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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수상함 님의 서재입니다.

대한제국 전함이 일제를 찢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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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수상함
작품등록일 :
2024.07.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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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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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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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말레이 해전 (2)

DUMMY

“적 순양함! 방위 300! 거리 14,000! 본 함 함수 방향으로 32노트로 기동 중!”


적색등이 비치는 방 안.

오실로스코프를 보던 부사관이 우렁찬 목소리로 보고한다.


기계 비프음이 정신없이 울리며 누군가가 벽면의 원형 작도에 수기로 정보를 기록한다.


이곳은 이순신함의 전탐실.

전파 신호로 밤바다를 훤히 밝히는 함대의 눈이다.


“적함, 추가로 포착! 순양함급, 방위 270, 거리 15,000!”


항해장의 예측대로 적 함대는 한밤중에 우리와 마주쳤다.


함대는 곧바로 전투 대형을 갖췄고 나는 함교 대신 전탐실에서 작전을 지휘했다.


한밤중의 바다는 맨눈으로 한 치 앞도 안 보일 정도로 어둡다.


하지만 이곳에선 레이더를 통해 손바닥 보듯 어둠 속의 전장을 볼 수 있다.


전탐실 벽에서는 작전관이 직접 전탐사의 보고를 따라 벽면의 작도에서 빠르게 표식을 수정해나갔다.


미니맵처럼 레이더 정보를 한 번에 보여주는 화면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수동으로 정보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전탐사의 보고에 따라 수기로 항적을 기록해나가는 건데, 말로 하니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렵다.


급박한 전장에서 가능할까 싶은 이야기다.


하지만,


“적 순양함 2척이 단종진으로 항해 중이고, 나머지는 2열 종대로 후미를 따르고 있을 겁니다.”


그 어려운 걸 해내라고 내가 작전관을 데려온 거다.


“첫 번째는 신호 크기로 미루어보아 아마도 중순양함··· 두 번째도 마찬가지로 아마도 브루나이 근처를 항해하던 일본 순양함대로 보입니다.”


순식간에 상황 보고를 취합하고 보고를 올리는 작전관.


그야말로 인간 컴퓨터,

걸어 다니는 미니맵이다.


녀석의 활약으로 나는 전장의 상황을 손바닥 보듯 관찰할 수 있다.


“함장님, 구축함 전대에서 돌격 허가를 요청합니다.”

“아니, 호위에 집중하라고 해. 일부러 거리를 좁힐 필요 없어.”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현재 13기동부대는 적 함대를 3만 미터에서 포착하고 접근해 15,000미터에서 선공을 가한 상태다.


레이더를 통한 일방적인 기습이지만 일본 해군의 견시원들은 밤눈이 밝은 걸로 유명하다.


아마 지금쯤 우리의 위치를 대낮처럼 파악했을지도 모른다.


중순양함에도 어뢰를 주렁주렁 장비한 놈들이니 사거리를 내주지 않고 일방적인 포격을 가해야지.


“제4사, 발포 개시.”


전탐실 밖에서 46cm 함포의 일제사격 진동이 느껴진다.


전구 하나가 좀 오래되었는지 포격을 할 때마다 깜빡거리며 불안감을 더했다.


더 발전된 레이더라면 3만 미터에서도 포탄 물기둥을 포착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면 야밤에도 15km까지 다가가서 포격할 필요가 없다.


냉정히 말해 위험한 거리다.


하지만 우리 앞에 있는 적은 그 위험을 무릅써도 좋을 만치 탐스러운 표적이다.


“함장님, 적 함대가 침로를 220으로 변경했습니다.”

“함대, 침로 220. 계속 거리를 유지한다.”


일본 해군 남견부대.


대략 중순양함 4~5척,

구축함 10여 척으로 구성된 수상부대다.


필리핀 방면의 3함대와 반대로 말레이반도와 인근의 남중국해를 책임지는 부대.


이들을 궤멸시키면 일본 해군의 말레이 진공은 크게 위태로워진다.


“제5사, 발포.”

“적 함대, 포격 개시.”


함교 위의 견시가 포성을 듣고서 보고한다.

