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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박 님의 서재입니다.

톱스타 떡잎 줍는 괴물 신입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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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박
작품등록일 :
2024.05.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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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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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물이 쏟아져 들어온다

DUMMY

[싱어송라이터 장화윤 캠터뷰로 컴백!, 이달에 앨범 출시 예정]

[홍슬기의 캠터뷰, 시즌 종영도 완벽]

[오필수PD, 잘 이끌어준 홍슬기한테 감사해, 시즌 2는 다른 진행자가 맡을 것]

[홍슬기 하차 이유? 곧 개봉하는 정대윤 감독 신작 '독화' 무대인사 일정 때문]

[홍슬기, 캠터뷰를 만나서 너무 행복했고 이제 본업으로 팬들 찾아뵐 것]


└ 뭐야? 이제 막 재미보려고 하는데 벌써 끝이라고?

└ 아니, 홍슬기 아니면 캠터뷰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오!! 홍슬기 돌려놔라!

└ 지금 캠터뷰 누적 조회수가 5,000만이 넘어가는데 여기서 멈추는건 너무 아까운거 아님?

└ ㄹㅇ ㅋㅋㅋ 내가 알기론 그 영화에서 잠깐 나오는 조연 정도로 알고 있는데 하차하는건 너무 오바아님?

└ 그니깐, 솔직히 배우 쪽으로는 성공하기 힘들어보이던데...그냥 너튜버나 하지. 지 팔자 지가 꼬네. ㅉㅉ

└ 독화? 내가 그 영화 얼마나 잘되는지 지켜 본다.


"어우야, 역시 반응이 살벌하네."


의자에 드러눕듯 기대어 휴대폰을 보던 팀장님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네 말대로 홍보팀에 말해서 저런 식으로 기사를 내긴 했는데···. 어째 캠터뷰의 화제성이 전부 독화에 대한 원망으로 간 것 같은 느낌이다? 얼마나 잘 되나 보자! 감히 영화 하나 때문에 우릴 버려? 뭐 이런 반응 아니냐?"


"오히려 좋잖아요. 그렇게 어그로가 끌리면."


어그로라는 것은 그야말로 양날의 검.

잘 끌면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지만, 잘못 끌게 되면 수백만 안티대군을 양성할 수도 있었다.


더구나 캠터뷰 마지막 회차는 홍슬기의 마지막 방송이기도 했지만, 장화윤의 컴백 방송이기도 했다.

이슈가 안되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역시나 영상이 업로드되자마자 '인급동'에 올라가더니 일주일도 안 되어 900만 조회수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잘 풀리면 약이 되겠지만 결과가 영 거시기하면 이때다 싶어서 잘근잘근 씹어댈게 뻔하니깐 그렇지.

"잘 될 겁니다. 무조건."


확신이 담긴 목소리에 나를 힐끔 살피던 팀장님이 픽 웃음을 터트렸다.


"넌 겁대가리가 없는거냐, 아니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거냐? 나는 쫄려 죽겠구만 지 혼자 천하태평이네."

"당연히 믿는 구석이 있으니 자신하는 거죠. 무조건 된다니까요. 독화는."


홍슬기 인생에서 가장 크게 들어온 대운이 '독화'의 초린 역이다.

더구나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까지 했다.

조금의 미련 없이 정말 모든 걸 쏟아 냈기에 성공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만 그 성공의 정도가 얼마나 될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아고고, 허리야. 근데 언론 시사회는 왜 생략한다냐?"


자리에서 일어난 이 팀장님이 허리를 요리조리 돌려가며 물었다.


"그냥 VIP 시사회랑 묶어서 진행한다던데요?"


"하긴 뭐, 요즘 언론 시사회 의미가 많이 퇴색되긴 했지."

"그래도 언론에 노출되면 나쁠건 없지 않아요?"


"언론 시사회가 뭐냐? 말 그대로 언론인들을 위한 자리인데 최근에 열린 언론 시사회를 보면 진짜 언론인은 60%도 안될걸?"

"그럼 나머진 누굽니까?"


"누구겠냐? 그냥 할 일 없는 일반인들이지."

"그 사람들도 표 구할 수가 있어요?"


"뭐 방법이야 다양하지. 기자들 지인이 대신 오는 경우가 제일 많고, 요즘엔 당근에서도 살 수 있다더라. 진짜 심하면 가짜 기자 명함 하나 파서 참석한 경우도 있다던데? 당장 검색창에 언론 시사회라고 한번 쳐봐. 당당하게 관람 자랑하는 글들 수두룩 빽빽할 걸?"

