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달곰샤 연재소설

죽어 마땅한 인간 (완결)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추리, 공포·미스테리

완결

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8.16 12:20
최근연재일 :
2023.08.16 13:5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944
추천수 :
3
글자수 :
152,143

작성
23.08.16 13:54
조회
18
추천
0
글자
11쪽

28. 동맹

DUMMY

*


권상호를 산에 매달고 내려온 그 날.

강현수, 유가람, 홍성일. 셋은 현수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뻗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도착하자마자 2층 거실 맨바닥에 대충 누워 곯아떨어졌다.

강현수가 눈을 뜬 건 아침 10시 반.

유가람은 먼저 일어나 우리 건설로 간 것 같았다.


“하암. 성일아 일어나라, 아침 10시 반이다. 너 출근 안 해도 되냐?”


“헉. 아!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네, 가람이 형님이 어제 산 올라가면서 진짜 고생한다고. 오늘은 그냥 쉬라고 했습니다.

아! 저녁에는 시간 비워두라고 하던데요? 저녁에 셋이 맛있는 거 먹자고 하더라고요.”


“아 뭘 자꾸 만나. 꼴도 보기 싫구만... 그래? 괜히 깨웠네?

어쩔래? 여기서 놀다가 저녁에 밥 먹으러 같이 갈래? 그냥 집에 갈래? 데려다 줄까?”


“어... 놀다 가도 됩니까?”


“몇 시간 뒤에 다시 만날 거면 뭐 하러 들어가? 더 쉬려면 내 방에 들어가서 더 자던가.

아~ 너 그때 가구 만드는 것 관심 있다고 했지? 이렇게 된 거 한번 해보던가? 일단 씻고 밥 좀 먹은 다음에.”


현수와 성일이 각각 화장실에서 씻고, 조금 이르게 점심을 먹었다.


현수가 성일에게 오늘 해볼 것을 설명해 준다.

서랍이 있는 침대 협탁 만들기.

원목을 직접 집성해서 만들려면 하루로는 턱도 없지만, 자작나무 합판으로 하면 하루면 충분하다. 예전에 현수가 디자인 해놓은 협탁의 설계도를 주면서, 성일에게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주고 직접 해보라고 한다.


“오 재밌겠습니다. 바로 시작할까요?”


성일이 어떻게 자작나무 합판을 자를지 재단 계획을 세운다.

합판을 들어 테이블쏘로 옮긴다. 기계를 작동하는 과정에서는 살짝 버벅거려서 현수가 도와줬지만, 힘도 좋고 처음 사용하는 것 같지 않게 능숙하게 다룬다. 손재주가 좋다.


“이야 손재주 좋다고 자신하더니 진짜 좋네. 이 정도면 금방 완성하겠다. 목공예 해봤어?”


“아닙니다. 그런데 인테리어 작업할 때 목공팀 들어오면 보고 배운 것도 있고, 건축할 때 쓰는 공구랑 비슷한 것도 많으니까요. 아무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보다야 낫지 않겠습니까?”


어느덧 성일이 재단을 다 끝낸다. 현수가 자로 재어 보니 치수가 딱딱 맞다.

하지만 나무를 재단할 때는 약간 크게 만든 게 좋을 때가 있는 법.


“치수는 정확하게 잘 잘랐는데, 사실 만드는 종류에 따라서 약간 크게 만들었다가 다시 딱 맞게 잘라내는 게 좋을 때가 있거든.

특히 액자처럼 45도로 잘라내서 면을 맞출 때. 이런 경우에는 1~2cm 크게 재단해 뒀다가 가장자리를 조금씩 잘라내면서 정 치수에 맞추는 게 좋아.

조금 있다가 해보면 알겠지만 안 그러면 묘하게 짧아지거든. 그것만 빼고 엄청 잘했다.”


“오 그렇습니까? 형님께 칭찬받으니까 좋네요. 하하하”


“어. 이 정도 실력이면 장비 쓰는 것만 익숙해지면 어디 가서 목수라 그래도 손색없겠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도와주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도 없겠네.

성일아 작업하고 있어. 나 어제 차 놓고 온 거 가지고 올게.”


“넵! 알겠습니다.”


현수가 성일을 작업을 시켜놓고, 시골길을 쭉 걸어 나가서 대로변에 있는 공터로 간다.

어제 BMW 7을 세워 두었던 그 자리에 현수의 싼타페가 서 있다.

현수가 산타페를 끌고 공방으로 돌아오니, 성일이 벌써 기본적인 형태는 다 만들었다.


“야~ 손 진짜 빠른데? 한번 실력 좀 볼까?”


현수가 성일이 만든 서랍 박스의 대각선 길이를 재서 사각형이 정확하게 나왔는지 확인한다. 약 5mm가량 뒤틀려 있지만, 이 정도는 쉽게 수정할 수 있다.

현수가 망치로 퉁퉁 쳐서 코너가 직각이 될 수 있게 맞춰준다.

