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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죽어 마땅한 인간 (완결)

웹소설 > 자유연재 > 추리, 공포·미스테리

완결

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8.16 12:20
최근연재일 :
2023.08.16 13:5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61
추천수 :
3
글자수 :
152,143

작성
23.08.16 13:21
조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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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3. 대리운전

DUMMY

* * *


“야 김 순경 담배 하나만 줘봐. 후후후.”


“아니, 도대체 몇 번을 뺏어 가십니까. 다섯 갑으로 갚겠다고 말만 하고 사주지도 않고.”


“야~ 야~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보루 채우자. 일단 줘봐.”


“하. 그냥 금연을 포기하시죠?”


“이 자식이~ 야 형 이번엔 진짜 끊어야 해. 와이프랑 50만 원 내기했단 말이야.”


“... 이렇게 한 대씩 피는 게 이미 진 거잖아요?”


“크흠... 아냐. 와이프 앞에선 계속 안 피고 있어. 3개월 내기였고 2주만 있으면 끝나. 와이프가 모르면 내가 이긴 거지. 50만 원 받으면 한보루 사줄게. 크크크”


청천지구대 앞에서 두 명의 경찰이 투덕투덕하며 담배를 피운다.

그때 멀찍이 어둠 속에서 젊은 남자가 걸어오는 게 보인다. 최 경장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대체로 새벽에 파출소를 찾는 사람들은 대다수 주취자들이다. 다가오는 사람의 걸음걸이를 보는데 딱히 술기운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건 아닌 거 같다. 그렇다면 폭력이나 강도인데...


‘으음. 경찰 8년 차의 감이다. 이건 폭력사건이다.’


“저기 실례합니다. 대리 운전기사인데요. 대리운전 비용 못 받은 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최 경장의 감은 빗나가고 말았다.

그가 머쓱해서 머리를 긁적이고는 젊은 남자를 파출소 안으로 안내했다.


“네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하시죠. 김 순경은 마저 쉬다 천천히 들어오고~”


파출소에서 대리비를 못 받은 사연을 설명하는 대리기사.

이야기를 듣고 최 경장이 간단하게 정리한다.


“음. 그러니까.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당장 현금이 없다고, 집에 올라가서 가져오겠다고 한 거군요? 기사님이 불안해하실까 봐 자동차 키는 가지고 있으라고 했구요.

요새 어플 같은 거로 대리운전 부르면 기사도 차주 연락처 알 수 있지 않나요? 전화는 해 보셨나요?”


“그... 유흥가 보면 대리운전 기사들끼리 모여서 쉬고 있잖아요? 저도 그러고 있었는데 직접 걸어와서 부르더라고요. 계속 같이 있다 보니 연락처를 물어볼 생각조차 안 했네요.”


“그럼 성함이나 주소지도 당연히 모르시겠네요? 차 키는 가지고 계시고요?”


“네, 차주가 안 왔으니까 키는 제가 가지고 있죠.”


“특이하네~ 차 키 맡기고 올라가면서 돈 줄 테니 안심하고 기다리라는 건데 안 내려오다니. 혹시 차주가 많이 취했습니까? 집에 올라가서 바로 잠들 거 같았다던가?”


“아뇨, 약간 얼굴이 붉기는 했는데, 많이 취한 건 아닌 거 같았어요. 이런저런 대화하면서 왔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멀쩡한 거 같았어요.”


“혹시 차종이랑 넘버는 아십니까?”


“아! 차종은 BMW X6 흰색이었고요. 넘버는 키에도 달려 있네요. 1가 3334요”


최 경장이 차량을 조회해 보니 차주가 나오는데... 리스사가 나온다.

리스로 구매한 차는 리스사가 차주의 신원을 가지고 있다 보니 지금 당장 차주의 신원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쌍용아파트를 가자고 했다고요?”


“네, 그런데 아파트 단지가 오래돼서 주차 자리가 없으니 그냥 앞에 있는 한마음 마트에 주차해 달라더군요. 마트에 주차하고 30분가량 기다리다가 온 겁니다.”


“일단 정황상 차주가 쌍용아파트에 사는 사람인 건 맞는 거 같기는 한데... 대리비를 안 주려고 하기보다는 집에 들어갔다가 잠든 게 아닐까 싶네요. 다만, 지금 당장 저희가 딱히 뭔가를 해 드릴 방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차주 조회에서 리스회사가 나와서요. 저희도 차주의 신원을 모릅니다.”


“아. 그럼 경찰분을 대동하고 집을 찾아갈 수는 없는 겁니까? 하나씩 두들기면서 차주를 찾는다던가...”


