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南風 님의 서재입니다.

검계(劍契)이야기 두 번째 -파천(조선, 1596)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반소설

南風
그림/삽화
渡海
작품등록일 :
2020.12.29 16:07
최근연재일 :
2022.07.06 20:09
연재수 :
221 회
조회수 :
38,650
추천수 :
340
글자수 :
758,510

작성
21.05.04 02:54
조회
205
추천
2
글자
4쪽

제 2 부 꿈 (13)

DUMMY

제6장 습격


-1-


운영의 집을 습격해

애먼 사람만 죽인 그날 이후로,

무려 일곱 달이 지났다.


일을 의뢰한 정창수보다

실행범인 정효상이

애가 타다 못해

이젠 화병이 날 지경이었다.


정창수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포도청의 움직임을 신중히 살피며

정효상을 안심시켰지만,


정효상은

자신의 미진한 일처리와

그로 인한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들 때문에

그저 조급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로서,

무인으로서,

벗으로서의 부끄러움도 컸지만,


도정궁 쪽에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를 몰라

매일 매일이 불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왕이 다시 기력을 회복하면서

정무에 복귀하자

그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정국이 요란한 것은 여전했고,

그에 따라

자신의 일도 무척 바빠졌으나

도무지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지금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결과였다.

확실한 결과, 확실한 끝맺음.


다른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포도청의 움직임이

부산하고 산만해지자


정창수와 깊게 상의한 그는,

병을 핑계로

한 달 정도의 휴가를 내고

본격적으로 조운영의 행방을 쫒았다.




조운영이 살았던 집은

이제 폐가가 되어

거미줄만 가득한

음산한 곳이 되어있었다.


가끔씩 거지들이

비를 피하러 몰래 들어와

자고 가는 것을 빼면,


보름가까이 지켜본 결과

그 집에는

이제 사람이 드나들지 않았다.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판단한 그는

집 쪽의 감시를 접고,


정창수를 통해

포도청에서 작성한

그날의 사건에 관한

문기를 입수하였다.


기록을 살펴보던 그는,

조운영의 인적사항에서

작은 단서 하나를 찾았다.


그녀에게

조운용이라는

오빠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차피 그녀가 흔적을 감춘 지금,

그는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정효상이

조운용이라는 사내에 대해

이것저것 정보를 모으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는 너무도 쉽게

하나의 실마리에 도달했다.


조운용이라는 자가

도성에서

‘상당히 유명한 사내’였기 때문이었다.


칼을 쓰는 자들 사이에서도,

주먹을 쓰는 왈짜들 사이에서도

조운용의 이름값은 상당히 높았다.


그는 몇 번의 탐문을 통해


조운용이

검계 홍방의 접주들 중

가장 높은 위치인 접장이며

방주 이규석의

바로 아래라는 것을,


그리고 그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모이는 장소가

반촌의 현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 날부터 정효상은

반촌 주변을 배회하면서

조운용의 얼굴을 확인하려 애썼다.


그러나

그에 관한 정보는 쉽게 얻었으되

그의 실상을 알아내긴 힘들었다.


정효상이

검계의 생리를 잘 알지 못해서

그런 것도 있었으나,

그 당시 조운용이

상당히 바빴기 때문인 것도 컸다.


조운용은

홍방의 모든 연락과

정보관리를 맡던 직책에서

새로운 동지들을 포섭하는 일로

직책이 바뀌었다.


그 때문에 그는

도성에 머무르는 날보다

한양 외곽과

경기 일대에 머무르는 날이

훨씬 더 많았고,


그나마도 거주지가 매일 바뀌며

일정치가 않았다.


어제는 파주,

오늘은 송파,

내일은 이천...뭐 그런 식이었다.


그는

방주 이규석과 함께 다니며

그렇게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반촌 현방 앞의 주막에서

진을 치고 있던 정효상은


거의 달포 만에야

비로소 조운용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고,

휴가를 한 달이나 더 연장해야만 했다.




조운용의 실체를 확인한 후,


정효상은

일주일에 걸쳐

은밀히 그의 뒤를 미행했으나

얻어지는 성과는 극히 미미했다.


매일 거처가 바뀌는 탓에

그의 집이 어디인지는

아예 판단조차 서질 않았고

그나마도 이규석과 항상 같이 다녀서

혼자 있는 시간도 거의 없었다.


그냥 한적한 곳에서

두 놈을 동시에 잡아버릴까?

하는 생각이

그들의 뒤를 밟는 정효상의 머릿속에

계속 떠올랐지만,

저번의 실수를 떠올리며

그는 꾹 눌러 참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날이

다가오고 말았다.


도정궁에서

‘만나자’는 전갈이 온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검계(劍契)이야기 두 번째 -파천(조선, 1596)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8 제 3 부 천명 (20) 21.07.08 166 0 8쪽
77 제 3 부 천명 (19) 21.07.06 158 0 7쪽
76 제 3 부 천명 (18) 21.07.03 170 0 8쪽
75 제 3 부 천명 (17) 21.07.01 160 0 8쪽
74 제 3 부 천명 (16) 21.06.29 161 0 9쪽
73 제 3 부 천명 (15) 21.06.26 154 0 7쪽
72 제 3 부 천명 (14) 21.06.24 155 0 7쪽
71 제 3 부 천명 (13) 21.06.22 158 0 7쪽
70 제 3 부 천명 (12) 21.06.19 155 0 9쪽
69 제 3 부 천명 (11) 21.06.17 165 0 7쪽
68 제 3 부 천명 (10) 21.06.15 168 0 7쪽
67 제 3 부 천명 (9) 21.06.12 174 0 7쪽
66 제 3 부 천명 (8) 21.06.10 174 0 7쪽
65 제 3 부 천명 (7) 21.06.08 177 0 8쪽
64 제 3 부 천명 (6) 21.06.05 183 0 8쪽
63 제 3 부 천명 (5) 21.06.03 189 0 9쪽
62 제 3 부 천명 (4) 21.06.01 192 0 6쪽
61 제 3 부 천명 (3) 21.05.29 199 1 8쪽
60 제 3 부 천명 (2) 21.05.27 194 0 9쪽
59 제 3 부 천명 (1) 21.05.25 209 1 9쪽
58 제 2 부 후기 21.05.18 179 1 3쪽
57 제 2 부 꿈 (18) 21.05.15 187 0 7쪽
56 제 2 부 꿈 (17) 21.05.13 184 1 8쪽
55 제 2 부 꿈 (16) 21.05.11 185 1 9쪽
54 제 2 부 꿈 (15) 21.05.08 185 1 8쪽
53 제 2 부 꿈 (14) 21.05.06 206 1 7쪽
» 제 2 부 꿈 (13) 21.05.04 206 2 4쪽
51 제 2 부 꿈 (12) 21.05.01 203 1 8쪽
50 제 2 부 꿈 (11) 21.04.29 202 2 5쪽
49 제 2 부 꿈 (10) 21.04.27 277 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