하지만 이순신함에는 어떠한 충격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포탄이 근처에도 안 떨어졌거나.

맞아도 흠집도 안 났거나.


둘 중 하나겠지.


“순양함의 포격은 무시한다.”


같은 전함의 주포가 아니라면 이순신함의 장갑을 뚫을 수 없다.


반면 우리의 사격은 한 발 한 발이 치명타다.

유일한 파훼법인 야밤의 기습은 레이더를 통해 무력화.


여기서부터는 일방적인 난타전이다.


“제5사, 착탄. 협차입니다.”


레이더도 없이 밤바다로 나선 대가.

똑똑히 치르거라.


***


큰 충격이 초카이의 함교를 뒤흔들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물기둥이 주위를 감싸며 물방울을 튕기고, 오자와는 함교 밖을 보며 혀를 찼다.


“이런, 또 도망가는군.”


조명탄 아래, 희미하게 비친 거함은 오자와의 함대로부터 멀어지는 자세였다.


그가 실망하며 쌍안경을 내리자 초카이의 갑판이 천천히 기울기 시작했다.


전함의 포탄에 피탄당한 것이다.


“제독! 위험합니다!”


다급히 그에게 간청하는 초카이의 함장.


“초카이의 장갑은 전함의 주포를 견딜 수 없습니다! 어서 퇴피하셔야 합니다!”

“본 함대의 어뢰로 적을 타격하지 않으면 항공대가 와도 승산이 없네.”


다시금 멀리서 전함의 주포 사격이 번쩍이는 불꽃을 토했다.


야밤에 고속 기동하는 상대에게 단 4번의 사격으로 명중탄을 내다니.


적함의 포술 실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적은 손바닥 보듯 우리를 지켜보고 있군.”

“그러니 물러나셔야 하지 않습니까!”

“이미 늦었네.”


애원하는 함장을 향해 오자와는 차갑게 고개를 저었다.


기관실을 얻어맞은 초카이는 짙은 연기를 뿜으며 천천히 기울어지는 중이다.


이대로는 도망치기도 불가능하다.


마음 같아서는 조금이라도 더 거리를 좁혀서 싸우고 싶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여기까지인가··· 함장, 어뢰를 있는 대로 발사하게. 모가미에도 그리 전하고.”


이윽고 초카이의 현측에서 어뢰 발사관이 일제히 빙글 돌아갔다.


한쪽당 8문씩 장비된 발사관에서 장어처럼 생긴 기다란 어뢰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본디 정예 2함대에서 차출된 초카이는 다른 함대 전투함과는 달리 특별한 무장을 장비 중이었다.


항적이 보이지 않는 장사정 어뢰.

산소어뢰다.


“제7전대는?”

“남쪽에서 북상 중입니다만,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그럼 되었네. 날이 밝으면 그들도 위험하니 북동쪽으로 가서 1함대와 합류하라고 하게.”


순양함을 아무리 들이대 봐야 전함의 주포 몇 방이면 격침이다.


유일한 승산은 야간의 근거리 뇌격인데 적에게 레이더라는 장비가 있으니 이조차도 어렵다.


남은 건 아군이 발을 묶기를 바랄 뿐.


“기함을 옮기지, 함장. 미안하네.”

“···제독을 모실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기함을 옮기기 위해 고속단정에 몸을 실으며 오자와는 새까만 밤바다를 돌아보았다.


내심 모가미와 함께 투하한 산소어뢰가 장거리에서 명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오자와의 바람대로 어뢰가 정확히 명중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명확했다.


“초카이, 피탄!”


이순신함의 46cm 주포탄이 산소어뢰보다 훨씬 빠르다는 사실이다.


오자와가 고개를 돌린 순간, 거대한 폭음이 연달아 들리며 초카이의 옆구리에 거대한 불길이 솟아올랐다.


46cm 구경 철갑탄은 탄약고 부근의 가장 두꺼운 장갑판을 마치 종잇장처럼 가르며 관통했다.


3번 주포탑 부근에서 튀어나온 섬광은 이윽고 크고 작은 폭발을 여럿 일으키며 주변을 불태웠고, 이내 주포탑을 날려버리며 밤하늘로 샛노란 불기둥을 쏘아 올렸다.


