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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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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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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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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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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tsogang! (4)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디렉터, 조금만 더 촬영속도를 올려주면 안 될까?”


아프리카 로케이션을 떠나기 전까지 영국에서 야외촬영을 모두 마쳐야만 했다.

이전 영화들과 달리 유난히 느긋한 류지호다.

그 같은 모습에 프로듀서 게리 캠프의 속만 타들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류지호는 자신의 촬영 페이스를 바꿀 생각이 없었다.

구 영국 왕립 해군사관학교(Old Royal Naval College).

영국 국회의사당(Houses of Parliament).

성 메리 대성당(St. Mary's Church).

영국 영화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서 런던 촬영은 무리가 없었다.


‘브렉시트 이슈로 반은 기대를 접었구만....’


영국이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것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류지호의 영국투자가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고.

암튼 영국 로케이션에서 대량의 스모그 머신과 햇빛을 차단하는 촬영방식이 주로 동원되었다.

스모그의 도시 런던을 표현함과 동시에 저무는 제국주의를 암시한다.

때론 음산하고, 때론 쓸쓸한 거리 풍경.

한창 로맨스가 불타오르는 연인과 대비되는 효과도 있고.


- 감각적이면서도 강렬하고 때로는 섬세하며 나아가 회화적이기까지 한 연출.


유럽권의 영화비평가들이 류지호라는 영화감독의 스타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뭉뚱그려 ‘비주얼리스트‘라고 간략하게 평가하는 경우도 많고.

특히나 <군계>부터 <Frank Castle>, <Christmas Cargo>까지 최근 영화들이 주로 그런 편이다.

그런데 <tsogang>은 류지호의 초창기 스타일로 회귀한 것 같은 느낌이다.

때마침 밥 리차드슨 촬영감독이 류지호의 영화에 복귀하기도 했고.

영화 초반의 영국 에피소드들에서는 류지호 스타일이 여실히 드러난다.

꽉꽉 채워놓은 노골적인 미학적인 미장센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좌우로 넓은 70mm 화면비에서 각 인물별 얼굴 클로즈업을 철저하게 구분했다.

누구는 이마를 많이 자르고 턱까지 잡힐 수 있게 화면을 구성한다던가.

또 다른 누구는 눈동자를 좀 더 강조하기 위해 턱을 좀 더 자르는 식이다.

얼굴 클로즈업이 다 같은 것 같지만.

눈을 강조하는 구도와 입매를 좀 더 강조하는 구도가 쓰임새가 다르다.

보통 눈을 강조하면 등장인물의 내면을, 입매까지 함께 보여주며 표정을 강조할 때는 기분 같은 구체적은 감정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좌우가 긴 70mm 화면비를 활용해서 주인공을 화면 구석에 몰아두는 식으로 배치한다던가, 오버숄더쇼트(Over the Shoulder Shot)를 찍을 때도 일부러 세레체 카마와 루스 윌리엄스를 상대방보다 더 적게 담는 구도를 활용했는데, 그들이 영국에서 물리적·심리적 압박을 받으며 고립되어 간다는 것을 미장센으로 표혀하는 것이다.

그 같은 화면 구성이 베추아날란드로 넘어가면서 확 변화하게 된다.


- Out of Africa always something.


아프리카로부터는 항상 무언가 새로운 것이 생겨난다는 뜻으로 로마시대 작가 플리니우스의 글이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타이틀이 그 글귀에서 따왔다고 한다.

드넓고, 더없이 비옥하며, 풍요롭지만.

가장 소외된 원시(순수) 그대로의 모습으로 각인 된 곳.

바로 아프리카에 대한 보편적인 선입견이다.


“너무 비우는 것에 집착하는 것 아냐?”


밥 리차드슨의 불만에 류지호가 웃으며 대꾸했다.


“공허와 여백은 한 끗 차이죠. 그래서 어렵고.”


의도를 담으려고 하니 어려운 것이다.

무의식의 영역으로 남겨두면, 영화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로 인해 저절로 의미가 부여될 수도 있다.


“자네는 집요하게 계획적이고, 완벽주의자잖아.”

“그래서 필름을 고집한 것이고 70mm를 선택한 거죠.”


아직까지는 필름 특유의 질감을 디지털이 흉내조차 내지 못한다.

당시의 베추아날란드는 몹시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나라였다.

오죽하면 저 탐욕스러운 영국이 식민지로 삼아 약탈을 하지 않고 방치했을까.

