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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수상함 님의 서재입니다.

대한제국 전함이 일제를 찢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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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수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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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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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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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방 공세

DUMMY

일본,

구레 진수부.


1940년 10월.


거대한 전함이 세토내해의 항구를 나섰다.


이제껏 만들어진 그 어떤 전함보다 크고 거대하며 압도적인 위용의 전함.


일본제국 해군 야마토급 전함 제1번함, ‘야마토’.


일본 최초의 46cm 포 탑재 전함이자, 현재 세계에서 단 2척만이 취역한 7만 톤급 초중전함이다.


다른 한 척은 바로 그 ‘이순신’.


제1항공함대를 남중국해 밑바닥으로 가라앉히며 거함거포주의의 건재함을 과시한 세계 최대의 전함.


하지만 이 야마토와 비교했을 때, 과연 어느 쪽이 최강일 것인가.


사토는 그것을 겨루어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이순신함의 형상은 이 야마토와 유사한 점이 많네.”


사관실의 테이블 앞에서 지휘봉을 휘두르며 사토는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타도 이순신을 위해 만들어진 특설 부대.

일명 ‘사토 기동부대’.


사령장관 권한으로 유수의 인재들이 모인 이 회의실에서 사토는 벽에 걸린 이순신함의 모식도를 지휘봉으로 가리켰다.


“단일 연돌과 3연장 주포탑 3개, 중앙에 집중된 상부 구조물. 함미의 격납식 항공 의장과 함형 등등 다양한 부분에서 유사한 점이 도출되네.”

“그렇다면 조선 측에 야마토의 설계가 유출된 것이 아닙니까?”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한 사관이 말했으나 사토 제독은 그에게 저도 모르게 혀를 찰 뻔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만들어진 것도 이순신이 먼저인데. 그렇게 따지면 일본 측이 이순신의 설계를 베낀 게 되지 않은가?


하지만 그는 생각이 짧은 사관을 나무라는 대신 차분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보다는 비슷한 전장을 상정하였기에 일어난 수렴 진화라고 봐야겠지. 무엇보다 세부적인 차이점으로 인해 양 함선을 구별하기는 어렵지 않다네.”


바보가 아니라면 말이야.


물론 그는 세상 사람들이 생각보다 멍청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어린아이 타이르듯 나긋나긋한 투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전투 상보 덕분에 이순신의 세부 제원에도 더더욱 상세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고 말이네.”

“상세한 제원이라니··· 이순신의 능력을 파악하신 겁니까?”

“이 야마토의 제원에 빗대어 판단하면 쉽다네.”


이윽고 그는 모식도를 넘겨 뒤에 있던 피해 평가 보고서를 보여주었다.


“우선 다수의 항공 폭탄과 어뢰에 피격되었음에도 이순신함은 변변한 수리조차 없이 온전히 작전 능력을 유지 중이네. 이 말은 곧 야마토보다 넓은 방어 면적과 뛰어난 손상통제 능력이 있다는 뜻이겠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의 전함 결전인 유틀란트 해전 이후, 세계 각국의 전함들에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사상이 유행했다.


그 사상이란 각국의 전장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대략적으로는 탄약고나 기관부처럼 중요한 부분에 장갑을 집중하고 나머지에는 상대적으로 경장갑을 둘러 실질적인 방어력을 올리는 것.


야마토의 경우에는 한정된 배수량으로 46cm 포 대응방어를 실현하기 위해 중요 구획 이외에는 파편 방호용 장갑만 설치했다.


그렇기에 중요 구획 바깥에 폭탄이나 어뢰가 명중하면 피해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순신함은 다수의 폭탄과 어뢰를 맞고도 전투력에 일절 지장이 없었네. 이 말인즉, 비중요 구획에도 야마토 이상의 방어력을 투자했다는 뜻이지.”

“그렇다면 중요 구획의 방어력은 별 차이가 없는 것이···?”


드디어 요지를 파악한 사관을 향해 사토는 만족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배수량은 저쪽이 조금 더 나갈지 몰라도, 방어력의 실질적인 격차는 없네.”


전함과 전함의 대결은 어느 쪽이 먼저 중요 구획을 타격하는지가 핵심.


즉 기관실이나 주포탑, 탄약고 등에 치명타를 먹여 속도나 포전 능력을 상실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을 지키는 장갑의 두께는 이순신이나 야마토나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니, 한일 간의 기술력 차이와 이순신함이 중요 구획 이외에 투자한 장갑을 생각하면 오히려 야마토가 근소하게 높을지 모른다.


이어서 사토는 다시금 보고서를 넘겨 이순신함의 포격 기록표를 나타냈다.


“1항공함대의 전투상보를 보면 사격이 협차를 달성하는 시간은 꽤 빠른 편이네.”


