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8.28 09:05
연재수 :
947 회
조회수 :
4,057,505
추천수 :
124,777
글자수 :
10,512,340

작성
24.07.17 09:05
조회
1,218
추천
64
글자
24쪽

모두에게 영원히 기억될 이름!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지금까지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6년 문을 연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렸다.

그런데 2002년에 Kojak Theatre가 문을 열면서 장소가 바뀌었다.

극장은 아카데미 시상식뿐만 아니라, 2004과 2007년에는 미스USA를, 2010년에는 ‘태양의 서커스’를 공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극장의 역사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 같았다.

Kojak 명칭이 붙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이 극장의 합작법인이면서 극장명칭 권한을 가진 Eastman Kojak Company의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지난달 Eastman Kojak은 뉴욕연방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그에 따라서 Kojak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자산매각에 나설 것이 확실했는데.

채권자들이 Kojak Theatre에 투자된 7,000만 달러 상당의 지분회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 중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극장의 지분과 명칭을 처분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사실 그 같은 문제는 아카데미 위원회나 ABC방송사와는 관계가 없다.

명칭이 어떻게 바뀌든 시상식에는 영향이 없다.

혹여나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슈라인 오디토리엄으로 돌아가면 되고.

암튼 JHO Company 계열 영화사들에서 이번에도 여러 영화를 후보작에 올렸다.


“Mr. Hollywood!”

“Hi~ Jay."


레드카펫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류지호를 향해 여기저기서 아는 체를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빅6의 최고경영자들의 속은 부글부글 끓었다.

대략 1990년대 중후반부터다.

박스오피스든 오스카든, JHO Company 산하 영화사들의 선전이 시작된 것이.

빅6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트라이-스텔라에 대한 견제를 시도했다.

웃돈을 얹어주고 트라이-스텔라 프로젝트를 빼내오기도 하고, 가장 강력한 영화로 트라이-스텔라와 배급 맞불을 놓기도 했다.

엄청난 마케팅 물량공세를 퍼부으며 트라이-스텔라 배급 영화의 존재감을 죽여놓으려고 했고, 심지어 은밀하게 흑색선전을 펼쳐보기도 했다.

어떨 때는 북미 스크린을 트라이-스텔라를 배제하고 나머지 빅6의 영화들로 채워보기도 했다.

그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공정경쟁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일도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들의 시도는 번번히 실패했다.


“제기랄! 단 하나의 프랜차이즈가 아쉬운 다른 스튜디오는 어떻게 하라고!”

“내 말이!”

“그래도 <해리포터> 시리즈가 마무리 됐잖아.”

“올 겨울에 로비 잭슨의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시작되는 거 못 들었어?”

“여름에 사무엘 레이미의 판타지 영화도 개봉된다고 해.”

“제기랄!”


트라이-스텔라의 경쟁자들이 자체 프랜차이즈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워너-타임은 AC 유니버스와 <오션스> 시리즈가, LOG Company는 <캐리비안 해적> 시리즈가, 패러마운틴은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유니벌스는 <쥬라기공원> 시리즈가 있다.

하나 같이 흥행보증수표 같은 시리즈들이다.

류지호는 이전 삶에서 성공했던 프로젝트를 다수 선점했다.

그 때문인지, 그들로서는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발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나 소닉-콜롬비아스와 20세기 팍스는 변변한 프랜차이즈가 없다.

텐트폴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메이저 스튜디오 임원들에게 류지호는 매우 곤란한 인물이다.

그의 기획력에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배우들에게는 친하게 지내고 싶은 일순위의 권력자이다.

인종차별을 무력화시키는 유일한 유색인종.

시샘할 순 있다.

그러나 경력이나 평판을 망칠 시도조차 못하는 권력자다.


“배제시킬 수 없다면 친구가 되어야 하겠지.”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때마침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여러모로 의미심장했다.

지금까지 시상식 콘셉트는 화려함을 뽐내는 것이 주가 되었다.

이번에는 과거 할리우드에 대한 회고와 동경이란 콘셉트가 채택되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테마는 ‘영화의 역사’다.

배우 겸 작가이자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환갑을 훌쩍 넘긴 윌리엄 크리스털이 오랜만에 사회자로 복귀했다.

잘 어울리는 사회자 선정이었다.

그는 지금껏 9번이나 아카데미 시상식을 진행했는데.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매너를 과시했다.

