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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수상함 님의 서재입니다.

대한제국 전함이 일제를 찢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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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수상함
작품등록일 :
2024.07.29 13:23
최근연재일 :
2024.09.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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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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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다시 바다로 (1)

DUMMY

“총원, 차렷!”


휠체어 탄 노인이 내 앞으로 다가온다.


“이순신 함장, 반갑습니다.”


경례를 올린 손을 맞잡으며 반갑게 미소 짓는 이.


“꼭 만나보고 싶었소이다.”


미합중국 대통령이라는 어마어마한 직함에 어울리지 않게 소박한 웃음이다.


굳게 마주 잡은 손으로 악수하며 나는 영업용 미소를 짓느라 곤욕을 치렀다.


그야 상대가 그 루즈벨트란 말이다.


미국 유일의 4선 대통령이자 2차 세계대전을 이끌었다고 일컬어지는 세계사의 거인. 그의 이름을 논하지 않고 20세기의 역사를 논하기는 어려우리라.


이런 대단한 인물이 내 앞에 있으니 미 해군 총사령관인 어니스트 킹마저도 그다지 대단치 않아 보인다.


미합중국 대통령이라는 직함만으로도 상대가 어려운데 개인적으로는 역사적 위상까지 더해지니 부담이 어마어마하다.


도대체 어떻게 대할지 감이 안 오는 차였으나···.


“주갑판이 굉장히 넓군요. 대공 포대를 좀 더 넉넉히 탑재해도 괜찮아 보이네요!”

“각하, 이쪽은 수리 작업이 진행 중인 곳이라 다른 곳으로···.”


이 사람, 루즈벨트.

진짜 미친 듯이 활동적이다.


“함미 항공 시설도 인상적입니다! 아, 저 수상기용 엘리베이터에 타보고 싶네요!”

“설비 점검 중이라 무리입니다.”


높으신 분답게 적당히 여기저기 얼굴 비치고 돌아갈 줄 알았더니.


마치 놀이동산에 온 어린아이처럼 들떠서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는 게 아닌가.


나이도 든 양반이 거기에 몸도 불편할 텐데 개의치 않고 배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안 그래도 공사 중이라 위험한데. 그쪽 덕분에 이쪽은 수리 일정도 전부 멈추고 환송 준비하느라 바빴단 말이다.


한참 동안 갑판을 돌아다니던 루즈벨트 씨는 꿩 대신 닭이라도 함교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공 함교까지 올라왔고.


“정말··· 놀랍도록 거대한 전함이구려!”


곧이어 이순신함의 갑판을 내려다보곤 입이 찢어지라고 미소를 만개한다.


“제독, 우리 미합중국의 신형 전함 중 이보다 큰 전함이 있소?”

“몬태나급 설계안이 ‘어드미럴 리’와 비교할 만큼 거대합니다.”

“정말··· 정말 놀라운 전함입니다. 함장! 레이더의 성능은 어떻습니까? 일본 전함과 비교해 화력이 어떠한지도 궁금하군요.”


대통령이 그렇게 묻자 곁에 서 있던 킹 제독이 당황하며 귓말한다.


“대통령 각하, ‘빅Y’와 관련된 세부 제원은 기밀 사항으로···.”

“일본에 존재하는 그 어떤 전함도 이순신함에 비하지 못합니다.”


내가 입을 열자 그가 흥미롭다는 눈으로 고개를 돌린다.


“본 함의 주포와 화력 통제 능력은 명백히 일본 해군을 압도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걸 남중국해와 타이만에서의 교전으로 증명했습니다.”

“교전 거리는 어느 정도 됩니까? 16마일(약 30km) 바깥의 적도 타격할 수 있습니까?”

“공격할 수 있지만, 주포의 분산도가 올라가 명중률이 떨어집니다. 대략적인 교전 거리는 14마일(25km) 안쪽으로 잡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처럼 미소를 머금은 얼굴과 반대로,

예리한 눈빛이 날카롭게 까닥거린다.


“부포의 배열도 궁금하군요. 함장, 빅Y의 부포 화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155mm 3연장 부포탑을 양현에 2기씩 배치하고 그 위로 105mm 연장 포대를 4기 장착했습니다.”