그렇기에 원시적인 분위기가 상당히 남아 있던 나라였다.

따라서 화려한 풍경으로 화면을 꽉꽉 채우면 안 된다.

사실성에 위배가 되기 때문에.

그렇기에 세레체 카마의 투쟁의 스토리를 영화적으로 잘 채워 넣어야 했다.

영화 <tsogang>의 초반부는 세레체 카마와 루스 윌리엄스의 사랑 이야기가 주로 묘사된다.

세레체 카마가 26살이 되던 해인 1947년.

영국 런던의 한 선교회 댄스파티에 세레체 카마가 친구들과 참석한다.

그곳에서 두 살 아래 영국 여인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운명의 여인 루스 윌리엄스라는 보험회사 직원이다.

보츠와나 역사상 최초의 백인 영부인이 되는 여인이다.

그녀는 영국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영국군으로 세계대전에도 참전한 경험이 있다.

당연히 보수적인 사람이다.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는.


[하루만 지나도 저들은 영국의 통치를 그리워하게 될 거야. 내 장담하지.]


라고 말할 정도로.

당시 영국에서는 흑인에 대한 차별이 당연한 분위기였다.

백인우월주의에 사로잡힌 많은 영국인들은 흑인들을 철저히 무시했다.

당연히 흑인과 백인의 결혼을 암묵적으로 금지됐다.

그것은 일국의 왕자인 세레체 카마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순 없었다.

루스 윌리엄스는 영국의 유명 보험사에서 타이핑을 치는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평범한 여성일 뿐.

살면서 영국의 외교문제와 엮일 일이 없었다.

세레체 카마라는 운명의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루스 윌리엄스는 그 시대 평균적인 여성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피부색은 매우 진했지만, 왕족으로써 품위와 지성을 갖춘 세레체 카마의 매력에 빠져든다.

사실 영국에서 유학을 할 시절만 해도 세레체 카마는 정치에 관심이 크게 없었다.

다만 왕위계승자로써 영국식 법치에 관심이 많았을 뿐.

그 외에는 재즈음악에 심취해 있었다.

인종차별 문제, 영국의 보호령인 조국의 처지.

솔직히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조국 베추아날란드는 국가의 존속을 위해 스스로 영국의 보호를 자처했다.

왕가에서는 왕위계승자가 훌륭한 지도자가 되길 기대하며 세레체 카마를 옥스퍼드대학으로 유학을 보냈다.

재즈음악에 심취하고 백인여성과 염문을 뿌릴 것이라곤, 조국의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다.

선교회 파티에서 눈이 맞은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예견된 대로 둘의 사랑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다.

인종차별이 만연한 시절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축복받을 수 없었다.

세레체 카마는 베추아날란드의 통치권을 계승해야 하고.

왕족으로써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짊어져야 할 사명이 있었다.

그의 청혼 소식은 영국은 물론 아프리카를 뒤흔든다.

제아무리 왕족이라고 하더라도 흑인 남성이 백인 여성과 결혼하는 것은 당시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일.

루스 윌리엄스도 마찬가지다.

흑인 왕자와 백인 보통여성의 결혼은 신데렐라의 스토리조차 될 수 없었다.

금기를 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그녀의 가족들은 두 사람이 연결되는 것에 반대했다.

특히 군인 출신인 아버지의 반대가 극심했다.

한 나라의 왕족이기 때문에 세레체 카마는 영국 상류층에서 겉으로는 존중을 받았다.

그런데 청혼 사실이 알려진 이후로 영국의 상류층에서도 노골적으로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백인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도 하고.

영국 정부에서도 암암리에 두 사람의 관계를 예의주시한다.

영국 사회의 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두 사람은 1년 간 연애를 이어간다.

그 과정에서 이러저런 물리적 위협에 시달리기도 한다.

세레체 카마는 베추아날란드 바망와토 부족의 왕위계승자로써 유학을 마친 후 귀국 해 같은 부족의 여성과 결혼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것이 부족의 법도였고 전통이기에.

그러나 정면으로 거부한다.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코 루스 윌리엄스와 결혼식을 올린다.

지인들만 초대해서 비밀리에.


[빅토리아 여왕에게 보호령을 요청한 게 바로 나의 할아버지였어요. 왕이셨죠. 20년을 넘게 삼촌이 섭정을 하면서 나를 준비시켰어요. 유학을 마치면 고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나는 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대로 혼자 고국으로 돌아가 당신을 볼 수 없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의 결혼은 큰 파문을 일으킨다.

