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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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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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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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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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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더 잘 살고 싶은 건 누구나 똑같다.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Nauta에 디자인을 맡기고, 건조는 독일의 Lurssen에서 하는 것으로 합시다.”

“추가할 옵션은 따로 없으시고요?”

“Nauta가 가져 올 디자인을 본 후에 논의하는 걸로 해요.”


류지호가 수주할 메가요트는 개인이 소유한 요트 중에서 가장 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존하는 가장 긴 메가요트는 러시아 재벌이 소유한 이클립스다.

길이가 무려 162.5m에 달한다.

류지호의 메가요트 길이는 잠정적으로 180m가 될 예정이다.

풋볼경기장 2개를 붙여놓은 것과 같은 길이다.

헬기 착륙장, 수영장, 연회장, 극장은 물론 미사일방어시스템까지 구축된다.

승무원 포함 115명을 수용할 수 있다.

류지호 가족의 전용 요트로 제작되지만, 때에 따라서 VVIP급 외빈접대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요트를 바다 위를 떠다는 개인 별장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바다에서 장기간 머물고 쉴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고가의 요트는 집만큼이나 편안하게 제작된다.

작은 요트는 원룸에 비견되고, 큰 요트는 화려한 궁전 같다.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초호화요트를 구매할 수 있는 슈퍼리치가 전 세계적으로 대략 1,500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해요. 요트 유지비로 연간 평균적으로 요트가격의 10%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현존 가장 큰 요트인 이클립스 한 대 유지비가 대략 1,000억 원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제니퍼 허드슨의 설명에 류지호가 고개만 까딱거렸다.

초호화요트와 관련해서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150명에 달하는 승무원들이 상시 근무한다.

전속 요리사, 헤어드레서는 물론이고 마사지사, 헬스트레이너 등이 ‘갑부주인’을 위해 24시간 대기한다.

메가요트는 전용기 못지않게 부자들이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다.

재테크에도 이용된다.

즉 호화 요트를 건조 후 되팔아 차익을 챙긴다든가 임대를 통한 재테크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메가요트 임대료 수준은 어때요?”

“주당 50만 달러 정도. 연료비, 식음료비, 선원들의 인건비는 별도에요.”

“아무나 렌트할 순 없겠군요?“

“미국 100대 부자가 아닌 이상 유지비를 온전히 부담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따라서 임대 수익으로 유지비를 보충하는 편이죠.”


최근 들어 세계적인 갑부들 사이에서 요트 열풍이 불고 있다.

러시아 갑부가 이클립스라는 메가요트로 중동갑부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기록을 깨면서 대형 요트 경쟁이 불이 붙었다.

따라서 새로 건조되는 메가요트 가격이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는 추세다.


“최근 유럽 쪽 신문기사에 대형요트 가격이 10∼20% 올랐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로 호황이라고 해요. 그런 분위기 덕에 요트가 건조되자마자 다른 슈퍼리치에게 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이들도 생겼고.”


두 척을 건조한 후 하나를 되팔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스터 할리우드가 건조했다는 프리미엄이 붙을 수도 있기에.


“건조 기간이 최소 2년에서 길게는 4년까지 걸린다면서요? 요트를 되팔 것인지 말지는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아요.”

“예, 보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전용기도 교체할까요?”


세계 최고부자라는 과시를 위해서가 아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Pacific Aero 기종은 개조를 통해 LA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논스톱 운항이 가능하긴 했다.

주로 북미 운행을 하고 있는 Bombard 기종이 문제다.

탑승인원 수도 늘릴 겸, 777-200이나 A330-200 같은 기종을 비즈니스 제트기로 개조하는 걸 생각해봤다.

두 기종 모두 후방 화물칸 세션에 추가 연료탱크를 증설하면 최대 20,000Km 운항이 가능해져서 LA공항 기준으로 웬만한 노선은 논스톱 운항이 가능하다.

기존 250석 탑승좌석도 뜯어낸 후에 어떻게 구성하는가에 따라 40석 이상 만들 수가 있고.

