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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죽어 마땅한 인간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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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8.16 12:20
최근연재일 :
2023.08.16 13:5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58
추천수 :
3
글자수 :
152,143

작성
23.08.16 13:50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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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26. 굴레

DUMMY

* * * * *


강현수는 한창 장은서와 함께 내년에 결혼식을 올릴 예식장을 찾아다니는 중이었다.

오늘 온 곳은 인천 송도의 한 예식장.

누가 그랬던가. 남의 결혼식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밥맛뿐이라고.

현수와 은서는 그 조언대로 밥맛을 위주로 예식장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여기 밥맛은 어때?”


"가짓수도 많고, 식당이 넓어서 괜찮기는 한데..."


은서가 말을 잘하다가 끝을 흐리더니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음식이 별로 맛이 없지 않아? 특히 디저트류가"


"크흠. 그래?"


현수는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프로 빵순이에게 디저트는 중요한가 보다.

결혼식 뷔페에서 디저트로 배를 채워 본 기억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디저트보다는 밥맛을 중요하게 여기잖아. 식사 위주로 평가해 봐"


"음... 가짓수는 이 정도면 됐고, 맛도 이 정도면 됐는데. 메인이 될 요리가 없어서 아쉬워.

스테이크라든가 LA 갈비라던가. 그래도 좀 와~! 하고 감탄할 만한 메뉴가 있었으면 해..."


"그렇군. 나는 예식장은 여기가 이쁜데, 뷔페는 지난주 웨딩홀이 더 나은 거 같아.

여기는 직접 만드는 건 별로 없고 냉동식품 데워서 나오는 메뉴만 많은 거 같아."


"오빠 해산물 좋아하잖아? 지난주에 간 곳에 종류가 많아서 좋게 평가하는 거 아냐?"


"그런가? 그런 거 같기도 하네. 뭐, 다음 주에도 아시아드 경기장에 있는 웨딩홀 가봐야 하니까 목록은 다 돌아보고 결정하자고."


한창 뷔페를 평가하고 있는데 은서가 하소연한다.


"아~ 약현성당 추첨 됐으면 진짜~ 좋았을 텐데... 오빠, 우리 그냥 1년만 더 기다려 볼까?"


"지난달에 있던 추첨식에서 떨어졌잖아... 이만 포기해"


사실 현수와 은서가 결혼을 허락 받은 지는 한참 됐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은서가 성당 결혼식을 고집했기 때문이었다.

우연히 아는 언니의 결혼식에 갔다 온 뒤 은서의 결혼식장이 결정됐다.

서울역 근처에 있는 약현성당으로.

작지만 고풍스러운 성당에서,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아래서 자신도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올해도 약현성당 결혼식 추첨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


강현수가 장인어른께 초대를 받아 처갓집에 갔던 날.

장인어른이 낚시를 나가서 참돔 잡았다며 직접 손질해 회와 초밥을 만들어준다.

처가 식구들과 회와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근황을 이야기하다가, 결혼이 주제가 되었다.


“우리 사위, 신혼집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저는 저희집에서 같이 시작했으면 하고 있습니다.”


“거긴 너무 외지지 않나. 딸 아이를 둔 입장에서는 사람이 없는 곳은 안전문제가 걱정돼서 말야. 아파트였으면 하는데 말이지... 사위 생각은 어떤가?”


“... 차 없이는 오기 힘든 곳이고 토박이들만 살고 있다 보니, 안전문제는 없을 거예요.

제가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동네에서 사고 한번 없었습니다.

주변에 좋은 분들만 살고 계신데다가, 사유지라서 외지인이 오지도 않거니와 들어오면 단번에 눈에 띄어서 뭘 하기 힘들어요. 치안은 문제없습니다.”


“사위. 이게 부모 마음이 그렇지가 않아서 그래. 그래도 적당히 인프라 있는 곳이 살기도 좋지. 안 그래 여보?”


“그렇지~ 주부로서는 장 보는데 뭐 하나 없을 때마다 매번 차 끌고 나가기도 불편하고, 아무도 없는 길에 혼자 걷기 무섭거든. 여러모로 사람 있는 곳이 좋아.

강서방.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아니야. 부대끼며 사는 거지. 그리고 아파트는 사두면 가격도 오를 테니 재테크로도 좋고...”


