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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죽어 마땅한 인간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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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8.16 12:20
최근연재일 :
2023.08.16 13:5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64
추천수 :
3
글자수 :
152,143

작성
23.08.16 13:00
조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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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5. 목매단 시체

DUMMY

“흠흠... 실례했습니다. 그래서요?”


“우리건설은 내부 직원의 횡령 때문에, 저희에게 잔금을 또 줄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면 망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은 도산하고 말았고요.

건실하던 회사가 저희 때문에 망했다며 우리건설 사람들이 원망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할거면 횡령하고 도망친 ‘나태석’ 부장을 원망해야죠.

그게 어떻게 저희 잘못입니까. 뭐 그렇습니다. 그 외에는... 없는 거 같습니다.”


민철이 ‘나태석’이라는 이름을 듣고 움찔 한다.

우리건설의 공사대금을 횡령했다는 나태석. 롤렉스의 구매자 나태석.

동일인물이다. 인제 와서 몇 달 전에 담당한 사건과 연결되다니... 그리고...

민철의 머릿속에 몇 달 전 봤던 한 남자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박민혁 부장님. 다 이야기해 주세요. 저희가 알아서 잘 걸러 듣겠습니다.”


“이건 해결된 거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데... 참고로 말씀드리는 거예요.

저희가 잔금을 못 받으면서 저희 하청 업체들도 덩달아 고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청업체 중 일부가 저희 대표님을 검찰에 고소하는 일도 있었고요.

우리건설에서 밀렸던 잔금을 받자마자, 저희는 하청업체들에게 서둘러서 잔금을 줬고, 고소한 사람들과도 한 달 전쯤 모든 합의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저희 대표님을 고소했던 사람 중 다솜 인테리어 사장인 ‘박수찬’이라는 분이 있었는데, 그분은 진짜 매일같이 회사로 찾아와서 돈 달라고 깽판 치던 사람이었거든요.

어느 순간부터 안 오길래 이상하다 했더니, 실종됐다고 들었습니다.”


민철이 박민혁의 증언을 노트에 기록한다.

도망친 횡령범 나태석. 자살한 우리건설 대표 권상호. 사라진 인테리어 사장 박수찬.

실종된 유가람과 홍성일. 요즘 보이지 않는다는 유가람의 부모님까지...


“강현수 씨. 유가람씨 고등학교 친구라고 하셨죠? 실종에 짐작되는 건 없으신가요?”


“일단. 저는 회사 일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제 본업은 가구디자이너고, 가구 공방을 운영 중인데, 갑자기 가람이가 사라져서 곤란하다는 연락을 받고 여기로 오게 됐습니다.

더원건설을 창업할 때 가람이가 하도 부탁하길래 창업자금을 투자했거든요. 제가 1대 주주입니다.”


“창업자금이라... 많이 투자하셨나요?”


“네. 4억이요.”


“... 젊은데 꽤 많은 돈을 모으셨네요?”


“아... 그런 건 아니고요. 아버지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남긴 사망보험금이었습니다...”


“아 저런. 실례했습니다.”


“아닙니다. 뭐. 알고 물어보신 것도 아닌데요... 제가 아는 건 사생활적인 부분입니다.

사실, 가람이가 이혼한 지 얼마 안 됐습니다. 부부 사이에 자식은 없고요. 이혼 사유는 가람이가 20대 초반 여성과 바람을 피워서라고 들었습니다.

자기도 쪽팔린 지 제대로 말을 안 해서 상세한 이야기는 전혀 모릅니다. 아무튼, 아무리 자기가 잘못했어도 그렇지, 부모님이 전 부인의 편을 들 수 있냐며 크게 싸운 이후로는 연락도 안 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민철이 강현수의 증언을 받아 적는다.

'탁' 수첩을 접는다.


“두 분 수사에 협조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박민혁 부장님. 유가람 대표와 홍성일 부장의 이력서나 인사기록 이런 것 좀 받아 갈 수 있을까요?”


“아~ 네. 필요하시다면 협조해야죠. 잠시만 기다리세요.”


박민혁 부장이 사무실로 가서 컴퓨터를 뒤적이더니 프린터에서 종이를 출력한다.

프린터에서 나온 서류를 민철에게 건네준다.


“감사합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럼 이만.”


민철이 볼일을 다 봤다는 듯 벌떡 일어나 나가버린다.

강현수와 잘 지냈냐 똑같다 어떻다 잡담을 나누던 임성민이 당황하다가 후다닥 따라간다.


“현수야 고맙다! 나중에 연락할게!”



* * *


더원종합건설에서 내려온 조민철과 임성민이 주차된 차를 향해 걸어간다.

성민이 장난기 어린 태도로 불만을 토로한다.