기존 전용기는 부모·형제자매 자녀들까지 모두 탑승할 경우 수행원 숫자를 줄여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니~ 너무 비계획적으로 돈을 쓰는 거 아닐까?”


레오나가 남편의 과소비(?)에 우려를 표했다.


“즉흥적인 면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어쩌겠어.”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류지호의 갑작스런 사치를 이상하게 여겼다.

납득하는 이들은 같은 슈퍼리치들 뿐이다.

소득의 단위가 몇 천억 단위라면 세금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


“5월에 페이스노트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될 거야. MacIntosh도 올해부터 배당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고.”

“개인적으로 보유한 주식이 있어?”

“응.”

“내가 모르는 게 아직도 많은 가봐?”

“나도 내가 얼마나 부자인지 몰라. 달링이 나 대신 정리해서 알려 줄래?”

“사양하겠어.”


본인 재산만으로도 골치가 아픈 레오나다.

남편이라고 하지만, 남의 재산에 관심을 가질 처지가 아니다.

레오나는 외할아버지 대니얼 그레이엄이 남긴 유산 외에도 십년 마다 수령하기로 되어 있는 트러스트펀드가 따로 있다.

대략 8,000만 달러 규모다.

친조부인 윌리엄 파커 사후에 또 상속을 받을 수도 있다.

남편과 공동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도 만만치 않다.

매해 수천만 달러를 운용하는 J&L Foundation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것도 레오나고.

자기 앞가림하기도 바빠서 남편 재산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이혼을 한다면 모를까.


“제니퍼?”

“예. 보스.”

“언제부터 배당을 재개한대요?”

“7월로 알아요.”


1995년 이후로 단 한 번도 배당을 해본 적이 없는 MacIntosh다.

스테픈 잡스가 주주배당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요 주주의 압박과 미국정부의 협박에는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1,000억 달러 상당의 현금을 유보금으로 쌓아놓고 있다지요?”

“이번에 100억 달러 규모에서 배당금을 지급할 것 같아요.”


MacIntosh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현금창출능력이 있는 기업이다.

2010~2011년에만 310억 달러의 현금이 늘었다.

작년 후반기에만 매주 1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냈다.


“의회에 로비한 것은 어떻게 되고 있대요?”


지난해 MacIntosh와 Googol을 중심으로 미의회에 로비전을 펼쳤다.


- 해외에서 벌어들인 1조 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미국으로 회수할 테니,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법안을 마련해 달라.


“이번 정부에서 어림도 없는 법안이죠. 로비가 성공해서 법안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하원조차 통과하지 못했을 거예요.”


류지호가 ‘킥킥‘ 웃었다.

MacIntosh의 엄청난 현금보유와 창출능력 뒤에는 꼼수가 존재했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에 대해 고작 3%도 안 되는 세금을 내는 꼼수다.

그조차도 못 내겠다며 세금 감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고.


“저 지독한 잡스가 주주를 배려해서 배당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지.”


‘버펫세‘ 논쟁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MacIntosh의 절세를 가장한 법인세 회피에 대한 대중적 비난을 물타기 하기 위해 배당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15%였던가요?”

“예.”


MacIntosh로부터 배당금을 받는 이들은 배당소득에 대해 15%의 세금을 내야 한다.

미국정부로서는 MacIntosh에서 직접 법인세를 더 뜯어내진 못하지만, 배당에 따른 연간 10억 달러 상당의 세수 증가 효과를 보는 셈이다.

그렇듯 스테픈 잡스는 해외에 보유 중인 현금을 미국으로 들여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재무담당 비서에게 MacIntosh 배당금은 한시적일 것이라고 전해 줘요.”


스테픈 잡스 하의 MacIntosh는 ‘버펫세’ 논쟁이 시들해지는 즉시 주주배당을 철회할 터.

류지호가 보유하고 있는 배당왕과 배당귀족 리스트에 넣을 필요는 없다.

