 계약하는 방송사가 담당하는 구조가 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LA시민들은 적어도 다저스 홈경기만큼은 무료로 시청할 수가 있었다.

만약 세 개 중에 한 방송사가 중계권을 가지게 된다면, 유료방송에 가입해야만 LA다저스 경기를 볼 수가 있게 된다.

물론 기존 케이블 네트워크나 위성방송 가입자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어디가 되었던 LA다저스 중계권을 가져가게 되면,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시청료를 올릴 것이 기정사실이었다.

다저스 팬이 아닌 일반 LA 주민으로서도 다저스 중계 때문에 케이블 시청료가 오른다면 애꿎은 피해를 보는 꼴이 된다.

LA다저스의 공동구단주 류지호가 중계권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지상파방송 송출 허용과 시청료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 방송사와는 계약이 곤란하다.


결국 PARKsTV와 워너-타임 케이블이 협상에서 떨어져나갔다.

내심 시청료 인상과 재송출료 인상을 계획했다가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JHO/DircTV는 NFL 일요일 독점 중계권으로 이미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고, bSKYb 인수를 통해 EPL 중계까지 하게 된 김에 최고 인기구단 LA다저스의 중계권까지 얻게 되면 시청료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신규 가입자 유입으로 충분히 투자금을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다저스 투타에 한국인 선수가 둘이나 주전에 포함되어 있어서 LA지역뿐만 아니라 남가주 지역 전체의 한국계 주민들의 가입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부디 모두에게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네요.”


연고지 중계권료를 많이 챙기면 당연히 구단으로서는 좋다.

문제는 전국중계를 관장하는 MLB사무국이다.

가난한 구단 지원을 핑계로 부자구단의 분배금을 축소하기 일쑤니까.

매번 중계권 재계약 시기가 오면 인기구단과 사무국이 크게 충돌하곤 한다.

어찌 보면 LA다저스로 보면 5년 간 최대 13억 달러를 잃는 계약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슈퍼리치 의형제는 개의치 않았다.

그 돈 없어도 LA다저스를 풍족하게 굴릴 수 있는 재력이 있었으니까.


“다저 블루가 핏속에 흐르는 이들 모두가 다저스의 경기를 볼 자격이 있어요. 이익에만 매몰되지 말고 서로 양보하면서 옳은 일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예, 보스.”


류지호의 이 말로 인해서 JHO/DirecTV는 재송출 및 2차 중계권에서 무리한 금액을 부를 수가 없게 됐다.

사실 PARKsTV와 워너-타임 케이블 네트워크 경영진은 중계권 획득으로 매해 매출 실적을 쌓길 원했다.

반면에 JHO/DirecTV 경영진은 장부상 실적보다 중계권을 통해 가입자 숫자를 늘릴 수 있길 바랐다.

이로써 JHO/DirecTV는 NFL 일요일 독점 중계권과 LA다저스 중계권 그리고 bSKYb를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위성방송 독점중계권까지 갖추게 됐다.

JHO/DirecTV는 수십 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LA다저스팬들은 시청료 인상 없이 기존 방식대로 홈경기 중계방송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모두에게 나쁘지 않은 결말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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