가장 바깥의 박스를 제어 보니 도면과의 오차는 2mm.

이정도면 오차라고 할 것도 아니다. 처음 만든 거치고는 엄청 잘하는 셈. 서랍을 끼워 넣을 때 여유 공간이 있으니, 이대로 조립하면 된다.

성일이 조립하게 두고 현수가 묻는다.


“금방 끝내겠네. 성일아 둘만 있으니까 좀 물어보자. 너는 어쩌다 가람이가 저 짓거리 하는 걸 도와주게 된 거냐?”


현수의 물음에 신나게 움직이던 성일의 손이 멈춘다.

잠깐의 침묵 후 성일이 천천히 손을 움직인다.


“실은... 가람이 형님한테 협박을 받고 있습니다.

일 년 전쯤에 저희가 시공하는 빌라 현장에 좀도둑이 든 적이 있었어요.

퇴근해서 가람이 형님이랑 밥을 먹고 있는데 TV에서 새벽에 대량의 소나기가 올 거라고 일기예보를 하더라고요. 비에 젖으면 부실공사가 되기 때문에 방수천을 덮으려 가람이 형님과 급하게 현장에 갔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있더군요. 저희 물건을 들고 있는걸 보고 도둑이라고 확신해서 달려들었는데, 도둑이 저를 주먹으로 때리더군요. 막으면서 도망 못 가게 막으려고 하다가, 도둑이 헛디뎌서 3층에서 떨어졌습니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이야기.

현수가 귀기울여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내려가 보니까 죽었더군요. 제가 당황해서 정신 못 차리고 있는데 가람이 형님이 목격자로 경찰에 신고한 거로 하자고 했습니다.

가람이 형님이 경찰을 부르고, 거짓말로 잘 둘러대서 도둑이 실족사한 거로 결론 났습니다.

도둑질 현장에서 걸려서 당황했고, 비가 오니 미끄러울 만했다는 이유였죠.”


“이게 시작이군...”


“네... 그 이후로 가람이 형님이 협박을 시작했습니다.

죽은 대학생과 제가 몸싸움하는 동영상을 찍어서 가지고 있다고 그러더군요.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하랍니다. 경찰에 보내겠다며.”


“유가람 이거 완전 양아치 새끼네? 너랑 나 둘다 협박하고?

하아... 나태석은 도대체 어떻게 죽은 거야? 조각도가 흉기인 건 맞아?”


“예? 조각도요? 아닙니다. 나태석을 죽인 건 식칼이었습니다. 흔히 사시미라고 부르는 일본식 생선칼이요.

가람이 형님이 제가 나태석을 죽였다고 덮어씌울 때 진짜 억울하더라고요. 현수 형님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제가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뭐!? 조각도는 블러핑이야? 이새끼가 진짜 별의별 거짓말을 다 하고 앉았네... 나태석에 대해서 아는 대로 다 이야기 해봐.”


“나태석 부장이 횡령한 것도 맞고, 모텔에 있던 것도 맞습니다. 중국으로 밀입국하는 것도 맞을 거예요.

다만. 가람이 형님 우리 건설 다닐 때, 나태석 부장이 사수였다고 들었습니다. 둘이 엄청 친하다고 들었어요.

가람이 형님이 전화해서 공사 현장으로 오라고 하니까 나태석이 노트북 들고 순순히 왔어요. 테이프로 묶고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두분이 편하게 대화하라고 저는 멀찍이 서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가람이 형님이 처음부터 나태석 부장의 횡령과 밀입국을 도와준거 같아요. 어떤 댓가를 받기로 하고요.”


강현수의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진다.


“아~! 나태석이 코인에 투자하다가 제대로 물렸고, 횡령한 돈으로 물타기를 한 거구나. 원복하면 다시 돌려 놓을 생각이고, 안되면 도주 할 생각이었어.

유가람이 입을 다물고 있어야 대금이 똑바로 지급된 것처럼 보이니, 둘이 거래를 했고.”


“아... 그렇겠네요. 어쨌든 중간에 가람이 형님이 저한테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자기 차 트렁크에 천으로 된 큰 가방 있으니 좀 가져오라길래 갔다오니, 나태석 부장은 이미 가슴에 칼이 박혀 있었습니다.

죽은 게 확실해지자, 이민가방에 담아서 트렁크에 넣었습니다.

암매장하겠다고 아무도 못 찾을 만한 곳을 안다고 따라오라고 하더군요.”


“아무도 못 찾을 곳이 우리집이야? 이 근처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으니까, 시체가 나오려면 몇십 년은 걸릴 거라고. 암매장해도 된다고 판단했구나.”


“와... 형님 정말 잘 맞추시네요. 맞습니다.

중간에 이래야 자연스럽다고 마트에 들려서 선물세트랑 이것저것 사서 형님 집에 왔습니다.

저는 가람이 형님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카톡이 왔습니다.

