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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죽어 마땅한 인간 (완결)

웹소설 > 자유연재 > 추리, 공포·미스테리

완결

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8.16 12:20
최근연재일 :
2023.08.16 13:5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52
추천수 :
3
글자수 :
152,143

작성
23.08.16 12:44
조회
63
추천
0
글자
5쪽

00. 프롤로그

DUMMY

* * * * * 프롤로그 * * * * *


2022년 연말. 12월 말.


겨울 한파의 매서운 강추위 속에서 두 인영이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운 등산로를 올라간다.

어두운 산속에서 들리는 것은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와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뿐이다.


저벅저벅.

앞선 사람의 등 뒤를 따라서 한참을 잘 걸어가다가 뒤따르는 사람이 돌연 멈추어 선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이마를 짚고 멍한 표정을 짓더니, 급기야 자신의 머리를 때린다.

뒷사람이 당황한 목소리로 앞서가는 사람을 부른다.


“형님 잠깐만요! 씨발 뭐지?! 형님! 저 아무것도 안 보여요. 씨발 이게 뭐지?”


시야가 평소랑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눈앞이 회색빛으로 변했다.

일시적인 걸 거다. 눈을 감았다 뜨면 나아질 거다. 생각하며 눈을 깜박여 보지만 소용없다.

회색빛으로 변한 흐릿한 시야에 어지러움을 느끼고, 근처를 더듬거리며 나무를 찾아 기댄다.

조금 쉬었다 가면 나아질 수도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였다.


잘 가는 와중에 뒤에서 멈춰 세우니, 앞서가던 남성이 뒤돌아 다가온다.

약간 짜증이 섞인 듯한 말투로 말한다.


“아~ 야! 우리 지금 장난할 때 아니야!”


미칠 노릇이다.

되돌아온 앞 사람이 “장난할 때 아니야!” “빨리 가야 해” 같은 말을 하는데, 시야가 더 안 좋아진다. 심지어 ‘삐-’ 하는 이명도 들린다.

눈이 안 보인다는 당혹감에 휩싸여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기 힘들다.


“야 손가락 개수 보여? 몇 개야?”


앞에 있는 사람이 손가락을 내보이며 물어보는데, 개수조차 못 셀 만큼 시야가 흐릿하다.

일단 대화에 집중하자. 침착하자. 도와줄 사람이 바로 앞에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 제 눈앞에 손가락이 있는 거예요? 몇 갠지 모르겠어요. 안보여요.”


퍼억.

갑자기 날아오는 무언가를 복부에 맞았다.

아픔을 느끼고, 균형을 잃으면서 비탈길을 굴렀다.

구르다가 나무 기둥 같은거에 부딪혀 멈춘다.

비틀거리며 일어나 보지만, 다시 무언가가 배 쪽을 강타한다.

결국, 또 균형을 잃고 산비탈을 구른다.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해 본다.


“커억. 컥. 형님... 저 지금 배를 맞았는데...”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또 뭔가에 얻어맞는다.

퍼억. 퍼억.

회색빛 흐린 시야 속에서 집중하니 상대방의 발길질이 보인다.

눈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계속 얻어맞으니 결국 버티지 못하고 균형을 잃고 산비탈을 구른다.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균형을 잡고 일어서는 것도 소용이 없다.

도와줄 거라고 믿었던 사람이 균형을 잃고 쓰러질 때까지 발길질한다.

산비탈을 구르면 따라와서 또 발로 차서 굴린다.

정신을 잃을 거 같다.


이제는 몇 번을 넘어졌고, 나무와 돌에 몇 번 부딪혔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 튀어나온 나무뿌리와 돌덩이에 부딪혀 진즉에 전신을 피 칠갑을 하고 있을 거 같다.

헉헉헉.

거친 숨을 내쉬며, 필사적으로 눈을 뜨려고 하지만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어두워지는 시야 속에 점점 다가오는 상대방.

결국, 정신을 잃는다.



* * *


산비탈을 구르면서 여기저기를 찔리고 부딪혀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남자.

겨울 외투 곳곳이 찢어지고, 몸 여기저기가 긁혀서 피투성이가 됐다.