“... 은서랑 더 상의해 보고 함께 결정하겠습니다.”


“그래그래, 우리 사위랑 은서가 어련히 잘 결정 하겠지. 허허허. 그래서 언제 결혼할 건데?”


“그건 은서 의지가 워낙 확실해서요.”


"장은서! 엄마가 분명히 말했어! 내년에는 무조건 결혼식 올려!

언제까지 우리 강서방 기다리게 만들 셈이야!

꼭 약현성당을 고집할 필요는 없잖아? 인천에도 성당 많잖아~"


"엄마! 그럴 거면 작년에 했어! 우리 그냥 한 번만 더 해보게 내 후년에 결혼하면 안 될..."


짝!

은서의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바로 장모님의 등짝 스매쉬가 날아간다.


"이놈의 기집애가. 아빠 정년 퇴임 때문에 안된다고! 내년에는 꼭 해야 돼!"


"아니! 질문도 못 해?! 그냥 물어만 본 거야. 일단 손부터 휘두르는 것 좀!! 그리고 내 결혼식이거든?!"


"이때까지 낸 축의금의 얼만데!? 내년에는 꼭 해!"


"아~ 은영이 있잖아! 은영이가 내년에 결혼하면!?"


"이게 확! 남친도 없고 졸업도 안 한 대학생을 무슨 시집을 보내?"


"아! 알았다고! 손 내려!"


장모님이 한 번 더 등짝 스매싱을 휘두르려고 하자 깨갱 한 은서.

잽싸게 강현수의 뒤로 숨는다.


*


그래서 이렇게 웨딩홀을 알아보는 중인데...

장은서는 영 탐탁지 않나 보다.

음식이 마음에 안 드는 건지, 그냥 예식장이 마음에 안 드는 건지...

그럴 거면 장모님 말씀대로 인천에 있는 성당을 알아볼 것이지.


'에효... 계속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스스로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겠지...'


장은서가 불만이 가득한 듯 식사를 깨작이며 뾰로통한 얼굴을 짓는다.

강현수가 귀엽다는 듯 장은서의 볼을 살짝 꼬집는다.


“그만 토라져~ 나온 김에 영화나 볼까? 뭐 보고 싶은 거 있어?”


“그래! 안 그래도 나 보고 싶은 거 있었어! 오빠 영화나 보러 가자.”


“그래. 밥마저 먹고 나서 영화나 보자.”


강현수가 금방 풀어져 식사하는 장은서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그나저나, 유가람 이새끼는 돈을 언제 준다 말을 똑바로 해줘야 할 거 아냐.

돈을 받아야 신혼집으로 아파트를 사든지 전세를 얻든지 할 텐데...’



* * *


사무실에서 남아서 일하던 유가람의 전화기가 울린다.

받자마자 들리는 건 강현수의 하소연 이다.


“하아... 처가에서 신혼집으로 아파트 들어갔으면 좋겠단다. 졸라 부담되네...

가람아. 그래서 그런데 5억 언제쯤 가능할까?

결혼은 내년 봄에서 가을 사이에 할 생각이고, 너 가능할 때 일부라도 먼저 받았으면 하거든. 나도 신혼집을 사던지 전세를 얻든지 해야 하니까...”


가람이 참지 못하고 소리를 빼액 지른다.


“아 야! 내가 뭐 돈 떼먹을 거 같아?! 5억 준다고 했잖아. 기다리라고!

도대체 몇 번을 독촉하는 거야!? 졸라 짜증 나서 안 되겠네!

씨발. 최대한 빨리 만들어서 줄 테니 끊어!”


가람이 씩씩거리며 핸드폰을 부수다시피 책상 위로 던졌다.

결혼 때문에 큰돈이 필요하니 현수는 일부라도 먼저 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낸 건데, 가람에게는 그저 돈 달라는 독촉 전화에 불과했다.


“하! 씨발. 진짜 좆만 한 새끼가 개 같이 구네. 합의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이제는 이 새끼가 지랄이야!”


쾅!

가람이 자기 의자를 새게 걷어찬다.

의자가 책상과 부딪히며 책상 위에 있던 모니터와 집기들이 크게 흔들린다.

이제는 강현수가 돈 돈 거린다.

