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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죽어 마땅한 인간 (완결)

웹소설 > 자유연재 > 추리, 공포·미스테리

완결

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8.16 12:20
최근연재일 :
2023.08.16 13:5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49
추천수 :
3
글자수 :
152,143

작성
23.08.16 13:14
조회
28
추천
0
글자
9쪽

10. 이민가방의 정체

DUMMY

* * *


“아오, 이 늦은 밤에 저 새끼는 뭘 이런 걸 시켜.”


자갈이 깔린 시골길이라 차가 뒤뚱뒤뚱한다.

확실히 비포장도로에서는 좋은 차나 구형 차나 별 차이 없나 보다.

시골길을 벗어나 공도를 올라타니 승차감이 확실히 다르다. 살짝만 액셀을 밟아도 반응이 즉각적이다. 전방의 신호등이 빨간 불로 바뀌는 걸 보고 브레이크를 밟는다.

끼익.

밟자마자 딱 멈추어 서는 게 확실히 브레이킹이 다르다. 처음에는 좋은 외제 차니까 다르구나 했는데 타면 탈수록 이건 그냥 길들이지 않은 새 차 같다는 생각이 든다.

뒤를 돌아보니 2열 쪽으로는 아직 떼지도 않은 비닐도 보인다.


“이거 완전 새 차인가 본데? 몇 킬로 탄 거야. 3100km? 진짜 새 차네?”


신호가 바뀌고 다시 출발한다. 앞으로 20분이면 도착한다고 내비게이션에 나온다.

현수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이 정도 새 차면 혹시 기스라도 날까 봐 친한 사람한테도 운전을 맡기기도 껄끄러울 텐데 너무 쉽게 키를 줬다.

1억 넘는 자동차면 엄청 애지중지할 텐데...

그리고 자정 무렵인 이 시간에 출장을 간다는 것도 이상하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려고 지금 당장 출발을 해야한다는 거지? 차를 두고 나와야 한다면, 같이 청천동까지 갔다가 주차 후에 한 차로 출발하면 될 것을... 굳이 돈까지 쥐여주며 부탁할 필요가 있나 싶다.


[목적지에 도착해 내비게이션 안내를 종료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소리에 현수가 정신을 차린다. 홍성일의 말대로 한마음 마트가 바로 보이고 주차장도 한산하다. 주차장에 들어가 주차를 한 뒤, 차에서 내려 기지개를 켰다.


“으아아~”


저도 모르게 육성이 터져 나온다.

늦게까지 일하다가 갑자기 30분 거리를 운전해서 나오니 너무 피곤하다.

이렇게 된 이상, 가람이의 말대로 사우나에 가서 몸 한번 지지고 가는 게 좋을 거 같다.

현수가 KF 마스크를 꺼내 쓰고, 주차장에 서서 주변을 훑는데 마침 24시 사우나가 보인다.


COVID19가 발병한 이후 코로나에 감염될까 봐 단 한 번도 대중목욕탕을 간 적 없었다.

전염병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지만, 초기와는 다르게 독감 수준으로 치사율도 떨어졌겠다, 거리 두기도 해제됐다. 게다가 오늘은 평일 새벽.

손님도 별로 없을 게 분명하다. 갈 거면 이럴 때 가야 한다.

마침 명절도 코 앞이니 때 빼고 광내기 적절한 시기다.

가자.


사우나를 향해 걸어가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늦은 시간이라 상가들 대부분 닫혀 있는데, 임대 문의가 붙은 공실 상가가 많이 보인다.

전염병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인플레이션은 대다수 소상공인에게 큰 피해를 줬다.

역시 이 시간에 불 켜진 간판은 편의점뿐이다.

졸린 데 커피나 사 마실까? 주머니를 뒤지다가 퍼뜩 깨닫는다.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하던 핸드폰을 차에 두고 왔다.


현수가 마트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차 문을 열어 실내등을 켜고 본인의 핸드폰을 찾아보니 센터 콘솔 쪽에 있다.

챙긴다고 만지작 거리다가 거기에 뒀나 보다.

혹시나 다른 두고 내리는 게 있나 싶어서 실내를 한번 쭉 훑어보는데, 보조석 의자 아래로 지갑과 핸드폰이 있다.


‘어? 출발할 때는 못 봤는데. 괜히 없어서 곤란해 하는 거 아냐? 지금이라도 가져다줘야 하나...? 에이~ 이미 출발했겠지. 그냥, 구경만 하자 구경만.’


