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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죽어 마땅한 인간 (완결)

웹소설 > 자유연재 > 추리, 공포·미스테리

완결

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8.16 12:20
최근연재일 :
2023.08.16 13:5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59
추천수 :
3
글자수 :
152,143

작성
23.08.16 13:49
조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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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25. 다솜분식

DUMMY

* * *


홍성일은 박다솜의 초등학교 앞에서 하교를 기다렸다.

학교 인근은 금연 구역이라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담배를 태우며 정문을 바라본다.

3시쯤 되니 6학년의 수업이 끝났는지, 아까 하교하던 얘들보다 눈에 띄게 키가 큰 아이들이 학교 밖으로 나온다. 아까도 느꼈지만 하교하는 학생 수가 매우 적다.

한 학년에 100명도 안 될 거 같다. 끽해봐야 6~70명 정도 아닐까.


교문 쪽에 서서 박다솜의 얼굴을 찾는다.

책가방을 메고 조용히 하교하는 조그만 여자아이가 보인다.

얼굴과 복장이 서류에 첨부되어 있던 박다솜이 맞다.

성일이 박다솜의 길을 막으면서 말을 건다.


"안녕? 박다솜 맞니?"


여자아이가 움찔하며 대답한다.


"어... 맞는데요 무슨 일이세요?"


"안녕. 너희 아빠랑 같이 일했던 아저씨인데, 엄마랑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왔어.

빈손으로 가기는 뭐해서 다솜이한테 엄마가 뭘 좋아하시는지 물어보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뭘 좋아하시니?"


"어... "


박다솜이 경계하며 멈칫하니, 교문에서 수위 아저씨가 나온다.


"저기요! 지금 학생한테 뭐 하시는 겁니까?"


"네? 아뇨, 저는 그냥 아이한테 엄마가 좋아하는 걸 물어봤는데...?"


"잠깐 여기로 오셔서 이야기 좀 하시죠! 학생은 어서 집으로 가고!"


수위아저씨가 언성을 높이면서 성일을 부르고, 박다솜을 집으로 돌려보낸다.

성일이 당황해서 어버버 하는 사이 박다솜이 뛰어간다.

성일이 수위 아저씨에게 사정을 설명한다.

아이 아버지한테 고소를 당해서 합의해야 하는데, 아이 아버지가 실종돼 가족과 합의를 해야한다는 것. 아이한테 위해를 가할 생각은 일절 없고. 무슨 선물을 뭘 사갈지 물어보려 했다고 이야기 한다.

수위 아저씨가 성일을 타이른다.


"허!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그렇지. 학생한테 찾아가면 부모 입장에서는 협박일 수 있어요. 그냥 바로 부모를 만나서 해결하세요. 요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가중 처벌 하는 거 몰라요? 괜히 그러다가 범죄자로 몰리는 수가 있어요!"


"아... 그렇군요.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생각이 짧았다.

성일은 큰일 날 뻔했다고 생각하며 수위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떠났다.

어쩔 수 없이 근처 대형마트에서 선물을 뭘 사 갈지를 고민한다.

분식집을 하고 있다고 했으니 과일이나 고기, 건강식품 같은 걸 사가지고 가는 게 좋겠지? 성일은 받을 때 기분이 좋게 고급스러운 포장지의 한우 선물세트를 샀다.


박수찬의 부인이 한다는 분식집으로 향한다. 다솜분식.

간판이 보인다. 가까이 가려는데 경찰 둘이 가게 앞에 서 있다.


'무슨 일이 있나?'


별생각 없이 가게로 들어서면서 인사하려고 하는데 안에서 여자아이가 소리를 친다


"안녕하세..."


"아! 저 아저씨야!"


분식집 주인 김은혜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성일을 쳐다보고, 밖에 서 있던 경찰이 뒤따라와 성일을 멈춰 세운다.


"실례하겠습니다. 유괴미수 신고가 들어와서요.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일단 밖으로 나가실까요?"


"유괴요? ;;;"


성일은 경비 아저씨에게 했듯, 경찰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 고소를 당해서 합의해야 하는데, 빈손으로 오는 건 아닌 거 같아서, 아이한테 어머니가 좋아할 만한 걸 물어보려고 했습니다.

안 그래도 학교 수위아저씨가 한소리를 해서 오해 살 수 있다는 것도 이해했습니다.

