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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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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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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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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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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tsogang! (5)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보츠와나에 이어 케냐 로케이션 촬영도 물 흐르듯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저예산 영화를 찍다보니까 조금 빡 세긴 하네....”


<Tsogang>의 프로덕션 기간은 10주로 계획되었다.

촬영 회차로는 52회.

최근에는 줄곧 블록버스터 영화작업을 해왔던 류지호다.

여유로운 스케줄로 촬영을 진행해 오다가 간만에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조금 힘든 면이 없지 않았다.


‘배가 불렀어....’


류지호 사단이 워낙에 베테랑들이고.

여러 편에서 손발을 맞춰온 스태프들이라서 날씨 문제 말고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게리 캠프가 툭 하면 투덜거리곤 했다.


“그러게 예산을 좀 더 올리자니까.”

“올렸잖아요.”


예비비를 따로 편성해서 5,000만 달러에 순제작비를 맞췄다.

영국에서 세금지원도 받고, 현물 협찬을 받으면서 제작비를 제법 아낄 수 있었고.

<The Killing Road> 당시의 300만 달러에 비하면 블록버스터라고 해야 할 정도다.


“그 때와 지금이 같아?”

“다를 게 뭐가 있어요. 어차피 슈퍼스타도 나오지 않는데.”

“대신 크루들의 몸값이 몇 배나 뛰었지.”

“난 계약금만 조금 받고 일하고 있습니다만?”

“대신 수익배분을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했잖아.”


류지호는 할리우드 최상급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사실 5,000만 달러짜리 예산 영화를 하면 안 된다.

이런 저런 조건을 다 들어주다 보면 제작사가 가져갈 몫이 터무니없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금처럼 배우들하고 알콩달콩 찍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The Killing Road>를 찍을 때는 전투적으로 영화에 임하다보니, 스케줄이 빡빡하고 여유롭고를 따질 겨를이 없었다.

밥 리차드슨 촬영감독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겉멋 들까봐서라고 했지, 아마?”


류지호도 당시가 떠올랐는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베테랑들에게 휩쓸려서 조심스럽다고, 내가 보기엔 디렉터는 학생 때부터 애송이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

“마이클도 그런 말을 하곤 했죠.”


얼마 전 타계한 마이클 리바 미술감독을 떠올리느라 세 사람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할리우드의 온갖 맛을 다 본 지금은 어떤가?”


게리 캠프가 밥 리차드슨의 말을 정정해 주었다.


“아니지. 디렉터는 맛있는 것만 골라 먹을 수가 있었지.”

“그래서 여러분과 텁텁한 사막의 맛을 보려고 이곳에까지 와 있잖아요. 편식하지 않으려고.”


밥 리차드슨 촬영감독이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A-List 감독임에도 독립영화 감독처럼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 썩 나빠 보이지 않았다.

조금만 ‘떴다’ 싶으면 거들먹거리기 일쑤인 할리우드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이니까.


“그만 투덜거리고, 촬영에 집중하죠.”


인종과 문화를 넘어서는 세레체 카마와 루스 윌리엄스의 사랑은 순수하고 숭고하다.

그런데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이권 문제로, 그리고 세레체 카마를 대신해서 섭정하던 숙부와 왕족들은 전통을 어겼다는 이유로, 보츠와나 국민들은 외국인 그것도 백인이 왕비가 되는 것에 결사반대했다.

영국의회가 세레체 카마의 왕위계승자격 박탈을 막았음에도 영국정부가 무시했듯이.

보츠와나 내부적으로 최종 결정이 부족회의 '고틀라(kgotla)에 맡겨졌다.

1960년대의 아프리카는 낙관주의가 팽배하던 시대였다.

자원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지닌 대륙이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게다가 냉전의 정치논리가 겹쳐지면서 서방의 농업·광업자본이 퍼부어지던 시기였다.

외국에서 공부한 청년 인재들이 구세대 권력자들과 힘을 겨루며 아프리카의 미래를 개척해가던 때이기도 했고.

