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南風 님의 서재입니다.

검계(劍契)이야기 두 번째 -파천(조선, 1596)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반소설

南風
그림/삽화
渡海
작품등록일 :
2020.12.29 16:07
최근연재일 :
2022.07.06 20:09
연재수 :
221 회
조회수 :
38,647
추천수 :
340
글자수 :
758,510

작성
21.06.22 01:09
조회
157
추천
0
글자
7쪽

제 3 부 천명 (13)

DUMMY

-5-


을묘년 5월,

전라남도 연안의 달량포(達粱浦)에

왜구가 쳐들어왔다.


근무 중이던 변장(邊將)들이

왜구들의 기습공격에 살해되고

순식간에 10개의 진이 함락되었다.


이어 진도와 금갑도(金甲島),

남도(南桃) 등의

보루(堡壘)를 기습공격,

병력을 학살하고 불태웠으며,


민가를 약탈하고 방화하여

해남, 영암, 진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든 뒤

장흥과 강진에도 침입하였다.


5월 13일,

왜구들은 먼저 영암, 달량을 점령하고

어란포(於蘭浦), 장흥,

강진, 진도 등을 짓밟으며

갖은 만행을 저질렀다.


이때 절도사 원적,

장흥부사 한온 등은 전사하고

영암 군수 이덕견은 사로잡히는 등

사태가 매우 긴박하였다.


가리포 수군첨사

이세린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전라도 병마절도사 원적은

장흥부사 한온,

영암군수 이덕견 등과 함께

군사를 거느리고

영암 달량포로 출전했으나


오히려 왜구에게 포위되어

원적과 한온은

왜구에게 항복했다가 피살되고

이덕견은 항복하는 척 하다 탈출했다.


5월 16일,

전라도 관찰사 김주로부터

'5월 11일에 왜선 70여 척이

달량 밖에 와서 정박했다가

이진포(梨津浦)와 달량포에서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

육지로 상륙하여

성 아래의 민가를 불태워 버렸고

결국 성이 포위되고 말았다.'는

내용의 장계가 조정으로 올라왔다.


첫 장계 이후,

장수와 군사들이 전투에 임하는 족족

왜구들에게 패배하여

전라도 연안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긴박한 보고가

연이어 도성으로 올라왔다.


조정은 사태의 심각함을 인지하고

비변사를 통해 급히 대책을 논의했다.


전라도병마절도사 휘하의

정예군이 붕괴하였으므로

당장 급한 것은

군사를 모아 보내는 것이었다.


조정은 급히 이광식을

후임 병마절도사로 임명해

병력을 주어 내려 보냈다.


이광식은

진도, 해남 등의 해안가에서

왜구와 교전했다.


나주를 거쳐서 북상하려는 왜구는

다행히 이흠례 등에 의해 격퇴 당했다.


전라병사와 장흥부사를 사살한 왜구는

5월 하순까지 별 저항을 받지 않고

어란포, 완도, 장흥,

강진, 진도 등을 침략해

주민을 살해하고 민가를 방화하면서

약탈을 일삼다가


이흠례와 이광식의 군사에 의해

밀리기 시작하자

다시 말머리를 돌려

영암으로 침입했다.


일부는 진도 일대를 약탈했다.


한편 당시 조선군 일부 장수들은

변장들이 살해되고

지방관들이 포로로 끌려갔다가

살해된 것을 두려워하여

지원에 소극적이었고,

전세는 지지부진하였다.


이에 조정은 호조판서 이준경을

전라도 도순찰사(都巡察使),

김경석, 남치훈을

좌·우도 방어사(防禦使)로

임명하여 내려 보내

이들을 토벌하도록 하고,


부산포에 있는 일본인들도

전부 내보내

삼포(三浦) 왜인의 준동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침입한 왜구의 진공을 막도록

경상도와 충청도에도

각각 장수를 추가 파견했다.


금군(禁軍) 등

한양의 정예 군사를 동원함과 아울러

산직(散職) 무신과 한량(閑良),

공사노(公私奴), 승도(僧徒) 등을

강제 징집하였다.




그 시기에

전주감영의 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던

정효상은,


왜구들의 침입소식을 듣고

하루하루 애가 타다 못해

피가 마를 지경이었다.


서낭당 나무 아래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애틋한 이별을 한 지 어언 2년,


그는 언문으로 편지를 써서

소희와 서한을 주고받으며

애정을 깊이 쌓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조선 팔도를 임지에 따라 떠도는

정효상의 입장과

말단무관의 일이 워낙 많은 관계로,

그날 이후 둘은 서로를 보지 못했다.


장애가 높을수록

사랑은 더욱 불타오른다고 했던가.


그들은 꽤 긴 시간동안

서로를 만날 수 없었으나,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계속 커져가고 있었다.