연막과 회피 기동을 동반한 상황에서도 이만한 사격 통제술을 발휘한다는 점은 꽤 대단한 점.


하지만 단점도 있었다.


“하지만 탄의 분산도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수준. 조밀한 분산도를 자랑하는 제국 해군에 비하면 한 수 뒤처지겠지.”

“이 야마토의 주포는 결코 조선 해군 따위에 뒤지지 않습니다! 장거리에는 난점이 있지만 2만 미터 이내로 끌어들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겁니다!”


자신감 있게 외치는 이는 야마토의 함장, 타카야나기 노리하치 대령.


사토는 차분한 눈으로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적도 그 점을 알고 있을 거라네. 그러니 단순히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는 않을 테지.”

“그걸 위해서 2항전을 부른 겁니까?”


이번에는 반대편에 앉은 제독이 입을 열었다.


아직 부상이 낫지 않은 듯 불편한 자세로 앉은 그는 지난날 대파한 항공모함 ‘히류’에 좌승했던 제2항전 지휘관.


“이순신에 대적하기 위해서?”


야마구치 다몬 소장이었다.


결연한 눈으로 고개를 든 제독에게 사토는 싱긋 웃으며 답했다.


“이순신을 사냥하기 위해서라네, 다몬 군.”


차가운 눈동자 속에서 왠지 모를 섬뜩함을 느끼며 야마구치 제독은 굳게 입을 다물었다.


***


1940년 10월 중순.


일본 육군과 해군의 전면적인 공세가 재개되었다.


“무츠를 선두에 세워라! 연합함대 사령장관이 직접 남방으로 가는 길을 열겠다!”

“주포! 일제사, 발포하라!”


먼저 제1함대 소속 전함군이 필리핀 주변 해역에 전개.


야마모토 사령장관이 직접 지휘하는 연합함대 주력이 주변 해역을 철저히 수색하고 봉쇄했다.


이들은 ABDA 함대의 북상을 막고 지난날과 달리 수송함대의 적극 엄호를 시행하며 보르네오섬 등지의 상륙을 개시.


다행히 연합군은 바보가 아니었다.


일본군의 암호 해독에 상당한 진척이 있는 덕에 놈들 주력이 언제 출항하는지 정도는 이미 손바닥 보듯 꿰고 있었다.


문제는···.


“동원 가능한 모든 항공대와 잠수함을 통해 일본 함대를 공격하시오!”

“제독님, 적 함대의 호위 세력이 너무 많습니다! 연합함대 본대 전체입니다!”

“뭐라고?!”


적이 너무 많다는 점.


당 해역에 전개한 전함만 7척에 순양함은 10척 이상이다.


ABDA 연합군은 항공대나 잠수함을 통한 반격을 시도했으나 강력한 호위 전력에 막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기랄, 적기가 너무 많아!”

“제로센이다! 살려줘!”

“본부! 본부! 당장 전투비행단 증원이 필요하다!”


대량 생산에 들어간 제로기와 수많은 폭격기의 파상 공세.


그리고 몇 달 동안 잠수함의 습격에 대처하며 대잠전에 이골이 난 구축함들.


동남아시아 전역의 제해권이 사실상 일본의 손에 넘어가고, 말레이반도 또한 풍전등화에 놓이게 된다.


이걸로 전처럼 ABDA 함대가 북상하여 상륙지를 습격하는 일은 원천봉쇄.


제공권이 일본의 손에 넘어갔으니 적 함대의 움직임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말레이반도를 통해 싱가포르까지 함락시키면 이순신이 남방에 있을 곳은 없다.


이순신 함대에 남은 선택지는 대략 세 가지.


싱가포르 요새 안에 정박한 채 포위당하는 순간까지 옥쇄하거나.


먼바다로 도망쳐서 인도나 호주, 태평양 등지로 철수하거나.


아니면 바다로 나와 건곤일척의 대결전을 벌이든가.


물론 정상적인 판단이라면 당연히 도망가는 걸 선택하리라. 그렇게 되면 남방작전은 일본의 승리로 자연스럽게 종료일 테고.


옥쇄한다고 하면 육군으로 싱가포르 항구를 점령한 뒤 좌초한 이순신을 노획하면 된다. 아니 그때부터는 정말로 사츠마라고 불러야 할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후의 자살 특공을 감행한다면,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온다면 단칼에 목을 쳐주도록 하지.”


함교에 선 사토 제독은 그윽한 눈으로 수평선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전함 야마토, 공고, 하루나, 그 외 1개 수뢰전대로 이루어진 사토 기동부대.


이들이 타이만 근처로 움직였다.


***


그 시각,

이순신함의 사관실.


“오는 17일. 13기동부대는 타이만으로 진입해 적 상륙지의 물자 집적소를 차례로 격파한다.”