얼마간의 천둥 같은 폭음 이후,

초카이의 함수가 반으로 부러졌다.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굉음과 함께 배수량 13,000톤의 중순양함은 순식간에 우현으로 기울어져 침몰했다.


“아, 이런.”

“초카이, 굉침했습니다!”

“22항공전대에 연락은 했나?”

“예! 날이 밝는 대로 작전 행동에 나서겠다고···.”

“전투기나 함대 엄호도 없이 나서봐야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 제기랄.”


오자와는 욕지거리를 내뱉곤 떨리는 손으로 부관에게 라이터를 건넸다.


“부관, 도와주겠나? 지금 담뱃불도 혼자 못 붙이겠네.”


아직 작전 중인 야밤이지만 유별나게 담배가 그리운 제독이었다.


***


거대한 폭발음이 바다 위를 울렸다.


견시원이 환호성과 함께 멀리서 적함이 폭발했다고 보고한다.


적 순양함 굉침.


제1항공함대 전멸 이후 오래간만의 전과다.


“주포, 다음 표적 지정 바랍니다.”

“포격 중지한다. 함대, 침로 250으로.”


이윽고 전탐실의 모두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예?”

“추격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적이 어뢰를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 의아해하는 얼굴.

하지만 내 판단이 옳았음은 머지않아 드러났다.


“좌현에서 폭음 다수 포착!”


함대가 나아가던 바다 위로 수많은 물기둥이 여럿 나타난 것이다.


신관 불량으로 자폭한 어뢰다.

여기까지 항주한 걸 보아 산소어뢰겠지.


접근했다간 눈먼 어뢰를 몇 발 맞았을지도 모른다.

숫자가 적은 우리 함대에게는 한 발 한 발이 치명적이다.


이 정도면 회피 기동은 충분하다.


놀라움과 존경이 담긴 시선들을 뒤로한 채 나는 명령을 내렸다.


“침로 090.”

“침로 090!”

“적 함대를 추격한다.”


방향을 돌려 돌진하자 적 함대는 부리나케 달아났다.


대부분 고속 소형함으로 이루어진 부대라 추격하기는 어렵다. 현재 이순신함의 최대 속도는 26노트가 채 안 되니까.


유일한 전과는 눈먼 탄에 맞은 구축함 1척뿐.


하지만 이미 적 순양함 하나를 날려버린 데다 아군 피해도 전혀 없으니 충분히 남는 장사다.


문제는 날이 밝은 이후였다.


“방위 270에서 적기 다수 포착! 거리 120km!”

“정운함에 통보하고 항공관제 실시해.”


아마도 사이공에서 날아왔을 육상 공격기들.

이전보다도 훨씬 많은 숫자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레이더만 있는 건 아니다.


“승철아, 괜찮냐?”

“전투기 숫자만 충분하면 됩니다.”


심호흡하며 헤드셋을 끼는 임승철 소령.

전투기 통제관이 나설 차례다.


대공 함교에 오르자 벌써 멀리서 수많은 비행운이 하늘을 가르는 게 보였다.


하지만 함대 상공에는 단 1기의 전투기도 보이지 않았다.


“아군기가 안 보이는데?”

“거리가 멀어서 도착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쌍안경을 들고 보자 정운함의 모습은 수평선 너머에 연기만 간신히 보일 정도다.


항모는 야간전에 쓸모가 없으니 뒤로 빼두기는 했는데, 출격이 늦는 건 아무래도 갑판에 미리 비행기를 올려두지 않은 듯하다.


피탄당할까 봐 걱정이라도 한 걸까.


이해는 가지만 한시가 급한 함대 방공전에서는 살짝 낭패다.


“함장님, 함미 캐터펄트 사용 허가 요청입니다.”

“누구야?”

“함재 전투기 조종사, 유리 소위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당장 보낼 수 있는 전투기가 남아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내.”


고작 2기의 전투기라 불안하지만 유리라면 어떻게든 해내겠지.


이윽고 이순신함 함미의 캐터펄트가 흰 연기를 뿜으며 버팔로 전투기가 날아올랐다.