사실 유학파라고 해서 모두 올바르지는 않았다.

유학파 다수가 권력에 취해 국가의 운명을 어지럽힌 것도 또한 사실이었으니까.

보츠와나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사정이 조금 달랐다.

국제자본의 입장에서 보츠와나는 하등 쓸모가 없는 나라였다.

바다도 없고, 이렇다 할 광물자원도 없고, 플랜테이션 농업도 불가능했으니까.

보수 반공국가 남아공이 이웃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서방세계에서 보기에 소련에 대항하는 지정학적 가치도 전무하다시피 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했다지만, 국토는 길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황무지일 뿐.

자립할 여건이 사실상 없다고 봐야했다.

실제로 길이란 것이 없었다.

온 나라에 포장된 도로가 고작 12km였을 정도이니 말 다한 것이다.

최대 수출품이라고는 육류(소고기)가 다였다.

1인당 국민소득은 약 60달러.

병원도 거의 없었고, 중등학교도 달랑 한 곳에 불과했다.

참담한 얘기지만, 결과적으로 그 초라함이 보츠와나의 행운이었다.

제국주의 물결에서 한 발 비켜나갈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보츠와나 북부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었다.

대부분의 저개발국가는 자원 때문에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원의 저주’에 빠졌다.

반면에 보츠와나는 다이아몬드 가지고도 감당이 되지 않았다.

국토는 넓은데 대부분이 황무지이고, 인구는 턱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왕위계승자가 민주공화정의 기틀을 닦고, 이후 대통령들도 자신의 치부보다 국가 발전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남아프리카에서도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최상위권 국가가 되었다.

<Tsogang>은 영국의회의 흑백결혼에 관한 심사와 베추아날란드의 부족회의 장면을 노골적으로 비슷하게 묘사한다.

당시 공화정의 최선봉이 영국의회였다.

그들의 치열한 논쟁만큼 베추아날란드의 전통적인 부족협의회 모습도 매우 공들여 묘사했다.

고틀라의 연단에서 절규하는 세레체 카마의 모습을 묘사하며 류지호는 한국의 어떤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렸다.


- 제 장인은 좌익 활동을 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이런 아내를 제가 버려야 합니까? 그렇게 하면 대통령 자격이 있고, 그 아내를 그대로 사랑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인종차별이든지.

이념적 갈등이든.

한 나라는 이를 극복해냈다.

다른 한 나라는 여전히 갈등 중이다.


‘더 발전하고 미래로 더 빨리 나아갈 수 있음에도 늘 제자리걸음하는 것이 애석할 뿐...’


국민들의 결정에 운명을 맡겨야 하는 세레체 카마는 자신이 얼마나 자신의 민족과 아내를 사랑하는지, 아내의 피부색이 왜 문제가 안 되는 지에 대해서 피를 토하듯 쏟아낸다.


[아내에게 죄가 있다면 나와 사랑에 빠진 것뿐입니다! 나의 죄는 그녀를 사랑한 겁니다. 나는 아내를 버리고 왕이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께 나의 뜻을 강요할 순 없지만 진짜 싸워야할 대상은 흑백의 피부색이 아닙니다. 바로 자유를 억압하는 자들이라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아프리카의 모두는 피부색에 상관없이 평등과 정의실현을 위해 싸워야 합니다. 나는 여러분을 섬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나는 국민을 사랑합니다. 이 땅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내 아내 역시 사랑합니다! 여러분 결정을 존중하겠습니다. 부디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호소드립니다.]


엑스트라로 고용된 수 백 명의 아프리카 배우들과 세로웨 주민들이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할리우드에서 온 스태프들은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지만.

보츠와나 국민들에게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명연설 중에 하나다.


짝짝짝.


어느 순간부터 <Tsogang> 스태프들도 박수에 동참했다.

