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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죽어 마땅한 인간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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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8.16 12:20
최근연재일 :
2023.08.16 13:5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948
추천수 :
3
글자수 :
152,143

작성
23.08.16 13:10
조회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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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08. 압수수색

DUMMY

* * * * *


조민철과 임성민은 날이 밝자마자 김남복 형사과장에게 지금까지의 수사 과정을 보고했다.


“... 이건 홍성일 어머니랑 DNA 대조 결과지입니다. 천마산의 불탄 시체는 홍성일이 맞다고 합니다.

정황상 다른 사람들의 실종에 홍성일과 유가람이 관련이 있는 것 같지만, 탐문 수사로 알아낼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홍성일과 유가람의 집과 차를 열어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압수수색영장을 요청드립니다.”


직접 사건 현장을 목격한 증언이나 명백한 증거가 있지 않은 이상, 집이나 차량의 문을 열어보기 위해서는 압수수색영장이 필요하다.

보고를 듣던 형사과장이 충분히 납득 됐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DNA 대조 결과 홍성일이 확실하다? 도대체 무슨일이 벌어진 건지 감이 안 오네...

실종된 사람이 5명. 죽은 사람이 2명... 이거 또 ‘성인 실종 신고의 문제점’ 이러면서 탐사보도 편성돼서 테레비 나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에잇! 그래! 압수수색영장 치자! 내가 지금 바로 서장님께 보고하러 갈게.

유가람이랑 홍성일 둘 다 같이 압수수색영장 청구하자고.!”


“넵!”


민철과 성민은 지시를 듣자마자 바로 홍성일의 집으로 이동했다.



* * *


홍성일의 집은 10평 정도의 오래된 빌라.

수사하는 동안 혹시 홍성일이 집으로 돌아올까 싶어서, 몇 번씩이나 들렸었다.

요즘에는 보기 드물게 현관문이 열쇠로 된 집이다.


인근에서 열쇠공을 불러서 문을 따고 들어갈 준비를 한다.

이윽고 민철에게 걸려오는 전화. 압수수색이 허가됐다.


“영장 나왔어. 시작해”


“이제 문 열어주시면 됩니다”


공구를 풀어놓고, 문고리를 만지기를 수분 째.

찰칵 소리가 나더니, 열쇠공 아저씨가 뿌듯하게 웃는다.


“다 됐습니다.”


홍성일의 집은 남자 혼자 사는 집답지 않게, 전체적으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주방 한켠에 여러 종류의 담금주가 장식장에 들어가 있다.

방을 열고 들어가니 바로 보이는 침대와 책상. 그리고 새것으로 보이는 협탁이 놓여있다.

협탁 위에는 보란 듯 몇백만 원에 이르는 현금과 수천만 원의 수표, 고가의 시계와 귀금속들이 정리되어 있다.

책상 위에는 최신형 핸드폰과 태블릿들이 자랑이라도 하듯 진열되어 있다.


“이런 미친... 성민아 바로 감식반 튀어오라고 해라.”


“네. 제대로 찾아온 거 같아요.”


성민이 감식반을 부르는 동안, 민철이 장갑을 끼고 수표부터 확인한다.

형사과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동료를 통해 백만 원짜리 수표의 번호를 조회한다.


“아 그래? 발행자 이름이 박수찬이야? 실종신고 접수된 사람 맞지? 어. 어.

이쪽 수표는 발행자 이름이 권상호고? 어 확인해 줘서 고맙다.”


더 볼 것도 없다. 아마도 전원이 꺼진 핸드폰과 태블릿, 시계와 현금까지 전부 다 또 다른 실종자의 것일 거다. 속된 말로 전리품.

얼마 지나지 않아 감식반이 도착한다.


“저기 물건들 다 기록 남기고, 지퍼백에 담아서 회수해.”


지원 나온 경찰들이 민철의 지시대로 지퍼백에 담아서 증거물로 챙긴다.