카드가 여럿 꽂혀 있는 두툼한 남성 장지갑. 현금은 하나도 없고 카드만 있다.


‘뭐야~ 무슨 현금이 하나도 없어? 아무리 캐시리스 사회라도 그렇지, 이럴 거면 지갑이 필요가 없잖아.’


신분증을 꺼내 슬쩍 흘겨본다.

[나태석 790613-11...]

지갑을 센터 콘솔에 돌려 두고 핸드폰을 훑어본다. 비교적 신형의 갤럭시.

전원 버튼을 눌러보니 핸드폰은 잠겨있고 바탕화면으로 사진관에서 찍은 가족사진이 등록되어 있다. 앉아 있는 부부와 교복을 입은 딸이 서 있는 화목한 가족.


현수는 운전석에 앉아 미간을 매만졌다.

마음을 굳히고 차에서 내려 큰길로 나갔다.

마침 정차된 택시에서 기지개를 켜며 내려 담배를 피우고 있는 택시 기사가 보인다.

냉큼 택시 뒷자리에 타서 문을 닫는다.

현수의 집이 워낙 외진 동네다 보니, 택시들이 잘 안 가려고 해서 생긴 버릇이었다.

현수가 타는 걸 보고 담배를 다 피운 택시 기사가 차에 앉아 물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목상동이요.”


“목상동? 처음 듣는데? 목상동... 아 여긴 좀 그런데...”


내비게이션에서 목상동을 검색하던 택시 기사가 난처해하며 말을 흐린다. 전형적인 승차 거부.


“미터기 찍지 말고 3만 원에 가시죠”


“아~ 유도리가 있는 손님이시네~ 목상동. 156번지~”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한 기사가 택시를 부드럽게 몰며 출발한다.

현수는 창밖을 보면서 생각했다.


‘... 씨발. 홍성일 가족이 어떻게 하면 나태석이 되는데... 가족이 차 쓸 거라며.’



* * *


우둘투둘한 시골길을 뒤뚱뒤뚱하며 들어오던 택시 한 대가 시골길 중간에 멈춰선다.

택시에서 내린 강현수가 집을 향해 천천히 걷는다.

불안이 현실이 됐다.

현수의 집 근처 공터. 유가람의 벤츠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씨발. 이 새끼 도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상가주택과 창고의 불을 여전히 꺼져있다.

현수는 속으로 쌍욕을 퍼부으며 집을 지나쳐 뒷산을 걸어 올라갔다.

왠지 어디 있는지 알 것 같았다.


*


2년 전.

현수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상대가 중앙선을 침범해 일어난 교통사고.

상대방 과실 100%의 사고였지만 결과는 크게 달랐다.

상대방은 덤프트럭. 아버지는 1톤 포터. 차의 중량과 높이 차이로 가해자인 상대방은 단순 상해로 끝났지만, 아버지는 정면 추돌로 현장에서 그대로 즉사했다.

상대방의 음주운전이었다.


현수는 아버지를 선산, 집 뒷산에 있는 가족묘에 아버지를 모셨다.

아버지의 장례과정을 다 마치고 나니 합의금과 보험금으로 4억 원의 돈을 받게 되었다.

이런 소중한 돈을 고작 생활비나 갖고 싶은 물건 같은 걸 사는데 쓸 수는 없었다.

딱히 쓸 곳이 없는 큰돈. 자랑한 적도 없는데 유가람이 어떻게 알고 ‘자신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현수에게 평생의 은인으로 모시겠다고 자기 회사에 투자해 달라고 부탁해온다.


“현수야. 진짜 평생의 은인으로 모실 게 우리 회사에 투자 좀 해줘! 대주주 해주라! 배당금도 줄게!”


“현수야, 나 진짜 잘해나갈 자신 있어. 너도 대충은 알겠지만, 건설회사에서 큰 공사를 따려면 최저자본금이 5억은 있어야 하거든. 나 혼자서는 1억밖에 준비를 못 했어. 부탁 좀 하자. 나 알잖아? 이거 진짜 되는 일이야. 거래처도 이미 있고, 공무원이랑 인맥도 있어. 관공서 일 위주로 하게 될 거라 돈 떼이는 일도 없어. 정부 돈 보고 하는 일이야. 손해 볼 일 없어!”


가람의 호언장담에 흔들리기도 하고, 계속되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아버지의 보험금을 투자하기로 한다.