아프리카 로케이션이 모두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남은 것들은 영국으로 돌아가 Leavesden Studios에서 찍어야하는 실내장면 뿐.


“고생들 많았어요.”

“<Christmas Cargo>보다 쉬웠어요, 캡틴!”

“나는 더운 것보다 추운 것이 백배 천배 나은 것 같아.”


시스템이 갖춰지면, 세계 어딜 가서 촬영해도 크게 어렵지 않다.

물론 제작비도 넉넉해야 하고.

류지호 사단이 참여하는 영화는 특히나 로케이션 복지가 좋은 편이다.


‘내가 왜 돈을 벌었는데....’


영화를 좀 더 편하고 쉽게 찍기 위해서다.

세계 어디에서나 영화를 원활하게 제작하기 위해서 미국과 한국의 그룹을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류지호는 제작 인프라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그 진가가 <Christmas Cargo>에 이어서 <Tsogang>의 아프리카 로케이션에서도 발휘되었다.


✻ ✻ ✻


대표적인 할리우드 영화의 특징 하나가 ‘소영웅주의‘다.

휴먼드라마 그리고 실존인물의 전기영화에서조차 할리우드는 영웅주의를 담는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서구권이 재건에 힘을 기울이던 1940~1960년대.

거짓말 같은 사랑을 이루고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싸워 이긴, 이타적적인 지도자가 아프리카 대륙에 등장했다.

바로 세레체 카마다.

그의 비현실적이고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는 미국식 전기영화로 풀기에 아주 좋은 소재다.

그러나 주인공의 인종이 진입문턱이었다.

만약 백인이었다면 진작 영화가 만들어졌어도 여러 편 제작되었을 터.

인종적 문제로 인해서 좋은 이야기임에도 관심을 기울인 메이저 스튜디오가 없었다.

<Tsogang>은 영국의 제작 인프라와 미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할리우드표 영화다.

만약 할리우드적인 스토리텔링이었다면, 두 사람의 사랑이 성숙해질수록 세레체 카마 개인의 성품과 의지가 더욱 빛이 나도록 묘사하고, 더 나아가 베추아날란드의 독립과 민주주의 정착, 경제 성장의 공도 그에게 모두 돌리며 영웅으로 만들었을 터.

보츠와나의 현대 역사에서 복잡한 정치문제나 세계 역사와 동떨어진, 한 인물의 동화 같은 굳은 의지와 사랑이 역사의 흐름을 바꾼 영웅적인 행보 또는 한 편의 따스한 동화 같은 영화로 묘사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내 영화를 보츠와나 국민들이 싫어할 수도 있겠는 걸....’


류지호의 영화 속에서 세레체 카마는 끊임없이 고난에 처한다.

그 속에서 강철 같은 의지와 당당한 태도로 극복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무기력하며, 때론 좌절한다.

완전히 무너져서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세레체 카마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비겁한 모습까지도 여과 없이 묘사한다.

류지호는 관객들이 로맨스에 감정을 이입하도록 내버려둘 생각이 없었다.

차라리 연민을 보내길 바랐다.

따라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휴먼드라마로 방향을 잡았다.


고난→극복→성장.


전형적인 플롯을 따랐다.

루스 윌리엄스 역시 온갖 고난에 처한다.

자신의 사랑을 지지해주는 것은 오로지 여동생 뿐.

직장에서도 따돌림 당하고, 이웃으로부터 협박을 당한다.

심지어 영국 정치권으로도 압박을 받는다.

비밀 결혼식을 올린 이후부터는 그 압력의 강도가 더욱 거세진다.

영국정부는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여론을 주도해 두 사람을 고립시킨다.


[미천한 보험회사 사무원이 보츠와나 왕비로 가당키나 한가?]


영국언론과 남아프리카 주재 영국인들이 베추아날란드 현지의 국민들을 선동한다.

영국의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시도 때도 없이 두 사람에게 위협을 가한다.

테러까지 당한다.

영국정부는 섭정 중인 삼촌과 세레체 카마 사이에서 이간질을 책동한다.