“아 경사님! 현수가 기껏 시간 내서 수사협조도 해줬는데 밥도 좀 먹이고 그래야지 ‘나는 내 볼일 다 봤으니 이만 간다’ 그러는 게 어딨어요? 소고기 사주셔야지 소고기.”


“응? 네 친구 밥을 내가 왜 사?”


“와~ 진짜 이런 깁니까? ”


“하하하. 장난이야. 그런데 친구한테 밥은 나중에 사건 끝내고 사라. 이거 아무래도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큰일인 거 같아. 사망자 신원확인으로 끝나지 않을 거 같아.”


“왜요?”


“와~ 너 이자식. 유가람 자동차랑 친구 찾는데 활약했으니 할 만큼 했다 이거야? 완전히 수사에 손 놓으려 드네? 성민아 봐봐. 유가람이랑 홍성일 실종. 우리건설 횡령범 도주. 우리건설 사장 자살. 인테리어 사장 안 보임. 안 이상해?”


민철이 펼친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면서 주먹이 된 손을 내민다.


“그러네요... 실종이 둘. 도주가 하나. 자살하나. 안 보이는 사람 하나. 5명이나 되네요.”


“그래, 너무 많아. 게다가 옆집 사람이 유가람 부모가 안 보인다고 했잖아.”


“헉! 그럼 7명이에요?”


“그러니까. 그래서 시간이 없다고 한거야. 일단 이것 좀 보자고.”


민철이 아까 받아온 유가람과 홍성일의 인사서류를 들어서 흔들고는 차근히 읽어본다.

성민도 민철이 읽고 건네주는 것들을 받아서 읽어본다.


“유가람이 주민등록은 부모님 집으로 해놓고,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었나 보네?

인사서류에 있는 주소는 다른 곳이야.

홍성일 집은 이 근처 같은데? 한참을 찾아봤다고 했으니 더원건설 사람들이 집에 갔다 왔겠지? 둘이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졸업했네...”


“아니 사건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사망자 신원만 찾으면 되는 줄 알았더니... 나 참.

어? 경사님. 약간 웃고 계시는 거 같은데? 사건 감이 오세요?

유가람 차도 찾고. 어!? 유가람 동창도 찾고. 어!? 제 덕분에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는데 경사님 혼자서 사건 해결하겠다고 지금 연막 치시는 거 아니죠?! 네!?”


민철이 한창 진지하게 생각 중인데 성민이 얼굴을 들이밀며 장난을 친다.

성민의 장난에 민철이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아~ 고만해라! 좀! 하하하. 아~ 웃겨. 흠흠. 일단 확실해 보이는 것부터 정리해 보자고.”


“네? 확실한 거? 뭐요?”


“와 이자식. 일 엄청 대충하려 드네. 야 박민혁 부장이 말해줬잖아. 홍성일 키랑 몸무게.

임마, 경찰이면 그거 듣고 딱 눈치채야지. 불탄 시체는 아마도 홍성일 일 거야.”


“아! 183cm에 100킬로! 그러네. 얼추 비슷하네! 그런데 확인하기 전까진 모르잖아요?”


“야. 천마산 밑에 유가람 차 있었지. 유가람이랑 홍성일 둘 다 사라졌지.

시체랑 키, 몸무게 비슷하지. 혈액형 똑같지. 이 모든 게 우연이겠냐?

그리고, 기억나? 몇 달 전에 계양산 중턱에서 밧줄에 목매고 자살했던 사람?”


“계양산에 있던 자살 사건이요? 네. 기억하죠.”


우리건설 사장의 자살 건은 민철과 성민이 같이 담당한 사건. 성민이 기억 못 할 리 없다.


“그때 계양산 나무에 목매달고 자살한 사람 이름이... ‘권상호’였어.

아까 박민혁 부장이 말한 우리건설 사장 이름도 ‘권상호’고.

기억하지? 나는 신원확인을 위해서 회사로 찾아가서 정황 청취하고, 너는 유가족한테 설명하러 갔잖아.”


“네... 기억하죠. 아니 그때 사건이 왜 이제 와서... 이 사건이랑...?”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시에 내가 경찰서로 데리고 와서 참고인 조사했던 사람이 ‘유가람’ 이었어. 그리고. 당시에 회삿돈 횡령한 사람 이름이 나태석이고. 롤렉스.”


성민이 충격받은 듯 입을 벌리며 어버버 거린다.


“제가 이번에 찾은 롤렉스 구매자 나태석이, 우리건설의 횡령범이라고요?

지금 실종된 ‘유가람’을 그 당시에 참고인 조서를 썼었고요? 그 사건들이 몇 달이나 지난 이제야 연관성이 있다고요?”


“그래서 내가 사망자 신원확인으로 안 끝날 거 같다고 한 거야.

일단 경찰서로 복귀부터 하자. 차 시동 걸어.”


민철과 성민이 차를 타고 경찰서로 복귀해서 뛰다시피 형사과로 들어간다.