윌리엄 크리스털이 8년 만에 복귀하면서 잔치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무대 디자인은 옛날 극장을 연상시켰다.

참석자들에겐 팝콘도 나눠주었다.

시상식 중간 마다 고전영화들이 영상으로 소개됐다.

영화의 역사를 소재로 한 '태양의 서커스팀'의 현란한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수상소감도 할리우드에서 보낸 오랜 시간들을 반추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스트립 여사는 아카데미 역대 최다인 17번째 노미네이트와 세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십 년 간 할리우드 배우로 활동했던 82세의 크리스 플러머가 최고령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특히나 영화를 예찬한 작품들이 올해 오스카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할리우드의 전성기를 그린 <아티스트>는 주요 부문에서 연달아 수상했고, 마르틴 스콜제체의 <휴고>는 최다 부문(11개) 후보에 올랐으며 기술 부문 5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얼마 전 숨진 팝스타 위트니 휴스턴을 추모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시상식 내내 미국영화 역사를 관통하며 할리우드가 현대에 와서 획기적으로 바뀌었음을 은연중에 주장하는 것일까.

할리우드의 영화 역사에서 매우 이질적인 존재.

바로 미스터 할리우드라고 불리는 류지호가 방송화면에 자주 비춰졌다.

그렇게 3시간이 넘는 시상식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마침내 단 하나 부문만 남겨두었다.


짝짝짝!


작품상 시상자 류지호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작품상을 놓고 접전을 펼친 영화는 <휴고>와 <아티스트>였다.

이변은 없었다.

아버지가 남긴 고장 난 로봇을 수리하며 펼쳐지는 모험을 다룬 거장 마르틴 스콜체제 감독의 3D영화 <휴고> VS 무성영화 스타의 흥망성쇠와 사랑을 그린 흑백 무성영화 <아티스트>.

두 영화는 모두 시간을 거슬러 1930년대로 회귀했다.

하지만 표현 방법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로 극명하게 다른 접근방식을 택했다.

그 영화를 소개하는 류지호의 모습도 묘하게 의미심장해 보이는 것은.

일부 영화평론가와 삐딱이 기자들의 착각일까.

작품상 수상자 발표 전.

류지호는 위트니 휴스턴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영화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한 회사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달 Kojak이 뉴욕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푸지필름 또한 내년부터 필름을 생산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석한 사건입니다. Kojak이 파산보호에 들어갔다고 해서 필름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나와 동료들은 필름과 이별할 준비가 아직 안 되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쿠엔 태런티노를 위시해 몇 명의 감독이 열렬히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잠시 장내가 진정되길 기다렸다가 작품상 후보들이 다시 한 번 소개되었다.


‘역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7관왕에,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 글로브에서도 3관왕에, 이번 아카데미에서 4개 부문을 휩쓴 영화가 작품상을 차지했다.

류지호가 작품상이 적혀있는 봉투를 뜯을 듯 말듯 잠시 뜸을 들였다.

마침내 봉투를 열어 작품상을 확인했다.


“.....!”


작품상을 확인한 류지호가 또 다시 뜸을 들였다.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그렸다.

마이크로 바짝 다가선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작품상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필름은 아직 영화와 이별할 때가 아닙니다. 내가 당신들의 빚을 갚아줄 수 있습니다. Kojak! 잘 들으세요. Eastman Kojak Company를 내게 넘기세요. 내가 사겠습니다.”


많은 영화인들이 배를 잡고 폭소를 터트렸다.

청중은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는 반응을 보였다.

쿠엔 태런티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ABC방송의 프로듀서가 방송사고로 착각할 정도로 난데없는 사건이었다.

언제 카메라를 향해 도발적으로 말했냐는 듯 시침을 뚝 떼고 류지호가 침착하게 수상자를 호명했다.


“이 영화는.... 지금의 미국 영화계가 잃어버린. 품위와 아름다움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축하합니다! 최우수 작품상의 주인공은 바로..... <아티스트>!”


흑백영화 <아티스트>는 무성영화 시절의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

그렇다고 흑백필름으로 촬영하진 않았다.

컬러필름으로 촬영된 후 흑백으로 변환되어 무성영화의 표준화면 비율인 1.33:1의 크기로 극장에서 상영되었다.