정신을 잃은 것인지 더는 움직이지 못하고, 누운 상태 그대로 숨만 헐떡인다.


‘어쩌면 정신을 잃은 척하면서 방심하게 만드는 걸지도 몰라.’


상대방을 주의 깊게 경계하면서 천천히 쓰러진 남자에게 다가간다.


퍽.

발로 머리를 쎄게 찼음에도 정신을 못 차린다.

기절한 게 확실하다.


품속에서 납작한 깡통 형태의 힙 플라스크 술병을 두 개 꺼낸다.

대자로 뻗은 남자의 온몸에 술병의 내용물을 들이붓는다.

얼굴과 손, 전신이 차가운 술 범벅이 돼서 정신이 번쩍들 법한 대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기절한 게 틀림없다.


장갑을 낀 채로 담배 한 개비에 터보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불붙은 담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연기가 날아가는 방향을 유심히 살핀다.

쓰러진 남성 쪽으로 날아간다. 바람을 등진 게 맞다.


툭.

불붙은 담배를 쓰러진 남자 위에 던졌지만, 화르르 불이 번지지는 않는다.

남성이 아쉽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쓰러진 남성에게 가까이 다가가 라이터로 불을 지핀다. 삽시간에 불이 불타면서 옷과 머리카락, 얼굴로 옮겨붙는다.

뒤로 몇 걸음 떨어져 그 모습을 지켜본다.

불붙은 남자는 뒤늦게 신음을 내면서 고통에 몸부림치지만, 일어나지 못한다.

‘으어어어’ 같은 소리만 내다가 결국 그대로 멈춘다.


타닥타닥.

타오르던 불씨가 날아가 가을 겨울 동안 떨어졌던 낙엽에 옮겨붙는다.

순식간에 산불이 번지고, 산 전체를 화염으로 삼킬 듯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새빨간 불길 속에서 시커멓고 매캐한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른다.


남자가 외투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쓴다.

불타오르는 광경을 태연하게 지켜보다가 등졌던 바람을 가르면서 산에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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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마땅한 인간 (완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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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1. 에필로그 23.08.16 19 1 7쪽
32 30. 행적 23.08.16 15 0 17쪽
31 29. 담금주 23.08.16 15 0 10쪽
30 28. 동맹 23.08.16 15 0 11쪽
29 27. 대치 23.08.16 16 0 11쪽
28 26. 굴레 23.08.16 15 0 9쪽
27 25. 다솜분식 23.08.16 14 0 10쪽
26 24. 합의 23.08.16 18 0 9쪽
25 23. 장막 23.08.16 13 0 13쪽
24 22. 교살 23.08.16 16 0 11쪽
23 21. 우리종합건설 23.08.16 17 0 10쪽
22 20. 설득 23.08.16 14 0 13쪽
21 19. 춘천 데이트 23.08.16 17 0 10쪽
20 18. 일상 23.08.16 17 0 10쪽
19 17. 그린벨트 23.08.16 17 0 14쪽
18 16. 술 장식장 23.08.16 21 1 11쪽
17 15. 선 긋기 23.08.16 17 0 10쪽
16 14. 뒷처리 23.08.16 23 0 11쪽
15 13. 대리운전 23.08.16 20 0 10쪽
14 12. 루나코인 23.08.16 20 0 10쪽
13 11. 공사대금횡령 23.08.16 20 0 11쪽
12 10. 이민가방의 정체 23.08.16 29 0 9쪽
11 09. 검은색 이민가방 23.08.16 23 0 11쪽
10 08. 압수수색 23.08.16 26 0 8쪽
9 07. 국립과학수사연구소 23.08.16 29 0 10쪽
8 06. 롤렉스의 주인 23.08.16 27 0 11쪽
7 05. 목매단 시체 23.08.16 31 0 11쪽
6 04. 더원종합건설 23.08.16 31 0 11쪽
5 03. 단서 발견 23.08.16 37 0 11쪽
4 02. 실종자 명단 23.08.16 42 0 12쪽
3 01. 신원미상의 시체 23.08.16 67 1 12쪽
» 00. 프롤로그 23.08.16 64 0 5쪽
1 0. 작품소개 23.08.16 88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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