탁자에 모여 앉은 장교들을 향해 나는 무거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것이 싱가포르 지휘부에서 요청한 사항이다. 하지만 다들 알고 있듯이···.”


탁―

나는 남중국해의 작전 지도 위를 가리켰다.


“이건 함정이다. 분명 유력한 수상 전투 부대, 그리고 항공대가 우리 함대를 요격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겠지.”


야마토다.

당장 연합함대 주력군은 필리핀에서 나타난 상황이니까.


일본이 미쳐서 타이만을 비워둔 게 아니라면, 그곳에 있을 건 이순신함의 대응으로 준비한 그놈뿐이다.


“다행히 브룩포팸 장군에게서 최대한의 항공 지원을 약속받았네. 숫자는 적지만 어떻게든 엄호가 끊어지지 않도록 도와주겠다는군. 지상군 지원을 포기해서라도 말이야.”


영국이 독일에 맞서 본토 항공전을 치르는 와중에 이 정도 지원이라도 아끼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런던에서 극동 전선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이제는 한계다.


이 전투에서 승리하더라도 남방 전선은 사실상 끝장이다.

보급할 항구 없이는 함대도 작전할 수 없다.


솔직히 말해 절체절명의 위기다.


“작전에는 영국 해군도 지원군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시각은 내일 오후. 해가 지기 전에 기뢰 지대를 돌파하고 야간에 최대한 북상하여 타이만에 진입한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목표는 적의 해상 세력 격멸. 싱가포르 북단의 제해권을 장악한다.”


싱가포르의 영국군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사실 나는 말레이 전선을 유지하든 말든 별 상관이 없다.


애초에 말이다. 그런 식으로 무난하게 전선 유지해서 이길 거면 처음부터 슈퍼 엔터프라이즈 같은 초중항모를 만들었지.


내가 왜 초중전함 같은 비효율의 상징을 치트까지 써가며 건조했겠냐?


“아마도 적 전함과의 첫 함대함 교전이 예상된다.”


내가 하고 싶으니까.


18인치 주포를 장착한 초거대전함으로,


야마토든 뭐든 다 찢어발기고,


저 야릇야릇한 옆구리 장갑을 대구경 탄환으로 쑤셔버리고 함체를 뭉개버리며 두꺼운 갑판에 포탄 구멍을 송송 뚫어주고,


내 이순신함이야말로 세계 최강의 전함이라고 목 놓아 부르짖고 싶으니까.


역사상 이루어질 수 없던 그 공전절후의 대결전을 내 손으로 하고 싶었으니까.


그 한 가지를 위해 만들어진 세계고,

그렇게 따지면 지금 상황도 딱히 이상한 건 아니다.


애초에 내가 의도한 거잖아?


차이점은 오직 키보드로 딸깍거리던 거에서 내가 직접 숨 쉬고 소리치며 발로 뛰어야 한다는 것뿐.


어차피 이순신함으로 극복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설계한 세계다.


그러니까 무슨 소리냐면···.


“우리 함대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지금까지 훈련을 거듭해왔다.”


내가 이겨.


상황은 똑같다.

달라진 건 나 하나.


이 계획을 그대로 진행한다고 치면.

목표는 단 하나다.


“함 총원의 건승을 기원한다.”


야마토 반드시 죽인다.


작가의말

여우무리님, 소중한 후원 감사드립니다!


늘 봐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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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다시 바다로 (1) +33 24.09.07 10,725 459 17쪽
43 거인의 기상 +27 24.09.06 11,017 450 15쪽
42 진주만 (2) +43 24.09.05 11,157 452 20쪽
41 진주만 (1) +29 24.09.04 11,105 487 14쪽
40 태평양 함대 (2) +40 24.09.03 11,353 480 14쪽
39 태평양 함대 (1) +48 24.09.02 11,437 474 13쪽
38 솔로몬 해전 (2) +38 24.09.01 11,612 405 16쪽
37 솔로몬 해전 (1) +46 24.08.31 11,734 444 15쪽
36 남방 전선의 종막 (2) +34 24.08.30 11,884 425 15쪽
35 남방 전선의 종막 (1) +35 24.08.29 12,037 457 14쪽
34 타이만의 새벽 +48 24.08.28 12,133 468 13쪽
33 초중전함 vs 초중전함 +88 24.08.27 12,644 564 27쪽
32 강철의 포효 +28 24.08.26 11,367 415 19쪽
» 남방 공세 +26 24.08.25 11,225 403 11쪽
30 사냥 준비 +23 24.08.24 11,664 390 16쪽
29 대본영 발표 +16 24.08.23 12,073 400 14쪽
28 남방 수호자, 탄생 +29 24.08.22 12,256 4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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