“... 홍성일이 실종자들을 어떻게 했다고 봐야겠죠?”


“어. 저 많은 것들이 선물 받은 거겠냐? 이렇게 피해자의 물건들을 전리품처럼 가지고 있다면 100% 범죄자로 봐야지. 최소한 공범은 확정이야.”


“그럼 유가람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범행의 이득을 홍성일이 봤다면 유가람은 죽었다고 봐야 하지 않나 싶은데... 아니지. 그럼 홍성일은 왜 죽은 거야? 돌겠네.”


“그건 지금부터 알아봐야지. 이동하자. 유가람 집부터 열어보자.”



* * *


조민철과 임성민이 유가람의 오피스텔에 도착해 관리사무소에 들어간다.


“실례합니다. 계양경찰서 경사 조민철입니다.”


민철이 압수수색영장과 신분증을 보여주며 설명하자 경비원이 디지털 도어락의 마스터키를 가지고 앞장서서 유가람의 집 문을 열어준다.


민철과 성민이 장갑을 끼고 들어가서 실내등을 켠다.

휑한 내부의 집. 입구 쪽에 술병이 쌓인 것 말고는 특이한 게 없다.

아니, 휑한 게 특이한 점이라고 할까.

가구라고 해봐야 행거가 전부. 집안 곳곳을 뒤져보지만 있는 것은 옷가지와 이불뿐이다,

주방의 찬장부터 여기저기 다 열어보지만, 밥도 안 해 먹었는지 집안에서는 나오는 게 없다.

가구와 생필품이 없다 보니 수색이 금방 끝난다.


“홍성일 집처럼 잔뜩 나올 줄 알았는데. 뭐가 없네요...”


“이혼하고 이 집에서 혼자 살면서 딱 잠만 잤나 보다. 집에서는 딱히 건질 게 없겠어! 유가람의 자동차나 열어보자고.”



* * *


조민철과 임성민이 방치된 유가람의 차에 도착한다.

방치돼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있는 벤츠 E클래스.


“열자”


임성민이 타고 온 차에서 접이식 곤봉을 꺼낸다.


“성민아 뭐해? 곤봉은 왜?”


“네? 문 열어야죠? 유리창 깨려고요.”


“어휴. 무슨 소리야~ 나와봐라. 너는 보조석 쪽에서 잠금장치 위치나 봐줘.”


민철이 차 트렁크를 열고 구석에 있는 가방에서 에어백과 철사를 꺼낸다.

운전석 문 사이에 공간을 내고 에어백을 집어넣는다.

바람을 집어넣어서 문 사이를 넓히고, 철사를 집어넣는다.

성민이 ‘조금 더 위요. 네 거기요.’ 하며 실내 잠금 걸쇠의 위치를 읊어준다.

힘있게 철사를 당겨서 능숙하게 차 문을 연다.


“와~! 대박! 경사님 이런 건 어디서 배웠어요?”


“시끄럽고 차량이나 수색해.”


차의 실내는 깨끗하다.

성민이 글로브 박스 등을 열어보지만 자동차설명서, 차량 등록증 외에 특별한 것은 없다.

민철이 트렁크를 열림 레버를 누르고, 뒤로 가서 트렁크를 연다.

얼룩덜룩한 트렁크 매트. 안 좋은 냄새가 난다.

민철이 숨을 참으면서 트렁크 안의 잡동사니와 세차용품 등을 끄집어내며 뒤적인다.


“썩은 냄새 같은데... 성민아!”


“왜요? 헉!”


성민이 뛰어와서 보니, 전원이 꺼진 핸드폰과 유가람의 지갑,

그리고 잘려진 사람의 검지 손가락이 나온다.

추운 겨울이라 썩기보다는 마른 것에 가깝다.


“성민아 감식반! 감식반!”


성민이 전화를 걸어 감식반을 부르는 사이, 민철은 차에서 경찰 단말기를 꺼낸다.

유가람의 정보를 띄워서 손가락의 지문을 유심히 비교해 본다.