"왜 굳이 그렇게까지···."


"그 양반들을 이해하려 하지마. 다른 사람보다 영화를 먼저 본다는 만족감에 그러는 인간도 있고, 연예인 얼굴 보려고 그러는 사람도 있고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테니깐. 그리고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긴데 이제는 언론 시사회 자체의 파급력이 예전같진 않아."

"그래요?"


"솔직히 언론 시사회 끝나고 언론 매체에서 나오는 미디어용 리뷰를 누가 보냐? 대중들이 바보도 아니고 이제는 다 아는 거지. 제작사나 배급사 눈치 봐서 그냥 좋게좋게 기사 내용 써준다는 걸. 홍보 효과를 노리는 거면 차라리 잘나가는 영화리뷰 너튜버 섭외 하는 게 효과는 더 좋을걸?"


과거에 크게 데인 게 있는지 팀장님은 언론 시사회에 무척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거사를 앞두고 괜히 재수 없는 소리나 했네. 아무튼, 중요한 건 시사회 반응보다도 개봉하고 나서 입소문이 어떻게 나느냐가 관건이라는 거지. 그래도 김지원 복귀작이라고 벌써부터 반응이 올라오고 있으니 기대 한번 해보자. 슬기 인지도도 제법 올랐겠다, 이번 작품만 잘되면 텐트폴 작품 조연급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니깐."


"불충분할 것 같은데요."

"뭐?"


이 자식이 반항하나? 라는 얼굴로 팀장님이 눈을 부라렸다.


"그 이상으로 가야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건 답답해서 내 성미에 안 맞는다.

강력 모터가 달린 선외기 정도는 달아줘야지.



***


대망의 '독화' 개봉일.

연이은 실패 이후 골방에 틀어박혀 초심의 자세로 시나리오를 썼다는 정대윤 감독.

계속된 흥행 부진으로 오랜 휴식기에 들어갔다가 복귀하는 베니스의 여왕 김지원의 콜라보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작품 자체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김지원도 이제 한 물 제대로 갔다고 봐야지. 지금 벌써 몇 작품째 말아먹고 있냐?"

"야야, 그래도 베니스의 여왕인데 이번엔 다르겠지."


친구 사이로 보이는 두 여자가 영화관 로비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르긴 개뿔. 원래 큰 상 한번 받고 나면 그다음부턴 내리막뿐이거든. 영화 블로그하면서 내가 그런 배우들 한둘 본 줄 알아?"

"그래도 연기력 하나는 끝내주잖아."


친구의 말에 머리를 샛노랗게 탈색한 여자가 코웃음을 쳤다.


"연기력만 좋으면 뭐해? 작품 고르는 안목이 없는데. 하필 복귀작을 골라잡아도 정대윤 감독 작품이 웬 말이니?"

"그 감독이 그렇게 별로야? 그래도 꽤 유명한 감독이라 들었는데···."


정대윤 감독에 대한 억하심정이라도 있는지 탈색녀가 날카로운 혹평을 쏟아 냈다.


"예전엔 잘나갔었지. 근데 왜 그런 사람들 있잖아. 초반에 좀 잘나갔다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그 감독이 딱 그런 스타일이야. 과거에 영광에 취해서 트랜드를 전혀 못 읽고 있다는 거지."


"그래도 시사회 후기 보니깐 영화 반응 장난 아니던데. 난 좀 기대된다."

"어이구 이 순진한 년아, 기본적으로 시사회 후기란게 별로 믿을 게 못 돼요. 나도 예전에 공짜 표 받고, 드릅게 재미없어도 재밌다고 써주고 그랬던 적이 있는데 그거 못 할 짓이야. 블로그 신뢰성도 떨어지고. 나중에 푯값 날렸다고 얼마나 악플이 달리던지···. 으으,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린다."


탈색녀가 부르르 몸을 떨더니 순간 눈을 번득였다.


"이번에는 아주 적나라하게! 내가 느낀 그대로 적을 거야. 그래도 간만에 복귀하는 김지원 작품이니깐 어그로는 잘 끌리겠지."


잠시 후, 영화관 직원이 검표 시작을 알리자 두 여자가 팝콘을 끌어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들어가자. 내가 아주 두 눈을 부릅뜨고 감상해줄 테니까."


