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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수상함 님의 서재입니다.

대한제국 전함이 일제를 찢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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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수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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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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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습의 연방

DUMMY

‘강하게 쳐라, 빠르게 쳐라, 계속 쳐라!’


2차 세계대전 시기 태평양 함대의 명제독이던 월리엄 홀시의 좌우명이다.


보기만 하면 언뜻 저돌적인 맹장처럼 보이지만 마냥 단순한 인물은 아니다. 그랬으면 미 항공모함 전투를 총괄하는 위치에 오르지도 않았겠지.


“류 제독에게 이야기는 많이 들었네.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강인한 전사라고 하던데.”


경례를 받고서 악수를 건네는 홀시 제독.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참 뭣하다.


“영광입니다.”


나도 홀시 제독을 모르는 건 아니다,


원역사 태평양 전쟁에서 미 해군의 아이콘적인 제독이었으니.


다만 얼굴 한 번 마주친 적 없던 양반이 벌써 친한 척 들이대는 게 뭔가 좀··· 불편하다는 말이지.


똑같이 미 해군의 아이콘 중 하나였던 스프루언스 제독과 달리 홀시는 나름 정치적인 수완이 있었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래도 이런 쪽하고는 영 상극인 듯하다.


“앞으로 자네의 13기동부대와 함께할 일이 많을 걸세. 태평양에서 활동 중인 전투부대는 몇 안 되니 말이지.”


지도가 보이는 자리에 앉으며 홀시 제독은 차분히 말을 이었다.


천하의 태평양 함대가 전투부대가 없다니.

무슨 말인가 싶지만 실제로 그렇다.


미 해군 전함전대는 현존함대로서 마주로 환초에서 연합함대의 진군을 견제할 예정.


속도가 느리고 일본의 신형 전함을 대적할 수 없는 이들 구식 함대는 연합함대가 우르르 몰려나올 때를 대비해 아껴둬야 한다는 게 함대 사령부의 판단이다.


그 외 고속 항공모함들은 기동력 있는 유격 부대로 나뉘어 태평양 전역에서 작전 중이다.


항모 요크타운은 마셜 제도 부근에 남은 일본군 거점을 하나씩 폭격하며 무력화하는 중.


사라토가는 알류샨 열도에 항공기 수송 중이며 레인저는 대서양 함대에서 작전 중이다.


본래 건조 중이어야 할 호넷과 와스프는 여기서는 계획조차 잡히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 진주만에 남은 항공모함 전투단은 단 하나.


홀시의 기함,

요크타운급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가 전부다.


“사령관, 정운함은 당장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가?”


그만큼 정운함의 비중이 크다.


28노트의 고속으로 40기 이상의 함재기를 수송하는 고속 항공모함의 존재는 미 해군에도 소중하다.


“정운함은 준비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종사 숫자가 부족하여 폭격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울 것입니다.”

“흠, 함대 방공만이라도 항공모함은 중요하네.”


라바울 해전 이후로 미 해군에서도 함대 방공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전함끼리 함포전을 벌이기도 전에 전함 부대가 대량의 항공기와 잠수함에 타격을 입어 함대결전을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항공모함의 시대가 왔다는 증거는 아니었다.


일본 항공모함은 히류로 추정되는 1척에 경항모 몇 척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격침 전과는 없었으니까.


문제는 지상 발진 항공기다.


이 육상 폭격기의 공습으로 렉싱턴까지 잃어버렸으니 더더욱 함대 방공의 중요도는 상승했다.


수천 킬로미터의 항속거리를 자랑하는 일본 육상 폭격기의 위협에서 함대를 보호하려면 전투기의 상공 엄호가 필수적이다.


원역사처럼 항공모함이 주요 타격 수단을 독점하지는 않더라도 함대 방공의 주역으로서 위상은 그대로라는 소리.


따라서 현재 태평양 함대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우리의 목표는 일본군의 외곽 거점을 타격하며 놈들의 방어 체계를 무너트리는 것이네. 덤으로 우리의 전쟁 의지를 더욱 확고히 보여주고.”


함대의 길을 열기 위해 적 항공 세력을 격멸하는 것.


지휘봉으로 남서태평양 전도를 가리킨 홀시 제독이 말을 잇는다.


헌데 전쟁 의지라니.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물었다.


“혹시 일본군이 평화 협상을 시도 중입니까?”


두 제독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놀랍게도 그렇다네.”

“지난 해전 이후로 놈들은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모양이야.”


과연.

그래서 더더욱 작전을 서두르는 것이군.


지금쯤 미 국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고 가리라.


물론 감히 주제도 모르고 우리에게 한 방 먹이려 든 저 잽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리라.


“물론 사령관, 나는 그 오해를 바로잡아줄 생각에 아주 기대 중이라네.”


험상궂은 얼굴로 미소 짓는 이 제독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일본군 거점에 정면으로 도전하기에는 아쉽게도 전력이 부족하다.