영화의 내용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절에 운명이 엇갈린 기성 남자배우와 신인 여배우간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아티스트>의 작품상 수상은 아카데미 역사에 길이 남을 두 가지 기록을 남겼다.

하나는 1928년 <윙스> 이래 84년 만에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무성영화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감독상을 받은 마이클 아자나비시위스가 오스카 역사상 두 번째 프랑스인이 됐다는 점이다.

‘할리우드의 첫 번째 황금기’라 불렸던 1920~1930년대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한 영화 <아티스트>.

할리우드 황금기를 함께 한 필름의 대명사 Kojak, 그 회사의 몰락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외친 미스터 할리우드.

영화의 역사에 바치는 연서 같은 영화 <아티스트>의 작품상 수상도 의미가 있었고, 현대 영화기술 부문의 가장 큰 공로자인 Kojak에 대한 M&A를 생방송에서 선언한 류지호의 도발적인 시상 퍼포먼스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에 새겨진 사건으로 남았다.

아이러니라고 해야 할까.

현대 영화역사에서 필름 퇴장에 있어서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은 누가 뭐래도 미스터 할리우드다.

그가 필름이 퇴장할 때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만약 Kojak이 필름 사업을 포기해야만 한다면. 그런 날이 온다면. 내게 파세요. 내가 살아있는 한 필름은 계속 생산될 겁니다. 세상에서 필름이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아둘 사람은 나 외에는 없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지난 2009년 로체스터시의 Kojak 본사를 방문했을 때.

류지호가 한 말이었다.

마침내 그 말을 지킬 때가 찾아왔다.


✻ ✻ ✻


Kojak CEO 페레즈는 아카데미시 시상식의 류지호의 발언을 쇼맨십으로 치부했다.

흑백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것에 대한 수사 정도로 여겼다.

오산이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고 일주 일 후.

JHO Company Group 산하 GMG Technologies에서 뉴욕연방법원 파산재판부에 Kojak 인수의향을 정식으로 전달했다.

Kojak의 주가는 파산보호 신청이 알려진 후 주당 65센트까지 떨어졌었다.

이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6개월 이내 주가를 1달러까지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한 상황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호재가 터졌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류지호가 한 선언이다.

그 발언이 나오고 Kojak 주가가 81센트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사정이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

지난 1997년 2월에 시가총액 310억 달러 최고점을 찍은 후, 현재 파산보호 아래서 2억 달러로 급감한 상태다.

류지호의 아카데미 시상식 생방송 발언은 죽어가던 Kojak에게 잠시 숨을 불어 넣어주었을 뿐.

여전히 Eastman Kojak Company는 절벽 끝에 서 있다.


“페레즈씨는 뭐래요?”


부회장 샘 리버먼이 Kojak 인수에서 전권을 가지고 협상을 지휘하고 있다.


“28억 달러 최대 채권자인 영국연기금펀드와 협상을 시작하려고 했답니다. 이미징 사업부를 영국연기금펀드에 넘기려고 했다고 합니다. 당장 급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현금을 영국연기금펀드로부터 조달 받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금액은 얼마나 될 것 같아요?”

“대략 6억 달러 안팎일 듯싶습니다.”

“28억 달러 부채를 한 번에 털고 현금을 확보하겠다....?”


지난 달 67억5천만 달러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Kojak은 법정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현재 자산총액은 51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5만 명 가까이 해고했다지요?”

“필름·종이·화학제품 생산시설 13곳을 매각했고, 재작년에는 OLED 사업부문을 가온디스플에 매각했지요.”


Kojak은 1930년부터 다우존스 30개 우량종목에 포함되었다.

그런데 2004년에 다우존스 종목에서 제외됐다.

수십 년간 이어온 올림픽 스폰서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그만둬야 했고.

뉴욕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경고까지 받은 상황이다.

그들의 시대는 완전히 저문 것만 같았다.


“필름사업은 사양사업입니다. Kojak의 디지털 카메라 사업도 경쟁력이 없고.... 게다가 부채가 무려 67억 달러나 된다는 걸 상기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Kojak의 수많은 특허가 경매에 나오길 기대하는 기업은 많았다.

그러나 기업 자체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JHO Company가 유일했다.

그러니 내부적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밖에.

그럼에도 류지호의 의지는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엑타크롬 필름의 부활은 없던 일이 되겠군요?”


