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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칼쌤 님의 서재입니다.

천명의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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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칼쌤
작품등록일 :
2023.05.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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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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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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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3 외로운 결단

DUMMY

장과장 일행은 칠흑 같은 어두운 바다에서 10초 간격으로 들어오는 플래시 불빛을 따라 침묵만을 유지하며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으로 대청호로 향하였다.


드디어 배에 승선한 그들은 선장과 다른 선원의 환영도 뒤로 한 채 소현세자와 세자빈을 선장실의 침대에 눕혔다.


그 후 그들이 깨어나기를 기다리며 다들 선장실 주변에서 기진맥진한 채 머물며 숨만 헐떡 거리고 있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이제야 터져 나오는 말문에 입을 열어 보지만 이내 입을 닫아 버리고 그들은 그것보다는 다들 바닥에 눕다시피 한다.


어설픈 작전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해냈다는 강한 자부심과 기쁨을 느끼며 다들 순간적으로 긴장이 풀려 녹초가 돼버린 듯이 보였다.


특히 세자 내외를 업고 이동한 이광섭과 김민겸 선원은 비를 맞은 사람처럼 온몸이 땀에 젖고 체력이 바닥이 나 쓰러져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돼버렸다.


조금 뒤 이제 겨우 생기가 도는지 김민겸과 이광섭은 선장이 건네준 물 한 컵을 숨도 안 쉬고 마셔버린다.


그러더니 이제야 살겠다는 듯이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마치 자랑이나 하듯이 이번 일에 대해 왁자지껄 떠들어 대며 생전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을 두고두고 자랑 거리로 삼으려 했다.


그러다 김민겸은 문뜩 무엇인가 생각이 났는지....


순간 겁이 덜컥 나는 것을 느끼며 선장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선장님


제가 빈궁 마마라는 분을 업고 왔는데 이것 나중에 문제없겠지요?


티브이에서 보면 이곳 조선에서는 의사도 여자 진맥을 함부로 못 짚던 것 싶은데.......


나는 일국의 왕비를 등에 업었으니.....


나 혹시 나중에 잘못되는 것 아니지요?


이 조선에서 찍소리 못하고 죽어가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의 말에 선장 포함 모두들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의 얼굴을 주목하더니 한편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웃음으로 대답을 해 주었다.


그 와중에 이광섭은 지친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지 물 한 모금을 또 쉼도 안 쉬고 벌컥벌컥 마시더니 조용히 입을 연다.


“아 참으로 묘한 감정입니다.


소현세자를 등에 업고 오는 내내 왜 이리 내 가슴이 막 뛰는지?


단순히 왕세자를 가까이한다는 그 자체가 아닌 이 사람을 끝까지 보호해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이 뿜어져 나오는데...


이것이 희한한 느낌이었습니다.


나의 등에서 들리는 그의 심장소리가 내 가슴을 요동치게 만드는 듯하였답니다.


거참...이게 몬 일인지?”


그의 이야기에 다른 이들의 반응은 그저 흘러 지나갈 뿐이었지만 이광섭은 소현세자와의 첫 만남에서 경험 한 알 수 없는 그리고 범상치 않다는 묘한 감정에서 쉽게 나오지 못하였다.


여하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작전에 투입되었던 나머지 일행들도 기운을 차려 회복이 된다.


체력이 되돌아오고 긴장감이 풀리자 각자의 무용담에 대해 썰을 풀고 떠들어 대니 이들의 첫 임무는 이렇게 성공했음을 알렸다.


그들의 영웅담을 웃으면서 듣고 있던 선장은 장과장에게 다가와 이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장 과장님.


소현세자가 깨어나면 우리의 정체를 어떻게 설명하고 또 그를 어떻게 설득할지 생각은 해 보셨습니까?"


궁금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진 선장 역시 소현세자를 설득할 만한 뚜렷한 대책이나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지 않다는 듯이 장과장을 바라보았다.


선장이 말이 끝나자 그곳에 모여 있던 전체 인원들 역시 잡담에서 벗어나 장 과장의 얼굴을 바라본다.


소현세자가 깨어난 후 가장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이 그들도 궁금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순간 각자 머릿속으로 정리를 해 보지만 뚜렷한 설득 근거가 없다 판단되는지 그저 연신 장과장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다.


“흠...글쎄요.


저도 그것에 대해 나름 깊이 생각해 보았는데 우리가 미래에서 왔다 하면 그걸 믿어 줄 사람은 어느 누구도 아무도 없을 겁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나 지식 과학적 지식이 오히려 이곳 사람들에게 우리를 배척시킬 수 있는 명분이 될 수도 있기에 과학적 접근은 아니다 싶고요.


그렇다고 또 미신이 중요한 위치에 있는 조선사회이지만 우리가 하늘에서 왔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믿어 달라고 하기에는 소현세자의 학식이 높습니다.


솔직히 저도 그게 지금 걱정스럽지만 머릿속에 조금은 정리한 것이 있으니 일단 대면해서 최대한 명분 만들어 진정성을 가지고 설득해 보려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과학적 기술 용품 등 보여 주고 해서 믿음이 가게끔 노력도 해 볼 생각입니다.


서양문물에 나름 관심을 가지고 있고 어느 정도 지식도 있다 여겨지는 분이니 이야기는 통할듯합니다.


일단 소현세자와의 면담은 저의 지도부가 시도하여 최대한 그를 설득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 후 어느 정도 믿음이 갔다 판단되면 우리 전체가 모여 그에게 우리의 계획과 비전 등을 제시하고 향후의 일을 상의하도록 합시다.”


장과장의 말이 떨어지자 다들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였다.