[남아프리카 총리가 베추아날란드의 국경을 막아버릴 법안을 준비 중이랍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영국정부에 강한 외교적 압박을 펴는 동시에.

베추아날란드의 수·출입길을 막아버린다.

보호를 해줘야 할 영국정부는 베추아날란드 내에 여론전을 전개해 세레체 카마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준다.


- 영국정부도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


그 같은 뉘앙스는 영화에서 전혀 풍기지 않는다.

류지호는 영국의 정치·외교적 상황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

영국 정치권 입장에서 당시의 판단이 합리적이었을 수도 있다.

국익이라는 명분에서는.

그럼에도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었던 것도 맞고.

결국 부족회의에서 세레체 카마의 결혼은 인정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문제가 술술 풀리진 않는다.

두 사람의 결혼을 인정해 주겠다며 영국정부가 세레체 카마를 영국으로 불러들인다.


[제3국의 대사로 몇 년 나가있으면 어떻겠소?]

[내가 통치해야 할 나라가 있는데 왜 영연방의 다른 나라의 대사로 간단 말입니까?]


영국정부는 회유가 통하지 않자, 아예 베추아날란드에서 추방시키도록 공작을 펼친다.

그 때문에 부부가 영국과 베추아날란드로 각각 떨어져 지내게 된다.

베추아날란드 최고의사결정 기구가 인정하고, 베추아날란드 국민들도 결정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심지어 영국의회조차 세레체 카마의 왕위계승을 인정했다.

헌데 영국정부는 마음대로 한 국가의 왕위계승자를 추방시켜버린다.

영국의 정치 놀음에 놀아난 부부는 꽤나 긴 시간 생이별을 겪게 된다.

영국인 다수가 존경하는 윈스턴 처칠도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등장하는데.

이 사안에 대해 나쁜 결정을 내렸던 것에 대해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윈스턴 처칠은 집권당이 되기 전에는 카마 부부의 결합을 인정했다.

미국을 의식해서 인종화합을 부르짖었다.

선거를 앞두고는 카마부부 문제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는데.


[기독교적으로 보았을 때 결혼은 남편과 아내의 신성한 결합입니다. 왜 노동당 정부는 아프리카의 죄 없는 부부를 생이별 시켰습니까? 나와 보수당은 세레체 카마의 추방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고 적극적으로 재심의 할 것을 분명히 합니다. 만약 나와 보수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카마 왕의 추방과 아프리카 문제를 전면 재검토 할 것입니다.]


미국의 흑인인권단체가 카마 추방 사안에 대해 UN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정부 역시 세레체 카마를 지지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영국의 노동당 정부는 사면초가에 빠지게 되면서 총선에서 윈스턴 처칠의 보수당에게 패하고 말았다.

그런 영국의 정치적 격랑 속에서 세레체 카마는 점차 한 명의 정치인이자 지도자로서 성장했다.

그러나 자신의 편인 줄로만 알았던 윈스턴 처칠이 배신하고 말았다.

집권 전에는 세레체 카마를 베추아날란드로 돌아가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재집권을 한 후에는 그 약속을 뒤집었다.

심지어 영구추방까지 했다.


[처칠은 대영제국을 나치로부터 구한 위대한 정치인이지만, 지금처럼 식민지를 탄압하고 인종차별을 옹호한다면 결국 그의 재임기간에 대영제국이 쇠락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세레체 카마가 하는 말은 아니었다.

영화 속에서는 영국의 젊은 의원이 의회에서 그와 같은 발언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영국의회 기록에 실제 그 같은 발언이 남아있진 않았다.

영화적으로 자기반성과 성찰의 일면으로 넣은 대사다.

모든 영국인이 나쁘다고 매도할 순 없으니까.

딴에는 빠져나갈 구석을 만들어 놓기 위한 장치다.

적극적으로 돕는 영국의 젊은 정치인에게 세레체 카마가 묻는다.