“네, 저희도 신원을 모르니까요... 그리고 이런 시간에 문 두드리면서 돌아다니는 건 저희도 곤란합니다. 민원 때문에 잘못하면 옷 벗어야 해요.”


“그럼 사기로 고소하겠습니다. 진술서 주세요.”


“음...? 이런 거로 고소는 조금. 차 키도 맡겼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냥 잠든 거 같은데 내일까지 기다리시죠?”


“차주 신원도 모르고, 그쪽도 제 연락처를 몰라요. 기다린다고 뭐가 되나요? 사건 접수하겠습니다.”


“아니, 선생님. 이런 가벼운 경제범죄는 고소장 접수하기 곤란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깜박 잠들었다가 일어났더니 며칠 뒤에 사기라고 고소 들어왔데요. 황당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차 키 돌려받으려면 오히려 차주가 선생님을 찾아야 하는데요?

차에다가 ‘대리기사. 전화번호. 연락 바람. 차 키 가지고 있음’ 이러면 어련히 선생님께 죄송하다며 찾아올 텐데 뭘 소장까지 쓰시려고 해요? 대리비용도 소액일 거 아닙니까? 소장 접수하면 내일 당장 해결될 일이 한 달씩 걸려요~”


“네, 얼마 안 됩니다. 2만 원이요. 저도 의경으로 근무해봐서 경찰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압니다.

원칙대로라면 진술서 접수 거절하시면 안 되잖아요? 그냥 주세요.

제가 계속 차 키만 쥐고 일도 못 하고 차주만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지 않습니까? 거꾸로 차주가 차키도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저를 찾아오기도 힘들 거고요.

차 키는 여기 맡겨두겠습니다. 저도 차주를 처벌받게 하겠다, 합의금을 더 받겠다. 그런 생각 추호도 없고요. 돈만 받으면 됩니다. 고소 취하하고 싶으면 입금해 주고, 지구대에 와서 차 키 받아가라고 전해주세요.”


대리기사의 말대로 차 키를 주고받고 하겠다고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경찰이라는 중재자가 있는 게 좋아 보인다. 의무경찰 출신이라 그런지 경찰 생리에 대해서도 잘 아는 거 같다.


“후우... 네. 여기에 사건 관련해서 진술서 적어주세요.”


대리기사가 경찰이 내미는 용지에 능숙하게 사건 경과 내용을 적어낸다.

최 경장이 훑어보니 딱 며칠 몇 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간순으로 중요한 내용만 요약해서 간결하게 적었다. 마지막에는 대리기사 본인 계좌번호까지 남겨져 있다.

딱히 수정, 보완해달라고 할 만한 부분은 없는 거 같다. 고소인 성명과 연락처가 적혀 있는지까지 확인했다.


“진술서 접수되셨고요, 아시겠지만 보통 경찰청에 보고됐다가 사건화돼서 담당자한테 다시 내려오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며칠 소요될 수 있어요. 진행되면 문자메시지나 담당자를 통해서 유선으로 진행 내역이 연락 갈 겁니다.”


서류를 검토하면서 기본적인 사항을 안내하고 대리기사를 마주 본다. 눈이 마주치자 대리기사가 싱긋 웃는다.


“이만 들어가 보셔도 됩니다. 강현수 씨. 아! 차는 어디 있다고 하셨죠?”


“쌍용아파트 건너편 한마음 마트 주차장입니다.”



* * * * *


“어머~ 정말 너무 이뻐요. 완전 대만족이에요. 나무가 뭐라고 하셨죠?”


“월넛입니다. 물에 강한 하드 우드니까 편하게 쓰시면 돼요. 햇볕을 쬐면 자연스럽게 태닝이 되면서 더 멋있어 질 겁니다. 같이 드린 오일 있죠? 오염이 걱정되시면 3달에 한 번 정도 주기로 스펀지에 적셔서 발라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관리하면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필요한 거 있으면 또 주문할게요.”


식탁 세트를 배달해 포장을 벗기자마자, 신혼부부 고객. 특히 부인이 엄청 기뻐한다.

강현수가 식탁이 살짝 흔들리는 걸 잡고 있으니, 뒤에 있던 부부가 ‘다음에는 어떤 가구를 주문 제작할까?’ 하며 둘이서 신나게 논의한다. 곧이어 부인이 신나서 방방 뛰는 걸 보니 남편이 주문제작 하는 걸 동의했나 보다.

흔들리지 않게 조절을 끝내고, 현수도 멀찍이 떨어져서 본인이 만든 작품을 감상했다.

요즘 유행하는 무 몰딩 화이트 인테리어 집에 진중한 식탁이 자리하자, 그 자체로 완성이다..