협박이라든가 위해를 가하려는 생각은 일절 없었어요. 보세요. 정말로 한우 선물 세트를 사가지고 왔잖아요. 이걸 드리면서 합의를 부탁드리러 온 것뿐입니다.”


“아이 이름과 학교, 학년 같은 건 어떻게 알게 되신 거죠?”

“박수찬 씨랑 일하면서 직접 들었습니다. 부모들이 원래 자식 자랑 많이 하잖아요.”


경찰 둘이 서로 이게 진짜인지 물어보듯 서로를 마주본다. 어깨를 으쓱한다.


“알겠습니다. 신분증 제시해 주세요.”


성일이 신분증을 제시하고, 경찰이 단말기를 통해 홍성일을 조회한다.

범죄 기록이 나오지 않는 멀쩡한 시민.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 경찰이 한명 가게로 들어가 김은혜 씨에게 설명한다.


"아까 아이도 이야기했지만, 어머니께 선물을 드리려고, 좋아하는 것을 물어보기 위해서 아이에게 접근했답니다."


"아니, 아이한테 접근해서 합의하려는 것 자체가 협박 아닌가요? 유괴하겠다는!"


"어머니가 그렇게 불안해하는 감정도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아요. 강압적인 힘을 쓴 것도 아니고, 실제로 선물도 사가지고 왔잖아요. 저기 보세요. 한우 선물세트예요."


경찰이 창밖의 성일을 가르친다.

양손으로 한우 선물 세트 박스를 가슴팍에 들고서는 잠자코 서 있다.


"선생님. 저희 애 아빠가 이미 실종이 됐어요! 이미 반년 넘게 살았는지 죽었는지 소식조차 모른다고요! 분명 저 사람들이 한 짓 일 거예요! 이렇게 얘한테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경찰이 시민을 보호해야죠!"


"어머니 진정하세요. 그래서 저희가 출동을 했잖아요. 법원에서 접근금지 명령을 내린다면 저희도 얼마든지 막겠는데 접근 금지명령이 내려져 있는 것도 아니고, 사유가 불분명하게 찾아온 것도 아니 잖아요.

자기들도 어머님이랑 합의해야 하는 처지라고 하니까요. 만나서 합의를 해주셔야 저 사람도 안 찾아오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럼 저희 아이를 계속 찾아와도 그대로 두겠다는 말이잖아요!"


"경찰로서는 그렇습니다. 진짜 유괴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니까요.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어머니를 찾아오는 것을 저희가 막을 수는 없습니다."


"저 사람들이 저희 남편 실종시킨 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저 사람들을 만나겠다고 나간 뒤 사라졌다구요!"


"그건 수사를 통해서 밝혀질 부분입니다. 일단 기록상으로밖에 찾아온 홍성일 씨는 어떤 범죄 기록도 없습니다."


"아니! 다시는 저 사람들이 다시는 우리 가족을 손댈 수 없게 보호해 달라구요!"


김은혜가 거의 소리지르듯 예민하게 반응한다.남편의 갑작스러운 실종.

그 이후에도 지속해서 찾아와 밀린 임금과 자재비 등을 달라고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에게 시달렸는데, 이제는 더원 건설에서 합의해달라고 끈질기게 연락해 오고 아이에게까지 찾아왔다.

성일이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예민해져 있던 김은혜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우리 다솜이도 실종될지도 몰라'


김은혜의 불안함, 예민함을 이해하는 척하며 경찰이 양손으로 김은혜의 손을 꼬옥 잡는다.

그러고는 기름을 붓는다.


"어머니. 제가 경찰로서 조언을 드려도 될까요? 그렇게 계속 피하고 외면하시는 건 현재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정당당하게 마주하셔야죠.

다솜이의 보호자잖아요.

밖에 있는 사람이 안 찾아오게 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어머니가 합의를 해주시는 거예요. 용기를 내셔야 해요."


마치 진심으로 응원하는 듯한 태도.

저들은 모른다. 남편의 실종 이후로 지옥 같아진 김은혜의 삶을. 불안을.

김은혜는 경찰을 통해 안전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경찰은 그저 출동 신고가 들어와서 찾아왔을 뿐, 시민을 보호할 생각이 없다. 자기 스스로 아이를 지켜야 한다.

남편은 어느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딸 다솜이까지 사라지면 앞으로 삶을 살아갈 자신이 없다.합의하자.