“흠, 105mm 포대 아래쪽의 탄약 저장고가 너무 단절되어 있군요. 저였다면 155mm 부포를 함 중심선상에 나란히 배치하여 공간을 확보했을 거 같네요.”

“확실히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손상통제 측면에서 부포 탄약고와 주포 탄약고와 가까이 배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항공 의장은 어떤 식으로 배치되어 있습니까? 폐쇄식 격납고를 채택한 것 같은데, 혹 전투기나 공격기의 발함도 가능한지요?”

“본 함의 캐터펄트는 폭장하지 않은 전투기까지 발진하도록 설계되어···.”

“흠, 제 생각에는 수상기 형태로 개조한 공격기를 갑판 계류하여 탑재해도 좋을 것 같네요. 전함에서 자체적으로 항공단을 운용한다면 전술의 폭이 더욱 넓어지지 않을까요?”

“총론은 좋습니다만 각하, 각론에서 이러저러한 문제가···.”

“흐음. 그렇군요! 아, 괜찮다면 저 보포스 포대의 운용 시범을 봐도 될까요?”


힘들다.

진심으로 기가 빨린다.


아니 뭔 군인도 아닌 양반이 사소한 거 하나까지 꼬치꼬치 캐묻고 있어.


하다못해 청문회도 아니고.

진심으로 신나서 배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니까 내가 다 죽을 맛이다.


하지만.


“함장,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저는 대한제국과 우리 미합중국의 우정이라면 충분히 이를 용인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생한 보람은 있었다.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는 루즈벨트 대통령.


“예, 대통령 각하.”

“전투 도중 불편하거나 꼭 필요한 지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습니까?”


이건 기회다.


“대통령 각하, 제가 부족한 경험으로 비추어 감히 말씀드리자면 향후 해전은 제공권과 레이더가 핵심적인 요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입 발린 소리 같은 걸 할 필요는 없다.

우리 모두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알고 있으니까.


기회가 왔을 때 붙잡아야지.

직설적으로 필요한 것만 이야기한다.


“제공권과 레이더군요.”

“하늘을 지배하는 자는 적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고 또 먼 거리에서 적을 타격해 약화할 수 있습니다.”


순순히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루즈벨트 대통령.


거함거포주의 사상 속에서도 항공기의 중요성은 간과되지 않았다.


항공기가 전함을 대체할 수 없으리라 보았던 제독들도 항공 관측을 통한 유용성을 절대 경시하지 않은 것이다.


이미 이 시절부터 제공권을 상실한 함대가 결전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건 예견되었다.


그렇기에 아무리 이순신함이 활약하더라도 미 해군이 항공력을 경시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또 레이더는 야간에도 주간처럼 적을 감시하여 존재 여부의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실제로 13기동부대는 이 레이더를 통해 야간에 적을 기습하고 선공권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그 장비들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는지요?”


예리한 질문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 항공기를 상대할 신형 전투기와 대공포, 더 향상된 분해 성능을 가진 레이더, 그리고 발전된 레이더 스코프가 필요합니다.”

“더 많은 전함과 더 큰 주포는 필요하지 않으시오?”

“필요하지 않습니다, 각하.”


눈을 크게 뜨는 대통령.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상기한 요소만 갖춰진다면 일본 해군이 가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가지게 될 그 어떤 적함도 감히 이순신함에 대항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 또한 입 발린 소리가 아니다.


루즈벨트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악수 한번 청해도 되겠습니까?”


함교에서 내려가던 도중.


복도에서 우리 수병들을 마주친 루즈벨트가 반갑다는 듯 다가갔다.


높으신 분 왔다고 해서 딱히 수병들 어디 가둬서 안 보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얘네가 보여주기 부끄러운 쓰레기도 아니고.


예정된 일과 작업은 그대로 진행하고, 행선지 안으로만 들어오지 않고 어수선하지 않도록 주의만 줬는데.


정작 진짜로 마주치게 되니 혹여나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괜스레 걱정이 든다.


“호, 혹시 사인···.”


수병 중 하나가 어눌한 영어로 쭈뼛거리며 묻는다.


아잇 진짜.

그냥 어디 휴게실 같은데 짱박혀 있게 할 걸 그랬나.