정확한 관제에 따라 적기로 향한 편대가 구름을 뚫고 하늘로 올라간다.


“요격대, 적기와 교전 중.”


정운함에서 보낸 편대도 뒤늦게 교전에 참가.

하늘 위로 새하얀 비행운이 교차한다.


적 공격대는 전부 폭격기로 구성되어 있다.

육지에서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전투기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끝나기를 바라지만···.


“적기, 6기, 좌현에서 접근합니다!”

“지시하기 전까지는 진형 흩트리지 말라고 해.”


아쉽게도 적이 너무 많았다.


몇몇 편대가 저공으로 수면 위를 날아오며 함대 시야에 나타났다.


적기의 숙련도는 상당하다.


대장기 1대만 높이 떠서 우리의 위치를 확인하고 나머지는 수면에 스치듯 낮게 날아 대공 포화를 피한다.


이윽고 집중 사격을 당한 대장기가 불타며 추락하지만 나머지 5기는 기어이 공격 거리까지 들어와 어뢰를 떨궜다.


“적기, 어뢰 투탄!”

“키 왼편 전타.”

“키 왼편 전타!”


이순신함의 선체가 파도를 뭉개며 비틀거렸다.


함선이 좌현으로 급격하게 기울며 방향을 돌리고 어뢰 항적이 선명한 띠를 그리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양현 앞으로 다섯.”

“양현 앞으로 다섯!”


여기서는 살짝 감속한다.


“좌현 견시 보고! 적 어뢰 다수! 방위 300! 거리 400!”


느리지만 천천히 속도를 늦추는 이순신함.

그동안 어뢰는 거칠 것 없이 달려왔다.


“거리 300!”


함선이 계속 선회한다.

앞은 피했고, 뒤쪽이 문제인데.


“키 오른편 전타.”

“키 오른편 전타!”


새하얀 항적이 맨눈으로 보일 만큼 다가오고,


“거리 100!”


곧이어 이순신함의 거체가 어뢰 사이를 비스듬히 지나갔다.


“회피 성공!”


아슬아슬했다.


좀만 더 가까웠으면 꼼짝없이 한 발은 맞았는데.

과연 무서운 숙련도다.


이윽고 우현 쪽에도 적기 몇 대가 다가왔으나 이제는 우리 포수들이 감을 잡고 정확한 포화를 쏟아냈다.


집중포화 속에서 폭격기 3기가 불타오르고 나머지가 아무렇게나 어뢰를 던지고 돌아간다.


1발이 이순신함 가까이 다가왔으나 어렵지 않게 피했다.


“적 공격대, 물러납니다.”

“우리 항공대 손해는 얼마인가?”

“현재까지 들어온 보고는 2기 손상이 전부입니다.”

“좋아.”


적기를 얼마나 격추했는지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전과 보고라는 게 과장되기 마련이고, 특히 대공 사격은 더더욱 오차가 심해서 별로 믿을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명 피해 없이 공습을 넘겼으니 그걸로 만족하다.


“전탐실에서 보고! 적기 다수, 방위 200, 거리 100km에서 접근 중!”


그 후로도 공습이 이어졌지만 이다음은 항공대의 지원만으로 무사히 격퇴했다.


3번째 공습 또한 정운함의 급강하 폭격기와 뇌격기까지 요격기로 동원한 끝에 무사히 방어.


아군은 헬다이버 폭격기와 솔개 뇌격기가 1대씩 격추.

조종사는 구축함이 구조했다.


하루에 3번이나 공습을 맞이하다니.


역시 적 항공기의 작전 범위 안에서 돌아다니는 건 그리 좋지 않은 짓이다.


아군 전투기가 엄호해주는데도 몇 발 얻어맞을 뻔했으니까.


만일 적에게 항공모함 전투단이 남아있었다면 당장 제로기 수십 기의 엄호를 받는 폭격기들이 벌 떼처럼 달려들었겠지.


그랬으면 13기동부대도 꼼짝없이 수장당했으리라.


하지만 그 항모들?

전부 남중국해 밑바닥에 처박혀있다.


그리고 남은 적 함대도 그렇게 만들어갈 예정이다.


이제부터.


“적기, 방위 300에서 이탈 중.”