세레체 카마를 대신해 섭정을 하고 있던 삼촌은 전통을 무시한 조카의 행동에 크게 실망한다.

결국 삼촌은 영국정부와 합세해 세레체 카마를 왕위에서 축출하려 한다.


[네겐 두 가시 선택지가 있다. 백인 부인을 단념하거나 부족 땅을 포기하고 고국을 떠나 살 거나.]


베추아날란드 내부적으로 심각한 갈등을 초래하는 가운데.

여러 국가가 외교적으로도 곤란해진다.

때마침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도입하려던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영국의 외교적 압박을 불러온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총리가 두 사람의 결혼을 맹비난하면서 영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한다.


[구역질난다! 영국이 둘의 결혼을 용인할 경우 영연방의 와해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영국정부는 공식적으로 두 사람의 결혼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고 했다.

남아공의 문제제기와 인도 문제까지 겹치면서 개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첫 번째 조치가 고위급 정치인을 동원해 영국시민인 루스 윌리엄스를 압박하는 일이다.


[아프리카에 건설된 대영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 겁니까!]


외교부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딸의 결혼을 단념시키도록 다그친다.

한편 국내적으로 섭정 중인 삼촌은 끝내 두 사람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나라가 반으로 갈라질 위기에까지 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레체 카마는 결혼을 무르지 않는다.

결국 영국과 베추아날란드 두 나라 모두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 ✻ ✻


어느덧 10월 중순이다.

<Tsogang> 촬영팀이 1차 영국 촬영을 마무리했다.

곧장 아프리카 로케이션을 위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로 날아갔다.

숙소는 당연히 가온호텔이 몇 달 전 인수합병한 Protea Hospitality 계열의 호텔로 잡았다.


“이 호텔도 디렉터의 소유라고?”

“정확하게는 내가 소유한 한국 기업의 자회사죠.”

“전 세계 모든 곳에 잠자리를 마련해 둘 기세야.”

“남미와 동유럽에는 아직 편하게 누울 침대를 마련하지 못했네요.”


류지호의 너스레에 밥 리차드슨 촬영감독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할리우드 특급스타나 A급 헤드스태프 가운데 해외 로케이션을 좀처럼 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가족과 오래 떨어져 있기 싫다면서 미국 내에서도 서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주에서 촬영을 거부하는 스타도 있을 정도다.

여담으로 류지호는 <반지의 제왕> 간달프에 007 제임스 본드로 친숙한 션 코넬리를 캐스팅하려고 했다.

잭슨 감독이 뉴질랜드 로케이션을 고집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부우웅.

끼익.


<Tsogang> 제작진이 묵고 있는 호텔 주차장으로 다양한 차종이 속속 들어왔다.

가장 중요한 차량은 배우들이 사용할 캠핑 트레일러다.

다음이 제작진을 실어 나를 미니밴과 SUV들이다.

호텔에 도착한 차량들 중에서 미니밴과 SUV는 모두 한국에서부터 공수해 온 가온모터스 모델들이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MUV(Multi-Utility Vehicle)로 부활한 무쏘 모델이다.

본래라면 카이런이 무쏘의 후속모델이 되어야 했지만.

류지호가 기존의 프로젝트를 취소시켰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단은 물론이고 왜건, 해치백, 미니밴이 SUV 시장에 흡수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류지호다.

따라서 SUV 디자인의 새로운 무쏘 모델 개발을 지시했다.

기존의 대형SUV 포지션은 렉스턴이 계승하기로 했다.

한때 국내 미니밴 시장을 양분했던 이스타나 브랜드도 부활시켰다.

그와 함께 노마드(Nomad)라는 브랜드명의 1톤 트럭도 새롭게 런칭되었고.

가온그룹은 의도적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 예전 신진모터 시절의 중고차들과 부품들을 대량으로 풀고 있다.

재규어-로버스 브랜드와 마치 한 브랜드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광고를 제작해서 내보내고 있고.

세계 최고 부자가 타는 세단이라는 홍보도 곁들여서.

아프리카 젊은층에서 가온모터스가 일본차보다 고급 브랜드로 인식되도록 은근히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류지호가 영화를 찍기 위해 아프리카에 온 것이 아프리카의 모든 언론에서 소개되고 있다.