입을 꾹 다물고 대통령의 눈치를 살폈으나 다행히 루즈벨트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직접 만년필로 하나하나 사인을 해주더니 아예 사진 기사를 불러 인증샷까지 찍는다.


각하.

아주 잘··· 즐기고 가십니다.


계속 보아하니 이 양반이 공무차 왔는지 그냥 심심해서 놀러 온 건지 모르겠다. 님 그냥 농땡이 피우고 싶어서 온 거 맞죠?


“생각보다 어린 병사들이군요.”


그러나 수병들을 지나쳐간 이후.

그는 돌연 차가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미합중국에도 저렇게 어린 병사들이 셀 수도 없이 자원하고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이미 전선에서 일본군에 맞서 싸우는 중이지요.”


나는 말없이 그와 눈을 마주쳤다.


전시에는 흔한 일이다. 당장 우리 배에도 나이를 속이고 입대한 녀석들이 몇 명 존재한다.


원래는 진주만에서 내리게 할 생각이었는데 승조원이 부족해서 차마 그러지 못했다.


대통령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비극적인 시대입니다. 그렇기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대에서 이 일을 끝내야 하겠지요. 미봉책이 아닌 확실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함장.”


휠체어에 앉은 거인은 그렇게 선언했다.

이 혼란을 평정하기 위해 자신이 시대를 이끌어가겠노라고.


제아무리 소박해 보이는 인상이라 해도 그는 역시 루즈벨트였다.


“대통령 각하.”


나도 동의하는 바다.


“13기동부대 총원은 시대의 부름에 응답해 연합군의 요구에 부응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고개를 돌린 대통령은 씨익 미소 지었다.


“오늘 만나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윽고 다시금 갑판을 돌아보며 말한다.


“가능하다면 배가 온전히 수리된 후에도 한 번 더 찾아오고 싶군요.”


제발,

오지 말아주세요.


***


대통령 공관차 안.


공창에서 나오는 길에 킹 제독은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대통령 각하, 보포스 대공포와 SG 레이더는 미합중국 현역 함선에도 장비되지 않은 시제품들입니다. 특히 레이더는 겨우 프로토타입 시험 계획이 잡혀있는데···.”


그러나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자 그는 답답한 마음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각하, 우리 해군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1급 장비를 타국 해군 전함에 지원해주는 게 정말로 옳은 일인지에 대해 재고가 필요합니다.”

“우리 병사들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하는 겁니다, 제독.”


차갑게 식은 목소리가 들리며 킹 제독은 얼어붙듯 그 자리에 굳었다.


창밖을 응시하는 대통령의 태도는 어린아이처럼 환호하던 이순신의 갑판과는 전혀 다른 기세였다.


마치 얼음장처럼 싸늘한 분위기.

백악관을 지배하는 남자라고 불리는 노련한 정치 괴물의 모습.


긴장하며 몸을 굳힌 제독을 향해 대통령은 차분히 눈을 돌렸다.


“‘빅Y’의 실전 기록은 우리 해군에 좋은 피드백이 되었습니다. 제독의 보고대로 해군의 전투력을 상당 부분 향상시켰지요. 그러니 빅Y에 다시 신형 장비들을 무장시키고 우리 고문관을 동승시키면 앞으로도 좋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우리 미합중국의 아들들이 피를 흘릴 일도 줄어들고.


이 정도로 지원을 해줬으니 제아무리 대한제국 유일의 초중전함이라도 전선에서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겠지.


좋든 싫든 최전선에 나가 싸워야 한다. 좋은 장비를 지원해 주는 만큼 저들은 더욱 격렬한 최전선에서 미합중국이 흘릴 피를 대신 흘려주는 셈이다.


그런 거래다.


모든 병사들은 누군가의 자식이고 똑같이 소중하다.


하지만 미합중국의 대통령으로서 그에게는 미국의 아들들이 조금 더 중요할 뿐이다.


물론 루즈벨트는 굳이 거기까지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제독 또한 그 사실을 모르지 않을 터이고.


다만 그가 정말로 하고자 하는 말을 모르지 않기에 대통령은 구태여 말을 더했다.


“킹 제독.”


무거운 목소리에 미합중국 해군참모총장은 깍듯이 고개를 돌렸다.


“예, 대통령 각하.”

“18인치 포를 전함에 탑재하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오?”