직원의 안내에 따라 5관으로 들어가자 대형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광고들이 어두컴컴한 내부를 밝혔다.

개봉 첫날이라 그런지 대부분 좌석이 사람들로 가득 들어찼다.


광고가 끝이 나자 남은 조명이 소등되고 완전한 어둠이 찾아오며 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장내에 깊은 침묵이 흘렀다.


천민의 딸로 태어나 온갖 수모를 당하며 어두운 야망을 품고 궁녀로 들어간 김개시.

이후, 왕들의 총애를 얻어 국정에 관여하기 시작했고, 이이첨과 쌍벽을 이루는 권력을 갖게 되는 과정이 긴장감 넘치게 전개됐다.


"개 재밌는데···?."


친구의 속삭임에 탈색녀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탄탄한 각본이 합을 이루니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좌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 모두가 스크린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던 중.

정숙해야 할 영화관에서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동시에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저런 미친···."


김개시의 검, 자객 초린의 등장이었다.

청초한 외모에 그렇지 못한 잔혹함, 아니 악마의 현신이라 해도 모자람 없는 기괴하고 잔악한 행동에 관객들은 모두 경악했다.


"아, 아니 저렇게까지···."


살려달라 울부짖는 사람들을 가지고 장난치듯 팔다리를 썰어대는 초린의 천인공노할 만행에 관객들은 할 말을 잃었다.


"저게···. 진짜 홍슬기라고?"


탈색녀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자신이 알던 홍슬기와 눈앞에 초린의 간극이 도저히 매워지지 않았다.

저게 진짜 연기인지, 아니면 본래 저런 사람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진짜 대박이네···."


몇 번을 다시 봐도 믿기지가 않는다.

예쁘장한 눈을 까뒤집으면서 미친년처럼 사람을 토막 내는 저 인두겁 쓴 괴물이 청순미 넘치던 홍슬기라는 사실이.


영화가 후반부에 다다르자 인간 백정 같던 초린에게 나름의 아픈 사연이 있다는 게 밝혀진다.

관객들은 초린이 천하의 악녀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도 모르게 묘한 동정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어미로 여기는 김개시를 살리기 위해 몸을 내던진 초린이 쏟아지는 화살 비에 육신이 찢겨 나가자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영화는 주인공인 김개시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며 끝이 났다.

그리고 그 반응은.


"미쳤네···. 이 영화 진짜 미쳤어! 와! 두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네! 응? 야 조한슬! 왜 반응이 없어?"

"응?"


몸이 흔들리는 느낌에 그제야 정신 차린 탈색녀가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중얼거렸다.


"하, 뭐지? 이 미친 영화는? 감독도 그렇고 배우도 그렇고···. 아주 그냥 칼을 갈고 만들었는데?"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영화가 얼마나 구멍 없이 탄탄하게 만들어졌는지를.

무엇보다 배우들 연기가 가히 압도적이었다.


"그중 제일 충격은 홍슬기고···."


누군가 휘두른 망치에 머리를 때려 맞은 기분이었다.

뭔가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할까?

설마 그 순한 얼굴을 가지고 저런 미친년 연기를 할줄 누가 알았을까?


"문제는···. 너무 잘 어울린단 말이지. 말이 안 될 정도로."


나름 8년째 영화 블로거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가 입장으로서 단언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영화 전체를 이끌어간 건 두말할 것 없이 주연배우인 김지원이었다.

명불허전다운 연기력을 보여주기도 했고.


하지만 가장 임팩트 있었던 캐릭터는 누구냐? 라고 묻는다면 백이면 백, 홍슬기가 연기했던 초린 역을 꼽을 것이다.

그만큼 극중 초린의 등장 신은 엄청난 충격을 선사했고, 이후 초린이라는 캐릭터의 존재감은 가히 주연 배우들에 필적할 정도였다.


"이, 이거 올려야 해. 최대한 빨리."

"응?"


"야! 미안한데 저녁은 다음에 먹어야겠다. 대신 내가 담에 맛있는 거 쏠게! 미안해."

"야? 야! 조한슬! 이 미친 또라이년아!"


흡사 집에 가스 불이라도 켜고 나온 사람처럼 다급히 떠나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허망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개봉 첫주 주말.

본격적인 흥행 폭풍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추천, 선작 해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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