당연히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노출될 터.

다른 영화였다면 홍보효과가 미미했겠지만.

아프리카 청년들에게도 워너비인 류지호가 타는 차량이라고 소개되면 그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가온모터스가 정식으로 <Tsogang>에 차량 협찬을 해주었다.

이미 무쏘와 렉스턴 등은 세계적인 랠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는 모델이다.

그것만으로 촬영장비나 영화 스태프를 싣고 달리는 모습이 매스컴에 노출된다면 돈을 따질 수 없는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


“테리.”


류지호의 부름에 차량과 함께 온 백인 남자가 달려왔다.

아프리카 대륙의 사하라 이남을 모두 총괄하는 매니저 테리 블롬캠프다.


“부르셨습니까?”

“이 차량들이 전부 그대로 보츠와나로 가는 거야?”

“예. 캠핑 카라반은 이미 세로웨에 도착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모두 몇 대나 준비했지?”

“미니카고 열 대, 미니밴 다섯 대, SUV는 스무대 준비했습니다.”


가온모터스는 미래 전기차 시장을 염두에 두고 상용차 분야도 재정비했다.

또한 10여 년 후 물류전쟁이 벌어질 것을 상정하고 철수했던 1톤 트럭 시장에도 재진입하기로 했고.

말레시아어로 궁전이란 뜻의 ‘이스타나’는 단종되기 전 한국의 승합차 시장을 양분했던 인기 차종이었다.

플랫폼과 브랜드 사용을 중국의 상하이차 계열에 넘겨 2004~2010년까지 생산되었다.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자마자 가온모터스가 회수해서 작년에 풀체인지 ‘뉴이스타나’가 출시되었다.

‘뉴이스타나’의 출현으로 그 동안 독점시장이었던 한국 MUV 시장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포터와 봉고가 독식하던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1톤 및 1.5톤 시장도 마찬가지다.

본래 액티언 모델의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수출명으로 내정되었던 유목민이란 뜻의 노마드 브랜드를 새로운 트럭 모델에 붙였다.

향후 노마드 브랜드는 EV 모델로도 확장될 예정이다.


“아프리카 대륙에 경일자동차 생산시설이 있던가?”

“최근에 에티오피아와 케냐에 부품생산 공장 건설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온모터스는?”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중고 차량까지 포함해서 10만대 이상이 운행되기 전까지는 현지부품공장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테리 블롬캠프는 뭐든 빅보스의 물음에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헌데 류지호는 아니었다.

가온모터스의 아프리카 진출 사안이 가벼운 문제도 아니고.

관련해서 하루 온 종일 브리핑을 받아도 모자라지 않다.

영화 촬영 중인 류지호 입장에서 한가하게 가온모터스의 아프리카 대륙 진출을 논할 이유가 없다.

류지호는 아프리카 로케이션에서 사용할 차량들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요하네스를 떠났다.

이 협찬 차량들은 아프리카 로케이션이 끝이 나면 JHO와 메하리 자선재단에 각각 기증할 계획이다.


❉ ❉ ❉


“배우들은 모두 도착했습니까?”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세로웨로 왔어. 디렉터가 어떤 배려를 했는데, 안 올 수가 있겠나.”

“모두에게 다행이네요.”

“혹시 몰라 B안의 배우들 몇 명도 불렀어. 돌려보낼까?”

“작은 역할이라도 출연시키는 것으로 해요.”

“알겠네.”


게리 캠프가 딴죽을 걸지 않는다는 것은 예산에 무리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세로웨까지 찾아온 현지 배우들을 굳이 돌려보내지 않아도 되었다.

지푸라기 같은 기회라도 만들기 위해 <Tsogang> 촬영지까지 찾아온 배우들.

그들은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맞이했다.

비록 엑스트라에 불과할지라도 달러를 벌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아프리카 로케이션은 순서대로 촬영합니다!”


보츠와나 북부의 세로웨는 세레체 카마의 부족인 바망와토의 중심이다.

영부인이었던 루스 윌리엄스가 실제로 아기를 낳았던 병원.

부부가 실제 살았던 실제 집.

그 외에도 바망와토족의 과거가 꽤나 그대로 남아 있는 것들이 많았다.

<Tsogang> 제작진은 보츠와나 정부와 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실제 장소에서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럴 줄 알았지... 런던에서 촬영은 애들 장난이었던 거야.”