환희하듯 입꼬리가 올라가는 킹 제독.

하지만 재빨리 표정을 지우고 대답한다.


“신형 전함의 16인치 주포에 초중량탄을 사용할 경우, ‘어드미럴 리’에 버금가는 위력을 발휘합니다. 설계 및 건조 중인 전함들은 전부 이 16인치 포를 장비하도록 예정되었습니다.”

“18인치 포로 환장은 불가능하오?”

“가능합니다만 전용으로 설계된 함선보다는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건조 중인 전함들의 설계를 바꾸기는 어렵다.


물론 환장이야 가능하지만 효율이 떨어지니 현장 지휘관들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으리라.


특히나 아이오와급은 18인치 포로 환장하면 6문만 탑재할 수 있는데 여러 가지 면에서 너무 비효율적이다.


가장 좋은 건 이들 신형함 중 일부만 18인치 포로 환장하여 당장 필요한 수요를 충족하고, 본격적으로 18인치 포에 최적화된 신형 전함을 개발하는 것이다.


물론 아무리 예산이 흘러넘치는 미국이라도 처음부터 전부 필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킹 제독은 요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물론 우리 신형전함들은 코리아의 전함에 비해서 뒤처지지 않지만···.”

“대한제국이요, 제독.”


그 순간,

루즈벨트는 날카로운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긴장한 킹 제독을 바라보며 대통령은 차분히 말을 이었다.


“조심하시오. 코리아란 저들의 과거 국가를 지칭하는 말이니. 코리아를 멸망시킨 조선을 계승한 대한제국에는 외교적 결례가 될 수도 있소.”

“시정하겠습니다.”

“휘하 장병들에도 특별히 주의를 바란다고 전해주시오. 우리가 윈스턴 씨처럼 이웃에게 실례를 저지를 수는 없지 않소?”


다시금 가볍게 미소 짓는 대통령을 보며 킹 제독은 불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각하. 신형 전함에 대해서는···.”

“건조 중인 배에 더해서 18인치 포 설계도 함께 필요하다는 말씀이겠지요?”


정곡을 찌르는 말에 제독은 침묵했다.


이윽고 루즈벨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가 가장 바라던 대답이었다.


“전부 만드세요. 신형 전함 중 일부를 주포 환장하는 것도 승인하겠습니다.”


한마디면 충분했다.


건함에 국가 예산이 얼마나 소요되건 간에 그가 어떻게든 한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그는 언제나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냈다.


거인의 확언을 들은 킹 제독은 안면에 미소가 피어오르려는 걸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분부대로.”


***


대통령이 떠난 이후.

조촐한 새해 기념식과 함께 이순신함에 선물이 도착했다.


“신형 레이더, SG 레이더. 그리고 Mk.3 화력 통제 레이더입니다.”


루즈벨트가 내게 개인적으로 반가운 사람이었냐면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 추진력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그날 대통령에게 요청했던 물건은 전부 도착했으니까.


신형 레이더와 초기 생산분 보포스 포대,

여기에 연동된 대공 사격통제 장치까지.


부족한 장비는 미제 28mm 기관포나 50구경 기관총이라도 얹어주며 지원할 수 있는 건 전부 지원해주었다.


항공대를 상실한 정운함 또한 수리 중이던 사라토가 항공대의 기체 일부를 인수받아 탑재기 수 30기를 채웠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진주만으로 떠난 정운함은 새내기 항공단을 이끌고 붉은색 편대장기를 따라 연일 맹훈련 중이다.


하지만 좋은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일본군이 포트모르즈비를 침공했습니다.”


이순신함의 사관실.

안경 끝을 빛내며 보고하는 작전관이 지도 위로 호주 북단 뉴기니섬을 가리킨다.


파푸아뉴기니 섬의 남동쪽 항구.


포트모르즈비로 대규모 일본 상륙 부대가 움직였다는 첩보가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태평양 함대가 패배했습니다. 항공모함 1척이 침몰했고, 전함 다수가 손상을 입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출동한 킴멜의 태평양 함대가 크고 작은 손해를 입으며 퇴각했다.


예견된 일이다.


이순신함이 수리 중인 이상, 일본군은 지금이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했겠지.


때문에 호주 침공을 준비하여 미 해군이 나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점감 요격으로 이를 격퇴한 것이리라.