참고로 배당왕(DIvidend King)은 50년 이상 연속적으로 배당하며 꾸준히 배당률을 올린 종목이며 배당귀족(Dividend Aristocrats)은 25년을 기준으로 한다.

미국기업으로 좁혔을 때 대략 60여개 기업 가운데 배당귀족 이상 12개 종목을, 배당 챔피언(Dividend Champions) 기업 260개로 넓히면 70개 종목 포트폴리오를 짜놓고 있는 류지호다.


“할아버지가 하와이 라나이섬을 주셨잖아. 또 섬을 사려고?”


영국출장길에 그리스 섬 리조트 사업 타당성 검토를 비서실에 지시한 바 있다.


“그리스 정부에서 섬 구입을 타진했었거든. 섬 가격이 크게 떨어진 건 아닌데, 괜찮은 매물이 종종 나와서 관심이 좀 있어.”

“무인도 사는 거야?”


그리스에는 6,000개 이상의 섬이 있고, 그중 227개 섬에만 사람이 살고 있다.

대부분이 무인도다.


“미코노스 섬에 관심이 많지.”

“그리스에서 상당히 큰 편에 속하는 섬인데.... 그런 섬을 판단 말이야?”

“섬 전체를 파는 건 아니야. 민간이 소유한 땅을 제외하고 섬의 70% 정도. 영구 소유는 힘들 것 같아. 최대 75년 정도 임대해줄 모양이야.”

“제정신이 아닌 다음에야.... 그리스 정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섬을 개인에게 판다고?”

“안 팔아도 크게 아쉬울 건 없어. 호텔도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까. 미코노스 섬에서만 11개 호텔·리조트가 매물로 나와 있대. 그 중에 전망 좋고 외부인 차단이 용이한 리조트를 구입해서 가족 별장으로 개조하면 좋겠지.”


제니퍼 허드슨이 부부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최근에 올라온 보고서에 의하면 그리스의 19개 섬의 중소형 호텔 125개가 매물로 나와 있다고 해요. 실제 매매가 성사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하지만 그건 유럽의 부자들이 가격이 떨어지길 기대하면서 관망하는 태도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끄덕.


“비록 그리스가 국가부채로 망할 위기지만, 관광산업만큼은 전망이 꽤 밝아. 게다가 그리스는 한국전쟁 때 5,000명 가까이 파병한 전우 국가이기도 하고.”


그리스는 한국전쟁 당시에 지상군 1개 대대와 C-47 수송기 7대로 편성된 공군부대를 파병했다.

연인원 4992명을 파병했고, 전사 186명·부상 543명 등의 인명피해를 입었다.


“호텔·리조트를 개발하게 되면 경제적으로 곤란한 지경에 처한 참전용사 후손을 채용할 수도 있겠지.”


그리스 국가부채 위기로 전체 인구의 30% 정도가 빈곤층으로 떨어졌다.

부동산을 보유한 부유층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등의 국가부채감축 압박뿐만 아니라, 부유층도 재무적인 곤란함에 빠지면서 섬을 포함한 각종 호텔·리조트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그리스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섬이나 고급별장을 보유한 이들에게 무거운 토지세·보유세 등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대출받은 자금을 갚기에도 버거워진 일부 섬 소유주들이 싼 값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별장을 지으려고?”

“우리만 쓰나? 양가 부모님들도 쉬러 가고 동생들도 가고 친구들도 가고. JHO와 가온의 직원에게 개방해도 되고.”

“혹시... 청소년 평화캠프나 수련회를 개최해도 될까?”

“안 될 건 없지.”


전 세계 곳곳의 참전용사 후손들을 초대하는 비용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지만.


“혹시 제주도에도 별장을 생각하고 있어?”

“아마도....?”

“제주도는 내 능력으로 만들어 볼 게. 괜찮지?”

“땅값이 많이 올랐다고 들은 거 같아.... 무리하진 마.”

“럭셔리 호텔이라면 모를까. 뉴멕시코 사유지 별장 정도는 내 힘으로 가능해.”