[당신은 영국인입니다. 득 될 것이 하나 없는 일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아프리카 사람인 나를 돕는 겁니까?]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한다.


[불확실한 시대에 정부가 정의를 잃게 되면 반기를 드는 국민이 나오는 법입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당신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영국을 위한 일이란 식으로 들릴 수도 있다.

류지호가 영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질문이기도 하고.

영국인들은 옳은 결정을 해야 할 시점을 마주하고 있다.

바로 ‘브렉시트‘ 이슈다.

이 시기의 영국은 정치인과 일부 지식인들의 선동에 놀아나서 ‘EU탈퇴’를 놓고 편이 갈리고 있다.

<Tsogang>은 츠와나어로 ‘깨어나라’란 뜻이다.

국제자본에 신음하고 있는 아프리카가 깨어나길 바라며, 국익이 아닌 정치적 논리와 The NEWS 같은 언론권력의 선동에 휘둘리는 영국시민이 깨어나길 바라며, 세계 곳곳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깨어나길 바란다는 의미를 제목에 담았다.

한편으로는 국제영화제를 노리고 붙인 제목이기도 하고.

따라서 이 영화의 장르는 세기의 로맨스를 동화처럼 그린 멜로나 휴먼드라마가 아니다.

사회파드라마다.

현재 영국과 EU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과거의 실화를 끄집어내서 그 안에서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단순 멜로영화였다면 밥 리차드슨 촬영감독이 합류하지도 않았고.

류지호는 촬영 내내 깐깐하게 간섭하지 않았다.

배우들이 화면 안에서 연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판만 깔아주었다.

연기가 연극적으로 보일 수 있을 때만 나섰다.

한편으로 아프리카 현지 배우들의 생동감 있는 연기가 빛을 발하길 기대했다.

비록 조금은 서툴더라도.


“시간 참 빨리도 간다.”


마지막 촬영을 마친 후 철수를 준비하는 게리 캠프는 후련한 표정이었다.

밥 리차드슨은 다소 섭섭한 모양이다.


“오랜만에 시간이 빨리 간다는 생각을 다 해보게 되는 군.”


류지호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시간에 쫒긴 다고 생각하면 빨리 가더라고요. 특히 영화 촬영할 때는.”

“디렉터는 영화가 완성될 때까지 런던에 머물 거야?”

“고향에서 연말연시를 보내고, 1월에 가족과 함께 LA로 돌아갈 것 같네요.”


게리 캠프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류지호를 불렀다.


“이보게, 디렉터?”

“예?”

“딕스인가 여기 리차드슨씨 인가?”


다음 아카데미 촬영상 후보와 수상자에 대한 예상을 묻는 것이다.


“두 분이 양보를 해주면 안 될까요?”


밥 리차드슨이 웃으며 되물었다.


“내가 양보한다고 되는 문제였던가?”

“......”

“암튼 올해 촬영상 부문도 재밌겠네요.”


일반 관객들이 로저 A 딕스(007 스카이폴)니, 밥 리차드슨(장고), 셰이 맥가비(안나 카레리나), 야눈 카민스키(링컨) 같은 베테랑 촬영감독들을 모두 꿰고 있기 쉽지 않다.

스스로 시네필이라고 자부하는 이들조차도.

가령 야눈 카민스키 촬영감독은 1993년 <쉰들러 리스트>를 시작으로 스티븐 아들러의 영화를 전부 책임지고 있다는 것은 기자나 비평가들이나 꿰고 있을까.

셰이 맥가비 정도가 아직 A리스트에 들 정도 클래스가 아닐 뿐, 올해 촬영상 후보로 선정될 이들의 경력은 하늘 위의 하늘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올해도 시상자로 초청받을 것 같아?”

“그런 이야기는 없던데요? 대신 거버너스 어워즈에서 시상자 부탁을 받았었어요. 촬영 때문에 거절할 수밖에 없었지만.”