“근처에 아군기 있나?”

“너무 멀어서 늦을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찰기가 함대 상공을 얼쩡거리다 물러날 즈음, 나는 함대의 방향을 바꾸었다.


“침로 090으로, 브루나이로 항해한다.”


브루나이항이 위치한 보르네오섬은 현재 일본군의 상륙이 한창 진행 중인 곳이다.


미끼는 풀었으니 이제 진짜 대어를 낚을 차례다.


***


“이순신이 브루나이로 다가온다고?”

“예, 마지막 정찰 보고에 따르면 항적이 보르네오섬 방면으로 쭉 이어져 있다고···.”


전함 나가토의 사령장관실.


참모장의 보고를 듣고서 야마모토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재 인도네시아 방면은 육군의 상륙이 한창 진행 중이다.


만일 항공대마저 격퇴한 기동부대가 이 상륙지점을 강습해 난장판을 피운다면··· 연합함대는 막을 수단이 없다.


당장 막아야 한다.


“함대, 남서쪽으로 전속 항진한다! 반드시 이순신을 막아야 한다!”


8척의 전함을 중심으로 수십 척의 함대가 다급히 속도를 올렸다.


어두운 밤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던 중,

참모장이 문득 그에게 간언했다.


“장관. 오자와 제독의 보고에 따르면, 적은 야밤에도 아군을 정밀하게 탐지할 수 있는 전탐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계 태세로 나아가지 않으면 기습당할 염려가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야마모토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안 그래도 에어컨도 없어서 더워죽겠는데.

왜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해서 괜한 걱정을 더하는 건가?


그는 역정을 내고픈 마음을 참고 땀을 훔치며 대꾸했다.


“선공을 걸어봐야 우리에게 위치만 들통나는 꼴이네. 세력비가 8 대 1인데 어느 바보가 경솔히 우리와 정면 승부를 걸겠나?”


야간의 근접 전투에서는 숫자가 곧 힘이다.


아무리 이순신함이 강해도 연합함대 주력과 결전이라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를 도전할 리가···.


“우현에 적 포염!”

“뭔가?!”

“적탄, 우현에 착탄―!”


있었다.


나가토의 우현.


거대한 물기둥에서 튀어나온 물방울을 맞으며 야마모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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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Z 부대 (2) +30 24.09.14 9,263 381 15쪽
50 Z 부대 (1) +48 24.09.13 10,116 443 20쪽
49 트럭 공방전 (3) +32 24.09.12 10,223 423 14쪽
48 트럭 공방전 (2) +29 24.09.11 10,281 440 15쪽
47 트럭 공방전 (1) +19 24.09.10 10,091 412 12쪽
46 역습의 연방 +28 24.09.09 10,416 457 12쪽
45 다시 바다로 (2) +37 24.09.08 10,611 464 12쪽
44 다시 바다로 (1) +33 24.09.07 10,725 459 17쪽
43 거인의 기상 +27 24.09.06 11,018 450 15쪽
42 진주만 (2) +43 24.09.05 11,157 452 20쪽
41 진주만 (1) +29 24.09.04 11,105 487 14쪽
40 태평양 함대 (2) +40 24.09.03 11,353 480 14쪽
39 태평양 함대 (1) +48 24.09.02 11,437 474 13쪽
38 솔로몬 해전 (2) +38 24.09.01 11,612 405 16쪽
37 솔로몬 해전 (1) +46 24.08.31 11,734 444 15쪽
36 남방 전선의 종막 (2) +34 24.08.30 11,884 425 15쪽
35 남방 전선의 종막 (1) +35 24.08.29 12,037 457 14쪽
34 타이만의 새벽 +48 24.08.28 12,133 468 13쪽
33 초중전함 vs 초중전함 +88 24.08.27 12,644 564 27쪽
32 강철의 포효 +28 24.08.26 11,367 415 19쪽
31 남방 공세 +26 24.08.25 11,225 403 11쪽
30 사냥 준비 +23 24.08.24 11,664 390 16쪽
29 대본영 발표 +16 24.08.23 12,073 400 14쪽
28 남방 수호자, 탄생 +29 24.08.22 12,256 4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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