생각해 보니 나태석 차를 그대로 두고 왔다고. 일단 차를 여기로 가지고 오라더군요.

차 끌고 온 다음에, 형님이 늦게까지 일하는 중이라고, 잠들면 옮기자고 이야기를 끝냈는데. 형님이 일 마치고 저희 쪽으로 오시더라고요.

그다음부터는 기억하시는 대로입니다.”


“그랬지... 성일이 네 가족이 쓸 차라고 했는데 나태석 지갑이 있으니까. 위화감이 들더라고. 나이 차이는 애매하게 많이 나지, 성씨도 다르고 닮지도 않았지.

홍 씨의 가족이 어떻게 해야 나 씨가 되나 싶었어. 그래서 빨리 들어왔었지.”


“형님... 가람이 형님이랑 거리를 두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방법 없을까요?

솔직히. 저는 가람이 형님이 이러다 저나 형님한테도 손쓰는 건 아닐지 걱정됩니다. 특히 두 분이 친구다 보니...”


성일이 말끝을 흐렸지만, 현수는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가람과 현수 둘이서 편 먹고 자기를 죽일까 봐 걱정하고 있다는 뜻.

하지만 그거는 서로 마찬가지 였다.

가람과 성일이 편 먹고 자신을 죽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정해야 한다.

이제는 유가람이라는 친구를 믿을 수 없다는걸.


“성일아. 이렇게 하자. 유가람이 너나 나한테 자기와 같이 편 먹고 다른 한명을 죽이자고 하면... 우리 둘이 유가람을 죽이기로.”


“네!?”


“성일아. 뒤처리는 내가 잘 생각해 볼 테니. 넌 나한테 붙어라.

너 평생을 유가람한테 협박받으면서 살 거야? 그건 아니 잖아?

생각해봐. 만약 유가람이 죽는다면 더원 건설 대표는 누가 될지. 더원 건설 창업에 내가 4억 대고, 가람이가 1억 냈어. 더원건설 대주주는 나야.

대표는 대주주인 내가 되거나, 내가 동의한 사람이 되는 거야.

성일아. 네가 대표해라. 형이 밀어줄게.

네가 사장하면서 더원건설 성장 시키고, 내 주식 지분 인수해 가.”


“정말입니까?!”


“어. 약속할게. 다만, 네가 인수하기 전까지 나는 지금처럼 더원건설 사외이사로 월급 받아 갈 거야. 어때? 콜?

나는 안정적으로 월급 받다가 너한테 주식 팔아서 투자금 회수하니 좋고, 너는 종합건설사 대표이사 되니 좋고. 괜찮지 않냐? 윈윈하자. 성일아.

가람이 월 실수령액이 600만원 정도 될걸? 연봉이 1억이 넘어.”


성일이 굳은 얼굴로 한참을 고민하다가 답한다.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어 마땅한 인간 (완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 31. 에필로그 23.08.16 21 1 7쪽
32 30. 행적 23.08.16 18 0 17쪽
31 29. 담금주 23.08.16 18 0 10쪽
» 28. 동맹 23.08.16 18 0 11쪽
29 27. 대치 23.08.16 18 0 11쪽
28 26. 굴레 23.08.16 17 0 9쪽
27 25. 다솜분식 23.08.16 16 0 10쪽
26 24. 합의 23.08.16 22 0 9쪽
25 23. 장막 23.08.16 16 0 13쪽
24 22. 교살 23.08.16 18 0 11쪽
23 21. 우리종합건설 23.08.16 20 0 10쪽
22 20. 설득 23.08.16 16 0 13쪽
21 19. 춘천 데이트 23.08.16 20 0 10쪽
20 18. 일상 23.08.16 21 0 10쪽
19 17. 그린벨트 23.08.16 21 0 14쪽
18 16. 술 장식장 23.08.16 23 1 11쪽
17 15. 선 긋기 23.08.16 21 0 10쪽
16 14. 뒷처리 23.08.16 25 0 11쪽
15 13. 대리운전 23.08.16 24 0 10쪽
14 12. 루나코인 23.08.16 23 0 10쪽
13 11. 공사대금횡령 23.08.16 23 0 11쪽
12 10. 이민가방의 정체 23.08.16 29 0 9쪽
11 09. 검은색 이민가방 23.08.16 27 0 11쪽
10 08. 압수수색 23.08.16 27 0 8쪽
9 07. 국립과학수사연구소 23.08.16 31 0 10쪽
8 06. 롤렉스의 주인 23.08.16 29 0 11쪽
7 05. 목매단 시체 23.08.16 33 0 11쪽
6 04. 더원종합건설 23.08.16 33 0 11쪽
5 03. 단서 발견 23.08.16 39 0 11쪽
4 02. 실종자 명단 23.08.16 46 0 12쪽
3 01. 신원미상의 시체 23.08.16 69 1 12쪽
2 00. 프롤로그 23.08.16 66 0 5쪽
1 0. 작품소개 23.08.16 96 0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