엑타크롬(Ektachrome)은 코자크롬(Kojachrome)과 더불어 매우 오랜 기간 Kojak 슬라이드 필름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달에서 바라본 떠오르는 지구라던가 달에서의 첫 사진들이 바로 엑타크롬 필름으로 찍은 것들이다.

아카데미 시즌이 끝나고 얼마 후, Kojak에서 E-6 현상용 모든 슬라이드필름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슬라이드 필름에 사용되던 약품들 중에 환경 관련 규제로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그거야 Kojak을 인수한 후에 차차 알아보면 된다.


“중요한 것은 문서·이미징 사업부를 영국연기금에 매각하게 된다면, 다음 수순이 41억 달러의 빚을 청산하기 위해 카메라·필름 판매·사진 현상사업 부문을 모두 접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기업용 인쇄에만 전념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카메라 생산은 중단했대요?”

“아닙니다. 필름카메라 사업부와 함께 매각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수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입니다.”

“복잡할 것 없지요?”

“......?”

“파산법원 인수승인 시점 주가의 1.5배로 모든 주식을 매입하고, Kojak은 현금지급 없이 부채를 떠안는 것으로 인수합시다. 현 시점까지의 Kojak의 모든 지식재산권은 건드리지 말고, 대신 부동산과 해외 자회사를 매각해 최대한 부채를 줄여놓으라고 하세요.”

“로체스터 본사도 말씀입니까?”

“Kojak이 모든 부동산을 처분한다면 얼마나 건질까요?”

“로체스터 본사를 포함해 미국 내 23곳의 부동산을 매각한다고 해도 2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해외 자회사는 어때요?”


Kojak에서 판매중인 제품 대부분을 중국과 유럽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 외에 해외 각 국가마다 현지판매 법인이 존재하고.


“4억 달러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일단 해외 자회사는 모두 매각하는 걸로 합시다.”


Kojak의 67억 달러 부채는 천하의 GMG Technologies로서도 상당한 부담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없이 그대로 떠안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럼에도 류지호는 Kojak을 꼭 갖고 싶었다.

필름 관련 특허를 거의 전부 보유하고 있으니까.

필름이라고 해서 사진과 영화 분야로만 한정하면 오산이다.

Kojak은 상업 및 신문용 인쇄관련 장비 및 소모품, 디지털 프린팅 제품 등에서 선도 기업이다.

또한 디지털 원천 기술관련 주요 특허 역시 소닉과 함께 양분하고 있고.

21세기에 유용한 카메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사진을 캡처하고 이미지를 처리하는 디지털 캡처 기술과 이미징과 관련한 1,100여 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특허의 가치는 대략 2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ojak이 보유한 모든 필름 카메라 및 디지털 이미징 지식재산권엔 1,160개에 달하는 미국 내 특허 및 585개 해외특허, 700개의 특허 응용기술은 GMG에게 새로운 융복합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거예요.”


다 떠나서 특허 기술 가치만 26~30억 달러다.

의료용 사진과 동영상 카메라·필름, 비디오테이프, CD 등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 기술에서 Kojak은 절대 강자다.

JHO Company가 Kojak을 품에 안게 된다면, 디지털 관련 특허부분에서 소닉과 어깨를 나란하게 된다.


“아주 중요하게 확보해야 하는 기술도 있죠.”


바로 유기태양전지다.

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태양전지의 한 종류다.

1986년 Kojak의 연구원들이 1%의 유기 태양전지 개발을 시작한 이후로 이 시기에 7%의 셀이 개발된 상태다.

유기 태양전지는 유기 반도체를 이용하는 유기 전자 소재, 디스플레이 시장과 플렉서블 필름 분야, 필름 인쇄의 롤 투 롤 전자 인쇄 분야의 기반이 된다.

여러 회사들이 7%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은 Kojak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이 시기의 유기 전자 소재 시장은 2.7조원, 플렉서블 전극 필름 및 패키징 필름 시장이 10조원, 인쇄 공정 분야가 3조원이다.

유기 태양전지 시장에서의 글로벌 리더는 향후 유기전자 소재 시장과 플렉서블 전극·패키징 필름 시장 더 나아가 인쇄 공정 분야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가 있다.

Kojak에 R&D 예산만 확보되고 꾸준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 않다.

또한 일반 대중들은 잘 모르는데, Kojak은 독자적인 이미지센서 기술을 가지고 있다.