밥 리차드슨 감독이 못 말리겠다는 듯 혀를 끌끌 찼다.

촬영감독인 밥 리차드슨은 밤 분위기를 필름에 담는데 공을 많이 들여야 했다.

보츠와나 세로웨에 온 류지호가 유별나게 밤 장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푸라기 흙벽돌 담장 안.

비록 문명과 동떨어진 원시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무수한 별들은 아프리카의 축복처럼 반짝이고 있다.

그런 때 묻지 않은.

문명의 삶이 아닌 자연에 순응해서 살아가는 세로웨의 부족민이라고 할지라도 런던이라는 문명사회에서 살고 있는 이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들에게도 갈등이 있으며 그걸 조정하는 정치가 있다.

먹고 사는 문제만큼이나 전통과 종교에 대해 민감하다.

현대에 와서야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사랑이라 추앙하지만.

이 시기에 베추아날란드의 최대 부족으로서는 그들의 왕이 전통을 무시하고 백인여성과 결혼한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랑은 아름답고 낭만적이다.

하지만 루스 윌리엄스는 현실을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일 뿐이었다.

그녀가 살아가야 하는 베추아날란드는 낯선 것을 넘어 모든 것이 힘겨움에 연속이다.

다른 언어, 다른 기후.

그것들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나 그녀를 위축시킨 것은 부족민들의 백인에 대한 경계와 적대감이다.

베추아날란드 어디에도 자신을 이해하고 안아줄 국민이 없는 것만 같다.


[왜 우리를 힘들 게 하죠?}

[.....}

당신도 힘들지 않나요?]

[미안해요. 모두에게.....]

[저 창밖을 한 번 보세요. 우리 부족은 두 편으로 갈려서 서로 싸우고 있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제가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건 아니에요.]

[손님 대접은 하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바망와토의 어머니가 될 순 없을 거예요. 절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바로 위에 위치한 베추아날란드는 인구 약 220만의 작은 나라였다.

남아프리카의 강대국인 남아공은 그런 베추아날란드는 호시탐탐 노리는 늑대였다.

그들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없었던 베추아날란드는 영국에 보호령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약소국의 운명은 처절했다.

보츠와나의 역사를 찾아보며 류지호는 저절로 감정이입이 될 수밖에 없었다.

대한제국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테니까.

다만 대한제국의 왕자들은 하나 같이 무능하고 이기적이었던 반면에 더 작고 보잘 것 없는 아프리카 소국의 왕위계승자는 자신의 조국에 민주주의를 정착시켰다.

류지호는 세레체 카마를 위대한 정치지도자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한계도 있었으니까.

적어도 보츠와나 현대 역사에 있어서 훌륭한 리더였던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암튼 보츠와나의 이웃국가인 남아공은 영국보다 더 심한 인종차별 국가였다.

남아공은 이 시기에 인종 간의 결혼을 금하는 것은 기본이고 시설사용 차별까지도 법적으로 강제하는 ‘아파르트헤이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연히 보츠와나 국왕이 백인여성과 결혼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한편으로 그것을 핑계로 보츠와나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궁극적으로는 집어 삼킬 야욕도 가지고 있고.

따라서 명목상 보호국인 영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당시 영국은 히틀러의 유대인 차별을 맹렬히 비난했다.

그런 주제에 정작 본인들은 유색인종에 대해 암묵적으로 차별하는 나라였다.

류지호는 그런 영국의 모습을 가감 없이 영화에서 묘사하고 있다.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까지도 짧게나마 적나라하게 보여줄 생각이고.

게리 캠프가 우려를 드러냈다.


“당시 정치적 상황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 아닌가?”


류지호는 영화감독으로써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자기검열 할 이유도 없고.

특정 세력으로부터 정치·경제적인 압력을 받을 일도 없다.

기득권들은 류지호가 가진 금력과 영향력을 알기에 함부로 위협을 하지 않는다.

차라리 무지몽매한 미국 중부의 시골 노인들이 백인우월주의에 경도되어 류지호에게 협박과 위협을 하면 모를까.

따라서 영국과 남아공을 최악의 악당 국가로 묘사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나 역시 조부모님들이 식민지 경험을 했던 약소국 출신이에요. 보츠와나가 당시에 처한 상황에 심정적 이입이 저절로 되네요.”


외교권과 군사적 자위권이 없는 국가.

그런 국가가 어찌 독립국일 수가 있을까.