태평양 각지의 섬에서 육상 발진 항공대가 이륙하고 잠수함대가 미 해군을 노리고 떼거지로 몰려들었다.


킴멜도 처음부터 이를 예상하고 조심스럽게 함대를 운용했다. 덕분에 주력함 손실은 육상 발진 항공대의 뇌격을 당한 항공모함 ‘렉싱턴’ 하나에 불과했다.


거기다가 퇴각 직전 미 항모전단의 공습으로 일본 전함 부대에 손상을 입혔다는 소식도 들렸다.


첩보에 따르면 일본 연합함대 사령부에도 손해가 발생한 모양. 일각에서는 사령장관 사살이라는 대박을 기대해보기도 하지만 아직 확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이걸로 함대 결전은 조금 어려워졌다.


“전함 2척이 서해안에서 장기간 수리에 들어가며, 2척은 진주만에서 교대로 수리할 예정입니다.”

“태평양 함대에서 이순신함의 빠른 전선 투입을 요청했습니다.”


전함 전력의 절반이 일시적으로 전투 불능이다.


더군다나 이번 작전으로 느린 구식 전함은 사용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증명되었다.


유효한 전력은 태평양 함대의 항모 2척과 이제 막 수리를 마친 항모 사라토가뿐.


그래서인지 미 해군도 더더욱 우리를 재촉하는 마당이다.


“정운함이라도 먼저 작전에 투입하는 편이 어떻습니까?”

“호위 전력이 부족해서 불안하지 않겠습니까?”


13기동부대 지휘부에도 불안한 소식이 오고 간다.


벌써 수개월째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전쟁은 결코 우리들 곁에서 멀어지지 않았다.


상관없다.

계획에는 영향이 없으니까.


“일정은 계획대로. 늦추지도, 당기지도 않는다.”


사관실 상석에서 입을 열자 모두가 이목을 집중한다.


때마침 이순신함의 주요 수리도 마무리되었다.

승조원들 휴가 일정도 마무리된 상황.


“앞으로 일주일간 항해 전 전력화 기간을 가진다. 각 부서 간 준비 철저히 하도록.”


긴장한 얼굴로 각오를 다지는 부서장들.


전선에서 빠져나와 몇 달간 평화를 만끽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다.


<훈련! 총원, 전투 배치!>


“아잇 싯팔, 또 시작이야!”


더 많은 훈련.


작가의말

언제나 봐주시는 독자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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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Z 부대 (1) +48 24.09.13 10,116 443 20쪽
49 트럭 공방전 (3) +32 24.09.12 10,224 423 14쪽
48 트럭 공방전 (2) +29 24.09.11 10,282 440 15쪽
47 트럭 공방전 (1) +19 24.09.10 10,092 412 12쪽
46 역습의 연방 +28 24.09.09 10,417 458 12쪽
45 다시 바다로 (2) +37 24.09.08 10,611 464 12쪽
» 다시 바다로 (1) +33 24.09.07 10,726 459 17쪽
43 거인의 기상 +27 24.09.06 11,018 450 15쪽
42 진주만 (2) +43 24.09.05 11,159 452 20쪽
41 진주만 (1) +29 24.09.04 11,105 487 14쪽
40 태평양 함대 (2) +40 24.09.03 11,353 480 14쪽
39 태평양 함대 (1) +48 24.09.02 11,438 474 13쪽
38 솔로몬 해전 (2) +38 24.09.01 11,613 405 16쪽
37 솔로몬 해전 (1) +46 24.08.31 11,736 444 15쪽
36 남방 전선의 종막 (2) +34 24.08.30 11,886 425 15쪽
35 남방 전선의 종막 (1) +35 24.08.29 12,037 457 14쪽
34 타이만의 새벽 +48 24.08.28 12,133 468 13쪽
33 초중전함 vs 초중전함 +88 24.08.27 12,645 564 27쪽
32 강철의 포효 +28 24.08.26 11,368 415 19쪽
31 남방 공세 +26 24.08.25 11,225 403 11쪽
30 사냥 준비 +23 24.08.24 11,665 390 16쪽
29 대본영 발표 +16 24.08.23 12,073 400 14쪽
28 남방 수호자, 탄생 +29 24.08.22 12,256 4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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