한 번은

정효상이 일부러 짬을 내어

쉬지 않고 말을 달려

강진으로 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하필 그때

민소희가

해남의 큰오빠에게

심부름을 가는 바람에

서로의 길이 엇갈리면서,

그는 결국 그녀를 만나지 못하고

쓸쓸히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일도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그녀에 대한 마음이

한없이 커진 그에게,

갑작스러운 왜구의 침략소식은

그야말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당장이라도 군영을 빠져나가

강진으로 가서

그녀를 구해오고 싶었지만,

그가 처한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일주일 후,

드디어 조정에서

전주부의 군사를 움직이라는

명이 내려왔고


도성에서 파견된 지원군도

전주부의 군사들과 합류하여

전열을 정비하였다.


그렇게 정효상은,

금군 소속으로 동원되어

도성에서 출진한 정창수와

아주 오랜만에 전주에서 재회하였다.


오랜 벗 정창수와 저녁을 먹으며

간단한 술자리를 하던 정효상은,

그에게

민소희에 관한 일을 털어놓았다.


정창수는

벗의 걱정과 지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기회를 보아

자신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나설 테니 힘을 내라고

그의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다음날 새벽,

드디어 그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

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효상의 기대와는 다르게

토벌군은

강진이 아닌 영암으로 향했고,

거기서 첫 전투가 벌어졌다.


이준경의 후원군이 도착하자

전주부윤 이윤경은

군사를 이끌고 영암으로 가서,

남치훈의 군사와 합세한 후

5월 25일

영암 해변에서 전투를 시작했다.


이윤경과 이준경이 오면서

전세가 급변했다.


토벌군은 전투준비를 잘 갖춰

첫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왜구들에게

결정적인 타격은 주지 못했고

적은 유유히 퇴각하고 말았다.


승기를 잡고도

왜구들을 섬멸하지 못한 것은,

인근의 장수들이

혹시나 하는 두려움에

군사들을 이끌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서였다.


이러저러한 우여곡절 끝에

어쨌든 다행히 전투에 승리하여

왜구들을 격퇴하는데 성공했으나,

뒷맛이 영 찜찜한 절반의 승리였다.


한숨 돌린 토벌군은

잠시 그곳에 머물며

다시금 전열을 정비했고,


왜구는 퇴각하는 길에

녹도(鹿島)를 습격하고

이어서 6월 27일에는

제주도를 습격했으나,


상륙한 왜구를

목사 김수문(金秀文)이

군사를 이끌고 토벌하였다.




그렇게 왜란이 어느 정도 진압되자,


정효상은

‘가까운 친척이 강진에 사는데

안위가 너무 걱정된다.’는

거짓말을 하여


직속상관에게

사흘만 외출을 허락해 주십사

간곡히 청했다.


처음에는 그의 청을 거절했던 상관은,

금군 소속의 지휘관 중 하나인

정창수가 나서서

적절히 ‘기름칠’을 하자


다음 날

정효상의 외출을 허락해주었다.


정효상은

정창수의 후의에 깊이 감사를 표한 후,

그날의 점고를 빠지고

자신의 애마인 흑염에 올라

강진으로 급히 말을 달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검계(劍契)이야기 두 번째 -파천(조선, 1596)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8 제 3 부 천명 (20) 21.07.08 166 0 8쪽
77 제 3 부 천명 (19) 21.07.06 158 0 7쪽
76 제 3 부 천명 (18) 21.07.03 170 0 8쪽
75 제 3 부 천명 (17) 21.07.01 160 0 8쪽
74 제 3 부 천명 (16) 21.06.29 161 0 9쪽
73 제 3 부 천명 (15) 21.06.26 154 0 7쪽
72 제 3 부 천명 (14) 21.06.24 155 0 7쪽
» 제 3 부 천명 (13) 21.06.22 158 0 7쪽
70 제 3 부 천명 (12) 21.06.19 155 0 9쪽
69 제 3 부 천명 (11) 21.06.17 165 0 7쪽
68 제 3 부 천명 (10) 21.06.15 168 0 7쪽
67 제 3 부 천명 (9) 21.06.12 174 0 7쪽
66 제 3 부 천명 (8) 21.06.10 173 0 7쪽
65 제 3 부 천명 (7) 21.06.08 177 0 8쪽
64 제 3 부 천명 (6) 21.06.05 183 0 8쪽
63 제 3 부 천명 (5) 21.06.03 189 0 9쪽
62 제 3 부 천명 (4) 21.06.01 192 0 6쪽
61 제 3 부 천명 (3) 21.05.29 199 1 8쪽
60 제 3 부 천명 (2) 21.05.27 194 0 9쪽
59 제 3 부 천명 (1) 21.05.25 209 1 9쪽
58 제 2 부 후기 21.05.18 179 1 3쪽
57 제 2 부 꿈 (18) 21.05.15 187 0 7쪽
56 제 2 부 꿈 (17) 21.05.13 184 1 8쪽
55 제 2 부 꿈 (16) 21.05.11 185 1 9쪽
54 제 2 부 꿈 (15) 21.05.08 185 1 8쪽
53 제 2 부 꿈 (14) 21.05.06 206 1 7쪽
52 제 2 부 꿈 (13) 21.05.04 205 2 4쪽
51 제 2 부 꿈 (12) 21.05.01 202 1 8쪽
50 제 2 부 꿈 (11) 21.04.29 202 2 5쪽
49 제 2 부 꿈 (10) 21.04.27 277 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