매년 11월 중순이면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수여하는 거버너스 어워즈(Governors Awards)가 열린다.

아카데미 명예상, 진 허숄트 인도주의 상, 어빙 G 탈버그 기념상 등.

미국 영화산업에 큰 공헌을 한 이들에게 수여하는 특별상이다.

류지호는 올해 인도주의상 시상자로 초대받았다.

사실 나이가 어려서(?) 그렇지, 이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다고 해도 누구 하나 토를 달수가 없는 이가 류지호다.

시상자가 아니라 수상자로도 손색이 없다는 말이다.


“올해는 아카데미보다 훨씬 재밌는 시상식에서 초대를 받았어요.”

“어디?”

“Razzie요.”

“뭐라고?”


밥 리차드슨이 폭소를 터트렸다.


푸하하하!


라씨(Razzie)는 매해 최악의 영화에 상을 수여하는 골든 래즈베리상(Golden Raspberry Awards)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설마? 아니지?”


게리 캠프가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류지호의 대답을 종용했다.


“글쎄요.”

“가지 말게. 뭐 하러 너드들 노는 곳에 가려고 해?”


현재로서는 참석여부를 알 수 없다.

다만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참석을 고려하고 있긴 하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앞으로 영원히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 초대를 받지 못할 것 같아서.

두 번째 삶에서 찍은 모든 영화들에 대해 류지호는 당당했다.

어떤 비판과 비난 혹은 조롱까지도 웃으며 받아넘길 자신이 있었다.

이제는 할리우드 영화의 중요한 이벤트로 자리 잡은 골든라즈베리.

가지 못 할 이유가 없다.

그것이 미스터 할리우드이기에 부릴 수 있는 여유이기도 하고.


✻ ✻ ✻


3개월의 <Tsogang> 프로덕션.

마침내 영국의 Leavesden Studios에서 촬영이 마무리됐다.

자축하는 의미에서 크랭크업 파티가 성대하게 열렸다.

제작팀 외에도 JHO와 WaW의 영국 자회사 및 지사 관계자들도 많이 참석해서 촬영을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해 주었다.


“Rehman 사태 이후로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브랜드 엔터테인먼트에만 몰두하는 것 같습니다.”

JHO/Working Title의 런던 본사를 책임지고 있는 에릭 팰너스가 창의성에 관해 대화를 나누던 중에 최근의 할리우드 경향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영화 제목만 보면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는 영화들만 주로 만들어집니다. <아이언맨>,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들을 보세요.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시도해 보자고 말 하면 모두가 ‘그건 너무 위험해‘라고 만류합니다. 그 같은 공포나 두려움이 영화업계의 창의성을 죽이고 있습니다.”


모회사를 비판하는 말이다.

특히 류지호가 기획·제작한 영화도 싸잡아서 비판했다.

그럼에도 누구도 류지호의 기분을 신경 쓰지 않았다.

할 말은 한다.

특히나 창의력이나 혁신에 관해서는 모두의 의견은 평등하다.

그런 것이 ParaMax의 사내 문화다.


“그건 그렇고....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한국공연은 이대로 완전히 끝나는 겁니까?”


영국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엘튼 존스가 작곡한 음악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2005년 3월에 런던 웨스트앤드에서 초연된 이후로 뉴욕 브로드웨이, 시카고, 호주 시드니 등을 거쳐 2010년 8월 대한민국에서도 막을 올렸다.

2011년 2월 말에 한국 공연이 종료했는데, 작년 빌리 역할을 뽑는 비공개 오디션이 진행된 후로 감감무소식이다.


“한국에서 새로운 공연이 준비되지 않는 걸로 압니다.”

“안타깝군요. 한국에서 꽤나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젠가 다시 아시아 투어가 재개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일본 공연도 잡혔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취소되었다.

그 이 후로 기약이 없다.


“에릭, 혹시 한국에 라이선스를 다시 팔 의향은 있어요?”

“물론입니다.”