“가온 의장비서실에 도움을 받도록 해.”

“그럴 게.”


JHO 이사회의장 비서실에서는 여전히 그리스 섬 구입에 회의적이었다.

그리스 관리들의 고질적인 ‘늑장행정’ 때문이다.

섬 구입 후 건물을 지으려면 갖가지 행정절차를 거치는데 몇 년은 족히 걸릴 것을 각오해야 했다.

이는 천하의 미스터 할리우드도 피해가지 못하는 그리스의 고질병 중 하나다.


✻ ✻ ✻


내륙국가인 보츠와나(Republic of Botswana)는 세계에서 47번째로 큰 나라다.

한반도의 2.6배에 달하는 면적을 자랑한다.

국토 대부분이 평지인데다가 넓다고 부러워할 수만은 없다.

칼라하리 사막이 국토의 약 70%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밀도가 세계 최저 수준이다.

200만 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국민이 기독교를 믿고 있다.

공용어에 영어가 포함되어 있어 대도시에서는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초대 대통령과 다음 대통령의 모범적인 통치로 인해 2011년 기준 GDP는 173억 달러, 1인당 GDP는 8,532 달러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비교적 안정된 경제기반을 토대로 고속성장 중에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기 드물게 내전 한 번 치른 적이 없다.

민주주의 모범국가라고 할 수 있는 보츠와나에 <Tsogang> 로케이션 헌팅팀이 방문했다.

몇 해 전에 류지호가 아내와 함께 동아프리카를 순방하면서 보츠와나에 대한 보건의료와 교육 부문에 기부와 투자를 크게 늘린 적이 있다.

그에 대한 고마움 때문인지 공항부터 큰 환대를 받았다.

그러나 프로듀서 게리 캠프와 함께 아프리카로 넘어온 실무진들은 보츠와나 인프라를 확인하고 좌절했다.

너무나 열악했기 때문이다.

보츠와나에 도착해 시차적응 겸 휴식을 취한 류지호가 대통령을 면담했다.

현재 보츠와나 대통령은 류지호가 찍으려는 영화의 실제 주인공 아들이다.


“카마 대통령과 영부인의 러브스토리도 영화적으로 매력적이지만. 국민 우선의 정치철학으로 탄생한 보츠와나 독립에 감동을 받았다. 우리는 이 영화를 6년에 걸쳐 준비했다. 영화의 사실성을 위해 나와 촬영팀은 카마 대통령 내외가 살았던 실제 집과 병원 등에 촬영을 하고 싶다.”


세계적인 감독이 자신의 아버지 일대기를 영화로 제작하겠다는데, 가만히 있을 아들이 있을까.

보츠와나 대통령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다 좋은데 장비 반입이 문제입니다.”

“왜요? 고가의 장비를 들여오지 못하는 겁니까?”


아프리카 일부 독재국가에서는 일정 액수 이상의 외국산 고가제품의 수입이나 반입을 막아놓고 있다.


“그건 아닙니다. PanaFlex에서 장비 반출을 거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중요한 장비에 대한 보험을 들게 된다.

그런데 미국정부가 여행금지로 정한 위험지역 촬영시 미국 보험사가 이를 거부하기도 한다.

보험을 들 수 없으니, PanaFlex에서도 카메라를 임대해주지 않는다.


“게다가 보츠와나 관계당국도 고가 장비 반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도난사건이라도 벌어지면 귀찮고 번거롭기 때문이겠지.”


일부 국가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할 때 관례적으로 해당 국가 관계당국이 보증을 서주기도 하는데, 아프리카 국가는 그렇게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저.


“내일 다시 오세요.”


이 말만 되풀이할 뿐.

일례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다국적 프랜차이즈 식당에 들어가게 될 경우 자신이 알고 있는 맛을 기대하면 안 된다.

대체로 아프리카에서는 덜 좋은 재료로, 덜 숙련된 사람이, 더 적은 노력을 기울여 음식을 만든다.