“장과장님께서 나름 복안이 있다 하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장과장님의 생각 외는 다른 대안이 없을 것 같으니 그렇게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장과장님


우리의 언어가 조선시대와는 조금은 다른 면도 있어 저는 그것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조금 후에 소현세자와 대화가 시작될 때 그 예의와 화법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저도...


여하간


그 문제는 차츰 시간이 지나가면서 해결하기로 하고 일단 티브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내용들을 최대한 되살려야 할 듯합니다.“


직접 조선사람과 대화를 해 보았던 황중사나 김중사도 그 부분을 조금은 걱정하였지만 다른 방법이 없기에 시간을 두고 해결하자는 장과장의 말이 옳다 보고 동의한다.


이에 다들 어서 소현세자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끙..."


눈을 뜬 소현세자는 천장에 둥글게 매달려 있는 것에서 불빛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바로 옆자리에는 빈궁이 자고 있는 듯 보였지만 처음 보는 물건들이 자기 주변에 널려 있어 주위를 자세히 다시 본다.


그 후 관청의 숙소와는 전혀 다른 이상한 장소에 자신과 빈궁이 자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빈궁을 급하게 깨우기 시작하였다.


“빈궁 빈궁!!!


일어나 보시오."


"아.....


허거덕 ”


눈을 뜬 빈궁 역시 천장에 떠있는 이상한 둥근 모양의 불빛을 보고 그녀 역시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고는 깜짝 놀라며


“저하.....여기가 어디 옵니까?


벌써 날이 밝았습니까?


호롱불도 없는데 방이 왜 이다지도 대낮 같답니까?


천장에 매달려 빛을 내고 있는 저것은 무엇이라 말입니까?


그리고 여기저기 보이는 이상한 물건들은 다 무엇이고 왜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겁니까?”


“빈궁...


실은 나도 영문을 모르겠소.


아까 잠결에 꿈인 듯싶기도 하고 누군가가 나의 얼굴에 하얀 천을 덮는다 싶었는데 나도 지금 눈을 떠서 아무 영문도 잘 모르겠소이다.


온통 신기한 물건들 뿐이고 왜 우리가 갑자기 처소를 벗어나 이곳에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구려.."


”저하 저기 문처럼 보이는 것 보이니 제가 나가 보겠습니다."


“아니요


여기가 어느 곳인지 모르고 함부로 우리가 먼저 움직임은 아직은 아닌듯싶소


우선 빈궁은 저기 걸려 있는 옷부터 챙겨 입으시고 여기 그대로 계시오.


내가 사람을 불러 보겠소.”


빈궁과 세자는 벽에 걸려 있는 자신들의 겉옷을 주섬주섬 대충 입고 청나라에서 보았던 거울 보다 더 큰 거울을 신기하다는 듯이 보고는 그걸로 대충 옷맵시 정리를 한다.


그 후 침대에 앉아 밖을 향해 소현세자는 사람을 불렀다.


“게 아무도 없느냐?


최상궁은 어디에 있느냐?


거기밖에 누가 있거든 잠시 들어오너라.”


안에서 다급한 목소리로 사람을 찾는 것을 들은 장과장과 지도부 일행은 깊은숨을 몰아쉬면서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리고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드디어 역사적인 만남이 이루어지는 시간이 된 것이다.


다소곳이 그리고 위엄을 갖추면서 한치의 두려움도 없다는 듯이 나란히 앉아 있는 세자 내외를 정면으로 바라면서 장과장은 첫인사를 어찌해야 할까 순간 고민하게 된다.


그 짧은 순간 티브이에서 본 것이 떠올라 바닥에 무릎을 대고 고개를 숙이며 엎드려 최대한의 예의를 갖춘 모양새로 말하였다.


“세자저하


이런 누추한 곳에 허락도 없이 불가피하게 저하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 무례를 어찌 용서를 빌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선의 왕세자를 정면으로 바라본 장 과장은 저분이 소현세자로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만감이 교차됨을 느낀다.


역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황중사와 선장도 서로 눈이 마주치자 주저 없이 장과장이 하는 것처럼 바닥에 엎드려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그들의 첫 만남은 시작되었다.


“보아하니 우리말을 쓰는 것으로 보아 조선 사람인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옷차림새나 머리모양이 어찌 청나라나 서양 사람들 같구려...


일어들 나시오.”


장과장과 그 일행들은 소현세자의 일어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의 앞에 선 후 90도 인사로 다시 한번 소현세자와 빈궁에게 예를 갖추었다.


“그래....그대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여기는 어디인가? ”


소현세자는 일단은 이들의 정체부터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그나마 다행히 저들이 예의를 아는 사람들이라 판단이 들자 경계심을 약간은 뒤로하고 지금의 상황부터 파악하려 한다.


어느 누구라도 이런 상황이면 당황하고 겁이 나서 여러모로 불편한 모양을 보일 텐데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침착하게 어엿한 자세로 대화를 시도하는 소현세자를 본 장과장은 일국의 왕이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저하.


저희들은 분명 조선 사람이고 저하의 백성들이옵니다.


이곳은 저희들이 저 멀리 저의 고향에서 여기까지 타고 온 선박 내부입니다.”


“그대들의 고향이라니?


그리고 이곳이 배 안이라니?”


그럼 지금 내가 바다에 떠 있는 배 안에 있다는 것이오?


어허....이곳이 배의 내부라니..... 믿기지가 않는구려.


그대들은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좀 더 상세하게 아뢰시오.“


소현세자의 하명을 받은 장과장은 머릿속으로 순간 이것저것 빠르게 정리한 후 자신들의 정체와 여기에 온 목적을 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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