새만금에 들어서는 호텔·리조트 한 곳에서 장기공연을 해도 좋을 것 같았다.

류지호는 CA미디어에 ‘빌리 엘리어트 더 뮤지컬’ 판권을 구입하도록 권유하기로 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뮤지컬화는 잘 진행되고 있고요?”

“쉽지 않습니다.”


인기 IP를 가지고 다양한 매체로 확장을 시도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TV시리즈는?”

“아직까진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5년간 입장 수입은 대략 5억 달러다.

1,800만 달러가 투자된 뉴욕 공연의 경우 2008년 경제위기 속에서도 14개월 만에 투자비를 모두 회수했다.

현재는 공연수익이 고스란히 이익으로 돌아오고 있다.

<캣츠>나 <오페라의 유령>처럼 일단 작품성을 인정받으면, 20년 이상 장기 공연되는 뮤지컬의 특성을 감안할 때 <빌리 엘리어트>는 충분히 장기·고수익 상품에 해당된다.

그에 자극을 받아 <브리짓 존슨의 일기>를 두 번째로 뮤지컬화 하려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쉽지 않은 모양이다.

사실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화도 기획부터 초연까지 3년 이상 걸렸다.

하루아침에 뚝딱 완성도 있는 뮤지컬이 만들어질 리가 없다.

TV시리즈로도 기획되었는데, 아직까진 영화 사업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한해 고작 4~5편을 제작·배급하면서도 할리우드 영화와 당당하게 경쟁해 세계시장에서 종종 대박을 터뜨리는 거의 유일한 비(非) 할리우드 영화사가 바로 JHO/Working Title이다.

JHO Company 계열의 ParaMax 자회사이지만, 제작비 3,500만 달러 이하의 작품에 대해서는 '작품 제작에 일절 관여하지 마라'는 조건이 지켜지는 등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다.

1992년 설립 이후로 이 시기까지 총 90여 편의 영화 및 드라마를 제작해 45억 달러를 벌어들인 알짜 중에 알짜 영화 영화사다.


“오랜만에 JHO가 톱10을 휩쓸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하하.”


트라이-스텔라 영국 지사장이 새어나오는 웃음을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작년 한 해 JHO의 영화사업은 화려한 성적을 자랑했다.

오랜만에 박스오피스 줄 세우기를 실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2012년 최종 월드와이드박스오피스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 <어벤져스> 15억 달러 - 트라이-스텔라 투자·배급.

2위 : <007 스카이폴> 11억 달러 - MSM 투자·제작·배급.

3위 : <다크 나이트 라이즈> 10억 달러 - 워너-타임 투자·배급.

4위 : <호빗 : 뜻밖의 여정> 10억 달러 - 트라이-스텔라 투자·배급.

5위 : <아이스 에이지4 : 대륙 이동설> 8.9억 달러 - 트라이-스텔라 투자·배급.

6위 : <브레이킹 던 part2> 8.3억 달러 - MSM 투자·제작·배급.

7위 : <워크래프트 : 리치킹> 7.6억 달러 - 트라이-스텔라 투자·배급.

8위 : <마다가스카3 : 이번엔 서커스다!> 7.5억 달러 - DreamFactory 투자·제작·배급.

9위 : <헝거게임 : 판헴의 불꽃> 7억 달러 - ParaMax 투자·제작·배급.

10위 : <맨인 블랙3> 6.2억 달러 - 트라이-스텔라 투자·배급.


50위권 안에도 JHO Company 계열 영화들이 수두룩했다.

따지고 보면 에릭 팰너스의 비판이 타당한 면이 없지 않았다.

탑10 안에 오리지널 영화가 단 한편도 없으니까.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그런데 JHO Company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영화 <아르고>도 제작하고, <레미제라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장고 : 분노의 추적자>, <제로 다크 시티> 등의 작품성 있는 영화도 투자했기 때문에.

한편으로 <피라냐 3D> 같은 얼토당토 않는 영화도 제작했고.