어쩔 수 없다.

아프리카는 물자가 매우 부족하기도 하고, 그보다 더 부족한 것은 숙력된 인력이기에.

보츠와나 같은 나라가 특히나 그렇다.


“일단 최선을 다 해보고 안 된다면 그에 맞춰 방법을 찾아봅시다.”


게리 캠프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촬영을 진행하자며 류지호를 설득했다.


“JHO가 Kojak과 PanaFlex 인수를 하게 되면 쉽게 문제가 해결도리 수 있어요. 경호팀을 두 배로 고용해서 도난을 대비하는 방식으로 보험사를 설득할 수도 있고.”


류지호는 보츠와나 로케이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 ❉ ❉


<Tsogang> 로케이션 헌팅팀이 팔라피(Palapye)라는 도시를 돌아봤다.

과거 영국령 베추아날란드 시절의 기차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보츠와나의 중부 행정 중심시이며 8개 부족 가운데 가장 큰 민족인 바망그와토족의 거점 도시 세로웨(Serowe)도 꼼꼼히 돌아봤다.

온 국토가 황무지나 다름없는 보츠와나에서도 보기 드물게 토지가 비옥한 지역이다.

바망그와토족의 거점 도시답게 전통적인 가옥과 집회장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보츠와나 초대 대통령인 세레체 카마가 태어나고 자란 곳도 그대로 남아 있었고.


“메인 로케이션을 세로웨로 합시다.”


세레체 카마가 살았던 집에서의 촬영도 허가를 받았다.


보츠와나 초베국립공원.


아프리카의 숨겨진 보석이란 이명을 가지고 있다.

다이아몬드와 함께 보츠와나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관광명소다.

세계여행가이드북에서 반드시 여행해야 할 최고의 관광지로 꼽을 정도로 제법 볼만했다.

한가하게 관광을 할 틈이 없었다.

초베국립공원 곳곳을 헤집고 다니며 촬영 포인트를 결정했다.

사방에서 밀려드는 면담과 초대를 정중히 거절한 류지호는 로케이션 헌팅에만 집중했다.

닷새간의 로케이션 헌팅을 마무리하고 마지막 일정만 남겨두었다.

류지호 부부와 인연이 깊은 프란시스타운 앙가베 병원의 JIHO Emergency Center를 방문해 물품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응급센터라서 그런지 류지호로서는 각별한 마음이 있는 병원이다.


“건기 중 1년에 두 번 내리는 풀라라니.... 미스터 류는 닥터 김정 이후 프란시스타운의 축복입니다.”


풀라는 츠와나어로 비라는 의미다.

또한 돈, 부를 뜻하기도 한다.

건기에 내리는 비가 얼마나 귀할까.

병원장은 류지호의 방문을 건기에 내리는 비에 빗대며 큰 감사를 표했다.

실제 재신이 강림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도 했고.

류지호는 앙가베 병원에서 뜻밖의 장면을 목격했다.

컴퓨터를 쓰는 병원직원이 한국 홈페이지를 보고 있었던 것.

류지호가 그 모습이 낯설고 반갑기도 해서 말을 걸어보았다.


“한국?”


류지호가 한국 출신이라고 하자 직원은 깜짝 놀랐다.


“오 마이 갓! 구준표 알아요? 나는 <꽃보다 남자> 좋아해요! 매우!”


류지호의 수행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스터 할리우드는 못 알아보고, 한류드라마 주인공을 아느냐고 되묻는 현지 직원이 웃겼기 때문이다.


“BTV?"

"보츠와나 텔레비전 채널이에요. 매주 일요일 오전에 한국드라마를 방영해요.“


JHO/DirecTV를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보츠와나 자체 방송으로 한류를 접한다는 것이 의아하긴 했지만 중동지역에서도 한류드라마 열풍이 부는 것을 떠올리면 납득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한류가 2007년이었나.... 그때부터 시작되었을 거예요. <겨울연가>가 큰 인기를 끌었죠.”