많은 카메라 제조사에서 Kojak의 이미지센서를 채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라이카다.


“샘! Panaflex가 현재 3억 4천만 달러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이참에 Kojak과 Panaflex를 동시에 사들입시다!”


샘 리버먼은 또 시작됐구나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영화 관련 기업을 탐낼 때는 결코 물러서는 법이 없는 보스다.

돈이 되고 더 큰 기업에는 시큰둥하다가도 영화 및 영상 관련 기업을 욕심낼 때는 저돌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

할리우드 영화역사에 이어서 기술역사에도 이름을 남기고 싶은 모양인지.

영상 관련 기술기업 수집에 진심인 보스다.

암튼 Panaflex 내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소송과 주주 사이의 기업 해체 분쟁 등은 아직 할리우드에 알려지지 않았다.

할리우드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있는 류지호가 모를 리가 없다.


“DALLSA Corp과 합병시키면 되겠습니까?”

“Origin 브랜드가 영화현장에서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꽤 유명하지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낯선 것이 사실이잖아요. Panaflex와 소닉의 제휴도 깨졌고, 자체 디지털 카메라 제네시스 모델은 망한 것이나 다름없고. 이참에 Panaflex를 인수해서 카메라 관련 자회사들을 통합시켜야겠어요.”

“RED도 말입니까?”

“거기와 팬텀 브랜드는 일단 내버려둬요.”


어차피 류지호는 필름으로 영화를 몇 편 찍어야 했다.

올 가을에 <Tsogang>을 울트라 Panaflex 70으로 찍고, 이후로 Eye-MAX 오리지널 영화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65mm 필름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더 뛰어난 영화용 필름이 개발되거나 단종 된 제품이 다시 출시된다면, 류지호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전통의 영화장비 업체가 아니기에 저평가 되는 것이 없지 않은 DALLSA Origin이 Panaflex와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도 있고.

무엇보다 류지호를 설레게 하는 것은 수십 년 역사를 자랑하는 Panaflex의 다양한 시네마렌즈들이다.

아날로그 카메라 수집가이기도 한 류지호에게 각종 Panaflex가 제작했거나 개조한 시네마 렌즈가 추가될 수도 있다.


“<Tsogang> 로케이션 헌팅 떠나기 전까지 인수합병이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류지호와 밥 리차드슨 촬영감독이 우드힐에 있는 Panaflex 본사 창고를 탈탈 털어볼 수가 있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온갖 명작이 탄생하는데 크게 기여한 Panaflex 렌즈를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류지호가 밥 리차드슨에게 달려갔다.

그는 뉴올리언즈에서 쿠엔 태런티노의 <장고 : 분노의 추적자>를 찍고 있었다.

류지호 전용기를 타고 뉴올리언즈 촬영장까지 날아갔다.

류지호의 자랑 아닌 자랑을 듣게 된 쿠엔 태런티노는 너무 배가 아파서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렸다는 후문이다.


❉ ❉ ❉


작년 연말까지 메가요트 구입과 관련해 업체들 프레젠테이션을 마칠 계획이었다.

두 달이나 늦춰졌다.

현존하는 가장 호화롭고 거대한 요트가 될 예정이다.

한꺼번에 두 척을 수주할 수가 있다.

처음에는 3개 업체를 추려서 입찰에 붙이려 했다.

그 방침을 바꿀 수밖에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요트 명가들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류지호의 비서들은 몇 개 회사로 압축해야 했다.

그 결과 호화 요트의 명가 네덜란드의 Feadship Amels, Heesen, Oceanco 등이 가장 먼저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그 다음 주자는 독일의 BlohmVoss, Lurssen 같은 메이커들이 뛰어들었다.

이탈리아의 경우 Fincantieri가 의욕을 보였다.

미국의 크리스텐슨과 영국의 선시커 역시 모든 인맥을 동원해 수주를 따내기 위한 로비를 펼쳤다.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제일 먼저 미국의 업체가 탈락했다.

미국 요트업체들은 대체로 실용성과 예술성의 균형을 추구하는 편이다.

미국제 요트는 선내 바의 수가 유난히 많은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류지호의 취향이 아니다.

반면에 이탈리아 요트회사들은 고객의 요구에 따른 커스터마이징 옵션 폭이 상당히 컸다.

인테리어 장식 등이 압도적으로 호화로웠다.