당시의 베추날랜드는 영국의 보호령(protectorate)이었다.

그럼에도 영국정부가 남아프리카와 베추아날란드에 직접 개입할 근거가 없었다.

대신에 영연방 체제의 본국으로써 세레체 카마의 부족장 지위를 박탈하라고 섭정에게 압력을 넣을 수는 있다.

그를 통해 결혼을 무효화시킬 속셈이었던 것.

당시 영국 내각은 처칠의 보수당 내각이 막 물러난 시점이었다.

노동당 내각이 집권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보수당에 비해 인종정책과 식민지 정책에서 전향적일 수밖에 없었다.

다만 영국이 2차 대전 직후부터 심각한 전쟁부채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세레체 카마에게는 불행이었다.

영국은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아공의 금과 다이아몬드가 절실했다.

그러니 남아공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세레체 카마 부부의 결혼을 허용하라는 진보주의자들의 요구를 노동당 내각이 무시했다.

노동당 정부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세레체 카마의 결혼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시간을 끌게 되면서 다시 보수당이 집권하게 되었는데, 재집권한 처칠의 보수당은 결혼을 무효화하기 위해 더 강하게 압력을 행사했다.

결국 두 사람의 결혼 문제는 영국의회의 손에 달리게 되었고.

의회 분위기는 대체로 세레체 카마에게 유리한 듯 보였다.


[두 사람의 결혼은 유감이지만, 세레체 카마의 족장 지위는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족장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영국의회의 결정을 노동당 내각이 무시한다.

결국 세레체 카마의 족장 지위를 박탈하고 만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베추아날란드에서도 추방을 명령한다.

실제 1951년의 일이었다.

그 같은 결정에 영국 내에서 거센 항의가 제기되었다.

베추아날란드 내부에서도 신성한 왕위계승 전통을 무시한 것에 대해 불만이 표출됐다.

국제적으로도 비난이 쏟아졌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국주의 역사가 저물었는데, 아직도 인종차별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암튼 국제 정세와 외교적으로 복잡한 상황 속에서 부부가 영국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당시 세레체 카마는 영국에서 로비를 하기 위해 런던에 있었고, 루스 윌리엄스는 임신한 채로 베추아날란드에 머물고 있었다.

베추아날란드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은 루스 윌리엄스는 영국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버티면서 베추아날란드에 남아 아이를 낳았다.


[카마 부인, 이 나라의 신생아 출생 사망률은 상당해요. 케이프타운의 좀 더 그럴 듯한 병원으로 옮기길 추천합니다.]

[이 병원의 의사는 남아프리카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요.]

[세로웨 병원을 믿는 건 어리석어요. 너무 위험해요.]

[내가 어머니가 된다면 이 땅에서 되겠어요. 제안은 고맙지만. 난 세로웨를 떠날 생각이 없어요. 이곳이 내 집이니까요.]


남편 없이 홀로 베추아날란드에 남아 아이를 낳는 루스 윌리엄스의 모습과 보츠와나 주민들의 복잡한 심사를 유려하게 담아냈다.

또한 엄마로써가 아닌 진정한 퍼스트 레이디가 되어가는 과정을 짧지만 임팩트 있게 묘사했다.

베추아날란드 국민들의 적대감이 호감과 믿음으로 바뀌는 과정은 그리 많은 러닝타임을 할애하진 않다.

그럼에도 나름 극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내가 그랬잖소. 영국은 모든 걸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니 진작 말을 들었어야지.

약을 올리는 것도 아니고.

세레체 카마는 베추아날란드에서 추방되면서 약소국의 한을 느껴야 했다.

그 전까지는 자신의 권리와 사랑을 지키는 것에 사력을 다했다면, 추방 이후로는 자신의 조국과 영국 등 강대국 사이에 놓인 국가적 안위 문제에 눈을 뜨게 된다.

류지호는 처음부터 세레체 카마를 강단 있고 굳건한 의지의 인물로 그리지 않았다.

몇 개의 분기점을 만들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성장을 그려냈다.

몇 년 후.

세레체 카마는 힘겹게 영국 정부의 허락을 받아서 개인 자격으로 고국에 돌아갈 수 있게 되고.

왕족이 아닌, 평민으로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농장도 운영해보고 사업도 해보지만.

좋은 결과를 얻진 못한다.

그 과정에서 헐벗고 가난한 베추아날란드의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힘없는 나라의 설움을 가슴에 새기던 어느 날.