손가락이 말라서 100%라고 확신은 못 하지만 매우 비슷하다.


감식반이 와서 차량을 정밀하게 수색한다.

지문을 채취하고 약품을 뿌려서 핏자국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트렁크에서 다량의 루미놀 혈흔 반응이 나오자, 감식반들이 바빠진다.


“여기 봐! 혈흔 반응이 나왔어! 다른데도 루미놀 검사해봐!”


“뒷좌석에서도 약하지만, 혈흔 자국이 나왔습니다!”


“핸드폰에 사람 지문이 없습니다!”


감식반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며 자기들끼리 진척상황을 공유한다.

민철과 성민은 멀찍이 떨어져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경사님! 지문 확인했습니다. 손가락은 말씀하신 유가람이 맞습니다.”


감식반이 알려주자 옆에 있던 성민이 묻는다.


“손가락이 잘렸다면... 유가람은 이미 죽었다고 봐야겠죠?”


“아마도 그렇겠지? 손가락을 남겨 놓는데 이유가 있었다면, 핸드폰 잠금을 풀고 모바일뱅킹을 하는 등 어떤 목적이 있어서였을 거고...

핸드폰과 지갑, 차까지 빼앗긴 상태에서 카드 사용 내역 같은 것도 없는 거 보면, 지금까지 살아 있다고 보기 힘들겠지... 아마도 죽이고 시체를 은닉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지?”


“그런데, 유력한 범인은 산 중턱 불길 속에서 죽은 채 발견이 됐고, 버려진 자동차에서는 수많은 혈흔이 발견 되었다라...”


민철과 성민이 나란히 서서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는 감식반을 바라본다.

이미 해가 져서 캄캄한 하늘 아래.

감식반이 설치해 놓은 라이트와 경찰차의 헤드라이트가 범죄 증거물인 유가람의 차를 비추고 있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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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0. 행적 23.08.16 18 0 17쪽
31 29. 담금주 23.08.16 18 0 10쪽
30 28. 동맹 23.08.16 19 0 11쪽
29 27. 대치 23.08.16 18 0 11쪽
28 26. 굴레 23.08.16 17 0 9쪽
27 25. 다솜분식 23.08.16 16 0 10쪽
26 24. 합의 23.08.16 22 0 9쪽
25 23. 장막 23.08.16 17 0 13쪽
24 22. 교살 23.08.16 18 0 11쪽
23 21. 우리종합건설 23.08.16 20 0 10쪽
22 20. 설득 23.08.16 17 0 13쪽
21 19. 춘천 데이트 23.08.16 20 0 10쪽
20 18. 일상 23.08.16 21 0 10쪽
19 17. 그린벨트 23.08.16 21 0 14쪽
18 16. 술 장식장 23.08.16 23 1 11쪽
17 15. 선 긋기 23.08.16 21 0 10쪽
16 14. 뒷처리 23.08.16 25 0 11쪽
15 13. 대리운전 23.08.16 24 0 10쪽
14 12. 루나코인 23.08.16 23 0 10쪽
13 11. 공사대금횡령 23.08.16 23 0 11쪽
12 10. 이민가방의 정체 23.08.16 29 0 9쪽
11 09. 검은색 이민가방 23.08.16 27 0 11쪽
» 08. 압수수색 23.08.16 28 0 8쪽
9 07. 국립과학수사연구소 23.08.16 31 0 10쪽
8 06. 롤렉스의 주인 23.08.16 29 0 11쪽
7 05. 목매단 시체 23.08.16 33 0 11쪽
6 04. 더원종합건설 23.08.16 33 0 11쪽
5 03. 단서 발견 23.08.16 40 0 11쪽
4 02. 실종자 명단 23.08.16 46 0 12쪽
3 01. 신원미상의 시체 23.08.16 69 1 12쪽
2 00. 프롤로그 23.08.16 66 0 5쪽
1 0. 작품소개 23.08.16 96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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