<대장금>가 아닌 것이 의아했지만, 20~30대 연령대가 인구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보츠나와 특성상 그럴 수도 있겠거니 했다.

한국인들은 보츠와나라는 나라 자체를 모른다.

그런 생소한 아프리카 나라에서 한국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다.

그렇게 한국인들도 모르는 사이에 한류드라마들이 상상도 못할 일들을 해내고 있다.

중국과 제 아무리 아프리카 대륙에 돈을 퍼부어도 쫓아올 수 없는 부분이다.

그들은 막대한 금력으로 기득권과 네트워크를 쌓을 순 있어도, 민심까지는 얻지 못한다.

반면에 한국의 투자는 보잘 것 없지만, 소프트파워로 민심을 얻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 중국의 금력이 큰 이익을 거두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보츠와나 대학교에 방과 후 한국어 교실이 운영되고 있어요. 한 번 가보시겠어요?”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는 선생님은 한국 교포였다.

그것도 서른도 되지 않은 젊은 여성이었다.


“매일 수업을 하는 건가?”

“아니요. 금요일 한 차례 수업을 하고 있어요.”

“외교부나 한국국제협력단의 지원을 받고 있고?”

“아니요. 제가 한국에서 가져온 한국어 책하고 드라마 대사로 수업을 하고 있어요.”


보츠와나 대학교 방과 후 한국어 교실에 참여하는 현지 학생들은 한국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세계 공통이다.

보통 한국드라마로 한국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고, 정확한 스토리와 다이얼로그를 알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는 식이다.

자원봉사를 왔다가 눌러 앉아 한국어를 가르치는 동포 여학생을 보자니 류지호로서는 여간 대견한 것이 아니었다.


“JHO Foundation을 찾아가지 그랬어? 지원해줬을 텐데.”

“거긴 미국 재단이라 한국어 가르친다고 도와달리기가 좀....”

“메하리 재단은?”

“에티오피아나 케냐까지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류지호는 자신의 명함에 사인을 한 후 한국어 선생에게 주었다.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 메하리 재단 사무실이 있을 거야. 찾아가 봐. 명함 보여주고 도움이 필요한 거 말하면 돼.”

“감사합니다!”


보츠와나에서 한국은 상당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한류드라마 덕분에, 혹은 오성, 경일, 가온 같은 대기업의 영향 덕분에.

좀 더 깊게는 한국의 슈바이처 김정 박사, 한국국제협력단, 류지호 같은 유명인 등의 지원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현지에서 한국을 더 알 수 있는 통로는 매우 좁다.

2009년 한국인에 대한 비자면제국가가 되었다.

그럼에도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과 보츠와나의 관계는 그다지 깊다곤 할 수 없다.

일본은 국가적으로 매해 일본영화제를 열어 자국을 홍보하고 있었다.

중국은 엄청난 자국 국민을 진출시키고, 대학에 정식 학과까지 개설했다.

한국은 소수의 자원봉사자와 민간에서의 교류가 전부다.


“나는 한국의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갔었습니다. 그 때 기억이 참 좋아서 한국에서 석사공부를 더 하고 싶어 이리저리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잘 안되었습니다. 비자부터 장학금까지 정확한 정보를 알기도 힘들었습니다. 연락을 할 때마다 잘 연결이 안 되어서 결국에 석사는 다른 나라로 공부하러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지만 나중에 여행으로라도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입니다.”


보츠와나 대학교 방과 후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는 4학년 학생이 류지호에게 한 말이었다.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칭찬하고 좋아해주는데 기분이 어찌 좋지 않을까.

아프리카 대륙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금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좀 더 분발해야겠네.”


수행비서가 류지호의 중얼거림을 들었다.

JHO/DirecTV가 더 분발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류지호의 중얼거림이 보고서에 담겨 수석참모 데이빗 브레이텐바크에게 전해진다.

얼마 안 가서 JHO/DirecTV 사장의 귀에까지 전해지고.

아프리카 투자가 대폭 늘어나기 시작한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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