민철과 성민이 당시 ‘권상호’의 자살 사건 자료를 읽으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린다.



*


선선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

이른 아침부터 자살한 사람이 발견되었다는 신고를 받고, 조민철과 임성민이 숨을 헐떡이며 산을 오른다. 산 중턱에 다다르니 등산로를 통제하던 순경이 조민철을 보고 경례를 한다.


“어디로 가야 해?”


“저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민철과 성민이 등산로를 따라 만들어진 난간을 넘어서 길이 없는 야산으로 들어간다.

조금 깊게 걸어가니 인근 파출소에서 파견 나온 경찰들과 감식반이 보인다.

바닥에 누워진 시체. 나무에 밧줄이 걸려있는 거로 봐서는 목을 매단 듯하다.

이미 도착한 감식반이 분주하게 주변 현장을 촬영하며 증거를 모은다.

민철이 가까이 다가가 감식반에 묻는다.


“어떤 거 같아요?”


“자살이겠죠...? 목에 밧줄 쓸린 자국도 있고, 발판으로 쓴 거로 보이는 의자도 나뒹구는 걸 보면 정황상으로는 자살로 보입니다. 술을 마셨는지 소주병도 있었고.”


민철이 쭈그려 앉아 시체를 가까이에서 쳐다본다.

목에 밧줄이 쓸린 자국이 넓어 보인다. 한 번에 못 죽고 여러 번 자살을 시도하면 이런 식으로 자국이 남기도 한다. 어쩌면 교살에 저항하면서 생긴 흔적일 수도 있고.


“목에 쓸린 자국이 조금 넓어 보이는데... 아닌가요? 자살을 한 번에 못 한 건가?”


“그럴 수도 있고요. 그런데 처음 시체를 보고 신고한 시민이 시체를 내려 보겠다고 다리를 잡았다 내렸다 반복 한거 같아요. 그때 생겼을 수도 있고요.”


“에헤이! 거 참... 왜 건드려서. 사망시간은요?”


“지금 추정하기로는 저녁 8시부터 새벽 2시 정도요. 산이라 추워서 범위가 더 넓어질 수도 있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더 자세한 거 나오면 이야기 해주세요.”


민철이 일어나 지원 나온 순경에게 묻는다.


“CCTV는 확인해 봤어?”


“네. 차를 이 아래 계양산 공영주차장에 세워 뒀더라고요. CCTV에 저녁 12시 반에 주차장에 들어오는 게 찍혔습니다. 흐릿하기는 한데, 운전석에만 혼자 탄 것으로 보입니다.

시체 재킷 주머니에서 차 키와 지갑, 핸드폰이 나왔습니다.”


순경이 증거물로 비닐 팩 담은 차 키와 지갑을 건네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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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0. 행적 23.08.16 15 0 17쪽
31 29. 담금주 23.08.16 15 0 10쪽
30 28. 동맹 23.08.16 15 0 11쪽
29 27. 대치 23.08.16 16 0 11쪽
28 26. 굴레 23.08.16 16 0 9쪽
27 25. 다솜분식 23.08.16 15 0 10쪽
26 24. 합의 23.08.16 18 0 9쪽
25 23. 장막 23.08.16 13 0 13쪽
24 22. 교살 23.08.16 17 0 11쪽
23 21. 우리종합건설 23.08.16 17 0 10쪽
22 20. 설득 23.08.16 14 0 13쪽
21 19. 춘천 데이트 23.08.16 17 0 10쪽
20 18. 일상 23.08.16 17 0 10쪽
19 17. 그린벨트 23.08.16 18 0 14쪽
18 16. 술 장식장 23.08.16 21 1 11쪽
17 15. 선 긋기 23.08.16 17 0 10쪽
16 14. 뒷처리 23.08.16 23 0 11쪽
15 13. 대리운전 23.08.16 21 0 10쪽
14 12. 루나코인 23.08.16 21 0 10쪽
13 11. 공사대금횡령 23.08.16 20 0 11쪽
12 10. 이민가방의 정체 23.08.16 29 0 9쪽
11 09. 검은색 이민가방 23.08.16 24 0 11쪽
10 08. 압수수색 23.08.16 26 0 8쪽
9 07. 국립과학수사연구소 23.08.16 29 0 10쪽
8 06. 롤렉스의 주인 23.08.16 27 0 11쪽
» 05. 목매단 시체 23.08.16 32 0 11쪽
6 04. 더원종합건설 23.08.16 31 0 11쪽
5 03. 단서 발견 23.08.16 37 0 11쪽
4 02. 실종자 명단 23.08.16 43 0 12쪽
3 01. 신원미상의 시체 23.08.16 68 1 12쪽
2 00. 프롤로그 23.08.16 64 0 5쪽
1 0. 작품소개 23.08.16 89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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