배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 같다는 특징이 있다.


“선체가 방탄이 되는 것은 기본입니다.”

“미사일과 어뢰 방어시스템이 장착되어야 합니다.”

“비상탈출용 잠수정도 구비하면 좋습니다.”

“잠수정이 힘들다면, 고속모터보트를 격납할 수 있어야 합니다.”


JHO Security Service 오너 보안팀에서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이 많았다.


“비상시 탈출에 사용할 모터보트를 우주모함 안에 요격기마냥 수납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기각됐다.

쓸데없는 돈질이니까.


“어뢰와 미사일 방어시스템 정도는 아덴만이나 홍해 또는 전쟁지역을 통과할 경우 고려해봄직한 옵션이야.”


그 외는 모터보트를 따로 선내 격납고에 보관하는 의견은 묵살되었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해양연구와 해양쓰레기 수거용으로 사용하고 반년 가량 JHO와 가온그룹 직원들의 휴양요트 사용하려던 계획도 철회되었다.

너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대신 J&L Foundation이 요트를 건조해서 해양쓰레기 수거 프로젝트에 기부를 하기로 했다.

전 세계 직원들을 위한 휴양 요트는 조금은 저렴한(?) 가격대로 건조하고.


“직원 복지용 요트는 영국의 선서커에게 맡기는 걸로 해요.”

“예.”

“단 썬베드 숫자는 줄이라고 하세요.”


영국의 선시커의 호화 요트에는 유난히 일광욕용 야외침대(Sunbed)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요트 내 조금이라도 비어있는 공간이 있으면 야외침대로 도배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 부분은 나중에 결정하셔도 될 것 같아요. 그 전에 보스가 타실 요트는 결정하셔야죠.”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출작품 & 소유 기업 정리(2011년 기준) +4 24.06.20 588 0 -
공지 소유 기업 & 연출작품 정리(2000년 기준) +8 23.02.16 3,761 0 -
공지 인사말 & 연재시간 +35 21.12.21 64,807 0 -
947 믿어 좀! 의심하지 말고. (1) NEW +2 7시간 전 470 36 21쪽
946 Brood War. (8) +2 24.08.27 701 50 24쪽
945 Brood War. (7) +5 24.08.26 775 52 27쪽
944 Brood War. (6) +4 24.08.24 833 59 25쪽
943 Brood War. (5) +3 24.08.23 882 56 23쪽
942 Brood War. (4) +5 24.08.22 871 57 24쪽
941 Brood War. (3) +1 24.08.21 921 62 24쪽
940 Brood War. (2) +3 24.08.20 936 61 27쪽
939 Brood War. (1) +5 24.08.19 995 66 26쪽
938 다스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다스림. +1 24.08.17 1,012 66 25쪽
937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2 24.08.16 1,040 72 27쪽
936 자넨... 정말 미스터 할리우드가 맞는 것 같아. +5 24.08.15 1,043 71 23쪽
935 모두에게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 +4 24.08.14 1,038 67 29쪽
934 모두에게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1) +4 24.08.13 1,018 76 24쪽
933 미스터 할리우드의 시도를 열렬히 지지한다! +2 24.08.12 1,042 69 23쪽
932 Adun Toridas! +6 24.08.10 1,089 68 26쪽
931 그렇게 해야 안 망해.... (2) +6 24.08.09 1,075 61 26쪽
930 그렇게 해야 안 망해.... (1) +4 24.08.08 1,135 64 25쪽
929 영화가 예술이라고 믿는 한....! (2) +3 24.08.07 1,101 66 25쪽
928 영화가 예술이라고 믿는 한....! (1) +4 24.08.06 1,115 68 26쪽
927 뭐 이런 괴짜가 있지? +2 24.08.05 1,118 62 22쪽
926 냉철해질 필요성을 느낀다! (3) +5 24.08.03 1,117 66 25쪽
925 냉철해질 필요성을 느낀다! (2) +7 24.08.02 1,106 76 26쪽
924 냉철해질 필요성을 느낀다! (1) +4 24.08.01 1,142 77 25쪽
923 행운은 부자에게 더 자주 찾아오게 마련이고. +7 24.07.31 1,151 74 26쪽
922 tsogang! (5) +4 24.07.30 1,089 73 28쪽
921 tsogang! (4) +5 24.07.29 1,097 70 3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