4억은 현수의 돈, 나머지 1억은 가람의 돈으로 자본금 5억의 건설사가 세워졌다.

현수는 최대주주이자 사외이사로 매달 기본월급과 연말 배당금을 받는다.

그 이후로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가람의 건설회사.

가람은 현수의 집으로 놀러 올 때면 가족묘에 들려 인사를 드리고는 했다.

사실상 자신에게 투자를 해준 건 현수의 아버지와 다를 바 없다며.


*


강현수는 유가람이 가족묘 인근에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집 뒷산 가족묘 가까이에 도착하고 나니 저 깊은 곳에서 불빛이 보인다.

불빛이 상당히 밝은 걸 보니 핸드폰이 아니라 LED 작업등 같은 거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천천히 다가가 수풀 뒤에 숨는다.


두 명의 인영이 ‘퍽퍽’ 발 구르는 소리를 내면서 계속 제자리를 맴돈다.

군대를 다녀와 본 남자라면 모를 리 없다. 땅을 밟아서 평평하게 다듬는 과정이다.

조용히 둘을 향해 다가간다.

LED 작업등과 삽, 흙이 잔뜩 묻은 옷가지가 보이자 확신이 든다.

둘은 이 뒷산에 무언가를 땅에 묻었다.

집주인은 멀리 보내 놓고. 남들은 보면 곤란한 무언가를.


찝찝했던 느낌이 현실 임을 확인하자 가슴 속에서 울화가 치민다.

현수는 참지 못하고 수풀을 해치고 나와 자신을 드러내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유가람! 너 여기서 뭐해! 뭘 묻은 거야?”


두 명의 인영이 움찔한다.

유가람과 홍성일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현수가 가람을 밀치며 소리친다.


“말해! 뭐야! 뭐한 거냐고! 씨발 남의 땅에 이 시간에 묻어야 하는 게 뭐가 있어!?”


“현수야! 잠깐! 설명할게! 다 사정이 있었어! 내 말 좀 들어봐!”

“...”


“말해! 듣고 있잖아. 말해 보라고.”


“...”


“내가 다시 파서 확인해? 너 씨발 무슨 짓을 저지르고 다니는 거야! 말해! 뭐 묻었어?”


가람은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한참을 침묵했다가 작은 목소리로 답한다.


“...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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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0. 행적 23.08.16 15 0 17쪽
31 29. 담금주 23.08.16 15 0 10쪽
30 28. 동맹 23.08.16 15 0 11쪽
29 27. 대치 23.08.16 16 0 11쪽
28 26. 굴레 23.08.16 15 0 9쪽
27 25. 다솜분식 23.08.16 14 0 10쪽
26 24. 합의 23.08.16 18 0 9쪽
25 23. 장막 23.08.16 13 0 13쪽
24 22. 교살 23.08.16 16 0 11쪽
23 21. 우리종합건설 23.08.16 17 0 10쪽
22 20. 설득 23.08.16 14 0 13쪽
21 19. 춘천 데이트 23.08.16 17 0 10쪽
20 18. 일상 23.08.16 17 0 10쪽
19 17. 그린벨트 23.08.16 17 0 14쪽
18 16. 술 장식장 23.08.16 21 1 11쪽
17 15. 선 긋기 23.08.16 17 0 10쪽
16 14. 뒷처리 23.08.16 23 0 11쪽
15 13. 대리운전 23.08.16 20 0 10쪽
14 12. 루나코인 23.08.16 20 0 10쪽
13 11. 공사대금횡령 23.08.16 20 0 11쪽
» 10. 이민가방의 정체 23.08.16 29 0 9쪽
11 09. 검은색 이민가방 23.08.16 23 0 11쪽
10 08. 압수수색 23.08.16 25 0 8쪽
9 07. 국립과학수사연구소 23.08.16 29 0 10쪽
8 06. 롤렉스의 주인 23.08.16 26 0 11쪽
7 05. 목매단 시체 23.08.16 31 0 11쪽
6 04. 더원종합건설 23.08.16 31 0 11쪽
5 03. 단서 발견 23.08.16 37 0 11쪽
4 02. 실종자 명단 23.08.16 42 0 12쪽
3 01. 신원미상의 시체 23.08.16 67 1 12쪽
2 00. 프롤로그 23.08.16 63 0 5쪽
1 0. 작품소개 23.08.16 88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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