트라이-스텔라 런던 지사장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저는 과거의 트라이스타가 어떠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오직 밝은 미래에 대한 확신만 있을 뿐입니다.”


문제없습니다.

나를 믿으세요.

겸손하라고 충고할 수도 없고.

모두가 자신감에 차 있는데 오너가 찬물을 부을 수도 없는 노릇.

암튼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는 단일 스튜디오로서 오랜만에 북미박스오피스 점유율 30%를 넘겼다.

복합미디어 그룹 JHO Company 계열을 모두 포함할 경우 45%를 훌쩍 넘기는 어마어마한 성과다.

1950년대 이후의 빅6 체계 할리우드에서 어떤 스튜디오도 기록하지 못한 점유율이다.

JHO Company는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이어 세 번째로 점유율 40%를 넘기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영화산업 관련 각종 최고·최다 기록을 다 가지고 있어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게리 캠프가 슬쩍 귀띔했다.


“디렉터, 비즈니스는 따로 사무실에서 해결 하도록 해. 다들 자네와 대화를 나누길 기다리고 있다고.”


그렇지 않아도 파티 시작부터 줄곧 <Tsogang>에 참여한 배우들이 류지호 쪽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말을 걸어볼 타이밍을 보고 있었던 것.


“일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합시다.”


류지호는 JHO Company의 관계자에게서 벗어나 배우와 스태프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Tsogang>에 출연한 배우들 중에는 할리우드 A리스트 배우가 없다.

언제 다시 자신을 불러 줄지 알 수 없다는 불안함이 있었다.

배우들로서는 류지호와 헤어지기 전까지 자신을 어필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이들의 바람을 충분히 들어주었다.


“다음 작품에서 볼 수 있으면 또 함께 잘 해봅시다.”

“불러만 주세요. 난 언제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영화 일을 관둔다면 모를까.

언제고 영화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있다.

류지호는 이제 겨우 12편(?)을 끝냈을 뿐이다.

앞으로도 많은 영화들이 그와 배우들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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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88 도뮤
    작성일
    24.07.30 09:58
    No. 1

    행복한 하루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용갈장군
    작성일
    24.07.30 10:40
    No. 2

    덕분에 "보츠와나"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4.07.31 07:59
    No. 3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4.08.07 06:00
    No. 4

    윈스턴 처칠은 인종주의자에 학살자
    였습니다.젊은 시절 장교로 보어전쟁 에
    참전 민간인 학살도 저지른
    인종차별주의지 잎니다.
    2차 세계 대전 때도 잘못된 전술로
    영연방 참전국가의 젊은 군인들의
    씨를 말려 버리는 미친x 잎니다.
    덕분에 명연방 국가가 연방 에서
    탈퇴하게 만든 일등 공신 이죠.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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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9 믿어 좀! 의심하지 말고. (3) +10 24.08.30 1,045 70 27쪽
948 믿어 좀! 의심하지 말고. (2) +8 24.08.29 1,026 72 26쪽
947 믿어 좀! 의심하지 말고. (1) +3 24.08.28 1,057 72 21쪽
946 Brood War. (8) +3 24.08.27 1,006 62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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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4 Brood War. (6) +5 24.08.24 1,027 67 25쪽
943 Brood War. (5) +4 24.08.23 1,055 64 23쪽
942 Brood War. (4) +6 24.08.22 1,027 65 24쪽
941 Brood War. (3) +2 24.08.21 1,073 70 24쪽
940 Brood War. (2) +4 24.08.20 1,089 66 27쪽
939 Brood War. (1) +6 24.08.19 1,155 70 26쪽
938 다스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다스림. +2 24.08.17 1,151 72 25쪽
937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3 24.08.16 1,179 78 27쪽
936 자넨... 정말 미스터 할리우드가 맞는 것 같아. +6 24.08.15 1,179 76 23쪽
935 모두에게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 +5 24.08.14 1,161 72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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