“반격 작전은 마리아나 제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치고 빠지는 방향을 진행될 예정이네.”


요크타운이 합류한다고 해도 2척.

정운함을 포함해야 3척.


함대의 예비 전력으로서 사라토가는 대기해야 한다.


이 상태로 어딘가를 폭격하려고 해도 아직 일본의 지상 발진 항공대 세력이 건재하다.


“문제는 잽(JAP, 일본의 멸칭)들의 항공모함이야.”


탁―

ONI(해군 정보국) 함선 식별표를 내려놓으며 말하는 홀시 제독.


“자네의 어드미럴 리에게서 살아남은 히류, 그리고 쇼카쿠급으로 알려진 대형 항공모함 2척이 함대에 합류했네. 놈들에게 남은 항모는 이게 전부겠지만 방심할 수는 없네.”


일본 항공모함 기동부대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날, 남중국해에서 살아 돌아간 히류.

그리고 신형 쇼카쿠급 항공모함.


탑재기 수 70~80기에 34노트의 고속 성능을 자랑하는 항공모함이다. 원역사 일본 정규 항공모함의 완성판으로 그 엔터프라이즈의 숙적이라 불리던 놈들.


슬슬 항모 부대가 나타날 때가 되었나.

하지만 이제는 상관없다.


이득은 충분히 보고도 남았으니까.


“적의 기지를 공습하는 동시에 항공모함까지 견제하기는 어려워. 신속한 기동과 기습이 작전의 핵심이지.”


그렇게 이야기를 마친 홀시 제독이 나를 바라본다.


“이순신함의 역할이 중요하네. 위험을 무릅쓰라는 말처럼 들릴 거 같아 미안하지만, 항공모함은 너무 연약해.”

“괜찮습니다. 13기동부대 총원은 무엇이든 대적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13기동부대가 가진 함대 방공 능력은 태평양 연합군 내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홀시가 기어이 우리와 작전을 함께하고 싶다고 어필한 이유도 여기에 있겠지.


하지만 제아무리 이순신함이 선두에서 막아준다고 해도 완벽하게 보호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


당장 원역사에서도 미 항공모함 기동부대가 일본군 비행장을 박살 내고 다닌 건 대형 항공모함이 충분히 모인 이후였다.


“이쪽 비행장은 적의 항공기가 많네. 공격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듯하네만.”

“하지만 이쪽은 잠수함의 활동이 자주 보고되고 있어. 가능하면 잠수함만큼은 피하고 싶군. 사라토가도 한번 당할 뻔했으니까.”


기습이라도 고작 2~3척으로 들이박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으리라. 그래서인지 줄곧 어디를 공격할지 갑론을박이 오간다.


나는 전략안에는 딱히 의견을 낼 만한 생각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지만.


···잠깐만.

굳이 비행장을 공격할 필요가 있나?


“한 가지 의견을 개진해도 되겠습니까?”

“음? 무엇인가.”


문득 머릿속을 스친 생각.


당장 게릴라 공습을 실시하는 건 어차피 전술적 의미보다는 선전적인 의미가 크지 않던가.


그렇다면 굳이 방어가 든든한 남서태평양의 군 기지들이 아니라 훨씬 만만한 다른 곳을 치면 되지 않을까?


겸사겸사 적의 항공 세력을 분산하도록 강요도 하고.


“한 가지, 전략 목표에 안성맞춤인 장소가 있습니다.”


나는 손을 들어 지도에서 훨씬 위쪽의 지역을 지목했다.


***


일본,

사세보 기지.


대한제국 봉쇄선의 핵심 기지라 할 수 있는 장소.


항만에 정박한 거함들을 바라보며 사토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제1항전, 부활이군.”


최신예 항공모함 쇼카쿠와 즈이카쿠.

전 1항함 생존함 히류까지.


개전 초, 13기동부대에 1차 공습을 가했던 1항함 베테랑 항공대 또한 흡수한 이들은 개전 초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대부분 복구한 듯 보였다.


이 신편 제1항공전대를 지휘하게 된 오자와 지사부로 제독은 당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적 전함이 나타나더라도 항공력만으로 무력화가 가능할 겁니다.”


그의 옆에서,


사토는 부상의 후유증으로 눈을 찡그린 채 물었다.


“항공력으로··· 이순신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여름 날씨가 무색하도록 차가운 목소리에 오자와는 몸을 움츠렸다.


긴장한 얼굴로 눈을 마주한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상황 여부에 따라서는.”


라바울 근해에서 벌어진 해전에서 일본 연합함대는 미 태평양 함대를 물리쳤다.


탁상공론이라 조롱받던 점감 요격의 승리였다.


잠수함과 야전 부대 등도 활약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상 발진 항공기 세력의 활약이었다.


항공모함도 할 수 있다.


충분한 숫자의 항공기를 제때 집중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전함도 격침하리라.


···다른 사람들 앞이었다면 그렇게 선언했겠지만 오자와는 침묵했다.