오래 걸릴 거라고, 천천히 줄 거라고 설명했는데 또 시작이다.


가람도 주고 싶다. 그 누구보다도 돌려주고 싶다.

창업할 때 투자를 억 단위로 해줄 수 있는 게 현수뿐이라, 부탁해서 투자를 받아는 냈지만, 그 탓에 큰 리스크가 생겨 버렸다.


법인의 주주 지분은 강현수 80%, 유가람 20%라는 것.

사실상 더원건설은 강현수의 것이고, 본인은 지분이 조금 있는 임명 된 경영인일 뿐이다.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현수가 약속은 확실히 지키는 편이었다 보니, 회사 일에는 일절 관여 안 했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현수는 누구 보다도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것을. 게다가 당장 돈 받는데 혈안이 돼서 현수를 협박까지 했다.

강현수가 대주주의 권한으로 ‘너 짐 싸서 나가’ 하면 나가야 하는 게 가람의 현실이다.

가람의 머릿속으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떠오른다.


“니가 1억. 내가 4억 투자 했잖아. 더원종합건설 지분 80% 내 것인 거 알지? 내가 대주주야. 넌 그냥 임명된 경영인일 뿐이고. 재무제표 가져와. 회사가 얼마나 성장한 지 보겠다는데 니가 왜 막아서?”


“가람아. 생각해 보니까 4억 투자한 걸 4억에 파는 건 아닌 거 같다. 회사가 그만큼 성장했으면 나한테도 뭐가 있어야지. 프리미엄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얼마에 사 갈래? 10억?”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우리 회사 대표로 살인자를 세워 놓는 건 아닌 거 같다. 내가 대표이사하려고. 짐 싸서 나가라.”


하루라도 빨리 투자금을 돌려주고, 현수의 지분을 사가지고 와야 한다.

강현수가 프리미엄을 얹어 비싼 값을 요구하거나, 주주의 권리를 깨닫고 휘두르기 전에.

강현수가 독단으로 더원건설을 팔아 버리던가, 자신을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쫓기라도 한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헛고생만 한 채로 끝난다.

강현수가 주주의 권리를 깨닫지 못한 지금.

지금 거래를 체결해야 하는데, 목돈을 마련해서 줄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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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0. 행적 23.08.16 15 0 17쪽
31 29. 담금주 23.08.16 15 0 10쪽
30 28. 동맹 23.08.16 15 0 11쪽
29 27. 대치 23.08.16 16 0 11쪽
» 26. 굴레 23.08.16 16 0 9쪽
27 25. 다솜분식 23.08.16 14 0 10쪽
26 24. 합의 23.08.16 18 0 9쪽
25 23. 장막 23.08.16 13 0 13쪽
24 22. 교살 23.08.16 17 0 11쪽
23 21. 우리종합건설 23.08.16 17 0 10쪽
22 20. 설득 23.08.16 14 0 13쪽
21 19. 춘천 데이트 23.08.16 17 0 10쪽
20 18. 일상 23.08.16 17 0 10쪽
19 17. 그린벨트 23.08.16 17 0 14쪽
18 16. 술 장식장 23.08.16 21 1 11쪽
17 15. 선 긋기 23.08.16 17 0 10쪽
16 14. 뒷처리 23.08.16 23 0 11쪽
15 13. 대리운전 23.08.16 20 0 10쪽
14 12. 루나코인 23.08.16 20 0 10쪽
13 11. 공사대금횡령 23.08.16 20 0 11쪽
12 10. 이민가방의 정체 23.08.16 29 0 9쪽
11 09. 검은색 이민가방 23.08.16 23 0 11쪽
10 08. 압수수색 23.08.16 26 0 8쪽
9 07. 국립과학수사연구소 23.08.16 29 0 10쪽
8 06. 롤렉스의 주인 23.08.16 27 0 11쪽
7 05. 목매단 시체 23.08.16 31 0 11쪽
6 04. 더원종합건설 23.08.16 31 0 11쪽
5 03. 단서 발견 23.08.16 37 0 11쪽
4 02. 실종자 명단 23.08.16 43 0 12쪽
3 01. 신원미상의 시체 23.08.16 68 1 12쪽
2 00. 프롤로그 23.08.16 64 0 5쪽
1 0. 작품소개 23.08.16 89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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