“실례가 안 된다면 설치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제 작품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고 싶어서요”


“아~ 그럼요~”


흔쾌히 허락한 부부가 사진이 잘 나와야 한다며 조명도 켜고 식탁 위에 예쁜 화병도 올린다.

현수보다 더 적극적이다. 챙겨온 사진기를 꺼내서 다양한 각도로 식탁 세트의 사진을 찍는다.

사진이 잘 찍혔는지 확인하는데, 뒤에서 빼꼼히 쳐다보던 남편이 부인에게 말한다.


“자기야, 가시고 나서 우리도 사진 찍을까? 엄청 이쁘게 나오는데?”


“어? 그럼 제가 찍어드릴게요. 식탁에 앉아 보시겠어요?”


“아 그럴까요? 필요하시면 저희 사진도 같이 올리셔도 돼요”


남편이 강현수에게 핸드폰을 건네고, 부부가 행복하게 웃으며 식탁에 앉아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다.


“원하시면 다른 자세로도 찍어드릴게요”


카메라로 찍어주니, 신혼부부는 자기들끼리 신나서 빈 와인잔에 음료를 따라놓고 마시는 등 설정을 한다. 다양한 포즈로 만족할 때까지 사진을 찍어주고 나니 그제야 민망해한다.

보기 좋다. 저런 게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기. 집이 너무 이뻐서 그런데 구경 좀 시켜 주실 수 있을까요? 저도 내년에 여자친구와 결혼 할 예정인데 인테리어 참고 좀 하고 싶어서요.”


“어머~ 그래요? 한창 신혼집에 관심 많으시겠네요. 그럼, 여기부터 보실래요?”


부부가 자랑스럽다는 듯 방문을 열어주며 아파트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잘 꾸며진 신혼집.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다.


“집이 정말 이쁘네요. 구경 잘했습니다. 잘 쓰시고 마음에 드시면 후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즐거운 추석 되시고요.”


“네네~ 꼭 후기 남길게요!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네~ 감사합니다~”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가구 납품을 마치고 나온 현수가 근처 카페에 들린다.

아메리카노 한잔을 테이크아웃 한다.

품속에서 담배를 꺼내 외진 곳에 서서 담배를 태운다.

타들어 가는 담배. 한숨과 함께 흩날리는 연기.

정신없이 바쁜 일이 끝나고 났더니 매우 급했던 며칠 전 일이 생각난다.


가끔 떠오른다. 뒷산 어둠 속에 서 있던 가람과 성일. 둘의 당황했던 얼굴이.

주변에 널브러진 흙더미와 피 묻은...

현수는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떨쳐냈다.


‘... 그게 최선이었어. 그래, 최선이었어.’


후우...

담배를 다 태우고 손가락을 털어 담뱃재를 날려 보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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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29. 담금주 23.08.16 15 0 10쪽
30 28. 동맹 23.08.16 15 0 11쪽
29 27. 대치 23.08.16 16 0 11쪽
28 26. 굴레 23.08.16 16 0 9쪽
27 25. 다솜분식 23.08.16 15 0 10쪽
26 24. 합의 23.08.16 18 0 9쪽
25 23. 장막 23.08.16 13 0 13쪽
24 22. 교살 23.08.16 17 0 11쪽
23 21. 우리종합건설 23.08.16 17 0 10쪽
22 20. 설득 23.08.16 14 0 13쪽
21 19. 춘천 데이트 23.08.16 17 0 10쪽
20 18. 일상 23.08.16 17 0 10쪽
19 17. 그린벨트 23.08.16 18 0 14쪽
18 16. 술 장식장 23.08.16 21 1 11쪽
17 15. 선 긋기 23.08.16 17 0 10쪽
16 14. 뒷처리 23.08.16 23 0 11쪽
» 13. 대리운전 23.08.16 21 0 10쪽
14 12. 루나코인 23.08.16 20 0 10쪽
13 11. 공사대금횡령 23.08.16 20 0 11쪽
12 10. 이민가방의 정체 23.08.16 29 0 9쪽
11 09. 검은색 이민가방 23.08.16 23 0 11쪽
10 08. 압수수색 23.08.16 26 0 8쪽
9 07. 국립과학수사연구소 23.08.16 29 0 10쪽
8 06. 롤렉스의 주인 23.08.16 27 0 11쪽
7 05. 목매단 시체 23.08.16 31 0 11쪽
6 04. 더원종합건설 23.08.16 31 0 11쪽
5 03. 단서 발견 23.08.16 37 0 11쪽
4 02. 실종자 명단 23.08.16 43 0 12쪽
3 01. 신원미상의 시체 23.08.16 6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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