다시는 안 찾아오게 하자.


"... 합의할게요. 들여보내 주세요."


"잘 선택하셨습니다."


그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성일은 경찰이 지켜보는 앞에서 선물과 합의문을 건네고 설명한다.

발주한 회사의 담당자가 공사대금을 횡령해서 도주했고, 자신들도 발주처도 횡령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이제서야 우리도 잔금을 수령했다.

공사비 잔금 전액을 지불 하겠다.

합의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모든 과정을 설명하고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는 성일.

김은혜가 머뭇거리자 성일이 합의문에 있는 보상금이라는 공란을 가리키며 말한다.


"이걸로 보셨던 모든 피해를 보상할 수는 없지만, 이게 저희가 제안 드릴 수 있는 최선입니다."


성일이 손을 움직여 '1억 원'이라고 기입한다. 그걸 보던 경찰이 엄청 호들갑을 떤다.


"어머니! 이 정도면 엄청 좋은 조건에 합의하시는 거예요! 잔금을 1년 늦게 주는 이자가 1억이면 성의 표현은 확실하게 한 거죠!"


김은혜가 말없이 합의문에 서명한다.


"갑자기 찾아와 본의 아니게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합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입금은 적어주신 계좌로 내일 안으로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성일이 고개를 푹 숙이며 인사를 하고 나가려는데 김은혜가 앙칼진 목소리로 한마디 한다.


"다시는 찾아오지 마세요. 특히 우리 다솜이 한 테는!"


"놀라게 해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겁니다. 가보겠습니다."


성일이 한 번 더 고개 숙여 인사하고 밖으로 나간다.

경찰들도 김은혜에게 인사를 하고는 성일을 따라 나왔다.

성일은 경찰들에게도 인사를 했다.


"오해를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버터면 유괴범이 될 뻔했네요. 실례 많았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저희야말로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경찰들이 경찰차에 올라타고, 차 안에서 속삭인다.


"와, 엄청 부럽다. 잔금 늦게 줬다고 합의금이 1억이라니..."


"원금이 6억 원이니... 1년 이율이 17% 가까이 되네. 부럽다. 돈만 있으면 내가 빌려주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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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1. 에필로그 23.08.16 20 1 7쪽
32 30. 행적 23.08.16 15 0 17쪽
31 29. 담금주 23.08.16 15 0 10쪽
30 28. 동맹 23.08.16 15 0 11쪽
29 27. 대치 23.08.16 16 0 11쪽
28 26. 굴레 23.08.16 16 0 9쪽
» 25. 다솜분식 23.08.16 15 0 10쪽
26 24. 합의 23.08.16 18 0 9쪽
25 23. 장막 23.08.16 13 0 13쪽
24 22. 교살 23.08.16 17 0 11쪽
23 21. 우리종합건설 23.08.16 17 0 10쪽
22 20. 설득 23.08.16 14 0 13쪽
21 19. 춘천 데이트 23.08.16 17 0 10쪽
20 18. 일상 23.08.16 17 0 10쪽
19 17. 그린벨트 23.08.16 17 0 14쪽
18 16. 술 장식장 23.08.16 21 1 11쪽
17 15. 선 긋기 23.08.16 17 0 10쪽
16 14. 뒷처리 23.08.16 23 0 11쪽
15 13. 대리운전 23.08.16 20 0 10쪽
14 12. 루나코인 23.08.16 20 0 10쪽
13 11. 공사대금횡령 23.08.16 20 0 11쪽
12 10. 이민가방의 정체 23.08.16 29 0 9쪽
11 09. 검은색 이민가방 23.08.16 23 0 11쪽
10 08. 압수수색 23.08.16 26 0 8쪽
9 07. 국립과학수사연구소 23.08.16 29 0 10쪽
8 06. 롤렉스의 주인 23.08.16 27 0 11쪽
7 05. 목매단 시체 23.08.16 31 0 11쪽
6 04. 더원종합건설 23.08.16 31 0 11쪽
5 03. 단서 발견 23.08.16 37 0 11쪽
4 02. 실종자 명단 23.08.16 43 0 12쪽
3 01. 신원미상의 시체 23.08.16 68 1 12쪽
2 00. 프롤로그 23.08.16 64 0 5쪽
1 0. 작품소개 23.08.16 89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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