유학파 엘리트들이 세레체 카마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하고.

이웃나라 남아공의 인종분리 정책은 날로 교활해진다.

별 다른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참견만 하는 영국정부에 대해 좋은 감정이 생길 리도 없고.

마침내 세레체 카마는 정치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게 된다.

진실을 호도하는 외세.

그에 대항해서 싸우는 지도자의 전투는 외롭고 고통스럽다.

세레체 카마를 위시한 유학파 정치세력이 국민들을 계몽하기 시작한다.

국가를 걱정하는 깨어있는 젊은 정치인들.

점차 국민들도 눈을 뜰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술술 풀릴 리가 없다.

영국정부는 더욱 야비한 외교술을 전개한다.

세레체 카마와 숙부의 권력싸움을 부추기고.

심지어 보고서까지 조작해 세레체 카마를 영국에서 억류시키기도 한다.

국민들과 그들의 지도자 세레체 카마는 한마음으로 영국의 부당한 결정에 저항한다.

결국 베추아날란드 국민은 승리(?)한다.

그들의 바람대로 왕과 왕비가 베추아날란드로 영구 귀국하게 된다.

조국으로 다시 돌아온 세레체 카마가 할 일은 시대의 흐름과 국제 정세를 정확하게 읽는 것이다.

그를 통해 국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

조국을 빈곤으로부터 탈출시켜줄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영국으로부터 지켜내야 하고.

섭정이었던 삼촌을 설득해서 왕정을 포기시켜야 하며.

군주정에서 공화국으로 거듭나야 함을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우린 전통이 있는 민족입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좋든 싫든, 베추아날란드도 변화해야 합니다. 제국주의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도록 왕권 제도를 넘어서는 정치 제도가 필요합니다. 이제 민주국가로 거듭나야 합니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왕족이나 영국 왕실이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직접 통치자를 선택해야 합니다. 진정한 자유시민으로 주체적 삶을 살아야 하니까요. 새로운 베추아날란드, 새로운 아프리카를 만듭시다.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영화 <Tsogang>에서 중요한 연설이 세 번 등장한다.

그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세레체 카마의 연설 장면 중 일부였다.

강대국들의 위협 속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모습이다.

1961년이었다.

세레체 카마는 베추아날란드 민주당을 창당했다.

그리고 스스로 제헌의회 의원이 되었다.

그 시기에 베추아날란드의 독립이 사실상 예정되어 있었다.

류지호가 세레체 카마보다 정치적 역량에서 좀 더 점수를 주는 2대 대통령 마시레이를 바로 제헌의회 의원시절에 만났다.

마시레이는 세레체 카마의 최고의 참모가 되었다.

세레체 카마의 정당은 사회당을 누르고 압승을 거두었다.

영국 보호령 아래에 있던 시절에 총리가 되어 이듬해에 비로소 국가명을 보츠와나로 바꿨다.

비로소 독립을 선언하게 되었다.

아프리카의 수많은 나라 중에서 최초로 왕위계승자의 지위를 버리고 민주주의 국가의 초대 대통령이 된 세레체 카마는 다른 독립국가의 대통령들과 성격이 많이 달랐다.

백인여성과의 결혼으로 조국에서 추방당한 아픔은 지독한 인종차별 국가였던 남아공에 대한 저항의식을 고취시켰다.

영국정부로부터 부당한 대접을 수없이 받으면서 못 사는 조국을 어떡하든 살려야겠다는 의지도 불러일으켰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의 독재자들이 사치스러운 삶을 살다가 내전을 겪었다.

그와 달리 세레체 카마 대통령 이후의 보츠와나의 대통령들은 대체로 복지에 치중하고 교육과 사회시설에 투자했다.

영국으로부터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지켜냈지만.

제대로 된 산업을 육성하지 못한 한계도 분명했다.

그러나 세레체 카마의 최대 업적은 민주화의 과정에서 흘렸어야 했던 피를 없앴다는 것.

각 부족을 통합하여 내전으로 국민들끼리 죽이는 사태를 막았다는 것.

다른 무엇보다 최고의 업적이었다.

국민의 피로 권력을 유지하려는 독재자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세레체 카마의 해피엔딩 스토리는 명백한 실화임에도 마치 판타지처럼 느껴질 정도다.


작가의말

장마도 끝난 듯 싶습니다.

한 달 잘 마무리 하시고, 활기차게 8말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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