이 선배 제독의 기세에서는 감히 단언할 수 없는 아찔한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화제를 돌리듯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들 항공전대가 제때 준비되었다면 고가 제독께서도 무사하셨을 텐데 말입니다.”


해전의 마지막 단계.


전함 부대를 공격한 함재기 세력에 의해 무사시의 지휘 함교가 피탄당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미 함재기의 폭탄으로 연합함대 사령장관, 고가 미네이치 제독이 전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 영향으로 점감 요격의 일익을 담당한 해군 항공 세력의 거두, 야마모토가 다시금 지휘봉을 잡게 되었지만 그 과정은 썩 매끄럽지 않았다.


아마도 눈앞의 이 제독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사토는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양 태연히 중얼거렸다.


“신임 사령장관을 잘 보좌해야겠지.”


신임이라기에는 불과 전대 사령장관으로 재직했던 사람이지만.


명백히 조롱이 섞인 이야기에 오자와는 불안한 눈으로 사토를 바라보았다.


“그분처럼 전선에 나가실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네.”


분명 지난 해전에서 승패를 결정지은 건 야마모토가 육성한 해군 항공 세력이다.


하지만 주력 부대가 건재한 미 해군이 손실을 감수하고 결전에 돌입하지 않은 이유는 연합함대 전함 부대, 특히 무사시의 존재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미 서해안의 조선소에서 거대 전함이 출몰했다는 소식을 접했으니까.


사토는 조용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


놈이다.

놈이 다시 태평양으로 돌아왔다.


곧 모습을 드러내리라.

녀석들이 가진 가장 효과적인 패를 꺼내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


그때가 오면,


반드시.


“제독! 급보입니다!”


하지만 이내 다급한 목소리가 그의 상념을 흐트러트렸다.


“무슨 일이야?”

“도, 도쿄가···!”


이어지는 부관의 보고에 오자와는 입을 쩍 벌린 채 경악했다.


사토는 조용히 읊조렸다.


“이순신.”


***


그 시각.

일본, 도쿄 상공.


쌍발 프로펠러 엔진이 구름 위로 맹렬히 울부짖는다.


“목표 도시 상공이다! 있는 대로 다 쏟아부어!”


거대한 폭격기의 동체에서 밑바닥이 열리며 수많은 폭탄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떨어진다.


하늘은 청명하다.


완벽한 기습 아래 그 어떠한 요격기도 폭격기의 앞을 가로막지 않았다.


목표 지점 상공에 도착한 미 육군 항공대 둘리툴 중령의 대장기를 따라 십수 대의 폭격기가 똑같이 폭탄을 투하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수천 년간 침공당하지 않은 신주불멸(神州不滅)의 땅.


일본.

그들의 수뇌부가 위치한 수도 도쿄.


“투하 개시!”


그 어떤 위기 속에서도 절대로 멸망하지 않으리라 자부한 그들의 머리 위로,


연합군의 심판이 떨어졌다.


1941년 6월.


항공모함 요크타운과 엔터프라이즈에서 발진한 미 육군 B―25 폭격대가 도쿄를 공습했다.


작가의말

항상 봐주시는 독자님들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추천과 댓글은 늘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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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Z 부대 (1) +48 24.09.13 10,115 443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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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트럭 공방전 (2) +29 24.09.11 10,280 440 15쪽
47 트럭 공방전 (1) +19 24.09.10 10,090 412 12쪽
» 역습의 연방 +28 24.09.09 10,415 457 12쪽
45 다시 바다로 (2) +37 24.09.08 10,611 464 12쪽
44 다시 바다로 (1) +33 24.09.07 10,725 459 17쪽
43 거인의 기상 +27 24.09.06 11,017 450 15쪽
42 진주만 (2) +43 24.09.05 11,157 452 20쪽
41 진주만 (1) +29 24.09.04 11,103 487 14쪽
40 태평양 함대 (2) +40 24.09.03 11,353 480 14쪽
39 태평양 함대 (1) +48 24.09.02 11,437 474 13쪽
38 솔로몬 해전 (2) +38 24.09.01 11,612 405 16쪽
37 솔로몬 해전 (1) +46 24.08.31 11,734 444 15쪽
36 남방 전선의 종막 (2) +34 24.08.30 11,884 425 15쪽
35 남방 전선의 종막 (1) +35 24.08.29 12,036 457 14쪽
34 타이만의 새벽 +48 24.08.28 12,133 468 13쪽
33 초중전함 vs 초중전함 +88 24.08.27 12,644 564 27쪽
32 강철의 포효 +28 24.08.26 11,367 415 19쪽
31 남방 공세 +26 24.08.25 11,223 403 11쪽
30 사냥 준비 +23 24.08.24 11,664 390 16쪽
29 대본영 발표 +16 24.08.23 12,073 400 14쪽
28 남방 수호자, 탄생 +29 24.08.22 12,256 4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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